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소나타 - Tokyo Sonat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가 사람이라는 게 싫을 때가 있다
나는 양복점에도 들어가보고 영화관에도 들어가본다

이발관 냄새는 나로 하여금 쉰소리로 흐느껴 울게 한다.
내가 오직 바라는 건 돌이나 羊毛처럼 가만히 놓여있는 것.

그렇게도 많은 일을 겪은 뒤에, 그다지도 머나먼 거리를 지나온 뒤에,
어떤 왕국인지도 모르고 어떤 땅인지도 모르는 채
가련한 희망을 갖고 돌아다니고

내 식구인 거미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파괴들 속에서
나는 내 잃어버린 자아를 사랑하고, 내 흠 있는 성격,
내 능변의 상처, 그리고 영원한 내 상실을 사랑한다.

내가 땅에 붙인 이름, 내 꿈들의 가치,
내 쓸쓸한 눈으로 분배한 끝없는 풍부함,
이 세계가 이어가는 나날들

물고기 뼈처럼 버려진 식당; 나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강이 돌들을 끌고 지나가는 황량한 방
끝의 박살난 컵, 그리고 커튼을. 그건
비(雨)의 토대 위에 세워진 집이고,
필요한 수만큼 창이 있는 이층짜리 집이며
모든 점에서 충실한 덩굴포도가 있는 집이다.

그건 단지 황폐한 식당,
나는 슬프고 또 나는 여행을 하고,
그리고 나는 땅을 알고, 그리고 나는 슬프기 때문에

나더러 어디 있었냐고 묻는다면
"어쩌다보니 그렇게 돼서......"라고 말할밖에 없다. 

 




'산보' '소나타와 파괴들'  '가족 안의 우울' 등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읽는데
얼마 전 본 영화 <도쿄 소나타>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어쩌자고, 네다섯 편의 시를 마음대로 엮어설랑 영화 리뷰라고 올려본다.
(정현종 옮김, 민음사 刊,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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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4 15: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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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4 17: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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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4 22: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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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5 0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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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04-05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뜨끔하네요.
시도 영화도 다 찾아서 보고 싶어집니다.

로드무비 2009-04-05 15:48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시 제법 그럴듯하죠?ㅎㅎ
자화자찬.

이 영화 저는 좋았어요.

2009-04-05 2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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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6 1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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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6 1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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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8 18: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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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킹
캐럴라인 냅 지음, 고정아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눈비가 뿌리는데 저녁은 하기 싫고 남편은 늦게 온다고 하고
아이들과 간단히 먹으려고 동네 국수집으로 갔다.
한쪽 구석에서 성경을 베껴 쓰고 있던 주인 여자가 반갑게 우리를 맞았다.
잔치국수와 만두를 시키고 나서 미련이 남아 가게 안쪽의 냉장고 속을 들여다 봤다.
맨 아래칸에 맥주병들이 보이고 그 위칸에 초록색 소주병들이 일렬로 서 있다.
날씨도 그렇고 술생각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닌데
좀전까지 여자가 성경을 사경하고 있어서 그랬던지
술을 시키기가 어색했다.

지난해 <알코올과 예술가>라는 책을 읽고 윌리엄 스타이런(<소피의 선택> 작가)에게
관심이 생겨 그의 책들을 찾아 읽었다.
(우울증에 관한 보고서 <보이는 어둠>과 오래 전 절판된  <어둠 속에 눕다>.)
아니나 다를까, 캐롤라인 냅도 이 책 속에서 그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다.

-윌리엄 스타이런도 술을 마셨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술은 그의 정신이 "술 깬 상태에서는 다다를 수 없는 비전을 품게" 해주는
수단이었다.(30쪽)

그의 비전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세상을 살다보면 분명 맨정신으로는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있고,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러워 술을 마시는 이상한 경지도 있는 법이다.

1959년생인 캐롤라인 냅은 저명한 정신분석가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그 자신 브라운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여러 잡지의 편집자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드링킹>은 자신의 알코올 중독과 탈출 이력을 소상히 밝힌 책이다.
지성이 철철 넘치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름답고 총명한 여성이
왜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고는 버틸 수 없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집어들었다.

- 자신의 거죽을 쓰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도 힘겨울 때 우리는 혼자서 술을 마신다.(132쪽)

- 이들은 모두 30대였고 좋은 직장에 나무랄 데 없는 가정이 있었다.
리처드는 도시설계사였고, 트로이는 영어교수였으며, 지니는 변호사였다.
만약 오다가다 그들을 보았다면 , 설령 그들이 술 마시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해도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바닥을 치는 일은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바깥에서는 그것을 알 수 없다.(255쪽)

캐롤라인의 친구 지니는 한밤중 미친듯이 차를 몰다가 차가 길을 벗어나면서
앞유리에 머리를 찧다가 운전대를 놓으면서 항복했다고 한다.
술에, 인생에 백기를!

너무 깊이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건강을 해칠 정도만 아니라면 술이 참 좋은데,
나 또한 그 적당한 선을 지금도 알 수 없어라.

'오늘 꼭 하루.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할 필요는 없다.
그냥 오늘 하루, 오늘 하루만 참아라.'(298쪽)

AA(단주 단체)의 지침이란다.
귀에 쏙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요즘 읽는 대부분의 책들은 '오늘 하루'를 말하고 있다.
약속이나 한 듯, 지금 이 순간을......




In vino veritas(라틴어 표현: 와인 안에 진실이 있도다)
책 속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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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1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닥을 치는 일은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읽어보고 싶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로드무비 2009-02-19 23:26   좋아요 0 | URL
휘모리 님, 리뷰를 좀 고쳐 썼어요.
이게 쪼매 낫지요?ㅎㅎ
안녕히 주무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2-20 08:33   좋아요 0 | URL
무덤으로향하다라는 소설의 매튜스커터라는 탐정 주인공이 알콜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거든요. 거기서도 그런 말을 해요. 하루가 전부라고..
(이 소설 작가도 알콜중독에서 탈출했데요)

저도 혼자서 가끔 술을 먹는터라 이런걸 보면 막 찔린다는 ㅎㅎ

프레이야 2009-02-19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를 또 못 참고 마셔버렸네요.
132쪽의 글귀가 흐흑...
여긴 오늘 눈 대신 비가 많이 내렸어요.^^

로드무비 2009-02-19 23:34   좋아요 0 | URL
혜경 님, 전 지금부터 마시려고요.
퇴근하는 책장수님께 한 병 사오라고 부탁.
두 병은 사와야 할 터인디.^^

2009-02-20 0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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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0 0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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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02-20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남자보다 개가 더 좋아>를 읽고 있어요. 알콜중독에서 벗어나 개를 키우게 된 사연으로 스토리가 시작 되는 책이니, 순서 상 <드링킹> 이후 책인가봐요.
<남자보다...>란 제목은 분명 한국 출판사의 만행적 마케팅이고 내용은 개 키우는 사람 입장에선 완전 대공감, 일반인들에게는 관계에 대한 성찰을 안겨주는 좋은 책이라,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싶었었는데 잘 됐네요. <드링킹>도 보관함에 ~

로드무비 2009-02-20 12:02   좋아요 0 | URL
<남자보다 개가~>...하하, 제목하고는.
술도 술이지만 이 작가의 통찰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관계에 대한 성찰도 당연 포함되고요.
자신의 알코홀릭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도 좋았습니다.^^

2009-02-24 0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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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7 12: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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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6 11: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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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7 11: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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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8 02: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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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4 15: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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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1 18: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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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2 13: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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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식사 - 위화 산문집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몇 달 전, <닥쳐라, 세계화!>를 읽다가 위화의 소설 같은 제목을 만나고,
하마터면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

'웅크리고 앉아 다음 재난을 기다린다'.(141쪽 '슬럼과 성채도시' 중)

웅크리고 앉아 다음 재난을 기다린다니,
빈민촌이 성벽처럼 펼쳐져 있다는 필리핀이나 나이로비까지 갈 것도 없다.
지금 내 눈에 비친 이 세상과 인간 군상의 모습이다.
나 또한 그 대열의 중간 혹은 말미에 끼여 있다.

소설가 이문구는 오래 전 그의 소설 뒤에
'허름해서 좋은 위화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백만원군을 얻은 것 같다고 했던가?
<가랑비 속의 외침>이나 <살아간다는 것>,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를 읽고 나서 내게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구차하고 신산하고 갑갑한 생의 어느 대목에서는
'이건 꼭 위화의 소설 장면 같잖아!'하며 마음을 눙치는 것.
웬만한 마음공부 책보다, 마인드컨트롤보다 더 좋은 것이 그의 글들이다.

위화의 산문집 <영혼의 식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아들 로우로우의 탄생과 성장에 관한 기록과 자신의 어린 시절 회상(제1장),
제2장은 한국 방문기(연극 '지하철 1호선'과 전인권 공연 관람기,
시인 김정환과의 술집 기행 등 무척 흥미롭다)를 포함한  작가의 삶과 문학,
제3장은 자신의 책에 쓴 서문(혹은 발문)을 모은 것이다. 
예를 들어 <허삼관 매혈기>의 독일어판 서문이나 한국어판 서문,
중국어판 재판 서문 들이 제각각 어찌나 다른지,
서문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 작가의 성실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작가는) 일체의 사물을 이해한 후의 초연과,
선과 악을 차별없이 보는 사해동포주의,
동정의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271쪽)'고.

'영혼의 식사'는 옛날부터 전해오는 흑인노예들의 전통 메뉴로,
아나카스티야 지역에 갔을 때 그 이름의 식당을 물어물어 찾아갔다고 한다.
삶아 으깬 고구마와 소금에 절인 이파리가 전부라는데
위화는 이 소박한 음식과 함께, '흑인노예 무역의 괴수'였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그리고 흑인들과 인디언들을 마음껏 유린했던
아메리카의 활약상(?)을 자세히 펼쳐 보이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쓰나미처럼 온 세상을 덮친 세계화의 물결은,
아프리카 흑인들을 잡아와 노예선에 태우던
500년 전에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왕푸징 거리에서 마주친, 맞은편에서 눈물을 쏟으며 걸어오던
노인 이야기로 시작되는
죽음의 성찰('삶의 마지막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꽤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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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10-3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생각보다는 젊은 분이었군요, 허삼관매혈기를 읽을 때는 왠지 20세기 초 정도가 배경이라고 느꼈던 것 같은데, 전인권 공연도 보실만큼 젊다니! 신선한 충격. ^-^

로드무비 2008-10-30 21:25   좋아요 0 | URL
치니 님, 1960년생이니 젊고 말고요.^-^


2008-10-31 00: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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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31 11: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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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0 09: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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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9 09: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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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한 아름다움
로버트 K. 존스톤 지음, 주종훈 옮김 / IVP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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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전도서는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한 구절로 요약된다.
'만물의 피곤함을 사람이 말로 다할 수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않는도다.'
(1장 8절)

인생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확실한 것은 단 하나,  언제 찾아들지 모르는 '병고'와  '죽음'이다.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을 마음에 기뻐하며 마음에 원하는 길과
네 눈이 보는 대로 좇아 행하라.(...) 어릴 때와 청년의 때가 다 헛되니라.'
(11장 9~10절)
어릴 때와 청년의 때가 다 헛되다면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원하는 일을 행하라니,
이 무슨 소린가!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도다'하는 전도서의 메시지와 밀접한  영화들을
엄선하여 소개하고 있는 로버트 존스톤의 <허무한 아름다움>을 읽은 건 달포 전.
그 당장 컴퓨터 앞으로 달려와 리뷰를 쓰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고장난 컴퓨터도 컴퓨터지만,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꿈틀댔기 때문이다.
욕심이 생기는 사람과의 관계는 청산하고, 욕심이 나는 일은 미리 포기하는,
'게으름과 용기 없음'이 문제인 나 같은 사람에겐 자기기만이라고 할까 합리화라고 할까,
전도서의 그 모든 전언이 꿀처럼 달콤하게 들리기 마련이다.

어제 오후 <우디 앨런, 뉴요커의 페이소스>라는 책을 읽는데
<허무한 아름다움>에 소개된 영화 '범죄와 비행'이 나왔다.
우디 앨런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멋진 기억, 가장 포근한 기억, 가장 정겨운 기억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초콜릿케이크와 우유를 든든히 먹고
부모님은 여전히 잠들어 계신 사이 학교에 가느라 집을 나서는 모습이에요.'
(뉴요커의 페이소스, 212쪽)

물론 그의 발걸음은 학교가 아니라 맨해튼의 한 극장을 향한다.

우디 앨런의 책을 읽다가  몇십 년 전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졸이던 울엄마의
들큰한 감자볶음 냄새를 맡으며 눈물이 핑 돌았다.

<허무한 아름다움>의 표지에는 '현대영화의 렌즈를 통해 본 전도서'라는 부제가 선명하다.
샘 멘데스 감독의 <아메리칸 뷰티>와, 폴 토머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
<펀치 드렁크 러브>는 마크 포스터 감독의 <몬스터 볼>과 함께 "모든 것이 헛되고 부질없다"는
전도서의 전언을 쪽지처럼 내 손에 쥐어주고 달아났다.


이 세상 사람들이 그토록 거머쥐려 애쓰는 부富와 성공을
감히 '잡동사니'라고 말하는 앨런 볼(<아메리칸 뷰티>의 시나리오 작가)은
어느 날  바람에 마구 휘날리는 비닐봉지를 보며 인생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평화와 경이감을 느끼고 영화에 이 장면을 삽입했다고 한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듯한 빨간색 장미다발과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봉지의 적절한 대비라니!

1952년작 구로자와 아키라의 <이키루(生)>부터 시작해 2003년작 알렉산더 페인의
<어바웃 슈미트>까지, 전도서와 연관지어 그가 소개하는 열세 편의 영화들은
'인생의 헛됨에 대한 시적 고찰에서 시작해, 소중하지만 덧없는 인생의 아름다움'이
전도서의 지혜처럼 녹아 있는 영화들로 꼽기에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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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shot 2008-10-02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탄력 받으셨네요, 하루에 두꼭지나 글을 올리셨습니다!
저도 아메리칸 뷰티의 비닐 봉다리에 평화와 경이감에 더해 허무감을 느꼈었는데-_-
더불어 우디 알렌의 포근함과 이키루의 스산함은 백배 공감하는 바입니다.
이책은 여러모로 마구 땡깁니다. 바로 지르고 땡스투 하겠습니다.^^
...그리고 <몬스터 볼>의 감독은 마크 포스터..오타로 'ㄴ'이 더 붙었네요.

로드무비 2008-10-03 01:26   좋아요 0 | URL
twoshot 님, 탄력은 받았는데 좀 낑낑거렸습니다.
책 읽자마자 <펀치 드렁크 러브>를 다시 챙겨봤거든요.
이상하게 땡겨서...
책이나 영화가 시기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다가오는지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마크 포스터, 바로 고칠게요.^^


2008-10-06 2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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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14: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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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00: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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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14: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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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8 09: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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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8 2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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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 2008-10-0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ahms의 독일레퀴엠...
육신은 풀과 같아.......헛되고 헛되도다...전도서의 1장 8절을 독일어 가사로 쓴..

친구야...
느즈막허니 영화예매 함 해보려 들어가선
연거푸 대여섯번씩이나 매진이라는 문구에 밀리고 밀리다보니....
아~~나라는 인간은 영화 하나 제대로 꿰찰 수 없는, 녹녹찮음에....
에라이~ 낭패와 자학사이의 불같은 오기가 불끈 ~
....나는야 국도 간다....."라벤더의 연인들" 봤다.
거기엔 '변방의 삶' 저물어가는 황혼녘 관조의 힘과 정결함이 있더라
죠수아 벨의 바이올린 선율에 가슴을 슬어내리다...

2008-10-08 2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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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간다 - 글로벌 마켓을 누비는 해외영업 실전 매뉴얼
성수선 지음 / 부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책이 도착한 건 어제 오후.
책상 위에는 요즘 번갈아 읽고 있는 책이 서너 권 가로세로 얽혀 있어
이 책은 언제나 읽을꼬, 페이지를 잠시 열어본 것이 사단(?)이었다.

'학창시절 깍쟁이 같은 친구가 있었다'로 시작하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126쪽)
배가 고프지 않다며 피자 한 조각을 시킨 친구가 저자가 시킨 라자냐를
맛있다며 널름 반도 넘게 먹어치우고는 계산할 때 달랑 자기 피자 값만 냈다.
그때 느낀 황당과 격분 시추에이션의 코믹하고 리얼한 묘사와 함께
인간관계의 기본인 '기브 앤 테이크', 협상시 '윈윈 기술'의 필요성을
자연스레, 아주 귀에 쏙쏙 들어오게 풀어 나가고 있었던 것.

"쇼핑 좋아하세요?"
난 내 귀를 의심했다. 앞에 앉은 맞선남이 쇼핑을 좋아하냐고 물었던 것이다.(123쪽)
'윈윈의 기술'을 재미있게 읽고 나서 앞으로 몇 장 페이지를 넘겼다가
또 꼼짝없이 발목이 묶여버리고 말았다.
맞선을 보러 나와서 엄마에게 발발이 전화를 거는 마마보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외국 바이어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걸핏하면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어보는
영업사원을 솜씨좋게 버무리고 있었던 것이다.

'해외영업인은 이웃 나라에 왕의 서신을 전하러 간 사신도 아니고,
편지를 물고 전쟁터를 날아다니는 비둘기 같은 메신저도 아니다.
출장을 갔으면 바이어와 주체적으로 협상하고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124쪽)

유쾌하고 재치있는 표현에 웃음을 터뜨려 가며 읽는 것도 고마운데,
세일즈와 상관없이 삶의 자세랄까 인간관계 노하우 등 떨어지는 떡고물도 수북하다. 
심지어 출장가방 싸는 방법까지 꼼꼼하게 메모하고 있는 이 책은
해외영업 실전 매뉴얼뿐만 아니라 바이어의 마음을 얻는 감성 테크닉까지 전수하고 있다.
글쎄, 그 감성이라는 게 과연 테크닉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비즈니스 파트너로 만나 어느새 그녀의 친구가 되어버린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과
다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결국 바쁜 일이 있는데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한 나는
어젯밤과 오늘 오전, 두 번이나 커피를 식혔다가 데워서 마셔야 했다.
본격적인 독서에 앞서 나는 머그잔에 한가득 뜨거운 커피를 준비하는데
이 책을 읽다가 그만 커피 마시는 걸 깜빡한 것이다.
먹을 것을 무지 밝히는 나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한마디 덧붙이면 책 제목을 너무 가볍게 잡았다. 
잘못 들으면 유럽출장을 이웃집 마실 가듯 할 수 있다고
뽐내는 것 같기도 하고 유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런 척도로 성공한 삶을 규정하는 듯해서다.
저자의 의도(아마도!)와는 다르게.
평이하게 잡은 소제목들도 좀더 신경을 썼다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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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3-0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리뷰가 맛깔나요. ㅋㅋ
무엇으로 간을 내십니까... 귓말로 알려주쎄용.

로드무비 2008-03-07 17:52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 님, 님께만 특별히 알려드리리다.
속닥속닥.=3=3=3

릴케 현상 2008-03-0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등

로드무비 2008-03-07 17:56   좋아요 0 | URL
우왓, 두 분의 꽃미남께서 우짠 일로.^^*

twoshot 2008-03-0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는 플레져님의 리뷰가 올라오더니 오늘은 로드무비님의 리뷰가 올라왔군요. 이거참 생각지도 못한 뽐뿌가...

로드무비 2008-03-07 21:39   좋아요 0 | URL
twoshot 님, 생각지도 못한 뽐뿌라니, 저랑 잠깐 말씀 좀 나누실까요?
저기 으슥한 데로.^^

2008-03-07 21: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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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7 22: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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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8 06: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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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7 23: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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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8 06: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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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8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부제 "실전"이라는 표현이 로드무비님 리뷰를 통해 부각되고 있사옵니다.^^

로드무비 2008-03-10 04:36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 님, 저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수선 님의 글은 책으로 읽으니 또 묘한 맛이 있더군요.)

2008-03-08 1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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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0 04: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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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03-0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닷! 서재브리핑에 로드무비님 글이 올라오기만 해도 왜 이리 반가운지요.
저는 이 책의 저자와 거의 같은 일을 하는데, 반대의 성격인 거 같아요.
비즈니스 하다가 친구 되는거 별루 안 좋아하는 저는,
해외 바이어들하고 혹시라도 친해질까봐 거리를 팍팍 두고 싶어하거든요.(물론 속으로) ㅋㅋ
에효, 이런 제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참 알다가도 모르는게 세상 일이죠.

로드무비 2008-03-10 04:28   좋아요 0 | URL
친해질까봐 거리를 팍팍 두는 그 심리 저도 알지요.
반갑습니다, 치니 님.^^
전 기술자와 영업인들이 그렇게 유능해 보여요.
구체적인 성과가 팍팍 눈으로 보이잖아요.
존경합니다.^^
(참 알다가도 모르는 게 세상 일이라는 생각, 하루에 한두 번은 꼭 하게 돼요.)

2008-03-10 04: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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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03-10 09:33   좋아요 0 | URL
속삭여주신 님,
맞아요 맞아, ㅋㅋ 근사하긴 개뿔, 정말 노가다가 다반사죠.
그리고 만에 하나, 제가 책을 낸대도, 역시 얼굴을 내지 않겠죠.

로드무비 2008-03-10 10:32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제가 만약 치니 님의 얼굴을 가졌다면
전단을 만들어 뿌리겠습니다.
표지에 싣는 것으로도 모자라.=3=3=3

L.SHIN 2008-03-10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오랜만에 먹는 로드님의 리뷰, 역시 맛있군요. 깔끔한 맛.
커피를 준비해놓고 마시는 것을 깜박한다는 그 기분 - 공감합니다.^^

로드무비 2008-03-19 10:55   좋아요 0 | URL
Lud- S 님, 으흥.=3
반갑다는 인사입니다.^^
이 책 참 재밌게 읽었어요.
책 읽다가 싸늘하게 식은 커피 안 데우고 그냥 드시죠?
다 압니다.=3=3=3

2008-03-13 06: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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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3 15: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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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6 12: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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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6 12: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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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6 13: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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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19: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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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5 0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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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9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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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9 17: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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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2 17: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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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2 2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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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5 1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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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5 11: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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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17: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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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2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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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1 08: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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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1 09: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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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1 17: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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