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샀고, 얼른 읽고 싶어서 시작했다.

오늘, 아직 처음 부분 조금만 읽었는데 괴롭다. 너무 괴롭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며 비스듬히 기울이는 복잡한 동작을 해 보였고 그녀의 얼굴이 호를 그리며 내려와 그의 입술을 덮쳤다. 그녀의 입술이 그의 입술에 완전히 포개진, 부드럽고 긴 키스였다. 그는 거부하지도, 호응하지도 않았다. 그 일은 일어났고 그는 잠자코 받아들였으며 끝날 때까지 아무 느낌도 없었다. 오직 회상 속에서만, 홀로 그 순간을 떠올리며 생생하게 되살릴 때만 그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녀가 그에게 입술을 포개고 있는 동안 그는 멍하니 그 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가 그들의 주의를 빼앗았고, 키스는 끝났다. -p.26



26페이지에 등장하는 저 문장은, 성인들의 것이 아니다. 키스를 갑작스레 당하는 쪽은 남자아이고 저 당시 고작 열한살이다. 그리고 갑작스레 키스를 하는 쪽은 피아노 선생님, 성인 여자이다. 왜, 성인 여자가 열한살 남자아이에게 키스를 한단 말인가. 

키스를 하기 전에도 그녀는 피아노를 잘 못쳤다는 이유로 그를 꼬집거나 자로 때리고 바지 않으로 손을 넣기도 했다. 그런데, 그 날, 실수없이 친 그 날, 그녀는 그에게 키스를 했다. 창밖으로 무언가 지나간 것 같은 그 때에야 비로소 키스를 멈췄다.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왜그래. 


이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른다. 나는 모른다. 그런데 성인 여성이 열한살 남자아이에게 키스를 했다는게 너무 싫어서 미치겠다.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이언 매큐언이 이 이야기를 굳이 앞에 넣은 이유는 뭘까? 아마 끝까지 읽어보면 알겠지. 



집에 가서 액션영화나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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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12-0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래서 초반을 못 벗어나고 2주째 들고 다니기만 하고 있어요ㅠㅠ 제가 너무 싫어하는 종류...14살 소년과 25살 피아노 선생님의 관계가 계속 나와요ㅠㅠ

다락방 2025-12-07 00:51   좋아요 0 | URL
아... 계속 나오나요.. 제가 진도를 못나가네요. 하아- 다 읽고 싶기는 한데 말입니다. 이를 어쩌죠.. 저도 초반에 멈춰있어요.

hellas 2025-12-06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장바구니에서 빼야겠네요.....

다락방 2025-12-07 00:52   좋아요 0 | URL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이걸 넣었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좀 스트레스에요. ㅠㅠ

hellas 2025-12-07 00:53   좋아요 0 | URL
그렇겠죠. 근데 이제 그런 스트레스받으며 하는 독서를 안하고싶어져서요 ;ㅂ;

다락방 2025-12-07 01:35   좋아요 1 | URL
네, 읽을 책은 너무나 많으니까요!

차트랑 2025-12-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다락방님,
잘 지내고 계심은 물론 쓰신 글을 통해 알고있습니다.

인플루언서께서 친정(親政)하시니
진정어린 감사의 뜻과 함께
저의 견해를 말씀드린 후 돌아가보겠습니다.

제 생각에도, 그러면 안될것만 같군요.....

(추신ㅡ 세번 째는 언제 나올까요.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다락방 2025-12-07 18:02   좋아요 0 | URL
악, 차트랑 님, 반갑습니다! 후훗.
세번째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세번째를 내기는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하핫.

독서괭 2025-12-0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쳤나봐요 열한살짜리에게 그런 감정이 드니?? ㅠㅠ 든다고 행동하면 되니?? ㅠㅠㅠ

다락방 2025-12-07 18:02   좋아요 1 | URL
아무튼 뒷부분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가 대체 어찌 진행되려고 이러는것인지... 휴..

단발머리 2025-12-0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건 아니죠.
근데 저는 <차일드 액트>에서도 약간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게 기억이 나요. 정확히는 아닌데, 약간 그랬던. 그 소설에서도 여성이 연상이라 그랬을지도 모르지만요. 전 시작도 안 해서 일단 다락방님이 읽고 난 이후를 도모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25-12-09 10:05   좋아요 1 | URL
저는 차일드 액트는 좀 좋았거든요. 그런데 [레슨]은 완전히 어긋낫다, 라고 여기까지 읽고 생각했었고요, 그리고 다 읽은 지금(어제 하루종일 읽었어요) 이 책이 좋았습니다. 할 말이 참 많은데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곧 페이퍼든 리뷰든 뭐든 쓸게요. 여기 진짜 할 말이 무척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