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있어요.>

줄곧 무언가를 기록하고 있었다고 여겼었는데,
근황에 관한 기록은 올초에 한 두 개가 모두였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부지런함과 게으름의 줄타기를 진행중이었구나!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면 그것밖에 생각하지 않는 습성을 살짝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라,
요즘 좀 관심+관심중인 것은 다름아닌 알라딘 ‘독보적‘이다.

걷고 읽고 기록하라고 하여 매일 매일 강행군으로 살다보니?
본의 아니게 매일 걸었고,
또 본의 아니게 매일 읽었고,
또 본의 아니게 매일같이 밑줄긋기 하느라 좋은 문장을 찾으려고 매의 눈을 만드느라 사팔뜨기가 되었다.

‘독보적‘을 시작하면서 느끼게 된 후기를 몇 자 적어보자면,
일단,
사람이 좀 활력있고 부지런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걷기를 시작한 것은 사실 이 삼 년정도 된 듯 한데,
그동안은 한여름,한겨울,비가 오거나,바람이 부는 등 날씨가 안좋거나, 나의 컨디션이 안좋거나,약속이 있으면 쉽게 미루거나 건너뛰는 것이 일상인 걷기운동이었다.
또한 비록 아침형 인간으로 늘 일찍 일어나긴 해도 아이들 등교 시키고 나면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면서 걸으러 가야하는데~ 생각만 하고 자꾸 미루게 되는 것이 또한 나의 걷기운동이었다.
아마도 강제성이? 없어 더욱 미루게 된 운동 아닌 운동이었던 듯 하다.
하지만, 독보적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스티커를 받기 위한 신념 하나로 그냥 모든 것을 뒤로한채 집밖을 뛰쳐 나가게 되었다.
역시....사람은 채찍보다는 당근이었던!!!
이 모든 근성?으로 인해 뭐든 할 수 있겠다라는 에너지업이 생기게 된 계기는 분명 독보적의 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나는 그동안 야외활동을 잘하지 않는 여름과 겨울동안에 독서를 했었고,꽃 피고 단풍 드는 날 좋은 계절엔 한 눈 파느라 책 한 권 안읽는 날들이 많았었다.
헌데 매일 읽고 기록해야 스티커를 준다고 하니 책을 읽을 수밖에....낮에 제법 많이 걸은 날엔 정말 책 읽다가 까무룩 잠든 날이 수없이 많았다.졸다가 퍼뜩 깨어 읽고,또 읽었다.
나 지금 수험생인가?갸웃할 정도로 박차를 가하니 1년에 100권 읽기가 연초의 목표라면,
아 글쎄!! 100권의 카운트를 훌떡 넘긴지가 오래라는 것!!
아직 달력은 뒤에 두 장이나 더 남았는데??
여름에 황정은의 소설을 읽으면서 재미가 붙어 소설읽기에 집중한 탓도 좀 컸던 듯하다.
도서관에 가면 작가별로 또는 시리즈별로 전작들이 나열되어 있으니 눈으로 찜해뒀다 빌려오기 바빴으니 올 가을 완전 풍성한 독서시간중이다.
이것 또한 독보적의 공이라고 인정할 일이다.

독보적을 하면서 분명 건강을 챙기게 되는 큰 장점도 있겠으나 약간의 단점도 수반되기도 한다.
너무 걸음수에 집착하다 보니 무리수가 따라오는 날도 분명 있었다.많이 걸은 다음 날엔 아이고야~~허벅지가 땡기고,허리가 쿡쿡 쑤시기도 하는데 이건 뭐 저질체력을 가진 나의 몸을 탓해야할 일이기도 하지만,어쨌거나 의욕이 너무 앞서곤 하여 발가락에 굳은살이 배겨 발모양이 어째 좀 운동 좀 하는 사람의 모양이 되어버렸다는 것!!

하루 딱 만보 정도만 채우는 것을 목표로 세워 걷다 보면,
왠만한 거리로는 만보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사실 오천보도 걸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천천히 걷게 된다면 기본 30분은 넘게 걸어야지 채울 수 있는 걸음수다.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면 또 걸음수가 많이 누적될순 있겠다.
자주 걷다보면 좀 요령이 생긴다.
동네어귀 이곳 저곳 걷다 보면 어느쪽을 어떤 방향으로 걸어야 만보를 채우는 방향이란걸 깨닫게 된다.
햇볕이 쨍한 날엔 동네 그늘진 곳을 찾아 다니게 되고,
확 트인 개방감을 느끼고 싶은 날엔 얼굴이 타든 말든 그늘 없는 곳을 걸으면서 미세먼지 없는 하늘을 계속 보며 걷다 보면, 어느새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 모습에 절로 감탄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기쁨이 있으니,
얼굴이 타서 기미가 생기고,팔뚝도 검은 부분,흰 부분 그라데이션이 지워지지 않은 채로 반팔 입기가 민망하지만(날이 추워져 긴팔 입으니 이젠 하나 안부끄럽다.)
걷는다는 행위를 멈출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일자목으로 목이 아파 고생했는데 걷다 보니 일자목 통증이 좀 호전된 듯도 하고,밤중에 숙면이 잘 안되어 고민이었는데 요즘엔 숙면도 좀 잘되는 듯도 하다.
오전 10시쯤 햇빛을 쬐며 걸어두면 체내에 축적된 호르몬이 12시간이 지나 분비되어 숙면을 취하게 해주며,이러한 숙면으로 인해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은 아이들은 키를 크게 해주지만,성인은 그 성장 호르몬들이 면역력을 키워주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어디서 읽은 기억이 있다.
그걸 읽고 몇 년 전부터 시도해 보니 확실히 걸은 날엔 완전 레드썬이 되었고,푹 자고 일어난 새벽엔 몸이 좀 가뿐하여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면서 일출을 보고 나면, 속도 편안해지고 왠지 하루가 충만해짐을 느끼게 된다.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재검이 하나씩 뜨게 되어 내몸이 왜 이럴까?궁리하다 시작한 것이 바로 만보 걷기 운동이었고,
지금은 독보적과 병행하다보니 조금 빡쎈 하루를 살고 있는 근황이 되었다.

빡쎈 하루들 중 그래도 내가 무심히 걷고 있는 길을 새롭게 쳐다보려 노력한다.자주 걷다 보니 어떤 날들은 약간 권태로움을 느끼게 될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쪽 길도 걸어 보고,저쪽 길도 걸어 본다.
심란하거나 복잡한 일이 있는 날에는 걸으면서 생각들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어느새, 걷기 전의 복잡한 내가 아닌, 명료한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욱 걷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걸으면서 경치에 감탄하며 집중에 집중을 더하고 있는 나날들인데...오늘은 비가 와서 걸으러 나가지 못하여 페이퍼 하나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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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19-10-18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절로 걷고 싶게 만드는 풍경입니다. 그곳엔 비가 오나요? 이곳은 맑음입니다.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가을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19-10-18 11:13   좋아요 0 | URL
올 가을 이쪽 동네는 태풍도 자주 오고,그래서 비도 자주 오고 있네요?
그래서 덕분에 비가 그치면 다음 날 더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요.
열심히 걸어서 왕허벅지를 만들어 보는 게 목표입니다^^
자목련님도 좋은 가을,건강한 가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icaru 2019-10-18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기에 좋은 계절인 것도 그렇지만 걷기에 좋은 계절인 건 참 자명한 것 같아요!!
사진이 다 말해 주네~~
그나저나 알라딘 야심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신가봐요!!
활력이 느껴져요!! 페이퍼에서도!!

책읽는나무 2019-10-18 11:17   좋아요 0 | URL
완전 꽂혀 있는 중입니다.
이제 겨우 30개 스티커 채웠어요.헉헉헉...숨차다.숨차!!!
이천 원 벌려고 이렇게까지나?싶다가도 또 운동화 신을 생각만 계속 궁리중입니다.
요즘엔 걷다가 안걸으면 소화도 안되고 몸이 찌뿌두둥한 것이???
아~~~~이런 증상들이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의 금단증상인 것인가!!
자뻑에 빠져 지내는 나날들입니다ㅋㅋ

2019-10-18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9-10-18 11:56   좋아요 0 | URL
앗!!
그렇네요?
아프면 책 못 읽는....^^
근데 요즘은 노안도 있어 책을 오래 읽으면 눈이 핑그르르 돌면서 머리가 어지럽기도 합니다ㅜㅜ
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 절감합니다.
더 많이 걸어야할 일이에요^^

hnine 2019-10-18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도 일부러라도 나가서 걷고 들어올 정도로 걷기의 효과를 절감하고 있답니다.
몸에 좋은 것은 물론이고, 제 경우엔 마음이 울적하거나 화가 날때 나가서 한바퀴 걷고 들어오면 걸으러 나갈때 마음 상태와 확실히 달라진 상태로 들어오게 되더라고요 (더 착해져서 들어오는 것 같아요 ^^). 걷는 동안 제 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신통하고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답니다. 명상 비슷한 효과일까요?

책읽는나무 2019-10-18 12:06   좋아요 0 | URL
나인님 산책 사진 볼때 치유의 시간이 되시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저도 걷고 오면 착해지다 못해 완전 딴사람이? 되어서 집에 들어온 것 같을때도 있어요.
걸으면서 한 두 시간동안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주변풍경이나 환경들을 보면서 잠시라도 짐을 덜어내면서 기분전환이 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싶어요.
예전엔 심란할때마다 이웃 지인들 만나 수다로 속마음을 달랬다면,요즘엔 오히려 혼자서 걸으며 스스로 달래는 것이 덜 피곤하더라구요.
수다 떠는 것도 어찌나 쉽게 피로하던지~ㅜㅜ
더 춥기전에 많이 많이 걸어놓아야할 일입니다.
나인님도 즐거운 산책시간 되시어 건강한 가을 보내세요^^
 
데미안 (반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1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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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그 누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데 말이지. 누군가를 두려워 한다면, 그건 그 사람에게 자기를 지배할 힘을 내주었기 때문이야.(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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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뇌 - 인간의 뇌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프랜시스 젠슨.에이미 엘리스 넛 지음,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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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는 네 살 터울 나는 동생들에 비해, 다 큰 아이처럼 내 눈에 비춰 어린 아이때부터 청소년이 된 지금까지 꾸준하게 ‘다 큰 애가 왜 저럴까?‘하는 의구심이 일었고,그래서 늘 답답했었다.
큰 아이는 늘 느릿느릿한 아들이었고,둘째들은 늘 빠릿빠릿한 딸들이어 더욱 비교가 되었었다.사춘기에 들어선 아들을 응대할땐 나도 사춘기 부모역할이 처음이었던지라 모든 눈빛과 행동의 해석이 불가피하여 ‘반항‘이라 일관되게 결론짓고 혼자 괘씸했었고,홀로 알 수 없는 섭섭함에 가슴이 쓰렸었다.
지금은 사춘기의 터널 끝에 도달한 듯한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제 사춘기 입구에서 100미터 달리기 준비자세를 취하며 나에게로 직진하려는 두 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아~쉴 틈이 없구나!)

사춘기를 어느 정도 지나왔을꺼라 생각해 모든 판단과 행동들을 알아서 잘하겠거니 믿어 왔는데, 아들의 어리석은 행동들에 가슴을 쓸어내릴 순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도대체 언제쯤이면 육아(??고딩도!!) 에서 손을 뗄 수가 있는 것인가?답답하던차,접한 이 책은 아들에 대한 많은 ‘오해‘가 ‘이해‘로 바뀌게 해주었다.
뇌가 발달되지 않은 아이에게 계속 다 큰 아이의 행동을 요구해 왔으니 나의 무지한 불찰이 크다 못해, 아이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부모에게 아이는 다듬어지지 않은 유리 공예품 같아 늘 보듬고,지켜봐야함을 뒤늦게 깨닫는다.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이마엽,전두엽이 완성되는 그 날(스무 살 초기까지??~~ㅜ.ㅜ)이 육아가 얼추 완성되는 그 날인 것이다.

그리고 밖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자녀가 어떤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따라서 자녀가 속한 세상으로 들어가볼 필요가 있다.자녀가 어떤 음악을 듣고,어떤 텔레비젼 프로그램과 영화를 보고,어떤 책을 읽는지 알아야 한다.그렇다고 꼭 10대 자녀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충고하고,한계를 그어줄 수 있도록 그들의 삶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만 알고 있으면 된다.
결국 당신은 자녀의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역할 모델이다.그들은 언제나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물론 자녀들도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당신이 삶에 어떻게 접근하는지,삶의 도전적 과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이 모두 자녀에게는 학습의 경험을 제공해준다.따라서 자녀들이 그런 경험에 압도당하지 않게 주의하면서 그것을 자녀들과 함께 나누자.결국 당신과 자녀는 한 팀이다.
(324~3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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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9-07-0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키히~~ 방가^^

책읽는나무 2019-07-02 16:41   좋아요 0 | URL
꺄악~~~
icaru님!!
반가워욤!!
 

 

 

 

 

 

 

 

 

 

 

 

 

 

 

 며칠 전, 지인과 이런 저런 대화속에서 문득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지인은 책 좀 읽어보겠노라 시리즈물 책을 몇 권을 빌려와 열심히 다 읽고 나니 읽었던 책이었음을 뒤늑게 깨닫고 허탈했노라고 말했다.하지만 나는 반대라고...늘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쳐 들면 기억이 전혀 없어 생전 처음 읽는 듯한 책들이 대다수라서 늘 내 머리가 좀 이상한가?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는다고 답했다.)

그 후로 책을 읽을때마다 나의 기억력의 한계를 더없이 깨닫게 되고, 조금 의기소침해지곤 한다.

기억하지 못할 내용이라면 왜 읽는 것인가??

특히 데미안을 읽으면서 더욱 더 그랬던...

다시 한 번 더 읽어보고자 의기양양 책을 펼쳐 읽은 책있어다.헌데 첫 소절부터 생전 처음 읽는 책인 것처럼 낯설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의 기억력에 확신이 들지 않게 되고,급기야 읽지 않은 소설인데 읽었다고 착각하고 살았나?란 생각마저 들어, 삶에 있어 늘 겸양의 자세를 지녀야 겠구나!란 생각을 심어 준 책이었다. 

기억되거나 말거나....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지금 읽어도 좋다.

유약하고 예민한 싱클레어의 곁에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데미안이 없었더라면 끔찍했겠다고 여겼는데 읽다 보니 데미안은 싱클레어 자신이 만든 허상이었나?란 생각이 아리쏭하게 들었다.내가 살고 싶은,하고 싶은,담고 싶은 삶의 목적을 흔들리지 않게 제시해 주는 데미안 같은 존재가 가장 섬세한 사춘기 시절에 함께 한다면 행운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잊고 있었던 친구 한 명이 내내 떠올랐었다.

국민학교 6학년 무렵 잠깐 편지를 주고 받은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다.

5학년 시절 전근 가신 담임선생님의 주선으로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나는 그 아이에게 선택을 당했고(?) 편지가 와서 답장을 주고 받으며 친분을 쌓았는데 그 친구의 편지 내용이 좀 오묘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사춘기가 벌써 시작되었던 듯하다.

알 듯 말 듯한 편지를 읽고 있노라면 나보다 좀 조숙한 언니 같은 생각이 들어 늘 신경이 쓰였고,거슬리기 싫었고,동생같은 이미지를 남기기 싫어 한 문장,한 문장 신경을 쓰며 답장을 부쳤던 기억이 난다.그러다 중학교 들어가선 몇 통 서신이 오고 가다 연락이 끊겼는데 두고 두고 이 친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지곤 한다.(멋진 여성으로 살고 있길...제발^^)

내겐, 그 아이 앞에서 실수할까봐 바짝 다가서기 어려웠지만 늘 그 아이의 생각을 닮고 싶어 몰래 동경했었던 얼굴도 모르는 친구였는데, 문득 책을 읽으면서 내게 그 아이가 데미안 같은 존재였었나?이제 깨닫게 된다.

 

주옥 같은 문장들이 많아 열심히 밑줄을 그었지만,역시 어려운 문장들도 많다,

이 나이가 되었어도 어려운 문장들은 어렵다.

언제쯤이면 귀가 술술 열릴 것이며,눈이 번쩍 뜨일 것인가?

갈길은 아직 아득하다.

 

 

 

 

 

 

 

 

 

 

 

 

 

 

 

 

 

 

'여행의 이유' 책 표지가 바캉스 에디션이라고 바뀌어 있는데 좀 더 늦게 살껄 그랬나!!

조금 후회가 된다.

여행서 산문집이다.

여행에 대한 정보를 구한다면 정보만을 따로 묶어 놓은 책을 구입해야만 할 것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들어맞는 책이었던지라 이번엔 팬심이 아닌 마음으로 별 다섯 개를 달았다.

이것은 아마도 그 전에 읽은 하루키의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책의 영향이 컸던 듯하다.(물론 지금은 별 세 개에서 네 개로 마음이 좀 변했지만.) 기대가 컸던 하루키의 여행서는 왠지 하루키 스럽지 않고 여행 정보책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고,읽으면서 계속 눈에 거슬렸던 중간 중간마다 튀어 나오는 존칭어 때문이었던 듯하다.처음에는 오타인가? 넘기다가 나중에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인가? 그러다 이것이 하루키의 유머코드인가? 난 웃을 수 없는데?(몇 부분 웃긴 했다만..) 물론 여행 관련 책이어 재미나게 읽긴 했다만 뭔가 아쉽다.고 여기던 때, '여행의 이유'를 읽으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내가 읽고자 했던 내용들이 있고,없고의 차이??

 

비슷한 일을 소설이 한다.부부관계의 파경을 다룬 소설을 읽고 나면 독자 자신의 부부관계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된다.탁월한 문장력으로 맥주의 맛을 묘사한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문득 냉장고로 달려가고 싶어진다.그때 마시는 한 잔은 늘 경험하던 그 맛이 아니다.문득 새롭다.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한 것이다.여행은 고되고,위험하며,비용도 든다. 가만히 자기 집 소파에 드러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는 게 돈도 안 들고 안전하다.그러나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거기서 우리 몸은 세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경험들은 연결되고 통합되며, 우리의 정신은 한껏 고양된다.그렇게 고양된 정신으로 다시 어지러운 일상으로 복귀한다. 아니,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라고도 말할 수 있다.

(205,206쪽,여행의 이유)

 

새로운 소설과 새로운 여행을 찾은 일은, 비슷하게 신비한 일임과 동시에 일상의 권태로움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 준다.

 

 

 

 

 

 

 

 

 

 

 

 

 

 

 

 

 

하루키의 책에서 미국 포틀랜드 도시에서의 맛집을 잠깐 언급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포틀랜드라는 도시가 변화를 거듭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과정을 그리고자 그곳에서 오랜시간 고군분투하여 자리를 잡고 있는 6명의 기업인을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일본작가다 보니 일본 사람이 대다수인 인터뷰집이긴 한데 읽어 보면 흥미롭다.

이 도시는 경쟁의 도시가 아닌 협업과 상생의 도시임을 깨닫게 된다.

이런 구도가 지금의 도시를 만든 창조성의 기본 자산이 된 것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욱 애정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뒤늦게 배워 수필집을 내고 다시 낸 소설집이기에 아무래도 모국어로 표현하는 깊이감은 좀 반감되겠으나 군더더기를 뺀 산문집 같은 느낌이 들어 나름의 읽는 맛은 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장소에서 문득 문득 떠오른 단상들에 귀 기울이다 보면 휘리릭 어느새 책의 끝장까지 와 있어 못내 아쉽다.

앞서 데미안의 책은 읽었지만 처음 읽는 부류의 책이었다면,

줌파 라히리의 책들은 처음 읽는데도,읽었던 전작들의 그 주인공들이 다시 연결된 내용들처럼 친숙하게 느껴져 읽었던 책인가?싶다.이것도 기억들이 뒤죽박죽 뒤엉킨 아주 별난 느낌이다.

그녀의 깔끔한 문체가 좋고,속 깊은 고민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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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명문 서점 (반양장) - 오래된 서가에서 책의 미래를 만나다
라이너 모리츠 지음, 레토 군틀리아지 시몽이스 사진, 박병화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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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우리는 운 좋게도 서점으로 들어선다-로리오트

우연히 들어선 그 서점에서 고개를 들었을때 도서관 같은 장대한 책의 향연이 펼쳐진 서점, 그 장소라면,더더욱 운이 좋을 것이다.
사진 속 유럽의 서점들은 마치 영화 세트장 같다.마찬가지로 서점 주인들은 영화배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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