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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2.0 - 혁신학교를 넘어 학교혁신으로
박일관 지음 / 에듀니티 / 2014년 10월
평점 :
"나무야! 우리 희망교육 강의 들으러 안갈래?"
작년봄이었나? 가물한데 친구 하나가 생전 들어보지 못한 희망학교 어쩌고 해서 의아해서 무식한 나는 "그게 뭔데?"되물었던 적이 있었다.친구는 혁신학교에 대한 설명을 전화기에 대고 간단하게 설명을 해줬지만 그날은 바빠서 다음에 꼭 가마! 그래놓고 내볼일을 보았었다.
그러고 나서 한 번 더 희망교육 강의가 있노라고 또 가자고 전화가 왔었는데 또 볼일이 생겨 약속을 못지켰는데 그후로 혁신학교가 도대체 뭔지 궁금해지더라!
그러고 친구를 한 번 따로 만난적이 있어 내가 궁금해서 또 물었다.
친구는 전북쪽에서 시작한 말 그대로 학교를 혁신하는 교육이라고 얘길하고 혁신교육을 시도한 몇 몇 학교들의 사례를 동영상으로 보고서 가슴이 뭉클하더란 얘기도 전했다.그리고 이친구는 전북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고도 했다.물론 이친구는 꼭 혁신학교가 이유가 아니기도 하다.고리원자력 수명연장반대 환경운동도 했던 친구라 6월 18일인지 확실히 날짜가 기억나질 않지만 수명연장이 공고된다면 자신은 이도시를 떠나 전주로 이사를 갈 것이라고 맨날 맨날 이야기 했던 것이다.(자기가 생각하게에 동서남북으로 원자력 피해가 없는 도시이고,혁신학교 교육도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나는 이친구를 한 번씩 만나고 나면 뒤통수를 한 대씩 얻어맞는 느낌을 받곤 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날도 혁신학교가 문제가 아니고 원자력의 공포때문에 아~나도 전주로 이사 가야하나? 심히 불안했었다.
그후로 고리원자력은 수명연장취소를 공포하여 나는 내친구를 잃지 않고 있긴하다만,친구는 혁신학교,희망교육에 대해서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그리고 나도 좀 그러하다.
혁신학교에 대한 강의를 직접 들어보질 못하여 자세히 알지 못하던차라 도서관에서 희망교육이란 제목의 책을 발견하였는데 그중 이책을 먼저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이책은 저자 박일관 장학사가 2010년 김승환 교육감이 당선된 이후 전북교육청에서 혁신교육을 시도하여 책을 쓴 시점까지 101개의 학교의 4년동안의 혁신교육을 시도하여 쓴 사례서에 가까운 책이다.
혁신학교는 대안학교가 아니다. 대안학교가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지만, 대안학교처럼 공교육 밖에서 '대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 체제안에서 공교육 전체를 바꾸려는 시도로써 모델학교나 선도학교를 자임하는 학교다. '학교혁신'이라는 공교육 정상화 프로젝트의 선두에 서서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선두 기러기'같은 학교다.(22쪽)
나도 처음엔 혁신학교는 일종의 대안학교인가?짐작을 했었다.헌데 대안학교가 아닌 공립학교에서 시행하는 교육이라하여 무척 매력적이었다.
작년 겨울 큰아이가 중학교 배정을 선택해야 시점에서 아이와 우리 부부는 공립을 정할 것인가?사립을 정할 것인가?두고 고심했었다.사립을 보내면 왠지 교사들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지 않을까?싶었다.왜냐하면 내가 사립 중,고를 나왔던지라 크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특히 남학생들은 사립을 보내는 것이 더 좋다라고 주변 지인들의 얘기도 크게 작용했었다.하지만 작년 중학교적 은사님을 찾아뵌적이 있었는데 은사님은 사립을 보내지 말고 공립을 보내라고 조언하셨다.사립의 선생님들은 어쩌면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가 큰지라 자기 스스로 공부가 잘 안되더라고 당신의 경험을 말씀해주셨다.이런 저런 고민을 오랫동안 했지만 결국은 아이 스스로가 원하고(같은 초등친구들이 많이 간다고!) 집 가깝다는 큰 이유 때문에 공립을 보냈다.
그래도 중학총회때 가서 살짝 들어보니 아이의 중학교도 마침 희망맞이학교를 올해부터 시행한다고 얘길 하여 귀가 번쩍 뜨여 보내길 잘했구나! 싶었다.
이곳은 희망학교(혁신학교가 희망학교로 명칭을 바꿨다고 들었다.)가 초등 두 곳,희망학교 전의 단계인 희망맞이학교가 중학교를 포함하여 여섯 곳이 있다.
대체 그런 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꾼다는 말인가?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다루겠지만 , 전북에서 혁신학교를 통해 만들어가고자 했던 공교육의 새로운 표준은 대략 이랬다. 먼저 상명하복의 관료주의 체제를 모두가 참여하는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한다. 학교장 중심의 의사결정체제를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체제로 만들고, 교사는 물론 학부모와 아이들의 의견까지도 존중하는 인간중심의 따뜻한 학교문화를 만든다.(30쪽)
우리가 주목한 것은 관계가 따뜻한 학교였다. 지난 3년 반동안 100여 개 혁신학교를 컨설팅하면서 느낀 점은 의외로 관계의 중요함이었다. 따뜻한 인간관계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할 뿐 아니라 학교혁신의 출발점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리 하드웨어가 좋고 소프트웨어가 훌륭해도 관계가 깨지면, 그 어떤 것도 의미를 둘 수 없었다. 예컨대 교장과 교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선배와 후배, 교원과 학부모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협력하는 관계일 때 사소한 것도 의미 있게 실천될 수 있다.(38쪽)
우리가 바꾸고자 한 관계의 핵심은 기존의 통념을 넘어선 전도된 섬김과 보살핌이었다. 윗사람이 아래사람을, 강자가 약자를, 많이 하는 사람이 적게 아는 사람을 섬기는 것이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섬기는 것은 복종이다. 학생이 교사를 섬기고 교사가 교장을 섬기는 것은 섬김이 아니라 복종이다. 우리는 교장이 교사를 섬기고 교사가 학생을 섬기는 따뜻한 관계를 꿈꾸었다. 섬김은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에서 나온다.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기존의 문화와 관행에서 교장이 교사를, 교사가 학생들을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그 관계의 뒤집기야말로 혁신학교가 바꾸고자 한 문화의 핵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38,39쪽)
이론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을터인데도 전북의 혁신학교들은 서서히 변화하여 지금 경남의 학교들도 조금씩 움직이려 한다.혁신학교는 실은 전북보다 경기도쪽에서 먼저 시작한 듯하다.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당선되면서 공교육의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중이다.나도 그리하여 지난 선거때 진보 교육감을 뽑았었다.헌데 작년 말쯤부터 보수 도지사는 진보 교육감에게 더 구체적인 감사를 받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급식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여 지금까지도 의견들은 화합이 되질 않고 대립중에 서 있다.학부모들 입장에선 이것은 정치적으로 교육감을 끌어내리려는 행각으로 비춰지고 평등하게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도청을 찾아가고,시청을 찾아가서 항의를 하고 있다.나도 몇 번 집회를 다녀왔고,아파트 베란다에도 '의무 교육,의무 급식'이란 펼침막을 내걸고는 있는데 이싸움은 참 힘겹다.
학부모도 학부모들이지만 나는 교육감님이 참 안타깝다.새뜻을 교육에 미처 펼칠 시간 없이 정당겨루기에 더 시간과 체력이 낭비되니 답답할뿐이다.
그래서 늘 경남은 전국에서 교육은 꼴찌다.내가 살고 있는 이도시는 경남에서도 꼴찌라는 소리를 들었다.성적 수치가 다는 아니다,아이가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생각하여 전국에서 꼴찌라고 한들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그동안 아이들 밥을 편안히 먹이다가 심적으로 불편하게 밥을 먹이고 공부를 더 많이 강요하고 규제한다면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힘겹다.(전국 꼴찌라고 해서 공부를 아예 등한시 하는 것도 아니다.학구열이 높은 곳에서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공부를 시키고 있는 곳도 많다.)
그래서 더욱더 혁신학교 교육을 시행하는 쪽으로 눈길을 두게 되는 것같다.
예전엔 경상도에서 사는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 언제부턴가 경상도에서 살아가는 것이 불행이라고 생각하곤 한다.정치퇴보, 교육퇴보!!
아~ 교육은 퇴보가 아닌 제자리걸음일지도 모르겠다.이제 앞으로 뛰어가기 준비운동쯤으로 해둬야겠다.작년과 다르게 조금씩 달라진 교육행정이 눈에 보이긴 한다.내손으로 뽑은 교육감이 어서 교육에 더 많은 일을 추진하여 경남도 좋은 교육의 본보기가 되었음 한다.
이책은 학부모 보다도 어쩌면 교장선생님과 교사들 교육행정업무를 보시는 분들이 읽으면 더 적합한 책이지 싶다.직접 혁신학교를 운영해본 교사들의 경험담과 학생들의 경험담들도 있으며 혁신학교를 운영한 취지와 방법들이 실려있기에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우리동네 교육종사자들이 더 많이 읽어 학생들에게 많은 시도를 해보았으면 싶다.교문앞에서 학생들 한 사람,한 사람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안아주는 중학교 교장선생님 얼마나 멋진가!아~물론 이곳에도 멋진 초등교장선생님이 계시긴 하다.평소에도 교통도우미를 하시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양복바지 걷어부치고 아이들 등교시간에 인솔하면서 교통도우미를 하시는 교장선생님이 계셔 학부형들이 감동받았다는 전설이 있다.나는 아직 그 교장선생님을 한 번도 못뵈었지만...그런 전설이 더 많이 들리길 바라고 내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장선생님들도 교사를 섬기고, 내아이의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섬겨서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고 진정 학교 다니는 것이 너무 좋아 죽겠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