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 - 북클럽 운영자의 기쁨과 슬픔
김민영 지음 / 북바이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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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   A





전국에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방역 조치가 시행되면서 117일까지 5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된다. 책 모임이 진행되는 장소인 책방도 예외가 아니다. 카페를 겸업하는 책방 안에서 음료를 마실 수 없다. 포장 주문만 가능하다. 책상에 앉아서 책도 읽을 수 없다. 그래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이 있잖은가. 책방이 잠시 문을 닫아도 좋은 책을 읽으면서 좋은 인간 관계를 이어나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책 모임에 꾸준히 참여한 회원들이다. 책 모임 회원들은 비대면 책 모임(화상 회의)을 꾸리면서 코로나로 인해 식을 뻔한 관계의 온기를 유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책 모임에 참석하려면 당연히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안 읽고 오면 대화의 장에 합류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사람은 책 모임이 마칠 때까지 입을 잘 열지 않는다. 간혹 책 이야기 대신에 책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뜬금없어 보이지만, 계속 대화를 하다 보면 어쩌다가 책과 관련된 이야기와 연결된다. 비록 우연히 얻어걸린 거겠지만. 그래도 절묘하게 모임을 진행하는 것도 흐트러짐 없이 대화 분위기를 잘 이어가게 만드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그렇지만 책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은 회원은 책 밖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책 모임 회원들은 책 모임이 있는 날이 항상 즐겁고 행복한 날로 기억되길 바란다. 하지만 관계의 온기가 한순간에 식어버리는 날도 온다. 책은 안 읽었으면서 엉뚱한 소리만 해대는 회원이 얄밉다. 자신이 똑똑하다는 걸 뽐내는 사람은 꼴 보기 싫다. 내 의견에 토를 다는 사람은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책 모임은 예측 불가능한 자리다. 그래서 책 모임을 하고 싶어도 하겠다고 차마 말을 못 꺼내는 사람이 있다. 모임에서 만난 특정 인물을 미워하거나 모임 분위기에 실망하면 다음 모임에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


15년 동안 책 모임을 꾸려온 김민영 작가는 한때 책 안 읽고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을 미워했다고 실토했다. 김 씨는 과거에 자신이 독선에 빠진 독서광이었다고 밝혔다. 김 씨가 쓴 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는 책 모임의 민낯을 솔직하게 보여준 책이다. 김 씨는 그동안 책 모임을 꾸리면서 실수했던 자신의 행동을 먼저 되돌아본다저자는 지금까지 책 모임 운영자의 위치에 서면서 책 모임을 진행해왔다. 그래서 모임 도중에 의견들이 충돌하여 아찔했던 순간과 책 밖의 이야기가 넘쳐서 모임 회원들이 삼천포로 빠진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저자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또는 아예 잊고 싶은) 최악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자신만의 책 모임 진행 방침들을 정했다자기 생각과 일치한 상대방의 의견에 무조건 맞장구치지 말 것. 한쪽의 견해에만 치우치는 모임 분위기를 만들지 말 것. 책 모임 운영자는 덜 놓치는 사람이자 더 듣는 사람이다(101). 저자는 책 모임에 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는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관계의 온기를 품고 있는 사람이 한 권의 책보다 중요하다. 이런 사람이 있으면 책 모임이 즐거워진다저자의 책 모임 진행 방침은 즐거운 책 모임을 원하는 회원들도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는 책 모임이 있는 책방에 반드시 있어야 할 책이다. 이 책만 있으면 책 모임의 분위기를 잘 몰라서 참석을 망설이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책 모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책방지기에게 도움을 준다. 나는 담담책방을 지키고 있는 책방지기에게 이 책을 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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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1-06 14: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궁 모임도 지난 1년간 못하고
있네요. 삶의 유일한 낙 중의
하나였는데 말이죠.

어서 속히 코로나가 물러 가고
책모임이 재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책보다
닝겡이 중요하다, 공감합니다.

cyrus 2021-01-06 19:36   좋아요 2 | URL
최근에 인스타를 통해서 달궁의 근황을 확인했어요. 비대면 모임이 있었던데, 그 모임에 무당광대님도 있더라고요. 정말 반가웠어요. 달궁에 보고 싶은 얼굴들이 많아요. 제가 얼른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해서 일하는 데 어느 적응이 되면 서울에 가볼 생각이에요. 그때는 코로나가 잠잠해지겠죠? ^^

붕붕툐툐 2021-01-07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월 도서관이 문을 닫은 이후로 갖지 못했던 독서모임을 10월부터 온라인으로 다시 시작했어요. 사람도 책도 온기도 축소된 느낌이지만, 새로운 시대에 제가 적응해야 하는 거겠죠? 책 읽고 대화를 나눈다는 건 늘 좋아요~ 여기 북플을 포함해서요!!^^

cyrus 2021-01-08 10:57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런데 저는 책 모임이 북플보다 좋아요. 제가 꾸준히 참석하는 책 모임의 멤버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잘 경청하는 편이에요. 그분들은 좋은 사람이고, 그분들을 만난 저는 운이 좋은 거죠. 북플에도 이런 분들이 많이 활동하고 계시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특성상 폐쇄적인 성향을 지울 수 없어요. 친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성향. 비판을 부담스러워하는 성향.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이 자기와 친한 사람이 비판을 받으면 그 사람을 보호해주려고 하고, 반대로 친한 사람이 타인을 비판하면, 친한 사람의 편이 되어주는 상황. 저는 알라딘 서재로 시작해서 지금의 북플을 이용하기까지 그런 상황을 많이 봤고, 겪었어요. 그래서 작년 후반기에 북플의 한계를 느꼈고, 저 또한 북플의 폐쇄적인 분위기에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걸 인식했어요. 그런 이유로 작년 몇 달 동안 북플에 접속하지 않았어요. 책 모임 활동에 매진했어요. 물론 책 모임도 멤버 구성에 따라 폐쇄적인 성향으로 흘러갈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책 모임을 통해 만난 분들은 확실히 다른 사람의 의견을 포용해주고, 피드백도 잘 해줍니다. ^^

붕붕툐툐 2021-01-08 21:56   좋아요 1 | URL
오홍~ 그런 경험이 있으셨군용~ 저도 제일 처음 독서모임을 시작했을 땐 북플에 뜸했었어요. 실제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경험은 정말 강력한 거 같아요~ 특히나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셨다니 정말 축하할 일이지요~
저는 지금은 폐쇄적인 분위기의 일원이 되고 싶어 하는 중이라.. 언젠가 사이러스님이 느끼셨던 걸 느끼게 될 날이 오기는 할까 싶네요~하핫^^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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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점   ★★☆   B-





우리나라 사람에게 공부는 애증의 단어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하지만 막상 하면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하다가 끝내 공부에 손을 뗀다. 근면과 성실을 선호하는 우리 사회에서 공부하다가 중도에 포기한 사람들은 실패한 자’, ‘게으른 자쯤으로 취급받는다. ‘실패한 자’, ‘게으른 자라면서 비아냥거리는 자들은 한때 무언가에 미쳐서 공부했던 사람들을 욕할 자격이 있을까. 스스로 공부해볼 생각을 단 한 번이라도 하지 않은 자는 공부를 조금 했다가 만 사람들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


<중앙SUNDAY>17개월여 동안 공부를 주제로 한 칼럼을 연재한 김영민 교수는 공부를 이중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를 이렇게 진단한다.

 

 

 한국은 일찍부터 입시에 정열을 바친다는 점에서 교육열이 강한 나라이지만, 진정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교육에 냉담한 나라이기도 하다


(공부란 무엇인가프롤로그중에서, 10)



그동안 기성세대는 자손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만 말했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수동적으로 공부한 자손들은 기성세대에게 공부 잘하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 묻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손들은 기성세대가 되고, 그들은 선대로부터 받은 가르침을 고대로 따라 다음 후손들에게 말한다. “딴짓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나 해. 너한테 도움 되는 거야.”


공부란 무엇인가는 우리가 너무 잘 몰랐고, 너무 쉽게 생각했고, 너무 하고 싶지 않았던 공부의 의미와 방식을 다시 되짚어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총 5부로 이루어졌다. 1(‘공부의 길’)에는 논술문 작성 방식과 작성 시 주의할 점이 나온다. 본격적으로 공부하고픈 사람은 2(‘공부하는 삶’)부터 먼저 보는 것이 좋다. 2부에서 글쓴이는 공부할 때 갖춰야 할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3(‘공부의 기초’)2부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3부에 공부하면서 쓰게 될 서평의 의미, 공부하는 삶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인 질문하기에 대한 글쓴이의 조언 등이 담겨 있다. 4(‘공부의 심화’)1부와 짝을 이룬다. 글을 좀 더 정교하게 쓰는 방식, 상대방을 비판하거나 상대방에게 비판받을 때 반드시 있어야 할 덕성, 토론 발제를 잘 만드는 법 등이 나온다. 마지막 5부는 글쓴이의 인터뷰다. 책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관심 있는 주제의 글을 골라서 천천히 읽으면 된다.


김 교수는 공부하려면 어떤 것을 배우고자 하는 적극성과 자발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125쪽)공부를 꾸준히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한다. 몸이 아주 나빠진 상태에서 공부를 계속해온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은 암 투병 중에도 바다와 숲에 가서 생물들을 관찰했고, 침묵의 봄을 쓰기 위한 각종 자료를 수집했다. 카슨과 같은 사람들은 정말 위대하다. 하지만 꼭 그런 사람처럼 할 필요가 없. 건강을 잘 관리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몸이 망가질 때까지 죽을 각오로 공부하다간 정작 공부해서 얻어야 할 소중한 열매를 맺지 못할 수 있다. 누구나 건강상 문제로 공부를 중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런 예상하지 못한 사정을 생각한다면 공부하다가 포기한 사람들을 노력 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해선 안 된다.


김 교수는 독자를 피식 웃게 만드는 재치 있는 표현을 구사하면서 어려운 주제의 글을 쓰는 재주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재능도 과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다음에 나올 인용문은 평소 그의 글을 좋아한 독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으리라.



* 117

 

 나는 이번에야말로 현지 시민 연결 프로그램을 제대로 활용해보고 싶어서, 일본 메이지 시대 문헌을 함께 읽어줄 사람을 물색했다. 마침내 도쿄 대학이 주선한 소개의 자리에 나가본즉, 기본 교양은 물론이고, 기특하게도 옛 문헌을 읽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다가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글래머 초미녀 여성이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는 것은 다 뻥이고‥… 등이 굽은 노령의 남자 한 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꿀벅지‥… 아니, 꿀주름, 꿀검버섯이‥… 넘실대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기특하다의 뜻은 다음과 같다.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신통하여 귀염성이 있다.’ ‘기특하다의 유의어는 신통하다’, ‘대견하다’, ‘귀엽다등이 있다. 김 교수는 옛 문헌을 읽는 데 관심이 있는 미녀가 기특하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미녀는 김 교수의 상상이 만든 인물이지만, ‘기특하다라는 표현을 실제로 문헌 연구를 하는 여성이 들으면 상당히 언짢게 느껴질 수 있다. 무언가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여성들의 목표는 남성학자들에게 인정받거나 귀여움받는 것이 아니다. 글래머 초미녀 여성은 겹말이 있는 비문(非文)이다. ‘미녀()’는 여성을 뜻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나이 든 외모를 희화화하기 위해 젊은 여성의 외모와 비교하는 김 교수의 농담이 지나치다


프로이트(Freud)는 상대방에게 감추고 싶은 리비도(libido)와 무의식적인 충동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무심결에 드러낸다고 주장했는데, 그 방식에 말실수와 농담이 포함되어 있다. 프로이트의 주장대로라면 김 교수는 연구년을 옛 문헌에 관심 있는 일본의 글래머 미녀와 함께하고 싶은 속마음을 자신의 글에서 농담으로 드러냈다. 다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방식은 과학적인 이론이 아니기 때문에 농담에 대한 프로이트식 해석을 김 교수의 본심이라고 규정해선 안 된다.


2부에 김 교수의 강의 방식을 소개한 글이 있다. 이 글에서 김 교수는 자신만의 지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용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가야 할 학생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못마땅하다.



* 76~77


 수업 도중에 화장실에 가도 안 되냐고요? 물론 안 됩니다. 여러분은 성인이고, 성인의 자부심은 똥오줌을 참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여러분이 한 시간 30분 정도는 생리현상을 관리할 수 있으리라는 사회적 기대가 있습니다. 마치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에 들르듯이, 강의실에 들어오기 전에 화장실에 들르기 바랍니다. 그리고 손을 씻기 바랍니다.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사람은 미리 상의해주기 바랍니다.

 아무리 화장실에 미리 다녀왔어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수업 중에 갑자기 손을 들고, “뭔가 나와요!”라고 울부짖는 것은 민망한 일이겠지요. 그런 경우에는 노래를 부르기로 합시다. 수업 중에 불가피하게 화장실에 가야 할 사정이 생긴 사람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디선가 나직하게 들려오는 노랫가락을 듣고 우리는 누군가 곧 강의실 문을 나갈 것을 예감하고 그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면 강의에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겠지요. 노래를 부르며 강의실을 떠나는 학우의 고통을 공감하고 양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공감과 양해는 규율 못지않게 중요한 시민적 덕성입니다. 노래하는 목소리가 클수록, 곡조가 슬플수록, 그가 처한 상황이 위중하다는 신호겠지요. 저 역시 만에 하나 급히 용변을 봐야 할 사정이 생기면, 장송곡을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김 교수의 강의를 들어본 학생들의 입장이 궁금하다. 학생들에게 똥오줌을 참으라고 말한 교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필자가 별일 아닌 일에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걸까갑자기 생긴 생리적 현상 때문에 화장실에 가야할 학생의 행동을 울부짖는 것’으로 과장한 표현은 그 학생에게 굴욕감을 준다화장실에 가는 학생 한 사람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깨지는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그렇지만 차질없이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화장실 가는 학생에게 굴욕을 줘야만 할까. 김 교수와 다른 학생들의 눈치 때문에 노래를 크게 부르면서 화장실에 가야 하는 상황이 내심 불편하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화장실 가는 일을 더욱 민망하게 만든다. 정말로 이런 방식으로 강의가 진행된다면 수화가 없으면 의사소통이 어렵고, 노래도 부를 수 없는 청각장애 학생은 김 교수의 강의를 들을 수 없다. 그러면 강의를 듣는 청각장애 학생은 콧노래라도 불러야 하나재미있게 한() 말이 누군가는 전혀 웃기지 않고, 더욱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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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20-12-15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교수 님, 꼰대로군요.. ㅎㅎ

cyrus 2020-12-15 18:40   좋아요 0 | URL
이 책의 리뷰를 쓴 어느 독자도 김 교수가 꼰대 같다고 했어요... ^^;;

stella.K 2020-12-15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한동일 교수의 책 보다 높게 보는 것 같던데
그래서 언젠가 한 번은 읽어 봐야지 했는데 허 거참...

cyrus 2020-12-16 07:34   좋아요 0 | URL
전작보다 못한 책이지만, 그래도 서평의 정의에 대한 내용은 좋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 거의 비슷했거든요. ^^

레삭매냐 2020-12-15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인에게 공부한 계급의 상층부
로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 계급의 상층부는 아마도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이...

아니 얼마나 대단한 강의길래
닝겡들의 생리 현상까지 참으라
고 강요하는지 미개한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네요 그것 참.

cyrus 2020-12-16 07:36   좋아요 1 | URL
교수 입장에서는 나름 재미있어 보이려고 쓴 것 같은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웃기지 않고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피은경의 톡톡 칼럼 - 블로거 페크의 생활칼럼집
피은경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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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    B





수필이나 에세이를 쓸려면 어떻게 써야 할까? 필자는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사람이 아니라서 이런 질문에 대답할 깜냥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딱 한 마디만 한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자신이 경험한 걸 그대로 쓰세요.” 이 말은 어느 수필가의 글에 따온 문장을 살짝 바꾼 것이다. 피은경(블로거 닉네임: pek0501, 이 글에서는 간단하게 페크라고 부르겠다)의 글 배려에 관하여 2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된다.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내가 경험한 걸 그대로 말하려 한다.” 


페크는 자신이 쓴 글을 생활칼럼이라고 명명한다. 생활칼럼은 우리 일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소재를 다룬 칼럼을 말한다. 생활칼럼에 나온 소재는 평범하면서도 친숙하다. 연애, 결혼, 인간관계, 인간 심리, 일상, 문화 등이다. 그래도 생활칼럼에서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소재는 글쓴이 본인의 경험이다. 따라서 필자가 앞서 언급한배려에 관하여 2의 첫 문장은 생활칼럼을 쓰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마음가짐이다.


누가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꾸며진 말에는 진실이 없고, 진실한 말은 꾸밈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생활칼럼 모음집 피은경의 톡톡 칼럼은 글쓴이의 진실한 일상, 진실한 언어로 엮은 진실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글쓴이의 글을 읽으면 억지로 꾸민 느낌이 들지 않는다. 글쓰기 초보자는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에 독자들이 감탄할만한 멋진 표현과 문장을 쓰려고 애쓴다. 이럴 때 필자는 글에 너무 힘을 준다라고 표현한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너무 힘을 주면(두뇌에 힘을 줘서 생각이 많아지면) 첫 문장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벌써 지쳐버린다. 글을 쓸 때 힘을 적당히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꾸며진 글에 진실이 없어 보인다. 그럴싸하게 잘 꾸며진 글이어도 독자들의 긍정적인 눈길을 받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페크의 글은 화려하지 않다. 그렇다고 그녀가 글을 쓸 때 안 꾸민다는 것은 아니다. 페크는 자신이 수집한 책의 구절과 명언들을 인용하면서 글의 내용을 전개한다. 문장 인용은 글쓴이가 글을 꾸미기 위해 쓴 유일한 방식이다.


밥을 한 숟갈 먹고는 배가 부르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만족할 수 없다. 첫 번째 책을 펴낸 글쓴이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필자가 글쓴이의 불만족을 잘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글쓴이의 입장이 되어 이 책의 아쉬운 점을 꼽아봤다.


글쓴이가 언급한 책 제목을 한 가지로 통일해서 써야 한다. 같은 내용의 책을 두 개의 제목으로 소개하면 독자에게 혼란을 준다.

 

 

* 101[독서가 삶에 도움이 될까, 안 될까]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 1>에 있는 글이다.

 

 

* 137[결핍의 힘]

 <달과 6펜스><인간의 굴레>로 유명한 작가 서머싯 몸은 열 살 때 부모를 잃고 백부 집에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 141[거짓말이 허용되는 조건]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에 장발장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는 배고파하는 어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감옥에서 19년의 세월을 보내다가 석방한다.

 

 

* 174[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빅토르 위고의 <가난한 사람들>이란 소설의 내용이다.

 

 

<인간의 굴레에서 1>은 민음사 판의 제목이다. <가난한 사람들><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이명(異名)이다.


필자의 착오로 인해 나온 견해라서 취소 선을 그었습니다




* 123[부자의 불행과 빈자의 불행]

 연암 박지원의 소설 <예덕선생전>에 매력적인 인물 둘이 나온다. [중략]저 넓디넓은 소매돋이를 입는다면 몸에 만만치 않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면 다시금 길가에 똥을 지고 다니지는 못할 것이 아니오.

 

 

소매돋이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는 단어다. ‘소매라고 쓰면 되는데(<예덕선생전>을 우리말로 풀이한 글에도 그렇게 쓰여 있다) 글쓴이가 무슨 이유로 소매돋이라는 표현을 쓴 건지 무척 궁금하다.

 

 

 

* 160[모르는 소리 하지 마]

 백조의 우아한 모습만 보느라고 물밑에선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음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지 않도록 하자.

 

 

백조의 다리는 길기 때문에 물갈퀴를 빨리 움직이면서 헤엄치지 않는다. 반면에 오리의 다리는 짧아서 헤엄칠 때 물갈퀴를 빨리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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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12-08 15:30   좋아요 1 | URL
솔직히 말해서 저는 책의 오자나 오류를 알리려고 출판사에 전화를 하거나 출판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출판사 관계자들이 알라딘 독자 리뷰를 볼 거라고 순진하게 생각했어요. 가끔 출판사 관계자가 제 글을 확인하고 댓글을 달긴 해요. 오히려 OOO님이야말로 대단한 거죠. OOO님은 저보다 실행력이 많아요. ^^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 - 뾰족하게 독해하기 위하여
우치다 다쓰루 지음, 박동섭 옮김 / 유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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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점    ★★☆    B-

 

 

 

 

이 글을 보려는 분들에게 한 가지 여쭤보고 싶다. 지금까지 살면서 만화책을 봤어만화책을 읽었어중에 가장 많이 들어본 말 또는 해본 말은 무엇이었는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대뜸 질문해서 죄송하다.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이런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책을 읽는 것책을 보는 것은 동일한 행위다. 우리는 두 눈()으로 시각적 텍스트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책을 읽는 행위책을 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분명 어떤 사람은 만화책을 읽다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만화책을 읽다라는 표현을 쓴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런 사람이 있을 텐데 내가 못 봤거나 기억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만화책을 보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들어본 것 같다.

 

만화의 정의는 다양하다. 그러므로 만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순하게 만화를 정의하자면 한 편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연속적인 그림과 글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권경민, 만화학개론참조). 우리는 그림을 눈으로 본다.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 즉 회화 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림을 읽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그런 말을 잘 쓰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림에 문자 한 개도 없는데 어째서 그것을 읽을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따지는 걸 좋아하는 나로선 그림을 읽는행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을 반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설치미술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는 사진과 문자 텍스트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그녀의 작품 속에 문구가 항상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바라 크루거의 미술 작품을 보고 있다고 표현해야 하나, 아니면 읽었다고 표현해야 하나? 그림 속에 있는 문자는 관람객들이 그림을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열쇠가 된다. 그러므로 그림을 읽다라는 표현이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 각설하고 만화책에 그림이 글보다 제일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만화책을 읽다라는 말이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뭐든지 읽으면 재미있다는 우치다 다쓰루(內田樹)라면 만화책을 읽다라는 표현을 어색하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우치다 선생은 책뿐만 아니라 만화책도 읽는다. 그는 만화책의 대사, 전시회의 그림, 광고에 적힌 문구 등을 읽는 것도 독서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치다 선생이 주장하는 독서의 의미를 단순히 눈으로 훑어보는 행위와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우치다 선생이 말한 독서의 정의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책이든 만화책이든 분야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뭐든지 온몸으로 읽으면서 강렬한 신체적 쾌감을 느꼈다면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다. ‘강렬한 신체적 쾌감은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면서 얻는 정신적 만족감 또는 우월감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라고 반응하는 감정들이 생겼다면 신체적 쾌감을 느낀 것이다.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은 뭐라고 분류하기 어려운 책이다. 우치다 선생은 오랫동안 책, 독서 행위, 무예(武藝), 일본의 현실 등 다양한 주제의 잡문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책 제목만 보고 다독가의 책 읽는 방법론이라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 것. 이 책은 제목만 교양 에세이집인 블로그 글 모음집이다. 그래도 잡문이라고 해서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이 책에 수록된 두 편의 글, <현실 각성><배우는 힘>은 지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자만에 빠지거나 배움을 게을리 하는 독자들을 일깨우는 뾰족한 바늘과 같은 글이다. 나머지 글은 일본 저자의 책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아마도 국내 독자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할 것이다. 책을 보다가 흥미 없는 글이 나오면 과감히 건너뛰시라.

 

귀찮더라도 어떤 책을 읽을 땐 뾰족하게 독해(본 책의 부제)해야 한다. 저자도 완벽할 수 없는 사람이다. 저자가 책을 쓰다 보면 상식에 벗어난 주장을 할 수 있고, 잘못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본 책에 수록된 <토크빌 선생과 잡담>뾰족하게 독해’해야 할 내용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글이다.

 

일단 먼저 <토크빌 선생과 잡담>에 대한 칭찬부터 하자면, 글의 전개 방식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우치다 선생은 이 글에서 자신이 미국을 분석한 책(제목은 저잣거리의 미국론’)을 쓰게 된 목적을 밝힌다. 그는 비전문가가 이해할 수 있는 미국론을 쓰기 위해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미국의 민주주의를 참고했다. 우치다 선생은 토크빌이 무덤에서 살아 돌아온다는 가정을 해서 그를 독자로 상정한 미국론을 썼다고 한다. 글 중반부에 우치다 선생과 토크빌의 가상 대화(우치다는 토크빌과의 잡담을 망상이라고 표현했다)가 나온다. 두 사람은 국익을 위해 지배 야욕을 드러낸 미국의 추악한 역사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다음에 나올 문장은 두 사람의 가상 대화의 일부다.

 

 

 결국 일본열도를 원자폭탄(이라는 굉장한 병기를 미국인이 발명했지요) 두 방으로 초토화하고 그 후에 한반도를 불바다로 만들고 인도차이나반도를 불바다로‥…. (249)

 

 

인용문의 발언자는 우치다 선생이다. 토크빌은 20세기에 미국이 한 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치다 선생은 19458월에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두 번이나 투하한 일과 미국이 참전한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설명해준다.

 

그런데 미국인이 원자폭탄을 발명했다는 우치다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우치다 선생이 현대 문명을 잘 모르는 토크빌을 위해서 쉽게 설명했다고 해도, 이렇게 단순하게 설명하면 곤란하다. 어차피 토크빌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서 우치다 선생의 설명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망상이나 다름없는 가상 대화를 지켜보고 있을 독자들을 생각하면, 우치다 선생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

 

원자폭탄이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 정부는 비밀리에 맨해튼 계획(Manhattan Project)을 진행하여 핵무기를 개발했다. 맨해튼 계획에 참여한 연구 시설 중에는 영국, 캐나나 대학들이 포함되었으며 전 세계 과학자들이 미국이 주도한 극비 무기 개발 계획에 합류했다. 맨해튼 계획에 합류한 학자 중에 덴마크 출신의 닐스 보어(Niels Bohr)가 있었다. 역시 맨해튼 계획에 합류한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이탈리아 출신)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헝가리 출신)은 미국으로 귀화한 학자들이다.

 

우치다는 본 책 서문(13)복잡한 문제를 복잡한 채로 다루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역사적인 사건을 입체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편파적인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원자폭탄의 개발 역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미국인이 원자폭탄을 만들었다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 원자폭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정치적 및 외교적 이해관계와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속사정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원자폭탄 만들기2(마이클 로즈, 사이언스북스, 2003)을 참조하시라.

 

 

그 다음 문장(251)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우치다: 그러고 보면 맥아더 원수도 필리핀에서 철수할 때에 “I Shall return”이라고 했으니까요.

 

토크빌: “잠깐만 그 사람은 누구야?”

 

우치다: 전쟁 전에는 필리핀의 임금 같은 존재였고 일본이 전쟁에서 진 후에 최고사령관으로 온 사람입니다.

 

토크빌: ‥… 식민지 총독 같은 사람이구먼.”

 

우치다: 그렇지요.

 

 

1940년대 일본은 대동아 공영권을 내세워 동아시아 국가들의 침략과 지배를 정당화했다. 토크빌의 고국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제국주의 열강으로 부상하면서 아프리카 대륙과 인도차이나반도의 동부 지역을 식민지로 삼았다. 토크빌은 제국주의를 옹호한 인물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생각하면 맥아더(Douglas MacArthur)를 식민지 총독과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두 사람의 말에 맞장구치고 싶지 않다. 19세기 미국의 식민 정책과 대외적으로 패권적인 지배를 행사한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실상은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누가 누굴 보고 미국을 욕하고 있는가.

 

우치다가 의도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맥아더를 식민지 총독과 같은 사람으로 보는 그의 입장은 일본의 과거사를 은근슬쩍 회피하고 부정하는 뉘앙스를 드러낸다(물론 내가 지적한 문제의 내용만 가지고 그를 극우라고 판단할 수 없다). 일본의 극우는 미국의 침략 행위를 비판하는 동시에 일본을 식민지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전쟁 피해국의 위치에 놓으면서 과거사를 왜곡한다. 그렇게 되면 전범국가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며 이에 대한 국제적 지탄을 면피할 수 있다.

 

우치다 선생은 <독자와 책 구입자>라는 글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이 옳다면 나는 반론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라고 밝혔다(377쪽 참조). 우치다 선생은 자신의 글을 뾰족하게 독해한 내 의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일본어를 쓸 줄 모르며, 우치다 선생은 한국어를 모른다.

 

 

    

 

 

 

Mini 미주알 고주알

 

 

* <비인정한 세 남자> 124

 

  아무리 시적이라 해도 땅 위를 뛰어다니고 돈 계산을 잊어버릴 틈이 없다. 셸리가 종달새 소리를 듣고 탄식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 나스메 소세키(夏目漱石)풀베개머리말에 있는 문장이다. 셸리(Percy Bysshe Shelley)는 영국의 시인이며 종달새에게 또는 종달새에 부쳐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시 To a Skylark를 썼다.

 

 

 

 

* <에크리튀르> 467

 

  미셸 푸코는 2천 명의 독자를 상정해서 언어와 사물[]을 썼음을 확실히 밝혔다.

 

 

[] 언어와 사물의 국내 번역본 제목은 말과 사물(민음사, 2012)이다. 본 책 484쪽에 미셸 푸코는 말과 사물을 출판할 때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독자를 프랑스 국내에서 최대 2천 명으로 보았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언어와 사물말과 사물은 같은 책이다. 말과 사물의 원서명은 ‘Les mots et les choses’이다. ‘mot’는 말, 단어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언어를 뜻하는 프랑스어는 ‘langue(랑그). 랑그는 파롤(Parole)과 함께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언어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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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12-04 0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치다란 사람이 맥아더 장군을 식민지 총독으로 말한것은 과거사를 회피하기 위한 발언일수도 있지만-물론 이것이 맞겠지요-제가 알기로는 실제 맥아더 장군의 부친이 과거 필리핀 임 미국 식민지 시절에 주둔한 사령관인지 총독인지로 있었던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것 같습니다.

cyrus 2020-12-04 10:58   좋아요 0 | URL
우치다가 맥아더를 “전쟁 전에는 필리핀의 임금 같은 존재”였다고 언급했는데 이 문장만 보고 몇몇 독자는 맥아더가 필리핀 육군 원수였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밀리터리 덕후가 아닌 독자들은 맥아더가 한 일을 모르고 지나쳤을 거예요. 제가 가상 대화의 전개에 초점을 맞춰서 읽다보니 맥아더에 대해서 알아보지 못했어요. 맥아더의 아버지가 필리핀의 군정 총독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

페크(pek0501) 2020-12-0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이 저자의 책을 두 권 가지고 있어요. 생각난 김에 찾아봐야겠네요.

앞으로 cyrus 님의 왕성한 서재 활동을 기대합니다.
 

 

 

이틀 전에 대구 시장은 시민 담화문을 통해 ‘328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을 위해 모든 대구 시민에게 328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과연 자가 생활에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할. 대구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자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슬슬 밖으로 나와 식당이나 카페에 간다. 식당과 카페도 밀폐된 공간, 사람이 밀집하기 쉬운 공간이라서 그곳도 안전지대라고 장담할 수 없다.

 

 

 

 

 

 

 

 

 

 

 

 

 

 

 

 

 

 

*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 2016)

*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한밤중, 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 2016)

*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청미래, 2011)

 

 

 

혼자 사는 사람들은 2주를 어떻게 버틸까. 그들은 나름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지루해진다. 그렇다고 다시 재미있는 것을 찾아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집도 여행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무슨 소리 하냐고 비웃을 게 뻔하다. 그런데 300년 전에 집, 그것도 자기 방에서 여행을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작가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Xavier de Maistre).

 

메스트르는 결투를 벌이다가 체포되어 가택 감금형을 받았다. 그에게 주어진 가택 감금 기간은 총 42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물일곱이었다. 메스트르는 집에서 한걸음도 나갈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는 대신 자신의 방에서 값싸고 알찬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이라는 여행기를 썼다. 이 젊은 여행자는 가택 감금형을 받기 전에 이미 내 방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면서 여유를 보인다. 그러면서 방 여행이 돈 한 푼 들지 않아서 좋다고 말한다. 여행을 위해 따로 옷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집에서 입는 파자마면 충분하다. 그는 방 여행을 소심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방 여행을 하면 강도를 만날 일도 없으며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사고도 만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메스트르가 추천한 여행 코스는 방 안에서 마음대로 누비고 다니는 것이 전부다. 처음에 탁자가 있는 곳에서 출발하여 방 구석구석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방에 있는 모든 사물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한정된 공간 속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면 평범한 사물들이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계속 걸으면 지친다. 이럴 때 잠시 의자에 앉아 사색한다. 이것은 휴식이 아니다. 메스트르에게는 사색도 내 방 여행의 일부다.

 

42일간의 방 여행을 한 지 8년이 지나서 메스트르는 정든 방을 떠나 러시아로 가게 된다. 그는 러시아로 가기 전날 밤, 그것도 단 네 시간 동안 방 여행을 한다. 역시 괴짜답게 그는 창틀을 여행의 동반자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여행한다. 고요한 밤은 사색 여행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다. 그는 밤의 어둠과 고요가 흘러가고 있는 시간의 음성을 언어로 옮겨주는 통역사라고 한다. 그래서 속편 한밤중, 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은 여행기라기보다는 명상록에 가깝다. 이 글은 메스트르가 네 시간 동안 방에 있으면서 생각한 것들에 대한 잡다한 기록이다.

 

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여행의 기술(청미래)에 메스트르의 방 여행을 언급했다. 우리는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로 향하는 여행을 갈망한다. 그러나 알랭 드 보통은 메스트르의 방 여행이 야외 여행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방은 가깝고도 먼 여행 장소. 우리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방을 여행 장소로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은 늘 야외로 향해 있다. 야외 여행만 생각하는 우리는 너무나도 가까운 방이 멀게만 느껴진다. 누군가는 방을 여행할 수 있다는 발상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방 여행은 특이한 일이 아니다. 익숙한 것들에 대한 특별함과 소중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일이다. 몇 시간이든 며칠이든 내 방을 관찰하면 새롭게 느껴지는 사물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살면서 잊고 있었던 추억의 보물을 방에서 찾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방에서 발견한 보물이 예전에 숨겨둔 돈이라면 방 여행은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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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7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03-17 23:48   좋아요 0 | URL
요즘 산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아요? 밀폐된 장소는 아니지만, 산길에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니까 아무래도 접촉 감염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

moonnight 2020-03-18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동료들이 요즘 저를 부러워하네요. 원래 틀어박혀서 책읽는 것만 좋아했으니 답답하지 않겠다며^^;

cyrus 2020-03-18 22:35   좋아요 0 | URL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재택 근무하는 사람이나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