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친구 공개 글’입니다. 몇 시간 지난 후에 ‘전체 공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북플이 처음 나왔을 때 제 서재의 ‘팔로워’ 수가 많았습니다. ‘팔로워’ 회원 닉네임 옆에 ‘친구 추가’를 누르면 그 회원은 ‘친구’가 됩니다. 그러면 저와 ‘친구’가 된 회원은 서로가 남긴 ‘공개’ 서재 글을 볼 수 있습니다. ‘팔로워’ 회원은 ‘친구 공개 글’을 보지 못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친구 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현재 ‘친구 목록’을 ‘비공개’로 설정한 상태입니다. 웬만하면 ‘친구 수’는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예전에 ‘즐겨 찾는 서재 수’가 많아지면 소소한 이벤트를 여는 회원 분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즐겨 찾는 서재’ 또는 ‘친구’가 1,000명에 도달하면 친한 회원에게 선물을 주는 겁니다. 저는 이런 이벤트를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즐겨 찾는 서재’ 또는 ‘친구’가 많은 것은 회원 개인에게는 정말로 마음이 뿌듯한 상황이고, 축하받을 일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분들과 다릅니다. 그분들처럼 똑같이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요즘 제 서재를 ‘팔로워’하는 회원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제 서재를 ‘즐겨 찾기’해서 보고 싶은 회원이 줄었습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습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저는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저와 상대방이 동의 없이 자연스럽게 ‘친구’로 맺어지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의 글을 봐야 합니다. 그런데 저와 상대방이 서로의 글에 ‘좋아요’를 눌러준다고 해서 그 글을 제대로 읽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지 않아도 ‘좋아요’를 눌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좋아요’를 눌러주는 일은 좋으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친구’라는 이름에 너무 집착해서 반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즉, 상대방이 아주 친한 ‘친구’ 회원이고, ‘즐겨 찾는 서재’이니까 무조건 ‘좋아요’를 눌러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런 생각이 자칫 정당한 비판마저 위축시키지 않는지 고민해야봐야 합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면 이름만 ‘친구’인 회원이 있습니다. 본인의 글은 열심히 올리고, 정작 상대방의 글은 잘 안 읽습니다. 이런 분들을 최소 3개월 이상 지내보면 활동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됩니다. 열심히 글을 쓰는 건 좋은 일입니다. 친교 활동이 부담스러워서 글 작성하는 일에만 몰두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누구나 남들에게 자신을 노출(또는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상대방의 자아 노출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심리 반응이 ‘셀카 패러독스(The Selfie Paradox)’입니다. 자신의 셀카를 많이 찍어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정작 상대방의 셀카에 관심 없는 심리 상태를 의미합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 알라딘 서재에 글을 열심히 쓰는 분들은 많아도 상대방의 글을 열심히 읽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친구’ 수가 많을수록 ‘친구’의 서재 글을 다 볼 수 없습니다. 북플 뉴스피드에 뜨는 ‘친구’ 회원들의 ‘읽었습니다.’, ‘읽고 싶어 합니다.’ 정보가 점점 많아지니까 서재 글이 묻힙니다. 북플 등장 이후로 서재 글을 읽기가 더욱 힘들어졌어요.
그래서 저는 이제는 ‘친구 추가’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물론, '친구 신청'도 하지 않습니다. 계속 ‘친구’ 수가 늘어나면 수없이 올라오는 글을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하루에 열 편 이상 뉴스피드에 공개된 ‘친구’ 회원의 글을 정독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읽어보려고 합니다. 작성자의 정성이 느껴지는 글은 그냥 안 보고 지나갈 수 없어요. 제 취향에 맞지 않는 주제의 글은 그냥 넘깁니다. 애초에 읽지 않은 글에는 ‘좋아요’를 누르지 않습니다.
아마도 제 서재를 ‘팔로워’한 회원 중에는 ‘이달의 당선작 독자 선정 위원회’ 소속 회원이 있을 겁니다. 다음 달부터 제15기 독자 선정 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오늘 20명의 15기 독자 선정 위원회 명단이 공개됩니다. 아마도 이분들이 제 서재를 즐겨 찾거나 ‘팔로워’했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 목록에 독자 선정 위원회가 포함되어 있다면, 서재 글이 ‘이달의 당선작’에 뽑힐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의도하지 않은 혜택을 받지 않기 위해서 ‘팔로워’ 회원들을 ‘친구’로 추가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서재 활동과 관련된 제 성향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건방진 소리 듣더라도 호불호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상대방에게 제 취향을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이 글을 보고 나서 ‘친구’ 관계를 해제한다고 해서 전혀 불쾌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저의 지루하고도 건방진 글을 참고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글에 자주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에게도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분들의 글을 조금이라도 더 읽으려고 하고, ‘좋아요’를 눌러줍니다. 또한, 그분들에게 특별한 선물도 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의 긍정적인 관심을 많이 받은 만큼 주는 것도 있어야 합니다. 제 의견을 달리하는 분들도 환영합니다. 저는 이런 분들과 감정적인 대응을 하고 싶지 않으며 오히려 악감정없이 원만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칭찬과 비판이 주고받는 과정이야말로 진짜 ‘소통’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