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의 서문은 몹시 서문답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이야기에서 나타내려는 것을 함축적이고 시적으로 잘 표현한다.열린책들의 오디오북으로 들을 때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잡을 수 없었던 것을 문학동네의 종이책으로 다시 읽으면서 즐길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오직 자기 자신만을 해석할 수 있을 뿐이다."
We can understand on another; but each one is able to explain only himself.
Google Books: DEMIAN
번역도 좋았지만, 원문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의심스러운 궁금함은 적중해서 보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을 깜짝 선물처럼 전해주었다. 번역 문장에서 '이해'와 '해석'이 궁금했다. '이해'는 '상대'를 향했고, '해석'은 자신을 향했다. 저 문장은 우리는 '상대'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해석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이해'와 '해석'의 원문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다. 이해는 예상대로 'understand' 인데, 해석은 'explain' 이었다. 나는 interpret 을 생각했었다. 아무튼. understand 와 explain 의 차이를 생각해봤다.
Explanation
Explanation은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 말 그대로 - 설명하는 것이다.
Explanations were once thought to be “deductive-nomological” in nature (Hempel & Oppenheim 1948). In this view, explanations are like proofs in logic. A set of basic laws (the nomological part) are stated as axioms and then the deductive consequences of those laws are explored like a logical proof.
Ref: Explanation and Understanding
Understanding
Understanding은 마음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이해 (comprehension) 하는 것이다.
As nouns the difference between explanation and understanding is that explanation is the act or process of explaining while understanding is (uncountable) mental, sometimes emotional process of comprehension, assimilation of knowledge, which is subjective by its nature.
Ref: Explanation vs Understanding - What's the difference?
다시 문장으로 돌아가면, 우리는 상대를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은 마음으로 감정적으로 이해한다는 말이고 이것은 해석 (Explanation) 하지는 못하고 추측하는 것에 가깝다. 결국 자신의 행동 원인이나 감정 상태를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설명 (해석) 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헤르만 헤세는 서문에서 자신의 이야기라고 밝히는 것 같다. 그런데 싱클레어의 이야기에서 '데미안'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너무 읽은 지 오래되어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반 정도 읽은 상태에서 "그 누구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이 없건만,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쓴다." 문장에 나오는 것처럼 서로 다르게 자각해가는 대비로 둔 것인지, 자신이 투영된 거울이지만, 빛과 각도와 유리 굴절률에 따라 왜곡되어 보일 수 있는, 하지만 그것이 진짜 모습일 수 있는 것을 암시하는 인물로 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머지를 또는 해설까지 읽어봐야 알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저 자신일 뿐만 아니라 세상의 현상들이 교차하는 지점, 단 한 번 뿐이고 아주 특별한,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고 특이한 한 지점이다."
But each man is not only himself, he is also the unique, quite special, and in every case the important and remarkable point where the world's phenomena converge, in a certain manner, never again to be repeated.
유일무이한 교차점인 '인간'에 대해서 정의하지만, 그 인간은 보편성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우리는 '데미안'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이 없건만,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쓴다."
No man has ever yet attained to self-realization; yet he strives thereafter, one ploddingly, another with less effort, each as best he can.
두 번째 절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쓴다"로 뭉뚱그리는 것보다는 "그러나 그 후에도 누구는 끊임없이 힘겹게 다른 누구는 그보다 더 적은 노력으로, 하지만 모두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이 되려고 고군분투한다. "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합한 것 같다.
데미안은 우리 모두가 자신을 인지하고 또 그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모두 다른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찾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서 처지와 생의 길이가 다른 사람들끼리 교차하며 작은 또는 치명적인 갈등과 고뇌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