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탄생


요새 오는 책들 귀퉁이가 자주 찌그러져 있다. 찢어지고 구겨진 것도 있다. 그냥 읽어도 되지만 새 책이니 새 책다운 모양새를 손에 쥐고 싶은 마음이다. 책 포장 조금 더 신경 써 주세요.
이앞에도 세 권이나 그래서 교환 신청해 받았는데 이번 박스에서도 이 책 포함해 세 권이 그래서 교환신청 해두고 읽는다.

다음달에 있을 대장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넷이서 속닥하니 작은 자리를 마련했다. 케이크와 꽃과 와인에 세이로무시가 있는 조촐하고 맛난 저녁이었다. 식사 후 비건 베이커리 집의 쌀로 만든 케이크를 먹으며 폭신폭신 느끼하지 않은 맛에 감탄사 연발.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우리는 각자 뽑아온 대장님의 글 중 한두 문단을 낭독했다. 나는 유키 구라모토의 로망스와 레이크 루이스를 배음으로 깔아드렸다. 지금 이 나이도 예전엔 생각지도 못한 일이지만 칠십 년을 넘기는 생은 또 어떤 것일지 알 수 없다. 늙음을 피해갈 수 없는 대장님이 눈을 지그시 감고 음미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자신이 뽑아낸 문장이 다른 존재의 몸을 통과해 나오는 걸 또 세월을 통과한 몸이 알아채는 건 긴장되는 일이다.
롤랑 바르트는 작가가 죽는 대가로 우리가 얻는 것은 독자의 탄생이어야 한다고 했다는데, 독자로서 우리는 어떤 문장을 재생하고 남기게 될까. 작품을 완성시키고 재생시키는 건 독자의 몫. 좋은 독자를 품는다는 건 작가로서 축복이겠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처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중에 비행기를 탈 때마다 중요한 통장이나 열쇠 그런 것들을 남편이 아니라 딸아들에게 말해두고 떠난다고 한 분이 말했다. 나는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가족이 모두 비행기 탈 때는 아들 딸 갈라서 엄마 아빠가 대동하고 서로 다른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있다고. 실제로 그렇게 사고가 나 죽은 이들도 있다고. 헉 나는 그런 생각도 해본 적이 없어서 놀랐다. 난 바로 9.11을 떠올렸고 세상의 일은 내 재간으로 피할 수 있는 게 아닐 거라고 평소처럼 생각했다. 난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사는가 싶다가 방금 “오, 윌리엄!”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다. 아래 밑줄긋기.
이거지! 나는 내가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의지나 계획을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런 태도를 유지하는 인간이다. 방만한가, 너무 조심성이 없는 걸까. 나는 그냥 불안해 하지도 애쓰지 않고 운명의 뜻대로 살 것이다. 그러고 싶다.

오, 윌리엄! 영문판 표지가 훨씬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문학동네 번역본 받아보니, 표지 깔끔하다.

나는 윌리엄이 우리가 독일에 갔던 그해 여름에 내가 가스실이나 화장터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나는 당시에도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만큼 나 자신을 충분히 잘 알았기에 들어가지 않았다. 윌리엄의 어머니는 바로 전해에 돌아가셨고, 우리 딸들은 각각 아홉 살, 열 살이었다. 딸들이 두 주 동안 여름 캠프를 떠나서 우리가 독일로 갈 수 있었던 것이다―그때 나는 우리가 같은 비행기를 탔다가 사고가 나면 딸들이 고아가 될까봐 두려워서 각자 다른 비행기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나중에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차들이 우리 옆을 쌩쌩 달려가는 아우토반에서도 얼마든지 우리 둘 다 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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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2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낭만적인 출판 기념회에서 구라모토 피아노 선율에 맞춘 프레이야님 낭독^^
오😍프레이야님 ^^
오디오 플레이 올려주세요😻

프레이야 2022-10-22 20:57   좋아요 2 | URL
ㅎㅎ 그냥 속닥한 자리였어요.
오래 봐온 분들이라 오붓했어요. 저 낭독하다가 울컥해가지고 또 ㅎㅎ

stella.K 2022-10-22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랑 바르트는 작가가 죽는 대가로 우리가 얻는 것은 독자의 탄생이어야 한다.
엄창난 말이군요.

그런데 왜 대장님께선 마지막으로 책을 내시다는 겁니까?
한번 작가는 영원한 작가입니다.
뭐 이런 말할 자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작가는 죽을 때까지 글을 써야 작가가라고 생각합니다.
바르트의 말이 옳다면 독자를 탄생시키기 위하여.ㅋ

프레이야 2022-10-22 20:58   좋아요 1 | URL
아뇨 ㅎㅎ 출판기념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굽요. 수필집 포함 저서가 아주 많습니다. 이번엔 미국 수필 번역집과 메타에세이 비평집 두 권요. 글이 수필이 당신을 놓아주지 않는다는 분이시니 더 말해 뭐하겠습니까. ㅎㅎ 열정이 엄청나신 분.

stella.K 2022-10-22 21:00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뜻이었군요. 근데 대장님 대단하신 분인가 봐요. 이리 말씀 하시니 궁금한데요? 어떤 책인가..?흠

프레이야 2022-10-22 21:04   좋아요 1 | URL
11월에 책 나오고 사정이 허하면 소개해 볼게요. 저녁이면 제법 추워요 스텔라 님 ^^

바람돌이 2022-10-22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뽑아낸 문장이 다른 존재의 몸을 통과해 나오는 걸 또 세월을 통과한 몸이 알아채는 건 긴장되는 일이다.˝
이런 문장 보면 정말 프레이야님 작가 맞으심요. 어떻게 하면 이런 문장이 나올까요? ㅠ.ㅠ
저도 그냥 운명의 뜻대로 사는 쪽입니다. 그걸 피하려고 한다고 피해질 거 같지도 않고요.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 다른 비행기를 타고 하는 사람이 있나봐요. 신기하네요. ^^

프레이야 2022-10-23 00:21   좋아요 1 | URL
긴장되면서도 감동하시는 것 같아 찡했어요 ^^. 사는 일이 갈수록 두려움이 많아지지요. 저런 분들은 상대적으로 불안감이 많아서일까요. 저도 놀랐어요. 딸들이 고아가 될까봐 부부가 다른 비행기를 타려고 했다가 말았다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 문장을 보는 순간 어제 들은 그 얘기가 떠올라 더 놀랐네요 ㅎㅎ 날마다 꼬리를 물고 다가오는 어떤 것들! 새롭고도 낯익은.

페크pek0501 2022-10-23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이 책이 난리?인지 저자를 보고 알았습니다.

프레이야 2022-10-23 20:18   좋아요 0 | URL
저자가 그렇지요 페크님!!
 

피에르 부르디외, 읽자.


1995년 자크 쉬락이 프랑스 대통령이 된 후의 일.

우리는 규칙과 요령 그리고 임시기관 같은 것들의 지지부진함을 안고, 대파업의 흩어진 시간을 되찾았다. 몸과 몸짓 속에는 신화적인 것이 있었고 지하철, 버스 없이 파리를 완강히 걷는 일은 기억의 행위였다. 피에르 부르디외의 목소리가 68년에서 95년을 리용역에 모았다. 우리는 다시 믿었다. <다른 세상>, <사회적인 유럽을 만들자는 새로운 말들이 사람들을 차분히 흥분시켰다.
그들은 오랫동안 꺼내지 않았던 말들을 반복하며 경탄했다. 과업은 행동보다는 말이었다. 쥐페는 정책을 철회했다. 크리스마스가 왔고 원래의 자신으로, 선물로 인내로 돌아가야 했다. 12월의 시위는 끝났고, 그것은 서사를 만들지 못했다. 다만 밤중에 행진하는 군중들의 모습만 남았을 뿐 사람들은 그것이 세기의 마지막 대파업인지 깨어남의 시작인지 알지 못했다. 우리에게는 무언가의 시작이었다. 우리는 엘뤼아르의 시 구절,
온 세상에 / 몇몇뿐이었던 그들은 / 각자 혼자 믿었다네 / 갑자기 그들은 군중이 되었네를 떠올렸다. - P258

놀라운 일 없는 나날들에 두려움, 격분, 희열의 파도가 쳤다. 우리는 앞으로 10년 동안 수천 명을 죽이게 될 «광우병> 때문에 더 이상 쇠고기를 먹지 않았다. 난민들과 불법체류자들이 있는 교화의 문을 도끼로 부수던 장면은 분노를 샀다. 갑자기 불공정한 느낌과 감정의 폭발 혹은 의식이 사람들을 거리로 나가 행진하게 만들었다. 10만 명의 시위자들이 외국인들의 추방을 용이하게 만드는 드브레 법률안에 맞서 배낭에 배지를 보란 듯이 달고, 검은 여행 가방과 « 다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행진했으며, 집에 돌아가서는 서랍 속에 기념으로 간직했다. - P259

국회를 해산하고자 하는 시락의 우스꽝스러운 욕망 덕분에 좌파가 선거에서 이겼고, 조스팡이 국무총리가 됐다. 그것은 96년 5월, 환멸을 느꼈던 밤의 만회였고 덜 나쁜 재정립이었으며, 다른 것들은 달라지지 않을지라도 기초 의료 보험 혜택과 근로시간 주 35시간으로 자신의 시간을 가지며, 모두가 좋은 삶을 살 권리를 누리고자 하는 욕망에 적합한, 자유와 평등과 관대함을 추구하는 조치들의 재건이었다. 우리는 우파 정부 아래에서 2000년을 넘기지 않게 됐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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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0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을 읽으면 부르디외도 읽어야 돼요? ㅠ.ㅠ

프레이야 2022-10-20 21:36   좋아요 0 | URL
안 읽어도 되겠지요. ㅎ 이름만 들어본 피에르 부르디외 딱 나와가지고요. 한 권도 안 읽었는데 찾아보니 읽고 싶은 게 몇 권 눈에 들어와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팍 꽂혔습니다. ^^

서니데이 2022-10-20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95년 전후를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면, 많이 멀지는 않지만, 아주 가까운 것도 아닌 느낌 같네요.
아니 에르노의 책들은 색감이 좋은 책이 많은데, 이 책도 괜찮네요.
프레이야님,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0-20 23:14   좋아요 0 | URL
그렇게 세월이 흘렀지만 되돌아보면 엊그제 같고요. 1984북스 책들 색감도 만듦새도 포근포근해요. 본문 글자체도 참 이뻐요.
굿나잇 서니데이 님. ^^

yamoo 2022-10-2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르디외 책들은 번역되너 나오는 족족 다 구매했습니다만...
읽은 작품은 별로 없어요. 번역들이 거의 개판이라...^^;;

프레이야 2022-10-21 13:51   좋아요 0 | URL
번역이 그러면 참 난감하네요.ㅠ
그중 그래도 추천할만한 책은 어떤건가요?
처음 읽는 사람에게요

yamoo 2022-10-21 17:36   좋아요 1 | URL
텔레비전에 대하여가 가장 대중적이고 쉬운데...
번역이 걍~~
그래두 그나마 읽을 수는 있어요...^^;;

프레이야 2022-10-22 04:49   좋아요 0 | URL
네. 참고할게요 야무 님 ^^
 

프랑수아 모리악(1885.10.11. ~ 1970.9.1.)

“그의 소설에 드러난 깊은 정신적 통찰, 그리고 인간 삶의 드라마를 관통하는 예술적 강렬함”
- 1952년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수여 사유 중



아니 에르노는 그해 4월이 싫었다. 보부아르와 장 주네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고(이 책엔 적혀 있지 않지만 보부아르의 성대한 장례가 치뤄진 다음날 장 주네는 마지막 원고 교정을 보러 파리에 와 있는 동안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다) 두 달 후 희극배우 클로슈가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1986년을 지나, 이맘 호메이니가 살만 루슈디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일을 지나, 독일이 통일되자 프랑수아 모리악이 했던 말을 에르노는 소환한다. 그리고 세계 전쟁이 또 일어난다.

#
철의 장막 뒤에서 이루어진 세계의 애매모호한 미분화는 특정 국가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모리악이 “나는 그들을 너무 좋아해서 그들이 둘이라는 사실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던 독일이 통일됐다. 정치적인 종말론 루머가 퍼져 나갔다. “세계의 새로운 질서의 노래”가 공표됐다. 역사의 끝이 다가왔다. 민주주의는 지구 전체에 퍼질 것이다. 세계의 새로운 행보에 대한 믿음이 이렇게까지 확실했던 적이 없었다. 폭염 한가운데 휴가의 무기력한 질서가 흔들렸다. 한 신문에 커다랗게 적힌 제목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차지했다”는 51년 전 같은 날짜에 실렸던, 종종 재현되는 것을 지켜봤던 또 다른 제목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했다”를 떠올리게 했다. 전투를 준비하던 한 전사가 불과 며칠 만에 미국 뒤에 있던 서양 열광들을 일어나게 만들었다. 프랑스는 클레망소를 허풍 떨며 보여줬고 옛날 알제리 시절처럼 군인 소집을 고려했다.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3차 세계 대전의 발발은 더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어떤 사건을 그리워했다는 듯이 전쟁을 필요로 했고 단지 TV 시청자일 뿐이었던 사건들을 부러워했다. 오래된 비극이 욕망과 다시 만났다. 역대 가장 머리가 희끗했던 미국 대통령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히틀러”와 싸우게 됐다.
- 226, 세월, 아니 에르노



보르도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나 문학적이고 다감한 아버지와 종교심 풍부한 어머니 아래 자란 모리악. 전쟁 때 레지스탕스로도 활동했고 전후 카뮈와 의견 대립도 있었다. 테레즈 데케루, 오드리 도투 주연의 영화만 보고 안 읽었네.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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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0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의 <세월>이 뭔가 제가 생각한 소설과는 다른 느낌인듯하지 말입니다. 슬슬 겁이 나기 시작하는데요. ㅎㅎ

프레이야 2022-10-20 21:34   좋아요 1 | URL
함축된 문장 행간에 많은 걸 내포하지 말입니다 ㅎㅎ 살아온 세월이 안팎으로 에르노를 관통한 느낌요.

mini74 2022-10-20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테레즈 데케루 새파랑님 리뷰 본 기억이 납니다. 영화도 있군요 ~ 영화포스터 참 세련되고 예쁩니다 ~

프레이야 2022-10-20 21:35   좋아요 1 | URL
오드리 토투 넘 이쁘죵
표지 그림이 인형의집 표지그림과 같은 거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ㅎㅎ

coolcat329 2022-10-2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세월>을 샀는데요...왜냐면 아니 에르노 책 중 가장 두껍더라구요. ㅋ
근데 발췌문 읽어보니 좀 어렵습니다. 😅
아니 에르노 한 권도 안 읽었는데 세월을 첨부터 읽어도 될까 싶네요.

프레이야 2022-10-21 10:19   좋아요 0 | URL
1984북스 이쁘지요. 그중엔 세월이 제일 두껍네요 ㅎㅎ 오자 있어서 조금 실망이지만요. 처음 읽으시면 세월을 읽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쿨캣 님. 에르노의 생을 다 훑고 갑니다. 다른 책들은 거기에 세부적으로 나뉘는 시기의 글이네요. 2008년인가? 나왔으니 그전의 일들이 거의 다 들어가 있어요. 에르노의 예리하고 거침없는 생각과 문장, 모르거나 반갑거나 그런 이름, 지명 등등 나오면 찾아보게 되어요. ^^ 저도 아직 모두를 읽진 못해서 한 권씩 읽어보렵니다.
 

연필로 쓰기 / 김훈
2022.10.19 낭독녹음 세 시간
313-381쪽 14,15,16파일 완료


어제 도서관 가는 길, 차에서 쇼팽 폴로네즈 6번이 흘러나왔다. 조성진 연주로. 크흐 좋다. 언제 다 왔는지도 모르게 당도하고 겹주차하면서 그때야 고양이 습식캔 내다놓고는 그냥 온 걸 깨달았다. 아이고 치매야 ㅠ
도서관에 밥 먹으러 오는 냥이 세 마리가 있는데 여기 직원 샘 한 분이 사료랑 간식을 준다. 어쩌다 그릇 채워 놓는 걸 깜빡하면 유리창을 두드린다고 ㅎㅎ 다음주엔 잊지 말자.


<연필로 쓰기> 중, 말의 더러움에 대한 장에서 나열한 더러운 단어들 뒤 한자 일일이 찾아 한글 뒤에 첨언하느라 좀 애먹었다. 더러운 말들을 줄줄이 열거하고 뜻풀이 한 후 저자는 아래와 같이 썼다. 책에는 한자로 표기된 ‘말씀 언’이다.

들이대자면 끝이 없고 더러워서 이만하겠다. ‘언’자는 고대 중국의 갑골문자에 보이는데 그후의 역사 속에서 ‘언’은 수많은 글자를 탄생시키면서 글자마다 이처럼 무거운 죄업을 뒤집어쓰고 오늘에 이르렀으니 말의 더러움, 말의 비열함, 말의 사특함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번창했다. (연필로 쓰기, 337)


김훈 쓰고 안웅철이 찍은 <공 차는 아이들> 에서 발췌한 장이 한 장 나온다. 집에 와 찾아보니 책이 앞 쪽 책탑에 묻혀 안 보인다. 책꽂이에 꽂아둔 기억까진 있는데 … 절판이고 나는 오래전 밑줄긋기를 올렸네.

‘생명의 막장’이라는 장에서는 이국종의 <골든 아워> 1,2를 읽고 쓴다. 미루다 계속 밀렸는데 다음에 조만간 읽어야겠다. 읽고 싶어졌다. 점자도서관에서도 그 책을 다른 봉사자가 녹음 중이다.

전자 시대, 스마트 시대의 ‘언’ 의 타락은 화誰, 광証, 무誣의 기능을 극대화시킨다. 추종자가 많고 왁왁대는 소리가 크면 가짜뉴스는 사실을 이긴다. 가짜뉴스를 향해 ‘너는가짜뉴스다‘라고 외치면 둘 다 가짜뉴스가 되는 판이다.
국회뿐 아니라 뉴스와 정보도 서로 물타기를 한다. 말을 섞어서 휘저어놓으면 웅성거림만 남아서 누항은 언제나 수군거린다. - P338

멀리 하프라인을 건너서 다가오는 공은 지나간 시간과 공간의 모든 궤적과 충격, 흐름과 끊김, 전진과 후퇴의 모든 자취들을 그 안에 지니면서 늘 현재의 공이고, 닥쳐올 모든 시간의 가능성이 그 현재의 시간 속에 열려 있다. 그래서 공은 굴러가고 인간은 쫓아간다. 공이 굴러갈 때, 굴러가는 공을 작동시키는 힘은 쫓아가는 나의 힘이 아니고그 공을 차낸 너의 힘이다. - P373

이국종은 중증외상환자 수술방을 ‘막장‘으로 인식하고있다. 수술방은 어둡고 긴 복도 끝에 있다. 생업의 현장에서 추락하거나 깔려서 몸이 으깨진 사람들, 사고나 범죄피해자들, 훈련중에 부상당한 군인들이 ‘막장‘으로 실려온다. 헬리콥터는 막장에서 다친 사람들을 싣고 막장으로 날아온다.
막장은 갱도의 맨 끝이다. 한자로는 채벽이라고 하는데, 곡괭이로 벽을 찍어서 석탄을 캐내는 자리라는 뜻이다. 막장은 생산의 최전방이다. 막장꾼이 곡괭이로 찍어낸 만큼만 갱도 밖으로 나갈 수가 있고, 그가 찍어낸 만큼만 갱도는 전진한다. - P377

이국종의 저서 『골든아워』 두 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목은 그의 후배이며 동료의사인 정경원이 나오는 페이지다. 정경원은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육군보병사단에 군의관으로 근무할 때 이국종을 찾아와서 제대 후에 외상센터에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자원했다. 정경원은이국종 밑에서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치면서 수많은 환자를 살려냈다. (2권 363쪽)
정경원은 이국종의 막장을 함께 지켜왔다. 지금 이국종의 왼쪽 눈은 거의 실명상태다. "눈 때문에 생긴 내 공백을 정경원이 몸을 던져 꾸역꾸역 메워나갔다" (2권 160쪽)고 이국종은 썼다. - P381

그는 수술방에서 간호사가 수술가위Mayo Scissor를 건네줄때 손바닥에 와닿는 가위의 촉감을 좋아한다고 썼다(1권33쪽). 이 가위는 사람의 혼을 이승에 붙잡아놓는다.
그는 구두 닦는 일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는 구두에 구두약을 칠하고 헝겊으로 비벼서 구두코 끝에서 광이 올라올 때 환자가 죽어나간 뒤의 허탈한 마음이 ‘조금 안정을 찾아갔다‘고 썼다. 가망 없는 수술이 끝난 밤에, 연구실에 혼자 남아 그는 신문지를 펴놓고 구두를 닦고 있다. 수술가위의 촉감이나 구두 닦는 일을 좋아하는 그는 ‘작업하는 사람‘이고 작업을 통해서 완성돼가는 사람이다.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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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0 18: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도 낭독녹음 봉사 하고 오셨군요. 항상 생각하지만 정말 대단하시고 훌륭하세요.
연필로 쓰기에서 김훈작가의 글은 항상 그렇듯이 뭔가 결기가 가득한 글이라 낭독하시기 쉽지 않았을듯한데요.
아 그리고 저렇게 한자가 있으면 어떻게 낭독하는지도 궁금하네요. ^^

프레이야 2022-10-20 19:01   좋아요 2 | URL
잘하시는 분들 많아서 전 이제 에너지가 달립니다. 오늘 말고 어제 갔다 왔어요.
매주 수요일^^. 김훈 문장은 사실 낭독하기에 그리 좋지 않아요. 나긋하지 않고 특히 이 책은 끊기듯 좀 딱딱한 문체라 혀가 자꾸 오작동 ㅎㅎ 되돌아가 다시 여러번 발음하게 되는 곳이 많아요. 한자나 괄호안 내용, 하이폰, 주석, 사진이나 그림 설명글 모두 읽어드려요. 예를 들어, 주석 있습니다_ 주석 닫습니다, 괄호 열고_ 괄호 닫고, 요런 식으로요. 한자 난감 ㅠ 아는 건 그냥 한글 읽고 뒤에 훈과 음 달아드리는데 모르는 건 사전 찾아서요. 모르는 게 더 많아요 ㅎㅎ 흐름이 덜 끊어지는 느낌으로다가 잘 읽어드려야 하는데 에구 그날그날 컨디션 따라서도 좀 다르고요. 다음주엔 이 책 마칠 수 있기를.

희선 2022-10-21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분이 밥을 줘서 없으면 달라고 문을 두드린다니 똑똑하네요 고양이가 사람한테 도움을 청할 때도 있다는 거 보기도 했어요 그런 거 그냥 모르는 척하지 않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한글만 읽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한데, 한자가 있으면 더 어려울 듯합니다 시각장애인은 한자를 어떻게 배우는지 모르는군요 그런 거 배우기 쉽지 않겠습니다 한자를 나타내는 점자가 있는지...


희선

프레이야 2022-10-21 12:43   좋아요 1 | URL
한자 점자가 따로 있기는 한데, 딱히 쓰는 사람이 없대요. 일본이나 가서나 쓸까...보통 한자 나오면 괄호에 풀어써요. 월(달 월) 이런식으로 글에 풀어쓰고요. 영어, 숫자는 점자로요. 여기 도서관에도 한자 점자 아는 분은 없다고 하네요.
고양이 지능이 세 살 아이 정도래요. 얼마나 영리한지 몰라요. 거의 본능적으로 아는 느낌요^^

호우 2022-10-21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귀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봉사라는 게 마음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닌 데 이미 실천을 하고 계시니 너무 멋지십니다~~

프레이야 2022-10-21 12:15   좋아요 2 | URL
호우 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할 수 있을 때가 호우시절인거죠 ㅎㅎ
할머니 되어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문명들을 이야기하자면 단연코 한국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수년간 취재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선사 시대부터 한반도에 뿌리 내리고 살아온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 동안 나라를 세우고 고유한 문화를 꽃피웠다. 오늘날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통해 수많은 전쟁과 외세의 침입에도 흔들림 없이 발전에 온 한국의 찬란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 작가의 말, 중


퓰리처상 2회 수상, 로이터 통신 포토저널리스트 강형원 사진작가가 우리 문화유산 사진과 술술 잘 읽히는 해설을 함께 담았다. 영어로도 간단히. 사진도 글자도 시원시원하니 보기에 좋다. 작가의 성격도 그래 보인다. 오늘 낭독녹음한 김훈의 “연필로 쓰기”에서도 언급된 것들이 몇 개 보여 뻑뻑하고 침침한 눈으로 봐도 또 반갑고…. 회상을 부른 대가야 고분, 주먹도끼…

고령 대가야 고분의 순장묘를 오래전 그러니까 16년 전에 보았다. 여덟살 딸아이가 아버지와 나란히 묻힌 묘를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 기억이 난다. 밖으로 나와 개망초 핀 능선을 따라 걸었다. 바람 시원한 유월 한낮이었다.
저 아래 강형원 작가의 사진 중 고령 대가야 고분 위를 뛰어가는 고라니는 어떻게 찍었을까 옆지기에게 물어보니 어스름 즈음에 하늘에 노출을 맞추었을 거라고 한다.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달리는 고라니와 능선의 검은 실루엣이 대비되어 멋진 장면이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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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문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불고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한 가을날. 잔잔한 바다 위로 구름이 시시각각 변하는 걸 보며… 책을 왜 읽지요 - 좋아서, 알고 싶어서, 필요해서, 책 예뻐서 … 이유는 여러가지겠다. 대뜸 좋아서라고 대답한 사람과 옆에서 동감이라는 미소를 띠며 가만히 쳐다보는 사람, 사랑스러웠다. 대답을 속으로 다듬고 기다리게 하는 사람보다 이런 사람을 좋아한다. 성질 급한 나. 아무튼 우리는 비굴하게 오래 가기로! ㅎㅎ
늦었다 싶은 때가 진짜 늦은 거라고 누군가는 우스개로 말하지만 더더 지나고 보면 그때가 늦은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다.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군.
미루게 되는 이런 근사한 책과 기념일 아닐 때 꽃 선물하는 센스^^ 무심한 나는 좀 배워야 … 좋은 사람들과 영혼가출한 것 같이 빨리 흐른 시간. 나란 사람은 겉은 차분한데 안은 온갖 게 정신없이 우당탕탕.
마지막 사진, 멀리서 온 이란성 쌍둥이 손뜨개 트리.
원하는대로 꿈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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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19 2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굴하게 오래가기로 ㅎㅎㅎ 고라니 멋지지만 울음소린 무서워요 ㅎㅎ 꽃이며 고양이 참 좋네요. 우와 트리라니 누구신지 솜씨가 👍좋아서 책을 읽는 이들과 하는 시간 오래오래 함께 하시길 *^^*

프레이야 2022-10-19 23:41   좋아요 2 | URL
고라니 울음소리 들어보셨군요.
전 동물의 왕국. 꽃과 고양이 좋은 짝꿍이죠.
미니 님도 그러신 분. 오래오래 책과 만나요 ~
알라디더 티비 하시는 할머니 미니 님을 상상하며 ^^

새파랑 2022-10-19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조명의 받침대가 잃어버린 시건을 찾아서네요 ㅋ 저는 저 받침대(?)위에 안읽은 책들을 쌓아놓고 있는데 ㅋ

프레이야 2022-10-19 23:31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딱 보셨네요. 받침대요 ㅎㅎ
튼튼해 보였어요 박스가. 다용도로 ^^

바람돌이 2022-10-19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말입니까? ㅎㅎ
꽃이랑 도도한 냥이랑 너무 어울려요. 어제 저 음료수 잔을 다시 배치하실 때 알아봤지만 역시 사진찍는 솜씨가 와 감탄스럽습니다. 진짜 제가 찍은 사진과 비교돼요. ㅠ.ㅠ 어쨌든 비굴하게 오래가는걸로 다시 한번 결심!! ^^

프레이야 2022-10-19 23:29   좋아요 2 | URL
대교가 살짝 방해되지만 ㅋ 예전에 어느 사진작가가 강의에서 그러더군요. 전봇대 전깃줄 같은 거 자기는 파인더에 들어오면 안 뺀다구요. 의미있는 말이었어요.
토닥토닥 손 꼭 잡고 오래오래 다니시고요.
비하고 굴하며 오래요 ㅎㅎ

파이버 2022-10-19 2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댓글보고 다시보니 잃어버린 시간 책박스네요! 저는 예쁜 협탁인 줄 알았어요. 꽃과 고양이 너무 예쁩니다.♥‿♥

프레이야 2022-10-19 23:18   좋아요 3 | URL
협탁 같았나요 파이버 님 ㅎㅎ
꽃과 고양이 잘 어울리는 조합이죵

책읽는나무 2022-10-19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고양이가!!!!!
어쩜 고양이가 집사님을 너무 닮았군요??
집사님의 마음을 사실적으로 저렇게 잘도 알아서 표현하다니???ㅋㅋㅋ
사진들이 넘나 멋집니다.
사진을 보면서 그 시간을 추억하기에 안성맞춤이군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책 제목처럼요^^
저는 낱권으로 구입해서 저런 박스가 없는데...아!! 박스가 갖고 싶네요.ㅋㅋㅋ
모든 것들의 뒤에는 결국 건강이 우선인 것 같아요. 늘 건강하시길♡



프레이야 2022-10-19 23:17   좋아요 3 | URL
녀석이 꽃이랑 녹색풀 좋아해요.
달랑 와선 냄새 맡고 눈 지그시 감으며 두리번 냥냥. 책나무님 이제 굿즈를 넘어 박스를 탐하도다. ㅎㅎ 필소굿~

2022-10-19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9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9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0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2-10-19 2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제눈에
머핀으로 보입니다 💗ㅅ💗

서울 용산 박물관에 갈 때마다
항상 머무는 곳이 있어요

큼직한 관음상이 있는 곳!ㅎㅎ

고려시대 불화와 관음상을 좋아 합니다!

프레이야님 냥이 꽃 향기를 맡는 걸 보니
낭만 고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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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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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ミ           ,,ノ
       ︵Y..︵.,,     ,,+..__ノ``
     (,`, З о    ,.ノ川彡ゞ彡  *

프레이야 2022-10-20 00:27   좋아요 3 | URL
아고고 고양이 넘나 귀여운 🥰
이런 거 어케 만드시는지 진짜 취향도 넘사벽에 못하시는 게 없는 스캇님 ^^. 국립중앙박물관 가본 게 어느새 여섯 해 전이네요. 헉. 너무 오래되었어요. 한번 또 가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머핀 같이 보이네요 저도. 배가 고픈지. 어서 굿나잇 해야겠지요 ㅎㅎ

희선 2022-10-20 0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꾸 꽃이랑 잘 어울립니다 꽃 냄새 맡기 좋아하나 봅니다 책속에 영문도 쓰여 있군요 이건 따로 영문으로 옮기지 않아도 다른 나라 사람이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 문화유산을 많은 사람이 알면 좋겠네요


희선

프레이야 2022-10-20 01:23   좋아요 2 | URL
울모꾸 착하고 사랑스러운 녀석 ㅎㅎ
저러다 초록 이파리 뜯어 먹어요.
이 책 영문,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많이 소개되면 좋겠습니다. 사진이 시원하게 많이 들어 있어요.

라로 2022-10-20 0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꾸와 꽃 넘 이뻐요!!!😍😍😍
다리위의 구름도!! 하아~~~ 좋다좋아!!!👍♥️👍

프레이야 2022-10-20 09:56   좋아요 2 | URL
구름 보며 라로 생각했어요. 😊
호기심 많은 꾸돌이 녀석 ㅎㅎ

고양이라디오 2022-10-20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멋지네요. 읽고 굿뽕에 취해보고 싶은 책이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2-10-20 12:58   좋아요 2 | URL
이런 책은 직접 구매가 잘 안 되는 책이라 더 반갑고 고마웠어요. 굿뽕 ㅎㅎ 까진 아니고 강형원 사진작가의 시선으로 담은 좋은 책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