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만약 글을 쓰게 된다면, 작가가 된다면, 어떤 작가같은 글을 쓰고 싶냐고 묻는다. 그때 그들의 대답을 듣는 것은 정말 즐겁다. 최근에 내가 그 질문을 한 남자사람에게 했을 때, 그는 내게 코맥 매카시 같은 글을 쓰고 싶다고 얘기했다. 오, 코맥 매카시. 나는 코맥 매카시의 책은 『로드』만 읽어봤었다. 그 책은 아름다웠다.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모든걸 놓으려고 할 때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하지 않으려는 희망된 존재가 내내 붙들어주고 지켜주는 책이었다. 게다가 그 책속의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는 짧지만 모든 감정이 다 들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 그런 작품이라면 정말 좋지, 라고 나는 생각하다가 어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읽었다. 

 

 

 

 

 

 

 

몇년전에 영화를 미리 봐둔 터였다. 영화는 재미있었지만, 그 영화를 보고서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었다. 그 영화를 만들어낼 책이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게는. 그런데 아, 정말 이 책은,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건 그러니까 엄청난 살인마가 등장하는 책이지만, 엄청난 살인이 전부인 책은 결코 아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믿지 않았다. 사형수 감방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말이다. 놀랄 일이다. 적어도 일부는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했을것이다. 몇 년간 매일 보던 사람을 어느 날 복도로 데리고 나와 죽음의 공간으로 밀어 넣는 일. 몇몇은 꽥꽥거리며 우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누군지는 알 바 아니다. 그리고 물론 멍청한 치들도 있다. 피게트 목사는 내게 그가 임종을 봐 준 사람에 대해 말해 준 적이 있는데, 그 친구는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무슨 디저트를 주문했다. 갈 시간이 됐고 피게트 목사가 디저트를 먹고 싶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남겨둘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일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나는 모르겠다. 피게트 목사도 몰랐다. (pp.74-75)

당신은 알겠는가? 이럴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게다가 이 책에서 이런 대화들을 만난다. 철렁. 

그런 걸 들고 비행기는 타지 마. 그녀가 말했다. 감옥에 들어갈 거야.
우리 어머니는 멍청한 자식을 키우지 않았지.
언제 전화할 거야?
며칠 안에 전화할게.
알았어.
조심해.
기분이 안 좋아, 루엘린.
나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야. 그러니 서로 상쇄될 거야.
그랬으면 좋겠어.
나는 공중 전화로만 전화할 수 있어.
알고 있어. 전화해.
그래. 아무 걱정하지 마.
루엘린?
왜.
아무것도 아냐.
뭔데.
아냐 아무것도. 그냥 부르고 싶었어.
조심해.
루엘린?
왜.
아무도 해치지 마. 알았지?
그는 어깨에 가방을 비스듬히 걸쳐 메고 서 있었다. 나는 아무 약속도 못해. 그가 중얼거렸다. 나는 이미 너를 아프게 한 거야.
(pp.76-77) 

이름을 불렀을 때는 왜, 라고 대답한 남자가 혼자서는 나는 이미 너를 아프게 한 거야, 라고 중얼거린다. 아, 나의 후진 말들을 더 넣어 무엇하겠는가.  

이 개자식들은 돼지처럼 피투성이네요. 웬델이 말했다.
벨이 그를 흘끗 보았다.
알았어요, 죽은 자를 모욕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죠? 웬델이 말했다.
나라면 별로 운이 안 좋았다고 말하겠네.
멕시코인 마약 밀매꾼일 따름입니다. 
그랬었지. 지금은 아냐.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과거에 그들이 뭄슨 짓을 했건 지금은 다만 죽은 사람들이라는 것 뿐이야.
(pp.85-86) 

 

내가 만약 작가가 된다면 이러이러한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간혹 해본다. 내가 전하고 싶은건 이런 감정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말이다, 라는걸 혼자 생각해 보면서. 그런데 코맥 매카시의 이 책을 읽노라니, 나는 결코 작가는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을 작가라고 부르는데, 내가 감히 대체 더 무슨 말을,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는 그저 독자가 되어 감탄하는 수 밖에는 별달리 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 혹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 혹은 나를 웃게 하고 늘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볼 때, 그 사람들의 존재를 내가 강하게 인식하고 있을 때, 정말 드물지만, 신이 내게 주신 선물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일전에 누군가 내게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착하게 살았더니 신이 선물을 주셨다' 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의 말이 엄청 유치하게 들렸었다. 유치해. 그런데 그 말을 들은 후로 몇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나는 녀석이 했던 말이 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녀석과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나도 가끔 신이 내게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닥치는, 그들이 감수할 까닭이 없는 나쁜 일에 관해서는 불평을 늘어놓지만 좋은 일에 대해서는 잘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좋은 일을 겪어도 될 자격이 그들에게 있는지에 대해. 나는 그녀의 미소를 받을 만큼 무슨 복된 일을 한 기억이 없지만, 주님은 내게 그런 은총을 주셨다. (p.105)

 

나는 후회를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후회는 어쩔 수 없이 내 인생에 따라올 만한 것이라는 것을 안다. 선택은 늘 언제나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선택하지 않은, 다시 말해 '이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버려진 '다른 것' 에 대해서는 잘됐다는 안도를 하든 이러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든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후회를 덜 하고 싶지만, 모든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믿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야 한다. 조금 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았지? (p.125) 

때때로 나를 아프게 하는 일들에 마주칠때면 나는 생각한다.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었을까? 내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러지 말았어야 했을까?  

 

루엘린은 자기를 잃어버릴 사람이 아니에요. 앞으로도 절대 그럴 거구요. 제가 그 사람이랑 결혼한 이유죠. (p.143) 

 

그이가 저를 떠났다고 생각하시죠?
모릅니다. 그랬나요?
아뇨, 그럴 리 없어요. 나는 그이를 잘 알아요.
알았던 거겠죠.
지금도 잘 알아요. 그는 변하지 않아요.
아마도.
믿지 않으시는군요.
솔직히 말하면 돈이 사람을 바꾸지 않은 경우는 알지도 못하고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남편이 내가 아는 첫 번째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그이가 최초가 될 거에요.
(p.144)  

나는 위의 문장들을 읽다가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책이든, 문장이든. 혹은 이 책 속의 여자이든. 그녀의 믿음이 헛되어서가 아니라, 이렇게 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는 쪽이 더 행복할 거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니까. 

그녀는 보안관 벨에게, 그를 처음 만난 그 순간에 대해 들려준다. 아, 정말 좋다. 

열여섯 살 때 고등학교를 그만뒀죠. 월마트에서 일을 했어요. 달리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우리는 돈이 필요했어요. 쥐꼬리만큼 주대요. 어쨌든 거기 가기 전날 밤에 이런 꿈을 꿨어요. 아니 그냥 몽상이었는지도 몰라요. 반은 깨어 있었거든요. 아무튼 그런 비몽사몽간에 제가 거기 가면 그가 날 찾을 거라는 암시를 받았어요. 월마트 말예요.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이름도,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어요. 그를 보는 순간 제가 그를 알아볼 거라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어요. 매일 달력에 표시했어요. 감옥 같은 데서 그렇게 하잖아요. 감옥에 가본 적은 없지만 아마 다들 그렇게 할 거예요. 90일째 되는 날 그가 왔어요. 제게 스포츠 용품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저는 그를 단번에 알아봤어요. 저는 그에게 장소를 일러주었고 그는 저를 쳐다보더니 그쪽으로 걸어갔어요. 그러다가 곧장 돌아와서는 제 이름표를 보고 제 이름을 부르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몇 시에 끝나요? 그게 전부예요. 제 마음에는 아무런 의문도 생기지 않았어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pp.148-149) 

그녀가 그렇게 확신했다면, 그녀가 맞다. 여자들은 이런 일에 좀처럼 틀리는 법이 없다. 그녀가 하는 말을 듣고 보안관 벨은 그녀에게 말한다. 

내 아내는 열여덟 살 때 나와 결혼했지요. 막 열여덟이 되었을 때. 아내와 결혼한 일은 내가 그 전에 했던 온갖 바보 같은 일을 벌충해 주었지요.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p.150) 

그러나 사실 내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보안관 벨의 독백, 이 부분이다. 

전쟁에 대해서도 별로 할 말이 없다. 나는 결국 전쟁 영웅이 되었지만 분대원을 모두 잃었다. 그때 일로 훈장을 받았다. 그들은 죽었고 나는 훈장을 받았다. 이런 일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알 필요도 없다. 그 일을 기억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다. (p.216) 

전쟁은 역사를 새로 쓰지만, 이 세상을 뒤흔들지만, 전쟁이 가장 바꿔놓는 건 사람들 개개인의 삶이다. 그건 그 누구도 보상해줄 수 없고,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도 없는 일. 영화를 보고서는 대체 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것인지 제목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제 뭘 뜻하는지 알겠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 전쟁에 참여해서 모든 삶이 뒤바뀌어버린, 그래서 이제는 노인이 되어버린 그들에게는 나라가 없다. 그들을 지켜주는 나라는 없다. 너무 길지만 어쩔 수 없다. 옮기고 싶은 말들이 아직 남아있다. 나는 책 한권을 통째로 옮겨오고 있는 중인가 보다.

얼마전에는 여기 신문에서 몇몇 교사들이 30년대에 전국의 여러 학교에 보낸 설문지를 우연히 발견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설문지 문항은 학교 교육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문제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교사들이 발견한 설문지는 답안이 채워져서 전국 각지에서 돌아온 것이었는데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 것은 수업 중 떠들기나 복도에서 뛰어다니기 같은 문제였다. 껌을 씹거나 숙제를 베끼는 일도. 뭐 그런 따위였다. 교사들은 답이 비어 있는 설문지를 찾아서 그것을 무수하게 복사해 똑같은 학교에 다시 보냈다. 40년 후에 말이다. 그리고 이제 답지들이 도착했다. 강간, 방화, 살인. 마약. 자살. 나는 이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세상이 점점 망해가고 있다고 오래 전부터 말하곤 했지만 사람들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내가 나이가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징후다. 하지만 강간하고 살인하는 일을 껌 씹는 일과 구별할 수 없는 사람은 나보다 훨씬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내 느낌이다. (p.217)

이제 마지막. 

뭐 좀 여쭤 봐도 될까요.
그래.
살아오시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뭐지요.
노인은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모르겠어. 그가 입을 열었다. 후회되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아. 하지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은 많이 생각나. 걸어다닐 수 있는 것도 그 중 하나지. 자네도 그런 목록을 만들 수 있겠지. 하나쯤은 있지 않겠어? 나이가 들면 자기가 행복하고 싶은 만큼 행복한 법이야.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만, 결국 예전에 행복했던 만큼 행복한 거야. 아니면 그만큼 불행하든가. 이걸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
(pp.288-289)  

나는 영화를 봐서 결말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넘기면서 내가 아는 결말과는 다르게 진행되기를 바랐다. 나는 그의 작품 『로드』를 읽으면서는 사람들에게 종종 묻곤 했다. 그 책에서 당신이 느낀건 절망인가, 희망인가 하는 것을. 나는 그 책에서 희망을 느꼈으니까. 그러나 이 책,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고서는 답을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죽어나가기 때문에 절망이라 말해야 할까? 마약을 파는 사람과 마약을 사는 사람이 나오기 때문에 절망이라고 말해야 할까? 그러나 그것들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여전히 누군가를 믿는 사람들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에 희망적이라 말해야 할까? 나는 정말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내가 이 책을 읽은 건 정말 잘한일이라는 거다.

코맥 매카시의 다른 책들을 찾아 보았다. 기특하게도 나는 이미 『모두 다 예쁜 말들』을 사두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 다른 책들도 다 읽어봐야겠다. 그가 써내는 짧은 문장들을 읽는 것은 퍽 행복한 일이다. 비록 그 문장들이 아프고 안타까울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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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6-2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개인적으로 피빛 자오선이 인상에 남더라고요..거기엔...안톤 시거 보다 더 무지막지한 인간이 나오거든요.

다락방 2011-06-21 10:59   좋아요 0 | URL
저는 일단 [모두 다 예쁜 말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걸 우선 읽어볼거구요, 나머지 책들도 죄다 읽어볼거에요. 핏빛 자오선은 일전에 메피스토님이 리뷰 쓰셨던걸로 기억해요. 아, 코맥 매카시 너무 좋아요, 메피스토님. 흑흑 ㅜㅜ

레와 2011-06-2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이 소개해주는 책, 열심히 읽을게요. [모두 다 예쁜 말들]도!

다락방 2011-06-21 12:45   좋아요 0 | URL
[더 로드]는 읽어봤어요, 레와님? 그것도 좋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좋아요. 좋으네요. 하아-

... 2011-06-2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코맥 맥카시쪽으로 손이 안 가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로드>가 책장 속 어디쯤에 박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

다락방 2011-06-21 13:4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었어요. 이상하게 그랬었어요. 문학동네로부터 [더 로드]를 그때 책 열권 주는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받았었는데 읽지 않고 있었죠. 책장에 박혀 있기만 했었어요. 그런데 읽자마자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2008년도 책이네요. 이건 더 좋아요, 브론테님. 일단 펼치기 시작하면 정말 좋다고 생각하실 거에요.

무스탕 2011-06-2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 글을 적어야 작가인가요? 다락방님은 이미 우리에겐 작가세요. 것도 사랑을 굴삭기로 퍽퍽 퍼 나르는 작가 :)

다락방 2011-06-21 14:20   좋아요 0 | URL
어머. 무스탕님도 참..부끄럽게.. ( '')
사랑..굴삭기...아우~ 몰라요, 몰라~~ (앙증맞게 두 손으로 무스탕님의 어깨를 때린다)

자하(紫霞) 2011-06-21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읽고나서 부터 갖가지 소설책을 몽땅 사놓고 읽고 있어요.
작가가 정비공이라고 하시던데 어떻게 생활을 하실까 궁금하기까지...
매카시 뒤를 따라다녀보고 싶을 정도예요.

다락방 2011-06-21 14:45   좋아요 0 | URL
베리베리님도 그를 좋아하시는군요! 전 어떻게 저런 대화들을 적어낼 수 있는지, 어떻게 그렇게 간단한 대화들에 그 감정들을 다 녹여낼 수 있는지 너무 신기해요. 작가란 진정 위대하구나, 하는걸 코맥 매카시를 보며 깨달아요. 정말 멋져요. 아우~~

아이리시스 2011-06-21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로드]랑 [국경을 넘어]를 읽었어요. 그것도 오래 전에 읽었죠. 2-3년전쯤. [국경을 넘어]는 소년이 말을 데리고 국경을 넘는 얘기에요. 말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요. 소년에게 재산이자 가족은 말 한 마리 뿐이었거든요. 코맥 매카시가 지루하다고 한 순간이라고 생각했던 저를 반성하게 하는 페이퍼예요. 그래도 저는 뭐랄까. 지루함과는 별개로 삶에 대한 어떤 찬란함을 읽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영화로 봤는데 도망 다니고 쫓는 일련의 사건이 너무 [프리즌 브레이크] 탈옥 후 같이 느껴졌어요. 그런데 아직도 왜 제목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인지 모르고 있어요. 저는.ㅠㅠ

다락방 2011-06-21 18:13   좋아요 1 | URL
지금 혹시 아이리시스님께 딱 이거다, 할만한 내용이 있을까 싶어 책을 뒤적여봤는데 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인지 라고 명확하게 나온 문장은 없네요. 음, 다만, 제가 책을 읽으면서 이해한 한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노인이 젊었을 때 어떤 삶을 살았다 한들-전쟁에 참여하고 나라에 공을 세웠다거나, 자식들을 전쟁터로 내보냈다거나 하는등의- 그 노인의 삶은 지켜지거나 보호받지 못한다는 거죠.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책 속에서는 주인공 벨도, 그리고 벨이 찾아가는 아저씨도, 또 벨이 만나는 노인들도 나라에 대해 간혹 언급해요.

저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영화로 몇년전에 먼저 봤었는데, 그 영화를 나름 재미있게 보았으면서도, 그 영화가 전부인것 같아 책을 볼 생각을 하지 못했죠. 그런데 책으로 뒤늦게 만나보니 그 책은 쫓고 쫓기는, 살인이 난무하는, 단지 그런 내용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좋았어요. 저는 [로드]도 엄청 좋았구요. 저는 이제 겨우 코맥 매카시의 책을 두권 읽어 보았을 뿐이지만, 두권 중 어느것도 지루하지 않았어요. 어제 집에 가는 길에는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심지어 걸어가면서까지도 읽었답니다.
:)

아이리시스 2011-06-21 19:38   좋아요 0 | URL
헐. 맙소사! 국경을 같이 넘는 동물은 말이 아니라 늑대였어요.ㅠㅠ

다락방 2011-06-22 13:43   좋아요 0 | URL
늑대.........라구요? 꺅 >.<
저 늑대 완전 좋아해요. 말도 좋아하지만. 전 강하게 생기고 섹시하게 생긴 동물들을 엄청 좋아해요. 늑대와 국경을 넘는다니. 전 완전 흥미진진!!

버벌 2011-06-21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 그냥 저 살아있다는거 알려드리려요. 뜬금 댓글 하나.
나중에 글을 다시 읽고 돌아오겠습니다. ^^

다락방 2011-06-22 13:44   좋아요 0 | URL
응 그래요.
점심 다 먹고 저녁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그리고 다시 와요.

하루 2011-06-22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브론테님처럼 이상하게 코엔 매카시 쪽으로는 절대 손이 가지 않더라구요.
주변 사람 모두가 <로드>를 읽을 때도 굳건하게 의지를 가지고 읽지 않았는데,
왜 다락방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 장바구니에 이 책을 넣고 있는걸까요.
(감상은 이후에 총총.)

다락방 2011-06-22 14:10   좋아요 0 | URL
저도 [로드]를 읽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었습니다, 하루님. 저 역시도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거든요. 그러나 읽고 나서는 좋았어요. 그런데 이 작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더 좋아요. 아, 전 정말 코맥 매카시를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하루님의 서재에 갔다가 잠깐 생각한건데요, 저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달]을 정말 아주 힘겹게 읽었거든요. 다 읽고 나서도 무슨말인지도 모르겠고. 그렇다면 하루님은 저와는 취향이 많이 다르실 것 같은데, 코맥 매카시를 저처럼 좋아하진 않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버벌 2011-06-24 18:40   좋아요 0 | URL
저 역시 로드는 쉽지 않았는데. 락방님 말처럼 노인.. 을 읽어볼게요. 어떤 마음이 들까요

다락방 2011-06-26 21:10   좋아요 0 | URL
저는 로드가 참 좋았어요, 버벌님. 버벌님도 코맥 매카시를 좋아하시게 될 것 같으니 읽어보세요!!

꽃핑키 2011-06-22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드>를 책장에 그냥 박아두었어요.
영화를 먼저 봐 버려서 그런지 ㅋㅋ 책을 열어보기가 두려웠는데;;
그렇다고 당장 읽기는 힘들겠지만 ㅋㅋ 잘 보이는데 꺼내둬야겠어요! ㅋ
다락방님!!! 신나는 수요일 보내세요 :)

다락방 2011-06-22 14:11   좋아요 0 | URL
왜 사람들은 [로드]를 책장에 그냥 박아두는 걸까요? 네? 대체 왜요?
[로드]는 금세 읽히는 소설이에요.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닌데 말입니다. 그러니 부담없이 도전해보세요, 핑키님. 훗.
그나저나 저 핑키님 서재에서 본 그 줄넘기 장바구니에 넣어놨는데 사야할지 어쩔지 계속 망설이고 있어요. 그걸 사면 과연 나에게 행복이 찾아올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요. 하핫.

에디 2011-06-22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얼마전까진 코맥 매카시였는데 지금은 가즈오 이시구로에요. 이런 말을 쉽게 하는 처지 - 전문적으로 글을 쓸 재능이나 가능성이나 미래가 조금도 없는 - 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군요.

로드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모두 영화와 책 둘 중 어느것을 먼저 보고, 뒤에 보아도 만족감을 주는 흔치 않은 텍스트 같아요. 전 로드를 두번 봤어요. 그리고 아마 서울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로드를 본 사람일꺼에요. 두번째는 신촌의 소극장에서 보았는데 유일한 상영관이었고 다음날 부턴 서울엔 개봉관이 아예 없었거든요 :)

전 끝부분에 살인자 시거가 부인에게 하는 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녀는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어느 순간에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의 결산이 이루어지는...

다락방 2011-06-22 14:15   좋아요 0 | URL
저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을 하나 읽었고(나를 보내지마), 두권 더 가지고 있어요. [남아있는 나날들]과 [녹턴]이요. 음..맞나? [남아있는 나날들]은 없나? 아 모르겠네요. 책장에 무언가 두권은 확실히 꽂혀있던데..[나를 보내지마]는 내껀가? 아 모르겠어요. ㅠㅠ 뒤죽박죽. 가서 책장을 좀 봐야겠네요.

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영화로 보았지만 [로드]는 보지 않았어요. 대부분의 원작있는 영화들이 물론 그렇겠지만, 전 [로드]가 문장도 꽤 아름답기 때문에 그걸 영화에서 살려낼까 의심스럽거든요. 보는 사람들마다 좋다고는 하던데..흐음. 그런데 뭐 이제는 상영하지도 않으니 제가 볼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 비고 모텐슨 좋아해요. [이스턴 프라미스] 보고 쑝 갔어요. 혹시 그 영화 보셨어요? 거기서 홀딱 벗고 나와요. ( '')

저는 저기 제가 인용한 216쪽의 저 부분, '나는 결국 전쟁 영웅이 되었지만 분대원을 모두 잃었다. 그때 일로 훈장을 받았다. 그들은 죽었고 나는 훈장을 받았다' 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좋은 문장이었어요. 가슴을 턱 막히게 만드는 문장인 것 같아요.

moonnight 2011-06-2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맥 매카시는 책은 나오는 족족 사놓지만 읽은 건 로드밖에 없네요. 부끄 -_-;
로드를 읽고 너무 좋기도 하고 너무 아프기도 하고 해서, 많이 힘들었었어요. 이런 경우에 나라면, 하는 가정조차도 무시무시했던 기억이 있어요. 조카와 나를 대입해놓고서 막 눈물이;;;(다락방님은 이해하실 거에요!!!)

지금 다락방님이 추천해주셨던 위험한 관계를 읽고 있는데, 요즘 제 감정상태때문이겠지만 이 책도 많이 힘드네요. 가슴이 너덜너덜해지는 것 같아요. ㅠ_ㅠ (주구장창 땅굴파고 있는 달밤입니다. ㅠ_ㅠ;)

다락방 2011-06-22 14:21   좋아요 0 | URL
저도 이제 겨우 두권 읽었을 뿐입니다, 문나잇님. 로드 정말 좋았죠? 제 여동생은 로드 읽다가 포기했어요. 힘들다구요. 제 친구도 계속 이런식이면 더 못읽겠다고 읽다말고 얘기하기도 하더라구요. 조카와 나를 대입해서 눈물.........아, 문나잇님. 왜 조카까지 대입하셨어요!! 대체 왜요!!

위험한 관계는 재미있는데 중간까지는 엄청 짜증나죠! 저는 산후우울증은 제가 도무지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아서 아이를 낳지 말자고 그 책을 읽으면서 결심했다니깐요. -_-
그 책 읽다가 남편 죽일뻔.. 서재에 처박혀서 글이나 쓰다니!! 그런데 언니의 전남편 장례식에 다녀오면서부터 책이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어요. 영국땅에서 여자주인공이 홀로 싸울때는 정말 앞이 깜깜하더라구요. 어휴.. 제가 좋아하는 류의 책은 아니지만 참 재미있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긴 했어요.

전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너무 싫어서 빨리 읽고 어떻게든 하고 싶어요. -_-

고양이라디오 2016-11-07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더 로드>는 너무 지루했어요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영화는 정말 재밌게 봤구요ㅎ 책으로도 한 번 읽어보면 색다를 것 같네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 『파라노이드 파크』에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사연을 가진 소년이 나온다. 소년은 누구에게든 말을 하고 싶지만 누구에게도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답답하고, 자신이 그런 심정이라는 것을 자신을 좋아하는 소녀에게 말한다. 그러자 소녀는 소년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럴 땐 편지를 써. 누구에게든. 그 편지를 보내도 좋고 태워도 좋아. 그러고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질거야." 

 

 

 

 

 

 

 

구스 반 산트님, 사랑합니다. 진심이라는 말은 하지 않을거에요. 그런말은 부질없죠. 어떻게 [마레 지구]같은 영화를 만드셨나요? 어떻게 [아이다호]같은 영화를 만드셨나요? 어떻게 [엘리펀트]를, [파라노이드 파크]를 만드셨나요? 앞으로 만드실 영화도 기대하지만, 지금까지 만들어준 영화 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좋아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유일한 감독님이십니다.  

 

얼마전에 내가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아서 타이레놀을 먹어볼까 했더니 꼬마요정님이 그럴땐 그 생각들을 적어보라고 하셨다. 오. 나는 사실 '사라 쿠트너'의 소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 정신과 상담의가 여자주인공에게 '생각을 멈추세요'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런 처방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래서 정신과 상담을 받아봐야 겠다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었는데, 생각을 적어보라니, 이것이야말로 좋은 처방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전부터 하고 싶은 말, 언젠가 해야 할말 등을 수첩에 적긴 했었지만, 지금 내 머릿속의 생각을 적을 생각을 하지는 못하던 터였다. 그래서 적었다. 내 생각들을. 늘 핸드백에 넣어가지고 다니던 만년필을 꺼내서 지하철에서도 적었고, 집의 식탁에 앉아서도 적었다. 까페에서도 적었고 사무실에서도 적었다. 신기한건, 머릿속의 생각들을 바깥으로 다 꺼내서 적으면 머리가 조금쯤 가벼워질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거였다. 적는건 좋은 방법이었지만 생각은 줄지 않았다. 생각을 이십개 꺼내서 마구 적으면 또다른 이십개가 금세 그자리에 채워졌다. 할 수 없다. 나는 계속 적었다. 계속, 계속. 급기야 오늘 새벽 두시 사십분, 만년필의 잉크가 다 닳아버렸다. 내가 두시 사십분에 수첩에 적은건 내 생각은 아니었다.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의 한 단락이었다. 마침 그 시간에 보고 있던 어떤 책에서 이런 문장이 나니아 연대기에 나온 문장이라고 쓰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If you've been up all night and cried till you have no more tears left in you - you will know that there comes in the end a sort of quietness. 

나는 이 문장이 어떤 뜻일지 궁금해서 내 책장에서 이 책의 번역본을 꺼내와서 찾아보았다. 이렇게 번역되어 있었다. 

만약 밤새 깨어 더이상 눈물이 남지 않을 때까지 울어 본 적이 있다면, 결국에는 일종의 고요함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나는 두시 사십분에 깨어있는 내 친구에게 이 문장을 문자메세지로 쳐서 보내줄까 싶었는데, 망설이다가 참았다.  

 

만년필의 잉크를 갈아끼우려다가 만년필을 망가뜨린 새벽 두시 사십분, 젠장, 어떻게든 살려보고 싶지만 살리지 못했고, 나는 마음이 초조해져서, 두시 사십분 그 시간, 망가진 만년필을 쓰레기통에 집어 던져버리고 새로운 만년필을 샀다. 나는 계속 적어야 하니까. 그리고 오늘 오후 두시, 나는 이촌역 근처의 까페에 혼자 앉아서 또다시 수첩을 꺼내 생각을 마구 적었다. 내 안에서 이런 생각들이 튀어나온다는 게 놀라울 만큼 많은 문장들이 튀어나왔고, 그리고 그 문장들은 다시 읽어보기 부끄러울 정도로 챙피한 것들이었다. 내 안에 이런 챙피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있다니. 이건 적기만 하고 말아야겠구나. 그래 사람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만년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때 막 적고 있을 때, 까페에서는 노래가 나왔고, 그 노래중에 유독 just call my name 이라는 가사가 들렸다. 바로 이때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이 노래를 검색했다. 이 앨범이 검색됐다. 

 

 

 

 

 

코린 메이(Corrinne May)의 Shelter 란 노래였다. shelter 의 뜻이 뭔가 사전을 검색해봤다. 피난처, 은신처라고 나와있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좀전에 음원을 다운 받았다. 알라딘에서 마일리지로.  

 

 

이촌역에서 볼일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나는 책을 펼쳐 들었다. 청소년 소설이니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윽, 역시 잘 읽을 수는 없었다. 한 페이지에서 내가 해석이 가능한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도 꾹 참고 해석이 안되도 그냥 읽었다.  

 

 

 

 

 

 

 

그러다가 주인공인 Heidi 가 엄마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리스트를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 Heidi 의 엄마가 아는 단어는 고작 23단어에 불과하고 모든 색은 blue 라고 말한다. Heidi 의 엄마는 글을 쓸 줄도 모르고 읽을 줄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So Be It 이라고 말한다. Heidi 는 엄마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적어보기로 한다. 이런식이다. 

Things I Know About Mama 

Name: So B. It 

이렇게 적고 난 Heidi 는 그러나 다른것을 더 적지 못한다. 엄마의 이름 말고는 엄마에 대해서 확실히 아는 것이 더는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Heidi 는 그렇다면 엄마에 대해 모르는 것을 적어보기로 한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Things I Don't Know About Mama 

What is soof? 

역시나 이 한줄만을 적었다. soof 는 엄마가 아는 단어 23개중의 하나이다. 그 단어들은 모두가 아는 일반적인 단어인데, soof 라는 단어는 알지 못하는 단어이다. 엄마만이 아는 단어. 

Most of the words were common ones, like good and more and hot, but there was one word only my mother said, soof. (p .33) 

여기까지 읽고 나자 만년필이 빨리 배송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리스트를 만들어보고 싶어져서. 지금 딱 떠오르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놓고 그 사람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을 적어보는 거다. 그리고 바로 옆장에는 그 사람에 대해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적어보는 거다. 아마 처음에는 한두개밖에 적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뭘 알지? 뭘 알지 못하지? 하고 생각해보니 퍼뜩 떠오르는 것들이 많지 않으니까.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씩 둘씩 더 채워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중에는 아마 그 사람에 대해서 나만이 아는 것이 있을 수도 있고, 나 혼자만 모르는 것이 있을 수도 있을거다. 아, 나의 수첩은 아주 잡다한 낙서들로 빼곡해지겠구나. 점점, 점점 더.  

 

일요일 밤 열시. 넷북을 끄고 나서는 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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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6-19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년필 이미 주문했군요. 나는 생일 선물로 만년필을 살까? 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안도의 숨을 쉬어요. 어차피 나는 몽블랑을 살 수 없으니까요.^^
이촌에 종종 가나봐요. 전에도 이촌에 들렀다가 왔다고 얘기했었는데 말이죠.
오늘 울 언니는 핸드폰을 추가 구입했어요. 반지도 하나 주문했는데 같이 다니면서 다락방님 생각이 계속 났어요. 내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아주 자주, 그리고 많이 다락방님 생각을 해요. 다락방님이 내 머릿속에 둥지를 틀었어요. 가끔씩 날아와서 쉬다가 가요.

다락방 2011-06-20 08:18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그러나 제가 다시 산 만년필도 라미였어요. 저역시 몽블랑을 살 수는 없으니까요. 하하.
그런데 마노아님, 기억력 대박이네요. 제가 이촌역에 갔었다는 걸 어떻게 기억해요? 저는 지명을 외우는 것에는 아이큐가 마이너스라 친구들이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사는 동네가 어디인지, 회사가 어디인지 그런거 완전 잘 까먹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촌역에 갔었다는 걸 기억하다니. 존경합니다. ㅎㅎ
이촌역에는 왜 갔는지, 나중에, 언젠가 말해줄게요. :)


하루 2011-06-19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에 대해서 아는것 적어 내려가기 매력적인데 위험하기도 할거 같아요.
뭘 아는지도, 모르는지도 모를거 같은 그런 기분. 이래서 난 타인앞에 비겁하구나 라는 생각.
+헤어진 만년필과 새로운 만년필이라.

다락방 2011-06-20 08:19   좋아요 0 | URL
헤어진 만년필도 라미, 새로 산 만년필도 라미에요. 헤어진건 검정색 새로 산건 빨강색이라는 사실만 다를뿐이죠. 하하.
네, 하루님. 전 제가 뭘 아는지도 또 뭘 모르는지도 모를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설사 안다고 해도, 그것이 진실일까요? 알 수 없죠.
월요일입니다.

... 2011-06-19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만년필은 몽블랑인가요? ㅋ

다락방 2011-06-20 08:20   좋아요 0 | URL
네, 몽블랑입니다!
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오, 적립금과 상품권과 마일리지를 끌어 모아 신한카드 사이트에서 3프로 할인받고 구매한 라미일 뿐입니다!!

레와 2011-06-2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다락방~*

다락방 2011-06-20 10:40   좋아요 0 | URL
안녕, 레와님 ♡

무스탕 2011-06-20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안녕~♡

오늘 아침부터 덥더니 지금은 끙끙 앓을 정도로 덥네요. 점심엔 오랜만에 라면 끓여먹고 더워서 냉커피 타먹었어요.
얼음도 와작와작 다 깨물어 먹었더니 지금은 입 안이 얼얼.. ㅎㅎ

다락방 2011-06-20 13:28   좋아요 0 | URL
전 점심에 맥주한잔 했더니 속에서 불이 나네요. 오늘 완전 더워요, 무스탕님. 배도 부르고 낮술도 한잔했고. 홍야홍야~
지금은 아이스 커피 마시는 중이에요. 닐니리야~

비로그인 2011-06-20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써야겠어요.

비로그인 2011-06-20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딱 한 줄 쓰고 나니 나도 막힙니다 ㅜㅜ 대체 뭘 하고 산 건지ㅜㅜ

다락방 2011-06-21 09:50   좋아요 0 | URL
그게 그래요, 쥬드님. 내가 의외로 알고 있는게 없어요. 그리고 내가 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2011-06-21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2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06-2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적고 적은 많은 것들이 있어요. 친정 집 침대 밑에 숨겨 놓고 시집 왔더니 남동생이 그것 처분 어떻게 할까 묻더라구요--;; 깨알 같이 적은 것들. 적어서 더 혼란스러워지고 오히려 더 강렬해진 것들도 많더라구요. 저의 남색 라미 만년필도 사망했는데 다시 한 번 흔들어 깨워 보고 싶게 만드십니다. 오늘 도서관에서 코빈 맥카시의 책들이 주르르 꽂혀 있는 걸 보고 잠시 다락방님 생각했어요. 무언가를 보고 어떤 사람을 떠올리는 순간, 근사해요.

다락방 2011-06-22 14:25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그래서 그것들을 어떻게 처분하셨나요? 저는 언제 날잡고 한번 태워야 할 것 같아요. 적을때는 꽤 소중했던 것 같은데 누가 보면 큰일날 것들도 분명 있거든요.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 이라고나 할까요. 활자로 남겨져있는 한 언젠가는 누군가는 보게 될거 아니겠어요? 제가 죽은 다음에라도 말이지요. 아, 모르겠어요. 남겨두어야 할지-그게 추하든 아름답든- 없애버려야 할지. 일단 지금은 그 고민 말고 무작정 쓰는데 열중해야겠어요. 제 머리를 쉬게 둬야 하니까요.

네, 무언가를 보고 어떤 사람을 떠올리는 순간은 근사하죠. 블랑카님은 코맥 매카시의 책을 읽어보셨나요? 아, 그의 작품, 그의 문장은 정말 좋아요, 블랑카님. 강하게 추천합니다.

blanca 2011-06-22 22:32   좋아요 0 | URL
저는 죽을 때까지 가져가려구요. 그냥 두라고 했는데 잘 뒀나 모르겠습니다. 제가 지금 읽어도 손발이 오글거려서 ㅋㅋㅋ 그런데 이상스럽게 처분 못하겠네요. 조만간 코빈 매카시를 만나 봐야겠군요.

다락방 2011-06-23 13:33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코빈 매카시가 아니라 코맥 매카시 입니다. 왜 자꾸 코빈 이라고 하십니까! 네? 네?
ㅎㅎㅎㅎㅎ

읽어보세요, 블랑카님. 좋아요!

꽃핑키 2011-06-22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펜으로 다이어리를 쓰고 있었는데 ㅋㅋ 저도 갑자기 만년필을 꺼내들었어요! ㅋㅋ ㅋㅋㅋ
으아아~ 다락방님도 라미 나도 라미 ㅋㅋ 혼자 막 반가워하며 말이죠 ^_^ㅋ

다락방 2011-06-22 14:26   좋아요 0 | URL
저는 새로 구입한 빨간 라미가 도착해서 너무 신나요! 수첩에 또다시 막 낙서를 하고 있는데 잘써집니다. 빨간 라미로 쓰니까 그냥 막 잘써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핑키님도 라미 나도 라미 ㅋㅋㅋㅋㅋ
 

지하철 안에서 한시간쯤을 보낼 것 같고, 돌아오는 길에는 책을 읽을 정신이 아닐 것 같고, 그럴 때 선택할 수 있는 건 어떤 책일까 하고 고민하다보니 시집 이었다. 시집은 사두고서도 제대로 읽지를 못하는데, 그렇다면 지하철안에서 다시 읽어볼까, 라고 생각하고 책장 앞에 가 선다. 참..내가 나한테 놀랐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시집이 꽂혀있다. 분명 내가 산건데. 나는 이걸 산 기억이 없어. 게다가 문태준의 시집, 김행숙의 시집은 두권씩이다. 나는 두 시인의 시중 어느것 하나 외우고 있는것도 없는데 왜 두권씩이나 나의 책장에 꽂혀있는걸까? 이 세상은 미스테리의 연속이다. 그리고 나는 문태준의 시집, 『그늘의 발달』을 꺼내든다. 아, 분명히 밝혀두자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박연준이고 시집은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이다.  

문태준의 시집을 펼쳐 들며, 여기 어딘가에 이별한 후에 조개를 씻는, 그런 시가 있었는데. 그거 보고 싶은데. 찾았다.  

 

이별이 오면


                                                  문태준



이별이 오면 누구든 나에게 바지락 씻는 소리를 후련하게 들려주었으면
바짓단을 걷어 올리고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면서
바지락과 바지락을 맞비벼 치대듯이 우악스럽게
바지락 씻는 소리를 들려주었으면
그러면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입을 틀어막고 구석구석 안 아픈 데가 없겠지
가장 아픈 데가 깔깔하고 깔깔한 그 바지락 씻는 소리를 마지막까지 듣겠지
오늘은 누가 나에게 이별이 되고 나는 또 개흙눈이 되어서


 

눈을 질끈 감고
입을 틀어막고
구석구석 안 아픈데가 없겠지 

가장 아픈 데가 바지락 씻는 소리를 마지막까지 듣겠지, 깔깔하고 깔깔한 그 바지락 씻는 소리.
바지락 씻는 소리가 언젠가는, 결국, 들리지 않는 날이 올까?
오겠지,
언젠가는.
시간이 아주 한참 흐른 후에. 그러니까 오래고 오랜 시간 후에.  

 

 

 

 

 

 

 

가시가 박혔다고 우는 아이

                                               문태준


가시가 박혔다고 우는 아이에게
새끼 오리 떼가 줄지어 가는 것을 보여주었다
고요한 연못을 보여주었다
휘파람으로 비행기를 불러주었다
손나팔을 불어주었다
쌍가락지를 기워주었다
붉은 앵두를 한 줌 따다 주었다
나비춤을 마루에서 추어주었다
마루 끝까지 가도록 가도록 오늘은 그냥 두었다
가다 돌아서며 불쑥 울음을 터뜨렸다

 
 

운김에 눈물까지. 

 

눈물에 대하여

                                    문태준


어디서 고부라져 있던 몸인지 모르겠다
골목을 돌아나오다 덜컥 누군가를 만난 것 같이
목하 내 얼굴을 턱 아래까지 쓸어내리는 이 큰 손바닥
나는 나에게 너는 너에게
서로서로 차마 무슨 일을 했던가
시절 없이
점점 물렁물렁해져
오늘은 더 두서가 없다
더 좋은 내일이 있다는 말은 못하겠다

 

우리는 서로에게 대체 무슨일을 한걸까. 무슨말을 한걸까. 나는 더 좋은 내일이 없을 것 같아 두렵다. 매일매일을 더 두서가 없는 날을 살게 되면, 그러면, 이를 어쩌나. 

 

 

며칠전부터 빌딩에 에어컨을 틀어주고 있다. 나는 에어컨 바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눈이 아프고 목구멍도 아파온다. 젠장. 얼마전에 친구가 입술에 물집 잡히지 말라며 보내준 비타민을 챙겨먹을 예정이다. 사실 이렇게 몸에 좋은 약은 나는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생기는 족족 엄마한테 갖다 주곤 하는데, 이번 비타민은 내가 좀 먹어야겠다. 하루에 두알씩. 꼭꼭 챙겨먹을 예정이다. 내가 비타민이라는 걸 먹게 되다니.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미래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오늘 아침 여섯시 십칠분에는 제이슨 므라즈의 럭키가 라디오에서 나왔다. 열시반쯤 나는 쵸코하임을 두개 먹었다. 커피와 함께. 아, 진짜 열나 맛있어. 쵸코 하임이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쵸코 하임 완전 맛있다고 여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그럼, 하는 답장이 왔다.  

그리고, 

 

머리를 이렇게 해볼까 한다. 탕웨이. 그러니까 나는 얼굴은 탕웨이랑 별다를 바 없으니까, 머리만 이렇게 해주면 바로 그 순간 탕웨이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 미용실에 탕웨이 사진을 들고 가서 이렇게 해주세요, 머리요, 라고 말해봐야지. 탕웨이로 거듭나겠어! 

 

바지락과 쵸코 하임과 탕웨이의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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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이진님, 시집 추천합니다!
    from 마지막 키스 2012-04-24 00:17 
    소이진님. 시집 추천을 해달라고 하셨는데, 제가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죠? 사무실에서 추천하고 싶었지만 저는 외우는 시는 하나도 없구요, 오늘 일이 폭발해서 ㅠㅠ 머리가 빙빙 돌 정도로 일했어요. ㅜㅜ 집으로 돌아와 일단 제 방 책장에서 시집 몇 권 꺼내어 훓어보았어요. 저는 시를 잘 못읽고(;;) 가지고 있는 시집도 몇 권 되질 않아서 추천하자니 데이터가 몹시도 빈약하지만, 이 시들은 어떨까, 해서 몇 개 소개해 드릴게요. 다 기록하기는 어려우니(저
 
 
비로그인 2011-06-1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탕웨이로 거듭나서 나랑 데이트합시다.(거절당해도 상처받지 않습니다.)

예쁜 머리 하고, 예쁜 옷 입고, 예쁘게. 고와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1-06-17 14:24   좋아요 0 | URL
탕웨이로 거듭나지 않아도 나랑 데이트해요, 쥬드님.
:)

무해한모리군 2011-06-17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건 왠지 가을 여자 풍이잖아요?
여름인데!!

다락방 2011-06-17 14:2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저도 가을에 하려고 내내 벼르고 있었는데 못참겠어요, 휘모리님!
그냥 여름에 할래요! 하고나서 내내 올리고 다닐지언정.. ( '')

moonnight 2011-06-17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탕웨이다락방님! 머리 하고 인증샷 꼭 부탁드려요! +_+

'더 좋은 내일이 있다는 말은 못하겠다.' 가슴에 꼭 박히네요. 꼭 같은 말을 했던 날이 있었지요. 먼 산 ;
금요일이에요. '그렇지만' 내일은 더 좋을 거라고, 그 내일은 더 더 좋을 거라고, 다락방님의 손을 꼭 잡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잔 하는 거지요. ^^

다락방 2011-06-17 14:25   좋아요 0 | URL
헉. 인..인..인증샷.......이라구요! orz
제가 시도는 해보겠습니다만, 기대는 하지마세요, 문나잇님. 흑흑.

문나잇님. 제 손을 꼭 잡고 말해주세요. 더 좋은 내일이 있다고. 더 좋은 내일이 반드시 온다고. 그렇게 말좀 해주세요. 네, 그리고 한 잔 합시다. 아니 한 병 합시다.

웽스북스 2011-06-1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탕웨이의 머리를 할 수 있는 길이라니. ㅜㅜ
저도 내일 빠마할겁니다~~~

다락방 2011-06-17 14:26   좋아요 0 | URL
흥! 머리 길이만 부러운거에요? 얼굴은? 응? 얼굴은 안부러워요?

전 모르겠어요. 내일할까 어쩔까. 내일 하고 싶은데 제가 6월에 정신나가서 여기저기 카드를 막 긁어대가지고(여자는 정신이 나가면 안돼요. 카드를 긁죠.) 미용실에서 또 긁으면 정말 사채를 써야할 것 같아서..좀 더 참아야 하나. 그렇지만 참을 수 없어..뭐 이런 마음이 오락가락.

암튼 웬디님은 머리 하고 인증샷좀.. ㅎㅎㅎㅎ

... 2011-06-17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꽥, 그,그그러니까 다락방님은 얼굴은 탕웨이와 별다를 바 없는 분이셨군요. 헤어스타일만 비슷하게 하면 바로 탕웨이가 되는 그런, 그런 분이셨단 말입니까!

다락방 2011-06-17 15:5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 그 누구도 제게 탕웨이와 별다를 바 없다고 말해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늘 제 동료직원은
내가 탕웨이랑 얼굴은 별다를 바 없잖아?
라는 저의 말에 네.. 하고 웃더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녀는 웃는데 저는 슬펐어요.

치니 2011-06-17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저 헤어스타일은 구루프 말아야 완성되는 거 아닐까요? 난 저번에 그 이프로 나오는 여자 머리가 손질이 쉬워 보이던데.

다락방 2011-06-17 16:20   좋아요 0 | URL
그 정은채 cf 말씀하시는거죠? 히히. 사진 다 들고 갈거에요. 뭐가 나을까요, 하고. 미용실 원장님이 절 또라이보듯 보실까봐..그게 걱정이에요. 매직으로 모델들 얼굴은 시커멓게 지우겠어욧!! 불끈!!

다락방 2011-06-1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즐찾이 한명 늘었다. 임지규..인걸까?

무해한모리군 2011-06-17 17:07   좋아요 0 | URL
임지규였으면 좋겠다 ㅎㅎㅎ

다락방 2011-06-18 17:28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즐찾을 하려면 알라딘에 가입해야 하잖아요. 임지규가 저를 즐찾하기 위해 알라딘에 가입을 했을까요? 안했을거야. ㅠㅠ 슬픈 토요일.. 흑 ㅠㅠ

에디 2011-06-17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세문장(정확히는 마지막 문장빼고)을 보고 장난을 치려는 마음에 최대한 덜 예쁜 탕웨이 사진을 찾아봤는데...

...없네요. 그 흔한 굴욕사진 하나 없다니.

다락방 2011-06-18 17:28   좋아요 0 | URL
하하. 설사 굴욕사진 올라왔다고 해도 전 빠져나갈 구멍이 있어요. 사실은 안젤리나 졸리를 닮았답니다, 하면서 말이지요. 하하하하핫

아이리시스 2011-06-1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탕웨이랑 다를바 없어요? 저는 다락방님이 졸리라고 믿고 있는데요. 너무 오래 사진을 봐와서 그냥 [다락방=졸리]. 둘 중에 누가 더 좋아요? 저는 탕웨이! 그런데 우리는 남자도 아닌데 왜 이렇게 탕웨이를 좋아할까요? 그녀는 매일 제 눈길을 사로잡아요.

아~~ 벌써 금요일이예요? 저는 오늘이 꼭 화요일 같은데요. 왜 이렇게 화요일 같죠? 피곤해요. 나른하고. 날씨가 좋지 않아요. 프렌치 토스트를 해먹으려고 시장가는 엄마에게 식빵을 부탁했어요. 그런데 냉장고를 열어보니 계란이 떨어질 것 같아요. 달랑 4개인데.. 마음이 허해서 아몬드가 든 투게더를 어제 거의 한 통 다 퍼먹었더니 나았던 감기가 다시 오는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있어요. 여름감기는 좀 이상하네요. 여름감기 하니까 여름궁전이 생각나네요. [여름궁전]이라는 영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영화가 보고 싶어지는 금요일 오후예요. 맥주나 소주가 생각나는 금요일은 아닌 것 같아요. 다락방님은 오늘 술약속 있어요? 즐찾은 임지규일 것 같아요. 꼭 그럴 것 같아요.ㅎㅎㅎ

다락방 2011-06-18 17:32   좋아요 0 | URL
저는 당연히 안젤리나 졸리를 좋아해요. 탕웨이는 예쁘고 좋긴 한데 강한 이미지가 없어서요. 전 홀로 당당히 강해보이는 여자를 좋아하거든요. 그런면에서 졸리는 최상이고 최고죠. 브래드 피트의 아성에 전혀 굴하지 않는 본인만의 카리스마가 있잖아요. 전 그런 여자들이 너무 좋아요. 이를테면 마돈나처럼요.

즐찾이 임지규이기를 바라지만 사실 그런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전 현실적인 여자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 금요일밤에는 동동주랑 해물파전을 먹었어요. 돌아오면서 우동을 혼자 먹으려고 했는데 우동집엔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슬펐죠. 하다못해 쫄볶이라도 먹으려고 했는데 분식집에도 사람이 바글바글. 대체 그 늦은밤에 사람들은 뭘 그리 먹는걸까요? 여름이라고 하니 저는 그 한 소년의 성정체성을 찾는 영화, 제목이 뭐더라, 아, [썸머 스톰]이 생각나요. 정말 여름같은 영화였어요. 뜨겁고 밝은 그리고 어지러운.

프레이야 2011-06-17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탕웨이로 거듭난 다락방님 기대해요!!ㅎㅎ
저도 오늘 즐찾 한명 늘었더라구요.ㅋ 사소하지만은 않은 기쁨이랄까..
큰 행복 한 개보다 작은 행복 여러개가 사람의 행복감이 훨씬 효용가치가 있다네요.
그늘의 발달, 땡스투~~

다락방 2011-06-18 17:34   좋아요 0 | URL
시집을 읽고 나니 저도 아주 근사한 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레이야님. 그런데 제게 그건 욕심이네요. 근사한 시라니. 펜을 쥐고 결국은 아무것도 쓰지 못했어요. 시라는게 쓰면서도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탕웨이로 거듭나는 건 다다음주 쯤으로 미뤄야겠어요. 오, 오늘은 비염으로 인한 두통과 몸살에 시달려서 병원에 다녀왔거든요. 약을 먹었더니 바로 곯아 떨어져서 좀 전에야 정신을 차렸답니다. 미용실은 물건너 갔어요. 토요일만 벼르고 있었는데요 흑흑.

즐찾이 임지규일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웃었어요. 히히

무스탕 2011-06-1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를 어제 감고 오늘 안 감으면 저렇게 굵게 웨이브가 지는 탕이..
탕웨이도 머리감은지 이틀째인 걸까요? ㅋㅋㅋ
글구보니 둘 다 탕이 +_+

즐찾은 임지규가 확실해요!

다락방 2011-06-19 22:27   좋아요 0 | URL
앗. 탕웨이는 그렇다면 사실 무스탕님과 닮았겠군요!!

아아, 즐찾은 정말 임지규였으면. 만약 정말 임지규라면 제가 무스탕님께 삼겹살을 쏠게요! 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06-19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탕웨이 닮은 다락방 님! 우리 옆집으로 이사 오십시오!

다락방 2011-06-19 22:27   좋아요 0 | URL
거..거...거짓말이에요!! ( '')

노이에자이트 2011-06-20 15:52   좋아요 0 | URL
음...

꽃핑키 2011-06-22 0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쁘게 '탕웨이' 머리하시고 ㅋ 인증샷 올려주십시오!!!!
인증샷을 올려달라!!!! 올려달라!!!!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6-22 14:26   좋아요 0 | URL
그게 그러니까..돈이 없어서 아직 머리를....... ( '')
혹시라도 제가 머리를 했는데 탕웨이 머리가 나온다면(응?) 인증샷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핫
 

나는 [나는 가수다]를 보지 않는데, 얼마전에 옥주현이 이승환의 「천일동안」을 불렀다길래 youtube 에서 찾아보았다. 이 노래가 이렇게 좋은 노래였던가. 여자의 목소리로 듣는 천일동안은 내게 이승환이 불렀던 천일동안보다 훨씬 더 절절하게 느껴졌다. 특히 나는 자유롭죠~ 하는 부분에서는 그래, 뭔지 알겠어, 싶어지기까지 했다. 모든게 그렇다. 노래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다. 그러니까 타이밍. 언제 만나느냐 언제 듣느냐에 따라서 더 좋고 덜 좋기도 하다. 난 자유롭죠, 하는 옥주현의 목소리를 듣는데, 이 노래는 어쩐지 나의 노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회에서 옥주현이 어떤 노래를 불렀을까 검색했더니 「사랑이 떠나가네」라는 제목이 떴다. 어? 누구 노래지? 하고 들어보니 김건모의 노래였다. 하아- 이 노래가 이렇게 슬픈 노래였나. 사랑이 떠나가네, 도대체 몇번째야, 이번엔 심각했지, 하는데 정말.... 

그러다가 나는 어제 지하철안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다.  

그만, 당신 손을 놓고 싶었어요. (p.27) 

 

 

이 문장은 『서울, 밤의 산책자들』中 '전경린'의 「백합과 공룡의 벼랑길」에 나온다.  

 

 

 

 

 

 

 

나는 여러 작가의 글이 함께 실려있는 책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먼저 읽고, 한 작가의 단편집에서는 가장 읽어보고 싶은 제목의 글을 먼저 읽는다. 순서대로 읽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먼저 펼친건 당연히 황정은이었다. 그 다음엔 누구를 읽었더라?  

전경린의 글은 가장 먼저 실려있는데 읽으면서 내가 좋아할만한 글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 앞날개에 전경린의 작품을 살펴보니 내가 읽은건 『황진이』가 있더라. 흐음, 그 책도 그저 그랬는데. 하고 책장을 넘기다가 그만, 저 문장을 만난 것. 아, 손을 놓고 싶다니. 내가 내내 생각해왔던 건데. 그래서 나는 편지까지 써두었는데. 네 손을 놓겠다고. 그런데 이 때에 내가 이런 문장을 책에서 접하다니. 지독한 기분이군. 그러다가 나는 이내 이런 문장도 발견한다.  

   
 

어느 날, 세월이 흐른 뒤, 어느 날 말이에요. 당신이나 내가 세상과 작별했다면, 우리, 흘러다니는 소문으로 그 소식을 알리지 말아요. 예의를 갖춘 정식 부고를 주고받고 싶어요. 별세의 날이 다가올 즈음 비밀스러운 주소 하나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그 정도 부탁은 가족에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다시 오랜 시간이 흘러간 뒤에 말이에요. 우리가 낙엽처럼 가벼워져서 한 걸음으로 훌쩍 공기 속으로 넘어가게 될 때요. (p.35) 

 
   

손을 놓고 싶지 않지만, 손을 놓으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당신을 잃는 고통대신에 나는 이제 언제든 어디서든 편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러나 놓았던 손을 세상과 작별하기 전에, 세상과 작별하는 그 순간에, 혹은 세상과 작별하고 나서 다시 한번 꼭 잡아보고 싶다.  

예의를 갖춘 정식 부고를 주고받도록 합시다, 우리. 그건 약속해줘요. 

나는 이 단편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젠장, 예의를 갖추어 부고를 알리자고 해서, 그래서, 미워하지는 않기로 했다. 아니, 자꾸자꾸 펼쳐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황정은. 

아 젠장. 이 여자는 왜이렇게 좋은 글을 쓰는거야. 일전에 『백의 그림자』에서의 무재씨를 기억한다. 그는 조개국물을 먹고 싶다던 은교씨에게 조개국물을 먹게 해주려던 사람이다. 그렇게 따뜻한 남자. 테마소설집 『일곱가지 색깔로 내리는 비』에서는 떨어지면서도 보고싶어요, 라고 말하는 사람을 그려낸다. 황정은이 그리는 사람은 따뜻하다. 이 소설집에서 그녀의 단편 「양산 펴기」에서도 주인공은 동거인인 녹두에게 장어구이를 사주고 싶어서 양산을 파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나는 몸서리처지게 이 캐릭터가 좋다. 

이건 에이에스 되나.
돼요.
되나.
됩니다.
부러지면 새 걸로 바꿔주나.
그 말에 할머니, 하고 정색하고 대답했다.
살살 쓰면 되지 왜 부러져 살살 쓰세요.
(p.86) 

살살 쓰세요, 하는데 그만 나도 살살 쓸게요, 하고 싶어진다. 살살. 양산을 파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하루 일당과 함께 양산하나를 선물로 받는다.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은 녹두에게 줘야지,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게 참 콤팩트한 사이즈에 펼치기는 쉬울지 몰라도 접는 것이 만만치 않은데 녹두의 악력으로 가능한가 하면 또 가능하지 않을 것은 이렇게 연습해보면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팟 이렇게 착. (p.87)  

녹두의 악력을 고려하고, 녹두에게 양산 접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기 위해서 펼쳐보고 접어보고를 반복한다. 팟 이렇게 착, 이라니.  

나는 자꾸만 되뇌인다. 팟 이렇게 착, 팟 이렇게 착, 팟 이렇게 착. 

 

 

잡지 엘르 6월호에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인터뷰가 실렸다는 블랑카님의 페이퍼를 접하자마자 오만년만에 잡지를 구입하게 됐는데, 포어의 인터뷰는 매우 짧았다. 아쉬워 ㅠㅠ  (나는 작가들의 인터뷰를 읽고 난 뒤에는 이 잡지를 한번도 펼쳐보지 않았다. 버릴까 어쩔까 참..)

거기에는 국내 작가들의 짧은 인터뷰들도 실려있었는데, 기대하는 작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많은 작가들이 황정은 이라고 답했다. 오, 나도 그런데. 나도 황정은을 기대하는데.

 

 

 

「백의 그림자」도, 「낙하하다」도, 「양산 펴기」도 정말 좋았어요. 계속 계속 좋은 글 많이 많이 써주세요, 황정은님. 기대하고 있습니다. 팟 이렇게 착.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냥 '이가희'의 [바람맞던 날]을 듣고 싶어져서 들었다. 들으면서 걷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서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는 노래를 따라불렀다. 이런 가사가 나왔다. 니가 올 때까지 기다릴래. 병신아, 기다리지마. 안와. 나는 남자를 기다리며 우는 여자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고 싶었다. 안와, 안온다고. 알아들어? 오지 않는다고!!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일곱시 삼십오분 이었다. 

출근은 어제부터 일찍하게 됐는데 어제 내가 일어난 시간은 다섯시 사십분이었다. 일어나자마자 라디오를 켰는데 라디오에서는 '루시드 폴'의 [고등어]가 나왔다. 세상에. 이른 아침, 다섯시 사십분. 다섯시 사십분에 듣게 되는 고등어라니. 고등어는 저녁 노래잖아, 밤 노래잖아. 그런데 새벽에 고등어라니. 이게 무슨조화야. 참신한데?  

그래, 새벽에 일을 마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들에게도 오늘 하루 수고했어요, 하는 말을 누군가는 해줘야 하잖아. 새벽 다섯시 사십분의 고등어. 좋습니다, 좋아요. 만족했어요. 탁월한 선택입니다.

앗, 그러고보니 오늘은 다섯시 오십분에 일어났는데 오늘 제일 처음 들은 노래가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팟 이렇게 착.
팟 이렇게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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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1-06-16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팍 이렇게 착! 일빠다 ^^ 어쩌면 이걸 읽는 동안 누가 부르고 누가 얘기하고 어째서 첫댓글이 아닐 수도 있겠네.
백의 그림자는 확 좋진 않았는데 뭔가 신기했어요. 서재에서 나온 구절들이 책에 있는게.
난 어제 딱 한시간 시험 공부하고 라디오를 틀었는데 조규만의 '다줄거야'가 나오는거에요. 히야, 오랜만에 들어도 좋더라구요.

다락방 2011-06-16 11:24   좋아요 0 | URL
팍 이 아니라 팟이에요, 아치. 팟 이렇게 착.
첫댓글 맞아요, 일빠는 아치꺼.
서재에서 나온 구절들이 책에 있는게 신기했다니, 아치가 서재에서 먼저 그 책을 봐서 그런가봐요. 나는 백의 그림자가 참 좋았어요. 대화체도 아주 마음에 들었죠.
윽, 저 그노래 [다줄거야]가 이상하게 싫더라구요. 한번도 좋아한 적이 없어요. 사람들이 다들 엄청나게 좋아하던데 말이죠. 일전에 이브의 모든것인가 하는 드라마에서 장동건이 불렀을때 그때만 좋았어요. 그때도 그노래가 아니라 장동건이 좋았던거긴 하지만.

난 저 양산 펴기 연습하는 남자가 너무 좋아요. 손의 악력까지 고려해서 이건 이렇게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남자라니. 예뻐요. 히히.

조선인 2011-06-16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가수의 애절함은 정말 특별해요. 이소라의 절제된 슬픔, 백지영의 흐느끼는 비애, 옥주현의 극단적인 몸부림... 정말 명곡의 재발견이자 가수의 재발견입니다.

다락방 2011-06-16 11:25   좋아요 0 | URL
옥주현 영상을 보고 놀란게, 옥주현은 노래 부르는 모습도 예쁘더라구요. 심지어 앞머리까지 예뻤어요. 그리고 정말 노래를 잘하더라구요. 물론 나가수에 나온 가수들은 모두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이긴 하지만 말이죠.
옥주현의 천일동안은 제가 나가수 음원중 유일하게 엠피파일로도 다운받아 듣는 노래에요. 하아-

saint236 2011-06-1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노라조의 고등어는 확실히 아침노래입니다만...

다락방 2011-06-16 11:25   좋아요 0 | URL
아하하. 노라조의 고등어도 있죠!! 잊고 있었네요. 하핫.

레와 2011-06-1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팟 이렇게 착. 맛있는 빵 먹고 있어요. 팟 이렇게 착. 이 빵 냄새 기가막히게 좋거든요. 팟 이렇게 착. 언제 다락방도 사줄게요. ^^

다락방 2011-06-16 11:26   좋아요 0 | URL
35분만 기다리면 점심 먹을수 있어요. 빵 냄새는 언제 맡아도 참 좋지 않나요? 므흐흐흐. 빵사준대. 므흐흐흐흐흐흐흐. 레와님은 참..사람이..짱이에요!!

moonnight 2011-06-1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팟 이렇게 착 ^^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연습해보고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져요. 참 예쁜 글이네요.
좋은 글귀에 팟 이렇게 착 ^^ 공감하시는 다락방님같은 독자, 작가들의 로망이에요. 확실히. 부러워요! ^^

다락방 2011-06-17 09:59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그렇다면 작가가 되어주세요. 문나잇님이 작가가 되고 제가 문나잇님의 독자가 되면, 그것은 문나잇님의 로망실현!! 두구두구둥~~

금요일이에요, 문나잇님. 오늘 밤에 술마실건가요? 저도 아마도 그럴것 같아요.

moonnight 2011-06-17 13:17   좋아요 0 | URL
으아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 +_+
그렇지만 저같은 사람이 작가라니욧. (괜히 버럭;) 작가는 다락방님이죠. 저도 다락방님처럼, 다락방님 글귀에 착실히 공감하는 독자가 되고파요. (수줍;;)
오늘은 금요일. 당연히 술약속이 있습니다. (왠지 비장하게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다락방 2011-06-17 14:27   좋아요 0 | URL
금요일에 술약속이 없으면 클나요! 살 수가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문나잇님과 저는 엄청 잘 살고 있군요! 으하하하하하하하

문나잇님, 즐거운 주말 보내요. 히히.

... 2011-06-1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읽다가, 저도 블랑카님 페이퍼보고 엘르 6월호 샀는데 아직 펴보지도 않았다는 게 떠올랐어요!

(태그를 보고) 삼일 연속으로 페이퍼를 쓰다니, 할 말이 많으시군요^^

다락방 2011-06-17 09:58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며칠간 아무말도 못하더니 이번엔 삼일연속 좌르르륵. 오늘까지 써서 나흘을 채울까 어쩔까 뭐 혼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핫.

전 다른 외국작가들의 인터뷰는 읽지 않았어요. 하하하하하

무해한모리군 2011-06-16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가수는 이소라씨가 하차해 버려서 너무 아쉬워요.
저는 요즘 여러드라마를 조금씩 보고 있어요. 왜그러는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이름도 작가 답게 참 멋진듯 해요.
저도 다락방님 따라 삼일연속 페이퍼를 올려야겠다.

다락방 2011-06-17 09:57   좋아요 0 | URL
저는 반짝반짝 빛나는 도 최고의 사랑도 그만둬버렸어요. 드라마를 시작하고 그만두는 건, 제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그쯤은 마음먹은대로 할 수 있죠, 언제나.
저는 인터뷰 읽기전의 포어가 조금 더 좋았어요, 휘모리님. 그냥..그랬어요. 인터뷰 읽지말걸, 했어요.

Mephistopheles 2011-06-1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이 보면 아니에욧! 이의를 제기할 페이퍼...

마노아 2011-06-16 19:06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댓글을 못 달았...;;;;;

다락방 2011-06-17 09:56   좋아요 0 | URL
아니, 전 그러니까, 옥주현이 부르니까 더 와닿았다고..뭐 그런 뜻일 뿐이고.. ( '')

비로그인 2011-06-1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밤은 잠을 잘 수 없습니다.

다락방 2011-06-17 09:56   좋아요 0 | URL
새벽에 깨서 알라딘 들어왔다가 이 댓글을 봤어요, 쥬드님.

아이리시스 2011-06-1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주현의 [천일동안]은 정말 좀 좋았죠. 저는 그 노래 별로라고 쭉 생각해왔었는데도요. [반짝반짝 빛나는]이랑 [최고의 사랑]은 진리예요. 대체 왜 그만두신 거예요? 특히 [최고의 사랑] 관두면 임지규는 어떡해요. 저는 구혜선의 [요술]을 봤던 것 같아요. 설렁설렁이지만 본 적이 있어요. 그땐 별로였는데, 키가 작아서.. 다락방님 덕분에 요즘 열심히 그 남자의 입술을 보고 있어요.ㅋ

다락방 2011-06-18 17:37   좋아요 0 | URL
저도 천일동안 이라는 노래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었거든요. 관심도 없었고. 그 노래를 한번도 좋아한적이 없어요. 그런데 옥주현이 부르는걸 들으면서 와- 마지막일 거니까요~ 이러는데 진짜 가슴이 막 시리고. 어휴.
반짝반짝 빛나는 도 그만두었습니다. 반짝반짝도 최고의 사랑도 진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에 동의하지만, 그냥 그만두고 싶었어요. 하하하하. 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면 바로 그만둘 수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는가봐요. 하하하하. 드라마 하나 끊으면서 거창한.. ( '')
구혜선의 요술을 보셨군요! 아니 대체 구혜선은 어떻게 임지규를 주연으로 썼을까요. 아 짜증나.. 부러워요. ㅠㅠ
 

나는 도시가 좋다. 여행이란것에 통 흥미가 없지만 만약 내가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나는 그 나라의 가장 큰 도시로 여행을 가고 싶다. 큰 도시로 여행을 가서 큰 상점들을 둘러보고 큰 빌딩 사이를 걸어보며 깨끗한 숙소에서 묵고 싶다. 나이 들면 전원생활을 꿈꾸게 된다는데, 나는 그럴일이 없을 것 같다. 나는 전원생활을 꿈꾸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 않다. 나는 도시가 편안하다. 도시에서 안락함을 느낀다. 일전에 시골에 내려갔다가-그래봤자 경기도 안성- 까페도, 밥집도 찾아보기가 힘들어서 꽤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걷는 길 양쪽 옆으로는 풀들이 가득했고 사람은 드문드문 서 있었다. 게다가 빌어먹을, 수많은 잠자리들이 내 주변에서 날아다니며 가끔 나에게 돌진했다. 아, 싫어. 버스를 타고 두시간쯤 걸려 왔으니 차도 한잔 마시고 좀 쉬다가 돌아가려고 했는데 나는 어서빨리 서울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남부터미널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안도했다. 이미 내눈에 익숙한 까페와 빵집 그리고 음식점들. 그리고 길에는 분주하게 오가는 많은 사람들. 지하철 역. 숱하게 돌아다니는 버스와 택시들. 하아- 편안해졌다. 

나는 음식점에 들어가 돈까스덮밥을 시켜 먹었고, 까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면서 카카오톡으로 친구와 수다를 떨었으며 조금, 책을 읽기도 했다. 이제야 내가 좀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가끔은 내가 시골남자와 결혼하게 된다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나는 주말부부를 제안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난 여기서 살테니 넌 거기서 살고 그러다가 주말에만 만나자. 주말에 바쁘고 피곤하면 한주나 두주쯤은 건너뛰자. 그렇게. 물론, 그 시골남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내가 좀 많이 양보할 생각도 있긴 하지만. 이왕이면 뉴욕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 그렇다면 내가 기꺼이 거주지를 옮겨 줄 의향이 있다. 가족들에게도 말했더니 다들 가라고 말한다. 그러니 이제 뉴욕에 남자만 있으면 된다. ( '') 

 

그런 내가, 이런 내가, 이 책을 읽고는 생각을 바꿨다. 

 

 

 

 

 

 

 

숲, 숲이라니! 집을 찾아보기 힘들고 지하철도 택시도 없는 숲이라니. 높다란 빌딩이 없고 패스트푸드점도 까페도 없는 숲이라니. 곰이 나올지도 모르고 개구리가 팔짝 뛰어다닐지도 모르고 메뚜기가 날아오를지도 모를 숲이라니. 아, 그런 숲에 내가 살고 싶어하다니. 내가 이렇게 되다니. 그런 숲이 가장 완벽한 장소라는 생각마저 들다니! 

여자는 도시에서 수줍고 소심하게 살고 있었다. 일자리를 구하지도 못하고 언니집에 얹혀 살면서 취업에 대한 부담감과 불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할줄 아는 거라고는 요리가 전부였는데, 우연히 동물원에서 벌목꾼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고, 그 숲으로 짐을 싸서 달려간다. 그리고 거기에, 오, 벌목꾼 60명이 있었다. 신체 건장한 벌목꾼들.  

 


벌목 [伐木][명사] 멧갓이나 숲의 나무를 벰. ‘나무 베기’로 순화
벌목꾼 [伐木꾼][명사] 벌목을 생업으로 삼는 일꾼. (출처: Daum 국어사전)  

 

무려, 나무를 베는 남자들이다. 떡 벌어진 어깨와 구릿빛 피부가 연상되지 않는가. 튼튼한 팔과 다리의 근육은? 이마로 흘러내리는 굵은 땀방울은? 무엇이든 다 먹어치울 것 같은 식욕은? 넘치는 듯한 에너지는?
 
   
  그 사람의 초록색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 눈빛은 길들이기 힘든 거친 야생마를 떠오르게 했다. (p.15)  
   

 
하아- 거친..야생마..
 
그런 남자들 육십명이 그녀가 해주는 밥을 먹는다. 그녀는 부주방장이며, 그 숲에서 유일한 여자. 육십명(예순명이라고 쓰면 안된다. 그럼 느낌이 안산다. 반드시 육십명이라고 해야한다.)의 남자들 때문에 나는 이제 가슴이 벅차다.  

   
  "리, 놓치면 안 될 구경거리가 있어. 요리사의 마음을 아주 뿌듯하게 해주는 광경이지."
미트볼(주방장의 별명이다:다락방주)이 흐뭇한 듯 웃으며 내게 따라오라고 했다. 취사장 현관으로 나간 미트볼은 강철 막대로 만든 트라이앵글이 매달려 있는 들보 뒤로 갔다. 그리고 큰 대못을 집어 들더니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폼으로 트라이앵글을 치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교회 종소리 같기도 하고 정글 속에서 나는 리듬 같기도 했다. 미트볼은 과장스런 몸짓으로 팔을 휘두르며 계속 트라이앵글을 쳤다. 하지만 나는 마냥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겨를이 없었다.
트라이앵글을 치는 소리가 나자마자 벌목공들의 숙소들 문이 활짝 열렸다. 마치 손잡이를 잡고 있다가 문을 열어젖히고 쏟아져 나온듯한 60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쿵쾅거리며 식당으로 향했다.
(p.45) 
 
   

트라이앵글 소리에 맞춰 (식사하기 위해)집합하는 육십명의 건장한 남자들...아, 어찌나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나는 대전으로 가는 기차안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잠시 책장을 탁, 하고 덮으며 아 좋구나..좋다..했다. 그런데 이 벌목꾼들 육십명이 밥 먹을때만 우르르 몰려나오는 건 아니다. 벌목꾼 한명의 아들이 물에 빠져 긴급하게 구해야 했을 때 또 트라이앵글을 쳤다. 

   
  나는 취사장 현관으로 돌아가서 미친 듯 트라이앵글을 쳤다. 오두막에서 벌목공들이 쏟아져 나왔다. 손에 카드(트럼프:다락방주)를 든 채 나온 사람도 있었다. (p.51) 
 
   

쏟. 아. 져. 나. 오. 는. 벌. 목. 공. 들. 

숲은, 그 순간 내게 가장 완전한 장소였다. 지상 낙원이며 천국이었다. 그래, 숲이다. 숲으로 가자. 벌목공들이 가득한 숲으로 가자. 나는 요리를 할 수 없으니 주방 보조를 하자. 감자껍질을 벗겨내고 양파를 써는 일을 하자. 계란을 깨는 일이라든가. 설거지를 하고, 커피를 내리는 일들. 내가 할만한 일은 얼마든지 있을거다. 그걸 하자. 육십명이다, 육십명. 완벽한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그러니까 바다 하리를 닮은 벌목공 한명과 나는 사랑에 빠지는거다. 어쩔 수 없이. 그래서 그와 나는 딸 둘 아들 둘을 낳는거다. 숲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놀이터. 나와 바다 하리가 낳은 아이 넷은 육십명 벌목공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나는 주방 보조를 하면서 부주방장이 되고,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점점 더 뚱뚱해진다. 그러나 바다 하리는 뚱뚱해서 뒤뚱뒤뚱 걷는 나를 여전히 사랑해주고 여전히 튼튼하게 나무를 벤다. 아 아름다운 스토리. 그러나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나는 아이들에게 학교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육십명 벌목공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도시로 나온다. 아이들에겐 좋은 학교를 찾아줬지만, 도시에서 육덕진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는 말수가 적어지고 우두커니 혼자 앉아있는 일이 많아지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아진다. 그렇게 폭삭 늙어간다. 새드 엔딩... 

그렇다면 해피엔딩으로 가볼까. 나는 도도한 여자인지라 육십명 벌목공들중 누구와도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대여섯명의 벌목공들이 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다. 나는 굴하지 않고 도도하고 시니컬하게 요리에만 열중한다. 그러다가 재이슨 스태덤처럼 생긴 벌목꾼 한명에게 자꾸만 마음이 간다. 육십명 남자들 틈에 혼자 있으면서 분란을 일으킬 수 없는터라 나는 그 일을 그만두고 숲에서 빠져나와 도시에 정착한다. 그리고 새로운 거주지를 정하고 새로운 일을 찾으며 종종 그 숲과 재이슨 스태덤을 그리워한다. 간신히 직장 잡기에 성공하고 어느 무더운 여름날, 혼자 동물원에 가서 호랑이 우리 앞에 서서 한참을 호랑이를 지켜보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린다. 돌아보니 재이슨 스태덤(을 닮은 벌목꾼). 아니, 여긴 어떻게? 당신이 맹수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시간 날때마다 동물원의 맹수 우리 앞을 찾아다녔죠, 라고 그가 말한다. 나는 호랑이를 보며 먹고 있던 샌드위치를 다시 포장해서 쓰레기통에 넣은뒤에 그에게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해피 엔딩... 

 

스테이크 먹고싶다. 미디엄으로 익힌 스테이크. ㅠㅠ 와인도 함께. ㅠㅠ 아니면 중간쯤 익힌 소고기를 소주와 함께. ㅠㅠ 먹고싶다. ㅠㅠ 뱃속이 뜨거워졌으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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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6-1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 하리를 검색해 보았어요. 키 197에 100kg 나가는 이종격투기 선수군요. 맹수 우리 앞에선 제이슨 스태덤도 바다 하리도 잘 어울려요. 그렇지만 임지규는 맹수 우리 말고 카페 안에서 만나야겠군요. 임지규 시리즈 더 이어져도 좋아요. 최고의 사랑에서 임지규 양복 입은 것 봤는데 근사하던걸요.

다락방 2011-06-16 10:14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이 바다 하리가 발차기 하는걸 진짜 한번 봐야 하는데. 흑흑 ㅠㅠ 감동이에요 감동. 멋져. 남자라면 그정도는 되야해요. 군살이 전혀 없어요. 저어어언혀. 그렇지만 뭐, 마노아님과 나도 군살 없는 여자가 곧 될테니까 괜찮아요. 그쵸? 흥!
저 어제 최고의 사랑 안봤어요. 이제 안볼거에요. 끊었어요. quit.
그렇지만 임지규가 양복 입은게 근사하다는 건 알아요. 후아-

Mephistopheles 2011-06-15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을 작심하고 깨보자면...디스커버리 채널에 나오는 "오지의 벌목꾼들" 이라는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그 "벌목꾼"들을 마구마구 묘사해드리고 싶지만...므흐흐흐..그냥 있을래요..ㅋㅋㅋㅋ

Forgettable. 2011-06-15 23:23   좋아요 0 | URL
어떤데요??? ㅋㅋㅋㅋㅋ
제목은 잘 기억 안나는데, 가장 더러운 직업들인가.. 뭐 이런 프로그램에도 훈남들 잔뜩 나오던데 ㅋㅋ

다락방 2011-06-16 10:15   좋아요 0 | URL
오지의 벌목꾼들..이라니. 아 뭐죠? 묘사좀 해주세요. 그들이 어떻길래요?
제가 아무리 끔찍한걸 상상해도 가슴에 털이 무성한것..밖에는 상상이 안돼요. 그 털들 사이로 흐르는 땀들과...

Mephistopheles 2011-06-16 10:52   좋아요 0 | URL
정확한 프로그램 명은 "습지의 벌목꾼들"이고요...구릿빛 피부와 도끼를 야성스럽게 휘두르며 이두박근, 삼두박근을 자랑하는 훈남대신..배 나온 산체스들이 포크레인을 타고 나무를 베고 실어 나르며 맥주를 들이키는 프로그램...이라는...ㅋㅋㅋ

다락방 2011-06-16 11:27   좋아요 0 | URL
배 나온 산체스들...포크레인....맥주........
어떤 모습일지 좀 그려지는데, 전 갑자기 그들이 아주 육덕진 식사를 할 것같이 생각되요. 물론 그것이 사실이겠지만 아주 기름진 식사를 아주 풍족하게 하겠죠? 아.....같이있고싶다..............

Mephistopheles 2011-06-16 17:31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할당량을 초과하면 벌목 작업하는 옆에서 고기에 쏘시지 바베큐를 굽고 난리더군요..
음...산체스들이 그냥 배가 나온 건 아니겠죠...ㅋㅋ

다락방 2011-06-18 17:38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도 보면 벌목꾼들이 고기를 엄청 잘 먹더라구요. 고기 없으면 화를 내요. 히히. 너무 근사하죠? 그 옆에 있으면 고기 먹는건 덩달아 쉬워질 것 같아요. 아아 육덕진 삶..
전 소세지는 별로 안좋아해요. 소세지는 그다지 맛이 없어요. 특히 수제소세지는 많이 못먹겠어요. 고기가 짱이에요. 고기 화이팅!!

굿바이 2011-06-1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엔딩,이라는 말은 역시 슬퍼요, 지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엔딩같아서 말이죠 ㅜㅡ

다락방 2011-06-16 10:16   좋아요 0 | URL
저도 해피엔딩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존재하기 위해 시련은 필수다, 하는 쪽. 해피엔딩이라니, 굿바이님의 댓글을 읽으니 슬프네요. 정말 그래요.

섬사이 2011-06-15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명의 식욕왕성한 남자들에게 음식을 해줘야 한다니.. (끔찍해요)
음식 해주는 일 하지 않고 감상만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요리는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이거든요.
저는 60명의 벌목꾼들보다 뉴욕의 한 남자에게 한표. ^^

다락방 2011-06-16 10:17   좋아요 0 | URL
제 친구들한테 말했더니 육십명의 요리를 해주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보자고 저한테 막 그러더라구요. 그건 다락방이 요리를 안해서 그래요, 라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렇지만 음 계란 깨는 일 같은것만 하면, 음, 괜찮지 않을까요? 하하하하.

뉴욕의 한 남자에게 저도 한표. 저 비자도 있어요. 부르기만 하면 슝- 하고 날아갈겁니다. 하핫.

Arch 2011-06-15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다. 완전 흐뭇해요. 새드도, 해피도. 그냥 좀 다락방스럽다 싶어서 좋아요.
혹시 책 제목은 다락방을 겨냥한게 아닐까요?

다락방 2011-06-16 10:17   좋아요 0 | URL
히히.
재밌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아치. 이런게 바로 글쓰는 보람인가봐요. 하핫.
그쵸? 책 제목은 아무래도, 저를 겨냥..했다기 보다는 저처럼 육덕진 남자들을 원하는 육덕진 여자들을 겨냥한 것 같아요. 맹수를 좋아하는 여자들.. 하하하하.

감은빛 2011-06-15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도 글 읽으면서 바다 하리는 또 누굴까 궁금했습니다만, 마노아님께서 궁금증을 해결해주셨네요. 임지규는 저도 찾아보니 아주 잘생긴 남성이더라구요.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다락방 2011-06-16 10:18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은 K1 을 안보시는군요. 레미 본야스키 라든가 새미 슐츠 라든가 하는 선수들도 그럼 모르시겠군요. 그들과 당당히 맞서 싸우는 이시대의 몸짱 짐승남, 바다 하리 입니다. 악동이죠. 으흐흐흐
임지규와는 딴판이에요.

감은빛 2011-06-16 10:35   좋아요 0 | URL
철없던 한때 주먹질을 좀 했었고, 무술이나 격투기에 관심은 많아요.
시간이 없고, 티브이가 없고, 거기까지 신경쓰기에는 일상이 너무 정신없이 흘러가서,
K1 같은 경기를 찾아보지는 못하고 살고 있네요.
지금 말씀하신 '레미 본야스키'와 '새미 슐츠'는 들어본 이름이네요.
그리고 다락방님 덕분에 '바다 하리'도 이제 확실히 기억할 수 있겠어요.

다락방 2011-06-16 11:29   좋아요 0 | URL
저는 격투기를 챙겨보지는 않는데 바다 하리 나온다고 하면 아빠랑 남동생한테 나 부르라고 말해놓거든요. 너무 좋아서요. 눈이 하트가 돼요. 뿅뿅 ♡.♡
프로레슬링 WWE 도 엄청 좋아했는데 숀 마이클스가 은퇴하고 나서는 영 흥미를 잃었어요. 숀 마이클스는 저의 패이버릿 ㅠㅠ

Forgettable. 2011-06-1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글 검색에 넣어보았는데 안나와요. 분발하세요.

다락방 2011-06-16 10:2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안나오네요. 좌절과 절망이 엄습해요. 그렇지만 친구가 임지규 트윗에 날려줬어요. ㅋㅋㅋㅋㅋ 무시당하고 있지만. orz

turnleft 2011-06-16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이 페이퍼가 나 준 거에요? 땀으로 범벅이 된 육십명의 사내놈들 이야기를? 네? 네?

다락방 2011-06-16 10:20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 아니에요, 턴님. 턴님께 드리는 건 요 밑에, [나는 거짓말을 하고있다] 이거에요. 하하하하. 아무렴 내가 턴님께 땀으로 범벅이 된 육십명의 사내놈들 이야기를...드리겠습니까. 쿨럭.
아니, 그런데 왜 안되죠? 네? 네?

마노아 2011-06-16 12:16   좋아요 0 | URL
아니, 다락방님! 정말 몰라서 묻는 거예요? 그런 거예요? 네? 네??

다락방 2011-06-16 13:02   좋아요 0 | URL
아니, 마노아님. 그러면 마노아님은 안단 말입니까? 네? 네? ㅎㅎ

turnleft 2011-06-17 02:29   좋아요 0 | URL
땀으로 범벅이 된 육십명의 사내놈들 => 노노노
파라솔 아래서 비키니 차림으로 책을 읽고 있는 오십명의 처자들 => 댓츠잇!

다락방 2011-06-17 09:55   좋아요 0 | URL
아, 턴님. 턴님도 비키니 차림의 처자들을 좋아하는 그런 평범한 남자사람이란 말입니까? 네? 네? 턴님은 그러지 말아요. 턴님만이라도 육십명의 벌목꾼들을 좋아하는 그런 남자가 되어주세요!! 네? 네?

=3=3=3=3=3

turnleft 2011-06-17 10:19   좋아요 0 | URL
비키니 차림의 "책 읽는" 처자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벅찹니다.
(근육질의 땀흘리는) 남자를 좋아하는건 다락방님께 맡기도록 할께요...( -)

다락방 2011-06-17 10:37   좋아요 0 | URL
비키니 차림의 책읽는 처자가 되도록, 제가 노력해보겠습니다!! ( '')

아이리시스 2011-06-17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로 숲에 남자가 가득한 거예요? 예전에 출판사에서 받은 책인데 못 읽었거든요.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정말로 숲에 남자가 가득하다는 말이죠? 헉. 왠지 에로틱..ㅠㅠ

다락방 2011-06-18 17:39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님!!! 맞아요, 정말로 남자가 가득한거에요.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정말로 육덕진 남자들이 가득가득해요. 심지어 여자는 혼자!!!!!!!!!!!!!! 꺅 >.<
미치겠지 않아요? 전 몇장 읽지도 않고 가슴이 뛰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