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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마피아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 / 돌베개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4강의 추억, 기억나니 ↗

 

 

 

 

시곗바늘을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로 되돌리자.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 ? 혼자 힘으로는 벅찰 것 같다. 그래서 이 자리에 잘나가는 사교육 샘 세 분을 모셨다.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 광주 쪽집게 선생님,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선생님. 우선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자.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은 어디까지 갔다 ? 갈 데까지 갔다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애인이랑 비디오방 갔나요 ?  모니터'에서는 예술 영화가 나오는데 비됴방'에서는 에로 영화 찍었나요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대한민국은 4강까지 갔습니다. 2002년 대한민국 4강 모르면 원숭이 되는 거예요. "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이 지적한 대로 월드컵 16강 본선 진출 경험이 전혀 없던 대한민국은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붉은 물결이 광장을 물들이고 오, 필승 코리아'는 곳곳에 메아리쳤다.  그런데 본선 진출 경험은커녕 월드컵 예선 1승 경험조차 없었던 대한민국은 어떻게 4강에 오를 수 있었을까 ?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샘 말씀을 들어보자. " 2002년 기억나니 ↗ 자, 봐라. 샘 봐라.  대한민국은 어떻게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 11명의 태극 전사 플러스 주심'이 있었다.  돼지바 광고, 기억나니 ↗ 에콰도르 심판 모레노는 ? 그렇다. 한국 선수였다. 이 부분에 밑줄 쫘악, 돼지꼬리 땡땡. 이딸리아는 또티가 퇴장당해서 10명이 뛰었고 한국은 모레노와 함께 뛰었다. 기억나니 ↗↗ " 당시 16강전은 대전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렸다. 바람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박근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대전은요 ? "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 피파 최악의 오심 베스트 10 > 에 2002년 한국 경기가 무려 4개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한국전이 오심으로 얼룩진 최악의 스캔들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모두 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유감스럽지만 대한민국 국민만 그 사실을 몰랐다. 청담동 원숭이 샘 말씀 흉내를 내자면 " 남들 다 아는데 혼자 모르면 원숭이 되는 거예요. " 그때, 한국인은 눈이 뒤집어져서 보이는 게 없었다. 당시 히딩크는 이순신 장군에게 부여된 " 명장 " 이란 칭호를 얻었다. 그를 향한 (언론의) 용비어천가 가운데 아직까지 내 기억에 남는 논평이 하나 있다. 스페인과 8강전을 앞둔 한국 축구팀은 가볍게 몸을 풀면서 무승부를 대비한 승부차기 연습을 했다.

 

실제로 스페인과 대한민국은 무승부로 끝났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이 무승부는 한국에게 유리한 명백한 오심이 만든 결과였지만 한국인은 그 사실을 몰랐다. 그때 우리 모두는 중2병에 감염되었으니깐 말이다. 꾀죄죄죄죄한 변방예의지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월드컵 경기가 펼쳐지는 한 달 동안은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섰다. 대한민국, 세상을 다 가져라 ! 하하하. 언론은 들끓었다. 특히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경우를 대비해 승부차기 연습을 지시한 히딩크를 예언가'라고 칭송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용비어천가'는 터무니없는 설레발이었다. 단판 승부로 끝나는 16강 토너먼트 경기에서 무승부에 대비해 승부차기 연습을 시키지 않는 감독이 있을까 ?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에게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슈팅 연습 외에 할 게 뭐가 더 있을까. 그때 그 시절, 기억나니 ↗ " 스포츠 정치와 스포츠의 조직범죄라는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탐사 전문 기자( 지은이 소개에서 발췌 인용 ) " 토마스 키스트너가 쓴 << 피파 마피아 >> 는 피파 마피아가 저지른 범죄를 재구성한 르포'다. 이 책을 읽다 보민 피파 회장이었던 아벨란제와 블레터가 씹새끼'라는 데 모두 동의할 것이다.  북한 뉘우스 아나운서 멘트를 흉내 내자면 " 너절한 집단이라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 " 그들은 월드컵을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피파'라는 조직이 과연 제대로 된 조직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피파가 내놓은 회계는 하나부터 열까지 엉터리'였다.

 

광고 협찬과 티븨 중계권료. 그리고 개최지 선정에 따른 뒷거래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금이 피파로 흘러들어오지만 이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블레터 회장 연봉이 얼마인지 아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블레터 자신도 자신이 얼마를 버는지 모른다. 빗자루로 돈을 쓸어담다 보니 알 리가 없다. 억울하면 출세를 해야 하고, 출세하려면 피파 회장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외치는 정의, 공정, 평화, 희망 따위는 없다. 피파를 유엔 기구'와 같은 비정부간국제기구로 착각하는 이가 많다.  피파는 " 스위스 민법에 따라 상업등록부에 사단법인으로 등재된 ( 37쪽) " 조직일 뿐이다. 스위스는 시계와 피파 같은 국제 스포츠 연맹을 끌여들여서 뒤를 봐주며 먹고 사는 나라'다.

 

까놓고 말해서 돈벌이를 위해 모인 조직이라는 말이다. 에이스 침대가 " 가구가 아니라 과학 " 이라면,  피파는 " 기구가 아니라 기업 " 이었다 ! 악당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저자인 토마스 키스트너는 시종일관 격한 반응으로 아벨란제와 블레터 그리고 피파 마피아를 신랄하게 공격한다.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문장이다. 어떤 독자는 이러한 스타일에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 르포르타주 " 는 거칠어야 < 맛 > 이다. 악당을 고발할 때는 입이 거칠어야 한다. 천사 같은 목소리로 " 참 나쁜 대통령 블레터 ! " 라고 말하면 웃기지 않은가 ! 책 내용이 내용인지라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정몽준 그리고 모레노 주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과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샘'이 놓친 부분을 잠시 언급하고 끝내기로 하자.

 

" 2002년 8월 25일, 아시아월드컵이 끝나기가 무섭게 피파는 이탈리아 검찰의 고소에 직면해야만 했다. 월드컵에서 심판을 맡았던 비론 모레노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고의적으로 탈락시켰다는 게 고소장의 내용이었다 ( 210쪽 ) " 모레노는 어떻게 되었을까 ? 월드컵 경기가 끝나자 모레노는 돈을 펑펑 물 쓰듯 했다. 사람들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보았다.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 쟤, 뭐래노 ? " 왜냐하면 월드컵 전만 하더라도 빚 때문에 궁핍한 생활을 했기 때문이었다.  2010년 9월 20일 모레노는 케네디 공항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가 체포당했다. 한편 정몽준은 대한민국 결승 진출을 교두보로 대권을 노렸다. 

 

문제는 정몽준과 블레터가 서로 앙숙이었다는 점이다. 2002년 한국과 치룬 경기에서 유일하게 공정한 경기 진행을 한 이는 우르스 마이어'라는 심판이었다. 4강전 독일과 한국 경기 심판이 바로 그다.  원래 준결승전 심판은 우르스 마이어가 아니었다. 아마도 제 2의 모레노였을 것이다. 블레터는 마지막 순간 회장 권한으로 심판을 우르스 마이어로 긴급히 교체한다. 정몽준이 이끄는 한국 팀이 결승에 올라가서 그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되는 꼴을 보기 싫었던 탓이다. 심판 교체는 블레터가 정몽준에게 날린 화살에 끼운 쪽지'였다. 슈우우우우우우욱 ! 화살이 나무 기둥에 박히자 경호원들이 우르르 인간 방패가 되어 정몽준을 에워쌌지만 정몽준은 태연한 척 화살을 뽑아 쪽지를 읽었다.

 

"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 from 블레터. "  주최국이 4강까지 올랐으니 블레터 입장에서는티켓 장사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저자 카스트너는 이때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 월드컵이 끝나고 심판들을 위한 고별파티에서 정몽준은 모든 심판의 손을 잡고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다만 우르스 마이어의 손만은 잡지 않았다. ( 212쪽 ) " 재미를 위해서 다시 클레오박트라 샘을 모시자. " 샘, 봐라 ! 지난번 서울 시장 선거 기억나니 ↗ 못난 자식을 용서해 달라며  어린애처럼 울던 아빠의 청춘, 기억나니 ↗↗ 대권에 꿈을 둔 政夢(정몽)은 이제 春夢(춘몽)이 되었다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감히 샘 인생을 걸고 말하는 바이다.  정몽은 춘몽이다에 밑줄 쫘악, 돼지꼬리 땡땡. 샘, 봤지 ? 어렵지 않아, 어렵지 않아.  "

 

대통령을 꿈꿨던 정몽준은 2002년 이후 대한민국 국가대표와 함께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다. 국운도 함께 내리막길로 떨어졌다.  朴차고 文 열 것 같던 세상은 열리지 않았고,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다. 아이들은 文 이 닫혀서 朴으로 나오지 못했다. 키스트너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세월호 비극에 대해 짧은 소감을 남긴다.

 

 

세월호의 비극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익 추구 집단과 감독관청이 이처럼 밀접하게 맞물릴때 참극은 피할 수 없습니다. 독립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족벌경영이 판을 치면서 이해당사자끼리 서로 이익만 키워주는 부패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규제가 줄어들수록 돈벌이라는 탐욕에 제동을 걸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집니다. 세월호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보내지는 신호입니다. ( 한국어판 서문 中 )

 

 

그렇다면 40년 가깝게 피파를 주무르며 족벌경영으로 이해당사자끼리 서로 이익을 나눠 가진 제프 블라터는 어떻게 되었을까 ?  온갖 더러운 추문에도 그는 건재하다. 새누리가 세월호 참사에도 건재하듯이 말이다. 올해 78세가 되는 블라터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5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토마스 키스트너가 들으면 울화통 터지는 소식이다.

 

 

부록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903868 : 김연아 편파 판정 논란 ㅣ 포데기 신파에서 스포츠 국가주의로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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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our 2014-08-0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시 오심과 편파 판정 땜시 4강에 올라갔다는 많은 한국인이 알았죠. 모르는 척 상관하지 않았던 것일뿐. 인간들이 다 그렇죠 뭐. ^^;;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3:15   좋아요 0 | URL
그땐 전국민이 중2병에 걸려서 저도 이게 오심인 줄 몰랐습니다. 그냥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나중에 경기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아... 참 민망하더군요. 소트니코바 욕하면서 러시아 헐뜯을 필요 없더군요..

rtour 2014-08-01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람들이랑 해도해도 너무 한다고 ㅉㅉ 거렸던 기억이. 히딩크는 그래도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발굴한 게중 나은 감독이라 생각..^^;;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4:2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히딩크는 적어도 좋은 선수를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 16강은 실력으로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글구 보면 일본이 그나마 우리보다는 더러운 돈거래, 이런 거 없었나 봅니다.

봄밤 2014-08-0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 하나에 정치 경제가 함께 구르는군요
이상한 열정에(?) 오판 이런건 생각도 못했고요
입담에 아주 그냥 쏙쏙 들어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4:30   좋아요 0 | URL
이 책 읽다 보면 피파는 정말 그냥 회사입니다. 공익 단체가 아니란 거죠..
왜 세계 7대 경관 뽑는다며 돈 울궈먹은 재단있잖아요. 둘 다 그게 그거임...
완전 사기 집단입니다. 둘 다....

엄동 2014-08-01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몰랐어요

아니,
피파의 베스트 오심에 무려 네개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어디서 듣긴 들었는데
이미 기억의 저편으로 보내버렸나 봅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저 경기를 가루가 되도록 씹었을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안정환의 골든골이 터져 가슴벅찼던 경기로 기억하겠지요.

내 위주로만 기억을 왜곡하는
일종의 무드셀라 증후군이 이건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4:33   좋아요 0 | URL
이탈리아 열받아서 안정환이 당시 이탈리아에서 뛰었는데 쫒겨났잖아요..ㅎㅎㅎㅎㅎㅎ
김연아 때 국민들 열받아서 뭐 제소한다 어쩌구 했던 것보다
10배 정도 이탈리아 국민은 더 화딱지가 나 있었죠.
이탈리아 축구 열기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무드셀라 증후군 몰랐는데 이참에 알게 되었네요....

와 2014-08-0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정도야??? 최악 오심 10개 중 4개가 한국!!!! 대박이다. OTL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21:10   좋아요 0 | URL
예선전 포르투갈 경기에서 포르투갈 선수 두 명이 퇴장당했죠. 한국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경기

이탈리아 전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반칙으로 한 3명 정도 퇴장당했어야 합니다.
스페인 전은 사실 3 : 0으로 진 경기죠.

Ralph 2014-08-0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거래도 했겠지만, 무었보다도 아시아 최초 월드컵의 흥행을 원했던 피파의 의지? 때문에 4강이 가능했던 것 아니었나 생각되는 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2 12:3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수십 조 월드컵 경기장 지어놓고 홈팀이 예선 탈락해 보십시요. 티켓 어떻게 팝니까.
대부분 최소 8강은 갑니다. 이게 딱히 기준이 없어서 심판 맘대로입니다.
포르투갈 전에서는 포루투갈 선두 두 명이 퇴장당해서 한국이 이겼죠.
이탈리아 전에서 한국 수비를 빗장수비라고 하는데 사실 리플레이해서 보면
한국 선수 4명 정도 퇴장당해야 합니다. 발로 머리 찬 선수도 있었고,
팔꿈치로 이태리 선수 얼굴 쳤죠. 이것도 퇴장,
그리고 넘어진 사람 발로 찬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퇴장...
그런데 이태리 선수가 퇴장...

뭐 심판놀음 아니겠습니까...

Ralph 2014-08-13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뭐.. 축구를 본다는게.. 그냥 단순히 즐기기 어렵군요.... 그래도 이런 정치학적 ? 관점을 염두에 두고 즐기는 것도 축구를 즐기는 방법이 될 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13 15:03   좋아요 0 | URL
그냥 블레터의 가족 장사가 되었습니다. 이 책 보시면 상상을 초월한 돈장사에 입을 못 다뭅니다.
하루 빨리 블라터 같은 인간은 쫒아내서 새로운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출되어야 하지 않을가 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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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 알라딘 신간 평가단 14기 활동

 

 

 

 

 

1.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로마 제국 원형경기장, 경기장 안으로 전쟁 포로와 노예들이 끌려나온다. 우우, 객석의 로마인들이 야유를 보낸다. 이어서 철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열흘 굶은 사자들이 원형 경기장 안으로 들어온다. 포로들은 사자를 피해 도망가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닫힌 철문과 장벽뿐이다. 아비규환. 팔 다리가 뜯겨나간다. 와와, 흥미진진한 게임을 보며 로마인들은 즐거워 한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학살 사건을 보면 그 옛날 로마 원형경기장이 생각난다. 팔레스타인 지역을 둥굴게 에워싼 분리 장벽은 원형경기장'이다. 그곳에 갇힌 팔레스타인 사람은 전쟁 포로이거나 노예들이다. 그리고 미사일은 굶주린 사자를 닮았다. 온누리에 터진 미사일은 굶주린 사자의 이빨과 발톱이 되어서 팔 다리를 뜯어낸다. 와와, 이스라엘 사람은 지금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애비나 새끼나 똑같다. 테러범을 낳은 것은 여자이니 팔레스타인 여자를 하나도 남김없이 죽여야 한다는 소리도 한다. 그들은 지금 불꽃 축제 중이다. 홀로코스트를 제노사이드로 되갚는 증오 앞에서 할 말을 잃는다.  한국 언론은 이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학살 사건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 교전 " 이라고 정의를 내린 듯하다. < 교전 > 이란 사전적 의미로 " 서로 대등한 병력을 가지고 전쟁을 함 " 이다. 좋다, 백 번 양보해서 " 교전 " 이라고 하자. 언론 보도에 의하면 가자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25일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천500여명의 사망자와 8천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중 대다수는 여성과 아이를 비롯한 민간인들이라고 유엔은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인 60여명과 민간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지금 팔레스타인 학살 사건은 대등한 병력으로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융단 폭격을 가하는 것이다. 교전이 아니라 대학살이다. 성인 격투기 선수가 다섯 살배기 꼬마를 두들겨 패고서는 " 서로 치고받고 다투는 중 " 이라고 말하는 꼴이다. 지금 이스라엘 백성은 경치 좋은 해변가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아름다운 불꽃이지만 팔레스타인 백성에게는 죽음의 불꽃이다. 채플린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이다. 펑 ! 지금 이 순간에도 밤하늘에 불꽃 하나 터진다. 유대인이여, 아름다운 밤입니까 ? ( 역사 분야 )

 

                                                                                                                                                

 

 

 

 

2.  닭이 지배하는 사회 ?!                                                  

 

 

 

정은영의 << 대한민국 치킨전 >> 은 치킨 발전사로 본 대한민국 사회상을 다루는 미시사 분야 책이다. 솔직히 말해서 " 미각의 역사 " 따위는 온통 바깥 나라 사람이 쓴 미식견문록'이니 쉽게 와 닿지 않았다. 이제는 한국인이 쓴 한국 식문화에 대해 알고 싶다. 닭의 계보학'이라고 할까 ? 닭은 진화했다. 백숙에서 전기통닭구이로, 전기통닭구이에서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으로, 켄터기 후라이드 치킨에서 양념 치킨으로 진화를 거듭했고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닭이 청와대 주인이 되자 마을도 온통 닭이 주인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계급을 A, B, C로 나눈다면 A계급은 닭을 시키고,  B계급은 닭을 튀기고, C계급은 닭을 배달한다는 우스개가 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열외 계급인 특권층(재벌, 정치가 따위)을 포함하면 D계급은 닭을 섬긴다. 그렇다, 대한민국은 닭 공화국이다. 청와대 안주인도 닭이요, 동네 가게를 점령한 것도 닭 가게'이니 말이다. 닭 가게'라는 말이 나와서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 이름이 " 닭고기 맛있어 " 가 아니었던가 ! ( 인문 분야 )

 

 

                                                                                                  

 

 

 

 

3. 어느 완벽주의자의 회고담                                              

 

 

 스탠리 큐브릭은 알프레드 히치콕이나 찰리 채플린과는 달리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 장르 " 를 실험했다. 그에게는 한 우물만 파야 된다는 10,000시간의 법칙 따위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팠다. << 배리 린든 >> 은 인공 조명 없이 자연 조명만 가지고 만든 시대물 영화였고, << 샤이닝 >> 은 스테디 캠 카메라를 사용하여 효과를 극대화한 공포 영화였다. 잘 알려졌다시피 위대한 걸작 <<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 는 별다른 특수효과 없이 만든 완벽한 SF영화였다. 그는 평생 장르에 뼈를 묻은 감독보다 장르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만들면 장르를 대표하는 영화가 되었다. 그는 시대를 한 발 앞선 감독이 아니라 최소한 두 발 앞선 감독이었다. 훌륭한 감독은 평론가가 좋아하는 감독과 감독이 존경하는 감독으로 나뉘는데 스탠리 큐브릭은 평론가가 좋아하는 감독이면서 동시에 감독이 존경하는 감독이었다.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장인'이었다. ( 예술 분야 )

 

 

                                                                                                

 

 

 

 

 

4. 구름 추적자 !                                                              

 

 

구름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를 혼합한 오브제'다. 구름을 감상하기 위해서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내 소유는 아니지만 그 누구의 것도 아니어서 마음 놓고 구름을 감상할 수 있다. 구름은 공공재'다. 하늘이 루브르 박물관 벽이라면 구름은 벽에 걸린 그림'이다. ( 구름과 그림'이라는 낱말이 서로 형태가 비슷하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 그림 종류도 다양하다. 뭉게구름, 거먹구름, 꽃구름, 매지구름, 삿갓구름, 열구름, 새털구름, 비늘구름. 아, 그리고 김애란 때문에 알게 된 비행운'도 있다. 그동안 우리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땅만 보고 살았다. 병아리도 물 한 모금 마시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물 한 모금 마시고 하늘 한번 쳐다본다는 데......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 구름 읽는 책 >> 은 다양한 구름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쓴 개빈 프레터피니는 구름 감상 협회(Cloud Appreciation Society ) 설립자라고 한다. 오오, 마음에 든다.  여러모로 일상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인 것 같다. 구름 형태를 보면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하니, 구름 그림 보고 일기 예보 듣는 꼴이다. 책 겉표지도 잘빠졌다. 책 디자인이 훌륭하다는 점은 출판사가 그 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문방구에서 파는 흰색 마분지로 책 겉표지를 만드는 동문선의 핵폭탄급 디자인 테러'에 비하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얼굴이냐. ( 과학 분야 )

 

                                                                                               

 

 

 

5. 땀은 정직하다                                                              

 

 

<< 괴짜 사회학 >> 으로  좋은 인상을 남긴 수디르 벤카테시'가 신간을 내놓았다. 탁상공론에 의해 만들어진 통계 수치'가 얼마나 엉터리였나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사회학자는 거리와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외쳤던 수디르 벤카테시는 여전히 거리와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발언한다. 그 결과가 바로 << 플로팅시티 >> 다. 문득 조은 교수의 작업 방식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디르 벤카테시가 시카고 빈민가에 뛰어들어 10년 간 갱단과 생활했듯이, 조은 교수는 사당동에서 만난 한 가족을 25년 동안 함께 동행하며 관찰했다. 그 결과가 << 사당동 더하기 25 >> 였다. 내가 올해 읽은 책 가운데 가장 탁월한 책이었다. 조은 교수 또한 탁상공론보다는 현장 비평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회학자'였다. 다 필요 없다. 사회학에서 중요한 것은 통계가 아니다. 툭 하면 통계를 들먹이는 정치가는 현장을 알지 못하는 사이비 정치인이다.  믿을 것은 땀이다.  쏟은 만큼 값지다. ( 사회 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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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31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31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rtour 2014-07-3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위 댓글의 글쓴 시간이 10년 11월 8일이네요. ㅎㅎ 과거 손님의 미래로의 방문이 있었나봐요.날도 더운데 맨날 개와 비비빅 먹음서 책만 읽나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2:37   좋아요 0 | URL
레트로 제임스 패턴 씨'라고 종종 시간 여행을 하시는 분인데 가끔 시간 여행 하시면 이곳에 와서 안부 전하십니다. 조만간2015년 로또 번호 정보 가지고 오신다고 합니다. 여름엔 비비빅이 최고에옷... 그나저나 새로 들어온 강아지 잘있나요?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rtour 2014-07-3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개 이름은 미미. 지랄견이죠. 사람, 물건 가리지 않고 어찌나 물어 뜯는지..원. 쩍쩍이 새이름 검은봉투 어쩌구 어려워서 암기가 안되네요. 그나저나 이번 선거 곰곰발 님 바람대로 새정련인지 모시기인지 완전 참패군요. ㅋㅋ 살면서 이렇게 존재감 없는 제 1 야당은 처음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4:16   좋아요 0 | URL
아, 맞습니다. 미미였죠. 후후, 새끼 낳으면 수수'거나 우우'입니까 ?
개인적으로 새정련 참패하길 기다렸습다. 그래야 대오각성하지 이상태로 질질 끌면 정말 죽도 밥도 안 됩니다.

지금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이 단편집 읽고 있는데 미친 작가 같습니다. 이건 핵폭탄급이로군요....

마립간 2014-07-3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 님에게 기대어 마립간이 추천하는 도서 ; X의 즐거움 (기대만큼 좋을지 반신반의하지만.)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65813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4:42   좋아요 0 | URL
저 이런 책 좋아합니다. 찜해두었다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만 보니 무척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rtour 2014-07-3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드밀라 페트로스피차야.인지 모시기인지 대단하죠? ^^ 역시 곰발님과는 책 취향이 맞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4:43   좋아요 0 | URL
제가 보봐리부인이나 잃어버린 시간 같은 걸 잘 못 읽습니다. 만연체에 좀 질린 것도 있고, 단순 명료한 걸 좋아하는데 류드밀라는 단도직입적으로 딱 쓸 문장만 꺼내고 나머지는 ....
그런데 읽고 나면 먼가 찡합니다. < 집에 누군가 있다 > 와 < 인생의 그림자 > 읽다가 울 뻔했습니다.
뭔가 쓸쓸하고 기괴하고 허전한... 하여튼 최고네요..

rendevous 2014-07-31 14:50   좋아요 0 | URL
박경리 문학상 받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와는 다른 분인가요? 왠지 페루애님이 좋아하시는 손창섭 느낌 들 것 같은 스멜이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5:13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페트루셉스카야입니다....러시아 이름이 워낙 다 비슷비슷해요.
개인적으로 사람 이름은 아프리카 이름이 최고라고 생각함.. 둥가, 팅가팅가, 와움 우달달.. 이런 식이잖아요. 이름 엄청 친근함....개인적으로 아프리카 사람 이름 쵝오 !!!

rendevous 2014-07-3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 읽은 책 완소네요 ^^ 깨알 같은 동문선 까기~(혹시 지만지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닭고기 맛있어 - 올해 최고의 언어유희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한 표!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5:12   좋아요 0 | URL
지만지 출판사 디자인을 최고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간결한 맛을 좋아하거든요. 여백의 미를 살린다고나 할까요. 동문서 디자인은 반대로 가장 질 낮은 갱지로 만든 미술책 같다고나 할까요.... 딱지 만들면 딱입니다.

닭고기 맛있어.. = 요거 꽤 좋죠 ? 제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언어유희입니다. 저작권은 저에게 있음... 인용하시려거든 앞으로 10원씩 내야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7-3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정련은 저리 될 것이라 여겼지만, 노회찬의 패배는 아쉽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7:24   좋아요 0 | URL
안타깝죠.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게혜윰 2014-09-0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루살렘 광기]가 탈락하고 [치킨전]이 선택된 것에 대하여 심히 마음이 아파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9-02 11:4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 예루살렘 광기'가 득표율은 가장 높았던 것 같았는데 역시 득표 순이 뽑기 순은 아니더군요..ㅎㅎ
 

 

 

 

 

 

 

 

 

 

 

 

 

 

 


 

 

겨드랑이 털과 제모 !

 

오쿠다 히데오의 << 공중그네 >> 를 읽다가 뾰족한 것을 보면 공포(선단공포증)을 느끼는 야쿠자'에게 격하게 공감한 적이 있다. 내게는 선단공포증은 아니지만 " 가위 " 에 대한 공포증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 가위 소리 " 공포증이다. 발단은 미용실에서 시작되었다. 그날따라 가위 소리'가 호박 나이트 클럽 JBL 스피커에서 쏟아내는 소리보다 크게 들렸다. 싹둑, 싹둑, 싹둑...... 미용사가 실수로 내 귀를 자르면 어떻게 하지 ? 조그마한 걱정이 태산이 되었다. 과호흡 증상이 시작되었고, 땀을 비오듯 쏟아냈다. 눈을 뜨니, 나는 미용실 쇼파에 누워 있었다. 미용실 아가씨'가 걱정되는 듯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119 부를 뻔했어요, 괜찮으세요 ? " 호흡 곤란으로 죽기 전에 먼저 쪽팔려서 죽을 것 같았다. 자리를 털고 나오는 대신 얼굴에 묻은 털을 털고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걸어둔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734753 ( 왕가위와 가위 )

 

정신과 의사 이라부 선생을 알음알음 물어서 찾아갔다. 그가 말했다. "  곰곰발 씨 ! 당신은 소리 공포증을 앓고 있습니다.  특정 소리에 공포를 느끼는 증세죠. 흔한 증상입니다. 가장 흔한 예로는 천둥 번개 소리에 공포를 느끼는 것도 소리 공포증입니다.  곰곰발 씨는 가위 소리'에 공포를 느낍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아들 머리를 손수 깎다가 귓볼을 자른 적 있다고 했죠 ? 그 트라우마가 성인이 된 지금 발현된 것으로 보입니다. 환청은 아니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좋아하는 음식이 ? 아, 소곱창에 소주 ! 캬 ~ 좋죠.  좋습니다. 닝기미,  없어서 못 먹죠. " 이라부 선생은 처방전을 쓴 후 내게 내밀었다.  처방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소곱창 1인분 + 소주 1병. 나는 그날 소곱창에 소주를 마셨다. 공포증은 말끔히 사라졌다.  

 

의사 말대로 일상에서 가위 소리 때문에 불안 증세를 보인 적은 없지만 그때 일에 대한 불안과 불쾌감은 계속 남았다. 그래서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 일을 꺼리게 되었고 미용실 방문은 1년에 한 번 꼴로 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 털 " 을 기르게 되었다. 털'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1년에 한 번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싹둑 자르고 나면 머리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번은 목욕탕에 갔는데 목욕탕 카운터 아줌마가 냅다 소리를 질렀다. " 그리루 가면 안 됩니다. 저쪽으로 가야디요 ! " 나는 화들짝 놀라서 급히 브레이크를 밟고는 건너편 남탕 문을 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  목욕탕 탈의실에는 아저씨 대신 아줌마들이 있었다. 그것은 라면 봉투를 뜯었더니 싱싱한 고등어 한 마리가 들어 있는 꼴이었다.

 

어떤 아줌마는 다리를 쫘악 벌려 발톱을 다듬고 있었다. 울창하고 검은 숲이 눈에 들어왔다. 벌거숭이 민둥산이 아니었다. 아마존 밀림에 가까운 숲이었다. 아, 저 무수한 침엽수림. 나는 속으로 속삭였다. 시바, 좆됐구나 ! 황급히 문을 닫고 확인하니 여탕이었다. 왜 카운터 직원은 내게 여탕으로 가라고 손짓했을까 ? 카운터 직원에게 따져 물었더니 머리가 길어서 여자인 줄 알았단다. 그날 이후, 나는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털을 키우다 보니 애정이 생겼다. 털은 성격도 털털해서 고양이처럼 까탈스럽지도 않았다. 무럭무럭 자라라, 내 털들 ! 털을 기르다 보니 수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말 좋은 수염은 드물었다. 특히 동양인은 내시 수염이 팔 할'이었다. 촘촘하게 박혀야 되는데 듬성듬성 박히다 보니 동네 양아치 삘이 대부분이었다. ( 물론 나도 양아치 삘이 나는 수염이다 )

 

개그맨 김준호를 보면 짜증이 났다. 털보라고 해서 모두 좋은 수염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털이 나는 영역이 좋은 수염을 만든다. 내가 메이저리그'를 열심히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수염 난 선수들 때문이었다. 보스턴 레드삭스 팀은 털보 왕국'이었다. 한편, 웅이네 가족은......

 

털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카잔차키스 소설 << 그리스인 조르바 >> 에는 베갯속으로 여자 거웃을 모아서 베개를 만들었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굉장한 계획이군.  오, 오오. 수많은 털들 ! < 털 > 에 대해 관심이 있다 보니 여성 제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아는 사람(남성)은 여성을 이해하기 위해 다리털과 겨드랑이 털을 뽑는 체험을 했는데 생각보다 고통스럽고 불편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여성은 매끈한 팔, 다리, 겨드랑이'를 위해서 기꺼이 고통을 감수했던 것이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죄없는 털들아 !  미안하다아아아아. 그렇다면 여성은 왜 털을 제거할까 ? 단순히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한 욕망 때문일까 ? 여성 제모는 미용에 대한 여성의 욕망'보다는 겨드랑이에 털 난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의 시선이 작용한 탓이 크다.

 

남성 입장에서는 내 털을 뽑는 것도 아니니 고통을 알 리 없다. 여성 몸은 남성이 요구하는 대로 관리되기 시작했다. 가슴은 풍만해야 되고, 허리는 잘록해야 한다. 엉덩이는 커야 한다. 그리고 털은 머리털과 거웃만 남기고 모두 뽑아야 한다. 남성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몸을 만들기 위해서 여성은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A, D, H, I 형 몸매는 S라인이 되기 위해 죽을 똥을 쌌다. 문제는 주류 남성 사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싶어도 강제로 들이대는 사회적 요구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대한민국 주류 남성 사회는 " 중국산 오리털 " 은 용서해도 " 겨털 " 은 용서하지 못한다. 당신이 겨드랑이 털을 잔뜩 기른 후 버스 손잡이를 잡을 때 사람들은 속으로 생각한다. 꼴불견이네 ! 다음은 한겨레 신문에 난 기사 내용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겨드랑이를 매끈하게 관리해온 걸까. <털-수염과 머리카락을 중심으로 본 체모의 문화사>에서 저자 다니엘라 마우어와 클라우스 마이어는 기원전 500년께부터 ‘체모 면도’가 행해졌다고 쓴다.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저서 <사랑의 기교>에 종아리 털을 깎는 것은 필수이며 제모를 위한 보조용품으로 농도가 치명적인 다양한 크림이 사용됐다는 내용이 있다. 근대 초기까지의 예술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의 몸에 털은 한 오라기도 없다. 20세기 초 에곤 실레와 구스타프 클림트가 털의 물꼬를 텄지만 털 없는 여체에 대한 강박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자본의 영역으로 옮아가 더욱 공고해졌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여성해방 물결과 함께 여성의 몸을 죄었던 길고 거추장스러운 드레스 대신 짧고 간편한 옷들이 등장하자 여성지 칼럼니스트들은 겨드랑이와 팔뚝의 털을 면도해야 한다고 권하기 시작했다. 이어 당시 미국의 화장품 산업은 ‘여성과 위생’을 내세우는 광고를 통해 겨드랑이 털을 박테리아의 온상으로 낙인찍는다. 질레트는 1915년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머리 위로 팔을 들어올려 털을 제거한 매끈한 겨드랑이를 보여주는 모습의 광고를 통해 ‘털 없는 겨드랑이’에 대한 미적 선호를 만들었고, 여성지 <하퍼스 바자>에서 4년 동안 끈질기게 겨드랑이 털 제모를 유도하는 광고를 해서 ‘털 없는 몸이 아름답다’는 절대 기준을 만들었다.

 

- 한겨레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는 것이 문화적 기본 소양과 미적 기준'에 부합하는 짓'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만, 왜 그 기준이 여성에게만 해당되는지는 의문이다. 겨드랑이 털이 박테리아의 온상이라면 공평하게 남자도 깎자 ! 털은 죄 없다. 매끈한 몸매가 보기 좋다고 해서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다. 선택하라 ! 질레트의 노예가 될 것인가, 아니면 독립적 인간이 될 것인가. 나는 세상의 모든 털을 지지한다. 신은 말했다. 네 털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할지어다. 털은 언제나 온유하며, 털은 시기하지 않으며, 자랑도 교만도 아니한다. 그리고  털은, 오. 오오오오 섹시하다. 울창한 침엽수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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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 2014-07-3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 보면 겨털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배타적인 권위의식도 같이 맞물리는 것 같아요.
읭.. 아닌가.. 아님 말궁.. 여튼 전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근데 또 요즘엔 남자들도 겨털 제모하는 사람들 꽤 있다고 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4:53   좋아요 0 | URL
서쪽 님이 말씀하셨나요 ? 보디빌딩 나가는 사람들은 겨털 제모를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어느 코미디 영화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조폭이 있었는데 겨드랑이에 털이 없어서
사람들이 웃었던..... 겨털의 힘의 상징인 것 같습니다.

신기한게 왜 남자들이 겨털을 밀죠? 전 겨털 없으면 좀 이상하던데...

풀무 2014-07-31 07:32   좋아요 0 | URL
예. 맞습니다. 보디빌더들 겨털 미는 건 물론 가슴이나 젖꼭지 털, 다리털도 다 제모를 하거든요.
그걸 보면 확실히 권위 문제도 있는 게.. 큰 대회일수록 대보협에서 나온 심사위원들이 제모 안하면 점수를 안 줘요. 문신 못지 않은 결격 사유. 그러니까 권력을 쥔 편에서 밑을 내려다 볼 때 겨털을 굉장한 실례, 결격 사유로 보며 하나의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은...

그게 이상하죠? 청소년기 떠올려 보면 동급생들 끼리도 먼저 겨털 난 아이가 더 남성답고 어른인 양 뽐내고 부러움 받고 그랬잖아요. 헌데 언제부턴가 겨털 미는 게 더 섹쉬하고 청결하고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지는 희한한(제 입장에서) 문화가.. 보디빌더나 머슬모델 아닌 남성들 사이에 요즘 제모 그러니까 왁싱이 유행인 건 또 다른 이유 같은데, 얼마전 케이블 토크쇼 보니 개그맨 유세윤이랑 허지웅이 같이 온몸을 왁싱했다고 그걸 자랑 겸 화제거리, 개그 소재로 삼더군요. 이건 한쪽 귀에만 귀걸이 하는 것처럼 게이 커뮤니티에서 넘어와 번진 유행 같기도 하고.. 여튼 가만 보면 털,도 의복, 만큼이나 사회 문화 측면에서 연구 가치가 있는 테마란 생각이 문득 :)

풀무 2014-07-31 07:19   좋아요 0 | URL
겨털이랑 비슷한 게.. 여름이면 고민이자 불만이기도 한데.. 왜 와이셔츠나 티셔츠로 비치거나 돌출되는 젖꼭지 문제요. 그냥 그런가부다 하면 될 걸 언제부턴가 꼴불견이니 뭐니 하면서 더운 날씨에 옷을 더 받쳐 입어야 한다는 둥 심지어 젖꼭지 밴드까지 시중에 절찬리 판매되면서 부착하고.. 개그콘서트 볼 때도 개그맨들 웃통 까는 연기해야 할 때는 꼭 밴드를 붙이잖아요. 음. 이건 양성평등이 이뤄지는 걸로 보면 좋은 건가요.. 하하 ;;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7:35   좋아요 0 | URL
오, 이거 서쪽 님 아니었으면 듣기 힘든 정보입니다. 직접 보디빌딩에 몸담고 있으니 이런 고급 정보가....
맞습니다. 제 또래만 해도 겨털, x털 난 놈이 대빵이었어요. 대부분 털 먼저 난 놈이 일진하고 그랬거든요...
특히 겨털 나면 어른 대접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세계적기업 질레트'가 면도기 팔기 위해서 시작한 꼼수 같아요. < 털 > 이라는 절판된 책에도 그 음모론을 내세우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허지웅 같은 인간을 아주 싫어하는데 뭐랄까요. 쿨한 정치색으로 돈벌이를 한다고나 할까요. 종편을 싸잡아서 비판하던 놈이 정작 종편 가서 열심히 말방귀 뀌더군요. 미적 기준은 시대마다 다릅니다. 보세요. 구한말 한국 여성은 다 가리고 젖가슴만 드러내놓고 다녔잖아요. 그게 하등 문제가 될 게 없었습니다. 남성제모다 마찬가자예요. 6,7,80년대만 해도 하등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질레트가 제모가 아름답다는 식으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거죠. 만약에 남성도 제모를 해야 한다면 제모용 면도기는 두 배 많이 팔리는 꼴 아닙니까. 질레트 입장에서는 이것을 문화적인 것으로 만들 욕심이 생기죠. 어마어마한 돈을 쥘 수 있으니깐 말이죠.

이참에 털사모 하나 만들어야 겠습니다. 털을 사랑하는 모임....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7:47   좋아요 0 | URL
전 남자고 여자고 노 브래지어'로 인해 옷에 그 흔적을 남길 때 정말 자연스럽고 멋지던데 왜
그게 꼴불견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다가는 박태환 나중에 밴드 젖꼭지에 붙이고 수영해야 될 것 같습니다.

유다 2014-08-06 22:1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요즘 남자 아이돌도 겨털관리 들어가서 그냥 남자들도 여자들처럼 겨털관리는 일상인줄 알았어요~

젖꼭지는 미국권처럼 여자도 패드없이 돌아다닐수있으면 참 좋겠다는..ㅠ_ㅠ남자들처럼 상의탈의는 아니더라도 그나마라도 나아지는 추세로.

곰곰/수영에서도 박태환은 상의를 벗을수 있지만 여자수영복은 아예 노출불가니..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7 11:19   좋아요 0 | URL
유다 님. 하긴 요즘 아이돌 남자들도 스모키 화장을 하더군요.
상품이니 치장을 해야 하긴 합니다.

LAYLA 2014-07-30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이쁘게 보이는 것을 넘어 제모한 매끈매끈한 피부가 성적으로 더 매력적이기 때문 아닐까요?
서양남자들의 동양여자에 대한 판타지 중 하나가 털이 적어서 피부가 매끈하다는 것이라 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4:51   좋아요 0 | URL
하긴 제모의 역사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하니 털 없는 매끈한 피부가 성적 매력이 있나 봅니다. 저는 이상하게 털 있는 여자가 성적 매력이 있더군요..ㅎㅎㅎㅎ

슈아 2014-07-3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원전 500년이라니 정말 오래되었네요. 그정도면 인간이 살짝 진화해서 털이 좀 덜 나서 태어날 법도 한데 인간이 키는 훌쩍 컸으나 털은 그대로인 것 같네요..

여기는 의외로 겨털 있는 여자들이 좀 있습니다. 중국 친구들은 안 미는 친구들이 많구요, 백인은 털 색이 연해서 있어도 잘 안보이고, 흑인은 피부색이 어두워서 있어도 잘 안보여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1:43   좋아요 0 | URL
엇, 슈아 님 !!!! 반가워요. 잘지내시고 계시죠 ? 뭐 어딜 가나 씩씩한 양반이시니.. 후후....
중국 사람들은 제모 안 하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옛날에 누구였더라... 아, 줄리아 로버츠도 겨드랑이 제모 안 한 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했죠. 그닥 신경 쓰지 않더군요. 글구보니 동양인은 확 티가 나는 사례이기는 합니다... ㅎㅎㅎㅎㅎㅎ. 아이고 이거 반갑네요. 슈아 님..

개새꺄 2014-10-12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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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편

 

1. 두근두근 내 인생 : 백미터 달리기가 주종목인 선수가 느닷없이 마라톤에 도전하면 ?

2. 658, 우연히 : 좋은 트릭 하나에, 나쁜 서술 백 개. 마이너스 백 점, 땡. 탈락 !

3. 동정 없는 세상 : 섹스를 해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성장 담론 앞에서 할 말을 잃다.

4. 수상한 식모 : 후진 작품보다 더 후진 출판사 전속 홍보 담당 평론가들의 설레발

5. 목화밭 엽기전 : 무뚝뚝하다, 촌스럽다, 매끄럽지 못하다, 하지만 좋다.

 

6. 고래 : 문창과 출신이 이룩하지 못한 경지를 천명관이 해내다.

7. 고등어 : 비리다.

8. 황만근은 말했다 : 배꼽은 빠졌지만 배부른, 넉넉한 말빨.

9. 달은 어디에 있나 : 김연수는 당대에 소비되다 잊혀지겠지만 김신용은 당대에 외면받다 오래 기억될 것이다.

10. 제리 : 방탕을 자유로 치환하는 게으른 작법.

 

1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내게는 불행했던 독서.

12. 삼부녀 : 손창섭이라는, 이 위대한 한국 작가 !

13. 엄마를 부탁해 : 천박한 포데기 신파.

14. 재와 빨강 : 카프카 흉내 내다가 좆된 소설.

15. 잘가라, 서커스 : 단편 < 바늘 > 에서 선보인 날카롭던 끝이 뭉뚝해졌다.

 

16. 장석조네 사람들 : 진심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기교.

17.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 재미없는 코미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

18. 칼의 노래 : 서사시를 소설로 엮는 탁월한 솜씨

19. 구월의 이틀 : 약발이 다했다.

20. 삼미 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 : 백미터 달리기 성적도 좋고 마라톤 성적도 좋다.

 

21.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 詩답지 않아서 시답지 않다. 시시하다.

22.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감성 카피라이터 같은 느낌.

23.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 남진우는 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사리에 밝은 장사꾼 같다.

24. 펭귄 뉴스 : 삐급 취향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할 줄 아는 재치.

25. 장국영이 죽었다고 ? : 한눈팔지 않는 성실함.

 

26. 몰락의 에티카 : 신형철은 달달한 소리는 잘하는데, 칼칼한 지적은 못한다.

27. 한국문학과 그 적들 : 조영일은 칼칼한 비판은 잘하지만 달달한 칭찬은 하지 않는다.

28. 필사의 탐독 : 비문과 오문, 그리고 ( 그가 뛰어난 평론가라는 ) 헛소문 !

29. 강신주의 감정 수업 : 출판사 출간 카탈로그 같은......

30. 퀴즈쇼 : 항상 평균은 보여주는 2할7푼5리 타율을 가진 작가의 소설.

 

31. 혀 : 포도주와 치즈만 먹을 것 같은 작가가 만든 며루치보꾸 요리.

32 심플 플랜 : 심플한 계획, 치밀한 플롯, 차분한 실천 !

33. 그리스인 조르바 : 남자는 좋은 목소리가 무기라고 말하는 조르바.

34. 아웃 :  갈 때까지 가고 나면 갈 데 없지만 후회는 않으련다. 여성 작가가 쓴 기똥찬 범죄 소설

35. 애완동물 공동묘지 : 킹의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 ! " 틀린 글자 찾기 "

 

36. 인 콜드 블러드 : 하퍼 리와 함께 떠난 범죄의 재구성.

37.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칭찬을 할 수 있으나 격찬은 오버 !

38. 살인자들의 섬 : 반전을 숨기기 위한 준비한 치밀한 리얼리티.

39. 재칼의 날 : 프로 킬러도 직업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40 팩토텀 : 섹스 밖에 난 몰라 !

 

 

■ 인물 편

 

41. 이명박 : 컬러 오브 머니, 돈따라 인생따라.....

42. 박근혜 : 입은 무겁고 뇌는 가볍다. 욕심은 많고 양심은 없다.

43. 변희재 : 진보 진영에서 문전박대하자 보수 진영에서 이를 갈던 넘버 3의 인정 투쟁 !

44. 진중권 : 유치하지만 으리'는 있다.

45. 허지웅 : 쿨한 척하다가 언젠가는 좆될 인생.

 

46. 남진우 : 한국 문단을 다 가져라, 시바 !

47. 김난도 : 천 번 흔들고 어른이 된다면, 차라리 한 번 흔들고 " 스톱 " 하겠다.  흔들릴수록 골병든다.

48. 김미경 : 박명수를 벤치마킹한 욕쟁이 아줌마. 욕 하고 돈 벌고.......

49. 정몽준 : 축구 해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은 박지성이 아니라 정몽준.

50. 배성진 아나운서 : 애국자 코스프레, 10년 후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 나온다에 500원 건다.

 

51. 안철수 : 입술이 얇은 사내 1.

52. 김한길 : 입술이 얇은 사내 2.

53. 유병언 : " 인생은 보해야, 몰랐어 ? " 그의 마지막 곁을 지킨 것은 쓰디쓴 보해 소주병'이었다.

54. 어버이연합 : 자식의 홀대에 뿔난 어버이가 길거리로 나오다.

55. 이외수 : 100,000자'를 채운 소설로 근근이 입에 풀칠했던 작가 100자(평으)로 돈을 벌다.

 

56. 강준만 : 쓰고, 쓰고, 쓰고, 쓰고....... 한마디로 쓰디쓴 인생.

57. 고   은 : 모두 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고은을 뽑지만 그가 왜 훌륭한 시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58. 이건희 : 노동자의 피를 끓여서 금화를 제조한 어둠의 연금술사.

59. 이문열 : 손은 귀한데 입은 천하다.

60. 권정생 : 손은 천한데 입은 귀하다.

 

61. 박정희 : 창시개명,  닭고기맛있오 !

62. 강신주 : 철학 서적에서 자기계발서를 뽑아내는 상술은 인정하마.

63. 혜   민 : 달달한 위로와 미소 속에 숨겨진 섬뜩한 노예 근성.

64. 곰곰발 : 귀두 발달형 인간, 몸통보다 얼굴이 크다.

65. 박명수 : 지혜가 담긴 욕으로 연예계 1인자를 넘본다.

 

66. 이수근 : 이수근 전성시대. 그러나...... 훅 들어왔다 훅 나간 거 맞지 ? 맞지 !

67. 김병만 : 입은 무겁고 손은 가벼운 개그맨.

68. 심형래 : 바보가  웃으면 사랑받지만, 바보가 정색을 하면 미움을 받는다.

69. 마광수 : 모든 논란을 떠나서, 글을 " 졸라 " 못쓰는 국문학 교수요, 작가라는 점은 분명.

70. 김지하 : 지하에서는 진보의 아이콘이었으나 세상 밖으로(지상) 올라오자 본색을 드러내다.

 

 

 

■ 영화 편

 

71. 실미도 : " 우린 죽지 않아 !! " 라고 외치는 대사는 마치 발기 부전 치료 모임에서 외치는 구호 같다.

72. 태극기 휘날리며 : 천만 관객 속에는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가 있다.

73. 디  워 : 21세기 국산장려운동.

74. 7번 방의 선물 : " 포데기 신파 " 를 " 갑바 신파 " 로 변형시킨 기획력.

7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서른 즈음에 교수가 된, 성공한 예술가가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투덜대면 짜증 이빠이.

 

76. 나쁜 남자 : 몇몇 평론가는 나쁜 남자에게 " 리즈 시절 " 이 없었다고 지랄을 한다.

77. 서편제 : 한 여자를 놓고 두 남자가 욕망한다. 애비나 새끼나 똑같다.

78. 닌자 어쌔신 : 동양 남자는 백인 여자와 섹스하면 안된다는 헐리우드 불문율.

79. 달콤한 인생 : 폼생폼사, 휠라와 일수가방 그리고 백구두는 가라 !

80. 블레이드 러너 : 입시지옥의 미래 비전, 시험을 통과 못하면 죽는다.

 

81. 그랑 블루 : 30초만 숨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에 ?

82. 변호인 : 약관에 동의하시겠습니까 ? 그렇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주십시요.

83. 친   구 : 하와이 잔혹사

84. 말죽거리 잔혹사 : 대한민국 다 족구 하라, 그래 C

85. 적벽대전 : " 대전은요 ? "

 

86. 살인의 추억 : 80년대, 무능했던 대한민국 수컷의 고백. "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돠 ! "

87. 올드 보이 : 오(이)대(프)수가 스핑크스'를 만나다.

88. 친절한 금자 씨 : 절제가 필요할 때 과잉으로 흘렀다.

89. 아이언맨 : " 鐵面皮(철가면) + 甲(갑옷) " 으로 무장한 철남,  甲질'로 지구 평화를 지킨다 ?

90. 슈퍼맨 : 슈퍼맨 아저씨는 성조기 코스튬 플레이어 !

 

91. 엑스맨 : 마이너리티여, 단결하라 !

92. 쇼생크 탈출 : 볕 좋은 오월에 잘 마른 빨래처럼 뽀송뽀송한 감동.

93. 시민케인 : 감탄은 크고, 감동은 적다.

94. 파이란 : 너무 늦게 도착한 편지 앞에서 울다.

95. 카운슬러 : 야구는 투수 놀음이고 영화는 감독 놀음이라지만 이 영화를 지배한 사람은 코맥 메카시'다.

 

96. 복수는 나의 것 : 뜨거운 것을 쏟아내고 남은 차가운 독기. 박찬욱의 최고 걸작.

97. 백설공주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1.

98. 신데렐라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2.

99. 귀여운여인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3.

100. 슈    렉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따윈 필요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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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4-07-2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네요ㅋ 이거 최근에 다 읽으신게예요? 아님 소급적용?^^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14:14   좋아요 0 | URL
그냥 생각나는대로적은겁은다. 다 오래전에 읽은 것들이에요. 리뷰 쓰기엔 그렇고 그렇다고 100자평 쓰기도 그렇고 해서요..

새아의서재 2014-07-2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매일 몰래 눈팅만 하다가 격하게 공감하고 가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14:13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까 ? ㅎㅎㅎ. 압으로는 입팅' 부탇드립니다.

풀무 2014-07-28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답지 않아서 시답지 않다, 요거 한참을 생각했네요.
찾아보니깐 지금까지 시덥잖다,로 알고 있던 게 잘못. 시답잖다,가 맞군요..!

음. 김연수 소설 한 권이 집사람 서가에 보이길래 나도 함 읽어볼까 했더니만..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14:13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시덥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표준어는 시답지 않다더군요..ㅎㅎㅎㅎㅎ
김연수에 대한 제 생각은 완죤 개인 취향이어서 아마 다른 분들은 다 좋게 생각하실 겁니다.
김연수만한 고급 기술을 갖춘 작가도 드물겁니다. ㅇ 읽어 보십시요...

수다맨 2014-07-2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페이퍼는 정말 역대급이네요! 잠깐 영화평론가 박평식을 떠올리기도 했는데, 곰곰발님이 그보다 훨씬 날카롭고 정확하신 듯합니다. 특히 '카프카 흉내 내다 X된 소설' 이란 평이랑 '입은 무겁고 뇌는 가볍다'를 읽으면서 무릎을 쳤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12   좋아요 0 | URL
시답지 않아서 시답지 않은 시... 전 요게 마음에 드는군요... ㅎㅎㅎㅎ.
박평식이 누군가 하고 한참 생각하다가 그 시네 21 박평식 말하는 거근요 ?
ㅎㅎㅎㅎ.

봄밤 2014-07-28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숫자에서는 폭소.
화려하지 않되 강직한 칭찬이 눈에 남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12   좋아요 0 | URL
웃으면서 읽으셨다니 만족스럽습니다.

풀무 2014-07-29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인물편 압권! 촌철살인 폭소의 도가니탕 :)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10   좋아요 0 | URL
예상치 못한 반응에 몸둘바르르 모르겠습니다.

포스트잇 2014-07-29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쩜!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10   좋아요 0 | URL
반응이 쏠쏠한데요.

흠 2014-07-29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정희에 대한 평은 너무 유치한 거 같습니다. 비겁하다 하실지 모르겠으나, 을 중의 한명으로서 을들의 천박한 모습을 한가운데서 수도 없이 본 저로서는 갑에 대한 극단으로 치닫는 평가는 좋은 쪽이든 나쁜족이든 애들 떼쓰기로 밖에는 안보이네요.

한마디로 시대상황도 좀 고려하잔 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52   좋아요 0 | URL
음... 그렇습니까. 후다닥 해치우다 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흠 님이 직접 한 곡 뽑아보시기 바랍니다.
근데 그 시대상황을 어떻게 고려해야 합니까 ?

푸르푸르 2014-07-30 13:43   좋아요 0 | URL
흠님 그런데 본인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으시고 이런 식의 층위적인 평은 좀 유치한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예의를 지켜야하는 부분도 좀 고려하잔 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0 14:41   좋아요 0 | URL
오, 오쉬프 님 ! 까칠하게 나오시는군요... 허허허....

엄동 2014-07-29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재밌어요
오소리입말사전의 "부록"으로 좋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7:54   좋아요 0 | URL
오소리입말사전 아시는군요 !!!

풀무 2014-07-29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때마다 업뎃 되있는.. :)

진짜 오손 웰즈 작품들은 감탄 >> 감동인 게 대단하면서도 쪼메 아쉽습니다.

근데 건의 하나요~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1, 2,를 바꿔주심이..
원작동화는 어떤지 몰겠는데 디즈니 만화는 백설공주가 신데렐라보다 먼저 나왔으니 언니 격 ^^;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7:53   좋아요 0 | URL
아니.. 이토록 친절하고 세심한 지적이라니.... 당장 고치겠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7-3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난도 교수는 천 번을 흔들 수 있겠지만, 저라면 천 번이나 손으로 거길 잡고 자위하겠습니다.
차라리 거기를 잡고 자위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저런 분들의 흔들림은 자기만의 사고입니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니까 인간이란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0 12:55   좋아요 0 | URL
천 번이라... 허허허.... 지루로군요.. 허허......

라로 2014-07-3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하나 더 추가할게요!! 촌철살인의 대가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0 12:54   좋아요 0 | URL
엇, 나비 님 ! 후후, 감사합니다.

rendevous 2014-07-3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형중 평론가가 김지하는 빨리 죽는 게 나았을 거라고 좀 쌔게 페이스북에 적었는데 젊은 시절 새벽에 그의 시를 읽으면서 청춘을 보냈던 이들의 배신감이 크긴 큰 것 같더라고요. 근데 배성진 아나운서가 아니라 배성재 아나운서 아닌가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5:15   좋아요 0 | URL
배성재인가요 ? ㅎㅎㅎㅎㅎㅎㅎㅎ. 전 이 양반 애국자 행세가 꽤역겹습니다.

하여튼 김형중 평론가가 그런 소릴 했군요. 이야, 이거 뭐 엄청 쎈 발언이군요....
배신감이 크다는 건 거꾸로 그만큼 숭배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 마음 이해가 감....
 
[독신의 오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독신의 오후 - 남자, 나이듦에 대하여
우에노 지즈코 지음, 오경순 옮김 / 현실문화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심심하니까 사람이다

 

 

 

 

 

결혼과 가족에 대한 " 로망 " 이 없다. 아이를 보면 무척 귀여워하는 편이지만 아이를 양육할 때 드는 비용과 시간을 따지면 결혼과 육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냉정하게 말해서 남의 아이는 귀여워할 자신은 있으나 내 아이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자신은 없다. 아이와 2시간을 함께 노는 것과 20년을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시간 날 때마다 고백하는 부분이지만, 나는 < 성악설 > 을 믿는 쪽이다. 유년기를 무조건 순수, 미래, 희망 따위로 엮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래서 술동무가 한숨을 푹푹 쉬며 " 나도 어릴 적엔 참 순수했는데.... " 라고 말하면 위로는커녕 콧방귀로 대꾸했다. < 타락론 > 은 반드시 " 순수했던 시절 " 을 전제로 한다. ( 악마 루시퍼는 한때 천사'였다는 논리'다. 루시퍼는 날개를 잃고 꼬리를 얻은 배교자'였다. )

 

타락한 자가 유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순수했던 자아'를 내세우는 것은 " 비겁한 변명,  입니다 ! " 그것은 타락한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꼼수'다. 개꼬리 삼 년 땅에 묻어도 황모( 여우털)되지 않는다. 바탕과 본질은 하나'다. 비뚤어진 집 설계도로 만들어진 집은 비뚤어진 집을 만들 뿐이다. 만약에 엉터리 설계도로 번듯한 집을 지었다면 그 건축가는 건축법 위반으로 고소해야 한다. 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를 믿는다. 그렇기에 나쁜 아이가 좋은 어른이 될 수는 있어도, 착한 아이가 나쁜 어른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워워, 흥분하지 마시라 ! 지금 나는 당신과 논쟁을 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니깐 말이다. 그냥 " 어느 죄인의 고백록 " 으로 이해해 달라.

 

" 순수에서 타락 " 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역추적한 영화 << 박하사탕 / 이창동 감독 작품 >> 에 대해,  한국 영화 평단은 리얼리즘 영화의 정수'라는 찬사를 쏟아냈지만,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리얼리즘이 아니라 판타지'에 가깝다. 이 영화가 당신에게 선사한 것은 타락한 당신을 옹호하기 위한 위로'다. << 박하사탕 >> 은 그냥 그렇고 그런 힐링용 속물 드라마'다.  순수했던 남자가 나쁜 남자가 되었다는 신파에 속지 마라. 그는 처음부터 나쁜 남자였다.  내가 김기덕의 << 나쁜 남자 >> 라는 영화를 옹호하는 이유는 감독이 영화 속 사내에 대해 구질구질하게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나쁜 남자는 그냥 나쁜 남자'다. 처음부터 그는 나쁜 남자'였다. 어릴 적 트라우마 따위로 주인공을 포장하지 않는다. 권선징악은 없다.

 

욕을 바가지로 먹을 이런 고백은 여기까지만 하자. ( 당신이 내 서재 즐겨찾기를 해제할까 봐 더 이상은 못 쓰것다. 다리가 덜덜 떨린다. )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성악설과 원죄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에노 지즈코의 << 독신의 오후 >> 는 홀로 살아가야 하는 남자와 혼자 남겨진 남자에 대한 " 에세이 " 다. 굳이 " 에세이 " 라고 지적하는 이유는 인문학이나 사회학으로 분류하기에는 내용이 지나치게 부실하다는 데 있다. 날카로운 분석도 없다. 이 책은 내 주변 사람은 이렇더라, 라는 내용이 전부이다. 전국민 아침 주부 프로그램 << 아침마당 >> 에 엉앵란이 나와 수다를 떨 내용이 전부여서 참고할 사항도 없다. 이 책은 엄앵란의 추임새 같다. 아이고, 이런, 세상에, 그렇지......

 

평소 별점을 줄 때 후하게 주는 편( 내 기준에 의하면 ★★★ (下),  ★★★★(中), ★★★★★(上) 이다. )이지만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 의해 선정된 책에 대해서는 내 기준이 아닌 통상적 기준'을 적용했다. 이 책이 나와 동떨어진 문제를 다루었기에 관심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삼십대 남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평생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통계가 있다. 내 주변을 봐도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미혼남과 이혼남은 넘치고, 넘치고, 넘쳤다. 그렇기에 < 독신의 노후 > 에 대한 문제는 나한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독신인 나는 이제 " 어떻게 살 것인가 " 보다는 " 어떻게 견딜 것인가 " 를 슬슬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신에 대한 철학적 성찰도, 깊은 고민도 없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평생 혼자 산다고 한다. 어쩌면 나도 " 세 명 가운데 한 명 " 이 될 것 같다. 정호승 시인은 << 수선화 >> 라는 시에서 " 외로우니깐 사람이다 " 라고 말했다. 심금을 울리는 말이기는 하나 시를 엮는 문장으로는 촌스러운 표현이다. 달달한 시는 의심부터 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항상 외롭다고 말한다. 허세 가득한 마초'조차 자신은 외로운 남자라고 광고한다. 바람 피는 남자가 늘 하는 변명은 " 나 외로운 남자 " 다. 내가 평소에 존경하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선생님도 외로워서 워싱턴에서 인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외롭다는 말을 달고 다니는 인간을 믿지 말지어다, 아멘 !  사람들은 대부분 < 외롭다 > 와 < 심심하다 > 을 혼동하고 있다. 현대인은 외로운 존재라기보다는 따분한 일상을 못 견디는 존재다.

 

외롭다는 감정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외롭다는 감정을 잘 다스리면 고독이 된다. 고독은 좋은 것이다. 노무현은 고독했던 인간이고 내가 평소 존경해 마지 않던 윤창중 선생님은 심심했던 사내새끼였다. 심심하다는 감정은 아무리 잘 다스려 봐야 별다른 진전이 없다. 심심하니깐 사람이다. 우에노 지즈코의 << 독신의 오후 >> 는 심심한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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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2014-07-27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상으로는 '결혼과 육아' 중에서 '결혼'보다는 '육아'에 대한 부담이 더 크신듯 합니다. 그렇다면 생각을 좀 수정해서 '결혼'은 하고 싶으나 '육아'는 싫다는 여성분을 찾아보세요. '견디'는것 보다 '결혼은 하고 싶으나 육아는 부담되는' 여성분을 찾아 같이 생을 살아가는게 더 좋다고, 아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11:11   좋아요 0 | URL
딱 문체 보니 레베랑스 님 문체 같군요... ㅎㅎㅎㅎㅎㅎㅎ ( 아님 말고 말입니다. )
갑자기홀로서기란 시가 생각나네요. 만남은 기다림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새겨 듣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딱히혼자 살고 싶단 생각은 없습니다.

마태우스 2014-07-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스틴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 역시 아이를 낳는 게 자신이 없었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아내 덕분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자들 중 일부는 남자가 원해서 아이를 낳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없으면 불편한 점은 "너 그러다 말년에 외롭지 않겠냐"는, 별로 근거없는 힐난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아이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사람들을 마주쳐야 한다는 것이지만, 실제 아이를 기르는 노동에 비하면 이 정도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지요. 많은 분들이 "아이를 낳은 게 가장 큰 기쁨이다 넌 안길러봐서 모른다"라고 하지만, 제 주위 분들을 보면 어째 아이들 땜시 힘든 것도 꽤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제 절친 한명은 아이들이 한국 교육에 적응을 못해서 할수없이 기러기아빠를 하고 있지요.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이를 좋아하면 아이를 낳으면 되는 거고, 낳기 싫으면 안낳으면 된다고요. 그리고 아이가 있으나 없으나 노년은 늘 외롭고, 원래 인간의 삶 자체가 외로운 게 아닌가 싶어요. 저희 엄니는 아이가 넷인데도 혼자 사시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11:14   좋아요 0 | URL
오, 그런 것같습니다. 정답이십니다. 마자요. 언제부터인가 결혼에서 아이가없으면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측은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육아에서 얻는 기쁨도 크지만 사실 육아 때문에 겪는 고통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 없는 결혼 생활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전 결혼은 해도 굳이 아이를 낳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있으나 없으나 외로운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말리 2014-07-2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이가 없다고하면 대개는 물어본 사람들이 당황하지요. 마치 아픈 곳을 건드린 것처럼. 그리고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 죽겠는데, 스스로 교양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차마 입밖에 드러내지는 않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은 기어이 물어본답니다. 물어보나마나 안낳거나 못낳는 것이겠지요. 전 확인 안해봐서 안낳은건지 못낳은건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결혼후 아이가 없을때 시험관 아기 등등 뭔가 인위적인 모든 노력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 자연적으로 놔두는 것은 엄청 비정상적으로 보지요 ㅎㅎ. 결혼과 아이는 지극히 사적인 문제라 옆에서 하는 조언들은 별반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다만 여자 입장에서 늙어서 혼자 사는 남자는 좀 꼬질꼬질하지 않을까하는 편견은 있지만, 편견이지요. 여자보다 깔끔한 남자도 엄청 많을테니.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23   좋아요 0 | URL
정곡을 찌르시는군요. ㅎㅎㅎㅎㅎㅎ. 옛날에는 아이를 양육하는 게 노후를 위한 대책이 되겠지만 이젠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차라리 노후 자금으로 노후를 맞이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비혼과 무자녀 가정을 정상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일종의 시선의 폭력이죠. 그런 짓 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남자 혼자 살면 좀 꼬질꼬질하기는 해요...ㅎㅎㅎㅎ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4-07-2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이 그다지 공감(?)하지 않았다는 책이 우수도서라니, 전혀 안땡기긴 하네요. 애초에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는 안읽지만요. 수행에 대한 에세이는 읽지만. 제가 존경하는 분들에 한해서요. 요즘 너무 힘드니까 입에서 나오는 건 한숨과 "힘들다" 뿐 잠이라도 잘 잘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미쿡식 토네이도 무시무시하더군요. 이렇듯 지구종말(인류멸망)이 코앞인데(?) 2세를 뭐하러 만들어 평생을 발목잡혀 살겠습니까. 그 아이의 미래가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세상에.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20   좋아요 0 | URL
책에 대한 것은 결국 개인이 가지고 있는 취향과 기대를 얼마만큼 충족시키는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내게는 좋은 책이 다른 이에게는 별로인 이유는 개개인이가지고 있는 취향과 기대 탓이겠죠. 전 이 책 읽는 내내 지루했습니다. 이젠 무자녀 가정에 대해서 안타까운 시선은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뭐 대단한 가정의 정수처럼 치부하는 게 좀 웃깁니다. 내 새끼에게 쏟을 사랑, 충분히 남의 새끼에게 애정 쏟는것도 값진 일 아니겠습니까....

samadhi(眞我) 2014-07-27 22:2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지자식만 귀한 줄 아는 부모들 정말 짜증을 일으키죠. 저처럼 아이만 보면 예뻐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도 그렇게 지새끼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들 보면 눈쌀을 찌푸리게 돼요. 세상의 어느 생명이 소중하지 않겠어요. 죽을 때까지 자식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는 것도 겁나서 육아포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05:57   좋아요 0 | URL
이제 인간의 위대한 최종목표가 아이를 키워 자자손손 전하는 것에 대한 숭고한 가치가 정말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너무 당연한 것( 새누리는 여자가 애를 낳는 것이 애국이라고 하지만... ) 으로 받아들였지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풀무 2014-07-2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말로 독신으로 끝까지 우아하게 살 자신이 있는데 말입니다..! 좋은 영화 찾아 다니면서. 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16   좋아요 0 | URL
동의 ! 새벽 님은 독신으로 사시면 우아하게 잘 살 것 같다는 느낌을 옛날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새벽 님은 고독형 인간임니다...

2014-07-27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27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27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2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엄동 2014-07-2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떻게 견딜 것인가"를 고민할때가 되었다는 말이 와닿네요

정에 굶주린 사람들은 어딜가나 외롭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7:56   좋아요 0 | URL
엄동 님도 어떻게 견딜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인가요 ?
왠지 정에 굶주린 사람들은 어딜가나 외롭죠, 라는 말에 뭉클해집니다.

봄밤 2014-07-3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 사례를 제시한 내용이고 게다가 그 사례가 일본의 것이고. 그래서 저자는 카운셀러? 조차 되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독신'으로 살기 위한 마음이 있고 그것이 불러올 앞으로의 고민이 궁금한 이들에게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독신이나 결혼 후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을 다름으로 보기보다 어떤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좀 빨랐다 느낌이 듭니다. 필요한 독자가 아직 많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04:49   좋아요 0 | URL
사회학을 다룰 때 나쁜 버릇 중 하나가 특정 사례를 전체인 양 말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아는 누구누구'더군요. 그리고 그 사례들이 다 비슷비슷합니다.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 또한 지나치게 형식적이에요. 누구나 다 아는 내용입니다. 저축하자, 그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