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지났고 그래서 당연한 여름이 시작되었다.
장마철에 돌입했고 이 장마가 끝나면 늘 그래왔듯 곧 불볕 더위가 시작될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많이 두렵다.
올 해는 또 얼마나 더울 것인가?
더위 타지 않는 체질이라 여적 자랑했었지만 이젠 추위도 잘 타고 더위도 잘 타서 모든 게 오락가락 이상한 체질이 되었다.

그러던 중 저게 뭘까?
유심히 살펴보니 넥쿨러란 것이 눈에 포착되었다.
예전같음 화들짝 놀랄 물건이었을텐데 요즘은 냉장고에서 넥쿨러를 꺼내 목에 감고서 음식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화들짝 놀랄 틈없이 시원하다. 매우 유용하다.
그래서 요즘 나의 근황 모습을 상상하신다면 넥쿨러를 목에 찬 중년 여인의 모습일 것이다.

넥쿨러를 목에 걸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커피 맛도 배가 된다. 넥쿨러의 단점은 빨리 따뜻해진다는 것인데...
이걸 더위 많이 타는 내 친구에게 보내서 좀 보완해보라고 부탁할까, 그런 마음이 생긴다.
친구는 예전부터 얼음팩을 채운 조끼를 손수 만들어 입고서 여름을 난다고 했었다.
암튼....올 여름도 지혜롭게 견뎌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도착한 택배 상자를 뜯고 지난 주에 주문한 책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지혜로운? 여름을 나기 위함이다.

지혜롭게 책을 읽어볼 요량으로 늘 지혜롭게 책을 주문한다.
지혜롭게 책을 읽기만 하면 되는데 읽는 속도는 지혜롭지 못하게 늘 더디다.
책 주문 속도는 늘 지혜롭게 재빨랐으나 페이퍼에 자랑질하는 글 쓰는 속도도 늘 더뎌 계속 달이 바뀌고 있었다.
이것은 모두 다 아빠 때문이었.....다고 핑계를 댄다면 너무 나쁜 딸인 것 같아 굳이 입을 다문다.

아빠 배꼽 시계 맞춰 밥 차려 드리느라 그동안 시간이 없는 것 같기도 했고 또 돌아서면 아빠 주무시는 시간에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지만 이게 늘 뒤죽박죽 오락가락 내 마음 같지 않게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달력 볼 적마다 깜짝 놀라곤 했다.
언제 7월이 되었단 말인가.

과연 지혜로운 책 읽기의 시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
스스로 점검했다가 아, 몰라 몰라. 내팽겨 쳤다가....
하지만 늘 다시 내 자리로 되돌아오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묵묵히 나를 응원해 준 분들이 이곳에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사진을 또 다시 찍었고 오랜만에 책 자랑을 하련다.
책자랑 하려고 엄청 산 것 같아 순간 비명을 질렀다.
이것도 책하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을 왜 샀었는지 한 권씩 열거하려니...
소비를 줄이기로 다짐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 과소비를 한 것 같아 민망하다만....그래도 책 소비는 그 중 가장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한다.

암튼 책 소개를 아주 간단하게 열거하련다.
읽는 사람 쓰는 사람 모두 지치니까...^^

매달 여성주의 책은 계획성있게 사고 있다.
<젠더와 민족>, <한국의 여성과 남성> 책이 보인다.
계획성있게 잘 샀지만 요즘 읽기에선 매달 차츰 밀리고 있다.
벌써 7월인데 6월의 <젠더와 민족>을 읽고 있다.
지난 달 책태기가 왔었다.
그래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와 <백년의 고독> 두 권을 각각 두 달, 한 달동안 읽었다.
덕분에 여성주의 책은 계속 밀리고 있지만 홀로 느리게 따라가는 중이다. 읽다보면 도저히 책을 놓기 힘들다.(그래놓구선 도나 해러웨이 책은 중도 포기했다. 끙...언젠간 다시 재도전해야지.)
나의 생각이 바뀌려면 열심히 읽어둘만한 책들이 계속 존재한다. 이건 다 책 고르는 안목 높으신 다락방 리더님 덕분이다.

<구덩이>랑 <Holes> 그리고 <별들이 흩어질 때>랑 <When stars are scattered> 번역서랑 원서들도 사다 놓았다.
미미 님 리더님이 정해주신 원서 읽기는 첫 달만 완독하구선 책만 사다놓구선 계속 밀리고 있다. 좋은 책들이 많아 잘 따라가기만 한다면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은데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언젠간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면 곧 읽겠거니, 그러면서 일단 사다둔다.
사다 쟁여두는 건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음악 소설집> 신간 알람이 떴을 때 오잉? 하면서 주문한 책이다.
김연수, 김애란, 은희경, 윤성희, 편혜영 작가님들의 음악을 주제로 쓴 단편소설을 엮은 소설집이란 편집이 신선했고, 작가들 라인업이 눈에 띄었다.
와, 내가 다 좋아하는 작가들!
안 살 수가 없잖아.
그래서 샀다.
책도 이쁘고 작가들의 이름도 빛나는데 소설은 얼마나 재밌을까. 무척 기대가 되는 소설집이다.

<삼체>
예전엔 여름이 오면 늘 오싹하는 스릴러물을 챙겨 읽었다.
또 그 전엔 공포 영화를 챙겨 보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공포 영화가 공포스럽기 시작했고, 스릴러물도 너무 무섭기 시작했다. 그래서 읽기를 멈췄다.
요즘따라 SF물도 스릴러물도 다시 읽고 싶어졌다.
여름이니까 뭔가 한 번 읽어보고자 싶어 그동안 눈여겨 보았던 <삼체>부터 읽어보려 구입했다.
1권이 괜찮으면 2권, 3권도 진도 빼야지.

<얼룩이 번져 영화가 되었습니다.>
김혜리 기자의 ‘조용한 생활‘ 매거진을 계속 청취 중이다. 올 해는 양다솔 작가의 ‘농담하는 시간‘ 코너와 요나 요리사의 <재료의 산책> 요리책을 귀로 듣는 듯한 요리 코너가 새로 생겼다. 넘 재밌어서 두 코너를 늘 귀를 쫑긋하며 듣고 있다. 일상 생활에 참 유용하다.
늘 보이차의 세계에 입문해 보리라.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양다솔 작가의 보이차 마시는 사연은 가장 감명 깊었다. 물론 요리할 적마다 채소 하나 하나에 담긴 요나 요리사님과 김혜리 기자님의 정보도 큰 도움이 되고 있고, 늘 경건한 자세로 채소를 칼질하고 있다.
(아....이 책과 전혀 다른 내용을 읊조리고 있구나.)
암튼 ‘조용한 생활‘ 매거진에 터줏대감 코너가 있다.
바로 송경원 기자와 김혜리 기자의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다.
영화 기자답게 늘 두 사람의 영화 정보는 집중하여 듣게 하는 힘이 있다. 송경원 기자의 영화 해석이 따뜻하기도 하고 감성 돋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때론 무척 냉정하기도 해서 좀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참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그런 사람이 낸 영화 이야기 책이라니 왠지 사서 읽어봄직하단 생각이....

<녹색 계급의 출현>, <본 헌터>
그리고 ‘조용한 생활‘ 매거진을 얼른 듣고 다음 달 5일이 되면 곧바로 ‘정희진의 공부‘ 매거진 방으로 이동한다.
정희진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늘 습관적으로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사게 되는 것 같다.
<녹색 계급의 출현>은 5월 코너를 듣다가 장바구니에 담았고, <본 헌터>는 6월 코너를 듣다가 담았다.
그러고보니 7월 정희진 선생님 매거진을 아직 듣지 않았구나.
7월호는 또 어떤 책을 담게 될지?
정희진 선생님 만세. 부디 만수무강하세요.

<미래과거시제>, <청혼>은 배명훈 작가의 책이라서 샀고,
<작은 종말>은 정보라 작가의 책이라서 샀고,
<레이먼드 카버의 말>은 카버의 책라서 샀고,
<여름의 책>, <두 손 가벼운 여행>은 토베 얀손 작가의 책이라서 샀다. 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그래서 안 살 이유가 없지.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은 ㅈ님이 꼽은 올 상반기 최고의 책이라고 해서 샀고, <겹겹의 공간들>과 <에세이즘>은 출판사별 편집인들이 모여 책 소개하던 유튜브를 보고 샀다.

<8월에 만나요>는 내가 이제 곧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읽을 것이므로 그걸 읽고 나면 이 책도 연결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미리 준비해두는 개념으로 샀고, <왜 쓰는가>와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요즘 ‘쓰기‘의 감을 잃어버린지 오래라 써야 하는 요령과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샀다. 고취가 될진 모르겠으나.....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라 믿고.

마지막으로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책이랑 <콜레트와 함께하는 여름> 책과 <스킵과 로퍼> 캐릭터 그림이 새겨진 커피를 이웃 알라디너님께 지난 달에 선물 받았다.
사려고 벼르던 책이었다고 댓글을 남겼더니 선뜻 선물을 해주셨다. (감사합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경비원 책은 조금씩 읽고 있는데 메트 미술관을 내가 경비를 서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만큼 미술품들이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다. 읽다 보니 좋아서 나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스킵과 로퍼> 제목도 예전부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제목이다? 생각했더니 쩝....큰딸이 스킵과 로퍼 매니아였던 것이다.
굴러다니던 만화책 중 스킵과 로퍼도 있었다.
굿즈도 제법 있더라.
키링이랑 엘홀더 좀 사달라고 하길래 사줬다.
이렇게 좋은 엄마라니?
근데 왜 만화 제목이 스킵과 로퍼인지 모르겠어서 딸한테 물어봤더니 녀석도 모르겠단다.
읽긴 읽었다고 하던데....
로퍼는 신발 종류 아닌가? 신발이 뜬금없이 왜 나올까?
고딩 학생들 로맨스물로 보이던데 스킵과 로퍼 제목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어 만화책을 펼쳤다가 다시 덮었다.
나는 지금 책태기거든.

암튼 진짜 마지막으로, 마지막 사진만 설명하겠다.
낙상의 위험이 있다 보니 아빠 곁을 비울 수가 없어 늘 집 안에서만 종종거린다. 그래서 집 밖으로 뛰쳐 나가고 싶은 순간이 한 번씩 찾아오곤 한다. 자유롭게 걷거나 때론 하릴없이 거리를 쏘다니는 시간들이 참 소중하단 걸 새삼 깨닫는 순간들이다.
가끔씩 주말에 외출을 가볍게 한다. 아이들이 있으니 할아버지 좀 보살펴 드려라. 하기도 하고, 남편에게 아빠를 맡기고 볼일을 보러 나가기도 한다. 아주 잠깐씩이긴 하지만.

저 날은 새삼 카페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었다. 그래서 주말 오전에 스킵과 로퍼 매니아인 딸과 함께 딸은 카공 나는 카독을 하러 갔다.
책을 두 권을 들고 갔고, 라떼도 시켰다.
단발 님이 부러워 하시던 집 앞의 할리스 카페는 없어진지 오래라 좀 더 멀리 있는 스벅으로 달려갔다. 스벅은 자주 가지 않던 곳이라 좀 낯설었고 스벅 앱 사용도 영 미숙했다.
앱 카드의 돈을 천 원씩 결제해가며 별을 모은다는 게 영 이해가 안갔지만 어쨌든 자주 이용하는 고객인 것처럼 별을 모으겠다고 점원에게 보여줬다.

딸의 음료와 나의 라떼를 주문했더니 닉넴으로 불러주겠단다.
갑자기 나의 닉넴이 뭔지 모르겠는 것이다.
세 개를 혼합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라.....
그래서 조용하고 은밀하게 ˝저의 닉넴이 뭐죠?˝ 물었다.
점원이 똥그란 눈으로 더 은밀하게 조심스럽게 ˝책나무??!!˝
˝아......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내가 내 닉넴을 책나무로 했구나.
알라딘 외엔 책나무 닉넴 사용을 잘 안하는데 왜 그랬을까?
막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더니 딸이 엄마가 쫌 부끄럽단다.
본인 닉넴을 물어보면 어떡하냐고?...그럼 안되는가?!!
점원이 일 하느라 지치고 힘들텐데 엄마같은 사람이 있어야 한 번 웃어 넘기면서 일 하는 재미라도 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딸은 오!!! 감탄한다.
나이 드니까 갈수록 부끄러움이 없어지는 것 같다.

라떼가 밍밍했다.
샷 추가하는 걸 늘 까먹는 것도 다 나이가 들고 있다는.....

여름이라 무민 캐릭터가 새겨진 커피 박스가 새로 나왔더라.
지혜로운 여름을 나기에 안성맞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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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7-08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 님의 긴 페이퍼 정말 오랜만입니다! 와웅 반가워라!!
그리고 역시 여전히 웃음 짓게 만드는 글~!!
˝저의 닉네임이 뭐죠?˝ 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책태기라더니.... 책 사는 건 안태기군요? ㅋㅋㅋㅋㅋㅋ
책태기를 책을 사며 견딘 책나무 님~ 저 책들 후딱! 읽고 재미난 글 많이 써주세요. -ㅈ 올림

책읽는나무 2024-07-08 15:54   좋아요 1 | URL
틈틈히 삼일동안 썼더니 또 긴 페이퍼가 되었네요?ㅋㅋㅋ
잠자냥 님이 책탑 보고 싶으시대서 열심히 찍고 열심히 썼어요.ㅋㅋ

전 정말 점원이 책나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꼭 본명을 부르는 느낌이었달까요? 닉넴 다시 바꿔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또 기억 안 나 내 닉넴이 뭔가요? 또 물어볼 것 같아서...참았네요.^^;;
책태기를 견디는 방법은 사는 것!ㅋㅋㅋ
맞네요. 그것이 정답이었네요.
사다 놓으니까 그 중 뭐라도 읽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햇살과함께 2024-07-08 1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나무님 긴 페이퍼 반갑네요~
아, 6월 책 많이 읽지 않으셨으면 7월 책으로 시작하시라고 (살짝) 말씀드리고 싶네요. 6월 책 어렵더라구요. 책태기엔 더더욱...
잠깐이라도 바깥 외출 자주하시길요^^

책읽는나무 2024-07-08 15:59   좋아요 1 | URL
저도 반갑네요. 햇살 님^^
6월 책 읽고 있는데요.
와...이건 뭘까? 그러면서 읽고 있어요.
왤케 어려워요? 7월로 또 넘어가야 하는 건가요? 아....책은 아무리 읽어도 독서 능력이 자라지 않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암튼 읽을 수 있는데까지 읽어보면서 결정해야겠네요.ㅋㅋ
햇살 님도 건강한 여름 잘 나시고 즐거운 독서 시간도 되시길 바랍니다.^^

은하수 2024-07-08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꺄~~~ 책을 이렇게나 많이 사신 책나무님 .. 일일이 설명다시느라 애쓰셨죠? 전 아주 즐겁게 읽었네요~~
아버님 챙겨드리는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닐텐데 더운 날씨에 넘 힘드시겠어요! 멀리서 파이팅 기를 넣어 보냅니다^^
책태기는 ... 서늘해지면 또 힘이 나실 거 같은데요~~
아무쪼록 덥고 습한 여름 건강 잘챙기시면서 책태기 빨리 극복하시길 바라 봅니다^^

책읽는나무 2024-07-08 16:02   좋아요 1 | URL
며칠 걸쳐서 적다보니 페이퍼가 좀 길어졌고, 내용도 좀 앞뒤가 안 맞고 좀 그렇네요.
그래도 쓴 것에 의의를 둡니다.ㅋㅋ
파이팅의 기운을 얼른 제가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힘을 내서 뭐든 다시 시작해 보겠습니다.
은하수 님도 여름 건강하고 지혜롭게 잘 나시길 바랍니다.^^

자목련 2024-07-08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반가운 책나무 님의 페이퍼!
저도 <음악소설집> 기다리고 있어요. <에세이즘>도 읽어야하는데.
장마철 건강하게 지내시고 책과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라요^^

책읽는나무 2024-07-09 19:44   좋아요 0 | URL
반가워 해주셔 감사드립니다.
<음악소설집>은 기대가 되는 소설집이죠?
어제 잠깐 유튜브에서 이 소설집 소개하는 장면을 봤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법 슬픈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아 절로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그래도 설렙니다. 자목련 님도 읽으실 것 같아요.
늘 건강 조심하시구요😊💕

망고 2024-07-08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책 많이 사셨네요 책탑이 뭔가 파스텔한게 예뻐보여요ㅎㅎㅎ저는 왜쓰는가랑 메트로폴리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읽진 않았고요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4-07-09 19:47   좋아요 1 | URL
책탑은 쌓고 보면 다 예쁜 것 같아요.ㅋㅋ
두 권이 겹쳐 기쁘네요. 읽는 행위는 뭐 다들 언젠가는 읽으시리라 믿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ㅋㅋㅋ
장마철 건강 유의하시구요.^^

바람돌이 2024-07-08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나무님 아버님이 아프신건가요? 에고.... 부디 큰일 아니고 잘 회복하고 계시기를요.
어른들 연세가 있다보니 기함 할 일이 자꾸 생겨요. 저도 이번 상반기에는 어른 3분이 번갈아 입원하시고 해서 남편이랑 저랑 병원왔다 갔다 했어요. 좀 지치더라구요. 날도 더워지고 습기도 꽉 차는데 부디 나무님 몸보신부터 열심히 하세요.

아래 보니 진짜 많이 사셨네요. 책태기는 역시 책쇼핑으로 극복하는게 맞는거 같아요. 읽을 책을 눈 앞에 막 쌓아놓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즐거워지잖아요. ^^

책읽는나무 2024-07-10 15:44   좋아요 0 | URL
아버지는 겨울에 수술하시고 지금은 항암치료 중이세요. 그래서 집에서 모시며 병원 치료 중이시구요.
이젠 나이 대가 부모님 돌봄 세대가 되었네요. 바람돌이 님도 수고 많으십니다. 전 이제 한 분 뿐이라. . .
암튼 바람돌이 님도 이젠 건강하신 거죠?^^

책은…저도 제가 저렇게나 많이 샀는 줄 몰랐네요.ㅜㅜ 책태기를 이렇게 풀고 있는 줄도 몰랐구요.ㅋㅋㅋ 지금 쌓아놓구선 병렬독서 지독하게 거행하겠어요.ㅋㅋ
암튼 열심히 읽을 일만 남았습니다.
건강한 여름 나보십시다.😀😄😘

희선 2024-07-09 0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책 많이 사셨군요 제가 사거나 읽은 책은 없네, 했는데 두 권 봤어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와 《별들이 흩어질 때》예요 음악 소설이라는 것도 있군요 예전에 그런 소설 있다는 말 듣기는 했는데, 그걸지 다른 걸지... 음악하는 어떤 사람이 소설가한테 소설을 써달라고 했다고 들었는데... 그것과 다른 건가 봅니다 지난달에 나온 음악소설집은 멋질 것 같네요

벌써 칠월이에요 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게으르게 지내서 더 그런 건지... 책읽는나무 님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4-07-10 15:51   좋아요 0 | URL
핸드폰을 바꾸고 나니까 댓글 쓰기가 영 익숙치가 않아 계속 버벅대는 중입니다. 전 컴퓨터로 알라딘 들어가지 않고 늘 핸드폰으로 북플 잠깐 들어가거든요. 그래서인지 남들보다 뭔가 좀 미숙한 점이 많을거에요.
별들이 흩어질 때 책을 읽으셨군요😁
역시^^
음악 소설집은 작가들 이름을 보고 냉큼 샀는데 언제 읽을지?
시간되면 천천히 읽게 되겠죠.
7월도 벌써 10일이나 지난지라 늘 놀라고 있어요. 이러다 또 벌써 8월?? 그러고 있겠죠?ㅋㅋ
건강한 여름을 납시다.^^

거리의화가 2024-07-09 0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오랫만에 댓글을 답니다. 마음껏 산책하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말씀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네요. 스트레스엔 책 구입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요새 스트레스 쌓일 때마다 책을ㅎㅎㅎ 구입하신 책들 중 저도 읽었던 책, 읽고 싶은 책이 많이 보여서 즐거웠습니다. <음악소설집>은 궁금은 한데 계속 만지작거리고만 있어요.
스벅 종종 이용하는데 저는 닉넴 민망해서 언젠가부터 없애버렸네요. 그마저도 요즘은 비싸서 저렴한 카페들 돌아다니면서 이용중이랍니다^^; 어쨌든 스벅 라떼는 샷 추가해야 먹을만해지는 것 같아요.
나무님 무더운 여름인데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길!!!

책읽는나무 2024-07-10 15:54   좋아요 1 | URL
정말 오랜만이죠?^^
시간이 정말 빨라서 큰일입니다.
요즘은 일상의 소박한 것들 하나 하나가 소중하단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심지어 여유롭게 알라딘 서재질 하던 시간들마저 소중한 것이었단.걸.깨닫구요.ㅋㄱ

책읽는나무 2024-07-10 15:55   좋아요 1 | URL
글이 잘 안보여 다시 대댓글 답니다.ㅜㅜ 핸드폰을 바꿨는데 뭣이 영 익숙치가 않네요.
암튼 화가 님도 건강한 여름 잘 나시구요. 일상 속 여유로움도 늘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4-07-09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앗 책나무 님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에 책나무 님의 긴 글을 보니까 마음이 너무나 좋습니다. 그런데 그 페이퍼에 심지어 구매한 책이 또 많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책을 왜이렇게 많이 사셨어요. 좀 조금만 사세요(라고 알라딘에서 재벌로 통하는 다락방이 얘기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사진에서 스벅의 저 하트쿠키 넘나 맛있겠네요. 저는 방금 화이트하임 하나 먹었습니다. 껄껄.

책나무 님, 무엇보다 건강 챙기세요. 잘 드시고 기운 내세요. 이 여름, 잘 나시길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4-07-10 16:02   좋아요 0 | URL
와…재벌이신 다락방 님이 책 자제하라고 하시니 그럼 제가 더 재벌이 되는 건가요? 와..기분 좋네요.ㅋㅋ 여기서라도 재벌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좋아요. 좋아 ㅋㅋ
저도 책 구매 해놓구선 깜놀했네요.
페이퍼 쓰려고 좀 무리한 듯도 하구요.ㅋㅋ
그래도 책 소비는 늘 가장 현명한 소비라고 믿어 의심치 않기에 괜찮을 겁니다.^^;
커피엔 뭔가 하나쯤 따라와야 배가 고파지지 않는달까요?😋
잘 먹고 잘 읽으며 건강한 여름을 나 봅시다.^^

단발머리 2024-07-09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반가워요! 넥쿨러부터 간식, 요지가지 골고루 책도 많이 사셨네요ㅎㅎㅎ 저도 넥쿨러 사서 아주 요긴하게 잘 쓰고 있어요. 근데 책나무님 말씀처럼 금방 뜨듯해져서 그게 아쉽더라구요.

여성주의 책 말고 <본 헌터>가 눈에 띄네요. 저도 그 책을 샀거든요. 물론 저도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ㅋㅋㅋ겨울 양식처럼 준비해 두셨으니 올 여름 시원하게만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가족들 돌보는 일이 바쁘시더라도 건강 꼭 챙기시구요!!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은 마지막 사진이요. 저도 하트쿠키를 좋아하거든요. 머그잔의 하트랑 아주 세트입니다!!

책읽는나무 2024-07-10 16:06   좋아요 1 | URL
넥쿨러 사셨어요?ㅋㅋㅋ
역시 안목? 있으시군요.ㅋㅋ
넥쿨러 안 녹게 하려고 손수건으로 감싸보기도 했는데 안 시원하더군요.ㅜ

요즘 제가 도서관을 가질 못해서인지 책 과소비를 좀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언젠간 읽을 것이라 믿고 사긴 사 두는데…제가 저를 잘 못믿겠네요.

책읽는나무 2024-07-10 16:10   좋아요 1 | URL
<본 헌터>는 듣다 보면 안 살 수가 없겠더란 거죠. 절판될 수 있으니 일단 사자. 그러면서 샀는데 단발 님도 잘 사셨군요.^^
핸드폰이 바뀌어서 댓글 쓰는 게 영 손에 안 익네요.ㅜ
하트 쿠키는 단발 님 페이퍼에서 종종 보구서 사 먹어봤는데 와. 넘 맛있어서 언제부턴가 저기만 가면 사먹어요. 스벅은 어쩌면 커피가 아니라 하트쿠키 먹으러 가는 곳 같아요.ㅋㅋ

2024-07-12 0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2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2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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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1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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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7-1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 엄청난 책탑 보고 기립박수!!😍😍😍 함달달 책이 특히 반갑습니다 ㅎㅎ 별들이 흩어질 때가 제일 시도하기 쉬우실 듯요!
닉네임 잊어버릴 수도 있죠 뭐 ㅎㅎ 저도 누가 저보면서 “독서괭?” 하면 화들짝 놀랄 것 같아요 ㅋㅋㅋㅋ
여전히 아버님 돌보느라 바쁘시군요.. 언제나 바빠도 틈이 없다고 하긴 어렵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것도 크니까요. 저도 책태기 살짝 왔다가 극복 중인 것 같습니다.
책나무님 글 반가워요~ 길어서 아껴뒀다 다시 왔네요 ㅎㅎ 자주 올려주세요!😘

책읽는나무 2024-07-17 15:27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괭 님.😁
잘지내시죠?
함달달 책은 참… 계속 미루고 있네요. 하지만 계속 사들이고는 있어요. 사기만 해도 영어 실력이 늘 수도 있지 않을까요? ㅋㅋ😂😂
닉네임을 누군가 내 귀에 직접 듣게 해준다면 참 민망한 것 같아요. 전 본명에 대한 어떤 컴플렉스가 작용하기에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책읽는나무 2024-07-17 15:33   좋아요 0 | URL
여전히 핸드폰 자판이 익숙치가 않군요.😢 저 핸드폰 바꿨거든요.ㅋㅋ
암튼 더운 날 아가들 돌보느라 고생 많죠? 곧 방학이군요? 😭😡
그래도 아이들 학생 땐 방학만 견디면 곧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데 성인이 되면 계속 방학이 이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아들은 곧 군대가니까 몇 년간의 방학이!! ㅋㅋㅋ
괭 님의 아가는 언제 군대 갈까요? 군대 안 가고 계속 귀여운 모습으로 괭 님 곁에서 이쁜 짓 하는 아가로 머물렀음 싶네요.ㅋㅋ
더운 날 건강 관리 잘 하시구요.
틈틈히 찾아오겠습니다.😍
 

월요일에 아빠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48일 간의 입원기간이었기에 집은 딱 48일만큼 엉망진창이었다.
더군다나 1년의 기숙사 생활과 하숙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들의 물건까지 합세하여 6인 가족의 우리집은 뭐랄까
임시 대피소같은 느낌이 든다.

하루 하루 짬짬이 물건을 치우면서 버렸다.
버리지 않으면 정리가 되지 않을 것이란 당연한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루는 옷장의 옷들을 버렸고, 하루는 냉동실의 돌덩이가 된 음식 재료들을 버렸다.

이 옷들은 언제 또 입을 것 같은데....
이걸 버리면 또 새 옷을 사게 될텐데....
음식 재료들을 해동해서 날치 알밥도 해 먹을 수 있고,
약밥도 따뜻하게 먹을 수 있고, 치즈도 뿌려 먹을 수 있고,
나물도 해 먹을 수 있고....해동만 한다면.....
헌데 이게 언제 적에 얼렸던 걸까?
해동해서 먹다가 죽으면 안 돼.
옛날 옷들을 내가 언제 다시 꺼내 입었던가?
이젠 몸이 좀 커져서 안 돼.
생각을 고쳐 먹으니 버릴 게 천지였다.

입 짧은 아빠의 항암 음식을 차려가면서 집안 정리를 하려니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어제 순간 현타가 오는지라 잠시 중단해버렸다.
나머지는 다음에 정리하자.
그래. 오늘만 날이 아니잖은가.
3주 뒤에 다시 입원하러 오란 간호사의 말에 맥이 빠졌어도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건만
헐....1주일이 그새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까운 시간들.....ㅜㅜ

아빠의 항암 음식 때문에 늘 골칫거리다.
어떻게 차려야 하는 건지 애매하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아빠는 입맛을 잃어버리셔서 구미에 맞게 음식을 차린다는 게 여간 쉽지 않고 늘 스트레스다.
그래도 하루 하루 차츰 식욕을 찾아가고 계신 것 같아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려본다.

아침 일찍 고3 딸1은 학교에 공부하러 간단다.
아..그래?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떠 아침밥을 차려 줬다.
(병원에선 일찍 잠이 들어 일찍 눈을 뜨는 게 익숙했지만 집에선 아이들 때문에 매번 늦게 잠이 드니 아침 일찍 눈을 뜨는 게 힘들다. 그야말로 수면 패턴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근데 점심 도시락을 싸가기로 친구들과 약속했단다.
이런!!!!!!!!
어젯밤 잠들기 전 도시락 얘기를 했던 걸 깜빡 잊고 있었다.
(요즘 건망증이 너무 심해져 나름 고민이다.)
후닥닥.....야단법석을 떨며 도시락을 싸서 딸1을 내보내고
아빠와 학원 가야 하는 딸2의 아침밥을 또 준비했다.
아들은 일부러 깨우지 않는다.
이럴 땐 아침잠 많은 아들이 효자다.
요즘 아침을 두 번 정도는 차리게 되는 것 같다.

설거지를 끝내고 좀 씻고 나왔더니 11시!
아빠와 아들의 오전잠이 새삼 고마워 책을 펼치고 커피를 내렸다.
익숙한 자리,
익숙한 물건.
정말 오랜만에 맡아 보는 커피향과 독서대의 질감이 새삼스럽다.

집으로 돌아왔더니 몇몇 분들의 응원이 조용히 도착해 있었다.
커피 박스가 차곡차곡 줄을 서 있었는데
새로 바뀐 커피 박스의 로고가 낯설어 처음엔 멀리서 한참 쳐다봤다.
내가 비타민을 주문한 적 없는데, 남편이 주문했나?
만져보니 예가체프 커피 박스였다.
헐....!!!!!
이렇게나 많이 오다니?
내 생일인가? 싶었다.
책도 선물 받았다.
책과 커피를 선물해 준 분들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어떤 인연이기에....^^

나란 존재가 그동안 많은 분들의 마음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여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모두에게 감사하단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
제가 많이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네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를 내려 마셨더니 맛있었다.
그동안 40여일 간의 드립 커피 디톡스가 되었던 걸까?
예가체프 커피의 맛이 혀끝으로 하나 하나 살아나는 것 같다.
병원에서 커피를 잠시 끊었다가 간편하게 믹스 봉지 커피에 맛이 들어 계속 아, 달다. 하면서 홀짝였더니 예가체프의 맛이 이제사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몇 주 전 주말에 카페에서 예가체프를 마셨었구나!
드립 커피 디톡스가 아녔군.^^;;
그 카페를 떠올리니 또 나의 어리버리하게 행했던 실수가 떠오른다.

커피를 주문할 때 메뉴판에 ‘쵸코렛맛, 과일맛....‘이라고 적혀 있는 게 눈에 띄어 종업원에게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쵸코렛맛으로 따뜻하게 해주세요.˝
종업원이 주문한 메뉴를 되짚어 주는데 쵸코렛 맛은 번복하지 않는다. 응? 이상하네? 나는 쵸코렛맛을 먹어야 하는데?
갑자기 초조해진 마음이 일었다.
˝저기요. 예가체프는 쵸코렛맛이어야 하거든요.˝
둘이서 눈을 마주쳤다. 눈싸움을 좀 했는데.....
뚱해진 종업원이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적혀 있는 쵸코렛 맛은 그저 늬앙스일 뿐이다.라고 했다.
헐.......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 표시나지 않았을 게다.

자리로 돌아와 남편에게 ˝내가 금방 있잖아...어쩌고 저쩌고 쵸코렛 어쩌고 저쩌고...내가 좀 바보같재?˝ 얘길 해줬다.
남편은 ˝울 마눌. 카페가 오랜만이라 주문도 잘 못하네? 우짜겠노?˝ 놀렸다.
자긴 주문 더 못하면서....
나이 들수록 주문이 좀 어려워 우린 늘 서로 니가 해라.
미루게 된다.
특히 키오스크 앞에선 늘 느릿느릿....

예가체프를 마시면서 그 때의 일을 떠올린다.
내가 마신 알라딘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할로 베리티는요.
꽃향기랑 살구맛이랑 부드러운 단맛이 난다고 적혀 있는데요.
살구맛이 아주 강하구요.
부드러운 단맛이 시럽맛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것이
쵸코렛맛...제가 찾던 그 맛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번에 읽다 만 이승우의 소설책과 예가체프를 보니 또 인증샷 본능이 나를 옥죄어 와 선물받은 것들의 인증샷을 포함해 또 자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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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3-16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이 엉망이라 하시지만 책상 위는 아주 단정하고 에쁘네요. 저도 옷정리랑 냉장고 정리가 가장 힘들더라구요. 근데 무리하시면 안 되니 살살 진행하시어요. (저에게 하는 말일까요? ㅎㅎㅎ)
예가체프와 책이 함께하는 우아한 시간, 열렬히 응원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4-03-18 15:12   좋아요 0 | URL
책상 옆과 그 뒤는 독서대와 책으로 아주 교묘하게 가렸습니다.
담번엔 독서대 아주 큰 걸로 사서 다 가려가면서 찍고 싶네요.ㅋㅋㅋ
정리하던 순간을 다 멈춤했는데도 왜 자꾸 일이 밀리는지 모르겠네요?
집안 일이란 게 참....ㅜㅜ
몸살 나지 않게 살살 진행해야 하는 게 정말 맞는 게 집안일인 것 같아요. 끝도 없어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마저 드네요.ㅋㅋㅋ
갇혀서 잠 자는 게 불편해서 그렇지 책도 읽고 참 좋았었는데...쩝~
다 장단점이 있네요.
어쨌든 장단점을 잘 살려가며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겠죠.
단발 님도 이번 주 열심히 알차게 보내시길요.
응원 감사합니다.^^

2024-03-16 15: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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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8 15: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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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6 15: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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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8 2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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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3-16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가체프 초코렛맛 님 집에 오신 거 축하해요. 정리는 천천히….

책읽는나무 2024-03-18 21:41   좋아요 0 | URL
정리가 잘 안되네요.
혹시 출장 오실 수 있나요?ㅋㅋㅋ
예가체프 초코렛맛 먹고 정리를 끝냈네요.
이번 정리는 끄읕!!!ㅋㅋ

hnine 2024-03-16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역할, 중요한 역할, 아무나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하고 계세요.
자격은 없지만 힘을 드리고 싶어요.

책읽는나무 2024-03-18 21:44   좋아요 0 | URL
아...나인 님 댓글을 읽으니....제가 그렇게나 역할을 많이 맡고 있었단 걸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 때문에 아빠는 저의 잔소리에 시달리고 계셔서 뭐라 할 말이 없네요.ㅜㅜ
암튼 나인 님의 말씀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2024-03-16 20: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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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8 21: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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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3-16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고 많으셨어요.
정리는 천천히~~
눈에 익은 독서대에 놓여있는 책, 반가워요^^

책읽는나무 2024-03-19 16:19   좋아요 1 | URL
독서대는 뽕을 뽑는 것 같아요.
제 사진에 수십 번 등장했어요.ㅋㅋㅋ
익숙한 자리에 앉으니 저도 좋았었는데 반가워해주셔 고맙습니다.^^
익숙한 자리에서 이제 읽기만 하면 될텐데....그게 좀 안 되네요.
그렇다고 정리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억울한홍합 2024-03-17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일주일이 흘렀나요~~
병원에서의 시간은 초침도 다 느껴질만큼 느리고, 지루할 때도 있는데 병원에서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는 어찌나 시간이 빠른건지 모르겠어요.
비운 시간 그 이상으로 엉망인 건 비단 집 뿐만이 아닌 것 같아요. 그렇지만 책나무님 말씀대로 오늘만 날은 아니고, 지금은 그런 정리에서 조금 자유로워져야 우리도 조금은 버텨지지 않을까요?
음식이 정말 사람 잡더라구요^^; 엄마 식사준비를 어찌어찌하는데 엄마는 식탁에 앉아 입맛없으시다고 한숨쉬고 계시고, 저는 요알못이라 음식솜씨가 없어서 더 스트레스를 받았지 싶어요. 이제는 조금 내려놓았지만요^^;;
그저 건강 잘 챙기시고, 책나무님도 잘 돌보시라는 부탁드리고 가요^^

2024-03-19 16: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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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3-22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코렛맛이 중요하지!! 뭘 모르는 직원이시군요!! 흥!!!
시간이 훅훅 가시겠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아침에 후다닥 아이 도시락까지 싸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건강 챙기며 하셔야 해요!!

2024-04-11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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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4 11: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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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1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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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3 02: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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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22: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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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생활하다 보니 그동안 여러 상황들을 지켜보게 되고 간혹 남들의 이야기를 엿듣게 된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 몇 가지들이 있었다.
퇴원하게 되면 잊게 될 것 같아 퇴원 전에 기록해 놓아야겠다.싶어 몇 가지만 적는다.(근데 적고 보니 좀 길다.ㅜ)

1.
작년 연말 저녁 무렵이었다.
이른 저녁을 먹고(이곳은 5시 넘으면 저녁이 시작된다.) 멍하니 오랜시간을 보낸 듯 해도 병원에서의 저녁시간은 너무 길다. 무료해 하시는 아빠를 휠체어에 태워 병원 복도를 한 바퀴 도는 게 일과였었다. 물론 내가 훨씬 더 무료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그 때는 신경외과 쪽 입원병동에 있었는데 그 곳은 허리 디스크 수술 환자와 뇌수술 환자가 함께 입원 중이었다.
암튼 자가용 운전은 무서워서 못하지만 휠체어 운전엔 완전 능숙하다 못해 손바닥에 굳은 살이 배길 정도로 여기 저기 휠체어를 막 몰고 다니던 차, 그 날도 늘 가던 쉼터에 도착하였다.

나는 쉼터 의자에 앉고 아빠는 휠체어에 그대로 앉아 시내 야경을 구경했다.
저녁 무렵이라 퇴근 시간에 줄 맞춰 차도에 늘어선 자동차 불빛들은 꼭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된 전구처럼 알록달록 어찌나 예쁘던지....
퇴근 시간을 재촉하는 자동차 불빛들은 뭐랄까, 멀리서 지켜보는 자의 눈엔 아늑한 보금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그 일상의 초조함이 때론 평화로워 보이기도 한다. 일렬로 쭉 늘어선 그 자동차 불빛들은 어둠의 경계를 오른쪽 왼쪽으로 나눠 양쪽으로 검은 개울물이 흐르는 듯 하다.
그리고 아파트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같은 불빛들을 양쪽으로 나눠 마치 홍해의 바다가 갈라지는 현상을 어둠 속에서 재현시켜 주는 듯 하다. 비록 진두지휘하는 모세는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암튼지간에 저녁엔 자동차 불빛멍? 야경멍? 하기가 참 좋다.

내 곁의 아빠는 전망대 타워의 불빛을 또 어찌나 사랑하시는지!
매일 가서 보는데도 매일같이 예쁘고 훌륭하다고 감탄하시는 거다.
시골 사람들의 특징이지 않나, 싶다. 시골은 저녁에서 이른 밤이 되면 불빛이 드문드문하다. 특히나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으니 야경이란 걸 감상할만한 풍경이 전혀 없다. 그야말로 어둠과 고요한 침묵만이 함께 할 뿐이다. 암담하달까!
그러다 보니 내가 살고 있는 소도시인 이 곳에서의 짧디 짧은 야경 풍경에도 아빠는 눈을 떼지 못하시는 것 같다.
물론 아빠의 호기심, 이러한 성격도 한몫하고 있기도 하겠지만...

암튼 의자에 앉아 각자의 의식 속에 빨려 들어 몽롱하게 취해 있을 때 곁에서 티격태격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리에 앉았을 때 바로 옆자리에 한 모자가 앉아 있는 걸 곁눈질 하긴 했었지만 곧 의식 속에서 사라졌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모자의 대화가 들려온 것이다.

20대 중후반으로 되어 보이는 어린 아들과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신 듯한 연세가 있어 보이는 어머니는 삶은 계란을 먹고 있었다.
어머니는 배가 부르다고 계란을 그만 먹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아들은 하나만 더 먹으라고 계속 타이르고 있었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엄마도 나 어릴 때 맨날 조금만 더 먹으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엄마도 계란 하나만 더 먹어봐봐.˝
어머니는 한숨을 푹 쉬셨다.
그 한숨 속에 모든 게 담겨 있어 순간 넘 우스워 마스크 속에서 ㅋㅋㅋ 혼자 웃었다.
하나를 더 드셨는지 어땠는지는 차마 왼쪽으로 고개를 홱 돌리지 못해 직접 확인을 못했지만 아마도 아들의 성화에 못이겨 더 드시는 듯 했다.

모자의 대화를 몰래 엿들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더라.
나도 어릴 때 편식이 심했던지라 엄마가 조금만 더 먹어봐라, 한 입만 더 먹어봐란 소릴 자주 듣고 자랐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엄마가 했던 그 소리를 나의 세 아이들에게 자주 했었고 지금도 그 소릴 하고 있다.
요사이는 아빠한테 늘 하고 있는 소리다.
요즘 삶은 계란을 아빠 한 입이라도 더 드시게 해보려고 매일 반으로 자르고 있다. 삶은 계란을 좋아하지 않는 부녀는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반으로 잘라서 먹어보라며 서로에게 강요하고 있다. 계란 반 개를 억지로 먹으면서 그 날 저녁 다정한 모자를 떠올리곤 한다. 나는 그 아들이 한 그 말처럼 다정하게 건네진 않는다.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아빠한테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그래도 먹기 싫다고 하는 아빠!
할 수 없이 계란 단백질 하나가 오롯이 내 차지가 되는 날도 많아 나도 한숨 쉬며 먹는다. 그래서 나만 살이 찌고 있다.

보통 부모를 간병하는 보호자는 딸들이 주로 하는 편인데 간혹 아들이 보호자로 있는 곳도 보인다. 무뚝뚝한 아들도 있지만 다정한 아들도 있다. 그 날의 아들은 퍽 다정했다.
저런 아들도 있구나. 싶어 그 아들의 면상을 찾곤 했다.
복도를 지나다 그 모자가 머물고 있는 병실 호수를 발견했을 때 나는 느린 걸음으로 지나가며 그 집의 아들과 어머니를 안보는 척 하면서 꼭 확인하며 지나갔었다. 볼 때마다 아들은 어머니를 살뜰하게 챙기고 있었다.
아...내 아들도 저런 아들이 되었으면...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2.
지금은 뇌신경센타 병동에 머물러 있다.
주로 뇌질환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곳인데 그래서일까, 병동이 좀 조용한 편이다. 바로 옆의 재활병동도 연결되어 있어 복도 산책?을 하느라 자주 드나드는 편이다. 재활병동도 아주 조용하다. 저쪽 신경외과 쪽과는 너무나도 다른 풍경이다.

암튼 조용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복도에서 보호자들이 통화하는 소리를 엿듣게 된다. 안들으려고 해도 다 들린다.
아빠랑 복도 산책을 마치고 꺾어 돌아오는데 어떤 보호자 아주머니의 통화를 엿들었다.

˝사람은 언젠간 죽는다.
아파서 모두가 죽는다.
아파서 죽지 않는다면 그건 사고로 죽는 거다.
그러니 너희들은 아버지 걱정일랑 말고 너희들 삶을 살아라.
내가 알아서 할테니......˝

저렇게 현실적인 통찰력이라니....쩜쩜쩜!!!
그리고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마음이라니...쩜쩜쩜!!!!!!

부모 돌봄은 아이들 육아 돌봄과는 비슷한 듯 좀 다른 세계다.
아빠를 돌봐 드리면서 꼭 초등학생적 아이를 돌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가 조금 손이 덜 가는 갓난 아기를 돌보는 느낌도 든다. 노인이 된 아빠는 너무나도 행동이 느리고 굼뜬다. 그런 아빠를 지켜보다 치료 시간이 촉박하면 차마 못기다리고 내가 모든 걸 손봐드리고 거의 끌고 가다시피 아빠를 부축하곤 한다. 하지만 간호사는 웬만하면 본인 의지로 일상 생활을 하시게 놔두라고 한다. 그래서 ‘혼자서 할 줄 알아야한다‘ 이것을 계속 머릿속으로 되뇌인다만 좀 헷갈린다. 꼭 아이를 키우는 느낌이다. 묵묵히 기다려주기가 잘 안 된다.

며칠 전 재활병동에서 재활 운동 하나를 실행하시는 아빠를 기다리며 보호자 대기석에 앉아 있었다. 아빠가 재활 치료사의 손을 잡고 어깨를 쫙 펴고 걸어나오셨다. 자고 일어나면 또 구부정 80대 노인의 어깨가 되지만 늘 그 시간엔 어깨를 쫙 펼 줄 아시는 게 새삼 놀랍다. 그래서 늘 재활사들의 손이 참 시기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 바로 옆에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 고개를 돌려 보니 어떤 딸이 내지른 감격의 도가니 비명소리였던 것이다.
˝엄마, 걸었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 엄마를 주시했었고 함께 놀라워했다.
놀랍기도 했지만 나는 아빠한테 귓속말로 생색을 냈다.
˝아빠 처음 걸어서 나왔을 때, 나도 저렇게 놀라웠어요.˝ 아빤 반응이 없다. 듣는 귀가 어두운 오른쪽 귀에다 얘길 했던가 보다.

순간 몇 달 전 아빠가 걸어서 치료실을 나오실 때 광경이 떠올랐다. 나도 그때 분명히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리액션을 밖으로 막 표출하는 성격이 못되는지라 마스크 안에서만 ˝헉!!˝ 내 귀에만 들리는 비명?을 질렀다. 너무나도 놀라웠다.
걷는 게 새삼 놀랄 일인가! 싶겠지만 병원에서 수술환자들이 누워 있다가 자리에 앉게 되는 걸 보면 1차로 놀라게 되고(헉!), 침대에서 일어서면 2차로 놀라게 되고(헉!!), 그러다 걸음마를 떼면 완전 감격의 도가니탕이 된다(헐!!!!!).
아이가 일어나 앉고, 일어서고, 걸음마를 떼면서 놀라고 감격하는 그 순간들이랑 비슷한 경험을 다시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내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감격은 햇빛 찬란한 미래를 꿈 꾸고 기대하며 느끼는 기쁨의 감동이라면, 편찮으신 내 부모를 돌봐드리며 느끼는 감격은 뭐랄까, 가슴 한 쪽에 찌르르 통증이 동반되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나를 키워준 엄마가 또는 아빠가 다시 걸을 수 있다는 건 안도 섞인 기쁨인 것이다.

아침마다 <인간극장>을 본다. 그 전엔 <인간극장>을 보고 싶어도 언제, 어디서 하는지 몰라서 못봤는데, KBS 1 TV 아침 7시 50분쯤 하더라. 아침 먹고 식판 퇴식 사물함에 가져다 놓은 후 시청하면 딱이다.
이번 주 내용은 ‘엄마의 102번 째 봄‘(맞나?)이란 제목으로 102세가 되신 어머님을 돌보는 내용이 전개된다. 100세가 넘으신 어머님이 계시다니....다섯 째 딸이 어머님을 돌봄하고 있었다. 어머님은 현재 치매를 약하게 앓고 계셨다.
시청 중 문득 딸과 지인의 대화가 귀에 확 들어왔다.

부모를 돌봄한다는 건 시간이 정해져 있는 돌봄이라고 했다.
물론 이 시간이란 건 그 끝을 알 수 없다.
10년, 20년이 될 수도 있고, 내년 또는 바로 다음 달이 될 수도 있다.
이별의 끝을 향해 걸어가는 돌봄이라고 했다.
부모의 돌봄은 이별을 준비하는 돌봄이라니...
그래서 순간 순간 버겁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내가 이러면 안되겠구나!
생각을 고쳐 먹곤 한다.

아빠는 내가 <인간극장>을 쳐다보는 걸 썩 내켜하지 않으신다.
줄곧 부모를 간병하거나 돌봄하는 내용들을 다루다 보니 영 싫으신가보다.
아빠는 물려줄 게 없어 아픈 아빠를 간병하는 걸 물려줬다고 내내 궁시렁 대신다.

암튼 그 딸은 엄마가 걸어서 치료실을 나온 그 감격을 주체못해 본인의 아빠한테 동영상을 걸어 이 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아빠도 좋아서 웃는 모습이 핸드폰 화면으로 다 보였다. 그렇게 딸의 행동을 주의깊게 살펴보다 보니 나는 넘 무뚝뚝한 딸이구나! 새삼 깨닫는다. 저 집의 가족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을까? 눈 앞에 그려져 흐뭇하게 바라봐졌다.

3.
엄마가 돌아가신지 올 해 9년 째가 된다.
그동안 살면서 길거리를 지나가다 혹시라도 엄마를 닮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 번 했었다.
최근엔 그 생각을 잊고 살았다.
그런데 엄마와 비슷하신 분을 만났다.
지난 번 신경외과 병실에서 그것도 아빠 침대 바로 오른편 침대에 입원하신 어르신의 보호자 아주머니였다. 나는 그게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아주머니 얼굴을 자세히 뜯어 보면 또 그렇게 엄마와 닮았나? 좀 갸웃거리게 되지만 처음 봤을 때 얼굴형이 엄마와 비슷한 이미지였다.(그렇게 믿고 싶었던 걸까?)

그 때 아빠는 음식을 삼키기 힘든 상황이라 콧줄로 액체 영양액을 주입하던 시기였었다. 음식을 드시지 못하는 아빠 옆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게 참 죄송스러웠다. 그래서 병원에서 나오는 식사만 먹고 다른 음식들은 일부러 먹지 않았다. 그러니 냉장고에 음식을 가져다 넣지 않아서 편했고, 살도 절로 빠져 은근 기분 좋았다.(덕분에 그동안 나의 뱃살의 주범은 간식살이었다는 걸 확인했다.)
그런데 냉장고에 먹을 걸 챙겨 넣지 않은 걸 눈치 채셨던 아주머니는 자꾸만 나에게 간식을 챙겨 주셨다.
아빠 수술하고 급하게 병실 온다고 먹을 것을 제대로 못 챙겨온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듯 했다. 아니라고...아빠 옆에서 음식을 안 먹으려고 일부러 안 가져왔다곤 차마 말은 못하고(아빠가 들으면 마음 아파하실까봐.) 그렇다고 주시는 빵이랑 음료수랑 과일들을 거절도 못하고 처음엔 받아만 놓다가 할 수 없이 하나씩 아빠 몰래 먹었다. 참 고마웠었다.

아주머니께 정말 감사한 일이 있었다.
중환자실에 며칠 계셨던 아빠가 병실로 옮겨온 첫 날 밤부터 며칠은 아빠의 섬망 증상들과 가래도 심해서 밤에 잠을 거의 못 잤다. 초저녁쯤 되면 아빠는 꿈나라로 빠졌고 12시쯤 되면 깨셔서 낮인 줄 착각하셨다. 초저녁에 못 주무시게 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잘 안됐다. 포기하고 나도 곁에 누워 말똥말똥 눈을 뜨고 누워 있었다. 커텐 밖으로 아주머니가 뭐 하나? 지나가며 들여다 보시는 듯 하더니 나의 왼쪽편의 환자 어르신과 보호자 아들에게 양해를 구하시는 거였다.
˝옆 환자 수술하고 올라와 어젯밤에 이 집 딸이 아버지 간병한다꼬 잠을 한숨도 못자데예. 지금 잔다고 누워 있는 것 같은데 좀 쉬게 해주입시데이. 사실 우리도 잠을 못자긴 했십니더.˝
커텐이 얇디 얇아 다 들렸다.

옆 침대도 얘길 들어보니 내일의 어르신 디스크 수술을 앞두고 부자가 이런저런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던 차, 아주머니의 말씀으로 대화가 뚝 끊겼다.
깜짝 놀란 나는 민망하기도 해서 누워 있던 자세 그대로 얼어붙어 꼼짝도 못했다. 아...... 어떡해야 하지? 못들은 척 하자! 눈을 꼭 감고 자는 척을 했다.
자고 있는데 눈물이 계속 흐르는 거다.
이런 것도 인연인가?
생전 처음 보는 아주머니였건만 그저 ˝울 친정 엄마를 많이 닮으셨어요!˝ 그 한 마디에 정말 나를 딸처럼 대해주다니...
너무 고맙고 황송하였는데도 미처 감사하단 말씀을 제대로 못드렸었다. 아빠랑 재활치료 병동을 다녀온 그새 퇴원하신 빈 침대를 보며 아주머니를 더 이상 못뵙는다는 그 섭섭함은 오래도록 남았다.

어쨌든 남자 병실이지만 또 보호자는 대부분 여성들이어서(간병인분도) 제법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낯가림이 심해서 커텐을 딱 치고 생활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아빠가 연세가 많아서인지 커텐을 자꾸 걷을 일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짧은 시간이나마 정을 나누게 되는 보호자 어르신들이 종종 있었다.
그 중 엄마를 닮은 그 아주머니는 줄곧 생각나는 아주머니다.

4.
퇴원하려면 이번 주 한 주를 잘 견뎌야 한다.
읽던 책을 다 읽었기에 딸들에게 엄마가 읽었으면 싶은 책 두 세 권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더니 몇 권 가져다 주긴 했다.(<달려라 토끼>, <산책자>, <느끼고 아는 존재> 세 권)
누가 하라고 하면 갑자기 하기 싫듯 책도 읽으라고 정해서 가져다 주니 아무리 딸들이어도 갑자기 싫은 거다.
그래서 주말 아빠 주무시는 동안 외부 서점에 들러 책을 두 권 사가지고 왔다. 그래서 갑자기 일주일에 다섯 권의 책을 읽어야 하는 책冊무가 생겼다. 책탑을 쌓고 보니 좀 부담스럽다.

딸과 부담이란 이야기가 나오니 몇 주 전 막내가 나를 부담스럽게 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다.
녀석은 뜬금없이 나와 남편 뒤에서 ˝엄마, 아빠 혹시 내 운명이 바뀔만한 숨겨둔 비밀이 없나요?˝
응? 없는데....했더니 한 가지라도 말해 달란다.
그래서 늘 하던 거짓말을 들려줬다.
실은 너희들은 쌍둥이가 아녔지. 누가 자신의 아기를 대신 좀 키워달래서 데려오다 보니 쌍둥이가 된 거다!!!
몇 번을 일러줬더니 요즘은 콧방귀도 안 뀐다.
그것 말고 좀 SF적으로다 운명이 바뀔만한 숨겨온 비밀을 들려달라는데 이럴 땐 도대체 어떻게 대답해줘야 하는 걸까?
˝넌 사실 사람이 아니다.....˝
.............또 콧방귀도 안 뀐다.

이제 서서히 10대를 마무리할 정신 연령에 도달하고 있는 것인가?
하지만 저런 질문을 하는 걸 보면 아직 먼 것 같은데....

어쨌든 이젠 정말 글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뭘로 하나?
병원에서의 이번 주 책탑 사진으로 마무리 하련다.
공든 책탑은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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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5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6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4-03-05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심각 진지 감동받으며 읽다가 마지막 막내 발언에 빵 터졌네요 ㅎㅎㅎ 막내 귀여워요!!
책나무님 글 너무 좋네요❤️❤️❤️❤️❤️

책읽는나무 2024-03-06 12:09   좋아요 1 | URL
막내는 막내라서 용서합니다.^^
이제 고3인데 저런 질문을 하다니....

한 번은 애들한테 뭔가 느낌이 와서 친구들이 뭐래? 하고 물었더니 큰아들부터 쌍둥이까지 죄다 친구들이 ˝너 4차원이다.˝라고 하더랍니다.
내 그럴 줄 알았죠.
사실 저도 그런 소릴 들었으니까요.ㅋㅋㅋ

구단씨 2024-03-05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병원 생활, 많이 힘드시죠?
저도 여러 번 병원에 드나들면서, 그 중 대부분은 보호자와 간병의 역할로 머물렀는데요.
글 보다가 많이 공감하고 웃고 갑니다.
병원 생활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져서요. 같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더 이해가 쏙쏙.
그나마 지금은 보호자의 병원 밖 출입이 나아져서 다행입니다. 서점에도 가고.
코로나 때는 진짜 병원이 감옥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빨리 나아지셔서 건강하게 퇴원하시기를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4-03-06 12:05   좋아요 0 | URL
요즘은 몇 달 전 병원에서 생활한 것보다는 훨씬 낫네요.^^
수술직후의 간병은 정말 깜놀했었구요. 그렇게 힘든 것인 줄 몰랐어요.
예전에 엄마도 수술하셨었는데 그땐 아빠가 상주 보호자여서 제가 잘 몰랐었단 걸 깨달았습니다.
구단씨 님도 병원 생활 같은 경험이 있으시군요. 어휴...코로나 때였으면 정말 힘드셨겠어요.ㅜ
그땐 정말 엄격했었지 싶어요.
사실 지금도 상주 보호자가 병원 밖까지 나가도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원칙적으론 안되지 싶은데 보호자들이 넘 갑갑하고 불편한 것들이 많다 보니 몰래 몰래 외출했다가 오는 것 같아요.
원래는 환자 곁을 딱 지켜야 하는 게 맞을 거에요.
가족들 병실 면회도 안되어 1층 로비로 내려가서 면회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덕분에 병실은 조용해서 좋긴 합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퇴원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입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구단씨 님도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잠자냥 2024-03-05 2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울다 웃다 나무 님 글. 😹 수술환자에게는 진짜 걷는 게 중요하죠! ㅎㅎ 저도 재작년 수술하고 나서 앉고 걷고 좀 더 걷기 할 때마다 옆에서 부둥부둥 잘한다 우쭈주하던 거 생각 나네요. ㅋㅋㅋㅋㅋㅋ 아버님도 빠른 쾌유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4-03-06 11:56   좋아요 1 | URL
아...몇 년 전 수술하셨다고 하셨죠?
앉고 서고 걷고.....그 쉬운 동작들이 경이로워지는 순간이 돌쟁이 아가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녔어요. 그 경이로운 행동을 잠자냥 님도 하셨군요.ㅋㅋㅋ
장하십니다. 저도 옆에 있었더라면 박수 쳐줬을 것 같아요.👏👏👏ㅋㅋㅋ
아버지의 쾌유 응원 감사드려요.
잠자냥 님도 집사2님도 육고들도 그리고 자냥 님네 가족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4-03-06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모님이 나이드시다 보니 저도 친구들 만나면 하는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부모님 돌봄에 관한 이야기에요. 세월의 무게를 피할 수 없는 일이니 곧 우리의 일이 될 테고. 그럴 때 자식의 입장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꿋꿋하게 잘 이겨내시는 모습에 많이 배웁니다. 아무쪼록 이번 한 주 잘 지내시고, 아버님 퇴원과 회복이 순조롭게 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넌 사실 사람이 아니다.....˝
책나무님의 이런 고급 유머....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딱 제 스타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4-03-06 11:52   좋아요 1 | URL
제 주변 지인들이나 친구들은 막내가 많아 부모님 편찮으셔서 돌봄과 간병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들어온 것 같아요. 이제 그게 제 나이가 맞닥뜨린 나이가 된 거죠.
들은 말들이 많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처음엔 당황스러워 갈팡질팡 했었네요. 지금은 좀 많이 내려놓아 안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냥 해야 할 도리를 하는 거겠죠.^^;;

저런 질문엔 과연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하나요? 제 딸이지만 가끔은 참...ㅜㅜ
그래도 고심해서 대답해 준 말에 고급 유머라고 해주시니 기쁘네요.^^
식구들은 제 유머를 인정해 주질 않아요.ㅜㅜ
너무 남발해서 그 이상의 유머를 발사해야만 웃어줄까요?ㅜㅜ
그래도 단발 님과 이웃 알라디너 님들이 웃어 주시니 이래서 제가 알라딘을 찾아오게 되는가 봅니다. 으쓱으쓱ㅋㅋㅋ


페넬로페 2024-03-06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송국에 연락 해야겠어요.
여기 인간극장 100회 분의 사연이 있다고요.
슬기로운 간병생활은 또 어떨까요?
내용과 감성이 넘 풍부합니다.
저의 엄마도 요즘 입을 꾹 다물고 음식을 안 드시려해요 그럴때마다 옛날 생각이 나요
입 짧은 자식 먹이려고 엄마가 엄청 고생했거든요 ㅠㅠ
만희 만복이도 참 대견하네요.
엄마가 집에 없어도 잘 지내는 것 같아서요.
이번 주까지 왕창 고생하시고
아버지 건강하게 퇴원하실 수 있도록 응원할께요^^

책읽는나무 2024-03-06 11:39   좋아요 2 | URL
앗! 방송국이요?
이러시면 곤란하겠지만....🤔
알겠습니다.
퇴원하면 곧장 미용실과 피부과를 알아보며 관리 들어가겠습니다.
앗차...100부 시리즈의 사연이 많이 부족하군요? 사연도 억지로 많이 만들어보겠습니다.ㅋㅋㅋ
부모님들 연로해지시니 왜 다들 음식을 드시지 않으실까요?
아빠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먹는 거랍니다. 이것 참....
뭘 어떻게 만들어 드려야 할지? 퇴원하면 저는 그게 가장 부담스러운 과제 중 하나입니다.ㅜㅜ
만희 만복인....쌍둥이라서 지네들끼리 아웅다웅 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면서 방학을 잘 버텨줬네요.
대신 주말에 갈 때마다 거실의 화분 하나씩을 죽여 놔서....ㅜㅜ
암튼 응원 감사드립니다.
페페 님의 어머님도 잘 드셔서 더 건강해지시길 기원합니다.^^

psyche 2024-03-06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님 글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눈물 글썽했다가 웃었다가 했네요. 남은 일주일 조금만 더 고생하시고 나무님 건강도 꼭 챙기세요. 간병하는 일이 무척 힘들잖아요. 아버님께서 퇴원 잘 하시고 회복도 수월하게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책읽는나무 2024-03-06 10:00   좋아요 0 | URL
프시케 님의 이런 저런 생각....저도 프시케 님의 그 생각들에 순간 집중하게 됩니다.
누구나 다 겪고 있는 일들. 페이퍼를 쓰고 보니 혼자 너무 요란했나? 싶기도 하구요.^^;;
암튼 오로지 퇴원 할 날만 기다리게 되네요. 더 힘을 내겠습니다.
지금의 간병은 예전에 비하면 그리 힘들진 않아 엄살을 부리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만....그래도 퇴원은 무척 기다려집니다.ㅋㅋㅋ
프시케 님도 먼 곳 우짜든동 건강 잘 챙기시고 가족들도 무탈하시길 기원합니다.
봄이 되면 올 해도 텃밭 농사 일지가 올라오나요?^^

거리의화가 2024-03-06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님의 말씀과 마음이 뭔지 느껴져서 이 아침에 눈물이ㅠㅠ
어머님을 닮은 아주머니의 사연도 애틋하고요.
저는 아버지가 아프셨을 때 제가 너무 챙기지 못한 것 같아 계속 이후 죄송하더라고요. 부모님을 돌보는 것은 이별이 예정된 한정된 기간의 돌봄이라는 말을 기억하겠습니다.
이번 한 주 잘 보내시고 아버님 잘 회복되셔서 퇴원하시길 응원할게요. 나무님도 잘 챙겨드시길!

책읽는나무 2024-03-06 09:53   좋아요 1 | URL
아침부터 제가 분위기를...ㅜ
마음으로 읽어주셨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도 아버지의 병명에 따라 그리고 제가 만약 직장을 다니고 있었더라면 또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했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러니 후회는 마셔요. 그 때 화가 님은 분명 최선을 다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별이 예정된 부모의 돌봄은 <인간극장>을 보며 전해듣고 저도 크게 공감하게 되었네요.
이번 주 편이 뭐랄까요. 찡한 마음으로 보고 있어요.
화가 님도 직장 다니시랴 많이 피곤하실텐데 모쪼록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얄라알라 2024-03-06 1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10시 35분...?)인데 책읽는나무님 페이퍼 읽다 눈물이 또르르....

공든 책탑 무너지지 않듯, 따뜻하고 효성스러운 그 마음 결코 무너지지 않고 건강과 안녕을 가져오기를 기원합니다!

책읽는나무 2024-03-06 12:16   좋아요 2 | URL
저녁에 써서 올려도 아침에 읽으시니....
우리? 나이대가 감수성이 넘 풍부하여 눈물이 많아지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생각해요.ㅋㅋㅋ

얄라 님의 좋은 말씀 가슴에 잘 새기겠습니다.
얄라 님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2024-03-06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6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6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6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6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6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4-03-06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긴글 보니 너무 반갑네요!
힘든 간병 생활에도 열독하시는 나무님
아버님이 든든하실 것 같아요
저도 기운 모아 드려요!

책읽는나무 2024-03-06 21:45   좋아요 1 | URL
좀 길었죠?^^
며칠 나눠서 쓰다 보니 자꾸 글이 길어져 저도 난감했습니다.ㅋㅋㅋ
퇴원하면 아마도 이렇게 페이퍼를 쓰고 책을 읽고 할 시간이 있을까? 싶어 요즘 병실에서 무리?를 하고 있네요.^^;;

많은 분들의 기운을 잘 받들어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3-10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10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9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10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10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24-03-12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 님!!! 너무 좋아요!!! 야경 보시며 흐뭇해하시는 아버님, 걷게 되고 어깨도 쫘악 펴고 나오시는 아버님, 이제 퇴원을 기다리시는 아버님... 그리고 모든 걸 함께 하는 책나무 님. 돌봄이 여성에게 짐이 될수도 있지만 때론 얼마 안 남은 생의 추억이 될수도 있잖아요. 제 남편도 본인이 자신의 어머니를 병간호 했거든요. 그래서 자주 이야기하고, 드시고 싶다는 거 사드리고, 가시고 싶어 하는데 모셔다 드리고 이랬죠. 어머님 돌아가시고 나니 오히려 남편은 실컷 엄마랑 이야기 했다, 잘 한 것 같다 이러고 누나와 여동생은 여전히 그리워하고 못해준 것들을 생각하더라구요. 살아계실 때 잘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책나무 님!! 좋은 거 많이 드시고 산책도 하시고 건강 챙기셔요!!!

아버님 얼른 다 좋아지시길 바랍니다^^

2024-03-13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4-03-13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ㅠㅠ
돌봄!
아이를 돌보는것과 비슷한듯 다르다는 말씀 뭔지 알겠어요.
책나무님 말씀하시는 에피소드가 모두 인간극장으로 다가옵니다. 아버님 빨리 회복하시길 바래요.

2024-03-13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렇게 써볼까, 저렇게 써볼까,
잠깐의 근황을 써보려는데 이게 뭐라고?
글쓰기 기능이 퇴화되어 짤막한 글도 써지질 않네요.
아마도 시간이 자꾸 흘러 어색함이 쌓여가는 탓도 있겠죠?

아버지의 상주 보호자로 자처한지 석 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뇌종양 선고를 받으시고 작년 12월 중순 뇌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올 1월 초에 퇴원하셔서 삼 주간 집에서 조리를 좀 하시다가 1월 말경 다시 입원하여 현재 항암치료 중이십니다. 덕분에 전 줄곧 아버지 곁에서 상주 보호자 역할을 충실히 이행 중이구요.
전문 지식이 없어 그냥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간병을 해드리고 있는데 한 번씩은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회의감이 들기도 하구요. 때론 끝이 없어 보이는 막막함이 들 때면 나의 50대를 이렇게 시작할 순 없는데? 솔직히 그런 초조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러다 병실에서 멍 때리기 일쑤구요. 또 그러다 어느새 잠 자고 있는 저를 발견해버리죠. 병원에서의 하루는 정말 금방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는 재활치료까지 신청하여 아버지의 치료 스케쥴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더 바쁜 듯 하구요. 까무룩 잠이 든 아빠를 깨워 약 먹을 시간이다, 운동하러 갈 시간이다, 등등 깨우면 번쩍 눈을 뜨긴 하시지만 떡실신이 된 듯한 표정으로 ˝참말로 바빠 죽겠네.˝ 그러시구요. 속으로 아빠를 넘 타이트하게 움직이게 만드나? 뜨끔하지만, 모른 척 하면서 손을 이끌고 나가곤 합니다. 전 상주 보호자니까요.

상주 보호자도 보호자지만 얼마나 남았을지 모를 아버지와의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해야겠다는 맏딸로서의 도에 지나친? 의무감에 사로잡혀 아빠한테 줄곧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합니다.
많이 드셔야 한다.
운동해야 한다.
요즘은 요 두 가지를 입에 달고 살고 있습니다.
‘많이 먹고 운동하기‘ 과제 앞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아빠를 보면서 아, 내가 아빠의 유전자를 물려받아버려 그동안 많이 안 먹고(입이 짧고), 운동도 하기 싫었던 거구나!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했죠.

항암치료를 받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뇌 쪽의 방사선 치료 때문에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느낌을 받는 아빠는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단어나 문장이 퍼뜩 떠오르지 않아 말이 꼬이고, 발음도 어눌해져 아빠는 계속 두뇌가 퇴화되어가는 당신 모습에 허탈하셔서 말수가 줄어들고 있구요.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서점에 달려가 실버 뇌훈련 트레이닝 문제집과 실버용 색칠공부 책과 아이들용 퍼즐놀이를 사와서 하루에 조금씩 같이 문제를 풀고, 화투 그림과 과일 그림 색칠하기도 꼬박 꼬박 하고 있어요.
그럼 시간도 잘 갑니다.
처음엔 하기 싫어서 자꾸 머리 아프다고 내팽겨쳐서 애나 어른이나 공부하는 건 정말 싫은 것중 하나인가 보다. 어쩌면 공부하기 싫어 맨날 미루는 것도 내가 아빠를 닮았구나! 또 수긍할 무렵 아빠는 병원 생활이 지겨우셨는지 조금씩 문제를 풀기 시작하여 지금은 거의 다 풀어갑니다.
˝오! 아빠 잘하네요.˝ 계속 칭찬했더니 아빠는 ˝아빠가 이런 건 잘하지.˝.....애나 어른이나 칭찬은 자신감의 원동력이네요.
국민학교 1학년 때 주말엔 늘 아빠 곁에 앉아 교과서를 읽어주시는 걸 듣고, 뒷장의 문제를 함께 풀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수십 년이 지나고 나니 이젠 제가 아빠의 문제 풀이를 돕고 있습니다. 아빠에게 수업 받던 딸은 중년이 되어 아빠에게 수업을 가르치게 되었네요.
세월 참.....알쏭달쏭하죠?

요즘은 아빠가 주무실 땐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도 조금 생겼습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새도 없이 하는 것 없이 바빴었죠. 아빠도 곁에서 지켜보면서 왜 그렇게 혼자서 바쁘냐고 좀 쉬라고 늘 얘기하시더군요. 아빠가 조금 기력이 돌아오셨구나! 이젠 상황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구나! 싶어 딸을 생각하는 말 한 마디가 조금 감동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의 현시점에 대해 잠깐 생각하며 멍때렸구요.
여자라서 가족들을 돌봄하고 있는 현실은 좀 억울하단 생각이 무지하게 드는 겁니다. 올 해가 지나면 자식들 돌봄이 어느 정도 끝나갈 것 같아 얏호!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돌봄이 다시 시작된 거죠. 끝이 없는 돌봄의 굴레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빠는 집 안에서 쉼없이 바쁜 제가 조금 안타까웠나 봅니다. 그래서 주절주절 하소연을 했더니 다 듣고 나서는 그래도 자식들 어긋나지 않게 잘 키우지 않았냐고, 지금 네 덕택에 내가 살아있고, 세 가족(두 동생네 가족 포함)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위로해 주시는데 글쎄요? 그닥 큰 위로는 되지 않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딸을 생각하는 그 마음은 알 것 같더군요.

요즘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인해 의료진들의 파업 소식 때문에 병실 복도를 걸으면 마음이 무겁고 심란합니다. 정말 급한 환자를 제외하곤 입원 환자를 받질 않으니 비어 있는 병실이 많습니다. 북적하던 병실과 쉼터엔 환자와 보호자들이 그닥 보이지 않습니다. 3인실에 입원해 있는지라 옆 침대에도 그렇게 입퇴원이 잦아 밤잠을 설치곤 했었는데 지금은 3인실을 1인실처럼 쓰고 있네요. 그래서 조용하게 책을 읽을 시간이 확보되기도 했습니다만, 정작 아파서 병원을 오지 못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 소식을 접할 때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도 하구요. 그나마 아빠는 12월에 수술을 받으신 게 다행스런 일이란 생각도 하구요.
빨리 원만하게 모든 게 잘 풀렸으면 싶네요.

요즘은 모든 마음을 다 내려놓고 아침에 눈을 뜨면 그저 ‘하루‘를 삽니다. 아빠의 병은 완쾌가 어려운 병 중의 하나라 이것 저것 생각하다 보면 답은 없고 마음만 심란해지는터라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자! 그렇게 마무리 짓습니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자.
그게 요즘 삶의 목표가 되었달까요?

병원에서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아오는 걸 지켜보았고 이젠 테라스에 심겨진 매화 나무에 핀 매화꽃을 보고서 봄이 온 걸 깨닫습니다. 올 봄 매화꽃의 개화시기가 열흘인가? 앞당겨졌다고 하더니 병원 안의 매화꽃은 그것보다 훨씬 더 빨리 피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미 다 졌구요.
이젠 병원 내 산책로에 심겨진 벚나무의 꽃이 언제 필지? 기다리게 되네요. 올 해 벚꽃도 2주 정도 일찍 개화할 거라고 하던데.....병원이라도 봄소식은 많이 설레며 기다려집니다.

오랜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는 걸까요?
병원에서도 책 읽기 전 인증샷 찍기 놀이는 계속 하게 되네요.
몇 달 전에 비한다면 지금은 제가 정신을 많이 차렸단 뜻이겠죠? 그땐 아빠랑 둘이서 손 잡고 울기 바빴었는데 지금은 하루 하루 병원생활 지겹다, 병원 밥 지겹다...그러고 있네요.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가면 또 얼마나 바빠질지 그 걱정은 뒤로한 채 현재의 병원에서의 지겨움을 쏟아냅니다.
다음 주 드디어 퇴원한다. 기뻐하고 있었는데 아까 물어보니 아직 일주일은 더 있어야 된다는군요.
장기입원 환자인 아빠는 VIP 환자라고 유난히 애교가 많고 눈이 예쁜 간호사가 농담을 던지고 갔네요.
그래서 책 읽기 전 인증샷 한 번 또 찍고 아빠 주무시는동안 책을 읽습니다. 진도는 빨리 안나가지만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단 생각이 드네요.

오늘 비가 오고 난 후 또 추워진답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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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3 0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2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자 2024-03-05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근황 감사합니다 저도 자주 들어오진 않아 상주보호자가 되신 건 지금에서야 알았네요. 쉽지 않을텐데 보호자로서 책나무님도 지치지 않고 하루의 순간 순간에 충분한 휴식의 시간이 있길 바라요. 아버님의 쾌차도 바랍니다. 바쁘시겠지만 종종 소식 들려주세요. 사랑합니다!

2024-03-06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니와책친구들 2024-03-08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북플에 못 들어왔더니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아버님 치료 잘 받으셔서 좀더 오래 나무님 곁에 계셔주시길 기도할게요. 나무님도 몸과 마음 잘 챙기시길 바라고요. 🙏

2024-03-08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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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수없이 하고 싶지만 참아야 하는 책.
밑줄로 인해 책 페이지가 죄다 새까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네카는 절제 없는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절약과 박애주의의 신념을 지니고있다는 이유로 조롱받았다. 생각하는 것과 실제 살아가는 방식의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은행가이자 철학자인 그 양가적 인물로부터 뭘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토록 조롱받던 그의 글은 오늘날에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가 쓴 <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서구평화주의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는 이렇게 쓴다. 

"우리는 개인의자살을 단죄한다. 그런데 사람들을 몰살하는 영광스러운 범죄인 전쟁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우리는 사형에 처해야 할 행위를 찬양한다. 장군의 휘장을 두른 자들이 저지른 일이라는 이유에서 말이다. 공권력은 개인에겐 금지된 것을 명령하고, 의회의 결정과 서민에 대한 법령을 수단으로 폭력이 행사된다. 인간은, 동물 중에 가장 사랑스럽지만,
전쟁을 하고 자식에게 그 전쟁을 물려주는 걸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이 텍스트들은 수 세기가 지났음에도 놀라운 진실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재창조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우리가 그리스와로마 이래로 우리의 상징과 사유와 혁명을 끊임없이 재활용해왔기 때문이다. - P469

사실 19세기가 되어야 제목을 통해 독서를 유인했다. 신문, 시장,
경쟁이 강화되면서 독자의 관심을 끌 필요성이 생겼고, 작가는 책 표지를 통해 유혹을 시작했다.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아름답고 대담한 제목이 나타났다. 여기에 그 목록을 간략히 제시해본다.

고밀도의 시적 제목들:
카슨 매컬러스(Carson McCullers)의 「마음은외로운 사냥꾼」,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ias)의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 P455

이스마일 카다레(Ismail Kadaré)의 <죽은 군대의 장군>

아이러니한 제목들: 
아우구스토 몬테로소(Augusto Monterroso)의 <전집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 (Obras completas (Y otres cuentos)>
존 케네디툴(John Kennedy Toole)의 <바보들의 결탁>, 
조르주 페렉의 <인생 사용법>
앙헬리카 고로디스체르(Angelica Gorodischer)의 <나쁜 밤과 암컷넣기(Mala noche y parir hembra)>
레이먼드 카버의 <제발 조용히 좀 해>

불안을 낳는 제목들: 
오에 겐자부로의 <짓밟히는 싹들>,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처녀들, 자살하다>, 
체사레 파베세(Cesare Pavese)의 <죽음이 다가와 네 눈을 가져가리 (Verra la morte e avrà i tuoi occh)>, 
하퍼 리의「앵무새 죽이기」, 
레일라 게리에로(Leila Guerriero)의 <세상 끝의 자살(Los suicidas del fin del Mundo)>, 
마르타 산스(Marta Sanz)의 <거짓말쟁이(Perra mentirosa)>

뜻밖의 수수께끼 같은 제목들: 
엘리자베스 스마트(Elizabeth Smart)의 <중앙역에 앉아서 울다 (By Grand Central Station I Sat Down andWept)>,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우리들의 어제(Tutti i nostriieri),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Juan Gabriel Vásquez)의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비밀이 감지되는 제목들: 
후안 헬만(Juan Gelman)의 「나는 당신을사랑한다고 말해야 했다(Debí decir te amo)」, 
아나 마리아 마투테(AnaMaria Matute)의 <사람이 살지 않는 낙원(Paraiso inhabitado)>, 
이시도로블라이스텐(Isidoro Blaisten)의 <우울함에 갇힌(Cerrado por melancolia)>, - P456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시대>, 
루이스 란데로(Luis Landero)의 <뒤늦은 나이의 장난(Juegos de la edad tardia)>, 
로사몬테로(Rosa Montero)의 <너를 다시 보지 않겠다는 우스꽝스러운 생각(Lavideal and nevereraverte)>.

좋은 제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미스터리다. 때로는 "태초에말씀이 있었다."라는 표현처럼 제목이 먼저 떠오르고, 이후에 책 전체가 언어의 빅뱅처럼 확장되기도 한다. 또 때로는 작가의 우유부단함 속에서 오랫동안 괴로움을 당하기도 하고, 어쩌다 들은 구절에서예상치 못한 제목을 발견하기도 하고, 영감을 받은 제삼자가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제목을 둘러싼 여러 가지 유명한 일화가 있기도 하고,
친구나 편집자 등의 도움으로 제목을 찾는 경우도 있다. 톨스토이는<전쟁과 평화> 대신에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어했다. 보들레르는 <악의 꽃>을 "레즈비언"으로 부르고자 했다. 오네티(Juan Carlos Onetti)는 <더 이상 상관없을 때(Cuando ya no importe)> 대신에 "대저택"을 고려했다. 볼라뇨(Roberto Bolaio)는 "개떡 같은 폭풍" 대신에 다른 이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칠레의 밤」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드물긴 하지만, 자유로운 번역을 통해 작가도 생각지 못한 제목이나타나기도 한다. 존 포드는 영화와 소설에서 동일한 제목으로 쓰인 <수색자>라는 작품을 고전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익명의 스페인 배급사는 새로운 영감을 얻어 <사막의 켄타우로스>라는 기막힌 제목으로 작품을 개봉했다. 
레일라 게리에로는 책 제목은 기발한 단어의체가 아니라 "이야기의 심장에서 뗄 수 없게 접합"되어 있기에 적확한 제목을 찾아낼 때면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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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1-06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우 위험한 책이겠군요...

책읽는나무 2023-11-07 15:39   좋아요 0 | URL
매우..ㅋㅋ
위험할 수도 안 위험할 수도..
하지만 재밌는 책이었어요.^^

그레이스 2023-11-15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입니다.
밑줄 긋다 보면 새까매지는 ...ㅎㅎ

책읽는나무 2023-11-15 16:25   좋아요 1 | URL
그죠, 그죠!!!^^

근데 시간 지났다고...기억이 많이 사라지고 있네요.ㅜ
책을 왜 읽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