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를 위한 현대철학 사용법 - 니체, 푸코, 레비나스, 들뢰즈를 무기로 자신을 지키는 법
다카다 아키노리 지음, 지비원 옮김 / 메멘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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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콧털 잘라서 푸코 머리에 붙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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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1-30 0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댇님은 끝까지 니체의 콧털이 당시 독일지식인의 댄디라고 주장하지만 콧털은 정말 너무 싫어!!!!!!!!!!!

DYDADDY 2023-01-30 09:16   좋아요 3 | URL
개인적인 취향이니까요. 저도 좋아하지는 않아요. ㅋㅋㅋㅋㅋ 현대인 관점에서 보면 콧물 흐르면 묻어, 식사하다가 묻어, 조금만 더 길면 침 묻어.. ㅋㅋㅋㅋ 다만 저런 불편함을 깔끔하게 보일 수 있을 정도로 관리를 하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돈이 있어야 하니 남성성과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공쟝쟝님의 무의식적인 불호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scott 2023-01-30 09:56   좋아요 3 | URL
저도 동참!
콧수염 잘라 버릴
가위 가져 왔어요
v.ʕʘ‿ʘʔ.v
근데 푸코옹 결벽증이 광적이여서
니체 콧수염 머리에 냅둘지 ㅋㅋㅋ

공쟝쟝 2023-01-30 12:03   좋아요 2 | URL
아쒸 푸코 심지어 결벽증까지 있어? 그래서 머리 밀었구나… (ㅋㅋㅋㅋ 이해한다) 결벽증까지 있다고 하니깐 너무 매력적이야 ㅜㅜㅜ 아 놔.. 난 왜 나와 안될 남자만 좋아하니 ㅜㅜㅜㅜㅜㅜ

건수하 2023-01-30 09: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컥 ㅋㅋㅋ 정희진님이 그러셨나 서양 남성들이 수염을 기르는게 일종의 상징적인 거라고… 최근 어디서 들은거 같은데요.

다락방 2023-01-30 09:52   좋아요 3 | URL
저도 그런걸 보거나 들었는데.. 그게 어디였을까요? 정희진 쌤이었을까요? 아 수하님과 같은거 들은거 맞는 것 같은데요!!

scott 2023-01-30 09:57   좋아요 3 | URL
수하님 말씀이 맞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이딸리아 남자들 한테 콧수염은 자존심 그 자체라고 ^^

공쟝쟝 2023-01-30 12:04   좋아요 3 | URL
팟캐스트 2편에 <읽기> 편일거예여. 저 어제 일하면서 한번 더 들었거든요. 전 그 편에서 볼테르 친구가 너무 웃겨요… 아 볼테르 친구되고 싶다… ㅋㅋㅋ 근데 돈 이 없 엉 ㅋㅋㅋ

은오 2023-01-31 02: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데 머리털 있는 푸코 머리털 있는 홍석천만큼이나 상상이 안됨... 민머리가 제일 나을 것 같지 않아요? ㅋㅋㅋ

공쟝쟝 2023-01-31 06:06   좋아요 2 | URL
ㅋㅋㅋ 나 긴머리 푸코 사진 있는데 ㅋㅋㅋ 넘 평범해요 ㅋㅋㅋ 뭐랄까 철학왕 같지 않고 옆집 외국인 같어 ㅋㅋㅋㅋㅋ
희진샘이랑 푸코 둘다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머리카락 방바닥에 돌아다니는 거 징그러워서 민 거 같음 ㅋㅋ
나도 그렇다먄 철학왕이…..
 
보부아르의 말 - 자유로운 삶을 꿈꾼 자주적인 여성의 목소리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시몬 드 보부아르.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이정순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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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나 철학자라기 보단, 페미니스트 실천가로서의 보부아르의 면면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인터뷰집. 하 보부아르 진짜 똑똑하다. 정말 너무 똑똑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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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1-29 2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이 백자평 보니 엄청 끌려요.

공쟝쟝 2023-01-29 22:24   좋아요 5 | URL
나이 들 수록 더 똑똑해져 ㅠㅠㅠㅠㅠㅠ

라로 2023-01-30 0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예전에 보부아르 책 읽었을 때 어려서부터 엄청 똑똑하다는 글 보고 감탄했거든요,,, 나이 들수록 더 똑똑해지는 여인이라니... 평균 이하인 저는... 뚜벅뚜벅

공쟝쟝 2023-01-30 12:09   좋아요 2 | URL
뚜벅뚜벅 ㅋㅋㅋ 걸으세요. 걸으면 똑똑해집니다 ㅋㅋ

페크pek0501 2023-01-30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슨 시험에서 사르트르가 1등을 하고 보부아르가 2등을 했다는 전설이 있지요. 똑똑한 것 맞죠.

공쟝쟝 2023-01-30 12:10   좋아요 3 | URL
그것도 보부아르가 사실 1위였는데 너무 어리고 여자라서 선생들이 합의한후 점수 안준거라고들 하죠… 사르트르는 보부아르 없었으면 그렇게까지 유명해질 리가 없습니다. 보부아르 짱!

han22598 2023-01-30 15: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뇨자를 좋아합니다. 똑똑하다는 말. 여자들에게도 오롯히 칭찬으로 사용되어지면 좋겠어요 ㅎㅎ 쟝님 복 많이 받으세요!

공쟝쟝 2023-01-30 23:15   좋아요 0 | URL
한님 오랜만예요! 새해복 많이 받으셔요! 제 말이 그말입니다 ㅋㅋ 똑똑한 제가 한번 잘 살아보겠습니다 😉
 
공부 중독 -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엄기호.하지현 지음 / 위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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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스스로 합리화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읽어야 하는 것입니까? 라고 투덜댄 글에 “관습을 깨는 것은 힘든 일이라 두꺼운 벽돌 책으로 여러 번 내리쳐야 한다”라는 훌륭한 댓글을 받았다. 


한동안 아파서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같이 소멸해서라도 소멸시켜버리고 싶은 어떤 인간에 대한 미움이 수습되지 않았다. 그와 동조자들(그리고 공모한 어쩌면 전세계)을 한 톨도 단 한 톨도 닮고 싶지 않아서 푸코를 정.말.로 읽으려고 맘먹었을 정도다. (물론 읽는다고 알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인간사에 작동하는 권력의 원리를 이해하면 권력에 도취되지 않을 수 있지 않나?) 잊을 수 있다면 잊어버리고 싶은 그들을 완벽하게 타자화 할 수가 없다는 것이 나의 비극. 


몸이 화를 못 받다가 맘을 바꿔먹었더니(사실 화내는 것도 에너지라 기를 다 씀)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요즘엔 거의 나아서 마음만 먹으면 좀 오래도 앉아있을 수 있다. (그러니까... 내 몸은 무리 못하게 아껴주지 않으면 이제 바로 파업과 태업과 뭐 그런 몸이다...) 계속해서 안 읽히고 집중도 안되고 그랬는 데, 맘을 비우니 뭔가 슬슬 꿰어지고 있어서 읽는 게 신이 난다. 술을 안 마셔도 일상이 좀 재밌을 정도다. 아플 때 너무 힘들었는데, 배운 게 좀 있다. 나만 나를 닦아 세운다는 거.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거. 


조용한 거실에서 스탠드 켜놓고 책이랑 골똘하게 대화하고 있을 때, 그 시간이 난 참 좋다. 오늘 아침엔 이제 좀 마음이 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할 정도로 불안하지 않다. 나는 나를 좀 더 믿어도 된다고 확신했다. 내가 읽을 수 있을 만큼 읽어두려고 하고, 내가 느낀 만큼만 써두려고 한다.  


바로 이전 글에 글씨가 되고 싶어 했던 사람(지하 인간)에 대해 한껏 비아냥 댔는 데, 절반은 취소다. 이런 시절에 무용하게 읽는 일은 역시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년 전의 지하 인간은 현 시대에 오면 책을 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다른 매체들로도 알았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으니까. 보고 듣는 것(유튜브)만으로도 세상을 다 안 것처럼 충족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대에 글씨로 된 벽돌책을 눈비벼 가며 읽는 건... 마치 컴퓨터 자판도 어색해 한다는(설에 들은 실화다) 포노사피엔스가 굳이 주머니 칼을 휴대하고 다니며 연필을 깎는 것처럼 낭만적… (물론 전 연필깎이가 있습니다..) 암튼 요 책을 읽고 나니 어떤 공부를 하면 안되는 지는 좀 더 명확해 졌다할까?

엄기호 | 그런데 이런 공부 중독의 가장 심각한 폐해는 뜻밖에도 만능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사회학을 공부하고 교육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느끼는 게, 어느 시점에서 한국 사회에서 아이가 양육되고 교육되는 방식이, ‘나는 중요한 사람이고, 나는 뭐든지 다 할 수 있고, 내가 다 컨트롤하고 평정해야 하고…’ 이런 어마어마한 만능감을 심어준 것 같아요. 그런데 실상 자기 현실은 너무 비루하거든요. 할 수 있는 건 없고….

 

하지현 |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하는 거죠. 그래야만 정신 승리가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타석에 서지 않으면 스트라이크 아웃인지 홈런인지 아무도 알 길이 없어요. 그래서 절대 타석에 서질 않아요. 그것이 이 친구들의 솔루션이에요.

 

엄기호 | 그러니까 한편에는 만능감, 신처럼 되어버린 자기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너무나 아무것도 아닌,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늘 야단이나 맞는 자기가 있는 겁니다. - <공부 중독> 중에서”


왜 이것까지 알아야 해? 이렇게까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 투덜대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의 방식으로 아는 게 아니니까. 난 이제 정말 몸으로 아니까. (나의 감정은 나의 체현된 사상이며 나의 지표다 - 이것도 희진 샘 말인데 난 이게 무슨 말인지 몸으로 안다🥲) 알고 더 이해하게 되면 좀 뿌듯하니까. 나를 미워하지 않게 되니까. 이런 내가 좀 기특하니까. 내가 알고자 하는 데 까지가 나라는 인간이고, 내가 모르고 싶어 하는 데 까지가 나라는 사람이라, 그런 나 자신을 담담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더 이상 아는 게 부끄럽지도 모르는 게 쪽팔리지도 않다. 내가 열심히 읽어서 알게 된 것들은 나의 삶을 좀 더 긍정하게 만든다. 더 알고 싶으면 배움을 좀 구하러 다녀야겠지만 그건 좀 더 시간과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라. 일단은 이 정도에서. 


당연한 말이지만 내 공부는 이 책에서 말하는 ‘공부중독 =교육 중독’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었다. 원체 중독에 취약한 인간이라 아. 알코올 중독 끊었더니 활자중독인가... 걱정이 되서 (내가 이렇게 메타인지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런데 활자중독은 아닌 듯. 글씨 어려워. 안 읽고 둔너서 텔레비전 보는 게 더 행복함 ㅋ) 읽었는데, 시점이 2010년대 중반이라 좀 지난 감이 있었지만. 뜻밖의 스스로가 흐뭇해지는 독서였다. 


“공부가 재미없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느 순간부터 공부가 삶의 문제를 푸는 도구가 아니라 삶을 식민화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부를 하면 언어를 배우게 된다. 세상을 읽고 삶을 해석하는 언어가 늘어나는 것이 공부의 과정이다. 예를 들면 ‘구조’라는 말을 알 때와 그러지 못할 때 세상을 인식하고 설명하는 방식은 획기적으로 달라진다. 공부는 사실 이렇듯이 세상을 읽고 삶을 해석하는 언어라는 좋은 도구를 획득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부작용이 일어난다. 세상과 삶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추상화된다는 것이다. 세상의 그 어떤 언어도 삶을 그 자체로 풍부하게 재현할 수 없다. 모든 재현은 불가피하게 삶을 추상화하고 규격화한다. 이 규격화의 과정에서 자칫하면 삶이 도식적인 것으로 분해되고 내가 겪었던 경험은 형해화된다. 대신 그 자리를 개념들이 차지하면서 나의 경험은 일반화(보편화가 아니라)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구체적 삶은 왜소해지고 대신 이미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어떤 개념들이 그 구체적 삶의 자리를 분해한다. 나의 삶은 그 개념들의 지식 권력의 정당성을 확인해주는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전락한다. - <공부 중독> 중에서”


나는 내 공부가 재밌다. 삶의 문제를 풀어준다. 내가 왜 이렇게 생겨먹었는 지, 과연 이런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는 부적응자인 건 지, 내가 대체 뭘 잘못했는지(확실하다. 모지리라 부족했을 진 모르겠지만 잘못한 거는 없는 거 같다.), 책에서 어떤 언어들이 알려줬다. 난 구체적 삶을 개념에 내어준 적도 없고, (감히?? 언어 따위가 귀한 내 삶을ㅎㅎㅎ) 개념의 언어로 내 삶에 부딪혀 오는 존재들을 왜소하게 만든 적도 아마 없다. 


호기심(읽고 싶은 책들)은 내가 지구에 오래 머무르고 싶은 이유가 되었고, 미분과 적분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다음 생애의 목표가 되었다. 내가 책을 읽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그 사실 만으로도) 밥벌이 과정에서 종종 훼손되는 존엄을 지키는 자존감으로 확실히 작용한다. 물론 거래처엔 비밀이다ㅋㅋㅋ (꼴페미 독서광은 철저히 부캐)


나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를 잘 몰라서, 사람이라는 존재들을 잘 몰라서, 적당한 거리 조절을 어려워해서 관계에서 실수와 실례와 실패를 거듭했다. 여전히 사람을 잘 모르겠어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지만, 적어도 내가 나 자신을 알려고 하는 만큼, 내가 보호해야 할 나의 내면이 생겨나는 만큼 내게 중요한 타인들도 더 잘 보호할 수 있게 된다는 걸. 그리고 나는 더 이상 나를 없애는 사랑을 하지 않는다. 내가 없었기에 그렇게 쉽게 나를 없애려고 했던 거다. 이렇게 어렵게 만든 나를 지금의 나는 그렇게 쉽게 없앨 수가 없다. 


이걸 터득하는 데 이렇게까지 읽어야 했다는 게 너무 웃기다. 이렇게 웃긴 나는 내가 좋고, 니 주제에 왜 그렇게 자존감이 높냐고 누가 의아하게 생각하면 또 난 곰곰이 생각하다가 더 잘 웃을 수 있다는 걸 이젠 안다. 앞으로 내게 보이는 세상을 드러낼 수 있을 만큼의 공부를 더 할 수 있을지, 하고 싶어 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고 싶은 이유는 분명히 읽다 만 남은 페이지... 때문인 건 확실함🤣🤣 


암튼 공부 중독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공부 중독도 혹시나 싶었던 다른 공부 중독도ㅋㅋㅋ 그냥 평생 안 하다가 이제 와서 책 좀 볼라니까 책을 쇼핑하는 것(뒤메질..)이 넘나 재밌었던 것으로? (걍 책 쇼핑 중독..)  


지난주부터 본인의 생파 주간이라(;;;) 주 1회 친구들 만나기를 하고 있다. 우린 MZ라 이놈의 mbti이야기를 하기 싫어하면서도 않을 수가 없는데(주파일이야기를 할 수는 없쟈냐..), 내가 너무 N인 것 같아서 가끔 걱정된다고 그랬더니. 현실 세계 친구 중 가장 가방끈 긴 A가 자신은 분명 INFJ였는 데 지금은 리얼참트루 S가 되었다며. 


- 언니 N병 고치게 해드려요?


(전 직장 동료이기도 한 A는 신학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속세로 돌아와 앞으로의 인생에서 절대로 다시는 논문을 쓰지 않기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까 고민하고 있다. 아아. 공부. 공부란 무엇인가.)


모르는 존재는 우리에게 두 가지 감정을 일으키죠. 하나는 두려움이고 하나는 호기심이에요. 공부라는 것이 끊임없이 모르는 존재를 만나는 일이잖아요? 모르는 걸 만났을 때 이 두 가지 감정이 다 일어나요. 그런데 중요한 건 ‘두려움을 어떻게 호기심으로 바꿔줄 것인가’죠. ‘낯설긴 하지만 재미있네?’ 이렇게 두려움을 호기심으로 전환시켜주는 것, 그렇게 꼬시는 것이 교육이에요. 물론 낯선 것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너무 두렵죠. 그런데 그런 두려움을 호기심으로 바꿀 수 있는 기제가 지금은 딱 끊겨 있어요. 이렇게 되면 성장이라는 것이 절대 일어나지 않죠. 자기 안의 세계, 자기가 알고 있는 세계에만 안주하게 돼요. 학생들은 이런 얘기도 많이 해요. 지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데, 뭘 굳이 바깥으로 나가야 하고, 굳이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하고, 새로운 존재를 만나야 하느냐고요.

결국은 이 공정함이라는 게 어떤 공정함인가, 누구를 위한 공정함인가, 라고 질문할 수밖에 없어요. 이 판타지는 정말 안 깨지는 것 같아요. 이게 마치 모두를 위한 공정함이라고 생각하죠. 이게 모든 사회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디에서도 다 공정하게 돼야 하고, 그게 공부였고, 공부하는 방식이고, 평가하는 방식이고 그런 식으로 가는 거죠.

그런데 한국은 정말 표준화된 라이프스타일이 너무 강력하게 작동하다 보니까 계속해서 삶을 1차 방정식으로 풀려고 노력해요. 사실은 고차 방정식으로 바뀌었는데 말이죠.
계속해서 1차 방정식으로 풀려고 했을 때 자기가 풀 수 있는 ‘해解’, 그건 공부밖에 없으니까, 공부를 통해서만 답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훨씬 더 공부에 집착하게 돼요. 학생들이 아니라 부모들이 말이죠. 모두가 훨씬 더 공부에 매달리는 거죠. 이게 아이러니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공부가 가장 결정적인 변수이기는 하지만 그 공부라는 것이 더 이상 유일무이한 변수는 아니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점점 깨달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더더욱 확실한 변수, 손에 잡히는 변수인 공부에 집착하게 되면서 지금의 삶이 고차 방정식이라는 것을 애써 외면하거나 아니면 모른 척하거나 하면서 공부가 만인의 고통의 근원이 돼버리는 거죠.

이전에는 공부가 생애사적 기획을 하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였죠. 그런데 그게 잘 안되는 상황이 되고 있단 말이죠. 그렇다면 이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나와야 하는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출현해야 할 그 시점에 다양한 교육이 출현해버린 거죠. 그런데 다 양한 교육이란 게 말 그대로 다양한 교육이 아니라 교육이 다양한 영역을 식민화해버린 형태예요. 이게 정말 스쿨링하는 사회인 거 죠. 어떤 의미에서는 ‘스쿨‘이 문제의 근원이 었는데 그걸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걸 굳이 학원에 가서 배워야 하는가? 굳이 학교화해야 하는가? 커리큘럼화 해야 하는가? 인성 교육도 그렇죠. 인성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정말 웃기는 말입니다.

소규모 자영업을 하거 있거나 생산직에 종사하면서 어느 정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 어 있고 삶의 에너지는 많은 분들, 이런 분들이 온라인 동호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활발 하게 글도 올리는 모습들을 봐요. 글의 수준이 상당해요. 그런데 온라인상의 이런 동호회는 엄밀하게 봤을 때 어디까지나 취미의 영역에 속하죠. 삶에 있어서 실존적 부분, 가치관이나 정체성의 문제로 접근을 할 때에는 약간 다른 부분이 필요할 수 있어요.

동호회라는 게 대부분 취미 활동이라 그것 이 ‘나라는 사람‘의 중심 정체성, 일을 하는 나, 사회속의 나의 1번으로 삼기에는 모자란 경우가 많아요. 낚시에 정통한 누구누구입니다, 라고 하긴 좀 그렇죠. 실제로 이분들은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건 내 영역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면 에서는 이분들이 자기가 일하는 삶의 영역에 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고, 자기주장과 표현을 할 수 있는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저 돈을 버는 밥벌이가 아니라 그 안에서 존재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그게 대학을 나와야 하는 일이거나, 전문직이 아니라고 해도 말 입니다.

다시 프레임을 말씀드리면, 지능의 영역이란 낯선 상황에 잘 적응하기 위해 지금 이곳이 굴러가는 보이 지 않는 이치를 깨달아가는 과정이거든요. 그 이치를 잘 깨달아서 나를 변화시키거나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쌓는 것이 핵심이죠. 공부라는 것은 그 지능이 실제 내 삶에서 실행 능력을 높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백데이터들을 모으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 것들이 모여서 인포메이션이라는 정보체가 만들어지 고 이것이 하나의 정보의 체계적 묶음, 시스템으로 만 들어지면 그걸 지식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런 지식을 통해서 여러 영역에서 비슷한 맥락들을 공부하다 보 면 여러 군데에 다 통용되는 하나의 정수를 찾아내게 돼요. 그럼 우리는 지혜를 갖게 되었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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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1-29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허허헉.. 죄송합니다. ㅠㅠ 제가 주제넘게 화두를 던졌군요. 그럴 의도는 아니었으나 공쟝쟝님을 괴롭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시험이나 자격증 공부 외에는 사실 쓸모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네 삶에 쓸모 있는 것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예쁜 커피잔도 없고, 예쁜 북커버도 없고, 예쁜 머리핀도 없고.. 물질적인 것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시, 음악, 독서 이 모든 것도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이세상의 진보는 잉여가 만들어낸다고. 삶의 비어있는 부분이 없다면 결국 진보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용의 급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쟝쟝님이 무용의 공부로 자신의 삶에 대한 답을 찾고 자존감을 찾을 수 있다면 공쟝쟝님 삶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공부가 있을까 싶습니다.
추가로 생신 축하드리며 N성향도 나 자신의 일부라 여기시고 예뻐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에 저도 장난삼아 해봤는데 N이 끼어있더군요. ㅋㅋㅋ)

공쟝쟝 2023-01-29 22:14   좋아요 2 | URL
띠용- 죄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글이 문단이 이상하게 띄어져 있어서 오해하신 거 같아요.
대디님 때문에 아픈 거 아니고... 그거 아님 절대 아님 ㅋㅋㅋ 댓글 읽고 기분 좋았어욬ㅋㅋㅋㅋ 아플리가 ㅋㅋㅋㅋㅋ

작년에 딥빡치는 일이 생겨서 되도 않게 주경야독하겠다고 설쳐대다가 허리 나갔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진짜 물리적으로 아파서 일하는 시간 빼곤 앉아 있지를 못해서 맘껏 양껏 독서를 못했는 데, 못된 맘을 바꿔 먹으니까 이젠 안아파서 되려 힘 빼고 독서 할 수 있어 불안함이 가셨다 이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또 맥락 없는 제 글이 오해를 드렸군요...죄송합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이해해주세요.. 의식의 흐름이라 ㅋㅋㅋㅋ)

이 책은 유용함만을 공부라고 여기는 한국의 공부 만능주의를 비판한 대담입니다. 제 무용한 독서, 나 너무 과계몽아닌가 스스로를 자꾸 검열했던 독서 과정이야 말로 진짜 공부라고 말해준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ㅋㅋ 생일은 아직 멀었습니닼ㅋㅋ N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1-29 23:11   좋아요 2 | URL
기분이 좋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책이라는 물질성을 포기하지 못하신다면 독서대와 허리보호대를 추천드려요. 가끔은 통증에 무뎌져서 괜찮아졌다고 오판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용한 독서야말로 진정한 독서이고 타인을 향하지만 않는다면 과한 계몽은 없다 생각합니다.
재미없는 댓글에 많이 웃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쟝쟝님 글이 훨씬 재미있고 웃음이 납니다. ^^)

공쟝쟝 2023-01-30 07:47   좋아요 2 | URL
‘타인을 향하지 않는 다면 자신에 대한 과계몽은 없다..‘ 마음에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재미는 저랑 좀만 여기서 놀면 학습시켜드릴게요. 일단 밀도있는 언어 사용 가능하신 분이니 말장난 부터 갑시다.
랄랄라~ 오늘도 나는~~~ 자과계몽~~~

DYDADDY 2023-01-30 08:33   좋아요 2 | URL
공쟝쟝님의 마음이 돌인가요? 마음에 새기게. ㅋㅋㅋㅋ 그냥 흘러가다 마음 귀퉁이에 퇴적되어 공쟝쟝님의 양분이 되면 그정도로도 감사합니다. 공쟝쟝님과 놀다보면 텐션을 못따라가서 고관절 나갈까 겁나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1-29 2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진언니가 자기 삶에서 중요한 문제를 공부하라고 그랬잖아요.. 그런 공부를 하면 좀 어려워도 안 힘들고 뿌듯하고, 그래서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재미로 하던 것들 좀 정리하고 나에게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보려고 해요 :)

(그래놓고 1월의 여성주의책같이읽기책 아직 다 못 읽음…)

공쟝쟝 2023-01-29 22:23   좋아요 4 | URL
맞아요. 저에겐 낮은 자존감(정말임.... 사실입니다...), 여성주의와 중독(과몰입)문제, 앞으로의 먹고사니즘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 이 문제였고... 그런 것들을 직면하기 위해서 읽어왔다고 생각해요. 재미로 읽은 적은 별로 없었어요. 가끔 있긴 한데....... 다.......... 저 자신이 문제가 되어서 아프게 읽었습니다. 과정에서 뭔가를 알아가고 있다는 기쁨이 있었는 데, 그게 공부이고 다음 읽기로 넘어가는 동력이 되었어요. 너무 어려운 책은 함께 읽는 사람들이 있었던 게 컸고. 암튼 그렇습니다.

수하님 자신에게 집중하는 공부를 응원합니다. :) 독서 정말 너무 좋죠. 우리는 이런 세상에 감히 책을 읽는 멋진 여성인 것입니다! 헤헷

건수하 2023-01-29 22:31   좋아요 3 | URL
전 사실 재미로서의 독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서는 저에게 ‘재미’ 였는데, 그것도 좋지만 뭔가 축적되는 느낌도 좋네요 ^^

공쟝쟝님이 공부로 힘든 걸 이겨내고 또 동력으로 삼는 걸 응원합니다. 멋져요 ^^

공쟝쟝 2023-01-30 07:47   좋아요 1 | URL
전생에 선비 옆의 화롯불이라 선비에 한 맺혔나 봅니다? ㅋㅋㅋㅋ

persona 2023-01-29 2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N병 고치는 방법 궁금합니다. ㅋㅋㅋ
올해 프로그래밍 언어와 외국어를 공부할 계획이 섰는데 저는 놀려고 하는 공부이니 공부중독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감히 책도 안 읽고 해보네요. 쟝쟝님 늘 파이팅입니다!

공쟝쟝 2023-01-29 22:42   좋아요 3 | URL
아래 댓글로 갈음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려고 하는 공부를 누가 이깁니까? 알라딘의 참공부 펄손님!!

잠자냥 2023-01-29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엥? 그래서 N병 어떻게 고치게 해준대요?

투비컨티뉴드???

공쟝쟝 2023-01-29 22:42   좋아요 7 | URL
철학과나 신학과 대학원 가서 논문쓰면 사라진대요. ㅋㅋㅋㅋㅋㅋ 현타 오지게 온다며 ㅋㅋㅋ

2023-01-29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30 07: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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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9 2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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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07: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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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9 23: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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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01-30 07: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 N인 쟝님의 N끼를 중화시키는법 = S인 나랑 놀기

공쟝쟝 2023-01-30 07:51   좋아요 2 | URL
개강하면 나랑 안놀아줄꺼면서! ㅋㅋㅋㅋㅋ 미리미리 은오없이 혼자 놀기 연습해둬야징 ㅋㅋㅋ

scott 2023-01-30 11:10   좋아요 3 | URL
저도 🖐🖐🖐S^^

2023-01-30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30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30 1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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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01-30 1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잠깐 딴 거 해야해서 화면 껐다 다시 켠 순간 “독서광”을 “독서괭”으로 보고 흠칫 놀란 독서괭입니다 ㅋㅋㅋ
저도 N이었던 것 같은데 애낳고 S가 된 것 같아요.음.. 애초에 극 N은 아니었기 때문이겠지만요 ㅎㅎ 저는 N이 멋있어 보입니다. 새우깡은 초큼.. 멋있진 않잖아요?ㅋㅋㅋ
생일 축하드려요 쟝쟝님~^^

2023-01-30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3-01-30 11:51   좋아요 1 | URL
아직 생일 멀었지만 좌우 앞뒤로 보름씩 제 생일 주간이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생일 축하를 감사히 아름답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안그래도 독서괭!님 아침에 니체 땜에 떠올렸어요.
아놔. 니체~ 왜 다 나만보면 니체/푸코/데리다 이런 애들 떠올리는 지 모르겠네요? 분명 셋다 궁극의 N임 ㅋㅋ

2023-01-30 11: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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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5: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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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23: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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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05: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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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06: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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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06: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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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06: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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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4 1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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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5 09: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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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9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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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에서 느낀 거의 유일한 흥미로움은 도스토옙스키가 글 쓰는 방식(랩하는 것 처럼 피곤한 의식의 흐름 문체)이었다. 200년 전에 이런 소설을 썼다고? 오. 존경. 그리고 인물에 대해서는. 흠… 여기 나오는 지하 인간이 지금 시대에 태어났으면… 음 할말하않이다. 책을 많이 읽어서 자기가 책인 줄 아는 이 지하인간은 희진샘이 죽도록 패는 ‘서구지식의 낡은 산물’이 분명하다. 


어쨌든 나 역시 읽는 것이 되려 하는 가? 읽은 것이 되려 하는 가? 하는 뜨끔함도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니다. 내가 읽는 것들은 내 삶을 담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쓴다. 나를 합리화해 보려고. 지하 인간과 반대다. 살면서 만나는 지독한 문제들에 맞서서 나에게 도움되는 읽을 만한 글씨들을 조합해 나가려는 것에 가깝다. 소설 속의 지하 인간은 성매매업소 가서 리자한테 자기합리화하고 난 다음에 (우웩) 돈 쥐어주고 자기 위안까지 하고 나오지만 (우웨엑-), 나는 계속해서 나를 침범해 오는 많은 것들 중에 어떤 것은 받아들이고 또 어떤 것은 밀어내려고 읽는다. 덕분에 고독해지기도 하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며 확실히 나를 더 많이 좋아하고 있다.


정희진이 끊임없이 문제 삼는 것은 주체-타자(이성-감정, 머리-몸)의 이분법과 이항대립이다. 서구 지식의 낡은 산물인 그런 ‘인식의 방법’이 현대 발생하고 있는 대부분 문제의 기원이다(내가 지겹게 문제삼는 불법 촬영물까지도 그렇다는 생각이다). 희진샘이 말하는 ‘다르게 생각하라’는 것은 생각대로 몸을 맞추라는 지행합일 이런 게 아니라 몸에 생각을 맞추라는 것이다. 어제 잠깐 반짝 캐런 버라드이야기가 나왔었는 뎈ㅋㅋㅋ (너무 당연한 말 “너 자신을 알라” 하는 데 왜 또 양자역학까지 들고 와야 하는지 모르겠닼ㅋ 진짜… ㅋㅋㅋㅋ) 서구의 사상가들은 자기네 역사와 철학이 망쳐버린 인류와 지구에 미안해서 열심히 (푸코-해러웨이-버틀러-버라드를 이어오면서) 주체-타자의 이분법을 해체하고 있는 데… 그게 그렇게 어렵게 말할 일인가 싶다가도. 뭐 많이 읽으신 분들에게는 어려운 거 겠구나 한다…. 


그러기 쉽잖아. 이 지하인간처럼. 자기가 너무 잘나고 똑똑해서 남들은 아무 생각이 없는 줄 아는 거. 

지하인간을 포함한 어떤 종류의 사람들에게 글씨를 읽고 쓰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하지만 지상에서 생활을 하는 우리는 지하인간처럼 삶 자체를 도외시할 수는 없다. 어떤 의미에서 지식을 섭취한다는 것은 섭취하는 지식들이 몸에 역하지 않다는 것은 (분열이 없다는 것은) 자신이 글씨가(지식권력)이 되었음(혹은 위치가 원래 가까웠거나)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겠구나. 하고 추측. 수월하게 획득하는 앎을 넘어 나의 몸과 불화하는 지식까지 섭취하며 사유를 밀어붙이는 이들을 존경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별로 없다. 이미 온 세상이 내 삶과 불화하고 있으며ㅋㅋㅋㅋ 나는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원하고,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조금 기특해하고 귀여워하면 좋겠다 싶어 읽고 쓰기 때문이다. 


계속 정희진의 언어들이 몸에서 섞이는 데. 딱히 인용부호를 달지는 않겠습니다. 자신을 해방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 역시 해방하지 못한다. 남을 쉽게 단정 짓는, 우월한 자신을 생산하는 글쓰기로 타인을 바꾸고 싶어 해서는 안된다. 그건 미래의 나한테 쪽팔려 못할 짓. 


주체-타자는 해체되었다. (그러나 언어는 현실보다 늦게 당도한다 ㅜ..ㅜ) 철학 천재들이 지금도 양자역학까지 가져와서 부지런히 해체 중이시다. (아놔, 근대는 커녕 봉건에서 허덕이는 나는 진심 그것이 이렇게까지 해서 해체하고 말고 해야 하는 지난한 지적 과정이었다는 게 좀 더 이해가 안 간닼ㅋㅋㅋㅋ) 우리는 때와 장소에 따라 주체와 타자를 부지런히 오고 간다. 이분법을 넘어서는 것은 ‘성실성’이다. 나는 정희진의 아래 문장을 정확하게 안 까먹고 기억하고 있으려고 한다. 대화에서 성실하려고 노력해야지.

"(11) 안정된 존재가 쓴 글은 바람직하지도 않지만 안정이란 애초에 성립 불가능하다. 성립가능 하다면 그 안정은 *기득권 속의 안정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불안정한(unstable) 상태를 존중하고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사람과 연대하고 싶다.

글을 쓰는 주체인 나를 알기 위해 나를 대상으로 삼은(삼는) 그들의 언어를 아는 것, 이것이 *맥락적 지식*이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주체도, 대상도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주체가 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이 둘 사이를 지속적으로 왕복하는 성실성(integrity)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객관성을 독차지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관점은 부분적 시각(partial perspective)일 뿐이다. - 정희진,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모든 삶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원리가 있다. 자기가 너무 중요하면 남도 중요한 줄 알아야 한다. 이 지하 인간은 그걸 모른다. 읽은 글씨들 때문에 현실과 계속 불화하던 그가 욕구를 풀고 난 후 창녀 리자에게 되지도 않게 인생 고나리질을 하다가 “(146) 그녀도 머릿속으론 똑같은 생각 을 했던 것일까? 즉, 그녀도 이미 얼마간은 사유할 수 있는 능력 이 있다는 소리인가…? ‘젠장, 이거 참 흥미롭군, 같은 부류라 고나 할까.’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흥분에 들떠서 거의 두 손을 비벼 대기까지 했다. ‘게다가 이런 풋내기 영혼 하나쯤 맘대로 주무르지 못할쏘냐…?’ 이 놀이에 나는 그 무엇보다도 매혹됐던 것이다.”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난. 음. 이 책 많이 읽은 무식한 새끼의 너절함이 너무 투명하고 맑아서. 앜ㅋㅋㅋㅋ 글을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쓸 수 있다니ㅋㅋㅋㅋ 역시 이런 글은 살아남는구나!!!ㅋㅋㅋㅋㅋㅋ 정말 문학은… 위대해 😱 어쨌든 내가 한남성(최근에 깨닫는 건데 이건 여자한테도 있다. 한남성말고 따른 말을 붙이고 싶은 데… 대체할 말이 없어서 당분간은 한남성이라고 부르도록 해야겠음… 아직까진 유의미한 실천이라 사료됨ㅋㅋㅋ)이라고 말하는 그것을 너무도 잘 보여주는 이 책은 도스토옙스끼로 대표되는 토종 서양남들의 여성혐오(와 숭배)를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도 생각한다. 물론 작가가 반영웅으로 설계했다고 작품해설에서 읽긴 했는 뎈ㅋㅋㅋ 영웅이나 반영웅이나ㅋㅋㅋㅋ 아쒸ㅋㅋㅋㅋ 도옹이 쓴 건 쓴 거니까요?ㅋㅋㅋ 나 어디선가 도끼옹이 창녀 폭행했다고 들은 거 같은 데. 그럴 수 있는 인간이 쓴 글임이 분명하다. 200년전이니까 뭐ㅋㅋㅋ


한마디로 정리하면 책만 읽고 살다가 편협한 자아가 비대해져 관계에 실패하고 마는 모든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릴 책이다. 그럼 여러분은 묻겠죠? 너는? 나는… 경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내가 복수하고 싶어하는 종류의 인간이 그런 인간이기도 하고. 사실 책읽는 사람 주변에 딱히 많지는 않아서 (긁적긁적)

나는 아픈 인간이다……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다. 나란 인간은 통 매력이 없다. 내 생각에 나는 간이 아픈 것 같다. 하긴 나는 내 병을 통 이해하지 못하는 데다가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도 잘 모르겠다. 의학과 의사를 존경하긴 하지만 치료를 받고 있지 않으며 또 받은 적도 결코 없다. 게다가 나는 아직도 극도로 미신적이다. 뭐, 의학을 존경할 정도로는 미신적이란 소리다.(미신 적이지 않을 만큼은 교육도 충분히 받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미신 적이다.) 아니, 나는 심술이 나서라도 치료 따위는 받기 싫다. 이런 심보를 여러분은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뭐, 하지만 나는 이해한다.
😳강렬한 첫문장

하지만 단언하건대,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하든 말든 나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 되지 못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숫제 아무것도 될 수 없었다. 심술궂은 인간도, 착한 인간도, 야비한 인간도, 정직한 인간도, 영웅도 벌레도 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 방구석에서 이렇게 연명하면서, *현명한 인간이라면 진정 아무것도 될 수 없다, 오직 바보만이 뭐든 되는 법*이다, 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표독스러운 위안이나 하며 나 자신을 약 올리고 있다.
😳 도옹은 바보입니다 어허허 - P11

내가 지금 이렇게 많은 말을 늘어 놓은 건, 절대로 나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아니, 그렇지 않다! 거짓말을 하고야 말았다! 나는 다름이 아니라 나 자신을 정당화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건, 여러분, 나 자신을 위해 지적해 두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으니까. 그렇게 약속했지 않은가.
😳 이 부분에서 나는 나를 느꼈... ㅜㅜ 앍ㅋㅋㅋ 나 도끼옹 따라 쓴 거 아닙니다 ㅋㅋㅋ 쓰다 보니 비슷했을 뿐이얌ㅋㅋ - P79

"왠지 당신은……" 그녀는 갑자기 말을 꺼냈지만 이내 멈춰버렸다.
하지만 나는 이미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녀의 음성에는 이미뭔가 다른 떨림이 배어나왔는데, 그것은 아까처럼 날카롭고 거칠고 반항적인 것이 아니라 뭔가 부드럽고 수줍은 것, 갑자기 나마저도 왠지 수줍어지고 미안해질 만큼 수줍은 것이었다.
"어떻다는 거야?" 나는 상냥한 호기심을 보이며 물었다.
"당신은요………."
"어떻다고?"
*"당신은 왠지…..… 꼭 책을 따라하는 것 같아요."*
😳 지하인간 현타오는 소리 ㅋㅋㅋ 우지직 ㅋㅋ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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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미니즘의 이론과 비평] 주체의 죽음과 에이드리언 리치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1-31 09:45 
    이 책의 장점은 여러 페미니즘 이론의 ‘정리’에 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경우라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듯하고, 나는 <6장 :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이 궁금하면서도 어려웠다. 이 책의 278쪽을 보면 이런 서술이 나온다. 페미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많은 논쟁 중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 모든 논쟁이 제1세계에서만 해당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주체의 죽음, 역사의 죽음, 형이상학의 죽음과 같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장은 서구
 
 
은오 2023-01-28 07: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님 굿모닝! 책만 읽다가 자아가 비대해진 러남충 이야기군요... 이 글 읽으니까 궁금해짐ㅋㅋㅋㅋ
정희진쌤 5권까지 나온 시리즈 중에 하나만 골라주세요! 쟝님 유튜브에서 최애가 3이라했던가? 순위 다 매겨줬던거같은데...

공쟝쟝 2023-01-28 07:37   좋아요 3 | URL
굿모닝~~ 정확해요 ㅋㅋㅋ 러남충ㅋㅋㅋㅋㅋ앍ㅋㅋㅋ 진짜 개시름ㅋㅋㅋㅋㅋㅋ 난 오늘도 아홉시에 (방에서 방으로) 출근해요 ㅋㅋ <정희진 처럼 쓰기> 시리즈 저는 5권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4권이 너무 좋아요. 현 시점에서는 4-5-3 입니다. 5권 한참 아플 때 읽어서 다시 읽어보려고 시간 내려고 하는 중ㅋㅋㅋㅋ

은오 2023-01-28 07:50   좋아요 4 | URL
으악 오늘 주말인데도요? 원래 프리랜서들은 주말 없어요?! ㅜㅜ
5권! 4권은 근데 영화네요? 저는 영화를 별로 안 봐서 약간 고민. 근데 정희진처럼 읽기 읽은 기억으로는 그 장에서 다루는 책이나 영화보다는 주로 정희진쌤 생각 위주로 써져서 상관없을 것 같긴 한데...

공쟝쟝 2023-01-28 07:54   좋아요 3 | URL
딩동댕~! 5권이 은오님 뇌에 더 착붙! 4권은 나도 영화 거의 안봐서 미뤘는데 사실 서문이 갑인 거 같고 나머지도 다 넘 좋아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01-28 07:56   좋아요 3 | URL
내가 4권, 5권 바로 읽고 5권 중에 최고는 4권이라고 정리....를 해버렸어요. 나한테는 4권이 베스트. 5권은 쪼금 어려워요. 은오님은 어려운거 잘 읽으니까 괜찮을거 같기도 하군요.

은오 2023-01-28 08:03   좋아요 4 | URL
제가 어려운걸 잘 읽는다고요?! 단발님께서는 저의 어떤 걸 보고 그런 오해를... (심각)
근데 쟝님이나 단발님이나 두분 다 베스트는 4권이네요 ㅋㅋㅋㅋㅋ 지금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4부터 담았습니다

단발머리 2023-01-28 08: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쓰는 사람은 모두 말많은 사람, 할말이 너무 많아 주위 인간들이 다 들어줄수 없어서 쓴다,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그 최고점이 도선생 아니겠어요. 도선생과 나의 길피 플레저 로스님 정도.

아직도 식민시대를 사는 우리에게(전시작전권 미국에 있음) 사실 해체는 너무나도 먼 일 아닌가 생각해요. 우리는 일단 여기에서 탈출해야 그래야 저들이 해체하려고 하는게 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아직 타자죠. 이 나라의 지식인들조차도. 자기가 주체인줄 아는 타자 ㅋㅋㅋㅋㅋㅋㅋㅋ자기가 백인 남성인줄 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또 한편으로는 주체-타자의 이분법 없이는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할 수가 없잖아요. 옆사람이 밥 먹으면 내가 배부르지 않는 이상.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런 모순을 ‘어쩔 수 없이‘ 안고 있다고 난 생각해요. 조용한 아침인데.... 출근 ㅠㅠㅠ

점심 먹기 전에 퇴근합시다, 토요일임!!

공쟝쟝 2023-01-28 08:32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자기가 백인 남성인 줄 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적절합니다.

희진샘은 타자화 하는 시선을 문제 삼는다고 생각해요. (서백남이 만든 스마트폰은 그걸 최적화한 매체고요. 자기 시선의 무한한 확장/ 그리고 어제 하다 만 이야기인데 양자역학 있죠? 관측자의 시선...ㅋㅋ 단발머리님이 연구해서 잘써주세요. 해체하는 중인가봐요 그들은. 자기들의 인식론을. 근데 우리도 그래요?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나요? 그럴 때도 있지만 안그럴 때도 많지 않나요?)
일단 희진샘이 프로이트 가장 좋아하는 지식인으로 꼽는 다는 거, 희진샘은 무의식을 아주 잘 보실 수 있는 분이 신 것 같아요. (타자화하려드는 무의식. 이건 제가 좀 더 생각해볼게요. 남들은 안보이는게 보이실테니까 눈물이 난다 ㅜㅜㅜ)

우리는 정말로 ‘아직‘ 타자인가요? 저는 한국은 스스로 타자화 할 필요 없는데도 피해자성에 머물러있다고 생각하고 그게 민주당이 제일 싫은 이유인데... 여긴 넘어갈게요... (아직은 민주당이 할일이 너무 많다 ㅜㅜㅜㅜ)

전통적으로 지식생산을 담당해온 서백남은 타자를 생각 안해도 됐잖아요? 자기만 너무 우월한 주체여서 지배하거나 타자화하거나. 그건 그래도 됐기 때문에 (노동, 재생산 도 안하고 지식만 열심히 파도 됐을 만큼의 지위. 여기 지하인간도 ㅋㅋㅋ 유산 물려받고 집에 틀어박힘..ㅋㅋㅋ 책 만 읽어도 됨) 그런 특권적인 위치에서 생산된 지식... 이제와서 그런 지식을 배우는 것 자체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몸에 맞지 않는 공부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 이것도 정리 안되었으니까 이정도로만 던져 둘게요. (지금의 지식층은 특권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게 요즘 제 생각... 예여. 거기도 경쟁 너무 심함)

요는 이분법은 쉽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고~ *주체-타자*를 서로의 위치에서 영향을 미치며 노동하는 관계 안에서 파악해야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어렵게 해야하느냐가 요즘 저의 질문이 되어버렸어요.
이분법으로 생각하는 걸 경계해야하는 거죠. 이분법은 언어이고 임의이고 개념일 뿐이지 진짜(현실)가 이분법은 아니라능...

일찍 퇴근하겠습니다 ㅋ

다락방 2023-01-28 08: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쟝님 리뷰는 욕하고 있는데 인용문 읽으면 엄청 읽어보고 싶네요! 특히 저 강렬한 첫문장… !! 그리고 153 페이지도요!!

공쟝쟝 2023-01-28 09:01   좋아요 4 | URL
그게 문학인 거 같아요!!! 필립 로스도 그렇고 ㅋㅋㅋ 잘 쓰면 다 읽음 ㅋㅋㅋ

단발머리 2023-01-28 09:04   좋아요 2 | URL
여기 마지막 문장에… 근데 나도 이 책 있지롱! 나와야 하는데… 안 나오네요. 저는 이 책 있습니다. 민음사꺼요 ㅋㅋㅋㅋㅋ창비것도 ㅋㅋ

다락방 2023-01-28 10:48   좋아요 5 | URL
저 단발님 댓글 읽고 설마.. 하고 <산책> 앱에 넣었더니 저 이 책 있네요? 창비 껄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또 살뻔 했어!!! 있을 거란 짐작도 못했어요!!!!!!!!!!!!

공쟝쟝 2023-01-28 15:00   좋아요 2 | URL
그녀에게 <산책 앱>이란…! 출판시장이 이 앱을 싫어합니다.

다락방 2023-01-28 0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쟝님, 쟝님 도선생 전집도 갖추고 있는데 특별히 민음사의 이 책으로 도선생을 읽은 이유가 어떤건가요??

공쟝쟝 2023-01-28 08:57   좋아요 5 | URL
전집에는 지하로부터가 없었습니다 (나도 충격ㅋㅋㅋ)

단발머리 2023-01-28 09:02   좋아요 3 | URL
그냥 충격 아니고ㅋㅋㅋㅋ 충격의 도가니다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1-28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는데 왜 자아가 비대해져? 내 자아는 맨날 쪼그라들던데.... 세상에 참 희안한 사람들도 많아요. ㅠ.ㅠ

공쟝쟝 2023-01-28 15:06   좋아요 2 | URL
그건 바람돌이님이 이미 고귀한 성품을 가지셔서 그래요. 지면을 담당하는 권위자들의 해석에 주눅들지 말고 담대하게 초천재들과 맞장 뜹시다ㅋㅋㅋㅋ 도끼 너 별거 아닌데? ㅋㅋㅋㅋ 읽는다고 독후감 쓴다고 누가 돈줍니까? 자신감 가지고 똑똑하게 읽으면 고귀한 성품은 글에 묻어나기 마련입니다 ㅋㅋㅋㅋ

scott 2023-01-28 1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벽 장쟝님 도끼옹 리뷰 읽고 저 책 커버 쳐다보니 장쟝님의 눈빛으로 보이능(๑‘-ωก̀๑)

공쟝쟝 2023-01-28 15:07   좋아요 1 | URL
스콧님!! 일곱시는 아침이예여.. 새벽이 아니랔ㅋㅋㅋ (구정을 맞이해 요즘 아침일찍 일어나고 있어용ㅋㅋㅋ) 일어나세요!!

미미 2023-01-28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댓글마저 지적 쾌락을 주는 쟝쟝님!!ㅋㅋㅋㅋ 저도 분명 이 책 집에 있을텐데 (찾는 중)

공쟝쟝 2023-01-28 15:07   좋아요 1 | URL
그 쾌락 참… 고급스러버…💕

건수하 2023-01-28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따라하는 것 같아요…. (쿠궁) 🙀

공쟝쟝 2023-01-28 15:08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기죸ㅋㅋㅋㅋㅋ 오랜만에 현실인간에게 자기 할말 신나게 떠들고 있었는 데 ㅋㅋㅋㅋㅋㅋ 거의 뺨 맞는 수준 ㅋㅋㅋㅋ

새파랑 2023-01-28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은 한국의 도스토예프스키~!! 왠지 글쓰는 방식이 비슷한거 같아요 ^^ 곧 대문호로 등극하실듯 ~!!

공쟝쟝 2023-01-28 15:10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잘하고 있어요!! 정확히 제가 원하는 바를 알아차려서 이 독후감을 읽으셨군요? 독후감 문맥왕2의 자리를 건넵니다!!!

2023-01-28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8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 - ‘명색이 페미니스트’ 마리 루티의 신랄하고 유쾌한 젠더 정신분석
마리 루티 지음, 정소망 옮김 / 앨피 / 201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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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잔혹한 낙관주의를 산산조각 내는 정확한 비관주의, 우울의 생산성과 욕망의 변혁적 활용(그게 가능합니다!) 젠더화된 감성 지능, 여성 섹슈얼리티의 포르노화를 포함한 이성애 가부장제에 대한 시원한 비판 + 부정적 감정들에 대한 치밀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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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1-24 19: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백자 평 한번 더 쓰는 걸로 마리 루티에 대한 나의 사랑을 대신하겠음. 이 책 너무 안팔리게 생긴 것이 화가날 정도임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좀 대중교통 안에서 들고 다니기엔 무리스러운 표지가 나에게 슬픔을 불러일으킨다...)

은오 2023-01-24 20:31   좋아요 4 | URL
안팔리게 생긴거 인정ㅋㅋㅋㅋㅋ너무 유치해 표지디자인 ㅜㅜ 저지금 비비언고닉 에세이 읽는데 이거랑 표지 비교하니까 더심함ㅋㅋㅋㅋㅋ근데 이렇게 극찬을 하시니 읽어봐야겠습니다 물론집에서
쟝님은 땡투를 기다리세요

공쟝쟝 2023-01-24 20:35   좋아요 4 | URL
비비언 고닉도 넘나 좋았는 데 ㅋㅋㅋㅋㅋㅋ 이 책은 지적으로 넘후 좋아요. 은오님 기다려요… 잠깐만!! ㅋㅋㅋ

공쟝쟝 2023-01-24 20:40   좋아요 4 | URL
사실 제목도 좀 다르게 냈더라면 ㅋㅋㅋㅋ 하지만 그래도 제목이 정확히 주제이긴 또 해서 ㅋㅋㅋ 암튼….!! 살아있는 사람 중에선 정희진 다음에 넣겠습니다.루티님!

은오 2023-01-24 21:38   좋아요 3 | URL
제가 쟝님이 가치삶보다 이걸 더 좋아할 것 같다는 게 딱 그거였어요 쟝님 많이 배울 수 있는 지적인책 좋아하는거같아서ㅋㅋㅋ어머 나 이제 쟝님잘알...?

공쟝쟝 2023-01-24 22:12   좋아요 3 | URL
후후 빈약한 나 자신의 사적인 한 풀이에 권위를 더해줄 지적인 인간들의 목록이 필요하거든요!! 😉 은오님 나 잘알!!

바람돌이 2023-01-24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며칠전에 서점에 놀러갔다가 가치있는 삶을 구입한 관계로 일단 고것부터 읽겠사와요. ^^

공쟝쟝 2023-01-24 22:12   좋아요 1 | URL
저는 이 감동을 잠시 가둬두기 위해 가치는 미뤄두도록 하겠사와요! 😀

2023-01-24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4 22: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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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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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2: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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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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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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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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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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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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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3: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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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3-01-25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두 이 책 너무 좋고요. 마리 루티 책 번역된거 5권 중에 이 책이 제일 좋아요. 산골 소녀 성공 이야기도 난 좋았어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주는 감동이 있죠잉~~~~~~

공쟝쟝 2023-01-25 11:1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루티처럼 성공은 못했지만 복잡한 (사실은 단순했는 데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복잡해짐ㅠㅠ) 나 자신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방법은 배우고 있어요. 루티는 그런 나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문제화하는 공부와 명료한 태도가 좋았어요. 저도 애매한 거 싫거든요!! 뚜벅뚜벅 천천히😀

독서괭 2023-01-25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손 안 대고 싶게 만드는 표지🫣
그럼에도 그렇게 좋단 말이죠? 음. 가치있는 삶은 페미니즘 책은 아니라서 완전 다른 느낌일 수도 있겠어요!

공쟝쟝 2023-01-25 11:15   좋아요 1 | URL
아하 그렇군요 ㅋㅋㅋ 가치있는 삶은 페미책이 아니군요!!! 이 책은 이성애 가부장제를 정확하게 겨냥해요! 제가 좋아하지 않는 철학자(?)들을 왜 좋아할 수 없었는 지 밝혀줘서 좋았어요 ㅋㅋㅋ (역시 그건 나의 불안 때문이었는 데…)
프로이트를 좋아하는 페미니스트가 여기도 있다네~ ㅋㅋㅋ 하면서 반가웠어요. 마리 루티 너무 흥미롭습니다!

시에나 2023-01-26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의 다 읽어갑니다. 우와. 너무 재밌어서 멈출수가 없어요!! 이틀 동안 업무 작파하고 읽음.ㅎㅎㅎ

라깡 나오기 전까지는 그전까지 읽은 책들을 쫘악 꿰어주는 거 같았고요. 제가 얼마전에 읽은 <치료요법문화>와 <행복의 약속> <커밍업쇼트>의 문제의식이 다 이어지더라고요. 쾌활하고 생산성 높은 행복 주체가 되어라 + 연애와 결혼같은 이성애 친밀성에서는 여자인 니가 졸라 노력해서 잘 유지해라. 지속적이고 안정된 친밀한 관계 안하면 넌 문제있다. 그리고… 초성애화는 성적 자유나 해방이 아니라 결국 여성의 능력에 대한 사과이다, 이건 요즘 미세하게 불쾌하게 여겨지던 ‘섹시한 페미니즘’ 뭐 이딴거에 대해 일갈해줘서 속이 다 시원했고요.

5장 라깡 이야기부터는... 저도 얼마 전에 라깡 관련 책 읽다가, 라깡의 결여로 여자들이 느끼는 불안이... 설명이 되겠는데? 하고 살짝 감만 잡고 있었는데....루티가 라깡 이론을 불안, 소통, 여자와 남자의 관계로 풀어내니까..와..정말 글 잘 쓰고 시원시원하네요.

80년대 이후의 신자유주의 시대 도래와 같이 나온 철학들이 신자유주의 에토스와 겹치는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철학에서의 모호성, 애매성이나 자아의 분쇄같은 건..그 철학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시대 상황과 결합되면서 자본주의가 빼먹기 좋은 면이 강화되어버리는 것일텐데. 계몽주의가 극단적으로 가면 타자에 대한 어마무지한 폭력으로 가듯이 요즘은 이 애매성의 윤리가, 뭐든 어떤 비판도 하지 않고, 다 두루두루 미소지으면서, 쾌활하게 지내라는 압박으로 바뀌어버린 거 같아요.


공쟝쟝 2023-01-26 18:30   좋아요 1 | URL
꺅!! 매실님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 우리가 친구죠? ㅋㅋㅋㅋ 전 여성주의와 정신분석(상담치료)두가지 사이에서 (분열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고 싶어요. 과정에서 나의 글쓰기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실험(?) 중이고! 루티처럼 대단한 지적 모험은 아닐테지만, 저 자신의 윤리를 발명해야겠다(푸코)는 지점에서는 독서-노동-글쓰기는 삼박자예요. 여기서 늘 변수는 타인인데 ㅋㅋㅋㅋ 아무튼 마리 루티의 장점이 가장 집대성 된 책일거라고 전 추측 중예여!! (표지가 ㅠㅠ)

2023-01-26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에나 2023-01-26 18:36   좋아요 1 | URL
저도 여성주의 정신분석이 ...가부장제의 틈새를 어떻게 해쳐나갔을지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라깡의 이론이 많은 페미니스트들에게 영감을 준걸 보면 분명 뭔가가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올해 하반기에 <라깡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ㅎㅎㅎ 이 책이 국내 라깡 해설서 중에선 갑이라고 ㅋㅋㅋㅋ

암튼 여러모로 여기저기 추천하기에도 좋고, 막 영감도 샘솟는 책이에요! 무엇보다 저도 그동안 제가 어설피 감만 잡았던 지점들이 촥촥 명쾌하게 정리되어서 좋았구요. 저도 급한 불 좀 끄면 리뷰를 써봐야겠어요.

공쟝쟝 2023-01-26 18:35   좋아요 1 | URL
저 진짜 푸코가 넘 충격이라서 라깡까지 갈 생각 없었는 데 (저 유목적 주체 어쩌고는 싫기까지 하거든요 ㅋㅋㅋ - 하지만 내가 항상 싫어하는 그 부분에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 걸릴 수도 있어서 브라이도티는 킵 중입니다. 암튼 그 불투명, 애매함, 타인을 알 수 없다~ 답은 없다~ 혼란을 사랑하자~ 이런 정서를 이해는 하지만 ㅋㅋ 좀 답답해하는 독거 노동자 ㅋㅋㅋ) 이 책 읽고 라깡 너무 고민됨 🙄 대충 비슷한 넘겨짚기 책이라도 읽어야지 ㅋㅋㅋㅋ 알려주신 책 참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