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쉬는 날. 책을 읽고, 듣고, 공부하고 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고 이제는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일이 되었다. 그걸 나한테 해주지 않던 삶을 기준에 놓고 생각하면 인생을 낭비한 것 같은 애통함 (애통함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이 들고, 그것 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허락하지 못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던 나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게된다. 과정과 목적, 목표와 수단. 그런 단어들을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하고, 이 삶이 맞아, 초조해 하지 않기로 한다. 지금의 나는 ~을 ‘위해’라는 말을 참기 힘들어하는 몸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에는 ~을 넣어도 무방하다. 그 말들이 자꾸 튕겨나가서 계속 이런 상태일까봐 우려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당분간은 이렇게 지내야 함. 곧 왜 이런지 또 내가 나한테 알려줄 것이다. 기다려야 한다. 


근무 중 농땡이를 쳐야 덜 억울할 것 같다며 동생이 소재를 물어온다. 나 도서관. 

도서관까지 쫓아왔다. 우리는 점심을 먹으면서 돈 이야기를 했다. 


- 나도 돈이 좋아, 그런데 돈 이야기가 진부해서 싫어. 돈으로 해결하는 게 제일 쉬워. 그래서 돈은 사람을 단순하게 만들고, 사람들이 자꾸 단순해져가. 

- 녜녜, 인본주의자님. 

- 아, 나 인본주의자 아니라고(화냄)!! 암튼 막 쓰는 것보다 (드디어) 짠테크로 맘 먹은 너를 칭찬하지만!! 나는 대세를 따르지 않고 이제부터 펑펑 쓰기로 했다. (ㅋㅋㅋㅋ) 너도 계속 생각해봐, 돈이 갖고 싶은 건지 돈으로 사고 싶은 다른 게 갖고 싶은 건지. 그리고 당장 그 다른 것을 나한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닌지. 

- 언니, 나는 진심으로 돈 쓰는 게 좋아. 돈이 정말 좋다고. 난 언니 같은 금욕주의자가 🙅🏻‍♀️아니야.

(…동생은 내가 금욕주의자인 거 어케 알았냐… 그러게 난 왜 금욕주의자인가… 아직도 내안의 금욕을 못 버렸나, 나여ㅋㅋㅋ 버려, 너는 오늘 부터 욕망의 화신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금욕주의 들킨 것을 찜찜해라 하고 있었는 데, 동생이 의외의 말을 했다. 


- 언니, 물론 나는 사는 것을 좋아하고, 사야되니까 돈 벌고 그래. 사람들 다 그래. 사실 대부분은 시발비용이고 꾸밈비용이야. ‘비용’ /‘비용’이야. 그런데 다 같아보여도 조금씩 달라. 왜 사고 싶은 지를 깊이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게 돼. 지금 내가 쟤한테 느끼는 열등감. 나는 그런 방식으로 나를 알아. 그래서라도 난 돈이 필요한거야. 그리고 쉽게 벌고 싶어하는 마음은 좀 잘못되었다는 것도 알아. 근데 너무 어렵게 버는 거 지겹고, 그래도 난 벌어!!! 번다고!!! 시발!!! 벌어야 한다!!!!!!!! ㅜㅜㅜㅜ 안버는 걸 상상할 수 없어!!! ㅜㅜ 어쨌든, 돈 많아지는 것도 그냥 되는 게 아니고 무슨 억만장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냐. 하지만 난 분명히 돈 쓰는 걸 좋아해. 언니 보다는 내가 더 돈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했다고! 언니가 뭐 걱정하는 지 알겠는 데, 난 날 믿어!!!!!!


라고 말하고 동생은 🥕마켓에 물건을 팔고 마저 돈을 벌러 갔다… 맞아. 


‘돈’에 대해서 그것을 ‘쓰는 것’에 대해서 만큼은 동생이 나보다 훨씬 많이 생각했다. 걔는 어떻게 써야하는 지 안다. 그런데 나는 모른다. 인생도 그렇다. 동생은 나보다 훨씬 잘 산다. 열심히 운동하고, 맛있는 거 먹고, 사람들한테 도움도 잘 요청하고, 회사에 저항하기 위해 태업을 하며…ㅋㅋㅋㅋ 고객사에서 싫은 소리들으면 당당하게 깨!진!다! 자신이 일 못하는 건 좀 쪽 팔리지만 일이 하기 싫은 데 어떡하냐? 그러나 난 내가 주는 것 만큼 아니 그 이상하는 걸 알고 있다. 안그러면 짤렸지.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이여. 


아, 내가 또 되도 않게 인생 선생질을 하려고 했구나. 동생한테는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될 때가 많다. 잘 안고쳐져서 미안하다. 그리고 나서 생각했다.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 자신을 아는 방법으로 소비. 나의 사랑스러운 책 탑들을 생각했다. 그래, 나는 내가 사들이는 책을 통해서 나를 안다. 그것이 책일 뿐이다. 도서관이 옆에 있어서 굳이 사지 않아도 되긴 한다. 하지만 갖고 싶으면… 다 가질 수 없으니 걔중 제일 갖고 싶은 걸 산다. 스트레스 받으면 아무거나 막 산다. 똑 같다. 그냥 그게 책일 뿐이다. 나는 잘~ 살고 싶다. 돈이, 산해진미가, 근사한 옷이, 넓은 집이 필요한 것 처럼, 내게는 어떤 잘 제련된(?) 글씨들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좀 잘 살고 싶다. 나한테 잘해주고 싶고, 남에게도 관대해지고 싶다. 지금으로서는 읽어보고 써보는 게 최선이다. 그 시간들을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최대이다.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구두 수선공의 이 되어야만 했던 말년의 릴라는 도서관을 찾고, 권여선의 소설 <이모>에 나오는 이모는 암 판정을 받고서야 도서관을 다닌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녀들이 서글프지 않다. 나는 중년의 초입부터 도서관을 다니고 있으므로. 과정이 목적, 목적이 과정. 목표와 수단. 수단과 목표. 과거의 나는 나 자신을 생각하지 않았다. 돌고 돌아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로 빠져들러 온 그녀들이 삶의 끝에서 느꼈을 감정들을 앞으로 나는 이해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 한번 더 생각한다. 내 삶의 끝자락이 지금일 수 있다고. 언제나. 


동네 도서관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지만, 대략 두 부류로 나뉜다. 자신의 세계에 침잠하러 오는 사람들과 세계가 내어주지 않는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 생계형 엔잡러인 나는 두 쪽 다에 해당한다. 하지만 오늘은 내 세계에 침잠한다. 자신을, 세계를 치열하게 생각한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배운다. 먹고 사는 것이 바빠서 내게 하지 않았던 질문들을 그들은 대신 해주었고 글씨로 남겨주었다. 그러나 그 글씨들은 아직 내것들이 아니다. 소화해야 한다. 어떤 글씨들은 하나도 이해 할 수 없다. 그냥 검은 줄무늬 같다. 밀도가 높고 농도가 짙은 개념들로 빼곡한 사유들. 나에게 필요할 수도 있지만 필요 없을 수도 있지. 잘 나가다가 끝에서 여성의 재생산 찬양하고 끝나는 남자들의 글을 많이 봤기 때문에 (… 어휴 사유를 참 게으르게 하신다…) 요즘에는 주로 여자들 책을 많이 본다. 나의 기준은 삶에 필요한 만큼 만이다. 너무 아프거나 내가 후달리는 것 같으면 덮는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선생님.



“(27) 그녀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Nicomachean Ethics 』을 읽고서 『인간의 조건』에서 포이에시스poiēsis, 즉 작업production 활동을 프락시스praxis, 곧 행위action 활동과 구분한다. 아렌트는 우리에게 작업 활동의 내적 한계들에 대해 경고한다. 노동과 ‘작업들’ 또는 ‘생산물’은 인간 경험의 유연성을 우리가 주어진 ‘대상들’ objects로 ‘물화시킨다’reify는 것이다. 인간 조건이 굴복하는 이 물화物化와 실용주의의 씨앗들은 이미 이해한 작업poiésis 안에 내재해 있다.”


아, 너무 어렵다 낑낑. 퇴각할까. 검색을 때린다. 아렌트, 노동, …


*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을 ‘노동'(labor)과 ‘작업’(work)과 ‘행위’(action)라는 실존적 조건에 처한 존재임을 주장한다. 인간은 노동과 작업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행위를 통해 보다 ‘의미 있는 것’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구글)


… 엥 …. 의미. 행위, 행위, 자유로운 행위, 의미, 의미, 의미. 인간은 그런 존재다. 돈 역시 다 같은 돈이 아니다. 안써봤음 말을 말어. 


이 책에서 크리스테바는 한나 아렌트가 ‘삶’을 철학적 사유의 본질적인 주제로 삼았다고 말한다. 아렌트에게 삶과 사유life and thought는 하나이고 같은 것이었다.  아렌트는 ‘특별히 인간적인’ 삶(specially human)을 제안하는 데… 그가 말하는 **이란 “(19)하나의 이야기a narrative로 재현되고, 다른 사람들other men과 더불어 공유하는 한에서 ‘탄생과 죽음 사이의 시기’를 지시하는 표현이다.” 


삶. 이야기. 삶. 평범한 여성들의 더 많은 이야기가 더 길게 길게 써진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친구가 생각난다. 


“(21)이야기의 행위성praxis (…) 삶 life, 이야기 narrative, 그리고 정치politics의 운명을 서로 연결 시킨다. 이야기가 예술 작업의 지속성과 불멸성을 결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역사적 이야기로서 공동체polis의 삶을 동반하는데 단어의 가장 적합한 의미로 삶을 정치적 삶으로 만든다.”  

그렇다.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공동의 세계를 짓기 위함이지.😔 


내 안으로 파고드는 재미에 푹빠져 종종 세계를 지워버리곤 하는 나에게 똑똑! 여기 곁이 있어요. 다른 삶이 있어요. 그래서 정치는 꼭 필요해요. 라고 말해주는 다른 친구의 얼굴도 떠오른다. … 


나는 이 문장에 밑줄을 그어 놓았었다.  “(23)(…) 삶이란 그 자체로 하나의 가치value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삶이란 그 의미와 행위 둘 모두를 끊임없이 탐구하지 않는 한inquire into 스스로 충족할 수 없다.”


산다는 것 자체가 혹은 생존 그 자체가 가치는 아니다. 그것의 의미와 행위 둘 모두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않는 것은… 그것은 내 삶을 내가 스스로 잉여로 만드는 것이다. (아렌트는 사람을 잉여적으로 만드는 시스템을 근본악이라고 말한다. 잉여, 잉여에 대한 개념은 더 공부해야할 것 같다.) 삶을 하나의 단일한 원리로 가장 쉽게 환원할 수 있는 ‘돈’. 돈이 나쁜가? 아니지. 어쩌면 그것이 단일한 원리이기에 가치있는- 그것은 삶에 가장 가까운 무엇일지도 모르겠다. 무언가를 사기위해 고르는 ‘소비’ 역시 비슷하다. 무력한 일상의 쉬운 통제욕과 나의 존엄을 깎아먹은 것에 대한 보상 심리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기가 느껴진다면… 어떤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그 행위를 하면서 의미를 물을 거다. 그러므로 그건 또 삶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동생의 '이야기'는 동생의 '삶'을 보여준 것도 같았다. 그렇구나.


사실 나는 ‘삶과 사유는 하나이고 같은 것’ 이라는 말이 너무도 당연하게 들렸다. 당연한 거 아닌가?

“(12) 그녀는 ‘전문적인 사유가’라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멀게 자신의 삶에서 생각을 행동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특유의 아렌트적인 특질에서 우리는 어쩌면 여성들에게 고유한 어떤 것을 보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프로이트적 의미에서) ‘억압’은 여성들에게 ‘문제적’이고 그래서 그들은 순수 사고의 강박적인 요새에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못하는 반면, 남성들은 아주 성공적으로 잘 겨루어서 그들 몸의 현실과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잘 안착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장이 정말 말그대로 건조하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니까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개념을 잘 다룰 줄 모른다는 뜻인가? (이것은 거다 러너의 지적과 공명한다…) 그럼 ‘전문적인 사유가’들은 사유만 하고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안 살아간단 말인가?(그래 그런 사람들 많이 봐왔지) 그럼… 적어도 어떤 사유의 결과라면. 생각한 대로 살아보아야 할 것 같은 그런 것은.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갖는 특징인가? (물론 생각대로 살아지지 않는다.😳ㅋㅋㅋㅋ 그냥 그래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래서 좋을대로 생각할 때도 많고….) 사실 더 의아한 것은 사유의 대상으로 삶을 주제로 삼지 않는 ‘전문적인’ 사유가도 있느냐는, 물음표인데. 응? 아... ? 응?  알아 나도 내가 이상한 거. 하지만 나는 이상한 내가 좋다, 으하하하!


어쨌든 이 문단이 통째로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단이 주는 질문을 안고 그 뒤의 독서를 이어나갈 건데… 솔직히 말하면 정말 어려운 책이다. 그래서 어제는 꾸역꾸역 2장까지 아주 공들여서 읽은 뒤 그냥 유튜브나 만들었다. ㅋㅋㅋㅋ 좀따 올려요, 투비컨티뉴!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사유하지 않음 그것이 폭력이다’라고 말했던 아렌트의 말이 또 생각났다. 삶에 행위를 의미를 견주지 못하게 하는 것. 삶을 사라지게 만들어 버리는 것. 삶을 오로지 생존에만 매이게 하는 것. 그것들이 폭력이다.  뭔가 좀 더 이어지는 것 같다. 삶과 사유는 하나이고 같은 것. 삶과 사유는 하나이고 같은 것. 나는 이 당연해보이는 문장이 제법 맘에 든다. 운동을 하면서는 ‘나는 나 자신에게 문젯거리가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자 한나 아렌트의 말인 이 문장도 생각났다. 


분명히 내가 직관적으로 느끼는 어떤 심오한 연결고리가 있다. 으하하. 아렌트 공부하고 싶은데. 넘 어려워. 어쨌든 아아, 나는 아렌트가 좋다. 그리고… 역시 크리스테바가 좋다. 크리스테바 책을 사야겠다. 돈을 벌어야하겠다! 



처음부터 삶과 사유life and thought는 하나이고 같은 것이라는 열정에 사로잡힌 그녀의 다양하지만 서로 깊게 연결된 지적 오디세이는 ‘삶‘을 그 중심에 두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았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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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9-16 12: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뭐예요, (금)욕쟝쟝, 아직 중년아님 청년임. 인생 100세여, 청년 욕쟝쟝, 금욕하지마....
그리고 시발비용 다음에 시발로 언어유희할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 딱 해버렸어.....
내 손바닥 위의 intj 욕쟝쟝~

공쟝쟝 2022-09-16 12:4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이제 청년정책에 해당사항이 없는 걸~ 그런 걸~ 나는 걸~ 마음은 소녀랍니다아아아아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아놬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말가지고 노는 것이 제일 재밌지… 금 욕 쟝쟝의 욕 구 불만은 욕쟝쟝으로 해소하는 뭐 그런 나다!!! 나는 나 랄랄라~

난티나무 2022-09-16 14: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샘이 말씀하셨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사는 거 노노 사는 대로 생각하라.
남성은 현실과 괴리가 없고 여성은 있기 때문 아닐까요…. 그래서 남성은 모르는 것을 여성이 알기 때문에, 그것이 인식이든 무의식이든 말이죠. 남성이 생각하는 삶은 전부의 삶이 아니다!!! ㅋㅋㅋ 쟝쟝님 말씀대로 ‘전문적인 사유가’를 깐 것으로 보입니다만.^^

공쟝쟝 2022-09-16 17:40   좋아요 1 | URL
후후- 나도 그거 읽어서 알고 있지롱, 누군가 댓글 달아주기 원했지롱~ 사는 대로 생각하라!!
.... 순수 사고의 강박적인 요새에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못한다 ..... 관계 지향적인 여성들의 성향 때문일까요? 이 문장만 봐서는 모르겠어요. 분명 크리스테바가 *그냥* 쓴 문장은 아닐테지요. 강모 철학자가 자신의 주저에서 여자 철학자로 유일한게 인정했던 것이 한나 아렌트라죠. 그것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어쨌든 삶과-사유가-하나이지 않은 철학을 지금껏 유럽 중산층의 남성들이 했다면, 이 지구가 이 모냥인 것은 필연이구나, 합니다ㅋㅋㅋ 그들은 분명 철학은 삶을 잘 살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했던 것 같은 데.... 흠... 전문적인 사유가란 무엇인가.... 휴... 페미니즘 철학을 읽어야 하겠어요. (큰일이야 큰일 ㅉㅉㅉㅉ)

단발머리 2022-09-16 14: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글 좋아요, 쟝님! 이런 어려운 책을 ‘돈 쓰고 싶다‘는 동생의 이야기와 같이 엮었네요.
나는 위의 말이 뭔지 잘 모르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삶이 하나의 이야기로 재현된다는 데 관심이 생겨요. 오래오래 사유한 결과로 나온거니까 쉽게 이해하려고 하면 도둑놈 심보지만 ㅋㅋㅋㅋㅋ 이해하고 싶다, 조금만 더 쉽게 ㅋㅋㅋㅋ

공쟝쟝 2022-09-16 17:50   좋아요 3 | URL
네, 아직 다 안(못) 읽었으니까 이 정도의 단상. 으로만 마무리합니다. 뭐, 그냥 뭐, 내가 쓸 수 있는 글쪼가리야 뭐 이정도죠 모.. 개념을 잘 다루는 건 전문사유가들의 일이고. 나는 그냥 내가 궁금한 걸 중심으로 물음표 만들기. <사랑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 읽다가 이걸로 퇴각했는데, <인간의 조건> 보다 이 책이 더 어려울 것 같아요. 어쨌든 단독자 아렌트는 자신의 삶으로 자신의 철학을 구현했고 사유를 끝까지 행동으로 밀어붙인 훌륭한 사상가이고 크리스테바는 그걸 알아보고 그 개념들이 삶과 철학에서 어떻게 녹여져 있는지를 다루는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적인 비평이기도 하려나요? (.... 근데 너무 어렵)
.. 저는 대선을 거치면서 한국(앞으로도)의 정치 현실에 아렌트적 태도와 사유, 아렌트가 제시한 개념이 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나 언제나 처럼 아렌트라는 인간 자체에 매료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이야기,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좋았어요. 이야기 이야기에 귀기울여봐야지.

미미 2022-09-16 14: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2)는 저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 여성들은 서로가 적이되긴 쉬워도 남자들만큼 서로간에 공유할만한 이익이 없는것 같아요(사람들은 피해의 공유보다는 이익의 공유에 더 열정을 보이는?) 그러나 ‘여성 개개인은 본능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 여성들이 더 책을 많이 읽는 현상,아이를 낳지 않는 상황들이 늘어났고 이것이 모든것을 바꾸어놓을 것이다라고. 어떤식으로든지요. 도서관이 옆에 있으시다니 부러워하며.^^*

공쟝쟝 2022-09-16 18:02   좋아요 3 | URL
성공적으로 잘 겨뤄서 이겨내는 것은 일부 남자들이고, 대다수는 패배하고 자신의 패배를 여성들에게 위안받는데 여성들이 신자유주의 덕분에 커리어 쌓느라 부둥부둥 위안 못해주니까 왜 나랑 안자줘? 왜 나를 혐오해? 그러면서 더 추하게 구는 것이 지금의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남자들이 만든 문제라고 생각하는 데, 태어나 버렸으니까 살기 위해서 여자로서의 몫이 있다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힘을 더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피해의 공유보다 이익의 공유에 더 열정을 보인다..... 이건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렇군요. 남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지요. 그런데 어쩌다가 여자들에게도 투표권을 줘버려가지고 ㅋㅋㅋ
 

나에게 기쁨인 똑똑한 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정희진의 글쓰기 4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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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 여성이 페미니스트일때 내적 갈등이 더 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힘든 점이고요..비혼 비출산이 현실적으로 가장 개인에게 깔끔한 선택이지만 출산이라는게 여성의 의무만이 아니라 하나의 권리이자 특권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면 특권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게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수하님이 말씀하셨고.


“버릴 수 없고, 버리고 싶지 않은 내 삶의 조각들을 다 부정하는 게, 부정하라고 말하는 게 페미니즘은 아니라고 느껴요. 저는요. 하지만 자주 그렇게 ‘들리기는’해요.”

라고 단발머리님이 말씀하셨다.  (https://blog.aladin.co.kr/selfsearch/13917094)

나는 여기에 *인식론적 특권*을 이야기 하며 부정과 분열을 쓰라는 종류의 댓글을 달아 놓았다.(https://blog.aladin.co.kr/jyang0202/13919676) (https://blog.aladin.co.kr/jyang0202/13918760)


그렇다. 오늘의 글감은 이거다. 50살 쟝쟝, 보고 있나? 너는 지금 어젯 저녁 (타발적 금주) 한 달을 종료하고 신나게 소맥을 마셨고 ㅋㅋ 동생 남친 소개 받고 동생이 그와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며 ㅋㅋㅋㅋ(니 인생 아니라고 그렇게 막 생각해도 되는 거냐?) 늦잠 자고 일어나서 아, 오늘 어떻게 가성비 넘치게 쉬지? 궁리하며 글은 노트에 세줄 ‘만’ 쓰자. 라고 먹었던 마음을 손바닥 처럼 뒤집으며 나의 비타(🫢)와 단발머리님 수하님한테 하고 싶은 말을 써보도록 하자. (명절 노동 고생하셨어요 ㅜㅜ)



1.


나는 나의 모순과 분열이 나에게 글을 쓰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없으면 책을 읽을 필요도 글을 쓸 필요도 안생겼을 것 같다. 일상에서는 모순적인 인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은 꽤나 능숙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종족이며, 그것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듯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욱 자주 목격되는 현상이라는 사실은 나를 자주 상처받게 한다. 어쨌든 ‘그럴 수 밖에 없는’ 인간에 대해 꽤나 붙잡고 생각해 보았고, 어쩌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은 그들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모순에 대한 개인 특유의 생존전략(해결하는 방식)이다. 


나는 그게 잘 안돼서 힘든데 어떻게 하세요?? 그러면 괜찮은 사람들은 곧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많은 중년 남자들은 허세에 가득차서 하나마나 한 소리를 곧잘 대답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생각을 많이 한 것 처럼 쉽게 재빨리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한국사회의 모순 아닌가?ㅋㅋㅋㅋ 응? 여기까지 쓰고 나니 그럼 나는? 하고 자문하게 된다. 물론 나는 아직은 미미님만 알고 있는 천재니까 재빠른 버전과 천천한 버전 둘다 가능하다, 푸하하하.


지금의 나에게 분열과 모순을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정*하는 시선이 *가까스로* 생겼다면 그것의 8할 정도는 페미니즘 공부에 빚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페미니스트로 나를 정체화하냐? 라고 묻는다면 분명 그렇지만… 나는 페미니스트 보다는 글을 읽고 쓰는 사람(그걸 공부라고 말하기로 했다)으로 나를 더 정체화하고 싶다. 물론 나의 공부는 학위도 없고, 증명서도 없고, 돈도 안된다. 되려 나의 돈을 쓰게 하고, 없는 체력을 갉아먹고(ㅋㅋ), 깔끔했으면 좋겠을 방을 무거운 책 더미로 어질러 놓고, 친구들과 멀어지게 하며, 시시때때로 나를 많이 많이 많이 마아아않이 아프게 했지만, 그렇지만 그 결과로 나는 나를 좀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미워서 나를 미워하던 짓들을 이제는 조금 많이 멈추게 되었다. 


아마 나는 결혼 제도에 안착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 나는 ‘종’으로서의 여성을 포기하고 재생산을 하지 않게될 것이고. 그건 페미니즘 때문이 아니다. 부끄럽지만 그건 페미니즘적 실천이 아니다. (그래서 기혼 유자녀 여성이 ‘부역자’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가.) 내가 이렇게 지내는 건 내가 유달리 강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나는 적응하지 못했다.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만약 됐으면 했을 것이다. 지금도 된다면 하고 싶…?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제는 딱 그 만큼의 나를 안다. 또 미래의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것이 만약에 페미니즘을 위한 실천이었다면 나는 나를 미워하게 되어 괴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쩌.다.보.니. 이렇게 살고 있게 된 것이고, 이렇게 사는 삶을 뭐라고 하는 시선에 주눅 들기 싫을 뿐이다. 어제도 나는 동생들에게 타발적 4B라고 스스로를 놀렸다. 안하는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안하게 된거야. 그런데 안하다보니까 삶이 너무 깔끔해. 부딪치는 게 없어. 간단하고 컴팩트해. 그러므로 어찌보면 인식론 적 혼란이 없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것들 말고도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넘쳐 나기 때문일 거고.


그런데 (동생네 집 벽에 걸린 영화 엽서들을 보면서) 미친 <헤어질 결심>이 미친 영화가 나에게 사랑이 무엇인지를 묻게 했어😭 이게 인생이다라고 보여주는 것 같은 거야. 내가 고독하고 혼자를 너무도 편하게 느끼고 있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내가 고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시시때때로 외로운 건 내가 *감당*하면 된다 라고 생각했는 데, 아닐 수도 있는 거야. 아니게 되는게 맞는 거지. 그건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인생을 설계하고 싶다는 것 밖에 안돼. 또 다른 의미로 현실을 제대로 직면하지 않은 거야, 난. 


그러니까 붕괴, 그거라니까. 나는 이미 붕괴되어 있고, 이제 조금은 복구되었으므로, 계속해서 이마저도의 붕괴를 염두해두고 있어야 하니까 큰코다치지 않게 미리미리 예방 차원에서. 그래, 사랑을 공부하자. 언니들이 말했어. 사랑은 불가항력. 물론 그것은 쓰려거든 연필로 쓸 수도 있지만, 머리로도 하는 것이지만(ㅋㅋㅋ), 그렇다고 안할 수는 없으니 미리미리 공부해서 나쁠 것은 없지. 그렇지만 사랑 그거 열심히 공부해도 결국 공부다 끝냈는 데 못할 수도 있음. (아놔 ㅋㅋㅋ 이렇게 여기서 글 끝내고 싶네?) 음 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가슴을 찢어버리는 기술도 배웠는 데 사랑을 못할 수도 있겠…아니 나 지금 또 뭐쓰고 있지?ㅋㅋㅋㅋㅋㅋ


여튼 처음으로 다시 돌아오자. 동생이 정식으로 소개해 준 동생 남친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체로 내가 동생들에게 저지른 나쁜 짓 들이었다… 이를 테면 중딩 동생을 데리고 <올드보이>를 보러 갔다던가 초딩 동생에게 <지구를 지켜라>를 보여줘서 트라우마를… 안겨줬다든가… 언니 고딩 주제에 왜 그렇게 다크한 영화를 많이 본거야? 그런 언니여서 미안… 내 안에 해소되지 않은 폭력의 욕구가 있었던가봉가… 하지만 생각해줘. 동시대의 영화중엔 <달마야 놀자> 같은 게 있어. <늑대의 유혹> 이런 거. 내 안의 어두움은 그런 상업 영화들로 충족되지 않았단 말이다…ㅋㅋㅋ 그렇게 어렸을 때 부터 내가 너희를 단련시켜줬기 때문에 넌 <미드소마>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이제 나는 못본다… 4B로 사는 거 너무 간단하고 시원하고 좋은 데, 딱하나 안좋은 거를 꼽으면 나홍진이나 아리 애스터 못 봄. 근데 뭐 안봐도 됨. ㅋㅋㅋㅋㅋㅋ 은 아니고. 여차저차 하다보니 나는 처음 만난 동생 남자 친구에게 “메일 게이즈(Male Gaze)”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 메일 게이즈 때문에 엄청 싸웠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해서 가까운 시일 안에 동생 남친은 내 동생과 헤어지게 된다고…(씨익)



2.


나는 왜 또 삼천포로 빠지는 글을 쓰고 있는가 정신 차려. 나는 원래 인식론적 특권에 대해서 쓰려고 했다. 이렇게 길을 잃으면? 인용하려던 문장을 가져오자.ㅋㅋㅋㅋ 


“(45) 언어는 언제나 현실보다 늦게 당도한다. 언어는 현실을 가시화하지 못한다. 우리의 현재가 바로 인식된다면, 이미 가부장제 사회가 아니다. 역사상 그 어느 사회에서도 지배적 언어(인식)는 단 한 번도 약자의 편이었던 적이 없다. 가부장제는 인류 문명의 기반이었지만, 현대 페미니즘은 1949년에 출간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기준으로 해서 백 년이 안되었고 한국 사회에서는 30~40여년 되었다. 그 시간도 *법 제정과 젠더 주류화라는 공적 영역을 지배하고 있는 ‘남성의 철학’ 자유주의의 자장*안에서 였다.”


희진샘은 천재다. 그가 당대의 여성 지식인으로서 스스로 취한 페미니즘 마저도 *공적 영역&자유주의 자장* 안이었음을 자백하신다. ㅋㅋㅋㅋ (아님 말고ㅋㅋ) 샘 진짜 쌤. 진짜. 쌤. 사랑해요. 내가 쌤 좋아하는 거 알죠?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이별… 그것이 순리  (아 주접 그만 떨자)  


그렇다. 언어는 현실보다 늦게 당도하고, 사회적 약자인 나의 언어는 세상에 없다. 남성들의 언어와 시선에서 벗어나오기 위한 페미니즘을 열심히 읽어도, 그 페미니즘이 당신에게 쾌감이 느껴지는 언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그건 당신이 쓴 당신 자신의 언어는 아니다. (물론 나 자신만의 투명한 언어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아무도 쓰지 않은 것. 그것이 곧 자원이다. 현 시점의 나는 그것이 명백히 *자원*임을 안다. 그냥 자원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아무도 해석해 주지 않은 가난하고 뒤죽박죽인 나의 몸을 통과하고 있는 지금 나의 삶을 써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미리 살고 쓴 여자들의 글을 읽는 것. 거기에 내 삶을 견주어 보면서 여성의 몸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글을 이어가보며 나름의 연대를 도모하는 것. “(42) 사회적 약자가 약자인 이유 중 하나는, 먼저 경험한 선대의 역사와 맥락을 모르고 오류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여성주의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늘 ‘내가 처음’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언어는 현실보다 늦게 당도하므로… 가장 가까운 나의 현실(버지니아 울프 언니는 플랫폼 자본주의를 살아보지 못하셨음)을 언어화 하기. 어딘가에 나와 같은 물음표를 지닌 여성들이 있다고 믿으면서. 


간단하고 명료하고 깔끔한 글쓰기가 좋을 수도 있다. 아, 팔리는 글은 그런 글들이니까 좋은 게 맞다. 그런데 그건 세상에 좋은 거고. 내게 좋은 글은 내가 사랑하는 글들은… 그런 글들이 아녔다. 나는 그런 글 들을 읽으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갈등, 삶에 대한 부정, 불안함, 불편함, 명확하지 않음, 초조함, 붕괴- 내가 가진 생각과 / 나의 몸과 / 나의 일상 사이에서 오는 분열. 아름답지 않다는 것. 삶이 고통으로 꽉 차 있다는 것. 아프지 않은 삶이나 사랑은 없다는 것. 그러나 삶이 없지도 않다는 것. 삶을 없앨 수는 없다는 것. 가끔의 안녕, 찰나의 행복, 곱씹어야 하는 안정, 그럼에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다짐, 매일의 노동과 매일의 수치와 매일의 꿋꿋함. (그런데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라고 생각하면 역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 맞다)을 읽을 때 나는 좀 움직여졌다. 내 몸을 잘 움직여서 하루를 움직여서 잘 살아낼 수 있었다. 여튼 나는 그런 글들을 좋아하고… 


다행스럽게도 나같은 평범한 여성도 글을 읽고, 써볼 수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태어나서 살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에게 가장 가성비 좋은 도구는 역시 글이다. 글은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다.)


“(43) 나를 비롯해 여성도, 여성주의자도 젠더에 대해 알기 어렵다. 여성주의는 *과정의 사유*다 왜냐하면 여성주의는 *그 자체로 모순*인 사유이기 때문에 매 순간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 도대체 누가 여성이며, 그것은 누가 정하는가. 현실이 계급 문제로만 이루어져있지 않듯, 젠더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 남녀 간 권력관계로 ‘보이는’ 젠더는, *여성들 간의 차이와 남성들 간의 차이*를 매개로 하여 작동한다. 

이러한 여성주의의 모순과 복잡함은 *사상의 한계가 아니라 자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주의적 사고 방식은 가성비가 높은 공부이며 빼어난 인식론일 수 밖에 없다. 여성주의는 다른 사유처럼 공부해야만 획득할 수 있는 어려운 인식이다.”


모순, 나의 모순. 나의 모순은 나도 모순이면서 모순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것. 나의 모순이 보이면 그걸 해결하고 싶어하는 것. 내 시선이 남의 모순을 꿰뚫어 버리면 괴로워하는 것. 그래서 나를 싫어/미워하는 것? 그러지 않으려면… 페미니즘을 공부해야 했다. 그것은 어떤 부분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게 했고 그것이 이상한 게 아니라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했다. 


애나 번스의 <밀크맨>에 나온다. 하늘은 파랗다. 그런데 하늘은 파랗지만은 않다. 까맣고 회색이고 분홍색이고 주황색이고 섞여있다. 그런데 하늘을 파랗다고 한다. 파랗지만은 않아요. 너는 잘못되었어 파랗다고 말해. 하지만 안다. 우리는. 하늘이 파랗지만은 않다는 걸. 어떤 사람들은 하늘이 파랗다는 ‘말’에 압도 당해서 파랗지 않은 하늘을 파랗다고 생각하고, 다른 색깔들을 인정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더 무서운 것은 그래서 파랗지 않음이 확연히 드러나는 황혼녘의 아름다운 하늘을 보지 않기도 한다.  그것을 죄책감 없이 아름답게 바로 볼 수 있기 까지. … 내게 필요한 것은 공부였는 데, 그 공부를 멈추지 않는 거였는 데, 그게 살려고 그랬던 거구나.라고 지금은 좀 말해 볼 수 있다.



3. 


“(49) 우리는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는 한 해방은 없다. 여기서 공부의 첫단계는 이론을 적용하지 말고 ‘지금 여기 자신’의 위치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훈련이다.”


선생님은 내가 하는 것들을 공부라고 말씀주셨고, 내가 하는 글쓰기를 훈련이라고 말해주셨다. 나는 이 삶(읽고 쓰는 것)을 계속 할지 말지 계속 흔들렸고 지금도 흔들린다. 그렇지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정말 아무에게도 아무것도 아닌, (물론 홉스에겐 집사 ㅋㅋㅋ)인 내가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고. 니가 쓰는 거 세상에 필요한 글이라고 말해주시는 것 같아서 나는 이 책을 ‘공부하면서’ ‘기뻤’다. 그리고 나의 기쁨을 ‘때때로 그만 읽고’ 싶어하는 언니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 (나는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만 읽고 싶은 마음) 나는 기쁜데, 그대들도 기뻤으면 좋겠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똑바로 보는 것이라고. 인류가 발전시켜 놓은 (이라고 망쳐놓은 이라고 읽는다) 현 시대의 모든 기술과 권력들이 무자비하게 통과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몸으로 자신의 문제를 *똑똑히 똑바로* 보는 것. 남자들이 (실천도 못할 꺼면서 가르치고 싶어서 드릉드릉) 쓰는 당위의 글(하나마나한 소리)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세상과 견주는 물음표의 글을 계속해서 써나가는 것. 그런 식의 존재 증명. 그런 식의 삶. 똑똑한. 이미 그렇게 살고 계시는 분들을 발견하게 된 나의 안목이 *감사*한데 나만 기쁘고 나만 감사할 순 없지!!! ㅋㅋㅋ 


누구나 정치인이, 성공한 기업인이, 떡상한 유튜버가, 돈버는 지식인이, 연예인이, 셀럽이 될 수는 없다. 세상은 어려워져 이제는 공무원도 회사원도 되기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 나의 경우 주부나 엄마가 되지 못한 것에 가깝다. 내 인생에 답이 없는 데 남의 인생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는 없다. 아무튼 답은 없다. 답이 있었으면 인류가 왜 이 모냥이겄어. 그렇다고 답 없네~ 하고 죽어버릴 수는 없으니까 나는 내가 사는 방식을 공유해보는 거다. 읽고 쓰고 살기. 다만 쓰는 것이 어려운 종류의 것임을 이제 좀 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매일 쓰세요. 자주 쓰세요. 공부하세요. 읽으세요. 또 공부하세요. 읽으세요. 우리가 처한 이 언어없는 상황이 *인식론적 특권*인데, 수하님 말대로 그것이 정말 *특권*이 되게 하고 싶다면, 그런 세상을 정말 바란다면. 쓰세요. 써서 올리세요. 쓰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쓰지 않으면 모르니까 쓰세요. 하하, 나 여기서 오래오래 알라딘 할게요.  



4.


(그런데 이 시점에서… 고민이 되는 것은….) 나는 여성의 노동에 기대지 않았으면 글을 쓰지 못했을 여성을 담아내지 못하면서도 감히 여성에 대해서 쓴 ㅋㅋ 남자들의 문학(철학..정치학...과학...생물학...다)이 싫고… 그런 문학을 여성 독자들이 계속해서 사주고 팔아줬다는 사실에 분개하며, 그래도 남자 치고는 잘쓰는 사람들이 있긴 하니깐, 남자가 썼으면 엄청 음청 완존 잘쓴 글만 인정해줄 건데ㅋㅋㅋㅋ(아 필립로스 너를 어떡하니ㅋㅋㅋㅋㅋ) 


이제 막 쓰기 시작한 여자들 글은 완전 편애 할 것이라고 맘 먹었는 데… 인간. 어쩔 수 없는 것이...  ‘공부’ 안한 냄새 나는 (출판 된) 글은 여자가 썼다고 해도 이제 좀 싫다. 기후위기 시대의 나무 낭비 아닌가. 전자책으로 냅시다. 물론 여기서의 공부란 정희진이 말하는 공부인데…  다행이야. 정말, 나에겐 플랫폼 자본주의ㅋㅋㅋ가 있어서 나무 낭비 안하고 이딴 누더기 같은 글을 올려볼 수 있군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 글은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면 좋겠다. 계속 읽기고 쓰기를 멈추지 않는 용기?!


인식론적 특권을 과학기술의 발달로 공략(?)하는 나는 2022년의 신자유주의 페미다. 

구원은 없다. 공부만 있다. 내가 하는 걸 공부로 인정 하든 말든 나는 공부한다. 그렇다. 난 정희진의 저주에 걸린 사람. 마법에 풀리려면 그가 읽은 책들을 더 처먹는 수 밖에 없다. 50살의 나여, 보고 있냐? 이불킥하고 싶겠지만 어쩔 수 없어. 여기까지가 너의 최선이었다. 



*덧붙임*
나는 기혼 유자녀 페미니스트 여성들의 몸으로 산 글들이 분명히 더 필요해질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너무 필요하지만. 잘 쓴 글 말고 날 것의 글. 쓰다 보면 더 잘 써지게 되겠고. 분열과 모순이 글쓰기와 공부의 원동력이자 자원이라면, 그들 보다 더 공부 잘하고 똑똑해질 사람이 어디있단 말인가. 사실 4B해보니까 분열이 별로 없어서 페미니즘 공부할 의욕이 안 생겨...(응? 거짓말임) ㅋㅋㅋ 농담임.. 농담임둥!!!! 
세상을 바꾸는 전투적 페미니스트도 필요하지만, 남성들이 쓴 모성이 아니라 여성 자신이 쓴 모성도 필요한 법이고, 페미니즘의 인식론없이 쓰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마나 한 소리가 될 것이기 때문에....(그리고 이 종이 유지된다면 반드시 재생산한 엄마가 있기 때문에) 열공하면서 자기 삶을 써주세요. 언냐들. ㅋㅋ 태업은 필수, 파업은 선택! 아아아아모르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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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9-12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맥락일지는 조금 까리하지만 어제 읽던 책에서 본 구절을 옮겨봅니다.

-- 김선아는 드 로레티스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여성의 경험‘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으로 젠더화하는 경험(습관, 기질, 유대감과 지각의 묶음)이 여성 주체라고 부르는 사회적 존재를 낳는다면 그것을 바로 여성주의의 개념적, 재현적, 성애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와 주체 형성의 관계는 역사 안에서 어떤 객관적 진실을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진실을 찾아내는 데에 놓여 있다. 여성성이라는 재현과 자기 재현을 통한 경험의 진실을 찾는 것이 여성주의의 인식론이며 경험의 계보학을 구축하는 것이 여성주의의 역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결국 습관(경험)을 지속시키느냐 아니면 그 습관에 변화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여성 주체와 여성주의자 주체는 구분된다.˝ -- <가족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권명아

+ 헤어질 결심... 응? 사랑? 이 영화의 주제는 ‘사랑은 없다‘가 아니던가요? 저는 이 영화가 ˝소통의 불가능성˝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만. 클클클... 조만간 헤결에 대해서도 좀 떠들어보도록 할게요.^^


공쟝쟝 2022-09-12 19:46   좋아요 1 | URL
아... 그런데 너무 어렵습니다. 일단 ‘젠더화‘라는 용어부터 어려워할 사람이 많을 것 같고요, 재현적, 객관적, 여성성, 인식론, 계보학, 여성 주체, 여성주의자 주체. 한 문단에 이렇게 어려운 단어가 많은 책을 난티님은 읽고 계시는 군요. 저는 ㅜㅜ 권명아님이 하고 싶은 말이 무슨 말인지 가닿기 위해 많은 것을 공부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언제나 체력과 시간의 빈곤에 허덕입니다. 음... 저의 퀴즈입니다. 공유해주신 이 문장을 난티나무님이 제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짓이냐고요? 정희진 샘이 말하신 공부를 해야한다는 소립니다...ㅋㅋㅋㅋㅋ
(덧, 저의 이런 ‘말‘을 ‘반지성주의적 태도다‘라고 말하는 것이 제가 지식인 혹은 강단페미들에게 실망한 이유입니다. 왜 노동계급의 여성이 공부 안한다고 생각하지?ㅋㅋㅋ)

난티나무 2022-09-13 00:06   좋아요 1 | URL
ㅋㅋ 사실 이 책 문장들이 너무 어려워서 저도 겨우 헉헉거리면서 읽었어요.
이 부분은 그나마 주석으로 달아놓은 부분이고 김선아라는 분의 책 내용을 인용하고 있어서 꾹꾹 읽히기는 하는데 책 전체가 이렇게 추상 개념인 단어들로 뒤범벅이 되어 있고요.ㅋㅋ 아 나 백자평 쓰면서 욕 좀 할려고 했는데 욕 여기서 먼저 하네요 ㅋㅋ 암튼 진짜 말 희한하게 하시는 분....@@

공쟝쟝님이 말씀하시는, 우리 각자의 경험을 글로 쓰자! 이걸 어렵게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변화하지 않는 객관성은 없다고 정희진샘이 그러셨잖아요. 객관적 진실을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진실을 찾아낸다, 내 자리에서 내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여성 개인의 인식이고 그것이 여성주의고 그것이 모이면 역사다, 뭐 이런 뜻... ? 우리는 습관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러므로 여성주의자 주체들!

아 그런데 주체,라고 말하니 또 이런 구절이 생각나서 찾아갖고 와써요...
˝심문하는 법에 순종함으로써 우리는 충실한 주체의 위상을 획득한다. 주체가 된다는 것은 이처럼 무죄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위 인용구의 ‘여성 주체‘를 적절히 설명하는 거 아닐까요?
˝하지만 교육은 자신이 순종하고 있다는 것까지를 볼 수 있는 인식의 힘을 동시에 제공하기도 한다. 그것이 교육이 갖는 양가성이다.˝ - 교육제도에 관한 글이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
(임옥희 <채식주의자 뱀파이어>)

공쟝쟝 2022-09-13 08:05   좋아요 0 | URL
요 댓글은 거다러너의 소문자 역사와 대문자 역사의 은유를 떠올리게 하네요 ^^ 마지막 문단도 공부의 중요성이고.
인식의 힘! 여성이 담당해온 재생산 노동은 남자들이 언어와 개념이 있어 누려온 일천한 인식의 힘보다 넓고 방대하죠. 찾아낸 경험의 진실을 모으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겠네요. 그래야 여성주의자 역사가 생기는가 봅니다? 다만 여성이란 고정되어있지 않고 재현되기에 따라 바뀌겠으므로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평범한 여성들이 무엇을 떠들어대고 무엇을 사는가로 변화해가고 바뀌어갈테니, 우리는 열공하고 기쁨을 느끼는 여자를 보여주자 ㅋㅋ 💪💪

미미 2022-09-12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의 글 프린트해서 (바른 히피체가 잘 어울리네요^^*)읽었어요~♡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12 19:48   좋아요 1 | URL
미미님.. 내 글 프린트해서 읽으면... 나무낭비 종이낭비 기후위기시대의 낭비낭비!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천재를 볼 줄아는 안목 만큼은 인정인정 ㅋㅋ

단발머리 2022-09-12 18: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2) 사회적 약자가 약자인 이유 중 하나는, 먼저 경험한 선대의 역사와 맥락을 모르고 오류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여성주의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늘 ‘내가 처음’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 는 선생님 말씀의 맥락을, 저는 거다 러너의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 읽으면서 발견했어요. 근데 이게 너무 어려운게 대부분의 여성들은 인생 속에서 자신의 ‘경험‘이 자신만의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그랬고요. 역사 속에서 여성의 목소리 자체가 지워졌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제서야... 아, 내가 주류도 아니면서 주류의 시각 속에 갇혀 있었구나, 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는 우리들의 슬픈 이야기...

전 여성주의 읽으면서 자신의 경험을 풀어내는 일이, 우리가, 우리 경험들이 공명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풀이, 넋두리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제 나름의 (당연히 저에게만 해당하는) ‘강박‘이 있습니다. 건강하게 씩씩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읽고 쓰고 싶어요. 쟝님의 이 글 너무 좋아서 여러가지 생각이 밀려드네요. 역시 천재의 글이라 다르다. 부럽당!!!!!!!

공쟝쟝 2022-09-12 19:54   좋아요 2 | URL
와 역시 거다러너.. 그런데 그 책 절판된 책이죠? 역시 거다러너. 나에게 너무 좋은 페미니즘 선생님.

주류도 아니면서 주류의 시각에 <---- 이 말 너무 맞아요. 게다가, 나는 내 온몸에 작용하는 이 미디어의 시대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 아메바로 만들어서 더 힘들어요. (이거를 푸코가 미리 알려준 거 같아요.. 그리고, 후기 저작들은 그래서 지지 않는 방법들도 알려주는 것 같다고 추측해요. 언제 읽죠? ㅜ 읽는다고 알 수 있을까요? 나는 또 초조해진다)

건강하고 씩씩하고 냉정하고 명랑하게! 우리 또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합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안읽기 때문임. 나에게 단발머리님은 푸코와 아렌트를 떠올리는 초조함.... 우리 같이 똑똑해지기 약속해요. 단발머리님. 알았죠? 너무 멀리 너무 빨리 대현자에 도달하면 안돼요!ㅋㅋㅋ 그리고.. 내가 천재인거 알아본 사람2 되겠습니다. 미미님, 단발머리님 ㅋㅋ

수이 2022-09-12 19: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글입니다. 위에서 바로 단발님이 하신 말씀, 물론 단발님에게만 해당된다고 하셨지만 전 가능하다면 많은 여성들이 서로 공명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한풀이와 넋두리가 가능하다면 물론 쓰기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시엄마와 제가 공명할 일은 거의 없지만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는 공통된 카테고리 안에서 일종의 도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 있어서요. 기혼자의 삶을 ‘부역자‘의 삶으로 덧씌우는 프레임은 확실히 별로였어요. 하지만 또 그렇게 쎄게 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있다고도 여겼어요. 이건 비난은 아니지만 그래, 너희도 한번 살아봐라, 이런 심정도 없지 않아 있었고. 그런 면모에서 보자면 우리보다 전 세대들 혹은 동시대 여성들, 페미니즘을 모르고 살아간 여성들, 가부장제의 억압 따위 나는 무관하게 살았는걸, 이라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들이 공부 냄새 전혀 안 나는 글을 쓰고 그 기록을 하나의 서사로 만들어낸다면 그 기록으로 또 하나의 사유가 펼쳐지리라고 봅니다. 전 요즘에서야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먹물 냄새 나는 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희진의 글은 여러모로 곱씹고 그 사유의 깊이 또한 방대해서 놀랍기만 하지만 어떤 의미로 보자면 정희진을 넘어서야 더 수많은 가닥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굿밤!

공쟝쟝 2022-09-12 20:19   좋아요 3 | URL
제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무수한 한풀이와 넋두리*를 경계하게 된 이유는 (사실 읽고 쓸줄 모르는 채 재생산을 담당해온 많은 여성들이 미치지 않고 살기 위한 나름의 방편이 바로 수다라고 생각합니다, 수다들은 분명히 가치 있고요, 제가 한풀이와 넋두리가 싫은 이유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고 *남*이야기만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걸로 당장 해소해버리고 질문을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남자들의 허세와 별로 다르지 않게 느껴져요... 그럼 나는 안하냐? 나도 겁나 많이 합니다. 뒷담화의 제왕임) 그건 휘발되기 때문예요. 그것들도 쓰지 않으면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없는 역사가 됩니다. ㅜㅜ 그렇게 여성의 목소리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예요.
정희진을 넘어서야 한다는 말 무슨 말인지 와 닿아요. 우리 좀 더 많은 수다를 떨어야겠네요. 우리의 수다를 글자로 남기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한가지 믿음이 있습니다. 저는 페미니즘적 인식론 없는 글은 빠른 시일안에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 페미니즘 vs *투자,자기계발,힐링*으로 양분되지 않을까요?) 신자유주의 덕택에 책 정도는 구매할 수 있는 여성들이 생겨났고, 그들이 독서시장, 글 읽고 쓰는 시장에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내 몸이 반응하는 목소리가 없을 때는 모르겠지만, 내 몸이 반응하는 언어들이 있는 데, 우리가 왜 굳이 그런걸(?) 돈주고 사서 읽겠습니까?
공부냄새 전혀 안나는 글은 이미 페이스북과 많은 커뮤니티에 넘쳐 납니다. 그 글들 조차 내 몸에 침범해서 내 사고를 흔들죠. 내 주변의 사람들의 말과 함께요. 어쨌든 나는 이런 현실을 살아가고 있으므로 또 분열하고.. 그리고 그건 내 글쓰기의 자원입니다. 새로운 인식을 발견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자원을 누구보다 많이 가진 비타님이 제겐 훌륭한 도반이십니다! 굿밤 ^^

건수하 2022-09-12 2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글에 언급되다니, 영광이에요. 근데 오늘 집중해서 글 읽기 좀 힘든 여건이었던 지라, 두 번 읽었는데 천재 쟝쟝님의 글 좀 어렵고요... 일단 댓글 달고 나중에 다시 찬찬히 읽고 또 댓글 달게요.

일단.. ‘때때로 그만 읽고 싶고 싶어하는‘ 은 저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표현입니다. 로맨스가 훨씬 읽기 쉽긴 하지만 ㅎㅎ 페미니즘 책이 훨씬 재미있거든요. 괴롭기도 하지만 재밌는.. 그 마음 다들 아실거라 믿으며. 계속 읽을 거예요. (혹시 그만 읽을까봐 걱정하는 줄 알고 강조 ㅎㅎ)

근데 쓰는 건.. 사실 내 문제 똑바로 보는 것보다 문제의 해결에 더 관심이 있어요. 사실 나야 어떻게든 살아가지 않을까? 문제가 해결되는걸 더 바라거든요. 그래도 모자란 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니, 될지도 모른다니 (그래서 쓰는 건 아니고 쓰고 싶어서 쓸 거지만) 계속 쓸 거예요. 무수한 한풀이와 넋두리.. 이미 조금 쓰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정희진님 책 5권 머리말에서 이 부분이 인상깊었는데, 제가 자기 검열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인 것 같아요.

페미니즘이 네 주장의 설득력을 보증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의 지식이 너의 페미니즘에 설득력을 가져다주어야 해. 페미니즘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네 페미니즘도 신뢰한단다. - 장춘익 (5권 9쪽)

근데.. 쟝님 50되면... 2040년쯤 되는 건가요? ㅎㅎ 우리 그때 다시 와서 이 글 꼭 다시 보기로!

공쟝쟝 2022-09-12 21:21   좋아요 1 | URL
수하님 마저 저를 천재로 인정해버리시면 3명의 법칙에 따라 제가 진짜 천재가 되어버린단 말입니다. 저 천재인거 비밀이니까 절대 널리알리지마시고 마음 속에 간직해주세요. 사실 저는 그냥 책콴자입니다. ㅠㅠㅠㅠㅠ

문제해결에 관심이 있는 수하님은 이제 곧 훌륭한 사상가가 되실 분이라 생각하고 2040년을 향해서 우리 씁시다. 저는 저 자신의 문제 해결에 골몰하겠지만 ㅋㅋㅋㅋ

*무수한 한풀이*에 대한 *강박* 저는 좀 슬퍼요. 저는 좀 슬픕니다. 언니들이 그렇게까지 아파하고 어떤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지는 몰랐어요. 젊은 넷페미니스트들 만큼 열심히 공부하고 읽는 분들이신데 조심스럽기까지 하시다니. ㅜㅜㅜ 하긴 저도 그래요. 저도 쓰면서 매일 고민하고 매일 견줘요. 쓰지 않는 부분이 쓰는 부분보다 더 많고 내 고통이 전시되는 방식으로 페미니즘이 소비되지 않기를 바라요. (그 부분에서 임신중지 페이퍼와 일맥상통합니다.)

실컷 쓰시라고 말하고 싶지만, 세상은 쓰는 사람보다 읽는 사람이 훨씬 없어요. 저는 읽는 사람들이 쓰는 글을 원해요. 그리고 읽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노동인지를 아는 사람들의 글을 원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알라딘 서재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거든요.

공유해주신 장춘익 선생님의 지적은... 이미 너무 과로하는 사람들이 좀 편하게 사는 게 왜 나뻐? 편해야지 사유도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다른 영역에서도 신뢰받기 위해서 고생 해야하는 가? 좀 편해지면 안되는가? ㅋㅋㅋ) 저는 내 안의 노동중심주의와 자기계발의지를 항상 짜증스러워하는 인간이지만.... ㅋㅋㅋ 4차 산업혁명도 왔대고 이왕지사 이렇게 된거 모두가 태업하고 파업하며 *관대*하게 페미니즘 책이나 읽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쓰기나 합시다 ㅋㅋㅋㅋ 제가 찐천재로 인정하는 다부장님이 그런 글을 남기셨어요. *꾸준함은 힘이 세다* 꾸준하게. 2040년의 우리는!

건수하 2022-09-13 06:24   좋아요 0 | URL
사상가요…?;; 그런 답을 책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랄뿐 제가 뭘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들고요.. (전 천재가 아니기 때문..)

내 고통이 전시되는 방식.. 맞아요 사람들은 구체적인 이야기에 더 몰입하니까요. 그래서 이렇게까지 써야하나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저도 알라딘 서재가 그래서 좋아요. 지금은 주로 저와 취향이 맞는 분들 서재만 놀러가고 있는데 그만큼만 해도 벅차서 친구를 많이 늘리고 있지 않는데.. 사실 여기에도 전체 회원 중 ‘쓰는 사람’은 극히 일부인 것 같지만.

그런데 우리가 서재에서도 관심갖게 되는 계기가 있잖아요. 내 경험만 주구장창 쓰고 소설이나 다른 책 얘기가 없는 사람, 있어도 아주 짧고 자기 생각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에게 관심이 생길까요? 안 그래도 읽을 글이 많은데? 저는 장춘익 선생님 글 원문을 읽은 건 아니지만 (2022년 신간이길래 읽어볼까 해요) 그 정도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꾸준함이라는 덕목이 제게 아주 부족하지만… 여러분들과 함께라면! 불끈 ㅎㅎ

공쟝쟝 2022-09-13 07:51   좋아요 1 | URL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하는 사람을 사상가, 철학자 라고 부르지 않나요? 꼭 전공자여야 철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ㅋㅋㅋ (천재는ㅋㅋㅋ 생각해봅시닼ㅋㅋ 분명 천재여야 사상가가 되는 거 같긴 한데 그럼 좀 안될거 같음 ㅋㅋㅋ)
아니 그냥 저는 페미니즘에게 너무 큰 윤리의식 부여하는 순간 또다른 의미의 코르셋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ㅎㅎㅎ 여자 노동 안보이게 만들고 그걸로 세상 굴리는게 가부장제 자본주의고 그거 유지할라고 코르셋채우고 히잡씌우는 건뒤 ㅋㅋㅋ 거기에 여자들이 좀 편하게 살자고 하는게 페미니즘이고 대중화된 이유기도 한 건데 ㅋㅋㅋ 막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러면 안하고 싶죠 ㅋㅋㅋㅋ
자기계발서들은 이 미친 자본주의에서 너.도 성공할 수 있다고 하는거에 비함 매력 떨어지잖아요 ㅋㅋㅋㅋ
하지만 분명 의미있는 지적이라서 그게 되는 사람은 억울해하지말고 하면 될거 같습니다 ㅋㅋ!! 불끈!!!

건수하 2022-09-13 09:14   좋아요 1 | URL
기여를 못할거 같아서? ㅎㅎ 그래도 자기만족하며 읽을거예요 ㅋㅋ

공쟝쟝 2022-09-13 10:53   좋아요 0 | URL
야쓰! 자기만족! 자기중심! 💕💪💪

그레이스 2022-09-14 0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솔직하시군요
모순과 분열이 글을 쓰게 한다!
저의 경우 모순과 분열은 글을 못쓰게 하는 걸림돌인데...^^

공쟝쟝 2022-09-14 10:51   좋아요 1 | URL
아하…!!! 모순… 그걸 걷어내는 글쓰기 역시 가치있죠 ^^ 만가지의 사람 만가지의 글쓰기…. 솔직… !!

독서괭 2022-09-15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이 글 너무 좋아요. 덧붙임 부분 보니까 나한테 하는 말인가!! 싶은 착각이 드는데 ㅋㅋ 제가 좋아요 눌러놓고 이렇게 긴 글은 폰으로 읽기가 힘들어서 ㅋㅋ 하지만 피씨로 서재 들어올 기회가 빨리 안 와서 이제야 제대로 읽었네요.
‘기혼 유자녀 페미니스트 여성‘(너무 길어서 위에 가서 찾아보고 옴;;)으로서 모순과 분열, 하니 딱 떠오르는 것은 페미니스트라고 하기 어려운 남편과 함께 사는 것이예요 ㅋㅋ 예전에 어떤 비혼 동생도 저에게 물었었어요. 남편 만날 때 페미니즘 이야기를 했었냐? 저는 남편 만날 때만 해도 페미니즘에 눈을 못 떴던 상태라 그땐 딱히 신경쓰지 않았어요. 페미니즘에 눈을 뜨고 보니 남편은 페미니스트가 아닌 것 같다고 깨달았 ㅋㅋ 하지만 저는 말로만 여성의 권리가 평등이 어쩌고 외치면서 집에서는 드러누워 있는 남자보다는 그 반대가 배우자로서 훨씬 낫다고 생각하므로 남편에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ㅋ 일단 내가 페미니스트로서 갈고 닦으면(?) 남편도 영향을 받으려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늘 성찰하고 분투하는 쟝쟝님, 천재 맞다!

공쟝쟝 2022-09-16 18:11   좋아요 1 | URL
하하, 괭님을 특정해서 쓴 글은 절대로 아닙니다!!!!!
마지막 문단에 공감합니다. 어디 주워들어가지고 책 몇권 읽었다고 입으로 페미니즘 이야기하면서 맨스플레인 하는 남자 (전 남페미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ㅋㅋㅋ 몸이 다르니깐요.) 보다는 현실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한 협상이 가능하고, 몸 가짐을 조신히 하며 (남자들이 더 조신해야합니다), 여성을 ‘섹스‘가 아닌 같은 ‘인간‘으로 보고 존중하는 그정도 수준의 인간적임만 갖추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성매매를 하지 않아야 하고, 성매매하는 남자들이랑 놀면 안되는 데. 저는 그 기준에 맞는 남자 사람을 아직 한명 봤고 친하게 지냅니다. 하하. 배우자님을 잘 아주 잘 훈련시켜주시길 바랍니다. ㅋㅋㅋㅋ

건수하 2022-09-17 21:57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댓글에 폭풍 공감…

특히 말로만 여성의 권리가~ 부터요. 요즘에 저 막 시키고 저는 책읽고 그러고 있답니다 그리고 <악어 프로젝트> 이런거 읽으라고 던져 주고요.

2022-09-16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6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7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7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8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10-07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축하드려요 ㅎㅎ 무슨 책 사실지 궁금합니다 ㅎㅎ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2-10-07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좋다하셔서 샀습니다 ㅋ
축하드려요 ~~

서니데이 2022-10-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어제 '50살의 나여,열심히 써라!'라는 댓글을 달아뒀던 게 기억나서 늦은 밤 일 때문에 눈 침침한데 조금 더 읽었다. 


몇 페이지 안가서 서른 여덟 살의 울프는 50살의 자신에게 안녕하냐고 묻고 있다. 아...🤔 나 버지니아 울프랑 캐릭터 또 겹치네... 진짜 푸코에 이어서.... 큰일났네... 대문호와 철학왕들과 자꾸 캐릭터가 겹쳐.... 흠.... 어쨌든 울프 선생님 좀... 귀엽다. (세상에 내가 버지니아 울프를 귀여워하고 있다니...!) 몇 문장 안가서 '가족 제도에 반대하고 싶어'하신다. 어, 저도 그런데...!!!. 선생님! 백 년 뒤 세상은 좀 더 구체적이고 좀 더 심각해요. 


그나저나 백 년 뒤까지 인류가 존속하려는 지는 모르겠으나, 만약에 인류가 절멸했다면 그것은 가족 제도만을 옹호하는 이들 때문 일 것이고, 가족 제도(여성의 무임금 재생산 노동)를 기준으로 국가를 셋팅한 가부장제 자본주의 때문일 것이다. 그건 뭐 여자들이 만든게 아니라서 따져 물을 필요는 없지만, 여남 가리지 않고 같이 멸망할테니 좀 억울하긴 하므로 2022년 한국의 4B를 최선두로 전 세계는 페미니즘 중~ 울프 선생님! 거기엔 지대한 당신의 영향이 있으니 제게도 영향을 미친 <자기만의 방>을 당신이 썼다오. 인류가 답을 찾으련지는 모르겠는 데... 남자들한테만 맡기면 안될거라는 건 남자들 자신도 아는 세상이 올 텐데... 지금 동방의 작은 나라에서는 대통령을 잘 뽑아서.... 응? 호되게 당하고 다시는 남자 대통령을 안뽑았다고요??? (ㅋㅋㅋ)


나의 이런 망상에 가까운 시덥잖은 예언을 50살의 내가 읽을 것을 생각하니 실실 웃음이 지어진다. 너무 나이브해서 쪽팔리냐? 그래도 이게 맞다니까? ㅋㅋㅋ  너, 노안 왔겠지만, 그 때는 훨씬 훨씬 기술이 발달했을 테니 큰 글씨로 읽고 있지? 공쟝쟝, 아직 인류가 멸망하지 않았다면, 혹시라도 인류가 멸망하지 않아야 하는 이해관계를 가진 대열에 네가 있다면... 그땐 이걸(?)로 책을 쓰도록 해! ㅋㅋㅋㅋㅋ 이게 재료야!


그냥 지금을 열심히 살 면 언젠가는 50살이 될 것이고, 그때의 내게 확실히 장담할 수 있는 건 지금은 읽기 어려워하는 *한나 아렌트*나 *미셸 푸코*의 주요 저서 두어 권 정도는 더듬더듬 이해하며 읽은 상태일 것이다. 5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내가 <젠더 트러블>을 읽은 상태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세상에, 알라딘 서재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아 여러분 또 제가 이렇게 가슴이 웅장해져.... 내가 어떻게든 꾸역꾸역 그 어렵다는 <젠더 트러블>을 머리 뜯어가며 읽었으며 <제2의 성>을 두 번이나 읽은 사람이라니!!!!!... 세상의 속도는 책보다 훨씬 빨라서, 이제 그 책들은 현실을 다 담을 수 없는 낡은 것이 되었지만(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는 책은 없다, 그것은 관념-), 그러나 세상은 또 너무 다양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여전히 섞은 채로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그것이 진짜 리얼리티로서의 현실-), 그 책들은 또 여전히도 앞으로도 너무도 필요할 것이고. 


지금의 내가 좀 어려운 책들을 열심히 읽는 사람인 것이 너무 좋다. 아마도 쉰살의 나는 살아본 만큼 많은 질문들을 갖게 될 것이고, 그 질문들을 진지하게 다루는 이들이 쓴 것들을 읽으면서 흐뭇해하겠지. 그걸 생각하니 역시 기분이 또 좋다. 좋다, 좋네. 분명한 건 5년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좋으니까, 50살의 그녀는 50살의 나를 더 많이 좋아하고 있을거다.


*나이 먹은 공쟝쟝이 안경을 끼고 2022년 9월 대목을 읽을 때, 틀림없이 나더러 일기를 계속 하라고 말할 것이다. 친애하는 내 망령이여 안녕하셨습니까?*  


50 쟝쟝, 그냥 지금을 열심히 살면 돼. 하던대로, 살던대로. 이미 그렇게 살았을 테니, 그것을 또 계속 하도록해. 네 글이 너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는 모르지만 난 얼마전에 네덜란드 다녀왔다? (푸하하) 젊어서의 너는 이별과 상실에 대해서 누구보다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다고 자부해. 그때도 사람들은 다가오고 떠나가겠지만, 너는 더 이상 헤어지는 게 무서워서 웅크려만 있지는 않을거야. 이미 혼자가 되어 보았기 때문에 혼자임이 아무렇지 않을 거고. 세월과 사람들이 선사한 슬픔이 지금의 나보다 훨씬 많겠지? 그렇지만 그것을 다 겪으며 살아낸 더 단단하고, 깊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야. 더 많은 이야기가 생겨났을 거고. 그땐 또 그걸 쓰고 있을 너를 알아.


아. 최근에 마음만 생긴 소망인 데, 그때도 혹시 마음만 일까봐 좀 겁나는 데... 너...많이 읽었으니까, 이젠 영어도 좀 읽어. 외국어 공부가 노화하는 뇌 건강에 직빵이래. 그런데 현재의 너는 ㅜㅜ 노동에 치인다... 뭐 이 노동도... 미래의 니가 굶어 죽지 않기 위함이니까... 열심히 자신의 부를 누리도록 하세요...?


너를 생각하니 가까운 미래의 내가 해야할 것들이 보이는 구나. 안녕. 

2022년의 나는 이렇게 또 스스로에게 숙제를 내주고 숙제를 한다. (성격...)



나이 먹은 버지니아가 안경을 끼고 1920년 3월 대목을 읽을 때, 틀림없이 나더러 일기를 계속하라고 말할 것이다. *친애하는 내 망령이여, 안녕하셨습니까?* 그리고 내가 50이라는 나이를 그리 많은 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기 바란다. 그 나이에도 좋은 책을 몇 권 쓸 수 있을 것이다. 멋진 책을 위한 재료가 여기 있지 않은가. - P46

나는 가족제도에 반대하고 싶어졌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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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9-06 1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명 위대한 분들과 캐릭터 겹치는데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저는 천재가 아니므로 비웃음 당할까봐ㅋㅋㅋㅋㅋㅋ흐흑🤧

공쟝쟝 2022-09-06 14:14   좋아요 2 | URL
저한테만 비댓으로 말해주시면 안될까요?ㅋㅋㅋㅋ 저도 천재 아닌데요?ㅋㅋㅋㅋㅋㅋ 그 자기 천재인 거 같은 사람은 저 아니고 제가 커서 될지도 모르는 그분이시고요 ㅋㅋㅋ 저는 똑똑할뿐ㅋㅋㅋ 천재는 아님 ㅠㅜ 하지만 천재들과 자꾸 캐릭터가 겹쳐… 아이참✌🏻

2022-09-06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6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9-06 23:47   좋아요 1 | URL
궁금하네요? 누굴까?ㅋㅋㅋ

2022-09-07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09-06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는 20년 뒤에도 안경을 씁니까?

공쟝쟝 2022-09-06 14:36   좋아요 1 | URL
버지니아 울프랑 만날 방법이 이것 밖에 없는데요, 어떡해요?

바람돌이 2022-09-06 16: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버지니아 울프는 50에 소설 <파도>를 출간했습니다. 제가 다음 읽을 버지니아 울프 책으로 줄세워 놓은 책입니다.
우리 공쟝쟝님 50에 파도보다 훌륭한 글을 보리라 기대하며 그때까지 알라딘에서 나가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겠습니다. ^^

Falstaff 2022-09-06 18:29   좋아요 3 | URL
윽! <파도> 흠.... 저는 파도 타다가 멀미가 얼마나 심했던지 말입니다. ㅋㅋㅋ 다 팔자소관이예요.

바람돌이 2022-09-06 20:15   좋아요 3 | URL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멀미하는 맛으로.... ㅎㅎ

공쟝쟝 2022-09-06 23:28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이렇게 진지하게 댓글을 달아주시니 제가 굉장히 흐뭇하면서 살던대로 살지 싶습니다 ㅋㅋㅋㅋ
골드문트// 사실 버지니아 울프 소설은 정말인지 읽기가 어렵더라고요 (댈러웨이 부인만 다섯번째 ㅋㅋㅋ)

수이 2022-09-07 14: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울프님 비타 왔습니다. 울프 일기는 사랑이죠. 역시 좋아하실 거 같더니만 좋아하시는군요. 오십세의 쟝쟝님 모습이 너무 궁금한 가을날입니다. 오늘 일 많이 하시고 조만간 영어 잘 하시는 분을 초청해 브런치 자리를 가져보도록 할까요?

공쟝쟝 2022-09-07 15:05   좋아요 1 | URL
오 나의 비타님! ㅋㅋㅋㅋ 영어 잘하시는 분 술은 못드시는 제가 아는 그분 맞습니까?!! 추석 잘 쇠세요! 저는 오늘 외근 나옴 ㅋㅋㅋㅋ 😊

수이 2022-09-07 15:07   좋아요 1 | URL
빛이 너무 좋아서 오늘은 길 위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웃음이 실실 나오더군요, 외근 잘 하시고 해도 마음껏 즐기소서 😎

단발머리 2022-09-08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0이 가까워오는 어떤 사람은 급한 마음에 새로운 다이어리를 주문하고 만다. 마침내.

공쟝쟝 2022-09-08 17:23   좋아요 0 | URL
헤헤. >_<
 

아침에 운동을 다녀왔고, 다락방님 페이퍼를 읽었으니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실은 자가 격리 이후 부터 후유증으로 고생한 열흘 정도는 정말 엉망이었다. 37살의 버지니아 울프는 ‘쉰살의 버지니아 울프를 위해’일기를 쓴다. 나도, 나도요, 나는 5~10년뒤의 나였는 데.. 좀 더 시기를 넓혀볼까. 쉰 살은 너무 까마득 한데…

<울프 일기>. 올해 초에 천천히 다 읽겠다고 해 놓고 책장 안에서 낡아가고 있었다. 하루에 조금씩 다시 읽어 보자 하는 중인데 역시 좋다. ‘나만을 위해 글을 쓰는 습관은 글쓰기의 좋은 훈련이 된다는 신념’,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거나’, ‘그러나 산만함은 곧 지저분 함이 된다’

- 작가들 다 우울증 환자였어, 글 써서 다 산 거야.

라는 말을 친구가 해줬는데, 그 말을 떠올리면 따끈한 토마토 수프 마신 것처럼 몸이 따뜻해진다. 사람들은 울프의 비극적 죽음을 이야기 하지만 나는 그가 글을 썼기 때문에, 59세까지 살았다고 생각한다. 고흐도 그렇다. 그의 그림은 광기가 아니라 치유의 노력이라는 걸 조금 알아볼 수 있다.

(분수에 맞지 않게) 똑똑한 여자는 불행하다, 미쳐버린다는 사회적 통념은 너무 세서… 너 그만 생각해, 너 그만 읽어, 너 그만 파고들어 라고 하는 나를 위한다는 말들이… 나를 위한 건 줄 알았는 데… 완전 뒤바뀐 진술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물론 내가 똑똑한 건 사실이다.) 나는 불행해지거나 미쳐버리 않기 위해서 읽고, 쓰고, 생각하고, 파고 들었던 것이다. 5년 전의 내 일기는 이렇게 읽다가 미치거나 사회 부적응자가 될까 걱정한다. 정말 너무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네, 나는. 피식. 병든 것들에 적응하려고 했기 때문에 나는 아팠던 거다. 아프니까 글씨를 읽고 쓰기 시작한거고. 확실해졌다. 스물 스물 기미를 보이다가 오랜만에 찾아온 시간이었고, 오로지 쓰는 것만 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그것은 거기 머물러 있기 위함이 아니라 빠져나오기 위함이었다. 게다가 이번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전한 사람들이 보였다. 참 다행이었다.

쉰 살의 공쟝쟝을 위해 투자가 아니라 일기를 쓰자.
버지니아 울프보다 오래 오래 살아서 더 많이 쓰자.




어쩌면 이 모든 것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지나친 아첨과, 가난한 사람들을 힘들이지 않고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지 모른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배한다거나, 지도한다거나, 자기 의지를 강요하는 따위의 행동에 내 반감은 더욱더 커진다. - P24

레너드는 이 책에 담긴 철학이 매우 우울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어제 레너드가 했던 말에 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인간 전체를 바라보고, 또 자기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쓸 때, 어떻게 우울해지지 않을 수 있는가? 그러나 나는 희망을 잃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참 묘한 말이 되었다. 그리고 상식적인 해답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아직 대신할 만한 새로운 해답이 없는 채 낡은 해답을 버리는 과정은 슬픈 것이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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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9-05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쟝쟝님 후유증 열흘이나 고생했어요?ㅜㅜ 저도 이번에 겪어보니 힘들던데 그와중에 책 읽고 글 쓰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읽고 쓰는 마음이 치열해서 더 그런 것 같네요.. 이제는 괜찮은 거죠?

공쟝쟝 2022-09-05 12:51   좋아요 1 | URL
ㅋㅋㅋ 방금 괭님 페이퍼에 댓글 달고 왔어요 ㅋㅋㅋ 저는 저만 챙기면 되었는데… 괭님은 ㅠㅠ 애들까지 ㅠㅠㅠ 고생 많으셨겠지만 이후 관리가 더 중요한 듯요 ㅠㅠ 절대 더 안정 취하십시오!!!

수이 2022-09-05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마토수프 데펴서 뜨끈하게 드십시오, 주말 동안 안 하던 일 하느라 허리가 나갈 거 같습니다. 갓김치 담그다가 여수에 예쁜이가 있는데 갓김치 보니 생각나는구려 엄마 하니까 그 예쁜이 누구냐고 묻더이다. 비 내리니까 뜨끈한 호빵이 땡기네요, 갱년기라 그런가봐 ㅎㅎㅎ

공쟝쟝 2022-09-05 12:54   좋아요 2 | URL
주말에 김취 담가써요? 설마 추석이라고???🥺 난 하루는놀고 하루 일했쥐ㅋㅋㅋ 추석 끝나면 이쁜 얼굴 보여드릴게요 🫣

미미 2022-09-05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친구분 명언을 남기셨네요!! 저도 책이 없었다면,여성학 몰랐더라면, 쓰면서 해소하지 않았다면 어찌되었을까 아찔합니다. <울프일기>마저 읽어야하는데...
일단 집에가서 꺼내두기라도 해야겠어요 울프는 쟝쟝님을 더 오래 살고싶게한다^^*

공쟝쟝 2022-09-05 18:44   좋아요 1 | URL
내면이 망가져서 오만데 신경질 내면서 살거나, 속물근성을 갖게 되거나, 약한 것들을 괴롭히면서 자신의 권력에 도취되거나, 뭐.................. 제 생각에는 그렇게 되기 보다는 그냥 참고 참고 또 참다가 몸이 많이 아팠을 것 같긴 한데요...... ㅋㅋㅋ 전 아픈 게 싫어서!!!
그렇다 울프는 나를 더 오래 살고 싶게 한다.

잠자냥 2022-09-05 13: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론 내가 똑똑한 건 사실이다˝ ㅋㅋㅋㅋㅋ 리틀 다락방 기질이 있구만! 이대로 잘 크면 큰 다락방 되겠어요!

다락방 2022-09-05 13:29   좋아요 4 | URL
아놔 이양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05 18:45   좋아요 2 | URL
잠자냥반님이 모르는게 하나 있네요... 전... 다락방보다 훨씬 큽니다. 5cm라고 다락방은 주장하지만... 제 체감상.... 7?8?9?10? ㅋㅋㅋ 모르겠네 내가 그사이에 더 컸나? 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9-05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것은 거기 머물러 있기 위함이 아니라 빠져나오기 위함이었다.˝
쉰살의 공쟝쟝님 화이팅!

공쟝쟝 2022-09-05 18:45   좋아요 1 | URL
나여, 지금의 내가 미래의 너에게 화이팅을 보낸다! 열심히 써라!

책읽는나무 2022-09-06 0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럽군요.
쉰 살의 일기를 미리 써볼 수 있다는 게...ㅋㅋㅋ
난 예순 살의 일기를???? 흑흑흑~
근데 조금 궁금하다.
쉰 살의 공쟝쟝님이!!!ㅋㅋㅋ

공쟝쟝 2022-09-06 10:00   좋아요 1 | URL
아마 그녀는 지금보다는 근사할 것 같습니다. 노안은 왔겠지만 조금 더 어려운 책을 이해하면서 읽고 있지 않을까요? ㅋㅋㅋ케0ㅐ——————————ㅈ3ㅡㅏ]ㅜㅐㅔ90/;;;;;;;;;;-= <— 이거 홉스 짓 ㅋㅋㅋㅋㅋㅋㅋ
책나무님처럼 궁금한 것도 많아질 거고.. 그 때도 알라딘을 하고 있으려나요? 훗. 하지만 읽고 쓰고 있을 것 같긴 합니다.

단발머리 2022-09-06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 책 있어, 하면서 책 꺼내봤더니 <울프가 읽은 작가들>이었네요 ㅋㅋㅋㅋㅋ 둘 다 하얀색이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이 책 사야겠어요. 떙투할게요. 일기 쓰기 매일 미룬다 ㅋㅋㅋㅋㅋㅋㅋ 토마토 스프 파이팅!!

공쟝쟝 2022-09-06 11:22   좋아요 1 | URL
이거 되게 두껍고 59세까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일기 아침에 쓰세요 ㅋㅋㅋ 저 아침에 쓰기로 하니까 좀 좋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많이는 못써도 ㅋㅋㅋ

단발머리 2022-09-08 08:55   좋아요 1 | URL
아침에 쓸게요. 나 밤에 써서 잘 안 되었구나 ㅋㅋㅋㅋㅋㅋ 나는 아침에 묵상(meditation)을 했지요. 묵상 시간에 일기를 쓰다보면 자꾸 기도를 하게되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팁 감사링!!

공쟝쟝 2022-09-08 11:19   좋아요 0 | URL
매일하는 기도는 힘이 무척 세겠다!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 융합과 횡단의 글쓰기 정희진의 글쓰기 5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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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 거리의 지린내를 잔뜩 머리에 묻혀 온 그날 밤

방음이 하나도 되지 않는 에어컨 없는 낡은 호텔의 객실에서

우리는 아주 잠깐

몸으로 쓰는 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꼭 페미니즘여서가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쓰는 사람들은,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쓰지 않을 수 없는 몸을 가지게 되어버린 사람들은, 조금 더 애를 써서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고. 정성을 들여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긍정, 자기 긍정. 돌봄, 자기 돌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자기를 잘 배워야 한다고. 알아가야 한다고. 무한한. 나 자신이라는 세계를.

 

누군가를 바꿀 수는 없다. 내가 나를 바꾸는 거다. 하지만 종종 곁을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바뀌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는 그것을 더 이상 헛된 통제욕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당한 요구이며 치열한 협상이다. 그리고 지난한 노동이고 괴로운 과정이 될테지만. 한 번 쯤. 생애에 한 번 쯤은. 물론 내가 원하는 만큼 바뀌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지만, 포기하진 말아요. 왜냐면 사랑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사랑.* 내가 나를 더 사랑하는 방향으로 바뀔텐데, 그가 나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 역시 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바뀌어가겠죠? 애초에 사랑하지 않는다면 바뀔 필요조차 느끼지 않을 테구요. 하지만 정말 제가 보탤 말은 아닌 게 나는 혼자니까. 내 주제에 무슨. 그래도 하다 안되면 저 같은 가능성도 있잖아요. 정 안되겠다 싶으면 혼자, 혼자도 추천입니다. 언제나 둘이 어렵죠. (쉬운. 그러나 그렇게 쉽지 만은 않은 혼자라는 선택지도 있다는 걸. 잊지 마요, 차마, 당부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겁 없음. 나는 나의 겁 없음에 생각했다. 치열함과 치밀함 붕괴에 가 닿을 만큼의 매진에 대해서도.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계속해서 뒤척였던 밤들에 대해서. 그러다가 오늘은 정희진의 새 책에서 이런 단어를 찾았다. <불성실함> 나의 못마땅함은 사랑 받지 못함이 아니라 함량 미달의 사랑어떤 불성실함에 있었던 걸까. 용기가 아니라 불성실 이었다면얼추 퍼즐이 맞춰진다. 그래, 그래서 사람들은 제도 안에 자신을 안착 시키고 싶어하지. 나 역시 매사에 성실한 편은 아니지 않은가. 조금은 불성실해지고 싶어 제도를 요구했구나 너는. 나는 사랑을 요구했고. 결혼이 성실을 약속하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불성실의 방패막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사실 모두 알고 있었는 데 나만 또 몰랐구나


애초에 애초에 모든 것을 끼워 맞추려던 나의 교조적인 성향이 언제나 문제였고. 이런 성향의 나는 조금만 알고 그저 열심히 살면 되었을 텐데, 하필, 하필이면 내가 태어나 사는 세계는 무한히 무한히 자유롭다. “(99) 무한한 자유,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유의 시대다

 

어쨌든 이제는 삶에서 놓을 수 없어진 나의 성실함. ‘머리으로 으로 따로 떼어 나눌 수 없는 나눠지지 않는계속해서 분열하지만 딱 붙어 있는나에게 돈이나 시간을 가져다 주지 않는그러나 없이는 살 수 없는외로움의 총체와도 같은 동시에 그래서 더 절실한 다른 세계와의 만남과 연결인그 (비생산적) 일들을 정희진은 공부라고 표현해주었고,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이 공부구나 하면서 조금 웃는다.

 

공부, 공부하세요.

나는 나한테 말하고 있었네.

공부, 열심히 공부하세요.

 

여행지에 돌아와서 시차 적응이 덜 된 내가 오밤중에 갑자기 삘받아 열심히 한 것은 책장 정리였다. 물론 직접적인 까닭은 잠자냥의 책장 정리 페이퍼(https://blog.aladin.co.kr/socker/13832144) 때문이었지만, 거실이 읽다 만 책으로 점점 뒤메질 스러워지고 있었기 때문... 



250~300권 정도를 유지하던 나의 책장은 1년 사이에 500권으로 두배 증식 하였고, 도끼옹 전집을 위해 마련한 나의 페미니즘 책장은 이제 완전한 철학&페미니즘 책장으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도끼옹 전집은 침대 맡에 두기로 하였다...)

 

그리고

몰랐는 데

수치스럽게도 (에바 일루즈 정리하다 보니)

사랑.. 이 생겼다. (푸코 칸을 압도한다. 그럼. 푸코. . 내게 사랑이었니?)



내가 읽었던, 읽으려고 사둔 사랑에 대한 책이 이렇게나 많았던 거다

놀랍다. 나 사랑에 진심인 여자였다. (그렇게 사랑이 싫다면서요...크크크크크크큭....)


사랑을 이루고 있다는 단어들. 어떤 날은 노력에 어떤 날은 존경에 어떤 날은 용기에, 투사에, 이름에, 실존에, 꽂혔다. 그래서 사랑을 잘했냐고요? 잘하게 되었냐고요?

 

그러게 말입니다. 😞 슬프게도 제가 사랑을 공부하기 시작하자 수월하게 타자를 사랑하지 못하는 흐린 눈이 잘 안되는 사랑고자가 되었는 데 말이지요하지만 이만큼 열심히 사랑을 글로 공부하면서 주체와 타자를 나누는 구태한 이분법을 해체하는 연습을 하고 그것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주체 나 사랑 타자 사랑 주체… 그러합니다… 언어의 물성에 대해 언어의 현실성에 대해 연구하며 즉 글로 사랑을 배우면 사랑 그거 할 수 있어진다는 뭐… 응? 이제는 뭐? 아무튼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그 마음의 사치, 그리고 사랑을 언어로 공부하는 것은 현실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몸으로 받아들인 지식이 융합되어 있는 타자의 몸과 만나 또 융합하는 새로운 앎-지식을 생산하며어쨌든 저는 신.중.한 사람이므로 먼저 글로 사랑 공부를 끝.낸. 후에 사랑도 시작해보도록 하려 하였건만은


나는 <헤어질 결심>을 봐버렸고. (크허헝🤣🤣) 사랑 좀 잘 알 알라딘 이웃들은 사랑 자꾸 불가항력 막이래. 그래서 나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머리로 사랑을 한다던 부장님께 비법을 좀 배우고자 자문을 구하였는 데, 그는 수지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노래를 틀어주었다. 쟝님, 그냥 이 노래로 가슴을 찢어버려... 라고 했지만 저는 그 노래를 통해서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아, 이것이 사랑을 글로 배운 사람의 총체적 난국....


(미련) 실은 책장에 꽂힌 저 책들을 아직 다 완독 못해서 인게 아닐까요?

그러므로, 마침내, 사랑, 다 읽은 다음에 생각해보겠습....(그러므로 아직, 섹스는, 아주, 멀었다 잠자냥아,)

 

... 이웃님의 우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딴 인문학 책 말고 문학을, 소설을 더 읽는 게 좋지 않겠냐구요?

. 나는 소설을 분석한 책을 읽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나의 장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맨스 영화라도 좀 보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는 그 영화를 보고 쓴 글을 읽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나의 장르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잠은 안 오네요. 낮잠을 많이 잤거든요. 이거 참. 큰일 났습니다. 


덧붙임.

참, 정희진의 이번 책은 어떤 결의가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편이 훨씬 좋습니다. 선생님. 가시는 길. 응원합니다. (우리 가는 길은 다르겠지요~ 그것은 저의 당파성이니까요~) 당신의 저주를 온몸으로 받아 내면서 공부. 사랑. 합니다. 그거. 나. 

공부를 하세요. 공부가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시대니까, 돈 안드는 나만의 공부를 하는 거예요. - P99

나는 내 몸의 역사다. 개인의 몸은 그 개별성 때문에 앎의 내용과 가치관에 따라 현실과 합쳐지는 범위가 다르며 만들어지는 지식도 다르다. 아니, 달라야 한다. - P101

다른 사람의 몸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진다. 삶은 몸들의 개별적 화학이다. 요컨대 인생사에서 공부는 혼자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이다. … 여기서 말하는 공부(工夫)는 글자 그대로 특정 분야에 자기 몸을 훈련하여 장인(匠人)이 되는 것이다. 거창한 얘기가 아니다. 공부는 세상이라는 공방(工房)에서 대장장이에게 망치질을 당하고 불에 녹아 쇳물이 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환을 거듭하며 *내 몸에 기(技)와 예(藝)를 새기는 것*이다. - P102

*주변에 어떤 사람을 가까이 두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공부처럼 좋은 예도 없을 것이다.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것만큼 큰 행운이 없다.
공동체를 꾸리거나 도반(道伴)을 맺는 것이 함께 공부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제도 안팎에 동시에 존재한다. 학교, 배타적인 연애, 가족 제도는 제도권 안에서 가능한 대표적인 공부모임이다. - P103

반면 개인이 조직하고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공부 모임이나 제도로부터 자유로운, 두 사람만의 관계인 도반이 있다. 공부에 필요한 적대는 일대일 관계이므로 도반은 두 사람이어야 한다. 세 사람이면 대화가 흩어진다. 도반이 ‘유사 연애’의 모습을 띠는 이유는 검열 없이 대화가 오가고 상대방의 뇌에 출/입할 수 있을 만큼 둘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P103

학교, 가족, 이성애 같은 제도적 관계는 제도 자체가 관계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이 덜 요구된다. 반면 제도권 밖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흔히 생각하듯 개인이 공동체나 도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다. 개인이 열심히 공부할 때만, *즉 스스로 융합을 멈추지 않을 때만 관계가 지속된다*. 모이는 것만으로 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개인 내부에 융합이 있어야 외부와 ‘함께’하는 공부가 가능하다. - P104

융합은 합하는 작업이 아니라 융합하는 개별적 몸들이 접속하는 상태다. 융합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각자의 가치관이 충돌하여 새로운 사유를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타인과 충돌할 자기 만의 몸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도반은 믿을 만한, 편한 길동무라기보다는 자극과 긴장 관계에 가깝다. - P104

성질급한 이들은 혼자 득도하는 쪽을 택한다. *상대에게 더는 배울 것이 없을 때 남는 것은 노동 뿐이다*. 그래서 상대를 ‘버리는데’, 그 이유를 아는 상대도 있고 모르는 상대도 있다. 혼자 남겨진 ‘을’은 자신을 반성하지 않고 융합하는 상대방의 몸(mindful body)에 집착한다. 대개 치정으로 간주되지만 그냥 한쪽의 불성실이다. *성실한 삶은 어렵기 때문에 불성실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길동무가 지속되려면 서로 보조가 맞아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나는 "그냥 친구로 남자"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 P104

융합은 먼저 내 몸에서 일어나고 그 다음에 공동체나 도반에서 일어난다. … 스스로 융합된 몸이 되어야 다른 융합도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는 편이 바람직하다. 융합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당파성의 지속적인 생산이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가치관의 충돌과 재생산이 없는 공동체나 도반이 무슨 소용인가.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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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8-09 23: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잠이 안 와요? 나가서 3만보만 걷고 와요~~ 앗 아니다 맨홀 뚜껑 위험하다! 쟝쟝, 곧 책 천 권 증식을 앞두고 있군요?

쟝쟝님께 “했구나, 마침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희진 쌤 이번 책 증말 좋아요! 공감공감

공쟝쟝 2022-08-09 23:50   좋아요 3 | URL
이 속도로는 천 권 증 식. 매우 수월. 했구나......... 마침내.... 했구..마침.... .....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제대로 해체하면 나는 나 스스로 섹스도 가능한가요? 희진 샘 알려줘요. (문득 깨달음) 희진샘이 사랑하는 해러웨이.. 해러웨이... 사이보그 사이보그... 기계.. 기계......... ( 지금 내 뇌 어디로 튀는지 보여요?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8-10 08:04   좋아요 2 | URL
기계... 음... 아침부터...
(왜 알 것 같죠?)

공쟝쟝 2022-08-10 16:11   좋아요 2 | URL
수하님ㅋㅋㅋㅋㅋ ㅋㅋㅋ 이 개그는 수하님과 나만 피식거리는 걸로 하자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0 16:14   좋아요 2 | URL
와.. 희진샘… 이번 책 읽을 수록…. 우리시대의 위대한 대현자의 탄생을 이번 책에서 목도하는 것 같아서 저 가슴이 뻐렁쳐요, 여러분!!!!
감히 1,2권 읽고 아, 선생님도 이제 나이가 드셨구나 라고 생각했던 철없는 날 용서해요 ㅠㅠ 그렇지만 난 혐오주의자는 아니지만 ㅠㅠㅠㅠㅠ 언젠간 워마드(?)의 진심을 봐주시겠죠 ㅠㅠㅠ 샘 화이팅예요 ㅠㅠㅠ

단발머리 2022-08-10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일루즈 책 많네요. 난 달랑 한 권인데 ㅋㅋㅋㅋ 일루즈 가져요, 나한테 정희진쌤 주고요. 이번책 넘 좋지요. 줄도 못 치고 숨죽여 읽었음요.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아니 인도에라도 태어났으면 버틀러, 스피박 안 부러운데… 나는 그게 젤 원통하다.
이제 굿나잇😴
내일은 또 내일의 비가 오려나.. 걱정되는 밤… 그럴 때는 책이 최고… 난 이제 그만.. 잘게요. 진짜 굿나잇😴

공쟝쟝 2022-08-10 00:33   좋아요 1 | URL
ㅠㅠ 너무 좋아요. 선생님 계속 더 멀리 가세요. 더 높이 날으세요! 하고 싶은 공부 다하고 하고 싶은 말 다 하세요. 그거 따라 읽는 나는 진짜 나는 은혜받은 사람입니다. 나 선생님 보다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거예요. 샘이 쓴거 다 읽고 죽는 게 내 목표임 ㅋㅋㅋㅋ 굿 나잇 😍

2022-08-10 0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0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8-10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랑스라고는 드골공항밖에 안가봤는데(비행기 경유하느라요), 그 드골공항의 기억이 무지막지한 지린내라는..... 인천공항보다가 거기 보는데 허걱이더라구요. ㅎㅎ
사랑공부 좋네요. 사랑을 쓴 책들, 사랑에 대해 말한 어떤 책이라도 좋지 않을까요? 내 맘속에 사랑에의 의지가 충만하다는 거니까 말이죠. 행복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응원 백만개쯤 보냅니다 ^^

공쟝쟝 2022-08-10 17:20   좋아요 1 | URL
직접 가서 보지 않고는 모른 다는 말이........ ㅇ ㅏ..... 빠뤼... 벨기에.... 는 왤케 거리 곳곳에 오줌 냄새가 진동을 하는지요 ㅜㅜ 암스테르담도 화장실 유료긴 한데... 잘살아서 긍가.. 암스는 지린내가 안났거든요? 근데 아래로 내려갈 수록.... 빈부격차 때문일까요? (되게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장실이 유료면 적어도 화장실 몰카범은 없겠구나 하게 되고..... 암튼 네럴란드 세계최고 선진국인 듯해요. 제게는 그랬습니다.

사랑.... 공부..... 10대의 나는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20대의 저는 사랑에 어려움을 겪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고, 30대 초반의 저는 똑똑한 여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종류의 언설에 너무 화가 났었어요. (나는 똑똑한 데 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내 삶은 대체할 수 있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 처럼 내 사랑 역시 그럴 것이다 라는 잠정적 방향아래, 사랑 그게 좋은 것이라면 좋은 것, 그래, 그 좋은 것을 향해! 이러면서 공부 계속 이어나가보려구요. 제게 사랑은 ‘공부‘ 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0 14: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분의 여행은 평생 기억될 소중한 추억이겠습니다.
많이 걷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보고, 많이 대화하고...방음도 안되고, 에어컨도 안 나오는 찌는 숙소에서 지쳐있을텐데, 저렇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도 드물테고, 또 그것을 경청하여 두고 두고 곱씹는 사람도 드물테죠^^
환상의 콤비에요!!(이것도 넘 옛날 말인가?)
저는 공쟝님의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부장님의 면모가 엿보여 왜 커서 다락방이 되는 게 꿈인 것인지 알 것 같아요ㅋㅋ
저도 어제 정희진쌤 책 받았는데 책을 읽으면 사랑공부를 하게 되는군요?
저는 좀 뻣뻣한 사람이라 사랑 실천이 잘 안되어서 종종 고민일 때가 많아요. 저도 공부 좀 할랍니다!!! 그 사랑 공부요♡


공쟝쟝 2022-08-10 17:31   좋아요 2 | URL
도반. 함께 길 걸으면서...... 세상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실컷 신나게 이야기하면서도, 중간에 멈춰서 풍경에 감탄하는 그런 근사한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특별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 많은 책, 더보다 더 많은 걸음, 저보다 더 많은 흥과 체력을 가진 친구라ㅋㅋㅋ 제 젊음이 조금 수치스러웠 (-_- ㅋㅋㅋㅋ)지만....... 제가 더 많이 먹고, 많이 걷고, !!! 반드시!!! 더 건강해지겠습니다 ㅋㅋㅋ
이 책을 읽으니 제가 모르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 그런 방식으로 삶을 ‘사랑‘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사랑할 것이 남아 사랑을 공부하는 내가 멋집니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나 했더니.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더군요 ^^ 함께 해보아요~

잠자냥 2022-08-11 14:15   좋아요 2 | URL
그분은 심지어 쟝보다 더 많은 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1 14:22   좋아요 1 | URL
저는 무성욕자입니다.

다락방 2022-08-12 09:40   좋아요 2 | URL
섹............... 뭡니까? 뭐죠? 흥!!!!!

잠자냥 2022-08-12 10:06   좋아요 1 | URL
부장님~ 에이 알면서~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10:08   좋아요 1 | URL
아...또 나의 머리카락이 더 길어지는 것인가???

책읽는나무 2022-08-12 10:08   좋아요 1 | URL
상상하지 말자ㅋㅋㅋ

mini74 2022-08-1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칸 ㅎㅎㅎ 넘 낭만적입니다 ㅎㅎ

공쟝쟝 2022-08-10 17:37   좋아요 1 | URL
<사랑은 지독한 혼란>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 <사,랑,은, 사치일까?> <사랑은 왜 불안한가> <사랑은 왜 끝나나> <사랑은 왜 아픈가> <불구의 삶, 사랑의 말> ............. 제목이 다 이따위 인데... 낭만적이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읽고 나면 저도 책 하나 써볼랍니다. <사랑,을, 글로 배웠더니(결국 실패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2-08-10 17:38   좋아요 1 | URL
칸만 낭만적이군요 ㅎㅎㅎ

공쟝쟝 2022-08-10 17:40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네.......... 칸만 낭만적입니다......... 부질없는 <사랑> 내가 다 도려내버리겠다. 크아아앙!

라파엘 2022-08-10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몸과 마음을 다해 평생 공부하면서 알아가는 건 결국 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제가 천착하게 되는 사랑은 아가페적인 사랑에 가깝습니다만... 😅
쟝님이 사랑을 공부하신다니, 독서가의 여행법에 이어서 독서가의 사랑법이 기대가 됩니다 ㅎㅎ

공쟝쟝 2022-08-10 18:32   좋아요 2 | URL
진짜 자신을 진짜 타인을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세계 전체를 사랑할 수 있다고, 그것은 연마 연구 공부 터득 학습 해야하는 종류의 것이라고 프롬이 사랑의 기술에서 말하죠. 뒤집어 말하면 전체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으면 개인을 사랑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는 뜻. 그러나 전체도 미시세계도 우리는 알 수 없게된 축복받은 세대이니 과정 자체가 목적이 되는 천착야 말로 이 시대 사랑에 맞는 공부법 아닐까요?
앗, 독서가의 사랑법 ㅋㅋㅋㅋ 좋은데?
(그러나 여행편 도 아직 다 못올림 ㅋㅋㅋ)

라파엘 2022-08-10 19:35   좋아요 2 | URL
언제나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마워요!! 쟝님, 평안한 밤 보내세요~ 😊

잠자냥 2022-08-11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장 스토킹해보니까 정말 문학은 없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둘의 책장을 융합해야.....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1 12:47   좋아요 2 | URL
아 문학 에세이 외의 다른 책은 ㅋㅋㅋ 침실에 ㅋㅋㅋㅋ 저 문학 많아요!!!! 근데 잠자냥은 문학 매우 대단히 많아요 🤣🤣🤣

mini74 2022-09-08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겠다는 출사표 던지신 리뷰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

서니데이 2022-09-0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시에나 2022-09-18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도 사랑에 진심이시군요. 저도 사랑 안 해, 관심 없어, 이러면서 사랑에 관한 사회학, 철학, 페미니즘 다 사들이고 다 읽고 그래요...ㅎㅎㅎ 사랑에 관심없다는 자들이 사실 누구보다 사랑에 뜨거운 자들이라는 걸... 저는 뒤늦게야 인정했어요. 크큭.

지금은 일루즈의 책 다 읽고 남성 철학자들의 사랑 타령(!)을 읽으려 했는데. 남자들 것은 너무 순진해서 읽기가 싫어서 멈춘 상태에요. ㅎㅎ 어쩜 이렇게 보는 관점이 다른지. 여자들의 책은 사랑 때매 아파 죽겠다는 건데, 남자들은 어우.. 진짜.. 너무 유아적.


사랑에 관한 책을 파면 팔수록...너무나 답답한 건 이것이 여성에게 ‘이성애‘로만 너무나 명백히 쏠려있다는 것일텐데요. 아시겠지요. 에바일루즈의 책을 읽으면 여성들이 빠진 모순이 너무나 잘 나와있어서 가슴이 콱 막히더라구요. 결국 일루즈의 포인트는 저는 여자들은 남자들을 못 버린다, 그 정서적. 성애적 애착을 너무나 갈망하고 원하기에 머리로는 페미니즘을 습득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남자에게 보호받기를 원한다는 거..그리고 그건 결국 여성에게 이성애를 인정의 전부이자 최전선으로 세팅해둔 빌어먹을 지금의 체제 때문인데.....

저도 이 주제로 (무려) 초고를 쓴 게 있는데 어서 다듬어야 하는데요. ㅎㅎㅎㅎ 공쟝쟝님의 리뷰 기다립니다.

공쟝쟝 2022-09-19 11:50   좋아요 1 | URL
우와 기대됩니다^^!!!

그렇죠, 당장은 버릴 수 없지만, 멀지 않은 미래의 사랑이 다른 모습이 되도록 사랑을 다시 발명 발견해야겠죠? 그러기 위해서 사랑을 끊는 실존적 판단도 좀 더 존중되야할테고요…. 아무튼 매실님의 글이 필요하단 건 확실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빌어먹을 이성애… ㅠㅠㅠ ㅠㅠ (몸부림친다..)

시에나 2022-09-22 19:53   좋아요 1 | URL
기존의 사랑을 끊는 실존적 결단...매우 공감하고, 또 그러면서도 다른 사랑의 발명, 매우 필요합니다. 공쟝쟝님 이 글을 두 번 읽은 다음, 생각하는 건데... 저도 사랑 없이는 못 사는 부류임을 인정했어요. 사랑하는 게 너무 좋아요. ㅋㅋㅋ 그런데 그 사랑이 ‘내 옆에 살아있는 평범한 인간 남자‘랑은 정말 어렵고 그쪽으론 마음이 안가요. ㅎㅎㅎㅎ 그런데 꼭 사랑이 그런 이성애 뿐만이 아니기에... 우리 같은 (공쟝쟝님과 저를 막 묶습니다.ㅎㅎ) 인간들에게 사랑이 열려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ㅎㅎㅎ


공쟝쟝 2022-09-22 21:10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제게 주어진 성역할에 충실했던 사랑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느꼈어요. 제가 남자들이 기대하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지 않자 그토록 많던 남자 사람 친구들 대부분과 멀어지게 되었어요.ㅋㅋㅋㅋ
이성애가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인건 알아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고요. 나 역시 어떤 친밀함을 원하고 완전한 성역할이 걷어내진 무균실 같은 곳에서의 사랑은(특히 이성애) 불가능하다고 여겨져요. 그럼에도 사랑하고 싶다면 뭔가를 발명하고 발견해야죠. 음... 사랑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어요. 사실 없을 수도 있겠죠. 사랑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남들의 것과 같아서는 안되죠!! 아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 그런데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추구하는 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