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초등생 시절 읽었던 동화책을 네 살 터울인 둘째들이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시간이 벌써? 문득,내가 나이를 먹은걸 또 절감하게 해주는 책이었던 것이다. 큰아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무섭다고 앞으로 무서운 책은 빌려오지 말라고 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아마도 그시절 아이의 초등학교에 도서도우미 봉사활동을 해주던 때였던 것같고,문학동네 시리즈 책들이 재밌대서 순서대로 대출해서 읽히던 때였던 듯하다.그러니까 이 책은 반달문고 25번 ‘귀신새 우는 밤‘이란 제목의 아마도 중학년(3,4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읽는 책이다.둘째들이 도서관에서 빌려왔길래 그 시절이 생각나 ˝이 책 오빠가 무섭댔는데!!˝미리 예고해 줬더니 딸들은 바짝 긴장하며 읽었다.반응을 보니 딸들도 무섭단다.이쯤되니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싶어 내가 잡고 읽어 보았다. 어디? 어떤 대목에서? 누구 때문에? 대체 무슨 일로?그런 의도로 살쾡이 같은 눈을 부라리며 책을 바투 끌어당겨 독서를 시작하니 음.....아이들의 반응들이 실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책을 다 읽고 나니 그림 때문이었던건가?싶어 물어보니..큰녀석은 이제 고등학생이 될꺼라고 건성으로 책제목을 눈으로 훑더니 무서워 했었다는 사실도,심지어 이 책을 읽었었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엄마인 내가 기억하고 있었다는게 천만다행이었다.녀석의 과거와 추억이라는 것은 일정부분들 먼지가 되어버린지 오래...하지만 딸들은 현재 진행형이니 대화의 힘은 크다.내용은 좀 슬프고,그림에 등장하는 귀신 친구들이 무섭단다.하지만 결말은 좋게 끝나서 다행이란다.책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나름의 이유로 조금씩 외로움을 느끼는 친구들인데 나름의 이유로 이 아이들에게 귀신들이 찾아와 놀아주고,이별을 한다는 내용이다.얼마나 외로우면 귀신을 등장시켜 외로움을 달래줄까?싶은, 조금 섬뜩한 납량특집극 처량한 동화인데 개인적으로 그림 때문에 동화가 눈길을 끄는 것같다.그림이 익살스러우면서도 나름 좀 무섭다.아이들의 책을 읽을적엔 늘 동화작가나 그림작가들의 소개란을 유심히 들여다 보는 버릇이 있다.대부분 소개란에서 느끼는 이미지와 동화의 글이나 삽화 그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얼추 비슷한 느낌이 있어 맞아 떨어지면 나름 그걸 즐거워하는 습관이 있다.책 날개에 실려있는 그린이 오윤화 작가의 소개란이 독특하고 귀엽다.‘피부는 건성이고 고기를 좋아해요.말이 필요 없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즐겁게 노력 중이랍니다. 다음에 태어나면 절대음감을 가진 명탐정이 되고 싶어요‘갑자기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셜록이 떠오르는데 혹시??암튼,소개란이 너무 마음에 든다.소개란처럼 그림이 작가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같다.비록 아이들은 그림이 무섭다고 했지만!!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