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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할 사람 여기 붙어라 - 새로 다듬고 엮은 전래동요2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굴렁쇠 아이들 노래 / 보림(음반)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음악듣기를 즐겨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음악감상을 끊고(?) 몇 년을 공허하게 살다가 이제사 다시 음악을 듣게 되었다. 그이유는 다름아닌 내아이때문이다. 이유를 아이때문이라고 붙였지만 어감이 거치니 아이덕분이라고 수정하는 것이 옳겠다. 아이덕에 동요음반을 듣다보니 어느샌가 다른 음악도 듣고 싶어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요즘은 아이가 듣고 싶은 음반을 틀어주고, 그리고 내가 듣고 싶은 음반도 틀다보니 집안에 항상 음악이 흐르고 있다..^^
아이의 동요를 이것 저것 골라서 듣다보니 동요에도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미처 몰랐었다.
그저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그러한 동요가 다일 것이라 여겼던 나의 생각은 큰오산이었다.
창작동요는 내겐 너무 낯설고 입에 착착 감기질 않아 너무 어렵게 생각되어 창작동요 음반은 쳐다도 안보고, 오로지 주로 입에 익은 내가 아는 동요만을 고집하며 줄곧 그 한 두개의 음반만을 들려주었더랬다.
그음반에도 간혹 요즘 아이들이 부르는 창작동요라고 하는 곡도 몇 곡이 있긴 했지만 그런대로 자주 듣다보니 가사를 따라부르게 되기도 했지만 암튼 나는 그렇게 나의 소신대로 밀고 나갔었다.
그러다 부작용이 생겨버렸다. 내아이는 내가 가르쳐 준 노래만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새로운 노래는 나랑 마찬가지로 거들떠 보질 않는 것은 당연하고, 아예 들으려고도 하질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즘 미술학원을 나간지 보름이 넘었는데 선생님이 그러신다.
"성민이는 음악을 즐겨하는 것 같은데 노래를 따라부르라고 하니 많이 어색해하고, 율동도 부끄러워서 잘 따라지하지 않네요!.그리고 '선생님! 음악이 너무 어려워요!' 합니다."라고 쪽지에 적혀 왔었다.
그야말로 헉~~ 했다.
아이에게 왜 음악이 어려웠느냐고 물어보니 아마도 지가 생전 처음 들어본 노래가 나오니 많이 다황했나보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를 따라부르라는 것도 아이에겐 무척 힘든일이었겠지만 거기다 부끄럼을 많이 타는 녀석에게 율동까지 따라하라고 했으니 무척 어색했었나보다.
음악이 나오면 같이 동참을 해보라고 일러주었더니 며칠뒤에는 녀석 안되겠던지..."선생님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노래 불러요"라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단다..다행히 선생님은 그렇게 해주어 다들 그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가 멈추면서 잠시나마 즐거웠다고 쪽지를 적어주셨다.
지금은 그런대로 처음 듣던 노래도 며칠째 계속 듣다보니 귀에 익었는지 제법 따라부른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집에서 엄마랑 오랫동안 노는 아이들은 이런 한계점이 있나보다. 엄마의 취향에 맞는 것만 보여주고, 놀아주고, 들려주다 보니 엄마가 해주는 것 이외의 것엔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나보다.
그래서 가끔은 엄마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하나보다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관심 없더라도 아이를 위해서 관심을 가지며 느껴야만 하는게 아닌가! 라고 생각해본다.
그래서 지금 나는 동요도 여러가지 종류의 동요를 들려주고 있다.
창작동요, 전래동요, 국악동요등등....좀 욕심이 과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나이가 어린 아이들일수록 음악을 자꾸 들려주면 아이들은 참 좋아하는 것같다.
음반도 그냥 들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엄마도 가사를 같이 외워서 옆에서 따라불러주면 아이는 곧 그노래에 친숙해지면서 따라부르게 된다.
아이들은 참 신기하다. 엄마가 좋아하는 것은 아이들도 곧 좋아하게 되니 말이다. 특히 그강도는 음악이나 노래에 있어 더 공감대가 잘 형성되는 것같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시리즈인 음반은 그중에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에 가장 믿음이 가는 음반이라고 하겠다. 현재 나도 몇 개의 음반을 가지고 있는데 다 괜찮다.
새로 다듬어서 새로운 곡으로 편곡을 하거나 개사를 한 곡도 있긴 하지만 모든 곡이 귀에 쏙쏙 구성지게 들려온다. 특히나 전래동요는 흥겹다보니 절로 엉덩이가 들썩 들썩한다.
많이 들었고, 우리도 어린시절 많이 불러본 동요도 눈에 띈다.
<어깨동무 노래>, <술래잡기 노래>, <하늘 천 따지>, <까치야 까치야>, <대문 놀이 노래>등이 그렇다.
나는 <술래잡기 노래>와 <대문 놀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어 아이와 함께 엄지를 내밀고 "술래잡기 할 사람 여기 붙어라~~"라고 하거나 아빠와 함께 있으면 "문지기 문지기 문 열어라 어느 문을 열어줄까 동대문을 열어주게~~~"라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문지기 놀이 동작을 따라하면 아이는 무척 좋아한다.
전래동요의 묘미는 이런 것에 있나보다. 어린시절 놀이문화를 입에서 입으로 불리워진 노래이므로 그놀이를 잘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그놀이를 가르쳐주다보면 아이는 아이대로 신기하고 재밌어하고, 우리는 또 어린시절의 놀이를 추억할 수 있기에 정감가고 더욱더 친숙해질 수 있는 동요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