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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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늘 헷갈렸다.
일본문학에 매료되어 줄창 일본 소설만 읽어대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게 너무 오래 전이다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이다.
몇 주 전, <마음>과 관련한 오후 님의 글을 읽고 처음이든 몇 번째든 
무조건 주문하여 읽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 책에서  '더럽혀진 햇수가 긴 사람을 선배'로,  '자살'을 '부자연스러운 폭력'이라고,
또 '사랑'을 '죄악'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
한 마디로 인간의 에고이즘과 죄의식을 이렇듯 차분하고 냉정하게
잘 버무려낸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타인을 경멸하기 전에 자신을 경멸했기 때문에 타인의 애틋한 마음에 응하지 않는'(17쪽)
선생님이 있다.
우연히 만나 세상 일에 초연한 듯한 그 모습에 끌려 대학생인 '나'는 그의 집에 드나든다.
서재며 풍기는 분위기로 보아 교수쯤이 아닐까 짐작했는데 그는 세상에 속한 어떠한 직함도 없다.

--선생님은 한때 굉장한 독서가였는데, 그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전처럼 그 방면에
흥미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는 말을 전에 사모님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음을 떠올렸다. (......)
"선생님은 왜 전처럼 책에 흥미를 갖지 못하시는 겁니까?"
"왜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말하자면 아무리 책을 읽어봐야 그리 훌륭해질 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또 이유가 있습니까?"(......)
"또 있다고 말할 정도의 이유도 아니지만, 전에는 남 앞에 나서거나 남이 뭘 물어보거나 했을 때
모르면 수치로 느껴져 창피했는데, 요즘은 모른다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수치가 아니라는 걸
알기 시작했습니다.(......)"(67~68쪽)

'책을 읽어봐야 별 수 없다'는 선생님의 진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는 별다른 취미가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영화와 책이 시들해지면 무슨 재미로 사나' 하여,
이 부분을 읽을 때 잠시 미간을 찌푸렸던 기억도 나고.

병으로 위독한 고향의 실제 아버지보다, 이 쓸쓸하고 무표정한 선생님에게 더 이끌리는 청년.
예전에는 선생님이 그에게 보낸 자서전 형식의 긴 편지 내용보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이  고즈넉하고 신비한 선생님 댁의 분위기와
나이 차를 훌쩍 뛰어넘는 그들의 교제에 시선이 머물렀다.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어떤 일을 경험하고 난 후,
'나는 할 수 없이 죽은 목숨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자'고 결심했다는 선생님.
세상에는 그렇게 쓸쓸한 결심을 하고 말없이 실행하는 인간도 있는 것이다.

<마음>은  또 자연스럽게 다음에 내가 읽을 책을 지정해 주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나의 개인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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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7-06-13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보관함에 넣습니다. 전에 리뷰 쓰신 참선 일기가 너무 좋았거든요. 고맙습니다.

로드무비 2007-06-13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 님, 제가 고맙습니다.^^

2007-06-13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6-13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 확인도장을 분명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쓸쓸합니다요.
맞아요, 심연이라 해봤자, 꼴랑 죄이고 어리석음이고 열등감이고
빤하고 빤한 것.
그런데 전 문학이나 영화 속의 그 어두운 부분을
기꺼이 즐기는 편입니다.^^

2007-06-13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6-1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도 마시고, 에서.ㅋㅋㅋ

치니 2007-06-1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좋아했던 책. 다시 리뷰를 읽으며 떠올려봐도 참 좋네요.

2007-06-13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로이카 2007-06-13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타이르듯 말하지만, 그 모름으로 화나고 그 모름을 감추려고 했던 제 모습들이 떠올라 참 부끄럽네요. 하지만 저 말씀을 한 소설 속의 선생님과는 달리, 그것과 저의 책읽기는 별개일 것 같아요. 분명 책읽기는 어떤 종류의 지식을 얻게 해주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내가 뭘 모르는지, 또 내가 지금 아는 것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은 가르쳐주지 않는 것 같거든요. 모르는 게 두려워서 책을 읽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겠지요.. 고3이 문제 푸는 것도 아니고..

로드무비 2007-06-1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이카 님, 독서가 다는 아니지만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독서 행위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고 높이 떠받드는 모습을 보면 가소로운데, 사실 저의 진심은 잘 모르겠어요. 어떤 책을 제대로 읽고 나면 자부심이 생기거든요.^^

바뀐 서재가 어리둥절 님, 댓글 다는 것도 정말 어색하네요.
전의 서재 돌려달라고 조르고 싶을 정도.
두 권 다 좋았다니 저도 즐겁습니다.^^

치니 님, 소설 읽는 즐거움이 이런 것이다, 알려주는 듯하여요.^^


2007-06-14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15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6-1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곧잘 하던 생각 님, 맞아요. 제 앞가림은 해야죠. 너무 많이 알아도 인생이 허무하고, 몰라도 병폐. 우짜면 좋습니까.^^
 
우리들의 스캔들 창비청소년문학 1
이현 지음 / 창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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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깝게도 올해는 교생들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다들 나이에 비해 늙수그레한 데다 촌스럽기 그지없다.
남자 교생들은 성장기를 냉동인간으로 보낸 것처럼 작달막하고
여자 교생들은 의도를 짐작할 수 없는 옷차림이다.(16쪽)

연두색 바탕에, 전체 금실이 체크무늬로 박힌, '도무지 의도를 짐작할 수 없는' 투피스를 맞춰 입고
교생 실습을 나갔다.
동래에 소재한 남자 중학교였다.
그 나이에 여자 교생이라면 환장을 한다는데 우리반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느 날 퇴근길, 학교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1번  꼬맹이가 석간신문을 돌리고 있길래
배달 마치기를 기다려 근처 중국집으로 데리고 갔다.
자장면 곱배기를 사먹였더니 다음날부터 눈에 띄게 얌전해졌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떠드는 녀석들을 잡도리하려 들었다.
교생실습 기간 동안은 소 닭 보듯 하던 녀석들이
무슨 속셈인지 마치고 났더니 편지를 무더기로 보내왔다.
그것이 한동안 나의 기쁨이 돼 주었다.

<짜장면 불어요>의 작가 이현이 중2 교실을 배경으로 왁자지껄한 장편을 한 편 써냈다.
<우리들의 스캔들>.
보라 이모가 보라네 중학교 2학년 1반에 교생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 이모가 어떤 이모냐, 어른들의 눈으로 보면 문제의 소지가 많은 인물이다.
아이들은 물론 개성이 강하고 제멋대로인 이 교생선생님께 매료된다.
새빛중학교 2학년 1반에는 선생님도 부모님도 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알고 몰래 드나드는
비밀의 방이 하나 있다.
그 인터넷의 가상공간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루루공주'니 '바이올라'니 '소주원샷'이니 L(<데스노트>의 L) 등의 닉네임으로 온갖 이야기를 나눈다.

-- 옛날에 나는 늘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싶어하는 아이였다.
학교에서, 집에서 그밖의 모든 것에서.
그래봤자 주변을 빙빙 돌고 있을 뿐이었지만 마음으로는 늘 그랬다.
(......) 고백하자면 어른이 되어도 별수없이 똑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그게 뭐 어때서?"
얼굴 똑같은 사람이 하나도 없듯이, 생각이며 행동거지며
사는 모양새도 모두 달랐으면 좋겠다.
제멋대로, 내키는대로, 다 달랐으면 좋겠다.(<짜장면 불어요> 작가 머리말에서)

유쾌하고 미더운 머리말이라 일부러 소개한다.

델리 스파이스의 '챠우챠우'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는 그 비밀의 방에서,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멋진 닉네임으로 함께 수다를 떨고 싶다.

때로 그 방에는 어른들의 세계와 별 다르지 않은 칙칙하고 무서운 이야기가 떠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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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2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6-12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도 작가의 그 말 좋아해요. 이현 작가는 제멋대로인 것 같아도 참 일관성 있어요. 반가운 일이죠. 이번 책도 재미있더군요. : )

로드무비 2007-06-1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 님도 읽으셨군요.
작가의 미더운 모습 참 좋죠?^^

그 옷, 지금 생각해도 웃긴다니까요.
괴상망측한 옷차림으로 나름대로 우쭐우쭐 그 학교 언덕을 오르던
제 모습이 그립네요.
님은 무지 세련되고 화사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전 공부 못하고 선생님께 지지리도 구박받던 몇 녀석들에게만
인기였어요.^^


hanicare 2007-06-13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나는 늘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싶어하는 아이였다..
(......) 고백하자면 어른이 되어도 별수없이 똑같다.
엄마가, 그리고 김모씨가 종종 하는 말. 나의 정신연령은 딱 일곱살이다. 니 딸에게 언니라고 해도 시원챦다.(7살짜리들과 이야기할 때 제일 편한 거 보니 맞는 말이네요.)
6.10 때 구호가 독재타도 호헌철폐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벌써 20년이 지났다더군요.
어릴 땐 조숙하다고 하더니 지금은 미숙하다고들 하네요. 난 변한 게 없는데요.후훗.

그런데 최승자시인의 말마따나 기쁘다 철판 깔았네...라서 그런가 요즘은 불뚝 불뚝 반항심이 솟습니다. 그래서 뭐? 나의 이상에 비추면 자신이 한심하지만, 그래두 세금 잘내고 공중도덕 잘 지키쟎아...게으른 게 흠이지 뭐...

*그러고 보니 로드무비님하고 꽤 오랫만이네요.칫.,,


로드무비 2007-06-1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anicare 여사, 반갑습니다.
KBS 6.10 다큐 연이틀 보셨군요.
20년 전의 흑백사진과 지금 모습의 대비가 제 시선을 끌었습니다.
자기 나이 비슷한 사람이 화면에 나오면
"누부야, 나도 저렇게 늙어 비나?"
동생의 물음에 내 대답.
"어, 똑같다!"
ㅋㅋㅋㅋㅋ

전 어릴 때도 미숙했고 지금도 미숙하네요.
이렇게 늙어 죽는 걸까요?( '')

그나저나 짜장면 불어요 머리말이 없었으면
리뷰 마무리를 어떻게 했을지.^^

홍수맘 2007-06-13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탱스 투 *^ ^*

로드무비 2007-06-1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 님, 땡큐!!^^

2007-06-14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6-1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동이 님, 너무 자주 나오는 건 좀 그렇죠? 동감.
가족여행 준비, 좋으시겠어요. 어머님 건강하시길......^^

 
소금꽃나무 우리시대의 논리 5
김진숙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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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냄새 정도가 아니라 자기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작업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20년 전, 조선소 용접공들.
(설마, 지금은 좀 나아졌겠지?)

그들의 작업복 등판에 '이른 봄 피어나기 시작해 늦가을이 되어서야 서러이 지는'  허연 소금꽃.
그 조선소 용접공이었던 김진숙은 아침 조회시간마다 동료들의 등판에 주렁주렁 피는
꽃을 지켜보았다. 자신도 소금꽃들을 등짝에 가득 매달고.
며칠 전, 책 제목에 대한 간략한 소개만 듣고 바로 이 책을 주문했다.

-- 난 아직도 세상을 바꾸고 싶다.(...)
인간이 돈에 왕따 당하는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9쪽, 책을 내며)

'아직도'라는 표현이 의미심장하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부산에서 홀로 노동자의 삶을 시작한 김진숙.
공장이라 할 것도 없는 한복 금박을 박는 가내수공업 골방에서 시작해
대우실업, 한진중공업(전 대한조선공사) 등 큰 규모의 회사로 옮겼으나
생활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2006년 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노동자 결의대회에서 그가 직접 써서 낭송한
'우리가 단지 역사를 추억할 때  스스로 역사가 되어가는 사람들'이라는 구절처럼,
많은 이들이 운동에 잠시 투신했던 추억을 팔아먹으며 살고 있을 때도
그는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스스로 역사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공장에서 나온 그가 땡볕 아래 해운대 백사장을 돌아다니며 아이스크림을 팔 때
나는 단발머리 친구들과 시시덕거리며 그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수배자로 쫓기며 새벽에 어느 집 대문간의 제삿밥을 주워 먹고 있을 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시립도서관과 재개봉관이나 들락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성지곡수원지 나무 그늘 밑에 쪼그리고 앉아 그가 유인물을 씹어 삼키고 있을 때
난 무얼 하고 있었을까?
(반성하고는 거리가 먼 인간인데 살던 동네가 겹치다 보니
절로 그런 생각들이 떠올랐고 종내에는 얼굴이 뜨뜻해졌다.)

제목은 가물가물한데 여학교 때 단체로 본 영화가 생각난다.
울산의 한 방직공장과 기숙사, 야간학교를 무대로 낮밤없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산업전사 소녀들이 주인공이었다.
소녀들의 방은 좁았지만 로션 냄새가 향긋했고 휴일엔 한껏 멋을 내고 시내까지 진출하여
돈을 모아 통닭을 뜯기도 했던 것 같은데.
 이 책에서처럼, 방송통신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재직증명서를 떼러 온 소녀에게
"방통고 나온다고 니 인생에 꽃이 필 것 같나?"
하고 면전에서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인간은 없었던 것 같은데,
영화보다 현실이 더 기막히다니 이럴 수가!

--내가 거기(대공분실)서 살아 나온 게 견딜 수 없는 자책이었던 적도 있었다.
1년 뒤 박종철 학생이 그렇게 죽어 나왔을 때, 이철규, 이내창 그들이
내가 그랬음직한 모습으로 저수지에서 떠올랐을 때......
그리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 시신조차 건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 새빨간 눈빛들이 이 세상에서 없어진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바탕 장대비 내리는 툇마루에서 꾸었던 어릴 적 악몽처럼 지나가는 말투로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간혹 영화에서 그런 장면을 보면 사람들은 감동적이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31쪽)

하긴, '감동적'이라는 말을 그동안 얼마나 남발했는지 그만큼 안 감동적인 말도 드물 것이다.
책의 맨 마지막 '여섯' 마당에 묶인 그의 가족사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벌어졌던 입이
마지막 페이지에서 절로 다물어졌다.

--잊고 있었다는 듯 큰언니가 울기 시작했다.
가게를 보던 조카가 "엄마, 와사비 얼마야?"라고 묻는 전화가 오면
"큰 거 짝은 거?" 묻고는 "짝은 건 820원." 대답하고는 다시 우는 사이......(244쪽)

코끝을 찡하게 하는 와사비보다 독한 저자의 살아온 이야기는 물론이고,
그가 직접 만난 몇몇 노동자들의 인터뷰 기사, 또 박창수, 김주익, 배달호 등
우리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또 모르는 열사들을 보내며 쓴 추모사까지
가슴을 두드리지 않는 글은 한 편도 없었다.

출판 의사를 묻자, 책으로 만들기 위해 나무들을 벨 만큼 자신의 이야기가 가치가 있는 걸까,
물었다는 저자.
책 잘 읽은 기념으로  한 그루의 나무를 꼭 심겠다, 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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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a 2007-06-0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분께 어쩌다가 이주노동자 지원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분의 대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그렇게도 바꾸고 싶었던 비인간적인 7,80년대의 노동환경, 사람만 바뀌었더라고. 한국인들에서 이주노동자들로 사람만 바뀐 채 환경은 여전하더라고. 그 분은 그래서 이주노동자들 곁으로 돌아가셨답니다. 조선소 내의 환경은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어쩌면 별로 바뀌지 않은 채 그 자리를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로드무비 2007-06-0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제도의 명칭이든 구체적인 내용이든 허울좋은 변화일 때가 많습니다.
비인간적인 것으로 치면 지금이 더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설마 여벌의 작업복은 지급되고 있겠지요.
식품이며 물자가 넘치는 세상이다 보니 그런 정도의 개선이나마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rosa 님도 읽고 아시겠지만, 그때, 차마 상상할 수도 없는
열악한 환경 아니었습니까.

2007-06-04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rosa 2007-06-04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감사합니다. 그런데도 가끔씩은 과거보다 지금이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하는 생각은 한답니다. 여벌의 작업복에 대해서도 그렇게 확신할 수 없었답니다. 언젠가 한국의 굴지의 대기업에서 정규직과 하청노동자의 출입증 카드가 다르고, 밥 먹는 시간대도 다르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남긴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6-0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막연한 기대(최소한의 것에 대한)를 배반하는 일들이
현실에서는 또 얼마나 많을지 모를 일이지요.
집집마다 음식물 쓰레기통이 저렇게 넘쳐나니
굶어 죽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하는데
알고보면 또 아니잖아요.
도처에 뚫린 구멍들.
혹, 여벌의 작업복도 모를 일이네요.
저야말로 rosa 님께 감사드립니다.^^

네꼬 2007-06-0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한 진심이 묻어나는 글이라, 닫지 못하고 한참 있었어요. 인용한 글이 참 먹먹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waits 2007-06-0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보관함에 담아놓고 언제 주문할까 하던 책이었는데, 로드무비님이 먼저 읽으시고 리뷰까지 써주시니 반갑고 고마워요. 님의 리뷰가 이 책 판매고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로드무비 2007-06-05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 님, 호호, 판매고에 적잖이 도움이 되겠지요.=3=3=3
저만 해도 두어 권 더 살 예정이니 말입니다.^^

네꼬 님, 제가 왜 엉뚱하게 와사비 어쩌고 하는 대목을 넣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2007-06-06 0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08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키타이프 2007-06-0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적이라는 말을 얼마나 남발했는지 그만큼 안 감동적인 말도 드물다는 말씀에 귀기울입니다.

로드무비 2007-06-11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 님, '안 감동적'이라니 표현이 좀 어색하죠?^^

나무 심기 요원하니 님, 컴이 자주 다운되어 댓글 쓰기도 어렵습니다.
가르쳐주신 주소는 수첩에 메모해 둘게요.
경비아저씨께 이번에도 구박을 받으셨는지?=3=3=3
 
선방일기
지허 스님 지음 / 여시아문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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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제 부처님 오신 날, 우리 집 마루에도 보라색의 예쁜 등이 하나 걸렸다.
지난 주말 지리산의 한 암자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돌아오는 날 스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다.
지지난 해 가을에 갔을 때 언덕의 사랑방에  종이 로봇을 열두 갠가 조립하여
통유리 창틀에 나란히 세워두고 왔는데 없어졌다.
누구의 짓일까.
부처님 오신 날이 코앞으로 다가와서인지 우리 일행을 비롯하여 신도들이 떼로 몰려들었는데
공양주 보살 할머니는 느긋했다.
된장국을 한 솥 가득 끓여 놓았고, 쑤어논 묵에 간장을 끼얹어 내면 되고,
입에 넣으면 녹아버리는 깻잎 장아찌에  김치가 맛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사랑방의 그 묵직한 책꽂이도 여전했다.
이번에는 박종철출판사에서 나온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선집> 여섯 권과
<우키요에의 미>,  일본 강담사에서 출간된 Zen  Painting이라는 책이 유독 눈에 띄었다.
눈가에 장난기가 자글자글한 스님께 버릇없이 여쭈었다.

"이 책들 스님이 읽으시는 겁니까?"

한 번 오면 며칠이고 틀어박혀 책만 읽고 가는 친구가 있다고 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그리고 불교미술을 함께 읽는 스님이라니, 그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이번주  지허 스님의 <선방일기>를 꺼내어 곶감 빼먹듯 아껴가며 읽었다.
1970년대 초, 상원사에서 동안거를 결심하고 시월 초하루 그곳을 찾아 김장을 돕고
10월 15일 결제부터 1월 15일 해제일까지 함께 한 스님들의  생활을 기록했다.
1973년 신동아 논픽션 공모전에 당선된 글이라고 한다.

수행자로서의 진솔한 독백이 마음을 흔드는가 하면,
긴긴 겨울밤 곳간에서 몰래 빼돌려 구워먹는 감자구이 동호회를 결성하질 않나,
또 별식으로 만두를 만들어 먹는 날의 소동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어느 날 밤에는 또 정신이 우위냐 육체가 우위냐 하는 질문으로부터 촉발된
유물唯物 유심唯心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기도 하며, 용맹정진 중 수마에 함락당하는
치열한 현장이 생중계된다.
세모의 고독은 또 어떻고......

내일이면 동안거가 끝나는 날, 빨래터에서 나란히 내의를 빨아 널고 
지객과 지허 두 스님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 재미는 각별한 것이었다.

지허 스님의 <선방일기>는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다.
재미있어서 단번에 읽히는데(일부러 며칠간에 걸쳐 나눠 읽었다) 여운이 길다.

--(뒷방 조실 스님을 보고 있으면) 때로는 파라독스하고 때로는 페이소스하다.
때로는 도인의 경계에서 노는 것 같고 때로는 마구니의 경계에서 노니는 것 같다.(47쪽)

문고리를 잡고 있는 손들이랄까, 댓돌 위의 고무신 몇 켤레의 흑백 영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35년 전 지허 스님과 함께 상원사에서  겨울을 나신 스님들,
견성의 문턱을 지나 모두 성불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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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와 연우 2007-05-2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경박하고도 경박하고, 사람들은 자꾸만 우로우로만 가는데, 마르크스와 엥겔스 그리고 불교미술을 함께 읽는 스님이라니요...
저도 궁금합니다.
담아갑니다.^^

2007-05-25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25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도원/ 수녀원 님, 오래 전 사둔 책인데 절에 다녀오니 문득 생각나서
찾아 읽었어요.
감상이나 과장 없이 '딱 그만큼'의 이야기를 적어나간 작은 책자입니다.
좋아하실 듯.^^

건우와 연우 님, 전 <우키요에의 미>를 꺼내어 잠시 읽었어요.
흥미로운 책이더군요.
그러게요, 저도 그 스님이 누군지 모르면서 묘한 호감이 뭉게뭉게......^^

플레져 2007-05-25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폭풍같던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아요.
그 절에 다녀오셨던 이야기, 언젠가 읽은 기억이 나네요 ^^

로드무비 2007-05-2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절 사진 페이퍼 다시 퍼올까요?
플레져 님은 정말 머리가 좋아요. 감탄.^^

2007-05-25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25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25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waits 2007-05-2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지리산의 암자... 전 잠시 둘러보는 것 말고는 절에 머무른 적이 없어요. 인간이 너무 소란해서 그런지 한 번 생각도 못해봤네요. 영혼이 좀 진정되면 언젠가 그런 날이 오려나... 뜬금없이 부석사라도 가보고 싶네요. ^^

로드무비 2007-05-26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 님, 플레져 님, 곱게 늙은 비구니 님,
연두색 포스트잇 맨 첫 페이퍼로 그 절 사진 글 옮겨놨습니다.
반갑게 봐주시길.^^

나어릴때 님, 아는 분이 스님 친구라 묻어서 갔습니다.
2년 전 그 방에 처음 들어선 순간 이상한 기분을 느꼈답니다.
있어야 할 곳에 당도한 느낌.
헤헤, 너무 멋을 부렸나요?^^


2007-05-25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검둥개 2007-05-26 0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단번에 읽히는 책을 그렇게 아껴두고 조금씩 나눠 읽으셨어요? ^^
정말 존경입니다.
전 서점에 서서 반 넘게 읽을 책을 사가지고 와가지고
집에 온지 삼십분만에 끝낸 적도 있어요.
얼마나 허망하던지... ㅠ.ㅠ

로드무비 2007-05-26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런 책이 있어요.
<회송전차>도 그렇게 읽었고.
검둥개 님, 먹는 것도 그렇게 자제가 되면 을매나 좋을까요?^^
(아이고, 그 책은 마저 서서 읽고 오시지!)

혜덕화 2007-06-04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소개로 이 책을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로드무비 2007-06-05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혜덕화 님 리뷰 읽고 기분좋게 하루를 엽니다.^^
 
Breakfast On Pluto (플루토에서 아침을) - O.S.T.
Various Artists 노래 / 워너뮤직(WEA)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극장 문을 나서서 서점에 들러 신간들을 구경하고 버스를 기다리며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잔 빼드는 순간에도 내 귀에는 음악이 흘렀다.
제목을 모르는 노래도 있었지만 대부분 귀에 익숙한 노래였다.
오랜만에 들은 모리스 앨버트의 'Feelings'는 마을버스에서 내리는 순간까지
귓속을 맴돌았다.
몇 주 동안 계속.

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성당의 첨탑 위에서, 지붕 위에서, 창틀에서, 울새인지 박새인지 참새들이 아침을  연다.
자기들끼리 조잘조잘  간밤에  일어난 소식을 전한다.
어느 집 지붕 아래에서 일어났대도 별로 놀라울 것 없는 그렇고 그런 하찮은 이야기들이다.
사람들은 그 지붕 아래에서 때 낀 창문의 커튼을 열고 닫으며
별볼일 없는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플루토에서 아침을>은 서른몇 개의 제목 아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영화.
까맣게 잊고 있던 70년대의 올드팝들이 화면 속에 잘 버무려져 있다.
'Feelings'가 나오던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인 여장남자 키튼(킬리언 머피).
태어나자마자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유령숙녀'라고 부르며 그녀를 찾아 런던에 오는데
만나는 인간마다, 내딛는 곳마다 지뢰밭이다.
그녀가 지닌 무기라야 겨우 하이힐의 뾰족한 뒷굽이나 향수 스프레이.

어느 날 밤 거리에서 쫓기다 간신히 지나가는 차를 세워 몸을 피하는데,
흑인 운전사가 웃으며 틀어주는  음악이 'Feelings'.
관객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손에 들고 있던 커피나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려는 순간,
무자비한  폭행이 시작된다.
그때 흐르는 음악이 너무 감미로워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한시도 마음을 놓으면 안 되는 것이 인생이라는 뜻일까? 

<푸줏간 소년> 이후 두 번째로 극장에서 만나는 닐 조던 감독의 이 영화.
'Feelings' 외에도 The Rubets의 'Sugar Baby Love'   Boby Goldsboro의  'Honey' 
'The Windmills of Your Mind' 등 총 13곡의 사운드 트랙에
주연배우 킬리언 머피가 직접 부른 노래도 한 곡 포함되어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 음반이 나오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생각해 보면 일상은, 아이와 남편이 아침에 남긴, 식은밥을 합치는 작업과도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먹지 않고 버렸다.)

오늘 아침은  양은냄비에 그것들을 부어 가스레인지 위에 올리고,
몇 숟가락의 밥과 고추장과 나물을 보태어 먹음직한 비빔밥을 만들었다.
맛있었다.
음악을 들으며 키튼 양과 함께 마시는 커피 한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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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2007-05-14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무척 무서울 거 같은 느낌인데요...
근데 왜 이야기는 이렇게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
좋은 한 주 되세요~~~

로드무비 2007-05-1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달래 님, 이 영화 달콤하고 화사한 구석도 있어요.
화면을 보면 아시겠지만.
님도 멋진 한 주 보내세요.^^*

Mephistopheles 2007-05-1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꽤 좋다고 들었어요..
특히 킬리언 머피의 변신이 파격적(?)이라고 하던데..^^

2007-05-14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로이카 2007-05-1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의 일상은 냉장고의 음식들을 계획적으로 비우는 건데.. ㅎㅎ 잘 봤습니다.

로드무비 2007-05-1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틸 라이프 님, 5월 3일 개봉인 줄 알고 달력에 대문짝만하게 표시했는데
6월로 미뤄졌더군요.
저도 무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흐뭇하군요.
왠지 제 영화 취향을 좋아해 주시는 것도 같고, 님과 비슷한 것 같아서.^^

메피스토 님, 킬리언 머피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아주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토요일에 님 덕분에 <칠판> 조금이라도 볼 수 있었어요.^^
(댓글은 안 남겼지만 추천은 했시유.=3=3)

로드무비 2007-05-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이카 님, 찌찌뽕~~
그 보람이 얼마나 큰지 몰라요.ㅎㅎ
시든 미나리에서 괜찮은 잎과 가는 줄기를 몽땅 긁어모아서
초장 넣고 비빔밥 해먹었더니 맛나더군요.(이건 팁!)

2007-05-14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14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깔깔~~
'칠판'을 '책상'이라 하다니!
좀 전에 보니 'Feeling'을 엉뚱하게도 'Flling'으로 계속 썼더구만요.
웃을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2007-05-14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14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월 15일 님, 정확한 날짜는 모르고 있었어요.
오래 전 <소무>를 보고 단번에 이 감독의 팬이 돼버렸답니다.
<세계>를 보고 '보온병'에 대해 말씀하셨죠?
갑자기 그게 생각나네요.^^

waits 2007-05-15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닐 조던의 '두번째 이별'을 보고 참 좋아했었어요, 알지도 못하는 아일랜드에 어줍잖은 동경을 보태가면서... 그의 영화 한참 못봤는데, 어떨까 궁금하네요.
전 오늘 맘 먹고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보러가려고 해요^^, '아들' 보고 놀란 가슴 박광정 아저씨가 달래주시길...ㅎㅎ

로드무비 2007-05-1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 님, 아일랜드, 더블린, 이상하게 끌려요.
이 영화에서 닐 조던은 정치적인 발언은 슬쩍 비껴갑니다.
<아들> 보셨군요.
이상했나봐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는 개봉일에 보러 갔었어요.
영화 <라이방>의 분위기도 있고. 인간들도 허름하고.
전 참 재밌게 봤어요.
님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

검둥개 2007-05-16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중엔 역시 절대로 로드무비님의 서재에 얼씬거려서는 안 되는 것을.
고봉밥에 열무김치를 버무려서 한 양푼 먹었어요.
지뢰밭도 부른 배로 거니는 것이 한결 나으려니 싶어서. ^^ =3=3=3

로드무비 2007-05-1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 님, 고봉밥에 열무김치라니 거기 거시기 맞아요?
'밥'이라는 글자만 봐도 식욕을 느끼는 건
알라딘에서 우리 둘뿐이려나요?^^
(모쪼록 다이어트 성공하기 바랍니다.=3=3)

다락방 2007-05-1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보고 싶은 영화예요. 그런데 OST 도 좋은가 보군요. 잘 읽고 갑니다. :)

로드무비 2007-05-16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영화가 좋으니 음악도 덩달아.
아직 상영중인 것 같던데요.^^

다락방 2007-05-1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로드무비님. 아직 상영중인데 아마 오늘까지인듯 하더라구요. 평일엔 못보고, 주말에 씨네큐브는 다른 영화를 상영해요. 흐음..

로드무비 2007-05-17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디비디로 봐도 좋죠, 뭐.
놓친 영화는 아깝지만 또 다른 멋진 영화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퇴근 후 극장에 달려가는 직장여성, 뭔지 부럽고 그립네요.^^)

icaru 2007-05-19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주룩주룩ㅠ.ㅜ) 저만의방으로 업어감을 허락하소서..

2007-05-21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2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스틸 라이프 님, 아직 상영하는 것 같던데요?
씨네큐브에서.
한번 체크해 보셔용.
님도 좋아하실 것 같은 영화.^^

이카루 님, 영광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