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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5-16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춥고 눈이 많이 와야 다음해 농사가 잘된다고 하시던 어르신들이 생각나요. 어쩌면 인생의 휴한기도 매서울 정도로 추워야 그 다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라 읽고 싶은 책에 넣었어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고마워요.
공부는 잘 되가시죠? 잘 되고 있어서 방문이 뜸하신 것으로 생각할께요. 요즘 감기걸리시는 분들이 많던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요. ^^
 

거의 1년동안 조금씩 나누어 읽었다. 365일간 한 페이지씩 읽는 책이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 했다. 책의 구성이 한 달 동안 같은 주제의 읽을꺼리가 있고 대개 며칠은 이어지는 글들이라 한꺼번에 몰아서 몇장씩 읽을 때가 더 많았던 거 같다.

저자인 세라 본 브래넉은 25년간 일간지의 기자로 살았던 성공한 언론인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사회적 성공을 뒤로 한 채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영국의 한 작고 아름다운 마을에서 몇년간 집필에만 몰두하여 1996년에 <행복의 발견365>초판이 나왔다.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와 북클럽에서 열 한차례나 언급했다고 한다. 조금씩 입소문을 타다가 오프라 윈프리로 인해 더 유명해진 거 같다.

남부러울 것 없는 서구 중산층 여성이 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3월 18일의 글을 읽으면 사람마다 조금씩은 아픔을 갖고 있구나, 생각했다. 어느 도시에서 환경 미화원 파업이 일어났다. 취재를 위해 도시에 온 기자 중 한 사람이 파업으로 쌓인 쓰레기의 높이를 강조하려고 산처럼 쌓인 쓰레기 위에 한 소녀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으로 인해 소녀의 별명은 ‘쓰레기더미‘가 되었다.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소녀는 방과 후에는 집에서 동화책 세상에서 위안을 얻고, 자라서는 마음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연극을 공부하고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스타일을 공부하고 글을 쓰게 되었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다.

책값도 만만찮고 단숨에 읽히는 책도 아니지만 날짜와 상관없이 가끔 들춰보면 위로와 힘이 될만한 구절들이 많아서 나에게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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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3-03-11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뭉클한 감동이 있는 성장 이야기 인가봐요. 우리도 매일의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며 살아요. 호우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호우 2023-03-12 16:47   좋아요 0 | URL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며 살아야겠지요. 모나리자님 다음 한주도 행복하세요^^

바람돌이 2023-03-11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에 깜놀했습니다. 오늘은 주말이라서 행복합니다. 호우님도 편안한 주말 되세요. ^^

호우 2023-03-12 16:45   좋아요 1 | URL
행복한 주말입니다. 오늘은 비가 많이 내립니다. 바람도 많이 부네요. 내일은 조금 추울지도 모르겠어요. 바람돌이님 다음 주도 행복하세요.^^
 


서재가 이렇게 생겼군요. 아주 오랫만에 노트북을 열고 온라인에 접속해 봄니다. 

이 노트북은 딸이 쓰던 겁니다. 피시하고도 다르고 굳이 층전을 하면서 뭔가를 좀 펼쳐놓기도 해야하고 해서 잘 안 쓰게 되더군요. 스마트폰이 만만하고 편해서 일기도 스마트폰의 노트에 쓰는데 오랫만에 자판을 치니까 속도도 안 나고 조금 어색하네요. 온라인에 접속한 김에 알라딘 서재에 접속해 보았습니다. 북플로 보는 것과 느낌이 다른데 뭔가 홈페이지 느낌이 더 많이 나서 좋으네요.^^


저는 요즘 실업 급여를 받으면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아이들 어렸을 때 빼고 이렇게 거저 쉬어보기는 평생에 처음 있는 일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마냥 쉴 만한 팔자도 못 되거니와 그러고 싶지도 않아서 다음 진로를 위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나이 들어서 새삼스러이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니 힘들기도 하지만 재밌습니다. 남편도 은근히 존경하는 눈으로 보는 거 같아서 좀 뿌듯한 면도 있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경전 필사 하고, 겨우 10분이지만 영어 공부하고, 아침 차려먹고, 도시락도 쌉니다. 애들 학교 다닐 때도 안 싸던 도시락을 싸려니 이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네요. 그리 멀지 않은 길이라 슬슬 걸어 가는데 며칠 전에는 하천에서 오리들을 만났어요. 매년 겨울마다 오는 오리들.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멀어서인지 크게 찍히진 않았네요. 


마치고 집에 오면 저녁 준비해서 먹고 치우기만도 바쁘고, 씻고 정리하고 나면 잘 시간이라 책은 못 읽고 있네요. 공부가 끝날 때 까지 당분간 도서관은 가지 않겠다고 마음으로 정해 두었어요. 그래도 아예 아무 읽을거리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은 또 저랑 맞지 않아서 좋은 책 한 권을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성자라고 하는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책입니다. 아껴서 하루에 딱 한 장씩만 읽고 있는데 한 장을 읽을 때 마다 생각을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해야 해서 천천히 읽을 수 밖에 없네요. 아직 앞 부분이라 잘 나가던 청년이 수도자로 입문하는 과정을 읽고 있는데 호사스럽다는 생각도 드는데 계속 읽어봐야 겠지요. 


"떠 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그렇답니다. 내 머릿 속에 떠 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이 한 마디 말이 저를 붙드네요. 쓸데없는 걱정도 많고, 잠이 얕아서 꿈도 많이 꾸는 저에게 이 말이 도움이 됩니다. 다음 주에는 2월이 끝나고 3월로 넘어가네요.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봄 맞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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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3-02-25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일한 호우님 충분히 쉬실 자격 있지요.^^ 몸과 마음,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를 위한 충전시간으로 여기시면 좋겠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호우 2023-02-25 10:1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의 책이 저에게 또 좋은 자극이 되었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서곡 2023-02-25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호우 2023-02-25 10:21   좋아요 3 | URL
응원 감사합니다. 서곡님. 환절기네요. 서곡님도 건강하세요^^

scott 2023-02-25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우님의 봄날 응원합니다 건강이 쵝오 ^^

호우 2023-02-25 13:48   좋아요 1 | URL
응원 감사합니다. 스콧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바람돌이 2023-02-25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우님 대문 이미지도 바뀌시고 뭔가 새로운 준비를 하시는거 같네요. 화이팅입니다. ^^
저는 아직도 휴대폰보다는 컴퓨터가 편한데.... ^^

호우 2023-02-25 13:52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반갑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다 하다보니 만만해진 거 같아요. ^^ 바람돌이님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3-02-27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우님의 충전 시간을 응원
하는 바입니다.

저희 동네에도 곳곳에서
오는 오리 녀석들이 물에
둥둥 떠서 무언가를 잡아
먹는 것 같더라구요.

오리 사진 저도 올려 보
고 싶네요.

호우 2023-02-28 07:00   좋아요 0 | URL
응원 감사합니다. 레샥메냐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 코로나 시국 초기에 일부 극렬한 사람들이 계엄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항을 폐쇄하지 않아서 중국인들이 밀려들어 온다고, 당시의 문 정부를 비판했다. 일부 극렬 유튜버들은 중국인, 조선족들이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밀항을 해서 코로나를 퍼뜨리는데 정부가 중국과 북한의 하수인이라 알면서도 당한다고도 했다. <28>을 읽으면서 그 때 계엄을 선포했다면 이런 상황이 아니었을까? 상상했다.

초기에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없을 때, ‘인수 공통 전염병‘에 대한 소문도 돌았었다. 세계 보건 당국에서 그게 아니라고 해도 믿고 싶은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28>에서 정윤주 기자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그렇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사를 썼다. 결과는 엄청 났다. 아무 것도 규명된 것이 없는데 개들에 대한 학살이 시작된다. 개들은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공격하고. 빠르게 퍼지는 질병과는 별개로 이것은 이 도시에 또 다른 비극을 불러온다. 코로나19는 ‘인수공통 감염병‘일까?

‘인수공통 감염병‘은 엄밀하게 말하면 동물로 부터 사람에게로 옮겨 와 감염되는 모든 감염병을 일컬으며 현재까지 250종 정도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광견병‘ 처럼 직접 감염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물이 숙주가 되고 간접적으로 감염이 된다. 소나 돼지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일본 뇌염‘도 인수공통 감염병‘의 한 종류이다. 급성으로 오는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은 가축이나 야생 동물이 매개체다. 우리가 아는 많은 감염병이 인수공통 감염병인 셈이다.

2) 코로나 초기에 정부는 환자가 발생하면 번호를 붙이고 이동 경로를 추적하여 모두가 알 수 있게 정보를 공개했다. 그것 때문에 역학 조사를 하거나 새로운 감염자를 추적하여 찾아내고 관리하기가 수월했고 환자가 급증하는 것을 막았다고 하여 칭찬도 듣고 당시 정부가 자찬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낙인이 되어 감염자를 사회에서 퇴출되게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Big brother!! 사방에 존재하는 cctv. sns. 개인화된 포털 앱. 내가 어디서 뭘 하고 뭘 먹은 걸 알려면 하나하나 알 수 있고 그걸 소수가 아니라 정보에 접속하는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단 걸 보여주었다.

대유행이 시작되어 일일이 추적이 버거워지자 초기에 깐깐하게 하던 조치들이 하나하나 해제되었다. 어느덧 코로나와 함께 4년차를 맞았다. 실내 마스크도 해제되고 세계 보건 기구는 ‘비상 사태 해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한다. 뉴스를 보니 대부분의 나라들은 2년전에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사람들은 크게 신경 안 쓰는 거 같다. 익숙해지는 것에서 오는 느긋함. 나도 막상 걸려보니 독감 걸렸을 때나 똑 같았다. 독감도 괴롭긴 마찬가지다. 처음엔 몰라서 무서웠고 혼란스러웠고 소문에 의지했다.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한다. 또 다른 감염병이 와도 그만한 혼란을 또 겪지는 않을 거 같다. 당황하겠지만 또 적응할 거 같다. 코로나19는 앞으로 올 전염병들에 대한 연습이 아니었을까?

3) 정유정 작가는 2013년 구제역 발생 후, 돼지 살처분에 대한 기사를 읽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가축인 돼지 말고 현대인들이 가족이라고 물고 빠는 개가 감염병의 원인이라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똑 같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소설을 썼다. 내 생각도 같다. 사실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도 않고 짖어대는 개를 만나면 좀 무서운 나같은 사람은 개와 사람이 동시에 어떤 병에 걸린다고 하면 많이 무서울 거 같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이성이며 이성을 지지해 줄 지성의 힘이 필요하겠지. 끊임없이 사실을 확인하고 아무리 두려워도 옳지 않은 것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그런데, 가능할까? 마지막에는 결국 살고자 하는 본능만이 남아 모든 이성, 지성, 감정들을 대체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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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2-01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우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2020년 1월에 시작했으니까, 거의 올해가 4년차가 되네요.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우리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았을 것 같긴 해요.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예상보다 오래 걸렸어요.
앞으로도 계속 낯선 감염병은 또 생길 수 있겠지요.
정유정 작가의 ˝28˝은 읽은지 조금 되었는데, 지금 읽으면 느낌이 또 다를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호우 2023-02-02 10:19   좋아요 2 | URL
코로나 상황이 올해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또 낯선 감염병들이 오겠지만 이전의 경험들이 도움이 되겠지요. ˝28˝은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었어요. 저는 이제 읽어서인지 지금 상황과 비교하면서 읽게 되네요.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는 느낌이네요.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_____^

희선 2023-02-03 0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처음 코로나19에 걸리면 거의 죽는다고 여기기도 했네요 그때는 정말 많이 아팠다고도 하잖아요 변이가 나타나고 지금도 변이 나타나겠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조금 약해졌네요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겠지요

앞으로도 다른 바이러스 나타나겠습니다 바로가 아니길...


희선

호우 2023-02-03 06:5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처음엔 잘 모르니까 모든 게 두려웠던 거 같아요. 지금도 변이가 나타난다고도 하네요. 조금 익숙해졌지만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올해는 좀 편안해지면 좋겠어요. 희선님 댓글 감사드려요.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3-02-03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우님, 편안한 한 주 보내셨나요.
2월이 되어서인지, 1월보다는 조금 덜 추운 것 같습니다.
벌써 금요일이네요.
따뜻한 주말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레삭매냐 2023-02-24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수년간 우리네 삶을
황폐화시켰던 코로나는
앞으로 닥칠 더 쎈 바이러
스의 워밍업이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삶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질병의
도래는 불가피하지 않나
싶습니다.
 

책을 쓴 김혜남님은 정말로 열심히 산 사람이다. 그 어려운 의과 대학을 마치고 정신과 의사가 되고 결혼해서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두 아이의 엄마로 교수로 바쁘고 힘든 가운데 여러 권의 책을 쓴 베스트 셀러 작가이기도 했다. 그렇게 열심히 살던 어느 날,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노인성 질환의 하나로 알려진 병을 진단받았을 때 그의 나이는 마흔 몇살이었다고 한다. 얼마나 기막히고 어기가 차고 억울했을까? 김혜남님은 침대에 누워 천정만 바라보며 한 달을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이렇게 누워서 죽기를 기다릴 순 없다고. 오늘 살아 있으니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겠다고. 잠시 멈추었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고 그는 아프기 전처럼 진료를 하고 책을 쓰고 가정에서는 며느리이자 엄마로 열심히 살았다.

🔖어떤 것을 이루는 과정에는 견디고 버텨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버티는 시간 동안 우리는 그 일의 의미와 절박성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필요한 것들을 재정비하며 결국은 살아남는 법을 익히게 된다. 그러므로 버티어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폄하 할 수 없는, 피땀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 정말로 때론 버티는 것 자체가 답일 때가 있다. (206)

맞는 말이다. 돌아보니 나도 그랬던 적이 많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떠 오르지 않는데 물러 설 곳도 없으면 버티는 수 밖에 없다. 김혜남님도 버텨냈다. 열여덟 어린 나이에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입시를 치르고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고 전문의가 되고 병이 찾아 왔을 때 22년을 병과 마주하여 버텨냈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를 치유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다른 말로 ‘회복 탄력성‘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힘든 상황에 맞딱뜨렸을 때, 그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힘을 말한다. 상처가 난 자리에 새 살이 돋듯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회복 탄력성, 그 힘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많은 사람들이 홀로코스트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겪고도 살아남아 다시삶을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것도 회복 탄력성 덕분이었다. (265)

물방울 사진을 찍고 길거리 공연을 하는 무명 연주자를 응원하고 옴쭉달싹 못 하는 상황에서도 약을 먹고 조금 움직일 수 있고 덜 아프면 뭘 할까, 계속 궁리하고. 때로는 바로 앞에 보이는 화장실까지 가기 위해 5분 넘게 걸리면서도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포기하지 않는 것. 김혜남님은 회복 탄력성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보여주었다. 긍정의 힘, 어른다운 성숙함. 그래서, 조곤조곤 낮은 목소리로 건네는 그 말들이 설득력을 갖는다.

🔖샤워를 하다가 보면 문득 긁힌 자국을 발견 할 때가 있다. 언제 긁혔는지도 모를 자국을 보며 ‘언제 그랬지?‘생각한다. 그런데, 그 때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국은 없어지게 마련이고 나도 그냥 잊어버리게 된다. 어쩌면 현대인들이 무분별하게 상처라고 말하는 일들이 그 자국일 수도 있다. 그러니 스쳐 지나가고 그냥 지나갈 일까지 상처라고 말하며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와 상처가 아닌 것을 구분짓는 것, 그것은 어쩌면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첫 걸음인지도 모른다(99)

요즘 들어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위로의 글들이 넘쳐 난다. sns에 돌아다니고 책으로 엮어져 나오기도 한다. 사탕같은 위로는 입에 달지만 금방 녹아 없어져 허전함만 남긴다. 단순한 위로의 말들 말고 성숙한 어른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말씀이 듣고 싶을 때 펴서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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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2-02 0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호우님
저도 김혜남님 책 읽고 넘 마음 아팠어요
보이지 않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
읽고 좋았습니다.

호우 2023-02-02 11:0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반가워요^^ 김혜남님 유명한 분이셨는데 저는 처음 만났어요. 읽고 많이 배웠어요. ˝보이지 않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는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