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프라하 도시 산책 시리즈
최유안 지음, 최다니엘 사진 / 소전서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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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기를 맞은 2024년 6월의 프라하에서는 어디서나 카프카를 마주칠 수 있었다. 그의 영혼이 너무 소란스럽지 않을까, 이토록 열띤 사후생을 당사자가 알게 된다면 어떻게 느낄까 주제 넘은 걱정을 하면서도 외면할 수 없었던 책. 몇 달 전 걸었던 길들을 되짚어가며 다시 만날 프라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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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일에 대하여 - 뤽 다르덴 에세이
뤽 다르덴 지음, 조은미 옮김 / 미행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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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되고 약하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들을 통해 사람과 세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고 담담하지만 깊은 위로를 전해주는 다르덴 감독의 영화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펀딩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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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 겟 백
비틀즈 (The Beatles) 지음, 서강석 옮김 / 항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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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루프탑의 ˝Don‘t let me down˝을 좋아합니다. 일부 인쇄의 아쉬움은 있지만 책에는 만족합니다. 하지만 펀딩 소식에 대한 반가움과 기다림에 비해 너무 무책임한 출간 일정 관리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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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명화 일력 (스프링) - 하루의 시작이 좋아지는 그림의 힘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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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그림들이 많아 넘겨보며 흥미로운데 엄선된 ‘명화‘여선지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사이즈는 탁상 일력의 한계겠지만 덕분에 집중해서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커버 디자인과 컬러가 계속 봐도 좀 당황스럽지만 새해가 되어 세워두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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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시 불어오는 바람 사이로
잊혀져간 그 모습 찾으러 갔었네
부는 바람에다 속삭여도
슬픔으로 젖은 나의 두 눈빛

내 맘에 와닿는 외로움을
그대 모습으로 달래도보지만
이젠 너무 멀리 떠나버린
그대이기에 우리는 사랑할 수 없네

바람결에 우는 내 사랑은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고
이젠 내 맘 속에 추억만 남아
흐르는 저 세월에 잊혀져가네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 사이로
잊혀져간 그 모습 찾으러 갔었네
부는 바람에다 속삭여도
슬픔으로 젖은 너의 그 눈빛
 

김현식 사, 장기호 곡 


노래가 안 나오면 여기로  http://blog.naver.com/likeamike/150023969445


 

 어제,오늘은 저녁을 먹고 산책 삼아 답사 삼아 축제장소인 사무실 근처 공원에 들러 잠시 시간을 보내다 집에 왔다. 겨울이라기엔 이르지만 가을은 끝물, 일찍 내려앉은 어둠에 인적 드문 작은 공원에서 담배 한 대 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괜히 마음이 시리다. 바닥엔 낙엽, 홀쭉해진 나무들이 아직 떨구지 못하고 달고 있는 나뭇잎 사이로 바라다보는 하늘이 참 쓸쓸했다. 

 아침부터 다짜고짜 몇 차례씩이나 전화를 해대며 쌍욕을 남발하는 경상도 어디 산다는 아저씨도 어쩐지 외로워 그런 것 같고, 별 하는 일도 없으면서 의정활동비는 35%나 올려받아야겠다고 결의한 우리 동네 시의원들도 어쩐지 관심 좀 가져달라고 떼쓰는 것 같고,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찾아와 되도 않는 소리로 이것저것 간섭을 해대는 인도 사람 A씨도 여전히 외롭고 또 외로워 저러는구나 싶다.

 어제는 프랑스에서 55일째 투쟁 중이라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러 혼자서 민망하고도 웃겼는데... 분신한 노동자만큼이나 열악한 환경과 어이없는 악덕 사장의 행태 같은 것들에 열받는 거랑 별개로, 반드시 이기고 돌아가겠다고 귀국 비행기표도 버렸다는 그분들의 막다른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 같은 거랑 별개로, 도대체 이 땅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나 하는 공분 같은 거랑 별개로, 그냥 눈물이 흘렀다. 누선을 자극할 아무거나 있다면 그 핑계로 막 퍼질러 앉아 울어버리고 싶었다.

 누군가 곁에 있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불편하고 어색한데, 누군가 아무도 없다는 것 역시 그리 마땅치는 않고 뭐 그런. 그냥 괜히 앓고 싶고 울적하고 싶고 떠돌고 싶고 주저앉고 싶고 뭐 그런. 잠깐 미쳐돌아가는 마음을 따라 오랜동안 입을 닫고 있는 선생님께 뜬금없는 인사를 남겨놓고, 뭐하는 거니 자문할 새도 없이 뻔뻔히 '등록'을 누르고 돌아섰다.

 며칠 전에 본 동백꽃 프로젝트에서 자주 클로즈업되었던 서럽도록 빠알간 동백, 툭툭 자살하듯 떨어져버린 꽃송이가 무시로 떠오르고. 팔자 좋게 보길도에 둥지를 틀고서는 유유자적 살아가는, 멀리 사는 어린 애인이 내려올 때면 유치하기 짝이 없도록 간질한 로맨스에 들뜨고 전 애인의 아내가 찾아와 발작하듯 전한 부고에는 복받치는 눈물을 아낌없이 쏟아내버리는 '동백아가씨'의 주인공. 참 사는 듯이 사는 것 같아 좀은 부럽기도 하였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라는 질문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말했다는 서갑숙의 이야기를 전하며 호들갑을 떨어대는 가십을 읽으면서, 생전 관심도 없던 그녀의 영혼이 친구처럼 느껴지지를 않나. 살 때는 좀 사는 것 같이 살고 싶다 하면서도, 그래도 존재가 없으면 제일 좋겠다는 생각이 다시 스멀스멀 피어나고. 별달리 기다리는 것도 없이 설레이는 것도 없이 이렇게 혼자 살다가 잠깐 핑 돌면 그냥 가는 건가 싶어 괜시리 허무하기도 하고.

 그래도 제사는 지내야지 싶어 한껏 마음을 맡기고 노래를 듣다보니, 아저씨 가신 나이가 딱 지금의 내 나이네. 너무 오래 산 거 아닌가, 돌봐야 할 게 뭐 그리 있나, 돌아봐야 할 건 또 뭐가 있나, 돌아버리면 또 어떻게 될까, 뭐 그런 구질구질하게 끊지도 못하는 생각들 사이를 어슬렁거린다. 세상이 모두 외로워서 미쳐돌아가는 듯이 보이는 건, 적당히 앓을 새도 없이 무참히 돌아가는 일들에 치인 엄살이 삐져나온 것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쩌면 이렇게 핑계 삼을, 이제는 세상에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더 어울리는, 마음에 자리잡은 사람이 있다는 게 참으로 고맙기도 하다.

 조만간 에덴동산에 들러 인사 전하겠다는 약속은 아무래도 지키지 못할 듯 싶다. 뭐, 잘 계시겠지만. 살다가 살다가, 내가 잘 못 계시겠으면 그때나 한 번 가야지. 기념은 기억으로, 인사는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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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07-11-0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타시는군요. ^^

waits 2007-11-03 02:01   좋아요 0 | URL
그런가봐요, 근데 정신없이 바쁘니 또 아무 생각 없어지기도..^^;;

드팀전 2007-11-0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앨범...제가 무척 좋아했던 음반입니다.전 이 음반을 들으면 봄밤이 설레였던 대학 1학년대로 돌아갑니다.텅빈 국철 역내에 서 있는 제 모습도.

waits 2007-11-03 02:03   좋아요 0 | URL
노래는 곧잘 어떤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 같아요.
이 노래들 마음에 담고 듣던 때를 지나, 한참 후 어느 날 드라마의 예고편에서 흘러나오는 걸 듣고 울컥했던 적이 있었답니다. 그때만 해도 몹시 사무쳐서 한 동안 정신 못차렸었는데...
노래와 시간, 참 힘이 세다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