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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마피아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 / 돌베개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4강의 추억, 기억나니 ↗
시곗바늘을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로 되돌리자.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 ? 혼자 힘으로는 벅찰 것 같다. 그래서 이 자리에 잘나가는 사교육 샘 세 분을 모셨다.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 광주 쪽집게 선생님,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선생님. 우선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자.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은 어디까지 갔다 ? 갈 데까지 갔다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애인이랑 비디오방 갔나요 ? 모니터'에서는 예술 영화가 나오는데 비됴방'에서는 에로 영화 찍었나요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대한민국은 4강까지 갔습니다. 2002년 대한민국 4강 모르면 원숭이 되는 거예요. "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이 지적한 대로 월드컵 16강 본선 진출 경험이 전혀 없던 대한민국은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붉은 물결이 광장을 물들이고 오, 필승 코리아'는 곳곳에 메아리쳤다. 그런데 본선 진출 경험은커녕 월드컵 예선 1승 경험조차 없었던 대한민국은 어떻게 4강에 오를 수 있었을까 ?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샘 말씀을 들어보자. " 2002년 기억나니 ↗ 자, 봐라. 샘 봐라. 대한민국은 어떻게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 11명의 태극 전사 플러스 주심'이 있었다. 돼지바 광고, 기억나니 ↗ 에콰도르 심판 모레노는 ? 그렇다. 한국 선수였다. 이 부분에 밑줄 쫘악, 돼지꼬리 땡땡. 이딸리아는 또티가 퇴장당해서 10명이 뛰었고 한국은 모레노와 함께 뛰었다. 기억나니 ↗↗ " 당시 16강전은 대전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렸다. 바람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박근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대전은요 ? "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 피파 최악의 오심 베스트 10 > 에 2002년 한국 경기가 무려 4개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한국전이 오심으로 얼룩진 최악의 스캔들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모두 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유감스럽지만 대한민국 국민만 그 사실을 몰랐다. 청담동 원숭이 샘 말씀 흉내를 내자면 " 남들 다 아는데 혼자 모르면 원숭이 되는 거예요. " 그때, 한국인은 눈이 뒤집어져서 보이는 게 없었다. 당시 히딩크는 이순신 장군에게 부여된 " 명장 " 이란 칭호를 얻었다. 그를 향한 (언론의) 용비어천가 가운데 아직까지 내 기억에 남는 논평이 하나 있다. 스페인과 8강전을 앞둔 한국 축구팀은 가볍게 몸을 풀면서 무승부를 대비한 승부차기 연습을 했다.
실제로 스페인과 대한민국은 무승부로 끝났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이 무승부는 한국에게 유리한 명백한 오심이 만든 결과였지만 한국인은 그 사실을 몰랐다. 그때 우리 모두는 중2병에 감염되었으니깐 말이다. 꾀죄죄죄죄한 변방예의지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월드컵 경기가 펼쳐지는 한 달 동안은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섰다. 대한민국, 세상을 다 가져라 ! 하하하. 언론은 들끓었다. 특히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경우를 대비해 승부차기 연습을 지시한 히딩크를 예언가'라고 칭송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용비어천가'는 터무니없는 설레발이었다. 단판 승부로 끝나는 16강 토너먼트 경기에서 무승부에 대비해 승부차기 연습을 시키지 않는 감독이 있을까 ?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에게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슈팅 연습 외에 할 게 뭐가 더 있을까. 그때 그 시절, 기억나니 ↗ " 스포츠 정치와 스포츠의 조직범죄라는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탐사 전문 기자( 지은이 소개에서 발췌 인용 ) " 토마스 키스트너가 쓴 << 피파 마피아 >> 는 피파 마피아가 저지른 범죄를 재구성한 르포'다. 이 책을 읽다 보민 피파 회장이었던 아벨란제와 블레터가 씹새끼'라는 데 모두 동의할 것이다. 북한 뉘우스 아나운서 멘트를 흉내 내자면 " 너절한 집단이라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 " 그들은 월드컵을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피파'라는 조직이 과연 제대로 된 조직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피파가 내놓은 회계는 하나부터 열까지 엉터리'였다.
광고 협찬과 티븨 중계권료. 그리고 개최지 선정에 따른 뒷거래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금이 피파로 흘러들어오지만 이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블레터 회장 연봉이 얼마인지 아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블레터 자신도 자신이 얼마를 버는지 모른다. 빗자루로 돈을 쓸어담다 보니 알 리가 없다. 억울하면 출세를 해야 하고, 출세하려면 피파 회장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외치는 정의, 공정, 평화, 희망 따위는 없다. 피파를 유엔 기구'와 같은 비정부간국제기구로 착각하는 이가 많다. 피파는 " 스위스 민법에 따라 상업등록부에 사단법인으로 등재된 ( 37쪽) " 조직일 뿐이다. 스위스는 시계와 피파 같은 국제 스포츠 연맹을 끌여들여서 뒤를 봐주며 먹고 사는 나라'다.
까놓고 말해서 돈벌이를 위해 모인 조직이라는 말이다. 에이스 침대가 " 가구가 아니라 과학 " 이라면, 피파는 " 기구가 아니라 기업 " 이었다 ! 악당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저자인 토마스 키스트너는 시종일관 격한 반응으로 아벨란제와 블레터 그리고 피파 마피아를 신랄하게 공격한다.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문장이다. 어떤 독자는 이러한 스타일에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 르포르타주 " 는 거칠어야 < 맛 > 이다. 악당을 고발할 때는 입이 거칠어야 한다. 천사 같은 목소리로 " 참 나쁜 대통령 블레터 ! " 라고 말하면 웃기지 않은가 ! 책 내용이 내용인지라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정몽준 그리고 모레노 주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과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샘'이 놓친 부분을 잠시 언급하고 끝내기로 하자.
" 2002년 8월 25일, 아시아월드컵이 끝나기가 무섭게 피파는 이탈리아 검찰의 고소에 직면해야만 했다. 월드컵에서 심판을 맡았던 비론 모레노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고의적으로 탈락시켰다는 게 고소장의 내용이었다 ( 210쪽 ) " 모레노는 어떻게 되었을까 ? 월드컵 경기가 끝나자 모레노는 돈을 펑펑 물 쓰듯 했다. 사람들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보았다.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 쟤, 뭐래노 ? " 왜냐하면 월드컵 전만 하더라도 빚 때문에 궁핍한 생활을 했기 때문이었다. 2010년 9월 20일 모레노는 케네디 공항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가 체포당했다. 한편 정몽준은 대한민국 결승 진출을 교두보로 대권을 노렸다.
문제는 정몽준과 블레터가 서로 앙숙이었다는 점이다. 2002년 한국과 치룬 경기에서 유일하게 공정한 경기 진행을 한 이는 우르스 마이어'라는 심판이었다. 4강전 독일과 한국 경기 심판이 바로 그다. 원래 준결승전 심판은 우르스 마이어가 아니었다. 아마도 제 2의 모레노였을 것이다. 블레터는 마지막 순간 회장 권한으로 심판을 우르스 마이어로 긴급히 교체한다. 정몽준이 이끄는 한국 팀이 결승에 올라가서 그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되는 꼴을 보기 싫었던 탓이다. 심판 교체는 블레터가 정몽준에게 날린 화살에 끼운 쪽지'였다. 슈우우우우우우욱 ! 화살이 나무 기둥에 박히자 경호원들이 우르르 인간 방패가 되어 정몽준을 에워쌌지만 정몽준은 태연한 척 화살을 뽑아 쪽지를 읽었다.
"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 from 블레터. " 주최국이 4강까지 올랐으니 블레터 입장에서는티켓 장사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저자 카스트너는 이때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 월드컵이 끝나고 심판들을 위한 고별파티에서 정몽준은 모든 심판의 손을 잡고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다만 우르스 마이어의 손만은 잡지 않았다. ( 212쪽 ) " 재미를 위해서 다시 클레오박트라 샘을 모시자. " 샘, 봐라 ! 지난번 서울 시장 선거 기억나니 ↗ 못난 자식을 용서해 달라며 어린애처럼 울던 아빠의 청춘, 기억나니 ↗↗ 대권에 꿈을 둔 政夢(정몽)은 이제 春夢(춘몽)이 되었다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감히 샘 인생을 걸고 말하는 바이다. 정몽은 춘몽이다에 밑줄 쫘악, 돼지꼬리 땡땡. 샘, 봤지 ? 어렵지 않아, 어렵지 않아. "
대통령을 꿈꿨던 정몽준은 2002년 이후 대한민국 국가대표와 함께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다. 국운도 함께 내리막길로 떨어졌다. 朴차고 文 열 것 같던 세상은 열리지 않았고,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다. 아이들은 文 이 닫혀서 朴으로 나오지 못했다. 키스트너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세월호 비극에 대해 짧은 소감을 남긴다.
세월호의 비극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익 추구 집단과 감독관청이 이처럼 밀접하게 맞물릴때 참극은 피할 수 없습니다. 독립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족벌경영이 판을 치면서 이해당사자끼리 서로 이익만 키워주는 부패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규제가 줄어들수록 돈벌이라는 탐욕에 제동을 걸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집니다. 세월호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보내지는 신호입니다. ( 한국어판 서문 中 )
그렇다면 40년 가깝게 피파를 주무르며 족벌경영으로 이해당사자끼리 서로 이익을 나눠 가진 제프 블라터는 어떻게 되었을까 ? 온갖 더러운 추문에도 그는 건재하다. 새누리가 세월호 참사에도 건재하듯이 말이다. 올해 78세가 되는 블라터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5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토마스 키스트너가 들으면 울화통 터지는 소식이다.
부록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903868 : 김연아 편파 판정 논란 ㅣ 포데기 신파에서 스포츠 국가주의로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