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서 있던 카를로는 모자를 들어올렸다. 마차와 불빛은 사라졌다. 카를로는 다시 깊은 어둠 속에서 있었다. 갑자기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둠이 그를 두렵게 한 것은 살아오면서 처음이었다. 그는 더 이상 한순간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의 흐릿한 감각 속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느낀 두려움이 눈먼 동생에 대한 고통스러운 동정심과 기이하게 혼합되어 그를 제로니모가 있는 집으로 가도록 내몰았다.
-눈 먼 제로니모와 형 - P201

그 밖에 내가 더 처리할 일은 없다. 내 유언은 오래전에 작성해 두었고, 그것을 고칠 이유는 없는데, 내 아내가 나에게 충실해 왔고, 그녀가 나에게서 낳은 아이는 내 아이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그 아이가 그렇게 독특한 피부색을 띤 데에 가장 간단한방식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악의와 무지만이 이 설명을 인정할 수 없을것이며, 감히 주장하건대 만약 우리가 악의적이지 않고 엉뚱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간다면 모두가 그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므로 나는 계속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그렇게 이해하려 하지 않으며, 그들은 미소를 짓거나 웃는다. - 안드레아스 타마이어의 마지막 편지 - P226

내가 죽은 걸 알면 그 제빵사는 무슨 말을 할까? 빌어먹을 개자식! 아, 그자는 내가 왜 죽었는지 알게 될 거고 흔히들 말하듯 이렇게 내뱉겠지. "어떻게 장교가!" 그런 자식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거리에서 두들겨 맞을 수도 있지.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거야. 우리 같은 사람은 단 둘이 있는 가운데 모욕을 당하고도 죽음을 택하게 되는데. 그런 불한당 같은 놈이 때리려고 덤비면 - 맞서면 안 되지. 그런 놈은 더 세심하게 조심할 거고, 위험한 모험은 피하려고 할 테니. 그리고 그놈은 변함없이 계속 마음 편히 살아갈 거야. 반대로 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데 말이야! - 구스틀 소위 - P169

알베르트는 잠시 그대로 서서 냉정하게 주의를 집중하여 죽은여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눈물이 완전히 다시 멈춰버렸다.
갑자기 그의 고통은 완전히 시들어버린 텅 빈 껍질로 변해버렸다. 그는 죽은 그녀와의 이런 만남이 훗날 언젠가는 소름끼치면서도 동시에 우스꽝스럽게 여겨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남자와 함께 거기서 흐느꼈다면 그는 아마도 몹시 우스꽝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 어떤 이별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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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9-05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각자 다른 점도 있지요.
때로는 기이하고 우스꽝스럽고 모순적이고 비합리적인 데가 있는 존재가 인간 같아요.

프레이야 2022-09-05 17:40   좋아요 1 | URL
정말 다 달라요 ㅎㅎ
그게 재미있기도 하고 때론 피곤하기도 하고요.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 ^^
 

죽음에 대한 성찰과 태도

인간은 자신이 죽은 뒤에 일어날 모든 것을 내세에 투사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을까요?

그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 내세는 다소은유적인 표현법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런 관념은 내세와 미래의 인류를 동일시하는 사람들에게서보이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후손, 미래의 인류 속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인류는 영원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렇지 않은 것이지요! 바로 이러한 생각에서 종교가 전에 ‘신국‘이라고 불렀던 미래의 영광스러운 인류, 그리고 오늘날 ‘계급 없는 사회‘ 또는 ‘하나 된 인류‘로 지칭하는 이상향이 생겨나는 겁니다. 이제부터 추상적 관념과 상징의 영역, 게다가 순전히 도덕적인 표상 영역에 있게 됩니다. 나는죽게 되겠지만, 나의 생각은 확신은 없지만 제게 그런 생각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 그 후에도 계속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내세를 믿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신자에게 "안심하고 죽으세요, 당신의 생각은 계속 존재할 겁니다"라고 말한다 해도 그는 만족하지 않을 겁니다. 그 신자가 믿는 것은 생각의 존속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징화된 알레고리가 수행하는 역할은 매우 큽니다. - P55

저는 비신자의 죽음에 대한 태도는 곧 삶에 대한 태도와 다르지 않다고 말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스피노자가 플라톤과는 반대로 지혜란 죽음에 대한 성찰이 아니라 삶에 대한 성찰이라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저는 죽음에 대한 철학은 삶에 대한 성찰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실제로 죽음에 대한 태도는 삶의태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죽음을 무시하고 외면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반대로 저는 이 태도가 죽음을 가볍게 다루지 않고 진지하게 고려하는 유일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세에 대해 순진한 믿음을 갖고 있는 신자들은 흔히 죽음과 내세의 삶을 동일시하고, 내세는 현세가 보다 안락한 형태로 연장되는 것이라 여기기도 합니다. 내세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고, 모두 지복을 누리고, 질병이 없으며, 더는 살아 있는 게 아니므로 죽을 수도 없다는 것이지요. 그다지 진지하지 않은 이런 이야기들은 죽음을 ‘경박하게‘ 만듭니다.
죽음을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말할겁니다. "나는 죽음을 전혀 모르고 알 수 없다. 만약 내가 무엇이든 알고 있었다면 그것은 죽음이 아닐 것이다." 내가 죽음에 대해 상상하는 모든 것은 삶의 변이형이고, 여전히 삶입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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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9-05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 뒤에 우리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 에 한 표를 주겠습니다.
58쪽의 글처럼 죽을 수도 없는 곳이 있다면 끔찍합니다. 죽음은 마치 휴식처럼 느껴지는 일면이 있거든요.^^

프레이야 2022-09-05 17:43   좋아요 0 | URL
우리 선택권 안에 있다고 여기면 아니 그게 보장되는 삶을 산다면 사는 게 좀 덜 버거울 수도요 ^^ 그저 우리의 상상과 기대에 있는 별세계, 세계 밖의 세계.
 

https://v.daum.net/v/20220830195253894

이중섭의 아내 이남덕 여사가 101세로 13일에 도쿄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이다.
서귀포 이중섭길과 미술관, 가족과 단란했던 작은 집이 생각난다. 

가난했던 화가는 서귀포에서 사는 동안이 가장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왜관 구상문학관에는 구상 시인이 1953년에서 1974년까지 왜관에서 살 때 친교 맺은 작가들 중 가족처럼 지낸 이중섭과의 교류도 구상 가족을 담은 그림 한 장으로 전시되어 있다. 이중섭이 그림을 뜻하지 않게 그곳에서 보고 반가웠던 기억. 2016년 4월 사진 우측 끝에 벽에 걸린 그림.
 
2018년 7월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이중섭 전시회의 기억도 난다. 애틋하고 고단하지만 사랑스러운 애칭으로 쓴 그림편지는 물론, 구상의 “초토의 시” 초판본을 보았다. 이 책 표지그림을 1956년 이중섭이 그렸다. 그해 중섭도, 1952년에 생이별한 가족을 그리워하다 병든 몸으로 가난한 세상을 떠나갔다.


나의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
멀리 떨어져 있어도 … 언제나 내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고 끝없이 힘을 불어넣어 주는
내 마음의 아내, 다정한 남덕군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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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8-30 2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세기를 살다 가셨군요…. ㅎㅎ 프님 동시에 댓글 달었네요!! 일본에서 사셨군요. 자녀분들이 있다면 거의 칠팔십 되셨겠는데요.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나시지 않으셨길…

프레이야 2022-08-30 22:58   좋아요 2 | URL
오래 사셨더군요. 온갖 고생을 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갔네요. 1952년에 아픈 아버지를 보러 아들들 데리고 일본으로 간 게 마지막이었다고 하지요. 저렇게나 이쁜 여러가지 애칭으로 부른 중섭도 귀엽네요. 얼마나 애틋했을까요.
거의 동시에 댓글^^

기억의집 2022-08-30 22:51   좋아요 2 | URL
그쵸. 요절해서 더 애틋했을 것 같어요..

프레이야 2022-08-30 22:58   좋아요 2 | URL
소의 말은 드높고 물질은 가난했던 화가 이중섭 ㅠ 안중근도 그렇고 자식대까지 이어지질 못하네요 정신이.

mini74 2022-08-30 2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프레이야님. 추모의 글에 어울리지 않는 글같아서 댓글 지웠어요 ㅠㅠ 부인분의 삶도 너무 힘드셨을 거 같아서요 ㅠㅠ 그 곳에선 사랑하는 이 만나 행복하시길.

프레이야 2022-08-30 23:18   좋아요 3 | URL
두 분의 이야기가 너무 유명하니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중섭이 절절히 부른 애칭들 생각하면 미소가 번져요.

얄라알라 2022-08-30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18년에 직접 찎으신 사진 찾아서 추모의 글로 엮어주신 건 가봐요.
역시나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22-08-30 23:41   좋아요 1 | URL
얄라 님 고맙습니다.
또 한 사람이 떠났네요.

희선 2022-08-31 0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힘들 때도 있었겠지만, 오래 사셨군요 구상 시인이 아팠을 때 이중섭이 천도복숭아 그림을 그려줬다고 한 이야기 생각납니다 그런 것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겠네요


희선

프레이야 2022-08-31 10:10   좋아요 0 | URL
가난한 화가가 최대한 할 수 있었던 마음 다정한 사람이었던 같아요 중섭은.

거리의화가 2022-08-31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덕분에 소식을 알게 되었네요ㅠㅠ 부디 영면하시고 좋은 곳으로 가시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에는 어떤 생각을 하며 가셨을지 궁금하네요.

프레이야 2022-08-31 12:02   좋아요 1 | URL
백세를 상상하기도 힘드네요.
아빠가 지금 구순이니 요샌 그럼 상상도 해봅니다.

책읽는나무 2022-08-31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내분이 돌아가셨군요?
까맣게 잊고 지냈었는데...
그래도 꽤 장수하셨네요.
평안하게 눈을 감으셨길 바랍니다.
남편분과 그곳에서 만나실 수 있기를^^
아내분이 발가락이 플라타너스였던가? 발가락 다섯 개가 닮았다고 별명을 지어 그림도 그리고 편지를 썼던 글이 기억나는데 그 별명은 또 기억이 가물가물...^^;;;;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제주의 그 작은 방을 보았을 때 마음이 참 아팠었네요.

프레이야 2022-08-31 11:17   좋아요 2 | URL
저도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당연히 돌아가셨을 줄 알았는데 한 세기를 살다 가셨네요.
그 많은 그림과 편지들 은지화. 애칭이 넘 귀엽죠.
서귀포 그 작은 방 ㅠ

바람돌이 2022-08-31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중섭화가가 가족을 그리는 글이나 편지, 그림을 보면 너무 애틋하더라구요. 얼마나 그리웠을까? 우리 현대사의 아픔 한 가운데를 고통으로 살아간 분들이 부디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곳에서 보고 싶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요.

프레이야 2022-08-31 12:00   좋아요 0 | URL
편지글과 그림만 봐도 성품이 어찌나 다정다감한지요.^^
그렇게나 오래 살고 계신 줄 몰랐어요.
한 세기를 살다 간다는 건 어떤 걸까요.

2022-08-31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31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위 문장은 1580년 <에세>의 초판 출간 서문을 대신해서 넣은 “독자에게”의 첫문장이다. 몽테뉴가 죽은 다음 자기를 추억할 친지들을 위해 “꾸밈없이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보통 때의 내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밝혔다는 게 민음사에서 나온 보르도판 완역본 심민화 번역자의 서언이다. 드디어 세트로 영접했다. 은장 미니노트도 한손에 쥐기 좋은 크기로 마음에 드네. 올리브그린 색으로 받았다. 차근차근 읽을 생각에 새 종이 냄새 맡으며 마음부자 된 기분이다. 음하하 기분 좋아. 본문 위쪽 여백을 작게 두어 좀 답답한데 표지 색상 세 가지는 마음에 쏙 든다.

글벗이 동네에 리모델링한 구립도서관 사진을 보내왔다. 조만간 도서관 데이트 하고 싶다. 맨 아래 사진은 지중해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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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7-21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집니다. 에세도 그렇지만 뒤에 있는 민음사 세계문학…. 꿈에 그리는 책등입니다!!

프레이야 2022-07-21 22:25   좋아요 2 | URL
책등 만지면 므흣합니다^^
민음사라 같이 찍었는데 컬러조합이 좋으네요.
보기 좋은 떡 생각이 왜 나죠 ㅎㅎ

바람돌이 2022-07-21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세트로 보니 진짜 간지작렬입니다. 심지어 민음사 책들 배경까지..... 책 좋아하는 이는 누구나 반할 조합!!!!
마지막 사진은 그럼 어디일까요????

프레이야 2022-07-21 22:24   좋아요 2 | URL
민음사 ^^ 회중시계랑 스누피 백 탐심은 고심하다 내다버리고 미니노트로 잘한 거 같아요. 어디냐면 ㅎㅎ 기장 마레에요. 마레는 실내 실외 모두 사진각입니다. 그리스 같죵. 옆지기작입니다.

수이 2022-07-21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세 읽으시는군요. 프레이야님의 리뷰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

프레이야 2022-07-21 22:27   좋아요 2 | URL
언제 다 읽을지요…
곁에 두고 차근차근 만나야지요 ^^
비타 님 페이퍼로 제일 먼저 찜했답니다.

햇살과함께 2022-07-21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설마 저기가 리모델링한 도서관 인가요??
에세 진짜 너무 작정하고 만든거 아닙니까~!

프레이야 2022-07-21 22:30   좋아요 3 | URL
ㅎㅎ 책꽂이 엉망인데 딱 저 부분만 정리한 것처럼 보입니다. 책 구매 그만하고 도서관 이용해야 되는데 집에 있는 것부터 다 읽든지 말이죠. 오늘도 습도가 높아요 눅눅.

그레이스 2022-07-21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계속 이렇게 올라오는 에쎄때문에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ㅎ
기장 마레 넘 멋있어요!

프레이야 2022-07-22 00:22   좋아요 3 | URL
마음 복잡할 땐 확 지르는 걸루요^^
마레는 바로 앞에 기장바다가 보이는데 제가 좋아하는 바다 중 한 곳이에요^^

새파랑 2022-07-21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세 보다는 책꽂이에 있는 네루다랑 인생의 베일이랑 면도날이랑 오만과 편견?이 눈에 들어옵니다~!! 토마스 만의 단편집도 있네요 ^^

프레이야 2022-07-22 00:21   좋아요 3 | URL
오모나. 새파랑 님 시력이 우찌 되십니까 ㅎㅎ 컬러테라피 같네요 일단.

미미 2022-07-21 23: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은장 미니노트 깜찍하네요ㅋㅋ
일단 장바구니로 고고씽^^*

프레이야 2022-07-22 00:23   좋아요 2 | URL
보르도판 완역이라니 놓칠 수 없지요.
지름지름 ㅎㅎ 금장보다 은장이라 깔끔 느낌요.

scott 2022-07-22 23:11   좋아요 2 | URL
미미님 7월
책탑 컬렉션 기대
(૭ ᐕ)૭

건수하 2022-07-22 0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장 마레 갔다가 휴무일이라 돌아왔던 곳이네요…

에쎄.. 진솔하다는 말에 끌려요 :)

프레이야 2022-07-22 00:28   좋아요 1 | URL
우찌 그런일이요. 부산에 오셨더랬어요. 저곳은 실내보다 건물 뒤로 바다가 더 멋져요. 휴무라도 바다랑 불루 앤 화이트 건물은 보셨지요. 오래된 건물이지만 좋아해요.
진솔이라는 말을 잠시 생각해 보았어요.
에세이의 기본이 진솔함이니 말이죠^^

건수하 2022-07-22 09:20   좋아요 2 | URL
작년 여름에 갔었어요 ^^
밖에서만 봤는데 안에서 보면 뷰가 정말 좋겠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2-07-22 0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구립도서관 리모델링을 저렇게 했다는 줄 알고, 아니? 어디길래??? 했네요ㅋㅋㅋ
기장 마레였군요??ㅋㅋㅋ
주말에 기장 다녀왔었는데 저긴 생각 못했어요. 곳곳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한적한 곳 찾느라 애먹었어요ㅜㅜ

에세는 이리 보니 세트로 구입할걸!!!
뒤늦은 후회가 드네요.
이미 늦은 것, 한 권씩 구매하려구요.
민음사 세계문학 쫙~~ 꿈의 책장칸입니다.
저는 이중으로 한 칸 꽂아 놓긴 했는데 쫘악~~ 꽂을 때가 오겠죠?ㅋㅋㅋ

프레이야 2022-07-22 10:09   좋아요 2 | URL
거기서 더 가면 칠암포구 바로 앞
칠암사계 가보셨어요? 평일아침에 옆지기 차에 타고 휘리릭 갔다왔는데 빵이랑 뷰가 맛났어요. 아침인데 사람 많더군요. 더 위로 가면 임랑인데 거기 정훈희 김태화 카페 있지요. 정훈희 라이브를 듣고 싶지만 김태화 가수가 주로 하나 봐요. 바다는 다 좋아요. 주말 낮 사람 많지요 어디든. 전 오늘 4차 잔여백신 맞으려구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7-24 17:21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그날 칠암 사계 근처까지 올라갔었어요.
근처에 사람들이 좀 드문 작은 카페에 들렀습니다.
칠암 사계는 지난 달, 부산 1박 2일 했을때 한 언니가 유명한 빵집이 있다고 거기 빵 먹고 싶다고 해서 갔었는데...아!!! 혼이 빠지는 줄 알았어요.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빵 사려고 그렇게 줄 서보긴 처음이라...빵은 비싸도 맛은 있었어요^^
칠암 사계 말씀 하시니 그날 혼이 빠져서 커피 들고 언니들이랑 서로 얼굴 마주 보며 웃던 기억이 나네요ㅋㅋㅋ 한 번씩 그 얘기 꺼내고 지금도 웃어요. 촌사람들 그 광경에 넘 놀랬었나 봐요^^

등대지기 2022-07-22 0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각적 만족감이...!!! 뒤에 있는 책들도 궁금하네요 ㅎㅎ

프레이야 2022-07-22 09:20   좋아요 1 | URL
컬러테라피 비슷하네요 등대지기 님^^

거리의화가 2022-07-22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증샷 정말 멋집니다~ㅎㅎ 뒤에 민음사 세계문학까지 완벽하네요...ㅎㅎㅎ 맨 아래 사진 정말 지중해인줄^^;
에쎄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어요. 읽을 게 많습니다ㅠㅠ

프레이야 2022-07-22 09:22   좋아요 1 | URL
유혹에 안 넘어가시는 화가 님에게 박수^^ 저도 있는 거 읽어야 할 게 많은데 말이죠. 더는 안 되는 걸로 결심 ㅎㅎ

mini74 2022-07-22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예쁘네요. 우리나라 아닌줄 알았어요 프레이야님. 몽환적이면 정말 멋진데요. 민음사전집에 에쎄에 ㅎㅎ 노트도 예쁩니다. *^^*

프레이야 2022-07-22 10:10   좋아요 1 | URL
좋은 건 예쁜 걸까요 탕웨이처럼 ^^
엉뚱하게 헤어질결심 삼척 부남해변 여파가 ㅎㅎ

yamoo 2022-07-22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등보다 아래 사진인가..그게 훨씬 더 멋지네요^^

몽테뉴의 에세는 예전에 수상록으로 나온 걸 읽었는데, 베이컨의 수상록 등 수상록은 대개가 비슷비슷하더라구요. 동서문화사판으로 읽었는데, 이걸 분권해서 하드커버로 예쁘게 책을 만드는 건 좋은데 너무 책값이 비싸지는 거 같아...책을 읽는 거에 1차 목표가 있는 저에게는 좀 거시기합니다~ㅎㅎ

프레이야 2022-07-22 11:14   좋아요 1 | URL
그래야하는데 말이죠 야무님처럼^^
저도 예전에 두꺼운 동서문화사 걸로요. 색색깔 양장도 이쁘고 무엇보다 번역자가 달라 혹했습니다. 젯밥에 관심. ㅎㅎ 소장하고 하나씩 맛보려구요. 오늘은 바람이 좀 시원하네요.

페크pek0501 2022-07-22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도 멋지고 맨 아래 사진도 멋집니다.
몽테뉴 책은 홍신문화사 걸로 가지고 있는데 이 출판사의 장점은 글자가 진하다는 거예요. 눈이 덜 피로해요...
저도 민음사의 광팬이지만 홍신문화사 책도 좋아해요.
책으로 마음부자가 된 기분을 백 퍼 공감합니다. 몽테뉴와 함께 행복한 날들 보내세요.^^

yamoo 2022-07-22 12:42   좋아요 3 | URL
저도 홍신문화사 책 갖고 있는데, 번역이 별로더라구요~
홍신문화사 사상신서가 대체로 번역이 별로입니다. 줄간격 좁고 작은 글자에 글자 진하고...가성비는 꽤 괜찮은데, 좋은 역자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예전판본 계속 울궈먹어요. 글자 한 자 안바뀌고 표지 바꿔 가격올리고..범우사 홍신사 등 대부분 드렇다라구요. 심지어 한길사 시리즈도 그래요..

페크pek0501 2022-07-22 12:50   좋아요 1 | URL
야무 님, 아 그런가요? 그래서 출판사는 부자 출판사인 게 좋은 거군요. 그래야 번역에 돈을 투자하겠지요.
저는 예전에 사 놓은 것이라 몰랐어요. ^^

프레이야 2022-07-22 20:54   좋아요 1 | URL
페크님 홍신문화사 책은 한번도 안 봐서 모르겠지만 글자가 진하다니 좋은거죠. 눈 안 좋고부터는 글자 진하지 않으면 싫더군요. 야무 님 말씀대로 역자 중요한 거 같아요. 전 동서문화사 두꺼운 책 “나는 무엇을 아는가”를 제목으로 나온 2005년도 판을 구매했더랬어요. 그때 최초완역이었고 특별히 잘 나온 책이라 혹했거든요. 특별가 29,800원이라고 찍혀 있어요. 다 읽진 않았는데 그림도 있고 종이며 양장디자인이며 어찌보면 민음사보다 나아요. 심민화 역자 책과 비교해 보려 합니다. 동서문화사 건 손우성 역자, 한국펜클럽번역문학상 수상했어요. ^^

scott 2022-07-22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르도에
친구가 사는데
막상 보르도 지역 사람들은
몽테뉴에 관심이 별로 ㅎㅎㅎㅎ

전 한권 짜리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

프레이야 2022-07-22 23:16   좋아요 3 | URL
저도 동서문화사 한 권짜리 갖고 있는데 또 질렀네요. ㅎㅎ 이제 지르는 건 자제해야겠죠옹

scott 2022-07-22 23:18   좋아요 2 | URL
동서 아닙니다😆

프레이야 2022-07-22 23:19   좋아요 3 | URL
아니고 원문일 거라 추측하고 답글 드렸어욤

scott 2022-08-17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에세 1권 첫장 부터
오타가 있어서 민음에 알려 줬습니다

답변은 아직 ㅎㅎㅎ

프레이야 2022-08-18 10:45   좋아요 0 | URL
40쪽 말씀이시죠 ㅎㅎ 귀족 여인들이 이기고. 기 탈자.
14장 117쪽 7행에 심각한 탈자도ㅠ있어요. 맞춤법 띠어쓰기 탈오자 민감하지만 전 민음사에 알려주진 않았어요. ㅎㅎ 2쇄에서 보정하겠지요.
 

오늘 하루가 조금 길었다. 아침에 들기름 메밀국수를 해먹고(홍게백간장으로 간 조금 하고 들기름 낫게, 삶은계란, 깨 손바닥으로 부셔서 넣고 열무김치랑) 진하게 드립해주는 커피 한잔 마시고. 습도는 높고 오른발목은 시원찮고 밍기적거리다 벌떡 일어나 머리 감고 준비하는데, 아베, 총, 어쩌고 라디오에서 뉴스가 들렸다. 요즘 참 1분이 멀다하고 놀라운 뉴스가 들리는데 이건 또 뭔가. 마음은 부리나케 발은 더듬더듬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시낭송과 감상 수업이 있는 날이다. 도서관 가는 길에 ebs 북카페 듣는 거 너무 좋다. 김소연, 김상혁 시인이 오늘 소개한 시 두 가지 중, 여는시로 '1분 후의 세계'를 낭송해드렸다. 지긋이 눈 감고 귀 기울이시는 분들 얼굴이 또 참 좋다. 마치고 저녁엔 이곳 광안리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홀에서 한 문학행사에 참여했다. 그간의 사정을 알고 안부와 염려의 말을 주시는 글벗들 덕에 마음 촉촉. 안쓰러운 표정으로 손을 꼭 잡아주신 교수님, 많은 말 하지 않아도 마음이 느껴졌다. 그동안눈에 띄게 여윈 것 같아 마음 쓰인다. 난 반대로 통통해지고. 1분 후의 세계는 잘 모를 일이지만, 다들 오래 건강하면 좋겠다. 집에 들어오니 남편 혼자 앉아 추도예배 간단히 보고 그대로 앉아 있다. 증조부(증조모까지) 기일이었다. 해마다 내가 한 지 좀 되었다. 올해는 좀 생략했으면 싶었는데 그러기 싫어해서 꼭 생선 굽고 탕국 끓여야겠냐고 메뉴를 바꿔도 마음이 중요하지 않겠냐고 아침에 말했더니 쌀밥 짓고 과일에 소고기 굽고 술 한 잔 올려놓았네. 




 1분 후의 세계 / 박용하  

  

 

  사람 만나는 게 돌 만나는 것보다 흥미 없어

  젊은 시인들 시를 읽네

 

  돌에는 무늬라도 있지

  천 년 물결 기억 무늬

  천 년 어둠 추억 무늬

 

  그렇다고 나는 돌 수집가가 아니라네

 

  사람들 만나는 게 커피 만나는 것보다 깊이 없어

  젊은 시인들 시집을 밤늦도록 읽네

 

  거기엔

  하나 마나 한

  제자리 높이뛰기 말들이

  헛바퀴 돌기도 하지만

  처음 듣는 목소리가

  피부를 뚫고 들어와 피와 함께 돌기도 하네

 

  가장 좋은 시는

  지금 쓰고 있는 시

 

  가장 나쁜 시도

  지금 쓰고 있는 시

 

  지금 이 순간의 당신을 당신도 모르듯이

  오늘의 삶은 오늘도 모르고

  내일의 시는 내일도 모른다

 

  보이는 풍경 너머

  보는 풍경

  더 멀리

  끝끝내 안 보이는 풍경 앞에서

 

  다음이 없는 만남이

  가장 좋은 만남이라는 것을 두고두고 모르는

  이번 만남처럼

 

  1분 후의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3분 후의 내가 어떻게 돌변할지

  1시간 후의 저 자두나무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듯

 

  내 속으로 들어가는 데만도 일생이 걸리고

  내 밖으로 들어가는데 또 일생이 걸리고

  그렇게 나는 너를 지나가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나 몰라라 하네

 

  매일 초면인 해와 달

  매일 창세기인 바닷가

  매일 새로운 파도

  매일 다른 바다

 

  초록 잎사귀는 다 다른 초록 잎사귀

  빨간 앵두는 제각각 빨간 앵두

  눈물은 제각각 명암 눈물

 

  나무가 자라는 곳까지 가서

  뿌리는 나무를 박고

  나무가 자라는 곳까지 가서

  잎은 나무를 떠나고

  한 번 떠나간 머리카락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여벌이 없는 생사처럼

  인생은 한 번조차도 많다

 

  1분이면 과분한가

  헛살았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1분이면 부족한가

  삶의 경이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우리가 알고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을 겨우 아는 것

 

  아무리 멀리 가도

  발바닥에 닿는 것들을 노래하고

  머리카락에 연결된 것들을 상상한다

 

  인간을 말하되

  인간만 말하지 않는다



플라스마 / 임경섭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그의 아내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가 나고 자란 고장에선 오로라를 볼 수 없었다

같은 고장에서 나고 자란 아내 역시 한번도 보지 못한 그것을 끔찍이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결혼 3주년이 되던 날 근교로 나간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멀찍이 샛노란 해넘이가 한눈에 들어오는 까페 테라스에 앉아 아내에게 말했다

죽기 전에 너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고 싶어

그러자 아내는 검붉은 가을 수수밭 같은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의 아내 혼자서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도 된다는 말이야?

아내의 질문에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한쪽 머리가 아파왔다

그렇지 나는 분명 아내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고 싶었지

그렇지만 일찍이 스스로 오로라를 보고 싶단 마음도 갖고 있었어

그렇다면 내 말은 내가 오로라를 보기 위한 수단으로 아내를 이용하겠단 뜻일까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꼬았던 다리를 반대로 다시 꼬는 동안 상체를 아내 쪽으로 은근히 숙이며 말했다

죽기 전에 너와 오로라를 보러 가고 싶어

그러자 아내는 푸르르 떨리는 진보랏빛 유성 같은 입술로 물었다

당신은 오로라가 보고 싶은 거야,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고 싶은 거야?

아내의 질문에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래 오로라를 보는 일은 검색으로도 가능한 일이지

그래도 나는 태양의 입자와 지구의 자기장이 부딪는 곳에 서서 그것들의 발광을 목격하고 싶은 마음이었어

그래서 내 말은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되 거기서 오로라를 보지 못해도 된다는 뜻일까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의자에서 일어나 아내에게로 걸어가 그녀의 팔걸이에 걸터앉으며 다시 말했다

죽기 전에 오로라가 보이는 곳으로 가 너와 함께 오로라를 바라보고 싶어

그러자 아내는 북극점으로부터 불어오는 텅 빈 바람 같은 눈빛으로 물었다

생애 단 한번 맞이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왜 당신과 함께해야 하지? 지치도록 평생을 함께할 당신과 말야

아내의 말에 헤르베르트 그라프는 한 손으로 자신의 무릎을 내리치며 웃기 시작했다

다시없을 이 밤 아내와의 귀갓길은 그에게 아프지도 않았고 기쁘지도 않았고 허전하지도 않았고 가득하지도 않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헤르베르트 그라프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지나가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 임경섭 시집 <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에서



임경섭 시인 

1981년 강원도 원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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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9 0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애 단 한번 맞이할 아름다운 순간을 왜 당신과???? ㅎㅎㅎ
덕분에 아침에 뿜 터졌습니다. ㅎㅎ
들기름 메밀국수 저는 사먹어만 봤는데 독특한 맛이 좋더라구요. 집에서 해먹어도 되는구나하면서 레시피에 관심 집중....^^

프레이야 2022-07-09 07:57   좋아요 2 | URL
저도 그 대목에서 웃었어요 ㅎㅎ
웃픈 ㅎㅎ 김소연 시인의 해석이 좋았어요.
오로라 볼 수 있는 곳에 가보고 싶은건지
너를 핑계로 ㅎㅎ
메밀면 국산 100프로로 있어요.
면 삶고 난 후 면수도 마시고요.
저칼로리에 레시피 완전 간단요 .

기억의집 2022-07-09 0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남편한테 일분 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네, 했어요. 아베가 다시 정계에 등장하려해서 죽였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닌가 봐요. 게장간장으로 간한 국수는 맛았을 것 같은데요. 특히나 들기름으로 해서.. 전 무짱아찌(철자가 맞나요?)를 고추가루와 마늘에 살짝 볶아 들기름으로 마무리할 때 풍기는 그 향을 좋아하는데… 메밀국수도 들기름으로 넣어 먹는 것도 맛있을 것 같어요!!!

프레이야 2022-07-09 10:45   좋아요 2 | URL
네. 정치적인 사유는 아니라고 하는데 모르죠. 일 분 후는 고사하고 일 초 후도 모르겠더라고요. 게장간장 아니구 홍게백간장ㅎ 흰색 간장요. 무장아찌 들기름에 맛나겠어요. 제가 들깨 들기름 이런 거 좋아해가지고 홀릭입니당. 더운데 여름 잘 지내세요 기억님

잉크냄새 2022-07-09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번 떠나간 머리카락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탈모인들의 분노를 부를만한 시군요.

프레이야 2022-07-09 11:35   좋아요 2 | URL
ㅋㅋ 이 부분에서 저도 큭 했어요.
박용하 시인도 실제 그럴까요. 아까운 머리카락 ㅠ 웃프네요 ㅎㅎ 그나저나 오로라 보러 언제 가볼 수 있을지요. 우리나라에도 강원도에 있던데 거기라도 가는 걸로 해도 지금은 어렵고요

책읽는나무 2022-07-09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애 단 한 번 맞이할 아름다운 순간은 누구와 함께해야 할까요?ㅋㅋㅋㅋ
약간 그런 질문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면 남자들은 아내와 다시 만나 결혼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아내들은 그런 질문의 그런 대답에 기겁하는 아내들이 많잖아요. 아니 내가 왜? 굳이 다음 생에서까지 당신을 만나?? 그런 뜨악한 표정!!!
갑자기 그런 표정들이 떠올라서 저도 웃었어요^^
증조부님의 제사까지 따로 지내신다면 제사가 좀 많으시겠군요? 그러고 보니 저희도 다음 달에 시아버님 제사가 있네요.
한 여름의 제사는 더워서 정신이 없으니, 매번 얼렁뚱땅 지내고 넘어 갑니다.ㅜㅜ
너무 더워서 올 해, 내년 더 지내고 딱 10 년이 되면 봄에 있는 시어머님 제사와 합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제사는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느냐란 생각으로 많이 마음을 바꾸고 있어요.
마음과 정성이 있다면, 메뉴도 좀 간소화 해도 괜찮지 싶어요. 여름 제사이니 조상님들도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증손주님들이 챙겨서 기려 주시는 모습.
그게 어딘가요..^^

프레이야 2022-07-09 12:20   좋아요 2 | URL
진짜 웃픈 ㅎㅎ 혼자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각자 혼자요 ㅎㅎ그런 틈을 서로 용인하고 거리를 두면서 바라보는 사이 그게 어른의 사랑일 거라는 생각도 들구요. 헤어질결심 영화 때문에 어른의 사랑이라는 말이 맴돌아요. 제사는 진짜 축소한거에요. 부부 모았구요. 오래 해오신 시어머니도 이제 지겨우실 만하죠. 남편 증조부는 독립운동하신 분이라 특히나 나름 자부심 같은 게 있고 좀 그러네요 ^^ 책나무님도 맏이라 수고가 많군요. 간단하게 하라고 말은 그래도 그게 또 그런 게 아니라 하는 사람 아니면 그 수고를 다 모르죠. 더위에 건강히 지내세요 ^^

감은빛 2022-07-09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나 공평한 단 한 번의 인생을 같이 살면서, 누군가는 더 살고 싶어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만 살고 싶어하죠.

˝인생은 한 번조차도 많다˝는 문장은 오래 가슴에 남을 듯 해요.

˝북극점으로부터 불어오는 텅 빈 바람 같은 눈빛˝이란 표현도요.

프레이야 2022-07-10 00:08   좋아요 2 | URL
감은빛 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에요.
저 시 참 좋지요. 한번 듣고 바로 가슴에 바람을 일렁이는 시구들.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엔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람들도 제법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합니다. 좋은 시를 하루에 한 편씩 입으로 읽는 삶, 실천해보고 싶어요.

mini74 2022-07-11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이 소개해주신 시 읽으니, 쉼보르스카의 두 번은 없다란 시가 떠올라요. 가족 중 누가 아프거나 하면 제사 안지낸다고 하던데. ㅠ오로라 글도 시도 참 좋아요 프레이야님,게간장 저번에 코스트코갔을때 봤어요. 맛있나 보군요..한번 사봐야겠어요..메밀국수 레시피도 담아갑니다.~~~

프레이야 2022-07-11 14:19   좋아요 2 | URL
백간장 요리하기에 좋네요. 색이 검지 않으니. 홍영의 백간장이옵니다 ㅎㅎ
제사. 그렇군요. 굳이 고집을 안 꺾으니 ㅠ
더워도 입맛 잃지 않고 잘 드세요. 저야 워낙 잘 먹어요 ㅎㅎ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그렇네요. 좋아하는 시인이에요. 작년에 소개도 해드렸던 시에요 ^^

희선 2022-07-12 0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분이 짧은 것 같아도 어느 때는 길기도 하네요 1분 1초... 영원 같은 1분도 있겠습니다 좋은 걸 누군가와 함께 보러 가도 좋겠지만, 혼자 봐도 괜찮겠네요 함께 있을 때 나타난다면 그때 같이 보면 되겠습니다

프레이야 님 장마철이지만, 많이 아프지 않고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7-12 08:31   좋아요 3 | URL
영원 같은 일 분, 넘 좋아요 그런 순간이 있지요. 좋은 건 혼자 봐도 같이 봐도 좋은 걸로 할까요 ^^ 오늘도 습도가 높아요 희선 님 건강히 지내시길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07-18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 구절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가장 좋은 시는
지금 쓰고 있는 시
가장 나쁜 시도
지금 쓰고 있는 시˝
- 제가 글을 쓰고 나서 자주 해 본 생각입니다.^^

프레이야 2022-07-18 14:48   좋아요 1 | URL
동감이에요 페크 님
지금 순간 반짝반짝하는 걸 쓰니 좋은 시
다음에 더 좋은 시를 쓸 거니 지금 쓰는 시는 어쩌면 가장 나쁜 시. 우리의 서로 생각도 그렇게. 일 분 후 하루 뒤 다르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