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 겟 백
비틀즈 (The Beatles) 지음, 서강석 옮김 / 항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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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루프탑의 ˝Don‘t let me down˝을 좋아합니다. 일부 인쇄의 아쉬움은 있지만 책에는 만족합니다. 하지만 펀딩 소식에 대한 반가움과 기다림에 비해 너무 무책임한 출간 일정 관리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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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명화 일력 (스프링) - 하루의 시작이 좋아지는 그림의 힘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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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그림들이 많아 넘겨보며 흥미로운데 엄선된 ‘명화‘여선지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사이즈는 탁상 일력의 한계겠지만 덕분에 집중해서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커버 디자인과 컬러가 계속 봐도 좀 당황스럽지만 새해가 되어 세워두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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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시 불어오는 바람 사이로
잊혀져간 그 모습 찾으러 갔었네
부는 바람에다 속삭여도
슬픔으로 젖은 나의 두 눈빛

내 맘에 와닿는 외로움을
그대 모습으로 달래도보지만
이젠 너무 멀리 떠나버린
그대이기에 우리는 사랑할 수 없네

바람결에 우는 내 사랑은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고
이젠 내 맘 속에 추억만 남아
흐르는 저 세월에 잊혀져가네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 사이로
잊혀져간 그 모습 찾으러 갔었네
부는 바람에다 속삭여도
슬픔으로 젖은 너의 그 눈빛
 

김현식 사, 장기호 곡 


노래가 안 나오면 여기로  http://blog.naver.com/likeamike/150023969445


 

 어제,오늘은 저녁을 먹고 산책 삼아 답사 삼아 축제장소인 사무실 근처 공원에 들러 잠시 시간을 보내다 집에 왔다. 겨울이라기엔 이르지만 가을은 끝물, 일찍 내려앉은 어둠에 인적 드문 작은 공원에서 담배 한 대 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괜히 마음이 시리다. 바닥엔 낙엽, 홀쭉해진 나무들이 아직 떨구지 못하고 달고 있는 나뭇잎 사이로 바라다보는 하늘이 참 쓸쓸했다. 

 아침부터 다짜고짜 몇 차례씩이나 전화를 해대며 쌍욕을 남발하는 경상도 어디 산다는 아저씨도 어쩐지 외로워 그런 것 같고, 별 하는 일도 없으면서 의정활동비는 35%나 올려받아야겠다고 결의한 우리 동네 시의원들도 어쩐지 관심 좀 가져달라고 떼쓰는 것 같고,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찾아와 되도 않는 소리로 이것저것 간섭을 해대는 인도 사람 A씨도 여전히 외롭고 또 외로워 저러는구나 싶다.

 어제는 프랑스에서 55일째 투쟁 중이라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러 혼자서 민망하고도 웃겼는데... 분신한 노동자만큼이나 열악한 환경과 어이없는 악덕 사장의 행태 같은 것들에 열받는 거랑 별개로, 반드시 이기고 돌아가겠다고 귀국 비행기표도 버렸다는 그분들의 막다른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 같은 거랑 별개로, 도대체 이 땅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나 하는 공분 같은 거랑 별개로, 그냥 눈물이 흘렀다. 누선을 자극할 아무거나 있다면 그 핑계로 막 퍼질러 앉아 울어버리고 싶었다.

 누군가 곁에 있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불편하고 어색한데, 누군가 아무도 없다는 것 역시 그리 마땅치는 않고 뭐 그런. 그냥 괜히 앓고 싶고 울적하고 싶고 떠돌고 싶고 주저앉고 싶고 뭐 그런. 잠깐 미쳐돌아가는 마음을 따라 오랜동안 입을 닫고 있는 선생님께 뜬금없는 인사를 남겨놓고, 뭐하는 거니 자문할 새도 없이 뻔뻔히 '등록'을 누르고 돌아섰다.

 며칠 전에 본 동백꽃 프로젝트에서 자주 클로즈업되었던 서럽도록 빠알간 동백, 툭툭 자살하듯 떨어져버린 꽃송이가 무시로 떠오르고. 팔자 좋게 보길도에 둥지를 틀고서는 유유자적 살아가는, 멀리 사는 어린 애인이 내려올 때면 유치하기 짝이 없도록 간질한 로맨스에 들뜨고 전 애인의 아내가 찾아와 발작하듯 전한 부고에는 복받치는 눈물을 아낌없이 쏟아내버리는 '동백아가씨'의 주인공. 참 사는 듯이 사는 것 같아 좀은 부럽기도 하였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라는 질문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말했다는 서갑숙의 이야기를 전하며 호들갑을 떨어대는 가십을 읽으면서, 생전 관심도 없던 그녀의 영혼이 친구처럼 느껴지지를 않나. 살 때는 좀 사는 것 같이 살고 싶다 하면서도, 그래도 존재가 없으면 제일 좋겠다는 생각이 다시 스멀스멀 피어나고. 별달리 기다리는 것도 없이 설레이는 것도 없이 이렇게 혼자 살다가 잠깐 핑 돌면 그냥 가는 건가 싶어 괜시리 허무하기도 하고.

 그래도 제사는 지내야지 싶어 한껏 마음을 맡기고 노래를 듣다보니, 아저씨 가신 나이가 딱 지금의 내 나이네. 너무 오래 산 거 아닌가, 돌봐야 할 게 뭐 그리 있나, 돌아봐야 할 건 또 뭐가 있나, 돌아버리면 또 어떻게 될까, 뭐 그런 구질구질하게 끊지도 못하는 생각들 사이를 어슬렁거린다. 세상이 모두 외로워서 미쳐돌아가는 듯이 보이는 건, 적당히 앓을 새도 없이 무참히 돌아가는 일들에 치인 엄살이 삐져나온 것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쩌면 이렇게 핑계 삼을, 이제는 세상에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더 어울리는, 마음에 자리잡은 사람이 있다는 게 참으로 고맙기도 하다.

 조만간 에덴동산에 들러 인사 전하겠다는 약속은 아무래도 지키지 못할 듯 싶다. 뭐, 잘 계시겠지만. 살다가 살다가, 내가 잘 못 계시겠으면 그때나 한 번 가야지. 기념은 기억으로, 인사는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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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07-11-0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타시는군요. ^^

waits 2007-11-03 02:01   좋아요 0 | URL
그런가봐요, 근데 정신없이 바쁘니 또 아무 생각 없어지기도..^^;;

드팀전 2007-11-0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앨범...제가 무척 좋아했던 음반입니다.전 이 음반을 들으면 봄밤이 설레였던 대학 1학년대로 돌아갑니다.텅빈 국철 역내에 서 있는 제 모습도.

waits 2007-11-03 02:03   좋아요 0 | URL
노래는 곧잘 어떤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 같아요.
이 노래들 마음에 담고 듣던 때를 지나, 한참 후 어느 날 드라마의 예고편에서 흘러나오는 걸 듣고 울컥했던 적이 있었답니다. 그때만 해도 몹시 사무쳐서 한 동안 정신 못차렸었는데...
노래와 시간, 참 힘이 세다는 생각도 드네요.
 



 

슬픔 가슴 미어지는 비애
사랑은 분노 철저한 증오
사랑은 통곡 피투성이 몸부림
일치를 향한 확연한 갈라섬 

사랑은 고통 참혹한 고통
사랑은 실천 구체적인 실천
사랑은 투쟁 쉼없이 가야할
노동자의 새하얀 길이네 

온 바다와 산과 들과 하늘이
들고 일어서 폭풍치고
번개 치며 포효하여 핏빛으로
새로이 나는 것
그리하여 마침내 사랑은
고요에 빛나는 바다
햇살 쏟아지는 파란 하늘
 

박노해 시, 이원경 곡



노래가 안 나오면 여기로  http://blog.naver.com/likeamike/150023857552 

 



 주말의 일기예보를 듣지 못했다. 하늘이 좀 흐리기는 했지만 앞마당 의자에 앉아 이야기 나누며 시작하는 하루에 어울리게, 적당히 햇발이 내리는 오전. 지난 금요일, 실은 거의 포기했었는데 꽤나 극적으로 본회의에서 표결 끝에 부결 처리된 거주외국인지원조례 덕에 다들 한 짐 덜었다는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이제 딱 2주 앞으로 다가온 축제와 11월 중순 쯤으로 마감을 정해놓고는 너도 나도 다른 일에 치이느라 자꾸만 미뤄진 가이드북 작업에 집중하자고.

 하여 마침 이직 기간 중에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기로 한 우리의 든든한 자원활동가 S가 그제 잠시 알바로 나섰던 나이지리아 통역 출장에서 돌아와 상근활동가마냥 출근 시간에 맞춰 당도했다. 도대체 상점을 찾을 수가 없어 도하에 스탑오버했을 때 겨우 샀다며 내미는 자상한 선물, 그야말로 잔잔한 감동까지 선사하며 씩 한 번 웃고마는 S덕에 아침부터 괜히 마음이 훈훈해졌다.

 하지만 닥친 일은 또 일이라... S와 함께 가이드북이며 축제며 이것저것 회의를 하고 간단히 저녁을 먹고 맥주도 한 잔 하고 헤어졌다. 지난 겨울 처음 만난 S는, 그 한참 전부터 이주단체에서 꽤 적극적으로 자원활동을 했던 친구라고 들었다. 사무실 다른 동료들과는 짧지 않은 인연인 그는, 본업과 별개로 기특할 정도의 열정으로 세상과 이주노동자에 대해 성심과 열심을 보이는 친구다. 상도동에서 부천 구석까지 분명 가깝지 않은 길일텐데 손길이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달려오는 것은 물론, 우리가 하는 일 하나하나에 상근활동가 못지 않은 관심과 고민을 마다않는 사람이다.

 함께 일할 식구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늘 첫번째로 떠오르는 친구, 보잘 것 없는 초라한 단체인데다 급여도 변변치 않으니 차마 대놓고 말을 할 수 없기도 하지만. 실은, 그의 속에 끓고 있는 열정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그런 의중을 보이지 않으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참느라 애쓰는 편이다. 한 번씩 사무실에 왔다 갈 때마다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과 뛰어들고 싶은 열망 사이에서 그가 얼마나 갈등하고 고민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를 보내고 샘과 함께 집으로 걸어오는 길, 속내를 서로 감추지 않으며 한참 이야기를 해댔다. 지금은 돈 벌어야되니까 나중에 늙으면 같이 일하자고 하자, 그래도 혹시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세상에서 함께 일하자고 하면 안될까? 분신한 노동자의 이야기에, 여전히 진행중인 이랜드 불매에, 좀은 급하게 가입한 민중연대 덕에 테이블에 놓인 이런저런 서명과 모금에, 하나같이 진지하고 성실하게 관심을 보이며 기꺼이 함께 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는 친구.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도 고맙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게 그러고보면 참 간단치가 않다.

 그리고 지난 여름 외노협 수련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이주판을 떠나 교회로 간다는 다른 단체의 상근자 송별회 자리에서 느꼈던 진한 아쉬움이 떠올랐다. 이 달이면 고작 일 년이니 나는 여전히 새파란 초짜지만, 몇 달 되지 않는 활동 속에서 처음으로 만난 친구 같았던 그가 참 좋았다. 실은 전혀 친하달 수 없는 관계였지만... 지난하고 징글징글했던 여수에서의, 소소하지만 근본적인 분열들에 분노와 회의를 감추지 못하고 쏟아낸 눈물을 받아준 게 그 친구이기도 했고, 어쩌면 그 덕에 작은 공부 모임을 꾸려 동대문과 용인과 부천을 오가며 정리되지 않은 고민이나마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선 활동가의 혼란이 좀은 전의와 각성을 동반하는 것이었다면, 나름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활동가에게 수년 째 반복되는 의미없는 분열의 답습을 목도하는 일은 무기력과 냉철한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누구에게든 편안함을 선사하는 사람 좋은 너털웃음을 가진 그 친구가 잔뜩 술에 취해 털어놓은 회복할 수 없는 절망감에 나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가시밭길 떠나 비단길 가는 게 아닌 바에야 잡을 수도 없는 게 그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었던 것 같다. 말 통하고 편한 동료를 발견하자마자 잃어버리는 것 같아 아쉽기 그지 없었지만, 그건 그저 내 사정일 뿐이었으니까.

 그 여름 날 한밤의 술자리에서, 실은 민망하리만큼 과거의 향수에 도취되어 쩌렁거리며 투쟁가를 부르기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적잖은 이물감을 느끼기도 했던 그 난망한 자리에서, 그가 문득 이 노래를 불렀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노래의 가사가, 당황스러울만큼 또렷이 기억이 났다. 이 노래를 듣고 부르던 날들의, 하릴없이 비장하고 애틋했던 도취된 심사가 떠올라 좀은 열적은 채로, 하지만 단지 수사의 힘만이 아닌 어떤 날 것이 주는 의연한 진실의 깨달음 같은 것들이 울컥 복받치는 그런 밤이었다.

 이따금 찾아와도 좋지만 동지가 되어 꿈꾸는 세상을 함께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욕심도 사랑이고, 흔들리고 부딪치면서 마음 나누고 눈물 뿌리며 함꼐 가고 싶었던 사람의 뒷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사랑인지 모르겠다. 함께 싸우던 동지의 불타는 시신을 보며 미치겠다를 연발하는 것도,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끝내 버티지 못해 기어이 제 몸에 불 붙여 발화하는 것도 어쩌면 사랑인지 모르겠다. 사랑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적 없지만, 오늘은 그런 게 사랑인가보다. 배설하듯 주절거려봤자 곧 잊어버리고 세상속에 파묻히겠지만. 눈물 나게 극진하고 눈물 나게 아프고, 실은 눈물 나게 가짜여도. 그래도 가끔은,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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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07-10-2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 나게 가짜면, 그게 진짜인거예요. 나 이 노래 참 자주 들었던 날들이 있었어요. 그 곳에서 둥지를 튼 지 벌써 1년이 지나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waits 2007-10-30 03:24   좋아요 0 | URL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데 에로이카님께는 항상 좋은 말만 듣는 것 같아요, 뭐든 흥분 먼저 하는 습성을 달래가면서 탈선하지 않고 길게 가는 방향을 고민하는 중이랍니다. 참 어렵다고 느끼지만요.
에로이카님도 자주 들었던 노래였다니 반갑네요. 전 한동안 이 노래 다시 들으면서, 알지도 못하면서 괜히 불퉁했던 박노해 시인 생각이 났더랬지요. 늘 반성이 필요해요. 물론 이따금 따뜻한 격려도, 감사해요. ^^
 

읽다보면 편안한 자세로 책장을 넘기는 것 조차 송구스러워질 지 모르지만 직접 '사서' 읽다보면 이래저래 가장 보람찬(!) 독서가 되지 않을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나, 이 책들만은 반드시 '사서' 읽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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