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쿨루스 1
야마모토 히데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시내의 최고급호텔과 노숙자들이 진을 치는 공원 사이에 차를 세우고
엄지손가락을 빨며 자궁 속 태아의 자세로 몸을 웅크리고 자는 나코시.
그는 공원의 노숙자들에게 '자가용 형씨'로 불린다.

공원의 수돗가에서 얼굴을 씻으며 노숙자들과도 격의없는 인사를 나누는 그에게는
자신은 저들과 다르다는 남모를 자부심이 있다.
어느 날 돈이 떨어지고 자동차 기름이 떨어지고 거기다 견인까지 당하자
'두개골에 구멍을 뚫게 해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피어싱에 문신이 장난이 아닌 
무시무시한 펑크족 청년의 인체실험 제안에 응하게 되는데,
알고봤더니 그는 유명한 병원집 자제에, 꼴에 의사이다.
의학, 심리학, 오컬트를 포함하여 수상한 정신세계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인간을 연구하고 있다나.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수술(트리퍼네이션)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과연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제6감(식스 센스)이 갑자기 생겨 유령을 볼 수도 있고
초능력이 생기는 사례가 왕왕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오싹.

스포일러의 위험이 있는 이야기를 다소 길게 소개한 것은 <호문쿨루스>의 경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수술 후 나코시의 눈에 비친 사람들.
거리에서 먼지가 들어간 오른쪽 눈을 비비는데 문득 이상한 세상이 펼쳐진다.

머리통 뚜껑에 해당하는 부분이 비스듬하게 3분의 1쯤 날아가고 없는 사람,
아주 뚱뚱한 청년의 몸피는 철판처럼 얇아 여기저기 구부러지고,
옷은 그대로인데 상체와 하체의 위치가 바뀌어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고
물구나무 서듯 두 팔로 걷는 처녀.
제각각 기괴하게 비틀리고 변형된 모습으로 보이는 사람이 절반, 나머지가 반.

갑자기 벌어진 눈앞의 광경에 놀라  비틀거리다가 정면으로 부딪힌 사람이 있었으니,
남의 새끼손가락 자르는 게 취미인  야쿠자 패거리의  우두머리.
평소라면 도망가기 바빴을 험상궂은 얼굴의 그 떡대는 이상하게 그의 눈에
거대한 로봇 속에 갇혀 벌벌 떠는 소년의 형상으로 비친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 마주친 건너편 테이블의 할머니 둘 중 한 명은
목이 없고 얼굴이 몸통에 바로 달라붙어 있다.
언젠가 사귀던 남자에게서 목이 졸린 경험이 있어 그 상처를 꽁꽁 숨긴다는 것이
그만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단, 나코시의 눈에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 그 할머니는 화장과 옷차림이 요란한 늙은 여인에 불과하다.

다음은 나카시의 눈에 금방이라도 부서질 모래성처럼 보이는 한 소녀에게
다각도로 인간을 연구한다는 의사 청년이 하는 말.

-- '진정한 자기자신'이 없는 게 아냐. 진정한 자기자신을 아는 게 무서운 거지.
(...) 부모에게 저항하려고 해도 그 저항이 다시 매뉴얼이 되어버리고 만다는 것도
눈치채고 있는 거겠지?  매뉴얼이나 방정식의 개미지옥에 빠진 것처럼,
끝없이 자기자신을 잃어가지.(제4권)

인간의 숨겨진 상처와 억압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무섭고 매혹적이다.
나카시의 눈에 나는, 그리고 이 리뷰를 읽는 당신은 어떤 형상으로 비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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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06-11-0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한번 잡으면 다시 놓기 어려운 만화죠. 하지만 근 1년째 다음권 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거. 여하튼 요거 만화역사에 일획을 그을만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

Mephistopheles 2006-11-08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 은근히 섬짓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개개인의 아킬레스건이 눈에 보인다니... 식스센스..
그리고 여자의 마음속 목소리가 들리는 왓위민원트도 생각나더군요..^^

로드무비 2006-11-08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뷰리풀말미잘 님, 작가는 왜 그렇게 뜸을 들이고 있을까요?
너무 재밌어서 저도 단숨에 읽었습니다.^^

메피스토 님, 은근히가 아니라 노골적으로요.
그런데 님의 아킬레스 건은 뭔가유?=3=3=3
(도대체 안 본 영화가 있긴 한지 궁금 & 감탄.)

2006-11-08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11-0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만나러 갑니다 님, 아마 제 4권의 제가 소개한 저 대사에도
답이 있을 거예요.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 중에는.
질문 자체의 매뉴얼화.
묵직한 저 질문 자체가 되려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고요.
전 무척 좋았습니다만.

25일입니다.
바쁘시군요.
그럼 나중에 부탁할게요.^^

Mephistopheles 2006-11-0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아서 뭐하시게유~~~~=3=3=3=3=3

릴케 현상 2006-11-08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만 읽고 요즘 만화를 못 보고 있었는데... 한방에 다 봐야겠네요^^

로드무비 2006-11-08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호호, 한방에. 그러셔야지유.^^

메피스토 님, 흥=3 비밀!^^

nada 2006-11-08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무서워요. 두개골에 피어싱이라니. 나카시 눈에 저는 밥통을 이고 다닐 것 같으네요. 요즘 왜 이렇게 밥을 마니 먹는지..=3=3

2006-11-08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6-11-08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만화 딱 3권까지만 좋았어요.. 4권 5권 읽으면서 좀 실망했고 6권은 읽지도 않았다는...ㅡ.ㅜ

에로이카 2006-11-09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의와 상관없이 정신분석 당한다는 기분, 타자에 의해 성찰당하는 자아란... 정말 무섭고도 매혹적인 폭력이군요. 아마 그런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은 옷을 입어도 그 속의 알몸까지 볼 수 있다는 안경을 쓴 사람이 옆에 있는 거 같겠네요. 나는 쓰고 싶지만 (그래서 매혹적) 다른 사람이 써서는 안되는 (그래서 무서운) 그 안경... 이 만화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6-11-0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이카님, '무섭고 매혹적이다'고 무심코 썼더니 님이 멋지게
보충설명 해주시는군요.
이건 어때요?
둘이 동시에 그 이상한 안경을 쓰고 있는 거예요.
공평한 건가요, 최악인가요?ㅎㅎ

이 만화 재밌어요.
날개님 말씀처럼 뒤로 가면 좀 질리는 부분이 있는데
그래도 전 최고라고 우기고 싶어요.
작가가 6권을 끝으로 1년 넘게 뜸을 들이고 있는 이유가
희미하게 짐작됩니다.
기회 있으면 읽어보시길.^^

날개님,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알겠어요.
1권의 흡인력은 정말 무시무시하죠?
뒤로 갈수록 중언부언도 그렇고 밀도가 좀 떨어지는데.
그래도 전 재밌게 읽었다는 말씀.
모래소녀와의 차 안의 대화와 행동은 역겨웠어요.

곧 저녁이 오네요 님, 어제는 꼬막을 삶아서 양념간장을
끼얹어 먹었어요. 김치찌개랑.
님은 멋진 저녁시간 보내셨는지요?
'당신은 언뜻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이 너무 여려
세상살기가 힘든 타입입니다.'
어떤 설문 문항에 이런 게 있으면 열 사람 중 아홉이
동그라미를 치지 않을까요?
너무 일반화시켜 버리면 재미없지만.^,.~

꽃양배추님, 밥통이 술통보다는 낫겟지요?=3=3=3

페일레스 2006-11-09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6권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말이지 작가가 어떻게 전개해 나갈까 매일밤 머리 싸매고 고민할 거라는 짐작이 들 정돕니다.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진짜 걸작이 될 것인데... 어 제 팔이 로봇팔로 보여요!!! 농담입니다 -_-;;;

2006-11-10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11-12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수록 무서운 아이 님, 왜 남자들이 님을 보고 겁을 먹었을까요?
화사하고 다정한 님의 얼굴에 말입니다.
전 그런 말 한 번 들어보는 게 소원이랍니다.
하도 얼빵하여......
그리고 우짭니까? 이 책은 동네 대여점에서 빌려 읽었답니다.
다른 책 몇 권 골라보세요.^^

페일레스 님, 제 생각과 같군요. 호호~~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우리 함께 작가를 위해 기도합세다.^^

비로그인 2007-02-27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호문쿨루스]라... 그렇구나. 나는 '모래성 인간' 이었던가.
오늘도 또 하나 '로드무비의 강'에서 멋진걸 건졌다. 후훗-
 
내면의 침묵 -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찍은 시대의 초상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지음, 김화영 옮김 / 열화당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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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라는 단어에 끌리던 시절이 있었다.
무슨 심오한 뜻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명상'이나 '禪 '이 더러는 먹고살만한 인간들의 배부른 취미로 보여져 눈살을 찌푸리게 될  때,
침묵,  한마디로 입을 닥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오래 전 내가 다니던 사무실에는 낙하산 인사들로만 들끓었다.
원로 한학자가 천거한 모 씨, 중견 서지학자가 천거한 모 씨, '구도자'로 불리는 무용가 모 씨의
비서나 진배없던 30대 중반의 독신 여성.
나?
나 또한  한 원로소설가의 추천으로 그 유령 사무실에 어느 날 
민들레 홀씨처럼 가볍게 안착했다.

사무실에 앉아서도 그 명상 무용가의 비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던 그 여성은
이상하게도 '영혼'이라는 단어와 '회색' 물건이라면 정신을 못 차렸다.
'영혼'이나 '道'라는 단어가 제목으로 들어간 책을 주로 읽었으며,
옷은 물론 가방, 신발 등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회색이었다.

어느 날 점심을 먹고 가까운 남대문 삼익상가에 들러 검정색 모자 달린
캐주얼 니트 코트를 한 벌 사왔더니 심플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지
회색은 없더냐고 물었다.  그리고 당장 달려가 회색으로 똑같은 걸 사왔는데
검정색과는 달리  입으니까 별로였다.
커피를 끓여내는 조그만 주방 거울에 회색빛 코트를 입고 망연히 자신의 모습을 비쳐보던
그 얼굴, 그 난감한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세속적인 욕망 따위는 초월했다고 스스로 굳게 믿고 있지만 사실은 어림도 없는,
'나는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생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나도 마찬가지다.

싫건 좋건  5, 6년 동안 함께 일했던 멤버들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그 날 사무실 뒤 간이 주방 때 낀 거울에 비친 그 언니의 스스로 민망하고
아쉬움이 덕지덕지 묻어나던 그 눈빛이라니!

아무튼 그 언니의 기묘한 회색 집착증처럼 어릴 때부터 '침묵'이라는 단어에 꽂히는 경향이
내게는 있었는데 엔도 슈사꾸의 <침묵>도 그렇게 해서 읽게 되었다.
하지만 최인호가 영혼의 책으로 극찬한 엔도 슈사꾸의 장편소설 <침묵>보다
남편과 아내와 연인 3인의 동상이몽을 그린 이노우에 야스시의  소설 <엽총>이 더 좋았다.
인간관계의 심연을 이보다 섬뜩하게 그려낸 작품이 또 있을까.

자, 이제 리뷰로 돌아와서.
'침묵들'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 맨 앞에 실린 아녜스 시르의 설명에 의하면,
왜 초상사진들을 묶었는가 하면, '부재하는 인물들의 침묵을 위해서'란다.
'일화나 에피소드를 좋아하는 세상의 흔한 잡지들과 달리 그 어떤 말도,
그 어떤 불필요한 효과도 용납하지 않는 그 인물들의 강한 현존을 위해서'(7쪽)다.

-- 나는  무엇보다 내면의 침묵을 추구한다.
나는 표정이 아니라 개성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8쪽)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말이다.
자신의 서재나 흐트러진 침대 혹은 작업실 기타 곳곳에서 미처 포즈를 취하기도 전에
영혼을 낚아채인 듯한 이들의 표정과 시선을 따라가 보라.
누구누구는 무슨 생각인가에 몰두하고, 또 더러는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욕망과 피로, 
짜증과 불안이 희미하게 읽히기도 하지만 공허하고 뻥 뚫린  시선도 적지 않다.
그 시선 저편에는 무엇이 있는지.
"저기요, 산다는 게 뭘까요?" 하는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고 싶은 얼굴도 있다.

이 책에는 조르주 루오, 윌리엄 포크너, 사무엘 베케트, 카슨 매컬러스, 파블로 네루다,
아르투르 오네게르, 롤랑 바르트, 장 주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후안 미로,
앙리 마티스, 수잔 손태그, 자크 프레베르, 에디트 피아프, 프랜시스 베이컨,
에즈라 파운드, 트루먼 카포티 등 이름만 옮기기에도 숨가쁜 이들을 포착한
94컷의 강렬한 흑백사진이 실려 있다.

뭐니뭐니 해도 제일 좋았던 사진은 허름한 여인숙 앞에서 한 손에 만화를 들고
느긋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뚱뚱한 흑인 여인. ('빅스버그Vicksburg', 119쪽)
심플한 액자에 넣어 침대 옆 벽에 걸고 싶다.




에즈라 파운드, 1971,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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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s 2006-10-2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회색과 영혼에 대한 '집착', 찔려요. ㅎㅎ
그 분처럼은 아니지만 20대때는 모노톤의 옷만 고집하는 편이었거든요.
저는 '침묵'에 담긴 속내를 파악하는 건 꽤 난감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표현되지 않는 말을 기다리기에는 아직 제 속이 너무 좁다고 느끼거든요.
가벼운 리뷰는 아닌데, 햇살 들어오는 나른한 오후의 선물 같네요.
잘 읽었어요. ^^

로드무비 2006-10-29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라고 뭐 안 찔릴까요?ㅎㅎ
리뷰 쓰기는 왠지 좀 곤란한 책이어서 딴소리만 잔뜩 했습니다.
그래도 '선물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고마워요.^^

2006-10-29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owup 2006-10-30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지털 카메라가 생긴 후로는, 저도 직찍을 꽤 찍어 보았어요.
웃어 보기도 하고, 무심한 척 해 보기도 하고.
그러나 렌즈와 팔이 허용하는 거리 사이에 갇힌 사진은
(가끔은 타이머를 이용해 보기도 하지만), 겸연쩍어요.
어차피 어색한 거라면, 타인의 렌즈를 응시하고 싶어요.
(단체 사진이야 어림없지만, 어떤 사진들은, 사진을 찍어준 사진 밖의 그 사람을 기억하게 해주더군요.)

로드무비 2006-10-30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 님, 어차피 어색한 거라면~~ㅎㅎ
이 세상에는 카메라 앞에서 겸연쩍은 사람하고
안 그런 사람하고 둘로 나뉘어지는 것 같아요.
이 사진집에 실린 얼굴들이 저는 참 좋았어요.
옷차림(대부분 정장으로 차려 입고 있는데)도 그렇고
배경이 되어준 서재나 침실의 분위기도 그렇고.
스냅사진의 경우 지나가던 모르는 이가 찍혀 있기도 하잖아요.
아무튼 오래 된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기분이 묘해져요.

배가 불렀던 님,ㅋㅋ, 제 주문이 별로였던가 보죠, 뭐.
대답할 말도 궁하고.
제 짐작이 맞죠?
그래도 댓글을 그렇게 내버려두시면 안 돼요.
무안하더란 말입니다.





sudan 2006-10-3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혼을 낚아채인 듯한' 표정은 어떤건지 궁금해요.
음. 그런데 전 누군가 사진속에 제 영혼을 드러내는 순간을 담는다면 기분 별로일 것 같아요. 내 영혼은 내가 밝히고 싶다는. 헤헤. ^^

로드무비 2006-10-30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dan님, 저도 동감입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 영혼은 내가.......
사진을 보시면 알아요.
'영혼을 낚아채인 듯한'이라는 표현이 뜻하는 걸.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반가워 죽갔시오.^^

2006-10-31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팽이 2006-11-15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서 로드무비님을 받들고 산지가 좀 되었군요..ㅎㅎ(리뷰면에서...)
좋은 리뷰 읽고 갑니다.
사진의 눈빛이 강렬합니다.

로드무비 2006-11-16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알라딘서 로드무비님을 받들고 산지가 좀 되었군요..ㅎㅎ(리뷰면에서...)
달팽이 님, 이게 무슨 뜻인지 해독이 안 되어요.
이 책에 실린 사진들 정말 멋진데 리뷰가 신통찮습니다.
억지로 갖다붙인 듯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리뷰라고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눈빛들이 인상 깊어서 제목을 '시선'으로 잡았어요.^^

 
식객 13 - 만두처럼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오래 전 내가 6년 동안  다니던 여학교 앞에는 미진사와 일신사가 있었다.
교복과 문구,  간식도 함께 팔던 백화점이 부럽잖은 전천후 가게였다.

일신사 메뉴 중에는 잔치국수가, 미진사에서는 라아드(돼지기름)에 구운 만두가 유명했다.
잔치국수에는 막 튀겨낸 고구마나 야채 튀김을 하나씩 집어넣어
국물이 걸쭉해질 정도로 으깨어 먹었는데, 환장할 정도로 맛있었다.
하교길, 배는 고파 죽을 지경인데 용돈이 없어 미진사 앞을 그냥 지나칠 때면
골목에 낭자한 만두 굽는 냄새 때문에 괴로웠다.

내가 누구인가.
초등학생일 때 삼촌이 누나 부부가 하는 충무동 양은그릇 가게 일을 도우며
도시락을 하나 가져와 선물했을 때, 그게 너무 작아 배곯게 생겼다며 울음을 터뜨려
두고두고 식구들로부터 놀림감이 된 인물이다.

지금도 도시락에 대한 집착이 남아 있어 얼마 전에는 곧 다가온 아이 소풍을 핑계대며
삼각김밥용 빨강 도시락과 틀을 새로 장만했다. 
막상 그날이 되면 삼각김밥은커녕 얼렁뚱땅 주먹밥을 뭉쳐 넣을지도 모른다.

요리나 맛집 프로그램은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인데, namu님이 최근 리뷰에 쓰신 것처럼
"어릴 때 바로 우리 엄마(혹은 할머니)가 해주시던 맛이에요!"라는, 손님들의 약속이나 한 것 같은
똑같은 찬사에 나 역시 희미한 짜증과 의문을 품었었다.

--저들의 엄마와 할머니가 전국의 유명 맛집 주인이나 주방장처럼
모두 음식솜씨가 뛰어났을 리는 없는데!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어릴 때의 그 맛'이라는 건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할 수가 없는 문제이다.
내 기억이 조작을 했건 과장을 했건 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싶은데 어쩌란 말인가!
튀김 두 덩이를 빠트려 꿀꿀이죽처럼 먹었던 일신사의 잔치국수나
돼지 굳기름에 노릇하게 구운 미진사의 납작한 만두가 지금 먹어봐도 과연 그렇게 맛있을지!
그럼에도 그 둘은 엄연히  '내 인생의 음식'으로 기록된다.

13권에서 기러기 아빠와 관련한  '궁중떡볶이'라는 에피소드의 팁 제목처럼
그리움이라는 허기는 어떤 산해진미로도 채울 수 없다.

이 책은 소의 내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릴 때 나는 엄마가 가끔 끓이는 곱창전골이 그렇게 싫을 수 없었다.
냄새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곱창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몇 달 전 합정동의 유명한 곱창집에 가서
구이를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
뭔지 모르겠지만 오묘한 인생의 자락과 구비를 모두 품고 있는 맛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기분좋게 콤콤한 그 향.
'곱'이 약간 흘러나온 그 매혹적인 자태라니!

절필선언을 하기 직전인 유명작가가 절망엔지 술엔지 취해 길거리에 자빠져 있다가
자신의 팬을 자처하는 한 사람을 우연히 만나고, 또 노점의 식혜 한 사발을 먹고 
다시 펜을 잡는  일화(64화 식혜)는 좀 안일하고 진부하지만
그 식혜 한 사발로 상징되는 것이랑, 단 한 사람이 그리운 나로서는
뭐라고 트집을 잡지는  못하겠다.

13권의 마지막 일화는 '만두'로 진수와 성찬의 애정전선에 최대의 위기가 찾아오는데.....
이 리뷰의 제목을 '사랑은 만두 같은 것'으로 할까 하다가 '그리움이라는 허기'로 잡는다.
아무려나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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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10-20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맞아요. 그리움이라는 허기.
그래서 그전의 그맛은 없다라는 진실.

waits 2006-10-20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시절 일화들에, 로드무비님 글에서 봤던 주하의 모습이 겹쳐지는데요.
길거리 분식류는 저를 도발하는 거의 유일한 음식들인데... 반가워요. ㅎㅎ

oldhand 2006-10-2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지난주에 식객 12~14권 샀는데 아직 비닐도 못 뜯었어요.
미진사.. 일진사.. 분식집 이름이 로드무비 님의 연륜을 말해 줍니다. =3=3=3

Mephistopheles 2006-10-2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부분에서 만두님이 섭섭해 할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3=3=3=3
(합정동에 가서 꼭 곱창을 먹어봐야 겠다고 활활 타오르는 중)

로드무비 2006-10-2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지금도 가끔 생각날 정도로 맛나더라고요.
그리고 제목, '사랑은 만두 같은 것'으로 고칠까요?^^

올드핸드님, 호호, 연륜이라니, 저 아직 새파란 청춘인데.
전 13, 14권 샀습니다.
나중에 다 채워넣을 거예요.^^

평택, 나어릴때님, 땡기는 한 가지 음식에 대한 집착은
딸아이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길거리 분식류 정말 맛있어요.
'도발'이라는 표현이 딱입니다.^^

반딧불님, 솥째 밥을 들고 앉아 냄비째 국을 퍼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2006-10-20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6-10-20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리움으로 세월 보내고 있을 때 느낌은, 허기로 지쳐있을 때와 비슷해요.

아영엄마 2006-10-2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곱창 종류는 못 먹어 봤어요.(안 먹었다고 해야 하나..-.-) 언제고 저도 "오묘한 인생의 자락과 구비를 모두 품고 있는 맛"을 느껴보도록 하것습니다.

로드무비 2006-10-20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 님, 제가 너무 멋을 부렸나요?( '')
아무 곱창이나 드시지 말고 꼭 합정동(망원동) 그 가게에 가서
드셔보세요.^^

hnine 님, 너무 잘 아시는군요.^^

투덜거리면서 님, 지난번에 리뷰 쓴 한 권, 그리고 엊그제
13, 14 두 권 샀어요.
기억하시는군요.
홍콩에서 배가 들어오면 왕창 사고 싶었는데
배가 여즉 묶여 있답니다. 흐흐~~

에로이카 2006-10-21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방금 식객 6권을 봤어요. 이번주에 짬짬이 1권부터 봤거든요. 저 맛있는 거 먹는 거, 무지 좋아하는데요... 이 만화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는지, [식객]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한 공감에도 불구하고, 그가 들인 발품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또 시각적 이미지 전달이 비교적 용이한 만화라는 매체 형식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맛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간결한 설명문 혹은 레써피를 읽은 듯한 느낌 그 이상을 받기가 힘들더라구요... 잘은 모르겠지만, 에피소드 스토리와 요리를 오버랩시키는 게 쉽지 않아서 그런 듯 싶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로드무비님의 페이퍼가 맛있는 것은 이런 맛과 이야기의 오버랩의 탁월함이 아닌가 싶네요.. 그 기억 저편 거리의 만두냄새와 도시락 선물, 합정동 곱창까지... 허영만의 <<식객>>보다 맛있어요.. ^^ 입맛 다시다 갑니다..

치니 2006-10-21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히 , 저도 엊그제 합정동 그 가게에서 곱창 먹었는데, 혹시 로드무비님이 어느 자리에선가 소주 한잔 하고 계셨을까나 하는 상상에, 재미있습니다.

oooiiilll 2006-10-2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합정동 그 가게'란 어디인가요?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며 일주일에 한 번은 곱창에 소주를 마시는데 점점 맛있는 곱창집이 사라져 안타까울 뿐입니다. ㅠ.ㅠ

2006-10-22 14: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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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10-22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트님, 합정동 로터리의 황소곱창인데요.
망원동에도 새로 신축했다고 들었습니다.
합정동 홀트아동복지회 가기 전 우측 코너에 꺾어져 있답니다.^^

치니님, 맛있게 드셨어요?
먹고 싶어라.
이렇게 흐리고 쌀쌀한 가을 저녁 무렵 딱인 음식인데.^^

에로이카님, 음식의 맛을 구수하게 리얼하게 잘 전달하지 못한 부분은
읽으면서 저도 느꼈답니다.
자료 위주의 너무 상세한 설명은 만화 읽는 재미를 좀 반감시킨 부분이
없지않아 있고요.
제 페이퍼가 맛있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일 기분좋은 칭찬인데요?^^



치니 2006-10-22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트님, 합정동 로터리에 있는 그 집이 망원동으로 아예 이사를 했어요 (로드무비님은 이전하기 이전에 가셨던 모양이네요 ^-^). 망원역에서 가까우니 금세 찾으실겝니다.

해리포터7 2006-10-22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로드무비님의 탁월한 리뷰...저두 9권인가까지 밖에 못봤는데..얼른 연결해서 봐야 진수와 성찬의 상황을 알터인데요..전 이책 좋은 느낌이었어요.소개된음식을 보면 마구마구 식욕을 느껴서 탈이지만요.히~

건우와 연우 2006-10-23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깔나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제 어릴때 먹던 맛이 끌리는 나이>라고 수다를 떨었던건 혹 로드무비님이 정하신 제목처럼 그리움이라는 허기때문일지도 모르겠군요...^^

2006-10-23 1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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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10-2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아마 절반쯤은?
그런데 반대로 어릴 때 그토록 싫어하던 음식이
땡기는 건 또 무슨 조화속일까요?^^

해리포터7 님, 안 그래도 과한 식욕에 욕망을 더하는.......
진수와 성찬 커플 귀엽죠?^^

치니님, 고맙습니다. 몇 달 전 일이라.....ㅎㅎ

디트님 들으셨지요?^^

산사춘 2006-10-24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울 어무이가 떡볶이나 돈까스를 해주실 때마다 울 남매는 가출을 했드랬어요. 넘 맛없어서... 그나저나 황소곱창이 눈에 박혀부립니다. 세상에나... 생각해보니 10월 들어서 한 번도 안갔어요. 어쩐지 제 곱창이 허전하더라니... 분발하렵니다. 아자!

2006-10-24 0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24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10-24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월 3일 님, 이젠 잊지 않겠습니다.^^

산사춘님, 저런! 한달 동안이나 걸음을 안하시다니!
님의 예쁜 곱창 가득가득 채워주세요.
황소곱창으로다가.

(그런데 어릴 때 제 입엔 맛없는 것이 거의 없었어요.
돈까스와 떡볶이를 마다하셨다니, 그럴 수가!)

2006-10-25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25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26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28 1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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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10-29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님, 좀전 님의 방에 갔다가 그냥 발길을 돌렸습니다.
긴 편지를 써야 할 것 같은데 그럴 마음이 안 나서요.
늦은 밤, 혹은 새벽, 절 기다려주는 글이 한 편 있으니 좋네요.
딸아이가 키우는 햄토리 한 마리가 불만 끄면 미친듯이 쳇바퀴를 돕니다.
그 시끄러운 기척이 또 마음을 덥혀줄 때가 있습니다.
마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의 고마움이 전해지기를.......


 
생사불명 야샤르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여기 내 몫의 주민등록증을 가지는 것과 입에 풀칠 정도만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얻는 것이
일생의 소원인 사내가 있다.
빌어먹을, 아무리 살기 힘든 세상이라지만 그 정도의 소원은 너무 약소하지 않은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도 아니고, 미스 터키와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지는 형국인 야샤르의 일생은 오로지 주민등록증을 얻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빌어먹을, 주민등록증이 있어야 취학통지서를 받고, 학교에 가고, 졸업하고, 군대에도 갔다오고,
취직도 하고, 몇푼 모아 결혼하고, 집을 사든 빌리고, 아이 낳아 호적에 올리고 할 게 아닌가.
시시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게 인생 아닌가?

그런데 공립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러 아버지와 동사무소에 갔더니
담당직원 왈, 죽은 사람에게 어떻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느냐는 것이다.
호적대장에는 야샤르가  1915년 무슨무슨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공무원들은 호적대장을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야샤르 부자의 해명과 간청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딴짓만 한다.

야샤르가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찾아가본 모든 관청의 공무원들은 손톱을 깎거나
귀를 후비거나 동료와 시시덕대면서도 바쁘다고, 자신은 담당이 아니라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불러준다.
야샤르를 따라 수많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비지땀에 범벅이 되어 방을 나서는데
빌어먹을, 속에 천불이 났다.

얼마 전 어마어마한 공적 자금을 쏟아부은 모 은행의 은행장 연봉이 십몇 억이라는 기사를 보고
분통이 터졌는데, 야샤르가 주민등록증을 얻기 위해 굽신거리며 만나는 대부분의 공무원들과
그의 약점을 이용해 사기만 치고 줄행랑을 놓는 인간들을 보고 있자니  거물이든 피라미든
그 부류의 인간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이 나오자마자 사놓고, 또 몇몇 분의 리뷰를 아주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어쩐지 이 책을 덥석 집어들 수가 없었다.
주민등록증 하나를 얻기 위한 고군분투기라니 어쩐지 가슴이 답답했던 것이다.

그런데 터키의 국민작가라는 아지즈 네신의 입심, 정말 대단하다.
어떤 비참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날 잡아잡숴 주!' 하는 듯한 저 야샤르의 
멀뚱멀뚱한 얼굴 표정과 능청이라니!
예를 들어 호적대장 담당 공무원이 "야샤르는 죽은 걸로 기록되어 있다"고 말하자
"아이고, 아버지, 제가 죽었대요.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어요? 저 대단한 공무원 아자씨가
그렇게 말하잖아요."
하는 식.

주인공 야샤르뿐만이 아니다.
지나가는 행인 역할 정도의 등장인물 입에서 나오는 대사도 주옥같다.

"이보게, 야샤르, 너무 신경쓰지 말게나. 신은 문 하나를 닫으면 다른 문을 열어주신다네."
"하지만 형님, 교도소 문 이외에 제게 열린 문은 하나도 없습니다."
감방에서 가장 나이 많은 죄수가 말했다.
"아니지. 정신병원 문도 열렸었잖아."(253쪽)

빌어먹을, 세상의 진창에서 오물덩이처럼 구르다 마지막으로 감옥에 가게 된 야샤르,
그곳에서 밤마다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이야기 솜씨가 어찌나 구수한지
바야흐로 인기절정이다.
저 유명한 세헤라자드의 천일야화와 못 견줄 것도 없다.
하나같이 꾀죄죄하고 엉뚱하고 폭소를 자아내는 야샤르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
그 인물들은 이 요지경 세상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들이다.

밤마다 야샤르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듣는 철창 동지들의 면면 또한 얼마나 개성적이고 화려한지
독자들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다.
화장수를 감쪽같이 보드카로 만드는 밀주제조기, 꽁초를 수집하여 담배를 말아 파는 사내,
깡통을 두들겨 펴 화로를 만드는 이, 죄수들에게 헐값에산 빵을 씹어 그 반죽을
제공하는 밀가루 반죽기,  그 반죽으로 여자 나체 등 못 만드는 게 없는 조각가까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대목은 야샤르가 감옥에 가기 전
자신의 여자를 구워삶는 장면.

그녀의 로망인 로마파리에서 그림엽서를 쓰는 밀월여행을,  근사한 예물을, 피로연을, 고급아파트를
어떻게 포기시키는지 궁금한 분들은 야샤르에게서 한수 배우시길.
(빌어먹을, 꼴에 남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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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16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이 빌어먹을 이잖아요.

마태우스 2006-10-1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과 추천이 많은 님의 리뷰에 일등으로...이런...다른 분이 이미 추천하셨네. 추천은 못하게 되었지만 댓글은 일등이라는 게 기쁩니다. 보관함에 담을께요. 제목 보고 안좋은 책인 줄 알았다는....

마태우스 2006-10-1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만두님 때문에 댓글 일등도 놓쳐버렸다.... 엉엉.

해리포터7 2006-10-1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마지막말에 꼴까닥~~~ 능청스런 주인공을 별로 안좋아하는데요..이런 야샤르는 어떤느낌일까..궁금하네요..

푸하 2006-10-1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훗~'하고 웃었어요. 수 많은 성공담이 '빌어먹을'을 되뇌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빌어먹을'을 더하는 시대 같아요. 그리고 등록증이 없어서 좋은 건, 군대 안가는 거 같아요.ㅎㅎ

비자림 2006-10-1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키인들에 대한 이미지를 낙천적이고 선량하다고 말하던 이가 있어 터키 여행을 가슴에 꿈꾸고 있는데(언제쯤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ㅎㅎㅎ) 님의 리뷰를 읽으니 더 땡기네요. 한 개인을 둘러싼 두꺼운 현실의 벽과 그 벽에 갇혀서도 웃음과 풍자를 잊지 않는 야사르를 빨리 만나보고 싶네요. 로드무비님, 잘 읽고 가옵니다^^

프레이야 2006-10-16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꾼답네요.. 님의 리뷰도 못지않습니다.^^

조선인 2006-10-1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차력도장 선정도서임을 몰랐다는 겁니까!!!

rainy 2006-10-16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삼관 아자씨가 생각나네요..  빌어먹을, 요즘 사방팔방이 다 쓸데없이 심각한데 당장 읽어야겠어요^^ 이렇게 맛난 리뷰라니.. (!)

urblue 2006-10-16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를 어떻게 구워삶는지 궁금해서 봐야겠는데요. 풋.

건우와 연우 2006-10-16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것에 목을 매고 있는 이들에 대해 느끼는 갑갑증...
그것조차 넘어버릴수 있게 해주는 천연덕스러운 입심이라면, 읽어봐야겠군요.
요즘 처지가 나와 별다를것 없는 이들의 곤궁한 삶에 자꾸 갑갑증을 느껴, 자꾸만 술술 읽히는 연애소설이나 뒤척거리고 있었나봐요...

마태우스 2006-10-1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 조선인님/제가요 차력도장을 쉬고 있는 관계로...죄송합니다. 들켜버렸다 ㅂㅇㅁㅇ^^

마태우스 2006-10-1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 댓글의 맨 마지막 말은 순전 로드무비님 때문인 것을 밝힙니다.

바람돌이 2006-10-1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보던 책 다봤는데 요거 볼까 핑퐁볼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그냥 야사르 볼래요. 네신의 입담이 어느정도인지 꼭 확인해봐야죠. ^^

blowup 2006-10-16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터키 문학이 그야말로 인기 절정이군요.^^ 교역이 많았던 지역이라, 시장도 많고, 이야기도 풍부한 게 아닐까요.

로드무비 2006-10-16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 님, 오르한 파묵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죠.
고은 시인이 '타인의 잔치(파티?)를 축하합니다!'라고
소감을 남겨 실소했고요.
아무튼 터키에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FTA반대 바람돌이님, 꼭 확인하시길.
제 생각에 박민규는 저리 가라예요.^^

마태우스 님, 제, 제목이 좀 거시기하죠?
마음에 안 들어요. 뭐 좋은 것 지어주시든가요.( '')
그리고 오랜만에 마태우스님이 쓰신 차력도장 선정도서 리뷰 기대할게요.

건우와 연우님, 솔직히 작가 소개가 너무 거창해서
의심을 살짝 품었거든요.
그런데 기대 이상이었어요. 히히~

블루님, 나중에 무슈 장과 함께.^,.~

rainy님, 맞아요. 위화의 주인공들, 그리고 아큐꺼정.
사방팔방 심각한 상황에 활명수 한 병 역할 정도는 기대해도 될 듯.^^

FTA반대 조선인님, 헤헤, 야무지기도 하시지.^^

배혜경님, 저랑 궁합이 맞는 책이어요.^^

비자람님도 마음에 드실 겁니다.
제가 그런 눈치는 좀 빠르거든요.^^

푸하님, 푸훗~하고 웃으셨다고요?
문제는 징병할 때는 예외 규정을 둬 야샤르를 군인으로
부려먹었다는 것이죠.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다가...국가 편한 대로.^^;

해리포터7 님, 주인공이 답답한 상황에 처하니 화가 나다가도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며 읽게 되더군요.^^

마태우스님, 그래서 추천은 하셨다는 겁니까, 안하셨다는 겁니까.=3=3=3
아, 좋은 생각.
잠깐 기다리세요. 님 방에 갈게요.

물만두님, 야샤르 제일 먼저 만나셨죠?^^



2006-10-16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ng 2006-10-1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반나절만에 뚝딱 읽었던 책이어요~ㅎㅎ
그나저나 '빌어먹을'은 저희 사무실식구들이 즐겨쓰는 말이에요
=3=3=3

로드무비 2006-10-16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 님, 제기랄, 육시랄(육실할) 등등.
입밖으로 가만히 내뱉고 나면 뭔가 속이 좀 뚫리는 것 같아요.=3=3=3

mong 2006-10-16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맞아요

151100200


waits 2006-10-16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책 같아요. 로드무비님의 드물게 긴 리뷰로 만족할랍니다. ㅎㅎ
빌어먹을, 제가 좋아하는 말이 제목이라 더 좋아요. 씨발(글자로 쓰니까 더 노골적이네요.)은 너무 진짜 욕 같아서 나이 먹으니 좀 그렇고... 니미(럴), 전 이것도 좋더라구요, 정감 있고...^^

푸하 2006-10-1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 때 님, 정말 노골적이 단어를 들으니 웃음이 나오는군요? 몸 속 깊은 곳의 '카타르시스' 발생중...ㅎㅎ

산사춘 2006-10-18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빌어먹을! 무비님의 따땃한 촉수는 정말 넓고 넓어요.

로드무비 2006-10-1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꼴에 남자!" 라는 구절 때문에 그러시는 거죠?^^

푸하님, 여기 로드무비 방이랑께요.=3=3=3

평택, 나어릴때 님, 드물게 긴 리뷰. 히히~
아아, 님이 소개하시는 그 두 글자 욕이 더 씨원하네요.
정감 있고.^^

mong 님, 지금은 43 / 100400이네요.^^

마태우스 2006-11-03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소리내서 웃은 것도 여러번.... 그리고 깊이 공감하며 읽었지요. 감사의 뜻으로...다른 분께 선물하기 전 님께 땡스투 합니다. ^^ 근데요. 한가지 아쉬운 건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사건의 결말이 어찌 되었는지 해결 안해주고 책이 끝나버리더이다...

로드무비 2006-11-05 0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재밌게 읽으셨다니 기분좋은데요?
읽고 나면 선물하고 싶은 책이죠?
땡스투 고맙습니다.
한 열 권쯤 선물하시면 좋으련만.=3=3=3
(책 첫머리의 사건의 결말이라, 그게 뭐였더라? 벌써 까먹었네요.;;)

마늘빵 2006-11-25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당선 ^^

로드무비 2006-12-02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 님, 고맙습니다.^^
저도 축하 드릴게요.
 
법구경 - 불타의 게송
등하 지음 / 법공양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대학 1학년 때 미팅에서 만난 남학생과 몇 개월 후 우연히 남포동 지하도에서
마주친 날, 그 날 난생 처음으로 맥주를 마셨다는 얘길  어느 페이퍼에 쓴 적 있다.
그날 헤어질 때 내 손에 쥐어준 조그만 책자가 <반야심경 강의>.
영산법화사 출판부에서 나온 것인데 올 여름 휴가 때 부산 친정에 갔더니 눈에 띄어
가져왔다.

조금 전 책의 맨 뒷장을 펴보니 그의 이름과 내 이름이 적혀 있고, 처음 보는 전화번호가 있다.
49국이면 오오래 전의 영도 쪽 국번.
영도에서 쌀집을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전화번호를 적어준 줄은 몰랐다.
아니면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으면서  나는 그 사실을 감쪽같이 머릿속에서 지웠던 것일까?
먼훗날의 추억을 위해?

살면서 더욱 절실히 깨닫는 건 사람 마음의 간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제 열광하던 것이 오늘 시들해지고, 또 어떤 좋았던 관계는  머쓱해진다.
어떤 때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자신에게서 멋들어지게 속아넘어 가기도 한다.
추억을 자신의 편의대로 위조하고, 불편한 기억은 삭제한다.
의식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다.
이 모든 일은 자신도 모르게 전 인생에 걸쳐 은밀하게 진행된다.
그래서 사람은 타인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
자기자신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을 믿을 수 있겠는가.

등하 스님이 다시 옮기고 펴낸 <법구경>을 읽었다.
오래 전 현암사 판, 김달진 시인의 편역으로 읽을 땐 불타의 게송이라기보다
허무시의 연장으로 읽었었다.
아무리 좋은 뜻의 글이라도 문장이 좀 이상하다 싶으면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삿된 소견이라니!

최근에 나온 등하 스님의 <법구경>은 '여래의 뜻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진리의 말씀을 무조건 쉽게 풀어쓰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 때, 또 잠자리에 들기 전 성경처럼
몇 장씩 읽었다.
내키는 대로......

그런데 이 책에서는  '무명'과 '피안'이 새삼스럽게도 생전 처음 보는 단어처럼 내게 다가왔다.

無明 : 중생이 겪는 생사의 괴로움의 최종적인 원인이 바로 이 무명,
존재의 실상에 대한 무지이다.(334쪽 해설)

彼岸 : 삼계를 고해에 비유했을 때, 이 생사의 고통바다를 건너 도달한 저쪽 기슭
곧, 열반을 일컫는 말이다.(338쪽 해설)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는 해도  어떤 책을 읽을 때 자의적으로 해석하게 된다.
분별심이라는 것을  버리려 해도 호오(好惡)의 감정은 여전히 남는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해진다.
차라리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고, 나중에 반성할 건 반성하지 뭐.

나의 시시한 깨달음은 여기까지.
그래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는 남는다. 소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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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10-10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군요. 읽고 나니 주변이 조금 어둑해진 것 같습니다.
간사함. 그런 걸 느낄 때마다, 이렇게 저렇게 떠들고 다닌 소리들. 다 물리고 싶습니다.

하루(春) 2006-10-10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에게 속는다는 말, 아주 진한 슬픔(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이 몰려오는 것 같네요.

2006-10-10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ng 2006-10-10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사할때 간사해 지더라도 오늘은 또 내 마음 가는대로 사는거죠...흐

waits 2006-10-11 0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재의 실상에 대한 무지... 와닿네요.

건우와 연우 2006-10-11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의 부담이 전화번호는 잊으라 시켰었나요...
시간이 지나니 그마저 추억이 되어 로드무비님의 법구경리뷰를 읽을 기회를 주는군요.^^
법구경구절속에서 소금같은 무엇을 담아내시는 로드님처럼, 어느순간 저도 그렇게 고요히 글속에서 무언가를 받아낼수 있는 그릇이 되고 싶어요.
저는 아무래도 책보다 로드무비님의 리뷰가 더 좋으니 참.....

2006-10-11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자림 2006-10-1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파 껍질을 벗겨 내었을 때 전혀 새로운 색깔의 양파를 보듯이 마음 속 상념들을 한꺼풀 한꺼풀 벗겨내어 자세히 들여다 보는 님의 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2006-10-12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10-11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하는 돌>님, 이게 낫겠어요.ㅎㅎ

비자림님, 언제나 진지한 댓글.
님의 말씀이 되려 가슴에 와닿는데요?^^

죄송죄송님, 별 말씀을요!^^*
제가 번거롭게 해드렸는데.

건우와 연우님, 제가 기억을 조작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내 유리한 쪽으로다가.
제가 그나마 낙관적인 건 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으' 리뷰가 좋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진심으로......^^

평택, 나어릴때 님,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인지 표상인지 어쩌고 하는
성경구절도 떠오르네요.
찾아봐야겠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히브리서 11장 1절)


mong님, 바로 그겁니다. 히히~~

'만물보다 거짓되고'님, 반갑습니다.
모든 것이 쓸데없는 짓으로 느껴질 때가 저라고 왜 없겠습니까만
또 뭐라고 긁적이는 순간이 주는 즐거움을 무시하지 못하겠어서.
님과 가끔 이 얘기 저 얘기 나누고 싶어요.

하루님, 전 좀 뻔뻔해졌습니다.

namu님, 어제 이 리뷰 올리고 댓글이 하나도 안 달려 좀 무안했는데요.
님이 짠~하고 나타나서 만세를 불렀답니다.^^

플레져 2006-10-12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낮추는 일, 생각이라도 하는 게 어디냐 싶어서
저도 제 마음가는 대로 저지른 다음에 반성하는 방법을.......^^;;
제목이라고 해야 하나... 언제 들어도 참 좋은 말이에요. 법구경...

2006-10-12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사춘 2006-10-12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금같은 추억, 소금같은 말들이어요. 주변을 포함한 자신을 돌아봅니다.

2006-10-14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15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10-1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이 이사 수준인 님, 그곳의 가을 만끽하고 계시죠?
부럽사옵니다.^^

역지사지님, 한 며칠 가슴에 돌덩이를 얹어놓은 듯했어요.
어제부터 좀 가벼워지더군요.
일간 또 님께 소식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