남성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가? 단언컨대 없다. - P211
















나는 내가 평범한 다른 사람들보다 알거나 깨닫는 것이 늦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왜그런가 아이큐의 차이인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최근에야 내가 경험해야만 그걸 습득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나는 내 앎이 대부분 경험으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에겐 상상력도 풍부한데, 그건 책이라는 간접경험으로부터 온 것이기도 하겠다. SF 를 읽지 못하고 흥미도 없는 나는 과학상상화 그리기를 못했고, 그것은 언제나 큰 스트레스여서 늘 하늘을 나는 자동차만 그려갔었는데, 그 일에 대해 친구에게 얘기하자 친구는 내게 '너처럼 다른 사람의 입장이 잘 되어보는 사람이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건 말이 안돼.'라고 해주었더랬다. 그 말은 아주 오래전에 들은 말로 그런데 여태 남아있고, 그래서 내게 상상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내게 그나마 상상력이 있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러나 역시 앎과 깨달음에 있어서는 늦는 것 같다. 이별 노래의 가사를 듣고 눈물 흘리는 것은 나의 상상력도 충분히 해냈던 일이긴 하지만, 그러나 아 이게 이런 말이지 알아 알아, 하는 것은 내 이별 후에 가능해지는 거다.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처럼, 내가 경험을 통해 앎과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라면, 굳이 경험이 아니어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읽고 듣고 보고 그리고 지켜보는 일만으로도 가능해지는 것. 스스로의 몸을 갈아넣지 않아도 그간 사람들이 적어둔 것만 보아도 습득이 가능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나처럼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알고 깨달을 수 있는 것다. 불에 데어보아야만 불은 뜨겁다는 걸 알기 때문에 화상을 입고야 경험하는 내가 있고, 불은 뜨겁다고 하는데 그런거구나, 라고 깨닫는 사람이 있는 거다. 


내가 페미니즘에 늦된 것도 나의 이런 성향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라는 게 뭔지 제대로 알지 못해 나는 페미니스트랑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러면서 또한 '다른 여자들과 나는 달라'라고 생각했을 때. 그런 무지하고 빻은 시간들을 오래 보내왔는데, 그런 내 안에도 그러나 불공평하고 부조리한 것에 대한 감각은 있어서, 내가 하는 말 혹은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면서 말을 하고 행동을 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게는 어쩔 수 없이 여성으로 태어나 살아온 경험으로 인한 페미니즘이 장착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내가 최명희의 《혼불》을 읽다가 도대체 여자들 왜 이렇게 고통스러웠지? 페미니즘을 알면 답을 찾을 수 있나? 해서 스스로 페미니즘 책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는데, 그 때 내 나이 어언 …



나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이 나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직접 모든걸 체험하지 않아도 터득이 가능한 사람. 내가 겪어보고 부딪쳐보고 상처 받은 뒤에야 비로소 알게된 것들을 세상을 목격하며 그냥 알았던 사람. 스물 다섯에 이미 남자가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여성혐오가 여성의 생식으로부터 생겨난다는 것도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이건 '여성 괴물'을 읽어봐도 나오고 여기에 나는 이견이 없다.) 결국 여성이 남성들에게 성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꾸밈 노동을 그만두자고 했을 때 비아냥 대며 '나는 날 위해서야' 라고 했던 나이든 여성들이 현재에도 있는데, 그런데 스물다섯의 파이어스톤은 이미 그런 종속과 억압과 계급에 대하여 알고 있었던 거다. 여성들의 신분 상승은 남자를 잡아야만 가능해진다는 것, 그래서 자신의 몸을 학대해 갈아넣으면서 사랑받으려고 하는 것, 남자들은 사실 여자들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성적 대상으로만 본다는 것, 결혼 후에 그걸 알게된 아내들은 얼마나 빡쳐하는지까지.




여성이 그들의 에너지를 남성에게 쏟기 때문에 남성은 생각하고, 글을 쓰고, 창조한다. 즉, 여성은 사랑에 몰두하기 때문에 문화를 창조하지 않는 것이다. - P184


가장 창조적인 시기의 주요 에너지가 ‘괜찮은 남자를 낚기 위해 쓰여지고 일생의 대부분은 낚은 것을 ‘유지하기 위해 쓰여진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남성에게 직업과 마찬가지로 여성에게는 전일근무 직업이 될 수 있다). - P200


여성의 계속되는 경제적 의존은 동등한 사람들 간의 건전한 사랑의 상황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여성은 오늘날도 여전히 지원제도 아래서 살고 있다.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그들은 자유냐 결혼이냐가 아닌 공적 소유가 되느냐 사적 소유가 되느냐의 사이에서 선택한다. 지배계급의 일원과 결합한 여성은 적어도 그의 특권의 일부가, 이를테면, 줄어들기를 바랄 수 있다. 그러나 남성이 없는 여성은 고아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다. 그들은 권력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무력한 종속계급이다. 그들이 여전히 계급적 상황에 의해서 (부정적으로) 정의될 때 그것은 자유의 정반대이다. - P201


 ‘해방된‘ 여성들은 남성들이 따르고 모방할만한 ‘훌륭한 사내들‘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남성의 성적 패 - P209



낭만주의는 여성이 그들의 조건을 알지 못하게 막는 남성 권력의 문화적 도구이다. - P214



남자들과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고 남자들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 자신을 치장하는 여자들에게 파이어스톤의 주장은 듣기 싫은 잔소리 같았을 것이다. 나는 몇해전 불법촬영하지 말라는 '불편한 용기' 시위에 나갔을 때, 남자친구와 지나가던 여자가 우리를 보며 '정신병자들 같아'라고 하는 걸 들었더랬다. 나는 아주 많은 여성들에게 여전히 페미니즘이 불편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알기 싫을 거라고도 생각한다. 내가 페미니즘을 알고 고통스러웠고, '차라리 모를걸' 하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그러나 '모르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라는 물음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할 수 있었다. 그런식으로, 억압당하고 차별당하고 혐오당하는 한쪽 성별로 사는 것을 그만두고 싶었으며, 무엇보다 앞으로 살아갈 젊은 여성들이라도 그런 세상에 살지 않게 하고 싶었으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파이어스톤이 살아가던 당시에도 파이어스톤의 주장은 남성들은 물론이고 이성애 여성들에게도 반갑지 않은 주장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파이어스톤은 파이어스톤대로 삶이 괴로웠을 것 같다. 아직 젊은데 이미 세상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목격하고, 그러나 문밖을 나서면 그런 사람들이 만드는 그런 세상이 펼쳐져있으니 그 세상을 보는 일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스물다섯에 나는 술이나 퍼마시고 나쁜 연애에 빠져들었는데, 파이어스톤은 그런 인생의 실수나 잘못 혹은 진창에 빠지는 일 없이 이미 세상이 똥이라는 걸 보아버린 거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스물다섯에 마르크스를 비판할 수 있다니! 나는 아직도 마르크스를 모르는데!) 잘못된 걸 지적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이 잘못된 세상은 얼마나 고통이었을까. 만나는 사람들마다 어리석게 느껴지고 대중매체도 다 한심해 보이지 않았을까. 이미 모든걸 깨달은 젊은 여성에게 세상은 얼마나 맥빠지는 공간이었을까.



그런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 파이어스톤도 불편한 사람이었을 것 같다.

보통 소설책이나 에세이 읽고 나는 나와 좀 맞지 않거나 내가 싫어하는 어떤 성향을 가진 등장인물을 보면 '으 개인적으로 알고 싶진 않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거나 글로 쓰곤 하는데, 아마 파이어스톤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이미 세상의 부조리를 깨달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아직 세상이 즐거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불편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이미 여성들의 웃음이 얼마나 부조리한 것인지 알고 있던 파이어스톤이었다. 그런 그녀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웃어주는 여자는 아니었을 터. 그런 여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환영 받는 사람이었을 것 같지가 않은 거다.



아마도 내 스물다섯에 스물다섯의 파이어스톤을 만났다면 파이어스톤은 나를 한심하게 봤을 것 같고 나는 파이어스톤을 불만쟁이로 봤을 것 같다. 하-

나는 파이어스톤이 너무 똑똑해서, 그래서 세상을 살기가 더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스물다섯에 성의 변증법을 쓸 정도로 똑똑했지만, 그러나 너무 똑똑해서 즐거웠을 것 같지가 않아. 그녀의 똑똑함이 세상의 부조리를 간파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



『성의 변증법』을 썼을 때 고작 스물다섯 살에 불과했던 파이어스톤은 이 한 권으로 단숨에 1960년대와 70년대에 정점을 이루었던 제2물결 페미니즘의 선구적 이론가로 부상했다. 그러나 베티 프리단이나 글로리아 스타이넘처럼 법적 평등을 최우선시했던 다른 여성운동가들과 달리 파이어스톤은 "생물학적 가족의 압제the tyranny of the biologicalfamily"로부터의 자유를 설파하며 인공생식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공동체 가구에서 키우는 용감한 신세계를 그렸다.

아마존닷컴은 "프로이트와 마르크스, 보부아르, 엥겔스를 통합한 이 책은 여성을 계급으로 선언하면서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유일한 존재로 강제되는 한 열등한 존재로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에 생식수단을 장악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며 페미니스트 혁명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쟁을 펼친다"고 전한다. 위키피디아는 "그녀는 인공두뇌를 사용하여 실험실에서 인공생식을 담당할 것을 주장하였고 피임과 낙태, 국가지원 양육의확산 등으로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해방시킬 것을 촉구했다. 파이어스톤은 임신을 ‘야만적barbaric‘이라고 묘사하였으며………… 성별 선택과 인공수정 등의 출산 기술들을 예언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파이어스톤은 "경제적 계급의 타파를 위해 하층계급인 프롤레타리아트가 생산수단을 장악하는 혁명을 벌여 일시적 독재를 강제하듯이 성적 계급의 타파를 위해서는 하층계급(여성)이 생식수단의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성性이 인류의 생식을 전담해 양성 모두에 이익을 주는 것은 최소한 선택조건으로) 인공생식으로 대체될 것이다…… 아이의 엄마에 대한 의존성(또는 거꾸로의 경우)은 일반적으로 소규모의 타인들에게로 분산될 것이며… 노동분업은 (인공두뇌를 통해) 노동 자체가 아예 철폐될 것이기 때문에 종식될 것이다. 생물학적 가족의 압제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날 첨예한 화두가 되고 있는 출산과 과학의 문제를 예고하며 페미니즘의 대표적 저서로 자리 잡은 이 책은 당시 페미니스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이후 모든 페미니스트들과 대학의 여성학 강좌 필독서가 되었다. 그러나 책이 베스트셀러로 부상하자 그녀는 유명인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거부하며 대중의 눈에서 사라졌고 이후 정신병원을 들락거리게 되었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정신병원 입원 경험은 그녀에게 1998년 단편집 『진공의 공간Airless spaces」을 발표하게 만들었고 그 책의 뒷장에는 그녀의 개인적인 투쟁을 암시하는 글이 실려 있다. "직업적인 페미니스트 저술가의 커리어를 거부한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은 성의 변증법』 출간 이래 ‘진공의 공간‘에 갇힌 자신을 발견했다."

2012년 8월 뉴욕의 아파트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그녀는 오랫동안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했으며 사망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책의 작가소개 中



이 책은 재독인데 매 페이지가 새롭다. 오, 놀라운데? 하며 밑줄 그으려고 하면 이미 밑줄이 그어져 있더라. 이미 밑줄 그은 문장에 겹쳐 밑줄 그을 때도 있고 밑줄 긋지 않은 문장에 긋게 될 때도 있다. 처음 부분은 《여성, 인종, 계급》의 내용이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는 것 같아서, 역시 책은 두루 많이 읽어두는 게 도움이 되는구나 싶었다. 이 책이 나도 모르는 사이 저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되는 그런 때가 있다.



야근으로 인해 바쁜 날들 속에서도 출근할 때면 열심히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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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7-21 0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10개 줄게요~ 오늘은 점심때 3가지 메뉴 먹어도 됨.

다락방 2023-07-23 14:52   좋아요 0 | URL
알라딘도 좋아요에 돈을 허하라!! 그리고 그 돈으로 밥 사먹을 수 있게 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7-21 09: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이 여자한테는 앎의 고통보다 위안과 나침반 역할을 해주는 게 훨씬 크다고 보는는지라 아직도 굳이 안티 페미니즘을 자처하는 여자들 보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심지어 그 인간들도 지금 페미니즘 덕 보고 삶 ㅋㅋㅋㅋㅋㅋ 알아봐야 나쁜 거 흑역사 때문에 이불킥하고 세상의 좆같음을 알아서 좆같은 거 말고 뭐 더있나? 알면 그래도 내가 당한거에 의미부여하고 언어화할 수 있음 거기다 앞으로 사는 동안 안 당하고 피해가면서 살 수 있음. 어쩔 수 없이 당해도 모르고 당하면서 사는 것보단 나음.
저는 내가 90년대 후반생이라 다행이고, 내가 20대가 되기 전에 메갈이 탄생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흑역사는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유일한 흑역사라면 외모강박에 시달렸던 건데, 지금도 거기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할 순 없지만 탈코르셋 운동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화장품에 돈 갖다 바치고 아침에 1시간씩 거울 앞에서 꾸미고 사탕껍질같은 옷 입고 하루종일 불편하게 돌아다니고 집에 와서 피곤한데 마스카라 지우느라 개고생했을 거 생각하면 오싹합니다.
그나저나 지나가던 놈들 진짜 패고싶네........ 재기따라가렴.

잠자냥 2023-07-21 09:57   좋아요 1 | URL
사탕껍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3-07-21 10:04   좋아요 1 | URL
아우.. 언니.. 저는 언니 따라갈게요..

독서괭 2023-07-21 12:51   좋아요 2 | URL
사탕껍질같은 옷..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23 14:56   좋아요 0 | URL
알아봐야 나쁜 건 은오 님께는 고작 흑역사 때문에 이불킥하는 게 전부이겠지만, 그걸 아는 순간 어떤 여자들은 남자를, 이성애를, 연애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기 싫은거죠. 끝까지 남자 옆에 있기 위해서는 페미니즘을 아는 것은 고통이요, 페미니즘에 손가락질 해야 하는 거죠. 남자를 버리는게 시급합니다. 내가 그동안 그렇게 얻고자 했던 삶이 나의 압박이고 차별이라고? 그걸 받아들이기 싫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다 ‘그동안 너 억압받고 살았어‘ 하면, 처음엔 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스물 다섯에 성의 변증법 을 쓴 파이어스톤이 겁나게 외로웠을 것 같아요. 히융
천재의 삶은 특히 더 외로운 것 같아요. 은오 님 외롭지 않게 내가 자주 오구오구 우쭈쭈 해줄게요. 빠샤!

유수 2023-07-21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곧 읽자.. 곧 읽어야지 생각하던 사람, 저.. 당장 읽어야되겠어요.

다락방 2023-07-23 14:57   좋아요 0 | URL
시작하셨더라고요, 유수 님? 멋져요! 짱!! 만세!! 뽜이팅!!

잠자냥 2023-07-21 1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장님 투비에 은오가 러브레터 썼더라고요. 무려 손글씨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부장님 투비 가면 옥동자 은오 손글씨 볼 수 있어요.
근데 손글씨 보니까..... 옥동자인지 심히 의심 중....

다락방 2023-07-23 14:58   좋아요 0 | URL
여기저기서 러브레터 받는 삶을 사는 다락방입니다. 엣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3-07-21 1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빨간 색으로 표시된 글...단언컨데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 앞서갔다는 것. 외로운 일이었겠죠.
그래도 맥락을 모르는 것, 원인을 모르는 것 그런 답답함보다 낫지요.
그때 지나가던 그 여자는 지금 어찌 살고 있을지...

다락방님이 이 공간에서 펼치는 에너지가 좀 더 많은 여성들에게 닿기를!

다락방 2023-07-23 15:00   좋아요 1 | URL
그때 저를 비롯한 시위하던 여자들을 정신병자라고 욕했던 여성은, 그런데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한걸까요? 옆에 있는 남자를 잃을까봐 부러 그런 말을 한 건 아닐까요? 그거 잃어도 되는건데 말예요. 그러게요 미미님. 그 여성분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잇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여전히 저같은 여성들을 욕하고 살고 있을지..

미미 님, 우리 계속 열심히 합시다. 한 명이 하는 것보다는 두 명이, 두 명 보다는 여러명이 더 힘이 있잖아요. 여러분이 같이 읽어주셔서 그리고 써주셔서 저는 힘이 납니다.

잠자냥 2023-07-21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어스톤은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오빠는 사랑했던 거 같습니다.
그 오빠도 좀 궁금해지네....

다락방 2023-07-23 15:01   좋아요 0 | URL
저도 파이어스톤의 삶이 궁금하네요. 평전이나 자서전이 있다면 읽고 싶습니다만, 파이어스톤으로 검색하면 알라딘에도 성의 변증법 뿐이네요 ㅠㅠ

독서괭 2023-07-21 1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기여, 다락방님,
˝그들은 남성의 성적 패 - P209˝ 이건.. 알아서 뒷부분을 읽으라는 뜻이신가요.. ?
와, 이 책을 스물다섯살에 썼군요? 거참, 실비아 페데리치가 열다섯살에 스스로 혁명가라고 생각했다는 것도 신기방기했는데. 세상에 똑똑한 여자들 얼마나 많은거야~~
갖고 있는 여성주의 책들 다 읽고 나서 새로 살 첫번째 책 후로보 이 책을 임명합니다.(과연 언제??)
그리고 그때 ˝정신병자들 같다˝라고 얘기한 그 여성분도 지금은 그 흑역사를 이불킥 소재로 삼으며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을 거라 믿쑵니다!!

잠자냥 2023-07-21 13:36   좋아요 1 | URL
˝그들은 남성의 성적 패 -˝

여기 나도 궁금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읽었지만 벌써 기억 안 나...
그들은 남성의 성적 패버려.


독서괭 2023-07-21 13:41   좋아요 1 | URL
성적 패버려 ㅋㅋㅋㅋ
끝말잇기 가나요?
성적 패밀리
성적 패션리더
성적 패잔병
성적 패드립

잠자냥 2023-07-21 14:05   좋아요 2 | URL
패잔병 좋아 ㅋㅋㅋㅋㅋㅋ 단 한번도 승리자인 적 없던 패잔병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7-21 15:41   좋아요 3 | URL
성적 패턴을 모방함으로써 (여기저기에 추파를 던지고, 이상을 추구하고, 육체적 매력을 강조하는 등), 해방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포기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쁜 것에 빠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 어제부터 일하기 싫은 자

독서괭 2023-07-21 15:35   좋아요 1 | URL
헉 패턴을 생각 못 하다니.. OTL

잠자냥 2023-07-21 15:40   좋아요 1 | URL
패배괭

독서괭 2023-07-21 15:44   좋아요 1 | URL
패복하겠슴다

다락방 2023-07-23 15:0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사실 일이 많은데 페이퍼는 쓰긴 써야겠고, 그래서 그 북플에서 사진 찍어서 밑줄긋기 그거 하다 보니까 이런 일이 ㅋㅋㅋㅋㅋ 그리고 등록하자마자 끄고 다시 겁나 일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갖고 있는 책 다 읽고 새 책 사기로 했는데, 독서괭 님 저의 동지?
(라지만 이미 질러버린 나..)

책읽는나무 2023-07-2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 앞부분을 읽으면서 <여성, 인종, 계급>을 전혀 떠올리지 못했었는데 다락방 님은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는 것 같다고 하셔서...와!!! 하며 지난 번 댓글부터 쫌 놀랐습니다.
역시 리더는 다르시구나! 싶어요.
똑똑한 여성들이 쓴 똑똑한 책을 선별하여 읽으라고 권할 수 있는 것도 여간 똑똑하지 않고서야.....^^
진솔한 글 잘 읽고 갑니다. 고개 끄덕끄덕 많이 했어요.

다락방 2023-07-23 15:04   좋아요 1 | URL
어휴 성의 변증법 너무 어려운걸요. 그리고 처음 읽을 때보다 더 파이어스톤의 외로움이 생각납니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고 말이지요. 어휴...
성의 변증법은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일단 지금 읽어보고 다음에 또 읽어보면 그 때는 지금보다 뭔가 조금은 더 잘 읽을 수 있게 되겟지요. 책나무 님, 우리 계속 화이팅 합시다. 화이팅!!
 

세상에!

드디어 그 때가 왔습니다.

성의 변증법을 읽어야 할 때!

이미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였고 그래서 읽은 분들도 계셨지만, 저도 물론 그 사람이었지만,

그러나 읽은 것은 읽은 것이었나. 우리의 대천재 파이어스톤 님,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가 …

우리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7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의 《성의 변증법》
















8월, '실비아 페데리치'의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9월, '어맨다 몬텔'의 《워드 슬럿》















10월, '레이첼 모랜' 의 《페이드 포》
















11월, '마릴렌 파투-마티스' 의 《파묻힌 여성》
















12월,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 의 《여전히 미쳐있는》

















이상입니다.

자, 여러분 화이팅! 우리는 Hal Su It Da!!!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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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6-29 1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이다 한사발 들이키는 것 같은 성의 변증법~~~!!

청아 2023-06-29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독이야말로 독서의 궁극이죠!!
저는 이번에 첫 완독이 되겠지만.
이런 난이도 있는 책도 완독 할꺼라는 확신을 준 다락방님
브라바!! >.<

건수하 2023-06-29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어렵군요.... 게다가 두껍기까지...

6월 도서 얼른 마무리하고 시작해야겠어요.
저는 어려울 것 같아서 <페미니즘 철학 입문>에서 파이어스톤을 다룬 5장 읽고 읽으려고 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6-29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이번 참에 도전해봅니다^^ 다락방님 항상 수고해주셔서 감사해요!

독서괭 2023-06-29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뒤늦게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를 구해왔는데, 넘 재밌어 보입니다.
여성주의책읽기 화이팅!!

햇살과함께 2023-06-29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변증법!! 은오님의 사이다일지 고구마일지 기대됩니다 ㅋㅋㅋ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지하철 안에서 열심히 이 책을 읽었다. 

지금 읽는 부분은 낙태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나는 <로 대 웨이드> 사건의 뒷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지하철 안에서 너무 대충격 받아 주황색 형광펜으로 밑줄을 벅벅 그었다.


일단, <로 대 웨이드>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네이버에 검색해 가져와보겠다.


[로 대 웨이드 판결]

1973년 1월 22일 내려진 미 연방대법원의 판례로, 이 판결로 인해 낙태를 처벌하는 법률이 미 수정헌법 14조의 '적법절차 조항에 의한 사생활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침해로서 위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다만 태아가 자궁 밖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출산 직전 3개월간은 낙태가 금지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미국 헌법에 기초한 사생활의 권리에 낙태할 권리가 포함되는지에 대한 1973년 미 연방대법원의 판례다. 이 판결로 인해 낙태를 처벌하는 법률이 미 수정헌법 14조의 '적법절차 조항에 의한 사생활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침해로 위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다만 출산 직전 3개월간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도 생존할 가능성을 인정해 낙태가 금지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배경]

미국에서는 1970년대 초까지 대부분 주에서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한 낙태를 불법으로 보고 낙태죄를 처벌했다. 1969년 텍사스주 댈러스의 노마 맥코비라는 여성이 강간을 당해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낙태수술을 요청하게 되는데, 임신부의 생명이 위독하지 않고 성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 보고서가 없다는 이유로 수술을 거부당했다. 이에 맥코비는 변호사 린다 커피, 사라 웨딩턴을 대리로 해 텍사스주를 상대로 위헌소송을 제기했고, 신변 보호를 위해 제인 로(Jane Roe)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이 이름과 소송의 피고인이었던 댈러스카운티 지방검사 헨리 웨이드(Henry Wade)의 이름을 따 소송의 명칭이 '로 대 웨이드(Roe v. Wade)'라고 불리게 됐다.


[결과]

지방법원을 거쳐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간 이 소송 결과 대법원은 1973년 1월 22일 7대2로 낙태금지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낙태를 처벌하는 대부분 법률이 미 수정헌법 14조의 '적법절차 조항에 의한 사생활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침해로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임신한 여성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시기인 출산 직전 3개월 전까지는 어떤 이유로든 임신 상태에서 벗어날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낙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각 주와 연방 법률들은 폐지됐다.


[美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2022. 6.)]

미국 연방대법원이 2022년 6월 24일, 임신 15주 이후의 임신중지를 금지한 미시시피주(州)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합헌 판결을 내리면서, 미국에서 반세기 동안 헌법으로 보호받던 여성의 낙태 자기결정권이 폐기됐다. 이 판결은 1973년 당시 여성의 낙태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사건' 판례를 49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법원의 판결 직후 정치권의 거센 반발은 물론 미국 주요도시에서는 격렬한 찬반 시위가 벌어지면서 양측의 충돌이 확산됐다. 여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사안을 2022년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규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낙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미국 사회의 최대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로 대 웨이드 판결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미국에서 낙태가 금지되어있던 시절, '제인 로(본명 노마 맥코비)' 라는 여성이 낙태를 원했으나 수술을 거부당했고, 이에 변호사들을 고용해 낙태를 처벌하는 법률이 위헌이라며 소송했고 그 결과 '낙태금지는 위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 다들 '낙태'라는 단어를 들으면 로 대 웨이드 사건을 떠올릴 것이고, 로 대 웨이드 사건이라는 말을 들으면 낙태금지가 위헌으로 결정된 사건에 대해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건 여기에 더해, 작년에 그 판결이 뒤집혀서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는 정도까지다.


그런데 오늘 아침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를 읽다가 로 대 웨이드 사건의 낙태금지 위헌판결 후의 뒷이야기를 알게 된거다.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그 뒤로 펼쳐져 있었던 것. 가져와보겠다.


제인 로(본명은 노마 맥코비)는 고등학교를 중퇴한 21세 여성으로, 축제에서 호객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1970년당시 세 번째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되어 낙태를 원하고 있었다. 낙태 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던 여성 변호사 린다 커피와 사라 웨딩턴은 텍사스 낙태금지법 관련 사건을 맡고자 했다.

1980년 맥코비는 자신의 신원을 밝혔고, 비록 낙태 찬성 진영에 의해 이용당한다고 느꼈다는 회고를 쓰기는 했으나 낙태 찬성 활동가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여성들의 집단소송을 대표하여 Roe v. Wade 사건에서다루어질 것이라고 인지하지 못했고, "원고"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몰라 사전을 찾아보아야 했다. 그녀는 변호사들이 자신을 낙태 시술자에게 인도해줄 것이라 생각했고, 판결이 나고 나면 낙태 시술을 받기에는 너무 늦게 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맥코비는 아이를 낳고 입양시켰다.

15년이 지나 그녀는 개신교로 개종을 했고, 낙태 반대 진영으로 옮겨 수술구조대(Operation Rescue)를 위해 일했다." 부분 출산 낙태 금지법에 관한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 증언을 통해 맥코비는 "나는 앞으로의 여생을 내 이름이 쓰인 법을 무효로 만드는 데 바칠 것이다"라고 밝혔다. 70 Roe v. Wade 판결이 있은 후로부터 30년이 지나고, 맥코비는 보수적인 텍사스정의재단(TexasJustice Foundation)의 재정지원을 받아 텍사스 주 연방지방법원에 대해 Roev. Wade 판결을 재고하고 번복할 것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004년연방 항소법원의 3인 재판부는 그녀가 실제로 하지 않은 낙태에 관한) 해당 문제를 다시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Roe v. Wade 사건에서 문제가 된 법률은 이미 폐지되었으므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결정했다. -p.204



결국 '로'는 낙태 수술을 하기엔 너무 늦어버려 아이를 낳았고 입양햇다는 게 아닌가. 낙태하고 싶어서 소송한건데, 그래서 낙태금지를 위헌으로 이끌어냈는데, 정작 그 수술을 원했던 당사자는 그 수술을 받지 못했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입양 보냈다고? 게다가 낙태찬성하는 사람들로부터 이용당했다고 생각하며, 나중엔 낙태 반대 진영으로 옮겼다니. 그리고 자신의 여생을 그 법을 무효로 만드는 데 바칠 것이라고 하다니.


와 너무 충격이었다.


로 대 웨이드 에서 주는 이미지는 낙태금지는 위헌이다 라는 유명한 판결 이었는데, 정작 그 사건의 당사자는 아이를 낳아 입양보냈다니, 게다가 낙태반대론자가 되다니.

오늘 아침 지하철안에서 읽고 너무 대충격 받았더랬다. 


'로'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원하는 걸 진행하기 위해 변호사들을 고용한건데, 그런데 정작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순 없었고, 그러나 다른 여자들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도록 돕게된건데. 인생, 뭘까? 그녀가 한 일은 다른 여성들을 위해 잘한 일일까? 그러나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결코 잘한 일이 아닌 것이고? 와 진짜 인생 모를 일이고 너무나 복잡하고 여러가지로 얽혀있다. 그 당시 낙태를 원하는 여성도 많았을 것이고, 당연히 거부당하는 여성도 많았을 것인데, 왜, 하필, 그녀가 그 변호사들과 함께, 그런 일을 벌이게 된걸까. 그렇게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의 당사자가 되었지만, 그러나 자신이 원했던 걸 해내지는 못한 이 인생은, 이 사람 개인으로 놓고 보자면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는 일인가. 아니, 지금에 와서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뭐하나, 이미 오래전의 일인데. 


아, 너무 충격이었다.

너무 충격이었어.


아니, 이 부분 읽는 다른 분들, 저처럼 충격받지 않으셨나요?


난 진짜 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와 진짜 인생 뭐냐, 싶고. 역시 모두를 위해 좋은 건 없다는 것도 알겠고. 아오 마음이 너무나 복잡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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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3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3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6-23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저도 거기까지만 알았지…. 정말 충격이에요.

다락방 2023-06-23 10:00   좋아요 0 | URL
저 진짜 오늘 아침 너무 대충격..

거리의화가 2023-06-23 0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놀랐었죠. 좌절감이 컸던건지 반대 진영으로 넘어가기까지...ㅠㅠ
대부분은 판결 내용만 이야기하고 그 이후 로의 삶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야기해준 곳은 없었던 것 같아요.
좋은 일을 위해 나선건데 참 씁쓸합니다.

다락방 2023-06-23 10:23   좋아요 2 | URL
반대 진영 넘어간 것도 놀랍고 결국 아이를 낳아 입양 보냈다는 것도 너무 충격이었어요.
결국 자기 아이 낳고 입양보낼건데 이 싸움을 왜 한걸까 싶고 말이지요. ㅠㅠ

저도 그 뒤의 이야기를 어디서도 듣지 못했다가 이 책 덕분에 이렇게 알게 되네요. 충격이고 당황이고 하여간 복잡한 마음입니다 ㅠㅠ

청아 2023-06-23 1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랑 비슷한 속도로 읽고 계신 듯 합니다. 저도 이 부분 쇼킹했고 나머지 다 읽어봐야겠지만 2,4,5장 때문에 이 책 별5개라고 생각해요.

다락방 2023-06-24 20:22   좋아요 1 | URL
저 이 부분 읽으면서 이 부분 읽은 다른 분들은 이미 다들 알고 계셨을까? 아니라면 정말 대충격일것 같은데! 했었어요. 미미 님도 역시 쇼킹했군요. 저 이 책 빨리 끝내고 다른책 읽고 싶은데 되게 더디네요. ㅎㅎ
저도 이 책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알고있던 바지만, 인간의 삶이란 것은 정말 간단하게 정의할 수 없는 것인듯 합니다.

햇살과함께 2023-06-2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모르는 게 아니었군요?!
저도 이 케이스에 이런 반전 스토리가 있는 줄 처음 알아서 놀랐었네요...

다락방 2023-06-24 20:23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 님도 놀라셨군요! 전 진짜 너무 놀라서 ㅠㅠ 재판에 시간이 걸려 결국 아이를 낳았다는 것부터 너무 충격이에요. ‘로‘ 가 소송이란 것에 대해 그렇게 시간이걸리는지 몰랐던만큼, 그러니까 여러가지로 무지했기 때문에, 사실 낙태 찬성쪽에서는 그녀를 이용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로가 느낄 배신감도 엄청날 것 같고요. 어휴, 놀랐습니다. ㅜㅜ

잠자냥 2023-06-23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개충격.
배신감을 느낀 사람들이 완전 돌아서는 그런 심정인가요?
극단과 극단은 이어진다더니... 왜 갑자기 이 와중에 김문수가 떠오르는지?;;;

다락방 2023-06-24 20:26   좋아요 0 | URL
저는 극단으로 돌아선것도 너무 놀랐지만, 그런데 그런 일은 종종 벌어지는 것 같아요. 베티 프리단이 <여성성 신화>로 엄청 인기를 끌다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이 출현해 인기를 가져가자 보수적으로 변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 책은 후퇴한 내용이었다고. 베티 프리단이 인기를 얻기 위해 여성성 신화를 쓴 건 아니었지만, 부수적으로 얻게 된 리더의 자리가 너무 좋고 그걸 잃기 싫은 마음이 생겨났던 것 같아요. 음, 써놓고나니 그다지 연관된 것 같진 않지만, ‘로‘의 경우도 원하는 바가 있어서 그걸 하고자 함이었는데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이용당한 생각에 돌아서버렸는데, 저는 그렇게 완전히 정반대의길로 간 것도 너무 놀랐지만, 그렇지만 결국 낙태를 하지 못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것, 입양 보냈다는 것이 더 충격이었어요. 이게 뭐야 싶고요 ㅠㅠ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이라면 성희롱 피해의 경험을 누구나 다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에 그것을 무시해버렸든 혹은 수치심에 엉엉 울었든 혹은 그것을 성희롱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든, 남성들과 함께 일하는 공간에서 성희롱을 당하는 일은, 특히나 여성들의 젊은 시절에 빈번하게 벌어진다. 


나 역시도 예외가 아니고 내 주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나의 경험도 몇 개나 말할 수 있고 내 주변인들의 경험들도 마찬가지. 내가 가장 많이 들어왔던 '사소한' 성희롱은 '미인계를 써서 상사의 결재를 득하라'는 거였다. 윗선에서의 결재가 늦어진다거나 하면 '니가 미인계좀 써봐' 하는 것. 이건 정말이지 사소한, 아주 사소한 경우에 속한다. 


위계를 이용해 계속되는 구애를 하는 것도 다반사(남자를 알려줄게!)고 신체적 추행 역시 만만찮다. 역시 내 주변에서 숱한 사례들을 보고 들었고 그중에 어떤 부분에서 나는 그 일에 끼어들어 중간에서 더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지속된 성추행이 다른 부서에서 일어났다는 걸 알고 그 부서 중견급들에게 말했을 때 '자기가 싫으면 싫다고 확실히 표현해야죠'라는 말이 돌아와서, '아 이 부서에서는 아무도 해결하지 않겠구나' 싶어 내가 그 부서로 찾아갔더랬다. 그 일을 공론화하고 중견급들 다 불러서 재차 약속을 받고, 만약 이 일이 한 번 더 벌어진다면 보쓰에게 바로 직행하겠다는 내 말에 가해자의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과, 가해자 상사의 가해자에 대한 질책, 그리고 다른 중견급들의 약속들을 받았었는데, 정작 피해자는 나를 원망했다고 했다. 이 부서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고. 피해를 당해 엉엉 혼자 울지언정 앞으로 일하는데 분위기 불편해진게 몹시 신경쓰였던 거다. 한참이 지난후에 피해자는 내게 그 때 말해주어 고맙다, 만약 그 때 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그 일을 당하고 있었을 거 아니냐, 그걸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 고 하더라. 그렇지만 그 당시에 나는, 아주 많이 복잡했더랬다.


성희롱 피해 사실을 밝혀서 가해자의 죄를 묻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는 일은, 내 입장에서 '정의' 였는데, 그런데 나는 제삼자이다. 피해자가 사무실 분위기 흐려지는 게 싫었는데 그걸 밝혔다고 나를 원망했다면, 그렇다면 내가 한 일은 '누구의' 정의인가. 내가 한 일은 옳았던가? 시간을 몇 번이고 다시 돌려도 나는 같은 일을 할 거라는 결론을 내긴 했지만, 그러나 그게 맞았는가? 피해자가 한참이 지난 후에 그 일이 고마웠다, 라고 했으니, 결과적으로 나는 옳은일을 한것인가? 잘 모르겠다. 이건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우선 피해자에게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팀장한테 말하고 가해자의 다짐을 받을게'를 먼저 말했어야 했던걸까. 그래서 피해자로 하여금 '싫어' 라는 말이 돌아오면 묵묵히 참아야 했던걸까? 당시에 내가 그 일을 진행했을 때 그 부서의 다른 여직원이 내게 말했더랬다. 너무 감사하다고, 가해자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위경련도 일어났었다고. 그러니까 그 성추행은 단 한 명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어린 여직원들에게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부서에서 그토록 오래 진행되고 있었다니. 나중에 그 부서 중견에게 이 일을 얘기했을 때, '다른 직원이 그렇게 스트레스 받는지 몰랐다'는 말을 들었다. 글쎄.



성희롱 관련 법은 가장 직접적으로 법 이론이 법원칙으로 변모하는 양상의 전형 중 하나다. 1979년, 지배 이론을 주장하는 이론가인 캐서린 맥키넌은 주요 저서인 『일하는 여성의 성희롱』을 집필했다. 맥키넌은 성희롱 사례와 관련된 여성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녀는 고용주로부터 내밀한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성관계 체위에 관한 의견에 대한 질문을 받아온 18세 여성 문서 정리원의 이야기를 전했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상사로부터 시외 출장에 동행할 것을 요구받고, 해당 출장에서 상사와 동일한 숙소를 사용할 것을 요구받은 여성 비서의 사례를 언급하며, 해당여성 비서가 상사와의 성관계를 거절하자 그 대가로 업무의 일부가 축소되었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회사 내 최초의 여성 건물 관리인이 야간 교대 근무에 남자 화장실 청소 업무를 지시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수차례 반복적인 성관계 요구가 있어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단순히 성격의 충돌 문제나 "남성이 나쁘게 행동하는 것" 이상의 문제다. 사례자들은 모두 성적인 묘사로 가득한 상스러운 것부터 시비조의 호전적인 행동들이 전국에 걸친 여성들의 업무 환경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했다. 남성 청소 관리인들은 임금을 받기 위해 걸레질을 하고 바닥을 닦으면 되지만, 여성 청소 관리인들은 걸레질을 하고, 바닥을 닦으며, 그에 덧붙여 포식자들의 성적 공격을 물리쳐야 한다. -P.101



원고가 직장 내에서 이루어진 희롱이 "원치 않은"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말의 이면에는, 원고가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하기 전까지는 직장 내 성적인 행동에 근본적으로 동의했다고 본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이는 직장내에서 일상적으로 성적인 행동을 묵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록 일부 학자들은 "(원고가 기꺼이 원했다는 사실을 상대방의 적극적 항변 사유로 보지만, 대부분의 판례는 원고가 이를 원치 않았다는 사실, 즉 부정적 요건에대한 주장을 요구하고 이를 입증하면 반증이 없는 한 성희롱으로 판단한다. -P.103



성희롱 피해자가 성희롱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아니'라는 의사 표현을 해야 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그 성적인 희롱에 '근본적으로 동의했다'는 것이 되고, 그러므로 당해도 되는 것이 된다. 아니, 그건 '당했다'는 말은 적절치 않다. 동의했으니 같이한 게 된다. 그러니까 남자들은 그냥 출근해서 일하다 퇴근하면 되는데, 나는 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여자들은 적극적으로 아니라고 말하는 행위까지 더 해야 한다. 심지어 퇴근 후에도 상사의 속옷 사진을 받고 답장을 보내야한다. 


자기가 싫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했어야죠, 라는 말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성희롱 피해자를 향해 내뱉는 말이다. 속옷을 입은 문자메세지를 보낸 것, 남자를 알려주겠다는 말을 한 것, 그런 상사에게 공손하게 대응하고 웃어버리면, 그건 나 역시 그 말에 맞장구 친것이 된다. 그 때 속옷 차림을 보낸 남자 상사와 그 문자 메세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비서는 손바닥을 마주친 것이라는 거다. 그러니 그녀가 성희롱,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은 '거짓'이란다. 나는 숱한 '거짓말'을 한 성폭행 피해자들의 사례에 나를 여러차례 대입할 수 있다. 그들의 원리대로라면,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당한 그 수많은 일들에 '적극적으로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으므로 근본적으로 동의한 게 된다. 아르바이트 시절 내 가슴을 만졌던 남자 손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웃었던 일은, 내가 그 가해자에게 동의한 것이란다. 그 손님이 가고 나서야 주저 앉아 엉엉 울었던 일은, 아무도 보지 않았으므로 없던 일이 되고, 가슴을 만지는 아저씨에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던 나는 그 행위의 동의자가 됐다. 


"그런 일이 있었고 당시에 아무 말도 못했어." 라고 하면,


"니가 적극적으로 아니라고 했어야지, 그랬으면 안그랬겠지, 너도 받아들인거잖아" 라는 답을 듣는다니.



그 후로도 살면서 나는 여러차례 '너 아니라고 확실히 말했어?'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 물론, 여성들로부터도. 나한테 그러지 않은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세상 정의로운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러면 너도 사실 좋았던 거 아니야? 지금도 많은 성폭행 피해자들이 제삼자로부터 그 말을 듣는다.


그렇게 정의로운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렇게 젠틀한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렇게 약자의 편에 서는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렇게 부족한 거 없는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렇게 교양있는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건 … 너도 원한 거 아니야?



성희롱 파트 읽다가 아주 많은 장면들이 눈앞에 스쳐지나갔고 아주 많은 말들이 귓가에 맴돌았다. 괴로운 출근길이었다. 지금도 용기 내어 성폭행 피해를 공론화했다가, 여전히 '너도 원했잖아' 라는 말을 듣는 피해자들을 생각하게 되어 더 괴로웠다. 닥치고 있으면, 웃어 넘겼으면, 나에게 성적으로 말을 하거나 성적인 접촉을 하는 일이 동의가 되어버린다니. 



그런 한편, 동성에 대한 성폭행 부분도 있었다.

동성이라고 왜 성폭행이 없을까. 동성 애인에 대한 폭행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여성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여성들 사이의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라면, 소설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사람들》에도 언급된다.


근해 석유굴착 시설의 선원인 조셉 온칼리는 지속적으로 직장 동료와 감독자에 의한 성적 조롱, 신체적 폭행, 강간 위협에 시달렸다. 한 사건에서는 그의 감독자가 그를 억누르는 동안 한 동료가 그의 항문에 비누 1개를 밀어넣었다. 온칼리는 직장을 그만두고 성적 괴롭힘으로 제소했지만, 연방 제5항소법원은 민권법 타이틀 VII은 동성 간의 성적 괴롭힘으로 인한 청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반면 대법원은 동성 간의 성적 괴롭힘도 타이틀 VI에 따른 성차별로 제소할 수 있다고 결정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성별을 이유로"라는 요건은 성적 욕구를 내보이는 것, 한 성별에 대해 적대감을 표시하는 것, 또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혼성의 직장에서 남성과 여성을 어떻게 대우했는지 비교할 수 있는 직접증거"를 제시함으로써 만족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Oncale 사건 이후 불명확한 것은 피해자의 성적 지향 또는 성정체성을 근거로 한 괴롭힘이 제소 가능한지 여부다. 이 논점을 다루었던 거의 모든 연방법원들은 민권법 타이틀 VII의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는 "섹슈얼리티"또는 "성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LGBT 차별의 피해자들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직접적 이유로 하여 소송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연방 항소법원 중 절반은 여성스러운 남성 또는 근육질의 여성이 일반적인 성 고정관념에 따르지 못하여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와 같은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청구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차별의 피해자가 (남성의 경우) 충분히 화려하게 하고 다니거나, (여성의 경우) 충분히 남자같이 하고 다니지 않는 한, 게이 및 레즈비언 노동자들이 그들의 섹슈얼리티로 인해 해고 또는 강등되거나, 고용되지 않거나 공개적으로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P.108



남성 조셉 온칼리는 남성동료들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괴롭힘을 당한다. 급기야 강제로 누르고 비누를 항문에 넣는 행위까지 당한다. 버티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이 일을 성적 괴롭힘으로 제소했지만, 처음 이 청구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대법원이 제소할 수 있다고 결정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고 하지만, 나는 만약 이것이 대법원에서도 인정되지 않아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앗다면, 그렇다면 가해자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같이 일하는 남자 동료의 항문에 비누를 넣은 일이, 그러나 감옥에도 가지 않고 어떤 전과로도 남지 않을 때, 그렇다면 아무 기록도 흔적도 남지 않으니 가해자는 흠없는 사람이 되는 걸까? 만약 그 일이 제소가 불가했고 그래서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면, 가해자는 그 일을 또 할셈인가? 가해자는 그 일로 인해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먼훗날 자신의 자녀들에게


"아빠는 동료 항문에 비누를 쑤셔 넣은 적이 있단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은, 부모님께,


"동료 항문에 비누를 넣었어요. 껄껄." 할 수 있을까?


여자를 소개받는 자리에서,


"동료의 항문에 비누를 넣은 일이 최근 가장 재미잇는 일이엇어요." 할 수 잇을까? 


아무도 그 일에 대해 더 언급하지 않고, 그가 그 일로 감옥에 가지도 않고,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어떤 기록도 남지 않았다고 해도, 그 누구보다 그 자신이 안다. 그 행위를 한 그 자신이 그 일을 알고 있다. 가해자의 당시 나이가 몇 살인지 모르겟지만, 그는 앞으로 30대가, 40대가 될것이고 50대가 60대가 될것이다. 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어갈 것이고, 그러나 아무리 십년 이십년 시간이 흘러도 그가 누군가의 항문에 강제로 비누를 넣었던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가 나이 쉰이 되어 더이상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는 그런 일을 '했던' 사람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의 과거는 그 자신이다. 이제 달라졌어, 라고 말해도 그는 과거에 타인의 항문에 강제로 비누를 넣는 폭력을 저질렀던 사람이다. 훗날 그가 나이를 먹어 그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부끄러운 일이라 여긴다해도, 그래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해도, 그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그 자신에게 남는다. 그렇게 살고 싶은가? 나의 과거 어느 한 순간에 타인의 성기를 함부로, 강제로 침범했던 일을, 내 자신에게 남기고 싶나? 타인에게 폭력을 저지른 나를 나는 나로서 계속 살아가고 싶은가? 그 가해자에게 말하고 싶다.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남자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아버지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아들이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남편이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할아버지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이웃이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동료야.

그리고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바로 너야. 너는 그런 사람이야.



우리의 지금 바로 눈앞에 놓인 작은 선택 그리고 큰 결정들이 미래의 나를 만든다. 우리의 현재는 우리의 과거로 쌓인다. 내 과거에 남기고 싶지 않은 일을, 지금 해서는 안된다. 내 현재는 곧 과거가 된다. 내가 한 일은 곧 나다. 그런 일을 했다면, 그런 사람이 되는 거다.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전투에서의 통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더구나, 여성의 전투병과 복무 금지 해제는 2013년 이전에는 여성이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생각하게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러한 일반화는 2013년까지 엄밀히 따지면 전투 참여가 금지되어 있었던 여성들에 의한 무수한 기여를 무시한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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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6-16 14:0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진짜 언행일치가 되는 분이네요. 회사에서 성희롱 성추행 공론화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나서서 하셨다니 대단하고, 피해자 입장도 일응 이해가 되지만 더 많은 피해가 계속 발생할 것을 막아내셨으니 정의롭고 용기있는 행동 맞고, 그걸 깨달아서 그 피해자도 나중에는 고맙다고 한 거겠지요.
이래서 회사 후배들이 다락방님을 그렇게 좋아하는 거군요.😍😍😍
이 책 읽어보고 싶어서 도서실 희망도서 신청했는데 가격 땜에 거절되는 거 아닌지;; 가격 왜이리 비싸요? ㅠㅠ

잠자냥 2023-06-16 17:37   좋아요 7 | URL
그래서 저도 다락방 언니 좋아해요. 선배님~~~ 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6-16 15: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멋지십니다. 회사에서 그런 용기 내기 쉽지 않은데요.
행동하는 지성이십니다~~
이 책 읽고 다락방님 페이퍼로 복습하니 너무 종네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3-06-16 15: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정말 멋집니다!!!
제가 얼마 전에 올린 중드에 이런 비슷한 내용이 나오거든요. 비서로 취직한 신입 사원인데 관리자가 자꾸 치근덕대고 실제로 추행당할뻔한 일이 발생해요. 밖으로 꺼내놓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합니까. 휴...
대부분은 업무나 회사 자체에서 잘릴까봐 뭐라 말 못하고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직접적인 신체 가해 행위도 문제지만 말로 하는 성희롱 발언들도 있는데 여러 모로 바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죠. 답답합니다 참.

따라쟁이 2023-06-16 17: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댓글을 여러 번 썼다가 지웠다 합니다.. 후... 이걸 공감하고 그래, 나도 그랬어, 누구도 그랬어 하면서
머리에 수많은 일이 떠오르는게 마음을 엄청 무겁게 하네요.

잠자냥 2023-06-16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비누 잘 못 보겠네….

책읽는나무 2023-06-16 2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은 일인데...정말 멋진 여성이세요!
이젠 더 이상 반하고 싶지 않은데, 후배 여성을 위해 용기를 내는 것!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근데 용기를 냈었는데 당장에 후배 여성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난감하고도 당황스러우셨겠어요.
훗날 고맙다는 말을 들은 게 어쩌면 그 후배 여성의 인식을 바꿔줄 수 있었던...결국은 그것이 옳은 일이었다는 걸 확인시켜준 일이었지 싶습니다. 그래서 다락방 님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반할만한 이야기는 금지입니다.ㅋㅋㅋ

은오 2023-06-17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하나님부처님조상님 착하게 살테니 제게 다락방님같은 멋지고 다정한 선배상사님을 내려주시옵소서...... 물론 마음 쓰실 일은 없도록 ㅜㅜ
 

세상에, 6월이 되기 전에 6월 도서를 안내했어야 하는데, 요즘 회사 너무 바쁘고 어제도 갑자기 회의하고 그래가지고 오늘에서야 쓰네요. 여러분, 6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낸시 레빗, 로버트 베르칙' 의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입니다.

우리 함께 한달 동안 이 책을 읽어보고 틈틈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과 느낌들을 적어보도록 합시다.

여러분 화이팅!! (여러분 이 책 오늘 주문하면 6/7 배송예정 이랍니다. 아직 구입 안하신 분들은 주문 빨리 고고고!!)















아울러, 다음 도서들도 안내합니다.


7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의 《성의 변증법》















8월, '실비아 페데리치'의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9월, '어맨다 몬텔'의 《워드 슬럿》














10월, '레이첼 모랜' 의 《페이드 포》















11월, '마릴렌 파투-마티스' 의 《파묻힌 여성》















12월,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 의 《여전히 미쳐있는》




이 책은 다들 아시겠지만, 《다락방의 미친 여자》후속편 입니다.

2023년 6월 8일까지 북펀딩 진행한다고 하니, 펀딩하실 분들은 고고!!

이 책을 우리 2023년 마지막 함께 읽기 책으로 읽어봅시다.

빠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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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6-01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에도 제가 생각했던 책이 올라왔군요^^ 바쁜 와중에도 안내 감사드려요. 6월에도 화이팅!

다락방 2023-06-01 09:33   좋아요 1 | URL
우리 같이 읽으라고 또 올해 똭 후속편 나와주시는 센스 어쩌나요. ㅋㅋㅋ 그러면 제가 캐치해줘야죠! 그래, 알았어, 읽어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님,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3-06-01 10:12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런데 6월 책 주문했더니 6월 7일에나 온다네요? 저만 그런가ㅠㅠ 주문 안하신분들 얼른 고고하시는 게 좋을듯합니다!

다락방 2023-06-01 10:30   좋아요 0 | URL
아이고 큰일이네요. 그렇게나 늦게 온다니.. ㅠㅠ

햇살과함께 2023-06-01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쁜신 중에도 안내 감사합니다^^
땡투하고 결제하러 갑니다^^

다락방 2023-06-01 09:34   좋아요 2 | URL
아이고 땡투도 감사하고 그리고 앞으로 함께하게 될 독서도 감사합니다.
같이 한 번 힘내서 읽어봅시다. 빠샤!!

독서괭 2023-06-01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싸! 8월 10월 책 가지고 있고~ 9월 책 읽었고~ 12월 책 펀딩했다!! 저도 하반기엔 꽤 참여할 수 있겠어여!^^

다락방 2023-06-01 10:29   좋아요 3 | URL
오오 참여하시면 우리 또 열심히 읽어봅시다. 그나저나 저는 이제 펀딩하러 가야겠어요. 후훗.

건수하 2023-06-01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12월 책 반갑습니다~ 역시 ^^!
하반기 알차게 읽어봐요!

다락방 2023-06-01 10:29   좋아요 3 | URL
네네 아무래도 마무리를 알차게 해야겠죠? 다락방의 미친 여자도 읽은 우리들이니 후속편도 당연히 고고!!

청아 2023-06-01 14: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항상 고맙습니다^^*
<다락방의 미친여자>후속 완전 반갑네요. 이번달에는 저도 독후감도 쓰고 더 참여해볼께요.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기대됩니다 헤헷

다락방 2023-06-01 14:48   좋아요 4 | URL
미미님, 우리 6월엔 자주 만나도록 합시다. 화이팅!!

우끼 2023-06-01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항상 고맙습니다!! 이번에는 늦지 않고 저도 독후감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 정말 기대됩니다~~222

다락방 2023-06-01 16:30   좋아요 2 | URL
좋아요, 우끼 님! 우리 한 번 열심히 읽고 힘차게 써봅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