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hic 그래픽 4호 - 2007
프로파간다 편집부 엮음 / 프로파간다(잡지)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한국 북디자이너 21인의 인터뷰가 실렸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주문했다.
책을 주무르는 사람들의 얼굴과 생각이 궁금했던 것인데
계간 그래픽 4호는 나의 그런 기대를 제법 충족시켜 주었다.
이번 호는 '동시대 한국 책의 초상'이라는 에디터의 짧은 말 이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21인의 인터뷰와 대표작품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북디자인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묻는 것을 시작으로 질문은 총 열다섯 개인데
'최근 한국 북디자인의 트렌드에 대해 저항감을 느끼는 편인가?'라는 항목에는
대부분 '그렇다'고 답하고 있다.
요즘 책 표지에 손글씨가 너무 많이 사용된다는 것과
일러스트레이션의 남용 문제를 지적한 사람이 많았다.
물론 평소 독자적으로 그런 의문을 품고 고민해온 사람도 있겠지만,
'저항감을 느끼는 편인가?'라는 식의 부정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터뷰이들이 앵무새처럼 그 문제만 지적하는 것도 실망스러웠고.

'북디자인이 다른 그래픽디자인과 다른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하는 질문에
<통섭>이나 <희망의 밥상>을 디자인한 '사이언스북스'의 정재완은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했다.

--잡지가 '초저녁 명동거리'이고 포스터가 '63빌딩'이라면 책은 '중랑구 망우1동 578번지'다.
잡지나 포스터의 세계와 달리 책의 세계는 관찰하고 사유하지 않으면 좀체 열리지 않는다.
(292쪽)

그는 타이포그래피를 자신의 작업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도,
'넘치지 않을 것, 없어도 된다면 없애기, 오해 사지 않기'라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고.
'책의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스스로 우러나오는 이미지가 있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요즘 대부분의 책표지들처럼 컬러풀하고 요란해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기형도 전집>(문지刊)과, <치즈와 구더기>라는 인상적인 표지를 디자인한
아트디렉터 조혁준은
'당신을 자극하는 사람은?'이라는 문항에 이렇게 대답했다.

--조나단 반브룩(Jonathan Barnbrook)의 최근작을 자주 접하기 힘들다는 게 아쉽다.
내가 보기에 그는 자신의 작업을 디자인이 자본에 비굴하게 봉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자본에 굽신거리는 디자인에 대한 거부는
자유롭고 건전한 실험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416쪽)

'자본에 굽신거리는 디자인'이라는 표현이 주는 시원함이라니......
세련도 좋고 예술도 좋고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마케팅 차원도 좋지만,
자신의 작업을 좀더 넓고 깊게 고민해 보는 북디자이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들의 대표작으로 엄선된 책 표지들이 얼마나 근사한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혹은 놓치고 있었던 책들을 무더기로 발견한 건 의외의 수확이라고 해야 하나,
주머니 사정으로 보면 재앙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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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0 15: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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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0 16: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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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1 0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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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1 1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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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7-12-11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 디자인이란게 헛돈쓰는 일이라고 생각하던 출판점주들에게
이것도 출판비용이라고 알아먹게 설득했던 분들께
북디자이너라는 계관이 쓰여졌던 일도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 전이 아니지요.
그 전에는 책 장정이 화가들의 작은 화판이었으니까요.
위 책표지의 정병규씨가 일본에 가보니 우리 책에도 북디자인이 필요하겠구나
해서 공부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기억나구요.
한수산의 <부초>가 북디자인의 효시라나 그런 글을 읽은 것도 같은데
정작 소설<부초>를 읽으면서도 책표지에 별 감정이 없었다고 하면
제가 너무 감각이 없었던가봐요.^^

로드무비 2007-12-11 11:19   좋아요 0 | URL
니르바나 님, 저도 감각이 부족해서 그런지(ㅎㅎ)
한수산의 <부초> 표지가 기억날 듯 날 듯하다가 결국 안 나네요.
오래 전 옛날 책 정리하는 일을 잠시 했는데
표지며 일러스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중섭, 김환기 등 쟁쟁한 화가들이 많이 참여했더라고요.
단아하고 격조 있는 멋진 책들이 많았습니다.
님의 말씀처럼 당시엔 책 장정이 화가들의 작은 화판이었던 듯.
잡지를 읽어보니 이 분야에서 정병규 씨의 영향력이 대단하더군요.
짐작은 했지만.^^

2007-12-14 09: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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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4 0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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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4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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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4 09: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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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1 - 어린 시절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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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그토록 기다리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를 보러 갔다.
마을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왕복 다섯 시간이 걸리는 먼 길이라
읽을 책을 두어 권 챙기는 건  필수였다.
그리하여 골라든 책은 '와우산'과 '을지로순환선'의 화가 최호철이 그린 만화 <태일이>.
'와우산'이라는 작품은 언젠가 한 알라디너의 페이퍼에서 처음 봤는데
그 규모와 세밀함과 구불텅한 매력적인 선에 넋을 잃었다.
'을지로순환선'을 탄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은 또 어떻고......

이 책은 우선, '열사'니 뭐니 거창하게 수식하지 않은,
성을 뺀, 아이 이름 그대로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신기하게도 만화 <태일이>에는 그 '와우산'과 '을지로순환선'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이 다닥다닥 붙어 사는 초라하고 정겨운 인간의 마을이 그대로 나온다.
우리가 갈아탄 전철은 바로 그 을지로순환선이었다.
이 만화는 뭐랄까, <악동이>의 작가 이희재보다는 좀더 선이 굵고
인물이건 배경이건 간에 음영이 훨씬 짙다고 할까.
주인공 태일과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특징을 잘 살린 얼굴이 정감 있게 느껴진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만화를 볼 때 매력적인 캐릭터나 독창적인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살아숨쉬는 듯한 골목의 그 가로등, 전신주, 담벼락의 낙서,
쓰레기통 하나까지 세밀한 묘사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만화 <태일이>는 그 못지않게 주인공이 살았던 1960년대라는 시대배경과 생활상을
아주 꼼꼼하고 리얼하게 그려 보여주고 있다.
아직 어린 태일, 태삼, 순옥 3남매가 땔감을 구하려고 돌아다니다
거리에서 만난 넝마주이 아저씨의 얼굴과 몸짓은 동양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는데.
전태일의 수기나 평전을 읽으며 상상했던 것보다 더 극심한 가난과 삶의 풍파가
사실적인 그림으로 펼쳐졌다.(1권: 어린 시절, 2권: 거리의 천사)

다음은 어제 아침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와 나눈 대화다.

"<태일이> 만화 어땠어?"

"재미는 있는데 무서웠어."

"태일이 아버지 때문에?"

"세상에 그런 아빠는 없지이? 자식이 공부하고 싶어하는데 때리고 일만 시키고.
자기는 술만 마시고."

다행히 그의 생몰연대는 내 머리 속에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주하야, 이 만화는 실화야. 전태일이라는 청년이 실제 있었어.
청계천 봉제공장 노동자였는데 1970년, 그러니까 37년 전 11월 13일,
동료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다 숨졌어.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이 대목에서 딸아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엄마는 해마다 아빠 생일도 정확하게 기억 못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기억을 잘해?"

"히히, 그러게 말이다, 주하야. 그런데 이 만화를 그린 작가만큼이나
오래 전 엄마에게도 엄청난 충격을 준 사람이거든.
전태일 평전을 읽고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잖아.
엄마도 그랬어."
(충격만 느꼈을 뿐, 내 삶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진 못했다.
그런 것까지 아이에게 이야기하진 않았다. 구차하게 느껴져서......)

"그랬구나. 아무튼 3권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 4, 5, 6, 7, 8권
계속계속 나왔으면 좋겠어. 태일이 오빠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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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6 17: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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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6 1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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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7-11-2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가 많이 자랐겠군요
갑자가 님의 글을 읽다가 저는 주하는 잘있나 사촌도 많이 컷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렇게 인사말 남기고 갑니다,

로드무비 2007-11-28 13:13   좋아요 0 | URL
울보 님, 반갑습니다.
주하도 동주도 많이 컸습니다.
사진을 한 번 올려야 할 텐데......
모자 쓴 류, 깜찍하고 의젓하네요.^^
(잘 지내시지요?)

릴케 현상 2007-12-04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에게 말하는 대목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저는 신입생때 교양필수 시간에 태일이 얘기를 듣고 충격받고선 선배들한테 수업시간에 들은 태일이 얘기를 들려 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인사더군요-_-

로드무비 2007-12-04 18:03   좋아요 0 | URL
산책님, 잘도 나불거리는 입이죠?ㅎㅎ
저런 대사를 직접 읊는 건 엄청 수상하고 어색한데
모정이랄까( ''), 전태일에 대한 나름대로의 애정은
그걸 가볍게 뛰어넘게 하더군요.=3=3
그나저나 '유명인사'라는 말 너무 웃겨요.^^

2007-12-06 08: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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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7 1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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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밋 2008-01-2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얼마나 더 키워야 아들녀석과 이런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ㅋㅋ

로드무비 2008-01-22 13:21   좋아요 0 | URL
그로밋 님, 아마도 5~6~7년 정도?=3=3=3
조바심하면 더 늦습니다요. 아시죠?
 
물 속을 걸어가는 달 - 그림자 없는 성자 水月의 삶을 찾아
김진태 지음 / 학고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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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65인의 큰스님이 남긴 열반송'이라는 제목 밑의 문구에 혹해 금방 나온 책을
주문해 읽은 것이 추석 무렵이었다.(<내 삶의 마지막 노래를 들어라>)
선사들이 남긴 심오한 말씀들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더니만
본문 중 어느 스님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가 가슴을 쳤다.

--공연히 이 세상에 와서.......

오늘 낮, 궂은 날씨에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시계를 보며 급히
학원 영어숙제를 하고 있던 딸아이에게 "우리 예쁜이 공부하느라 힘들지?"하고
궁둥이를 두드렸더니 순간 그 큰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흘러내렸다.
그토록 좋아하던 태권도를 때려치운 게 10개월 전.
이젠 또 바둑이 싫어졌단다.
무릇 좋은 것보다 싫은 게 많아지면 인생 살기가 고달파지는 법이다.
나는 딸아이의 눈물을 못본척했다.

--과연 난 무엇이었을까. 적당히 마음 편한 곳만 찾아 방황했을 뿐,
정말로 중요한 진실에는 끝내 다가가지 못했다.(최준식 <죽음, 또 하나의 세계>)

<죽음, 또 하나의 세계>는 그 무렵 함께 읽은 책인데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적당히 마음 편한 곳만 찾아 방황'.
그 방황도 어쩌면 포즈가 아니었을까.

특별히 내가 몰랐던 엄청난 사실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더라도,
불투명한 막으로 여러 겹 겹쳐서 도무지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는 나의 실상을
"이러이러한 게 아닐까" 슬쩍 귀띔해 주는 책만 해도  반갑고 고마운 법인데.

<물 속을 걸어가는 달>을 통해 그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던 수월 스님을 만났다.
(몇 년 전 나왔을 때의 원제가 더 좋다. <달을 듣는 강물>)
출가 전에는 어느 집 머슴이었고, 또 까막눈이어서 멋진 법문이나 그럴듯한 말씀이
전해져 오는 것도 없으며, 절에서도 땔감을 구하러 산을 헤매거나 밭을 매고,
또 간도 초막 시절에는 밤낮으로 짚신을 삼고 주먹밥을 만들어
큰 바위 위에 놓아두었다고 한다.
일제의 탐학을 피해 두만강을 건너오던 동포들에게 이보다 반갑고 요긴한 게 있었을까.
수행중 몇 가지 불가사의한 신통력을 갖게 되어 본의 아니게 유명해진 스님이건만
그는 자신의 그런 능력을 마치 코로 숨쉬는 만큼이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올해 내가 제법 간절한 의문을 품고 골라 읽었던 책들에서 만났던 가장 중요하면서도
공통적인 단어를  한 개  고르라면 '경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 소개된 거지 여인으로 분한 문수보살의 이야기(137쪽)를 들으며
구멍 숭숭난 여러 겹의 막 중 몇 개가 스르르 벗겨지는 느낌이었다.

--수월도 스승인 경허의 본디 면목의 풍광 속을 일없이 지나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스승에게 매이지도 않았고, 걸리적거리는 스승을 갖고 싶지도 않았다
.(161쪽)

'본디 면목의 풍광 속을 일없이 지나치고 싶었던'이라는 구절이 좋아 수첩에 옮겨 적었다.

백봉, 효당, 무천 스님에게서 불교와 주역을 배운 현직 검사인 저자는
 '20여 년 전 시대의 어둠에 밀려 지리산 자락을 떠돌다가 어느 산사에서
수월 스님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한다.
그는 수월 스님이 출가한 충남의 천장암부터 지리산의 천은사, 금강산의 마하연,
8년을 머물렀다는 간도 땅에까지 몇 년 동안 수월 스님의 행적을 좇았다.
이 책은 그 충실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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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3 1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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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4 09: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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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7-11-23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사라 하면 남의 뒤를 쫓는 일에 전문가일터 그 대상만 선지식으로 바뀌었네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의 비자금이었나 다른 대형사건이었나 기억나지 않지만
중책을 맡고 춘천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뉴스를 들은게 마지막이었는데
김진태검사(지금도 현직에 있으려나 모르겠네요)의 재조, 재야를 합쳐서
제일 훌륭한 작품을 만들지 아니했나 싶어요.
그러고 보니 금강경,반야심경읽기의 김윤수 법관과는
사법부쪽 분들이란 공통점이 있는 것은
아마 그 法이 그 法이라선가 봅니다.^^

좋은 독자가 더 좋은 저자를 만듭니다.ㅎㅎㅎ

로드무비 2007-11-24 08:56   좋아요 0 | URL
니르바나 님, 그분들은 아마도 인간세상의 법을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자기자신을 더 넓혀나간 것 아닐까요?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그분이었군요.
차장검사로 재직중이라는 약력을 책에서 봤는데 지금은 부장검사로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건 아닐지......
좋은 독자라고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꼭 그리 되겠습니다요.^^

2007-11-24 09: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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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5 1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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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7-11-24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하연님의 알라딘 닉네임은 금강산에 있는 어떤 곳에서 나온거였군요.
(완존 딴 소리에요 ㅎㅎ)

로드무비 2007-11-25 10:50   좋아요 0 | URL
치니 님, 마하연, 참 예쁜 이름이죠?
딴소리라도 좋습니다.^^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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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 우려하던 일은 기어이 현실로 닥치고, 기대하던 일은 좀체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깨달은 건 얼마 되지 않는다.
비록 냉소주의의 팻말을 내걸고 있으나 나의 낙관주의는 품 속 깊이 감춘 암행어사의
마패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모처럼 써볼 요량으로 더듬어 봤더니 그 마패가 온데간데 없다.
그 사실이 별로 놀랍지도 않다.

맛있는 음식에 달려들 듯 게걸스럽게 9년 만에 나온 박완서의 소설집을 읽어치웠다.
내 안의 허위의식과 이중성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떠들라면
2박 3일로 밤을 새울 자신이 있다.
예전엔 내가 잘하고 남들이 내게 못한 것만 새록새록 생각나더니
지금은 밥솥의 밥을 퍼다가도, 슈퍼 진열대에서 두부 한 모를 집어올리다가도
얼굴이 뜨뜻해지는 순간이 자주 있다.
잊고 있던 나의 과오가 문득 떠올라서.

중풍으로 운신 못하는 시아버지의 팬티를 손으로 집지 못하고 집게로 집어설랑
오만상을 찡그리며 세탁기가 있는 다용도실로 가다가 마침 잠기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던 친구에게 딱 걸렸다.
친구는 독거노인 목욕 봉사단의 멤버고, 소설 '마흔아홉 살'의 주인공 카타리나(세례명)는
그 봉사단의 실질적인 리더이다.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겉다르고 속 다를 수가 있는지, 완전히 딴사람이야."
"세상에, 세상에 ......그 점잖은 노인네가 아들네 집에서 그런 구박을 받다니.
나는 카타리나가 그런 독종인 줄은 꿈에도 몰랐네."(83쪽)

모임에 좀 늦게 도착한 날,  무의탁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 목욕 봉사를 해보자고
힘을 모았을 당시의 주동자가 카타리나라고, 천사 같은 얼굴 뒤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친구들의 뒷담화를 닫힌 문 앞에서 듣고 그녀는 뛰쳐나간다.
애초에 회장을 맡겠다고 한 것은 권력욕으로, 그동안 노인들을 위해 바리바리
남편 회사의 도움을  받은 것은 목적을 가진 사업상의 PR로 치부된다.

인간의 이중성과 허위의식을 눙치고 까발리는 작가의 솜씨는 여전하다.
아니, 더욱 깊어지고 예리해졌다.
눈치를 채고 따라 나온 절친한 친구와 찻집에 마주앉아 카타리나는
김밥이며 순대를 아구아구 맛있게 먹는다.
그렇게 지독한 소리를 듣고도 모임을 깰 생각이 없는 그녀다.
목욕봉사를  헌신적으로 하는 것도 정의감의 찌꺼기일 뿐이고
그 날 그 친구에게 자신을 간파당했다고 카타리나는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 내 이중성은 용서받지 못할 거야. 난 왜 이렇게 겉다르고 속 다를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 가짜인지 나도 모르겠는 거 있지."(105쪽)


집게로 집어들고 오만상을 찡그렸던  팬티 같은 것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를 간절히 필요로 하고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되기는커녕 네 앞가림이나 잘해. 그게 세상을 도와주는 거거든.'
 내가 똑똑해서 일찌감치 그런 결론을 얻은 걸로 알았더니
이 책을 읽으며 불현듯 나는 깨달았다.
어릴 때부터 닥치는 대로 읽어왔던 박완서 소설의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2005년, 한 문예지에 발표했다는 '거저나 마찬가지'는 읽으며 배꼽을 잡았다.
어제 오전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구체적인 아주 묵직한 상심이 있었는데도
잠시 그 뻐근함을 잊을 정도였다.
'마흔아홉 살'과 '거저나 마찬가지' 이 두 편 외에는 김병익 씨의 표현처럼
(작자와 해설자의 나이를 합하면 147세라고 소개하고 있다) 노년문학에 해당하는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작가 중에 최일남의 소설 외에는 노년을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을
만나기 어려워 적잖이 아쉬웠는데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나를 위로해준 것들이 당신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책 앞장의 예쁜 메모지에 적힌 작가의 글과 단아한 친필사인을 들여다보는데
몇 번을 봐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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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4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25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10-24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입니다.
이제사 털어놓지만, 저를 [알라딘 마을]에 재미를 붙이고, 서재를 만들어 살게 만든
동기 부여가 제일 접한 로드님의 글들이었거든요.
그래서 중간에 로드님의 컴퓨터 문제로 활동이 뜸해졌을 때 허전했었습니다.
'어어? 로드님이 혹시 서재문을 닫으면 어쩌지? 그럼 나의 안내판은 사라져?'
그런 느낌이었달까...음, 표현력이 부족해서 확실히 전달은 안되네요.(웃음)

뭐랄까, 어린애같은 거랄까요.
'나를 여기 있게 만들어 준 무언가가 사라진다는 것은 싫어. 그건 마치 입구가
사라지는 것 같잖아. 그럼 기분이 이상하지.' 라는 사념들 말에요.
물론, 제가 로드님의 글을 다 읽거나 혹은 댓글을 다 달거나 하진 않지만 -
존재 자체가 필요하거든요.

음, 어린애의 요상한 소리라고 생각해주세요.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군요.(긁적)
그렇지만, 이렇게 가끔씩이라도 맛있는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구요.

그래요, 좋다구요.
냠냠.

잘 먹었습니다.

로드무비 2007-10-25 11:39   좋아요 0 | URL
L-SHIN 님, 아이고, 이렇게 귀엽고 다정한 댓글이라니!ㅎㅎ
님의 입에 정말 맛난 걸 가득 넣어드리고 싶잖아요.(부르르~)
컴이 고장나 서재에 잘 못 들어오는 게 안타까웠는데
그 상태도 꽤 쾌적하더라고요.
서재 개편 후에는 정말 소극적인 서재활동을 하게 돼요.
길을 못 찾는 아이처럼 새글들을 찾아 읽지 않게 되고요.
댓글 보고 간신히 찾아가 보는 정도.
생각난 김에 님 방에 가봐야겠어요. 슝=3


비로그인 2007-10-25 12:1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조금만 더 자주 맛있는 글을 차려주세요~
후헤헤헤헤헷... ( >_>)

로드무비 2007-10-29 11:34   좋아요 0 | URL
우헷헷, 그러십시다요.
오늘 한 접시 올릴게요. 입에 맞으셔얄 텐데......^^

라주미힌 2007-10-24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리뷰는 항상 좋아요..

로드무비 2007-10-25 11:32   좋아요 0 | URL
앗, 라주미힌 님이닷!
라주미힌 님 댓글 항상 반가워요.^^

프레이야 2007-10-24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늘상 맛깔나는 리뷰 잘 읽고 당장 담아갑니다.
노년문학, 단아한 친필사인.. 다 기대되어요^^

로드무비 2007-10-25 11:31   좋아요 0 | URL
혜경 님의 열광적인 반응의 리뷰 기대할게요.^^

치니 2007-10-2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 박완서의 오랜만에 나온 소설집을 게걸스레 먹어치우듯이, 여기 우리들도 그래요. ^-^

로드무비 2007-10-25 11:30   좋아요 0 | URL
'여기 우리들도'라니 누구누구요?( '')
헤헤, 치니 님이 참 기분 좋은 댓글을 써주셨군요.^^

마노아 2007-10-24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맛나게 먹었어요. 이 책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로드무비님은 알라딘의 기업 활성화에 언제나 기여하시는 듯합니다^^

로드무비 2007-10-25 11:44   좋아요 0 | URL
마노아 님, 커트 보네거트 책으로 땡스투를 엄청 받았어요.ㅎㅎ
그런 부수입을 또 기대해도 될라나요?
기업 활성화라니, 알라딘에서 들으면 코웃음을 치겠어요.=3=3=3

니르바나 2007-10-25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맛 까다로운 로드무비님을 오랜 세월 붙잡는데 성공하셨으니까
작가 박완서씨는 그 많은 훈장같은 문학賞을 떠나서도 훌륭한 소설가라 생각됩니다.^^
그럴 줄 알고 저도 그 사인 받아놓았습니다. ㅎㅎ

로드무비 2007-10-25 11:26   좋아요 0 | URL
니르바나 님, 저 입맛 안 까다로워요.=3=3=3
없어서 못 먹는 인간입니다요.
그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고 썼지만 사실은 지대했다는 걸 인정해요.
사인 잘 받아놓으셨습니다.^^

rainer 2007-10-2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저나 마찬가지, 가끔 그 말을 쓰다가 박완서의 소설이 떠올라 씨익 웃곤하지요.
그리고는 거저나 마찬가지는 사실 거저가 아닌거야, 이러고 한 번 더 쓰게 웃어요.
리뷰 좋아요. 바구니에 담아두었는데 얼른 주문해야겠어요. ^^

로드무비 2007-10-25 11:23   좋아요 0 | URL
먹던 밥상 위에 숟가락만 하나 더......
그 말에 몇 개월 간 밥상을 차려야 했던 기억이 제게도 있거든요.
'거저나 마찬가지'는 제목조차 웃겨요.
신경 쓰지 않고 막 붙인 제목 같은데 생각해 보면 그게 딱이죠.^^

icaru 2007-10-2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리뷰는 항상 좋아요 2
이 책 나온 건 알았는데, 사고 싶기까지는 아녔구요. 님이 별 다섯을 주시면, 맘이 많이 동요되곤 하죠.

로드무비 2007-10-25 11:19   좋아요 0 | URL
icaru 님, 책 읽으며 흥이 올라 다 읽고 바로 달려와 쓰는 리뷰는
님들도 더 좋아해 주시더군요. 헤헤~
부쩍 노년에 관심이 많아져서인지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참 좋았어요.
님은 10년쯤 뒤에 읽으셔도 괜찮겠죠, 뭐.^^

에로이카 2007-10-25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앞가림도 하면서 세상도 챙기면서 살기는 참 힘든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또 둘 다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사는 것 속에 그 둘을 나름대로 녹일 수 있는 지혜가 제겐 참 절실한데... 로드무비님 서재가 오랜만에 찾아온 단골집 같아 좋습니다. ^^

로드무비 2007-10-25 11:15   좋아요 0 | URL
에로이카 님, 내 앞가림도 하면서 세상도 제대로 챙기는 건
저도 바라마지 않는 바입니다.
오랜만에 오신 단골손님에게 맛있는 걸 좀 내놔야 하는데......^^

2007-10-25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에 2007-10-26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소설과 리뷰 ^^

로드무비 2007-10-29 10:47   좋아요 0 | URL
누에 님, 앗, 깜찍한 이미지.
푸른색인가요? 눌러봐야겠어요.^^

얼음장수 2007-10-26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광고를 볼 때는 "나왔구나..." 싶었는데
리뷰를 보니 "읽어야겠구나..." 하게 되네요.

로드무비 2007-10-29 10:46   좋아요 0 | URL
얼음장수 님, 안 읽으면 손해예요. 하하~

릴케 현상 2007-10-26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샀어요. 리뷰 읽은 걸로 만족할지도 모르지만^^

로드무비 2007-10-29 11:35   좋아요 0 | URL
산책 님, 역시 박완서!
발표 당시 두어 편 읽은 것 다시 읽어도 여전히 재미나더군요.^^

2007-10-27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29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사춘 2007-10-2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만큼 무비님이 좋아요. 헤~

로드무비 2007-10-29 11:00   좋아요 0 | URL
산사춘 님, 와락!
아시죠? 이 음향.^^

2007-10-29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30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30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08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2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3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11-09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이주의 마이리뷰 당첨이에요. 추카추카예요(>_<)

로드무비 2007-11-12 11:32   좋아요 0 | URL
마노아 님, 님 덕분에 이 사실을 알았지 뭐예요. 캄사캄사합니다.^^

2007-11-13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i 2007-11-21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박완서님은 무거운 주제를 특유의 위트와 재치로 풍자하는 재주가 있으신가봐요. 작가의 글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로드무비 2007-11-22 11:58   좋아요 0 | URL
Hani 님의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오늘의 책~' 연극 소식도 덕분에 알았고요.
무거운 주제를 요런조런 쌈으로 가볍게 싸주시는 작가의 재주.
저도 그 쌈밥 오래오래 받아먹고 싶답니다.^^
 
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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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감사합니다! 다시는 책을 내지 않겠다던 보네거트가
약속을 깨뜨리게 해주셔서
.(스터즈 터클, 방송인)

이 책 커버 뒤에 실린 홍보용 문구.
1997년 <타임 퀘이크> 이후 은퇴를 선언했던 커트 보네거트는
열혈독자들에게 이 회고록 한 권을 던져주고 올 봄 세상을 떠났다.
며칠 전 그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회고록 따위는 쓰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인데?'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그의 생각과 사적인 이야기를 좀 들어볼 수 있겠다 싶어 반가웠다.

--기업은 뇌물을 줘도 괜찮고, 환경을 조금 파괴해도 괜찮고,
가격을 담합하거나 멍청한 소비자들을 우롱하거나 공정거래를 위반해도 괜찮고,
파산시 국고를 낭비해도 괜찮다.
맞는 이야기다. 그것이 자유시장 체제다.
맞는 이야기다. 빈민들이 가난한 것은 과거에 큰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자식들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맞는 이야기다. 자유시장 체제면 충분하다. 자유시장은 자율적인 사법체계다
.(86쪽)

제목이 왜 '나라 없는 사람'인가 했더니 부시 같은 얼간이나 자신만 아는 못된 기업가,
그리고 권력 주변부의 인간말종들과 한 편이기 싫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유들유들 한쪽 다리를 흔들면서 한다.
전쟁을 반대하고 지구의 내일을 걱정한다. 휘파람을 불면서......
그의 그런 자세가 좋다.

--만일 부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싶은데 게이가 될 배짱이 없다면
예술을 하는 게 좋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예술은 생계수단이 아니다.
예술은 삶을 보다 견딜 만하게 만드는 아주 인간적인 방법이다.
잘하건 못하건 예술을 한다는 것은 진짜로 영혼을 성장하게 만드는 길이다.
샤워를 하면서 노래를 하라. 라디오에 맞춰 춤을 추라.  이야기를 들려주라
.(32쪽)

자신이 좋아하는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마크 트웨인은 생애 말년에
인류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고 하면서 자기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한다.
인간에 대해 두 손 두 발 다 들은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나에겐 어쩜 그리 꿀처럼 단지......

사람들은 그를 '러다이트'라 불렀다 한다.
최신식 기계를 증오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다른 도시에 사는 타이피스트에게 자신의 원고 타이핑을 부탁하기 위해
봉투를 파는 가판대에 줄을 서고, 집에 와서 풀로 봉해 다시 그걸 부치러 우체국에 가는
그의 뒤를 따라다녀 보았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대문을 나서서 뭔가 한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우리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냄새를 피우기 위해서다.
누군가 다른 이유를 대면 콧방귀를 뀌어라
.(66쪽)

커트 보네거트 씨, 당신의 글이 있어 이 삶이 조금 견딜 만합니다.
골초인 당신에게서 풍기는 냄새도 제법 구수했습니다.
한나절 뒤를 따라다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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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첨..인사올립니다.
    from 2007-10-31 20:38 
    님의 댓글 보고 한번 사서 볼려고 합니다. 책을 참 더디 보는 사람중 한명이라..언제 다 읽을 지는 모르지만..함 읽어보고 다시 올리겠습니다.
 
 
mong 2007-09-03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떨까나 하고 벼르던 책인데
로드무비님이 이렇게 리뷰를 써주시니
얇은귀가 팔랑팔랑 합니다 ^^

로드무비 2007-09-03 13:42   좋아요 0 | URL
사실 기대했던 사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는데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의 친필 글이 꼭지마다 한 개씩 액자 형식으로 실려 있는데 독특합니다.^^

twoshot 2007-09-03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만 나중에 올리셨으면 땡스투를 드릴 수 있었는데...이미 주문한 상태라..그저 추천 한번 꾹 누르고 갑니다.^^

로드무비 2007-09-09 16:05   좋아요 0 | URL
아아, 아깝습니다아.
그나저나 지금쯤은 모두 읽어치우셨겠네요.^^

2007-09-04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9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7-09-04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결국엔 보관함에 담게 하는 로드무비님의 글솜씨.
짧은 글들 모아져 있는 책을 별루 안 좋아해서, 망설이다가도...^-^

로드무비 2007-09-09 15:34   좋아요 0 | URL
장바구니로 바로 담는 힘을 길러야 할 거인디.=3=3=3
그의 팬이라면 좋아할 테지만 워낙 짧은 글들 모음이라 어떨지 모르겠네요.^^

perky 2007-09-0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나왔다고 하길래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었는데, 덕분에 감상 잘 감상하고 갑니다. ^^

로드무비 2007-09-09 15:32   좋아요 0 | URL
차우차우 님, 그곳에서 나온 책도 이 비슷하겠죠?
보네거트의 자화상이 표지에 실리지 않았을까요.^^

다락방 2007-09-0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잘 읽었습니다. 저도 슬며시 보관함에 넣겠습니다 :)

로드무비 2007-09-09 15:30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 지금쯤은 님의 수중에 책이 들어왔나요?^^
(땡스투 몇 푼이 들어왔길래.ㅎㅎ)

2007-09-04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포 2007-09-06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접하지 못했지만..리뷰가 더 맛깔스운 느낌이 나는건..왜일까요? ㅎㅎ...저도 보관함에~~

로드무비 2007-09-09 15:29   좋아요 0 | URL
히포 님, 리뷰가 좀 맛깔스럽죠?=3=3=3
장바구니로 빨리 이동시키셔요.^^

2007-09-06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8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11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14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20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21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22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28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1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2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7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5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9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