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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과 중간이 없는 집구석  :










빵꾸똥꾸 해리를 위한 변명






일일 시트콤 드라마 << 지붕 뚫고 하이킥 >> 에서 버릇 없는 악동으로 등장하는 해리 때문에 사회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나이와 서열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빵꾸똥꾸라고 독설을 날리다 보니 듣는 이 민망하다나 ?  해리 나이가 아홉 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으로부터 모욕을 당하니 배리올드ㅡ맨이 참다 참다 결국에는 참치가 될 것 같아서 그만 방송에서 화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최고 구식 사고를 해서 이름조차 구식인 한나라당 최구식 국회으원 나리 님께서 이 시트콤의 존망을 논해야 한다며 해리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아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최고 구식 으원은 “ 욕설로 일관되고 비정상적인 아이를 가지고 하는 것이 어떻게 방송을 완성시킨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어린 놈이 싸가지가 없다는 말. 시트콤을 다큐로 받아치시며 존망을 논하는 어르신 나리의 잔망에 모두 다 경악했지만 결국 이 명랑 시트콤 드라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빵꾸똥꾸를 자제하라는 해리 함구령이 떨어졌다(권고 조치). 최고 구식인 으원님이 " 욕설로 일관되고 비정상적인 ㅡ "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때 내 머릿속에서 번개처럼 떠오른 인물이 한 명 있었으니...... 바로 이명박이었다. 그가 누구인가 ?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로부터 " 처먹어, 이눔의 새꺄 ! " 라는 욕을 처먹고 대통령이 된 인물이 아니었던가.  내돈내산 국밥인데 욕을 먹고도 좋다고 해맑게 웃으니 쥐새끼 눈깔이 더욱 사악해 보인다.  그래도 땀 뻘뻘 흘리며 처드시는 대통령. 얼씨구, 좋단다.  최고 구식 으원 나리 말 대로라면 욕 처먹고 대통령이 된 인물이 어떻게 바른 정치를 완성시킨다는 것일까(국밥을 말아먹었던 그는 결국 나라를 말아먹은 전과 14범이 되었다). 어디 그뿐이랴. 국회의원이 연극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육시헐 놈, 개잡놈, 불알 값 운운한 정당이 할 소리는 아니지 않은가. 


빵꾸똥꾸 때문에 피를 본 어른은 또 있다. 뉴스에서 남자 앵커가 빵꾸똥꾸로 방심위로부터 권고 조치를 당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가 웃음이 터져서 방송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웃음이란 참다 참다 참다 참치 못하면 결국에는 울먹이게 되는 법.  옆에 있던 여자 앵커도 웃음을 참다가 결국에는 울먹이는 소리로 변했다. 참고 참고 또 참치 울긴 왜 울어라는 만화 노랫말이 설득력을 가지는 순간이었다. 아, 이 모든 것이 해리의 빵꾸똥꾸 발언 탓인 것이다. 시대마다 유행어가 발생하지만 이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대사'는 찾기 어렵다.  한마디로 명대사인 것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빵꾸똥꾸 해리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려 한다.  독자여, 웃지 마시라. 나..... 진지하다 !  우선 빵꾸똥꾸에 대한 정의부터 내리자. " 빵꾸 ㅡ " 는 "puncture " 의 일본식 발음으로 " 구멍 " 이라는 뜻이지만 일이 잘못되거나 낙제에 해당하는 학점을 받아 유급되는 상황을 뜻하기도 한다 : 빵꾸를 방구로 해석하는 이도 있으나 그것을 경음화 현상(된소리 되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여기에 똥구멍을 뜻하는 " ㅡ 똥꾸 " 가 결합된 구조로,  똥구멍을 프로이트 언어로 해석하면 항문기를 뜻한다.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 대한 지식이 쌀 한 톨만큼이라도 있다면 < 빵꾸똥꾸 > 는 " 항문기에서 남근기로 성장하지 못하고 유급된 상태 " 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해리가 어른을 향해 " 야, 이 빵꾸똥꾸야 ! " 라고 큰소리를 치는 것은 " 어른인 척하지만 알고 보면 항문기 고착 상태인 얼라 " 라는 의미이다. 사실, 해리가 네 가지가 없는 이유는 이 집구석이 크게 두 가지가 없다는 데 있다. 하나는 " 적당히 ㅡ " 가 없고 또 다른 하나는 " 중간이 ㅡ "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서로 각자도생하는 미성숙한 어른이'일 뿐이다.


최고 구식 으원 나리가 빵꾸똥꾸에 대한 내 해석을 읽는다면 노발대발할 것이 분명하다. 어른에게 얼라'라고 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해리는 왜 어른을 향해 빵꾸똥꾸라고 하는 것일까 ?  항문기 고착 상태인 어른의 성격을 보면 우리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프로이트는 항문기 고착 상태인 성인의 공통된 성격으로 고집불통, 구두쇠, 수집벽을 뽑았다. 그렇다면 항문기 고착의 대표적인 인물은 누가 있을까 ?  빙고. 그래요. 이명박과 박근혜. 두 어르신 모두 불통의 아이콘이자 구두쇠요, 돈에 대한 집요한 집착(수집벽)으로 깜빵 가셨던 분이 아니었던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빵꾸똥꾸를 외쳤던 해리는 이명박과 박근혜에게도 빵꾸똥꾸를 외쳤을 것이다. " 야, 이명박과 박근혜. 이 빵꾸똥꾸야 !!! " 내가 빵꾸똥꾸를 항문기 고착으로 해석하는 이유는 해리의 캐릭터를 삼파장 발광 다이오드 현미경으로 초정밀 분석한 후 내린 결론이라는 데 있다. 모든 것을 자기 멋대로 하는 해리에게는 큰 곤경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변비다. 해리는 항상 변기 앞에서 똥과 씨름한다(몇 편의 에피소드에서 해리는 변비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화장실에서 엄마가 해리에게 배변 훈련(toilet training)을 가르치는 에피소드는 꽤 많이 등장한다. 


항문기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정의가 부모의 배변 훈련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리는 항문기 캐릭터다. 해리는 인간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친구이고 나머지는 모두 다 빵꾸똥꾸다. 해리의 친구가 된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해리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괴랄한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 1단계 > 도전자는 해리가 자신의 빠진 이빨을 친구 손에 쥐여 주었을 때 인상을 쓰면 안된다. 인상을 쓰면 탈락. 응, 바로 빵꾸똥꾸 ! < 2단계 > 는 해리가 싼 똥을 보며 인상을 찡그려도 응, 바로 빵꾸똥꾸. 


3단계 > 는 해리가 초코아몬드을 입에 넣고 초콜릿만 살살 녹여 먹고 나서 아몬드 알맹이만 친구에게 주었을 때 그것을 먹을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마 주름을 三자로 만드느냐 川자로 만드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그럴 용기 있는가 ?  해리에게 친구란 빠진 이빨과 싼 똥과 아밀라아제를 공유할 수 있는 사이'다. 허무맹랑한 요구처럼 보이지만 해리의 3단계는 심오하다. 이 에피소드를 접했을 때 나는 감동의 도가니가 되어서 삼삼칠 박수를 쳤다. " 빠진 이빨 " 과 " 싼 똥 " 에 대한 집착은 해리가 구강기를 벗어나서 항문기에 진입한 아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하지만 항문기인 해리는 항문기 고착인 어르신보다 고상하다. 해리의 막무가내는 지위 고하를 막론한다. 그러니까 해리의 막무가내는 특정한 세대나 권력 서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별 없는 아이이자 공평한 아이인 셈이다. 적어도 막무가내 해리는 어르신처럼 강자에게는 약하지만 약자에게만 막가는 인물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나는 " 막가내 " 보다 " 막무가내 " 인 해리를 좋아한다. 이런 막무가내라면 기꺼이 응원하련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해리가 집을 떠나는 신애를 껴안고 목놓아 울었을 때, 나는 관악산 소쩍새처럼 소리 없이 울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속삭였다. 


" 해리야, 행복하렴.... 흙흙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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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자를 싫어하는 이유 : 









밤꽃 향기 작렬하는 불알후드의 욕망에 대하여 









    내가 모시던 직장 보스는 법인 카드를 백지수표처럼 남발하는 권력을 가진 이'였다. 그가 개인적으로 결제한 법인 카드 1년 결제 금액은 1억이었다. 결제 금액의 팔 할, 아니 구 할은 술값이었고, 구 할의 구 할은 룸살롱 비용이었으며 룸살롬 비용의 구 할은 2차 성매매 금액이었다. 놀랍지만, 이 모든 것은 진실이 십 할. 하,, 지금 돌이켜보면 그 풍경은 씨팔 ! 보스의 시다바리 역할을 해야 했던 나는 밤마다 지옥을 경험했다. 영화 << 넘버 3 >> 에서 불사파 두목 조필(송강호 분)이 남자란 자고로 벤츠 타고 룸살롱 가서 시바스 리갈 마시며 


여자 젖가슴 주무르는 것이 남성 성공 서사'라고 말하지만 나는 보스 시다바리 하느라 룸살롱에서 공짜로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 헬오브지옥이었다. 일단, 양주를 좋아하지 않았고 술자리에 여자가 옆에 있어야 술맛이 난다는 불알후드의 밤꽃 향기 작렬하는 허세를 혐오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기회가 되면 여자와 섹스를 하는 것을 좋아하긴 했으나 돈을 주고 성매매를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였다. 하지만 그때 내 임무는 보스를 숙소까지 안전하게 모시는 일이었다. 때로는 판이 큰 난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각지에서 모여든 영화계 파워 인물 톱 10이 모여서 화끈한 뒤풀이를 펼친다. 룸살롱 입장에서는 하루 수입이 천만 원이 훌쩍 넘는 행사이다 보니 그 지역에서 최고의 미녀를 섭외한다. 이 자리에서 난장이 펼쳐진다. 지금도 내가 기억하는 스펙타클은 룸살롱 안에서 펼쳐진 집단 섹스'였다. 최고 우두머리가 테이블 위의 양주와 안주를 손으로 휘저어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그리고는 테이블 위에 올라 바지를 내린다. 당구공보다 작은, 미학적으로 매우 뛰어난 원형 두 짝이 달랑거리며 모습을 드러내,고 그는 파트너를 테이블 위에 불러 섹스를 한다. 


그리고는 명령을 내린다. 모두 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해 !!! 이 말과 동시에 파워 랭킹2,3,4,5,6,7,8,9,10人은 지퍼를 내리고 섹스를 하기 시작한다. 만약에 " 때씹 " 을 거부하는 인간은 배신, 배반, 관계대명사를 부정하는 투부정사의 투투용법이 된다. 우리는 그렇게, 그곳에서 섹스를 했다. 그때 누군가 노래방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김현정의 단칼이라는 노래였다. 미친듯이, 화끈하게, 템포 빠른 김현정의 인기 댄스곡에 맞춰. 우리는 모두 이 박자에 맞춰 에브리바디 두 잇 !  나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보스의 시다바리를 위해 참석한 1인이었으나 이 난장 파티에서 예외는 없었다. 파트너는 강제로 내 바지 지퍼를 내렸다. 당시 나는 성전환을 위해 남근을 단칼에 베어 버린 상태였다. 파트너는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긴 침묵이 흘렀다. 여자는 갑자기 내 위에 올라 섹스 행위를 연기했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발기 불능의 공포라기보다는 집단 발기의 공포라고나 할까 ?  왜, 모두 다, 우리는, 그때, 꼴렸을까 ? 정말 묻고 싶다. 모두 다 꼴렸어야 했냐 ?  정말 궁금했다.  이 글을 읽는 이는 모두 경악하겠지만 모두 다 꼴린 남자들은 바로 당신의 동생이기도 하고, 


당신의 남편이기도 하고, 당신의 애인이기도 하고, 당신이 존경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테이블 위에 올라 때씹을 강요했던 우두머리는 한때 한국 영화를 자지우지하는 인물이었고, 한국 영화사에 남을 걸작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그 파티에 동참했던 한 사람은 감동적인 책을 쓰기도 했다. 오랜 만에 김현정의 " 단칼 " 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문득 그때 그 룸에서의 집단 군무가 생각났다. 박자에 맞춰 엉덩이를 칼 같이 흔들었던. 때씹이 끝난 후, 보스는 나에게 노래 한 곡을 신청했다. 나는 38870번을 눌러 정차식의 << 할렐루야 >> 라는 노래를 불렀다. 아버지, 오후만 되면 눈물이 나요. 수난은 계속 되겠죠 ? 기억도, 떨리는 눈빛도. 아버지, 마르고 닳은 기침이 나요. 겨울만 계속 된대요....... 할레루야. 할레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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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괭이 2019-12-1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이거 실화임?? 너무 궁금해서 결국 여쭤봅니다^^;

2019-12-12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괭이 2019-12-12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군요, 헉.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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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팝   잎 에   볍 씨   쌈   싸   먹 는   맛   :











볍씨와 조팝



 


    식품 공장에서 생산하는 고추장과 식품 공장에서 생산하는 설탕과 식품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엿과 식품 공장에서 생산하는 떡과 조미료와 어묵으로 만든 " 떡볶이 " 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맛'이다. 시장에서 파는 분식 순대 맛이 어느 가게를 가나 맛이 똑같은 이유는 식품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순대를 전국에서 팔기 때문이다. 식품 공장에서 생산하는 재료 대신 직접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면 공장에서 생산하는 식재료는 가공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는 표준화된 레시피를 바탕으로 하기에 스페셜한 맛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먹을 식(食)의 세계에서는 드라마 대장금의 < 홍시론(論 > 이 대세다. "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했는데 홍시가 홍시가 아니라 하옵시면 볍씨입니까 ? " 떡볶이도 마찬가지다. 기계식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식재료만으로 만든 요리를 가지고 식품 공장 맛이 아니라 그 옛날 어머니의 손맛이라고 (김)혜자스럽게 말하면 조팝 잎에 볍씨 쌈 싸먹는 소리처럼 들리게 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평택 떡볶잇집(모퉁이 집 분식) 에피소드에서는 떡볶이 맛의 팔 할을 차지하는 고추장을 직접 만드는 식당 주인'이 등장한다. 고추장이야말로 떡볶이 맛을 좌지우지할 화룡점정이다 보니 


고급 재료를 아낌없이 투자해 만든 양념이다. 그런데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고추장이 아니다 보니 예상 가능한 식품 공장 떡볶이 맛이 아니다. 직접 만든 수제 양념장이다 보니 공장에서 파는 것보다는 조금 더 정성이 들어가고 조금 더 고급스러운, 스페셜하다면 스페셜한 맛인데 예상 가능한 입맛에 익숙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낯선 맛'이다. 이때, 등장하는 요리계의 팅커벨, 신데렐라, 장발장, 허준 백종원 요정 님께서 등장하신다. 해법은 간단하다. 식품 공장 공장장이 만든 고추장을 사용하는 것이다. 몰래카메라 방식으로 찍힌 손님의 반응은 혜자스럽다. 그래...... 이 맛이야 !  


돈오를 경험할 때 머리 위로 폭죽이 터지는 싸구려 불꽃 특수효과처럼 여기저기서 폭죽 터진다. 나는 이 장면이 매우 기괴했다. 떡볶이의 미덕은 어딜 가나 예상 가능한 맛'에 있다. 식품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식재료만으로 만드는 분식이기 때문이다.  서초 초등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 맛이나 전남 구례 초등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 맛이나 똑같다. 그것은 맥도날드 매장에서 파는 햄버거가 표준화와 계량화에 의해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맛을 내는 것과 같다.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을 때 감탄사를 남발한다면 그 사람은 태어나서 햄버거를 처음 먹어보거나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떡볶이를 먹을 때 감탄을 남발하면서 먹지 않는다. 그런데 왜 모퉁이집 분식 손님들은 모두 다 하나같이 엄지 척을 외치며 김혜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일까 ? 간단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위약 효과(플라시보 효과) 때문이다. 의사가 가짜 약을 주며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했을 때 진짜 약이라 믿었던 환자의 병세가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효과 말이다. << 백종원의 골목 식당 >> 은 전형적인 돌팔이 약장수 전략을 구사한다. 미디어라는 공신력은 일종의 하얀 의사 가운이다. 백종원은 골목 식당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의 후광을 입고 의사 흉내를 낸다. 


이 약 한 번 잡샤봐봐 ~  곡기 끊은 이의 마른 입에서  군침이 박연 폭포처럼 쏟아질 것이요, 씹을 때마다 다금바리 향내가 진동할지니...... 오오, 내 요리가 너희들의 혓바닥을 발기하게 만들지어다. 혓바닥이여, 꼴딱 서라. 딱딱하게 발딱 서라 !  너의 뼈 없는 혓바닥이 발기하는 기적을 경험하라 ! "  뭐, 이런 조팝 잎에 볍씨 쌈 싸먹는 소리에 시청자는 홀딱 속는다.  마치 자신의 혓바닥이 발기하는 환상통을 경험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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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싱어 VS  너의 목소리가 보여 












                                                                                                   동양에서 아버지는 " 섬김 " 의 대상이지만 서양에서는 " 속물 " 의 대상이다. 그래서 제롬 데이비스 샐린저의 << 호밀밭의 파수꾼 >> 에서 콜필드는 중산층 가정의 위선에 염증을 느껴 3일 동안 가출을 감행한다. 이 빌어먹을 집구석 !                             

홀필드에게 있어서 아버지 세대에 대한 염증은 마데카솔 연고 따위로 아물 수 있는 상처가 아니다. 이 불멸의 성장소설이 불멸의 고전이 된 이유는 서양의 피 끓는 중2들이 콜필드의 퍽유-정신'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모든 콜필드는 성인이 되면 집구석에서 탈출한다. 볼 거 다 보고 자랐을 뿐만 아니라 못 볼 것도 다 보고 자랐으니 집구석에서 배울 것은 별로 없는 것이다. 반면, 동양에서 아버지는 초월자'다. 아들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아버지를 능가할 수 없다. 제논의 역설에서 발이 빠르기로 소문난 아킬레스가 먼저 출발한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듯이 


아들이 아킬레스의 날개 달린 신발을 신었다 해도 지팡이를 짚고 걷는 늙은 아버지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아버지 앞에서 아들은 항상 못난 놈이다. 아버지 앞에서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 불초 소생(不肖小生) " 은 아버지를 닮지 못한(不肖- ) 어리석은 자식(-小生)'이란 뜻이다. 그렇기에 아들이 아버지를 초월한다는 것은 역린'에 해당되는 대역'인 셈이다. 아무리 못난 아비라 해도 아들 앞에서는 당당하며 숭고하다. 결국, 나이가 유세인 셈이니 꼰대의 시발점'이다. 콜필드가 16살에 " 아버지, 부디 조까세요 ! " 라고 소리친 후 가출했다면 동양의 홍길동은 첩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신분 차별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아버지에게 큰절하며 " 부디, 만수무강하십시오 ! " 라고 흐느껴 운다. 한밤중에 애끊는 단장의 세레나데'에 울지 않은 이, 없었으랴. 취향은 모두 제각각이겠으나 내 독서 취향은 홍길동보다는 아버지, 부디 조까세요 _ 라고 말하는 서사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비록 3일 동안의 반항이기에 콜필드의 저항은 용두사미이기는 하나 내게는 통쾌한 소설'이다. 뭐, 사실...... 홍길동은 출가해서 산도둑이 되었으니 둘 다 피장파장인 셈이다. JTBC 음악 프로그램 << 히든 싱어 >> 는 << 홍길동뎐 >> 보다는 << 호밀밭의 파수꾼 >> 에 가깝다. 원조 가수는 아버지'이고 모창 출연자는 아들인 셈이다. 


<< 히든 싱어 >> 에서 아들은 아버지와 자웅을 겨룬다. 원본과 사본의 대결인 셈이다. 대부분은 아버지가 최종 승리자가 되지만 몇몇은 아버지를 초월하여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 같은 노래 실력으로 우승한다. 신승훈의 아들(신승훈 모창 도전자)은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 아버지를 무릎 꿇게 만들었으며, 조성모의 아들-들은 아버지인 조성모를 2회전에서 무릎 꿇게 만들었으니 아버지를 극복한 아들들인 셈이다. 아따, 후덜덜하다 ! 이 맛에 << 히든 싱어 >> 를 본다. << 히든 싱어 >> 가 아버지를 극복하고자 하는 아들의 욕망을 다룬 서사'라면 tvn의 << 너목보 >> 시리즈는 좋은 유전자를 얻기 위한 짝짓기 놀이'이다. 


<< 너목보 >> 에 출연한 초대 가수는 열성과 우성 사이에서 옥석을 가려야 한다. 초대 가수는 최종적으로 좋은 옥석을 골라야지만 파이널 무대에도 훌륭한 앙상블'을 선보일 수 있다. 성공할 수 있을까 ? 이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히든 싱어 >> 가 " 불초소생 " 의 서사를 파괴하는 전복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 너목보 >> 는 " 청출어람 " 의 미덕을 가지고 있다. 몇몇 실력자는 초대 가수'보다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이니 말이다. 형(초대가수)보다 뛰어난 아우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 너목보 >> 도 전복적 미학이 돋보인다. 이 세계는 형보다 뛰어난 아우도 많고 아버지보다 훌륭한 아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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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chap and a bitch  :  연놈의 지정학적 관계   


 

 

 

 


 



너라고 부르지 마



 

 

 

                                                                                                                    이승기가 부른 노래 << 내 여자라니까 >> 에서 1인칭 화자는 연상의 여자를 사랑한다. 누나는 화자인 < 나 > 에게 " 니가 뭘 알겠냐고 크면 알게 된다고.... " 타이르는 것으로 보아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모양이다.

나이 차이 가지고 사랑의 조건을 논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기는 하나, 이 노래에서 나이 차이는 중요하다. 하여튼, 나는 누나를 사랑한다. 나는 말한다. " 누난 내 여자니까 ! " 이 용기 있는 사랑 고백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내 관심은 < 나 > 가 이 고백 후에 내뱉는 말투'다. 그는 " 누나는 내 여자 " 라고 고백한 후 " 너는 내 여자니까 ! " 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누나에서 한순간에 < 너 > 라는 반말이 진행되는 것이다. 내가 말머리에서 나이 차이를 언급한 이유이다. 만약에 이 노래를 연하남이 아니라 나이 어린 여자가 나이 차이가 많은 남자에게 사랑 고백한다면 다음과 같은 가사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사랑 고백 후에 붉은 글씨로 쓰여진 태도 변화에 유의하도록 하자) ? 역지사지, 똑같은 잣대로 개사를 해보자.



내 남자라니까

개사 페루애​

저를 여동생으로만 / 그냥 그 정도로만 / 귀엽다고 하시지만요 / 아저씨는 내게 남자이시지요 / 가시네가 뭘 알겠냐고 크면 알게 된다고 / 까분다고 하시지만요 / 아저씨는 내게 남정네이시어요 / ...... / 아저씨는 내 남자라니까욧 / 너는 내 남자니까 ???????? / 이젠 너라고 부를게 / 뭐라고 하든 상관 없어, 시바 ??????? / 놀라지 말아라잉 / 이 쨔샤, 넌 내 남자라니까 ! / 나는 그런 여자여, 알긋냐 / 얼릉 내 품에 안겨보아라잉 / 아따, 사내새끼가 나이 처먹고 뭐시 그리 부끄럽다냐 / 후딱 내 가슴이 뽀개지도록 안겨라잉

 

 

 


 

연하남과 연상녀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는 대부분 남성이 사랑을 고백하고 여성이 사랑을 받아들이는 순간 대등한 관계가 진행된다. 일종의 계급 장벽이 무너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관계에서는 사랑의 결실이 수평적 계급을 만들지는 않는다. 만약에, 나이 어린 여자가 나이 많은 남자에게 너는 내 남자요, 이젠 너라고 부를게, 짜샤 ! 라고 말한다면 남자는 사랑의 힘으로 6월의 개똥벌레처럼 방긋 웃을 수 있을까 ? 이 노래는 그런 의미에서 시대착오적이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언어 속에는 여성차별이 많다. 가장 선명한 예가 < 연놈 > 이라는 단어'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서열을 중시하는 가부장 유교 사회에서 순서는 매우 중요하다.

자리 배치에 있어서 힘을 가진 자가 항상 앞에 나열된다. 영어 " ladies and gentlemen ! " 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 신사 숙녀 여러분 ! " 이 되는 것도 바로 앞자리의 중요성 때문이다. 불온하도다, 남녀 칠세 부동산이거늘 미천한 계집이 사내 앞에서 설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외다. < 남녀 > 라는 단어도 남자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 부부 夫婦 > 라는 단어도 夫 : 사내 부' 가 핫플레이스를 차지한다. 한국어 단어의 모든 단어가 " 불타는 남정네의 자리 욕심 욕망 법칙 " 를 따른다. 그런데 딱 하나, 이 법도를 벗어나는 단어가 있다. 바로 < 연놈 > 이라는 단어다. " 년 " 이 " 놈 " 보다 앞선다. 그렇다면 이 불온한 불경은 전복적 투쟁의 결과일까 ? 

" 연놈 " 이라는 단어는 오로지 욕으로 사용될 때에만 호출되는 단어'다. 남녀가 잘못을 저지르면 연놈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도 불타는 남정네의 자리 욕식 욕망 법칙이 작동한다. 욕을 먹되 남자가 먼저 먹는 것은 위신이 서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욕을 먹을 때에는 여자가 먼저 먹어야 한다. " 이 년아, 욕은 너 먼저 처먹어 ! " 이 얼마나 꼼꼼하신 전략인가 ! 나는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는 불알후드의 욕망 앞에서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꼼꼼하시도다. 영어에도 < 연놈 > 과 비슷한 숙어가 있을까 ?   찾아보니 있다. < 연놈 > 의 영어 표현은 바로 < a chap and a bitch ! > 이다. 이 표현을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남녀라고 써야 할까, 아니면 연놈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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