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젯밤은 정말...."wonderful"했다. 손꼽아 기다리던 Eric Clapton의 공연. 평일 공연이라 걱정이 많았다. 갑자기 일이 생겨 못가면 어쩌지? 다행히...아무 일도 없었고 6시 30분에 퇴근해 바람을 날리며 달려갔다. 올림픽공원역에서 부터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Eric의 공연을 보기 위해 만명이 모였으니! 연령대도 다양했다. 부모님 손을 잡은 초등학생부터 퇴근하고 막 달려온 넥타이 부대,외모만 보면 rock을 좋아할 것 같지 않은 새침한 외모의 여자들, Eric과 같은 연배인 60대 초반 어르신들, 게다 외국인 집회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될 만큼 수많은 외국인들. 올림픽공원역에서 부터 수많은 인파가 행진을 하듯이 체조경기장으로 삼삼오오 걸어갔다. 그때부터... 설레이기 시작했다. 공연 시작은 8시! 일찍 퇴근하느라 저녁을 못먹고 갔는데 다들 부리나케 달려 왔는지 올림픽 공원내 편의점은 길고 긴 줄로 터져나갈 것 같았다. 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입장하다 보니 공연 시작은 다소 늦어졌다. 드디어...8시 30분경 Eric과 그의 밴드가 등장, 그~냥 처음부터 한마디 말도 없이 "Tell The Truth"를 연주했다. 가슴이...터질 것 같았다. 너무 얼얼해서 박수도 함부로 칠 수 없었다. 45년생 Eric(울 아빠랑 동갑이다!)은 신들린 듯, 꿈꾸는 듯 기타를 연주했다. 아니, 기타를 "연주"하는 게 아니라 기타가 몸의 일부 같았다. 몸을 흔들어 영혼을 공명시키는 것 같았다. 3대의 기타와 2대의 키보드, 드럼과 베이스, 2명의 코러스로 구성된 밴드는 진정....powerful했다. 에릭의 2001년 LA 공연 "One More Car One More Rider"에 비해밴드 구성원의 평균나이가 최소 20살은 젊은 것 같았다. 젊고 에너지 넘치는 기타리스트들의 즉흥 연주를 들을 땐 몇번 씩이나 소름이 돋았고(듣다 신음까지 토했다!), 키보드 연주자는 키보드를 부수듯이 마치 편집증 환자처럼 키보드를 두드렸는데 그의 연주는 art로 승화된 광기였으며, 귀엽게 생긴 흑인 드러머의 넘치는 에너지는 체조경기장 지붕을 뚫고 밤하늘로 솟을 것 같았다. 에릭과 그의 젊고 아름다운 밴드는 통기타를 둘러매고 앉아 언플러그 연주도 들려 줬는데, 통기타로도 그런 소리가 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Layla"를 끝으로 본공연이 끝나고, 앵콜 공연 때는 "Cocaine"과 "Crossroads"를 연주했는데 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다 일어나 춤을 쳤다. 아....정말이지...wonderful night! Eric의 공연을 4자 한자성어로 표현하라면? 명불허전(名不虛傳)!몇몇 신문들의 공연리뷰를 읽어보니 eric이 "Thank you very much!" 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걸 "옥의 티"라고 했는데, 말이 없어서 공연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더 좋았다. 음악으로 다 보여줄 수 있다면 말이 필요 없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자신의 "진정성"을 국민들이 몰라준다고 안달하는 사람이나 말을 많이 하는거지! Eric의 공연을 언젠가 다시 볼 수 있을까? London에서건 아님 Tokyo에서라도?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p.s) Eric의 공연, 남자랑 같이 봤다. 음하하 근데 그 남자가... "Wonderful Tonight"을 듣다가 눈물을 흘렸다. 어젠 정말....."Wonderful night"이었다. 공연도, 공연을 함께 한 사람도 너무도...감동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