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잼얘ㅋㅋㅋ정말 잘하신다. 여성 신화—여신과 여성 영웅들—에 대해서만 알게 될 줄 알았더니 이 책은 그 골조를 스토리텔러들에게 전하는 가이드에 가까운 책이었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들의 원형을 풀어주는 것에 더해 창작자/독자에게 어떤 점을 유념해서 쓰고/읽을지 짚어주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그동안 읽은 것들을 떠올리면서 내게 남아있는 이야기 몇 조각을 이리저리 맞춰보게 된다. 책에서 언급하는 영어덜트나 로맨스소설 중 읽어본 게 거의 없어 아쉬운데, 머릿속에 이걸 담았으니 그때 그걸 다시 보면 재밌겠다 싶은 것들이 떠오른다. 지금은 아웃랜더, 위키드, 시녀이야기, 사르가소, 이 정도. 정보나 내용에 비해서 어조가 권위적이지 않은데(반대에 가깝다ㅋㅋ) 그런 태도도 본인이 묘사하는 여성 영웅의 목적, 성향과 묘하게 겹쳐진다. 여성 영웅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복수, 미션이 아니라 균형과 타협이며 그는 네트워킹과 관계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이. 무겁지 않아 더 즐거운 책.
수잔 웬델 거부당한 몸, 읽을 때 똑바로 읽을 걸 그랬다. 인용될 때마다 제목하고 작가이름만 익숙한 채 남은 알맹이가 없다는 것을 반복해서 느껴…전혜은 님 읽을 때 글 특히 많이 배웠고, 그래서 다음 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