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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해된, 몸 - 크나큰 고통 이후를 살아가다
크리스티나 크로스비 지음, 최이슬기 옮김 / 에디투스 / 2024년 9월
평점 :
읽는 재미가 다채롭다. 읽으면서 휙휙 지나간 생각들은..
-북미 작가들의 개 회고는 독립된 장르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와해된, ‘몸’에 대한 책이지만 장애 서사로(만) 이 책을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수님 제게 빅토리아 문학을 더더더 읽어주십시오…
-연결감, 공동체, “자선”, 그런 것이 실제로 있다니?
-온전한 나로 사는 동시에 타인과 함께 사는 것.
-원가족 서사의 고통에 과몰입하지 않고 읽는 새로운 경험.
-가사분담의 새로운 모델. 나는 상상력이 없다.
-제게 시를 더더더 읽어주십시오.. 이대로 끝나면 안돼
-책 밖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동권(만이 아닐)을 위해 몸을 바닥에 놓아야 하는 이 곳
“… 길을 잃은 나에게는 익숙한 것이 절실했다. 그러니 『미들마치』를 찾은 것은 당연했다! 이런 걸 보면 장애에 대해 쓸 때 리얼리즘의 합의가 시키는 대로 따르는 회고록 집필자들을 좀처럼 비난하기가 어렵다.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많은 이야기는 출생할 때 발견되는 ˝결함˝으로 추정되는 것, 유전적 이상, 진단 시험 혹은 치명적 부상의 순간에서부터 시작된다. 서사는 장애가 도래한 이후부터 시간순으로 전개되며, 사건들은 암묵적으로 결과순에 따라 표현된다. 시간을 따라 움직이는 것은 동시에 공간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며, 당연히 그 공간은 서사가 전개되며 향하는 멀리 떨어진 하나의 소실점에 의해 중심을 잡는 3차원이다. 당신은 책을 읽으며 상상 속에서 그 공간을 떠올리고, 이야기 속에 몰두한 당신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물의 궤적이 구조화된 공통의 지평선을 발견한다. 당신은 잃어 버린 능력을 되찾거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려 애쓰는 이야기 속 장애를 지닌 인물을 따라 그 상황으로 들어가고, 좌절과 낙담을 거쳐 인내해야만 하는 인물에 공감한다.
작가와 독자는 둘 다 상식에 의지하고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이동한다.”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