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왜 순식간에 망했을까요?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영국에 졌기 때문일까요? 한 나라의 역사가 단 한 번의 전투 패배 때문에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누적된 잘못이 전투의 패배로 이어질 때만 나라가 망합니다.

스페인은 오랫동안 외적의 지배를 받은 식민지였습니다. 1492년 처음으로 외적의 지배를 물리치고 독립 국가가 됐습니다. 또 무려 800년 가까이, 정확히 780년간 이슬람 국가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런 나라가 갑자기 세계 최대 강국이 돼 ‘팍스 에스파냐’ 시대를 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스페인이 느닷없이 세계의 대제국이 됐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이슬람 제국의 식민지였지만, 그 기간에 많은 걸 배우고 익혔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럽은 중세 암흑기의 시대였지만, 이슬람은 달랐습니다. 과학과 기술, 문화가 유럽을 압도할 정도로 수준이 높았습니다.

파올로 코엘료는 "행복이란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을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라고 했지요. 그런 말을 생각하게 된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게다가 스페인은 평균 해발 660미터로, 스위스 다음으로 고지대 국가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산맥은 역시 유럽에서 스페인으로 들어가려면 꼭 넘어야 하는 북쪽의 피레네산맥입니다. 동서로 가로놓여 프랑스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평균 1,500m의 높이로 스페인을 여타 유럽대륙과 분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 모양은 다릅니다. 이베리아반도는 소의 모양입니다. 한반도는 아시다시피 호랑이나 토끼 형상입니다.

어떻든 스페인은 지역적으로 언어와 민족이 달라 지방색이 강합니다.

스페인 국기는 1785년 카를로스 3세가 제작하고 이를 왕령으로 공포한 것입니다. 국기의 황금색은 국토를, 적색은 국토를 지킨 피를 상징합니다. 이름은 로히괄다(Rojigualda)입니다. 4등분 된 방패 문양 속의 왼쪽 위에 있는 성채는 카스티야 왕국을, 오른쪽 위 사자는 레온 왕국을, 왼쪽 아래 네 개의 적색 세로줄은 아라곤 왕국을, 오른쪽 아래 황금색 쇠줄은 나바라 왕국을 각각 나타냅니다.

또 스페인은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을 49개나 갖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가장 먼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1984년으로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과 왕궁, 카사 밀라가 그것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밖에 카탈루냐 음악당과 상 파우 병원도 문화유산입니다. 세고비아의 구시가지와 로마 수도교, 톨레도의 구시가지, 세비야의 대성당과 중남미 원주민들에 관한 고문서관,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과 헤네랄리페, 알바이신 등 3곳, 코르도바의 구시가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구시가지, 알타미라 동굴 등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있습니다. 이탈리아, 중국, 독일에 이어 프랑스와 공동 4위입니다(2023년 기준).

마지막으로 다른 점은 스페인은 역사 발전단계에서 봉건제를 겪었지만 우리는 겪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봉건제에서는 봉건 영주의 권한이 막강해서 분권적 경향이 강하고 때로는 왕권보다 더 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봉건제를 겪지 않았기에 분권적 경향이 약합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기원이 다양하다는 것은 청각적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언어가 다릅니다.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입니다. 카스티야 지방의 언어가 표준어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스페인의 중심부에 있는 카스티야 왕국이 스페인 통일의 주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양쪽에 있는 기둥은 ‘헤라클레스의 기둥’으로 지브롤터와 세우타를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페인도 우리나라처럼 반도입니다.

인구와 민족뿐만 아니라 각 지방의 지형과 기후도 서로 다릅니다. 스페인은 ‘무척추 스페인’이란 별칭처럼 나라의 중심을 이루는, 척추처럼 남북으로 이어지는 산맥이 없는 지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척추만 없을 뿐, 동서로 뻗은 산맥과 나라의 옆쪽에서 남북으로 뻗은 산맥들, 그리고 거기서 흘러나온 산줄기는 꽤 많습니다. 전 국토의 ⅓이 산지라서 유럽에서는 스위스 다음으로 산이 많은 나라입니다.

스페인은 정말 다양한 나라입니다. 다민족, 다언어, 다종교 국가입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에 끼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베리아족과 켈트족, 게르만족, 아랍족에다 집시 등 여러 민족이 같이 사는 다민족 사회입니다. 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페인어뿐 아니라 3개의 공용어가 더 있습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 등 종교도 오랫동안 공존했습니다.

스페인은 다민족국가로 각 지방의 인종이 다릅니다. 카스티야인, 카탈루냐인, 안달루시아인, 갈리시아인, 바스크인 등으로 나뉩니다. 이민의 물결을 따라 이 나라에 들어온 사람들의 자손들

인구는 2023년 기준으로 4,835만 명입니다. 한국은 5,171만 명이니 스페인이 땅덩어리는 우리보다 훨씬 크고, 인구는 약간 적다는 얘기입니다.

각 지역의 기후도 북쪽은 연중 서늘한 기후입니다. 연평균 기온은 14℃ 정도로 북부를 북동부와 북서부를 나눌 수 있는데 바스크와 아스투리아스, 나바라, 리오하, 아라곤 자치주 등이 있는 북동쪽 스페인은 ‘태양 없는 스페인’으로 불립니다. 잿빛 하늘에 비가 많고 녹색 목초지와 그 사이를 흐르는 맑은 시내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문화나 지형, 주민들의 성격 등이 남쪽과 확연히 다릅니다.

반도의 동쪽으로 피레네산맥과 지중해 사이에 카탈루냐 자치주가 있습니다. 지중해를 따라 위아래로 뻗어 있어 온화한 기후에 수량이 풍부한 강들이 많아 스페인에서 가장 비옥한 곳입니다.

북서쪽은 더 다릅니다. 굴곡이 심한 화강암 해안, 대서양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차고 습한 안 개, 푸른 언덕과 골짜기들, 겨울의 폭풍을 이겨내기 위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밭과 슬레이트 지붕들입니다. 산티아고 성지 순례의 종착지인 갈리시아 자치주의 얘기입니다.

기후는 스페인의 역사와 더불어 지역민의 기질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지역민의 특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있습니다.
"낙천적이고 유머 감각이 많으며 허풍이 심한 안달루시아인은 기도를 하고, 명예에 집착하며 일을 경시하는 카스티야인은 꿈을 꾸고, 거칠고 부지런하고 근면한 바스크인은 일을 하고, 경제관념과 이익에 밝아 구두쇠라는 별명이 있는 카탈루냐인은 저축을 한다."

스페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영국보다 먼저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나라, 무적함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영국에 패배한 나라,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등입니다. 또 투우, 플라멩코, 축구, 피카소 등도 있습니다. 어두운 기억도 있습니다. 남미 대륙의 원주민인 인디오를 학살한 나라, 독립을 외치는 바르셀로나가 있는 나라, 2012년 경제위기를 겪었던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중의 한 나라 등입니다. 모두 스페인의 일면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각도에서 스페인을 살펴볼까 합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점, 다른 점을 중심으로 말입니다.
먼저 비슷한 점입니다. 스페인은 민족성과 지형 및 역사에서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대략 5가지입니다.
첫째는 외적으로부터의 침략과 식민 피지배의 경험입니다.

넷째는 스페인도 우리처럼 오랜 독재로 국민의 고통이 상당했습니다.

두 번째로 다른 점은 스페인은 대제국이었던 나라라는 점입니다. 영국보다 앞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릴 만큼 영광을 누렸던 대제국입니다.

스페인의 정식 국가명은 에스파냐 왕국(Reino de Espana)입니다. 영어로는 스페인 왕국(Kingdom of Spain)이고, 국왕이 있는(지금은 펠리페 6세)입헌군주국이며, 내각책임제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정치체제입니다.

마드리드의 평균 기온은 겨울이 6℃, 여름은 30℃ 정도입니다. 반면 남부의 안달루시아 자치주는 여름에 몹시 더워 40℃를 넘기도 하며 비가 적어 습도가 낮고 건조합니다. 푸른 하늘과 올리브나무, 포도밭에 내리쬐는 태양 때문에 ‘태양의 땅’으로도 불립니다. 뿐만 아니라 이슬람교도인 무어족의 건축물과 플라멩코(Flamenco)의 정열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세비야와 코르도바, 그라나다라는 세 개의 큰 도시가 있고, 그 외 카디스와 말라가, 알메리아, 하엔 등의 도시가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둘째는 끈질긴 저항 정신과 독립 투쟁입니다. 그리 오래 식민 지배를 받았으니, 독립의 열망이 오죽했겠습니까?

노후를 보내기 가장 좋은 곳이라든가 다시 한번 찾고 싶은 나라 1위 등의 설문조사도 있습니다. 또한 스페인에서는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이들의 관광산업은 국가 전체 GDP의 약 12%를 차지하고, 자국 무역 적자의 65%를 해결해 주는 효자 산업입니다. 참고로 한국의 스페인 방문객은 2023년 기준으로 43만 4,372명이었습니다.

세비야 대성당에서 콜럼버스 묘를 4명의 국왕이 메고 있는데, 그 나라가 바로 이들 나라입니다. 석류꽃은 그라나다를, 중앙의 나리꽃 세 개는 현재의 왕실인 부르봉 가문을 뜻합니다. 방패 문양 위의 왕관은 왕실의 관으로 왼쪽 기둥 위에도 있으며, 오른쪽 기둥 위의 왕관은 황제의 관을 나타냅니다.

스페인의 정식 나라 이름은 에스파냐 왕국입니다. 그러면 왜 에스파냐라고 이름을 붙였을까요? 이베리아반도의 라틴어가 ‘히스파니아(Hispania)’입니다. 로마인들은 ‘히스파니아’라는 말을 지금의 스페인에만 사용하지 않았으며, 포르투갈과 안도라, 프랑스 일부를 포함하는 반도 전체를 가리키는 데 사용했습니다. 즉 이베리아반도가 히스파니아입니다. 그런데 라틴어가 스페인어로 진화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에스파냐’로 변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세 가지가 크게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첫째는 오랜 식민지 시절의 문화를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유산으로 간직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그 유산을 자신들의 관광 자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게 스페인 관광산업의 경쟁력으로 작용해 지금은 스페인인 관광객 수나 관광 수입이 세계 2위의 관광대국으로 이끌었다는 생각입니다.

스페인어는 스페인 및 중남미 20여 개국에서 약 4억 명의 인구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세계 공용어 중 하나입니다. 유엔(UN)의 5대 공용어가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인데 여기에 스페인어가 당당히 들어가 있습니다. 사용자 수에 있어서도 중국어와 영어에 이어 세계 제3위의 언어입니다. 미국에서도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남서부 지역과 마이애미를 포함한 플로리다주 지역, 그리고 뉴욕 등 북동부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역에서 영어와 함께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전 지역에서 사용되는 스페인어인 카스테야노 말고도 세 개의 공식 언어가 별도로 있습니다. 북서쪽의 갈리시아 지방에서 사용되는 가예고(gallego), 북동쪽의 카탈루냐 지방에서 사용되는 카탈란(catalan), 중북부의 바스크 지방에서 사용되는 바스크어(vascuence)가 그것입니다. 스페인 헌법은 카스테야노가 아닌 다른 언어도 자치주의 법령에 따라 그 지역의 공식 언어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스페인의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카스테야노)지만 지역에 따라 두 개의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마치 소(牛)처럼 생긴, 서유럽 남부의 이베리아반도에 있는 스페인은 영토 면적이 50만 5,990㎢로 대한민국의 5배, 북한까지 합친 한반도로 따지면 우리나라의 2.3배입니다.

셋째는 스페인도 우리나라처럼 3년간의 내전으로 동족상잔을 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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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끔은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나 희미하게 느껴지는 심장박동처럼 전혀 의식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다 걱정이 생기면 불안함을 느끼면서 이유도 모른 채 투쟁 도피 반응을 보이게 된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기록이다. 생각을 기록하려고 하면, 맨 처음에는 단어로 옮겨 적는 것마저도 매우 힘들게 느껴진다. 생각에는 언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 오래된 추억, 음악, 이미지 등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걱정이 지나친 사람들은 부정적인 결과를 떠올릴 때 주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가능성을 과대평가하거나 재앙화하는 것이다. 걱정하는 일이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혹시나’ 일이 잘못될 가능성을 과대평가한다.

반추는 말 그대로 비생산적이다. 우리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보다는, 불안과 죄책감 또는 압박감을 조장한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것은 거대한 산을 움직이려고 힘을 쏟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산이 그곳에 있듯 과거는 이미 정해져 있고 움직일 수 없다. 이미 정해진 현실을 밀어내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고통만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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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치료cognitive therapy는 걱정을 이루는 구체적인 생각에 초점을 맞춘다. 두려움을 느끼는 그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을 강조하는 것이다. 불안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개인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걱정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다 보니 정말로 필요한 때에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결국엔 끊임없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제자리에서만 맴도는 것이다.

투쟁 도피 반응은 외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발생하는 반응이다. 이 반응에는 ‘뭔가 해야겠다’라는 욕구가 숨겨져 있는데 욕구의 아래에는 자신의 주위 환경을 제어하겠다는 본능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비효율적인 걱정을 하면서 다가올 미래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려고 하는 본능은 문제가 된다. 앞날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대비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앞날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불안은 삶의 자연스러운 형태일 뿐 아니라 개인과 집단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불안은 위협을 느낄 때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신체는 즉각적으로 행동을 취할 준비를 하는데, 바로 그때 불안은 우리 몸에 일련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를 가리켜 투쟁 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라고 한다.

걱정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에 대한 반응이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어떤 제한도 없기 때문에 걱정은 무한대의 가능성을 가지고 커져간다.

과거에는 사고를 통제함으로써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강제로 통제하면 할수록 오히려 생각은 더욱 확장될 뿐이다. 어떤 일에 대한 사고가 확장되다 보면 자연스레 앞으로 닥쳐올 일을 예견하고 판단한다. 당연히 안 좋은 결과도 같이 상상하게 될 수밖에 없다. 사건이 유발한 상징과 이미지가 그 사건 자체라는 환영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워야만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진심으로 마음의 안정을 원한다면 미리 생각하고 판단해버리는 습관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

많은 사람이 계획을 세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걱정과 혼동한다.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사람들은 걱정을 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유용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걱정이 심한 사람들은 걱정을 덜 하는 사람에 비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지 치료가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지 치료는 환자가 사건을 현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읽은 내용을 기록하는 것 이외에도, 자신의 걱정거리를 메모해놓는다. 눈을 감고 하는 훈련은 지시사항을 읽을 수 없으므로, 신뢰할 만한 다른 누군가에게 훈련을 끝마칠 때까지 지시사항을 크게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만약 혼자서 훈련에 임하고 싶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테이프에 녹음하고 이를 틀어놓고 해도 좋다.

이완훈련은 만성적인 과민반응과 연관된 신체적인 문제들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매우 막연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걱정하는 과정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지나친 걱정은 끊임없는 불안 및 조급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리 걱정하면 나쁜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예방할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마법의 사고방식’이라고 부른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그것과 걱정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걱정을 통해 앞날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아무 소득도 없는 헛수고에 불과하다.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해결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은 더 큰 문제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미래의 불확실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에 필요한 행동에 집중함으로써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버리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걱정이 미래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걱정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고자 하는 개인의 내면적인 노력으로, 주로 말뿐인 시도로 끝난다.

질환은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와중에 일시적으로 혼란상태가 발생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질병과 다르다. 정서 또는 정신질환은 질병에 비하면 가벼운 정도의 감정적인 문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증상이다. 그 가운데서도 불안장애는 강도가 더 세고 지속기간이 길며, 일반적인 불안에 비해 정상적인 생활을 훨씬 더 방해한다.

사고능력은 아주 어릴 때부터 형성되고 인간의 지성과 행동에 매우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반대 현상도 존재한다. 사고가 지나치게 개인과 집단의 성공에 집중된 나머지,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해를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수용전념치료는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버리고 현재의 순간에만 집중하며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일관된 행동에 전념하도록 유도한다. 수용과 변화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치료법으로 어렵지만 가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생각과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다. 수용전념치료를 활용하면 만성적인 걱정이 발생하더라도, 미래의 불확실성과 그에 대한 불안한 감정과 생각들을 받아들여 현재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아울러 진정 원하는 삶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통제본능은 의식할 새도 없이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경우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통제는 많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만, 불안과 같은 감정을 다룰 때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듯하다. 불안감을 통제하거나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기 때문이다.

투쟁 도피 반응과 통제는 위협적인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본능적인 반응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우리가 통제하려는 상황이 불안(또는 분노, 스트레스 등등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들)일 경우 투쟁 도피 반응은 불필요한 감정들을 유발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두려움과 혼동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특정한 사건과 그 사건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수용전념치료는 이처럼 실제 사건과 생각을 동등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리켜 ‘인지적 융합cognitive fusion’이라고 한다. 자신이 경험한 사건이나 실제 생활을 생각과 융합시킨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들에는 ‘원하지 않으면 없애 버리자.’라는 규칙이 적용되지만, 내부에서 발생한 경험들에는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는 규칙이 적용된다.

불안이나 걱정과 같은 감정들은 양말에 잡힌 주름과 비슷하다. 누구나 한 번쯤 길을 걷다가 양말이 내려가 보기 싫은 주름이 잡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걱정과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노력은 양말을 다시 신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려는 노력(주름을 없애려는 노력)이 걱정을 유발하는 상황 자체(양말의 주름)보다도 훨씬 더 많은 문제를 만들기 쉽다는 점을 기억하자.

통제에 대한 본능적 욕구는 우리의 활동방식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욕구는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반응이라기보다는 인간 삶의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우리가 살아가며 경험하는 모든 사건을 일으킨 시스템이자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통제반응은 인간의 경험을 형성하는 매우 기본적인 요소라 특정한 문제에만 나타나는 반응으로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컴퓨터의 운영환경처럼, 우리가 경험하는 생각과 감정을 이루는 기초가 된다.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생기는 불안과 걱정에 자발성을 발휘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난다. 또 행동할 때 발생하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거부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면 행동에 대한 의지도 강해진다.

느껴지는 감정을 거부하면 할수록 불결한 불안이 계속 고조되므로 오히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편이 효율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용’을 모든 걸 포기하고 받아들이란 뜻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비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걱정이나 불안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통제본능이라는 마음의 운영환경 때문이다. 버스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통제본능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진로를 방해한다. 그러나 포기가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받아들이며(수용) 의지를 가지면(전념) 당신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쯤에서 한 가지 분명하게 밝혀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걱정과 불안을 자발적으로 경험하는 것과 이러한 경험을 간절히 원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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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고하려면 다음의 세 가지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분류하기, 예견하기, 평가하기인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특성과 그 상징적인 의미를 다룰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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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들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고 개방적이다. 또한 이들은 인생에 대한 열정, 그리고 매 순간을 사는 열정이 풍부하다. 이런 열정은 전파력도 강하다.

스페인 사람들은 소개를 받기 전까지는 격식을 차린 정중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일단 인사를 나누고 나면 규칙은 느슨해진다. 일단 여러분을 친구로 여기기 시작하면 여러분을 대하는 방식이 따뜻하고 친근하게 바뀌며, 예의 차릴 필요가 없어진다.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에서도 기성세대는 격식을 더 따지는 편이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

스페인은 풍부한 관습과 전통을 지닌 나라다. 각 지방마다 그 지역의 특색을 보존하기 위해 자부심을 가지고 이런 관습과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1년 내내 곳곳에서 많은 피에스타가 개최되며, 생동감 넘치는 열정으로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 덕분에 축제 하나하나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된다. 대부분의 축제는 종교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성주간, 성지순례, 성인 축일), 지금은 종교보다는 사회적 측면이 중요해졌다.

스페인에서는 생일(쿰플레아뇨스)을 조금 특이하게 보낸다. 생일이면 어린이들은 케이크와 선물을 받는 파티를 하지만, 어른들은 선물을 받는 대신 사람들에게 한턱을 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스페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생일날 밤이 지나면 여러분의 지갑이 텅텅 비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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