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 - 개정판
마틴 셀리그만 지음, 김인자.우문식 옮김 / 물푸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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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가 사람 잡는다









종종 인문학으로 자기계발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계 지성의 문화 교양을 통해서 자기계발을 하자는 주장이다. 이지성이 대표적인 인간이다. 그런데 그의 < 리딩으로 리드하라 > 라는 책을 읽다 보면 이 지성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지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지성이 그 지성이 아닌가벼.         


인문학과 성공학은 떼레야 뗄 수밖에 없는 젖은 땔감과 같은 사이'여서 서로 상극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계발은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지만 인문학은 대체로 인간을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볼까 ? 마르크스의 < 자본론 > 은 인간의 마음이나 정신을 부스러기로 보고 대신 물질을 근본적인 실재라고 생각한다(유물론). 물질이 상수이고 정신은 하수다. 이수일은 변심한 심순애에게 "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더냐 ? " 라고 묻자 심순애는 아무 말도 못한다. 부끄럽구요. 하지만 유물론적 시각으로 보자면 " 응. 다이아몬드 좋아, 대빵 좋아 ~ " 가 정답을 것이다. 


프로이트는 한술 더 뜬다. 인간은 하(?)고 싶어 미친 짐승이다. 정상적인 놈은 하나도 없다. 인간은 모두 다 발정난 개/돼지다. 하, 시바. 결정타는 다윈'이다.  다윈에 이르러 만물의 주인인 인간은 원숭이로 강등된다. 19세기 거대 지성 3인방은 말 그대로 인간의 얼굴에 똥바가지를 붓는다.  종합하면 " 다이아몬드에 환장한 발정난 원숭이 " 가 바로 인간인 것이다.  이런 인간에게 자기계발은 과연 가능할까 ?  다이아몬드에 환장한 발정난 원숭이에게 배울 게 뭐가 있느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문학에 대하여 손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 인간은 지구의 기생충 " 이라는 사실을 각성하게 만드는 학문이라는 데 있다. 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인간 본성을 계발하자는 주장은 더 악랄하게 지구의 혈관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자는 소리나 다름없다. 무엇보다도 자기계발서가 숭배하는 긍정심리학의 해악은 해악의 범위를 뛰어넘는 사악에 이르게 된다. 고양이라면 정색을 하며 하악질 할 판. 솔까말, 사약 한 사발 먹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긍정심리학의 할베이자, 신자유주의 천조국의 자랑스러운 아들 마틴 셀리그만은 " 학습된 무기력 " 이라는 개념으로 부정성을 비판하면서 " 학습된 낙관주의 " 를 장려하지만 학습된 낙관주의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그는 이솝 우화 < 개미와 베짱이 > 에서 여름 내내 놀다가 겨울에 식량이 떨어져 얼어죽은 베짱이의 낙천성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는다.  긍정 심리학 - 교도들은 부정성을 나쁜 것으로 인식하며 부정성 편향을 병으로 취급하지만 부정성 편향은 인간의 생존 전략이자 본능에 가깝다.  좋은 뉴스보다는 나쁜 뉴스에 눈이 가는 이유는 길 위의 토끼보다는 길 위의 뱀에게 더 집중하는 심리와 비슷하다.  만약에 마틴 셀리그만의 학습된 낙관주의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면 뱀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 설마, 저 뱀이 나를 물겠어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이 대책없는 모험가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은 하나다. " 설마가 사람 잡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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