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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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두께가 얇다고해서 그 안의 내용까지 얄팍한것은 아니라는 건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 책은 그 사실을 가장 잘 증명해준다. 이 얇은 책 한 권이, 마음만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금세 읽어낼 수 있는 이 가벼운 책 한 권이, 마음을 아주 묵직하게 만들어줬다. 아니 에르노는 『남자의 자리』에 이어 이 책, 『한 여자』에서도 몇 번이고 나를 울컥하게 했다. 어머니에게는 아버지보다 더 특별한 무엇이 있다. 가장 나를 속속들이 잘 아는 것도 내 어머니이고 내 짜증을 가장 빈번하게 받아낸 것도 내 어머니이다.


아니 에르노는 이미 죽은 어머니를, 죽기 전에 2년 간 알츠하이머를 앓던 어머니를, 그리고 그 훨씬 전, 자신의 유년기의 어머니를 회상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두렵고 슬펐다. 나의 어머니도 언젠가는 죽을테니까. 나 역시도 언젠가는 늙고 초라해지고 힘이 없어질테니까. 문장 곳곳에서 아니 에르노는 내게 두려움과 슬픔을 가득 안겨준다.  



어떤 여자가 소리를 질러 대기 시작했는데, 몇 달 전부터 늘 그래오던 여자였다. 나는 그 여자는 아직 살아 있는데 내 어머니는 죽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p.8)



나는 그녀가 말하고 행동하는 거친 방식이 부끄러웠는데, 내가 얼마나 그녀와 닮았는지 느끼고 있는 만큼 더더욱 생생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다른 세계로 옮겨 가고 있는 나는 내가 더 이상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 여전히 내 모습인 것에 대해서 어머니를 원망했다. 그리고 교양을 갖추려는 욕망과 실제로 교양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 사이에 깊은 구렁텅이가 존재함을 깨달았다. (p.63)



4월의 어느 저녁, 아직 6시 반밖에 안 되었는데 그녀는 벌써 슬립 바람으로 시트 위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무릎을 세우고 잠이 든 통에 성기가 내보임. 방 안이 무척 더웠다. 나는 울기 시작했다. 그녀가 나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내 유년기의 그 여자와 같은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가슴팍이 파란 실핏줄들로 덮여 있었다. (pp.98-99)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이 아닌 삶을 꾸며 냈다. 파리에 가기도 했고, 금붕어 한 마리를 사기도 했고, 누군가 자신을 남편의 무덤으로 데려가 주기도 했다. 하지만 가끔씩 인식했다. 「내 상태가 돌이킬 수 없게 될까봐 두렵구나.」 혹은 기억했다. 「나는 내 딸이 행복해지라고 뭐든지 했어.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걔가 더 행복한 건 아니었지.」(p.102)



나는 그녀의 방에서는 그녀와 마주 보고 앉았다. 종종, 그녀는 내 치맛자락을 쥐고 고급 천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는 듯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턱에 힘을 주고 과자 포장지를 힘차게 찢어발겼다. 돈과 고객 이야기를 했고,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웃어 댔다. 그것은 그녀가 항상 보여줬던 몸짓들이었고, 그녀의 인생 전체로부터 흘러나오는 말들이었다. 나는 그녀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먹이고, 만지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p.105)





간혹 뚝뚝 끊어지는 문장들이 낯설지만, 그 문장들이야말로 이 책이 담고 있는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 이 책은 이만큼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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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6-13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뚝뚝 끊어지는 문장이어서 더 낫네요. 가족 이야기는 언제나 뚝뚝 끊어지는 법이니까요. 상상력이 파고들 여지가 없는 이야기...

다락방 2012-06-13 14:11   좋아요 0 | URL
네, 이 책에서만큼은 뚝뚝 끊어지는 문장들이 적절하게 사용된 것 같다는 생각을했어요. 마음이 다 들어가있는 것 같아요. 그 마음이 실리는 사실들까지도 말이지요.

Jeanne_Hebuterne 2012-06-13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벼랑 끝에서 내가 잡던 글.
그러나 결국은 내 머리는 달리 움직이곤 했어요.
형용사와 부사를 빼면 무엇이 남는지를 아니 에르노를 보고 깨달았습니다.
모두에게 그럴지는 미지수이지만요.
정작 이 책은 읽지 못하고, 읽은 다락방님이 부럽다는 말을 이리 길게 남깁니다.

다락방 2012-06-13 18:14   좋아요 0 | URL
아니 에르노를 다시 보게됐어요. 아니, 이건 좀 부적절한 표현이고. 아니 에르노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읽고싶어졌어요. 이미 한 권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답니다.

이 책 참 좋았어요, 쟌님.

2012-06-13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서관에서 선 채로 다 읽어버렸어요.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아니 에르노의 책 몇 권을 사버렸고요.
'엄마를 부탁해' 읽으면선 눈물 한 방울 안 흘렸는데 그보다 훨씬 담담하게 쓴 엄마, 아빠 얘기에 질질 짜버렸어요.

다락방 2012-06-14 09:12   좋아요 0 | URL
엄마를 부탁해는 의도적으로 눈물을 흘리게 하려는 글이었다면 이 책은 오히려 담담하게 기술했는데도 생각과 감정을 모두 건드리죠. 부모에 대해 가장 담담하게 그러나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아니 에르노는 써낸 것 같아요. 정말 좋았습니다, 횽님.

2012-06-14 10:3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맞아요. 의도적으로 눈물 흘리게 하려는 글222
그래서 별로 안 좋아한다는; ㅋ..ㅋ

'남자의 자리'에서 아버지랑 도서관 처음 갔을 때 얘기도 먹먹했어요. 울 아부지 생각도 나고ㅠㅠ

다락방 2012-06-14 10:35   좋아요 0 | URL
'그를 멸시한 세계에 내가 속하게 되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의 가장 큰 자부심이요, 심지어는 그의 삶의 이유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전 [남자의 자리]에서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고 가장 좋았어요. 저 역시도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결국은 날 이렇게 만들어준 아버지를 내가 무시하진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Alicia 2012-06-13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딸이 행복해지라고 뭐든지 했어. 그렇다고 해서 걔가 더 행복한 건 아니었지.
저 문장 때문에 점심 때 이 글 읽고 울었어요.

저는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라는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다락방 2012-06-14 09:13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문장이 훅, 하고 다가오더라구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가슴에 와닿는 말이에요.

남자의 자리도 좋아요, 알리샤님. 한 여자도 그만큼 좋을까, 싶었는데 한 여자는 더 좋네요, 알리샤님. 엄마 얘기라 그런가봐요.

blanca 2012-06-13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가끔 아니 자주 우리 부모님이 노쇠해지고 그 최후를 제가 지킬 자신이 없음에 절망하고 사는 게 너무 무서워져요. 친구들의 지인들의 가족들의 부음을 들을 때 그들의 고통도 그러하지만 내가 그 고통을 겪을 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 두렵고요. 이 책은 그래서 차마 못 읽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12-06-14 09:15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께 이 책을 읽으시라고 차마 권해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블랑카님이 댓글로 적어주신 바로 그런 이유로 말이죠. 작가는 외려 담담하게 써냈지만 읽는 저는 아주 뜨거워지고 말았거든요. 이 얇은 책 한 권이 너무 깊이 박히네요.

레와 2012-06-14 09:42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저도 그래요. ㅡ.ㅜ

다락방 2012-06-14 09:43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로그인 2012-06-14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어볼게요, 다락방님. 오랜만에 와서 더 읽고 싶은 책이 많네요. 밀린 다락방님 서재글만 읽어도 보관리스트가 꽉꽉 찰 것 같아요 ( '')ㅎㅎ~

다락방 2012-06-14 09:16   좋아요 0 | URL
그동안 어디다녀온거에요? 응?
이 책 좋아요, 수다쟁이님. 수다쟁이님은 이 책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해요, 저는.

비로그인 2012-06-14 12:28   좋아요 0 | URL
잠시 마음의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좀 식상하네요 ㅋㅋ 그냥 이래저래 지쳤나봐요. 그래서 싹 다 비우고 싶었어요. 이제는 그럴 일이 없게 하리라고 다짐하면서~ 다시 책을 꼭 쥐었답니다. 오늘 점심은 건너 뛰어야 해요. 시험이 한 시간 뒤라서 ㅠ ㅠ 그럼 맛난 점심하시길.

다락방 2012-06-14 13:29   좋아요 0 | URL
오, 이제 시험 보러 들어갔겠군요! 시험 잘 봐요, 수다쟁이님. 너무나 식상하지만 시험 보러 간다는 사람한테 시험 잘 보라는 말을 안 해줄 수가 없네요. ㅎㅎ

당고 2012-06-1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확실히 엄마한테는 아빠보다 특별한 뭔가가 있어요.
아니 에르노의 연애 소설(논픽션?ㅎㅎ)들도 나쁘지 않았지만, 저한테는 확실히 이 책이 베스트.

다락방 2012-06-14 14:12   좋아요 0 | URL
저는 아니 에르노 연애 소설 한 권 읽고 오오, 이 여자는 이제 안읽어, 하고 내쳤는데 [남자의 자리]와 [한 여자] 읽고서는 이제 그녀의 연애 소설도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벌써 한 권 장바구니에 넣어뒀답니다. 흣.

그렇죠, 엄마한테는 특별한 뭔가가 있죠. 이게 딸한테만 그런건지, 아들한테도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엄마는 특별해요. 그리고 이 책은 정말 좋구요.

달사르 2012-06-15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선 리뷰 <남자의 자리>도 잘 읽었는데 이번 리뷰도 뭔가 먹먹하네요. 이 책들은 읽으면 막 펑펑 울까봐 아끼게 되요. 일단 사놓기만 해놓을까봐요.

다락방 2012-06-18 11:29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 남자의 자리가 울컥 거리게 했다면 한 여자는 기어이 눈물을 흘리게 만들거에요. 어휴.
 

















이 책의 작품해설에는 이렇게 써있다.

 

'따라서 뒤루아가 많은 여자들을 농락한 뒤 파리 굴지의 신문사와 거액의 돈을 수중에 넣기까지의 과정이 생상하게 드러난 이 소설은 전형적인 자연주의 문학의 걸작이다.' (작품해설, p.514)


'생상하게'는 아마도 '생생하게'의 오타로 보인다. 혹시나 싶어 사전을 찾아봤더니 '생상'은 '사상(四相)의 하나. 현상의 모든 변화중 발생하는 측면을 가르킨다' 라고 되어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작품해설에서 말한대로 이 책은 벨아미가 여자를 농락하고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신분을 상승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런 벨아미에게 더 큰 야망이나 욕망은 존재할지언정 죄책감이라든가 뉘우침은 없다. 


이 책을 읽다보면 할 얘기가 정말 많아지는데, 벨아미가 아직 돈이 없고 가난했던 시절, 자신의 정부(情婦)로부터 돈을 받아 쓰게 되는 장면에서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나약함' 혹은 '감출 수 없는 비열함'을 보는 것 같았다. 가진게 없는 그의 주머니에서 정부가 몰래 넣어준 돈을 발견하고 벨아미는 처음, 수치심을 느끼고 당장 돌려주어야 겠다고 생각하지만 


'젠장! 클로틸드가 준 20프랑으로 점심을 먹어야겠어. 내일 갚으면 되지.' (p.145) 


라고 생각해버리고 마는것이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는 7시까지 일을 했다. 그런 다음 저녁을 먹으러 가서 그 돈에서 다시 3프랑을 썼다. 밤에 마신 맥주 두 잔까지 더하면 그가 하루 동안 쓴 돈은 모두 9프랑 30상팀이었다. (p.145)


그 뒤에도 그는 정부로부터 계속 돈을 받아쓰고 그럴때마다 수치스러워 하면서도 그 돈을 다 써버린다. 결국은 이렇게 내뱉기에 이르른다.


"젠장. 그따위 못된 여자 때문에 안절부절못할 건 없어. 능력이 될 때 갚으면 돼." (p.155)



사실 이런 벨아미를 두고 손가락질 하기는 쉽겠지만, 막상 저런 입장이 되었을때 굶으면서 그 돈을 돌려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 『토지』에서 용이의 아내였던가, 죽기 직전에 죽기 싫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을 보았을 때, 그 장면이 아, 추해, 이러지 말자, 라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죽음 앞에서 이런 반응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 아닌가, 했던 것처럼 벨아미의 수중에 돈이 들어오고 그것을 쓴 것도 당연하게 느껴진 것이다. 이 장면 뿐만이 아니라 벨아미의 친구 포레스티에가 죽는 장면에서도 아주 생각이 많아졌는데, 다 쓰면 페이퍼가 너무 길어질테니 패쓰. 


벨아미가 많은 여자를 농락하고 돈을 차지하고 높은 신분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매우 수려한 용모 때문이었다. 심지어 이 책속의 한 모녀는 벨아미의 용모가 그리스도와도 닮았다고 생각하기도 하니까. 그의 외모가 여자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차마 짐작할 수도 없는데, 그 용모 덕분에 그는 많은 여자들을 농락하는 것이 꽤 쉬웠다. 한 마디 말 혹은 한 번의 미소면 여자들은 그에게 사랑을 고백해왔다. 그리고 여기, 아, 정말 미치게 공감능력 발휘되게 하는 한 여자가 있으니, 나는 출근길에 이 부분을 읽다가 정말이지 미칠 뻔했다. 


그녀는 지금 막 사라져 간 남자의 못브을 보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눈앞에서 쪼아 버리고 그 매력에 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쳤다. 그러나 절박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하느님의 모습은 나타나려 하지도 않고 청년의 곱슬곱슬한 콧수염만이 언제까지나 눈앞에 어른거리며 사라지지 않았다.

일 년 전부터 그녀는 낮이나 밤이나 차차 커 가는 유혹과 싸워 왔다. 끊임없이 꿈에 나타나고 육체에 달라붙고 밤마다 잠을 뒤흔들어 놓는 이 청년의 모습과 싸워 왔다.

그녀는 이 남자의 입술과 수염과 눈빛만으로 쉽게 정복되어서 마치 그물에 걸려든 동물처럼 그 양팔 속에 휘감겨 들고 내던져져서 옴짝달싹못하게 돼 버린 것 같았다. (p.359)


그녀가 자신에게 반했다는 것을 눈치 챈 벨아미는 그녀에게 거짓된 사랑 고백을 한다.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이고 한 남자의 아내이므로 그에게 넘어가지 않으려고 신부를 찾아가 고해성사를 하기도 했고 하느님께 기도드리기도 했지만 그의 사랑 앞에 무릎 끓고 만 것. 그래서 그녀는 번번이 내가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빠지면서도 그와의 밀회를 즐긴다. 그러나 벨아미에게 그녀는 사랑이 아니었다. 그녀를 정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밀회는 끝이 보이고 그녀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벨아미는 그런 그녀가 지겹고 지긋지긋하다. 


그러는 동안 그는 쉬잔 어머니의 애정이 점점 싫어지다가 나중에는 어찌할 수 없는 혐오를 느끼게 되었다. 이제는 얼굴을 보기만 해도,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그저 생각하기만 해도 화가 치밀었다. 집에 찾아가는 것도 그만두고 편지에 답장도 하지 않고 불러내도 응하지 않았다. (p.384)


아..dog baby 라고 욕을 해주고 싶다. 왜 안간힘을 써서 이를 악물고 그를 사랑하지 않으려는 그녀를 건드렸는가. 왜 그녀의 감정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가. 그녀는 이제 막 그에 대한 열정이 터져버려서 어떻게도 수습이 안되는데. 왜 .. 대체 왜 .. 


그녀는 그때까지 정숙하게만 살아왔고, 마음은 처녀와 다름없었으며 어떤 감정에도 마음을 닫아 걸고 관능적인 쾌락은 전혀 알지 못했다. 따라서 여름 뒤에 선선하고 창백한 가을이 오듯이 조용한 마흔 고개를 맞이한 이 얌전한 여자에게, 뒤루아에 대한 사랑은 실로 맑은 하늘의 벼락 같은 뜻밖의 일이었다. 말하자면 철이 지나 버린 작은 꽃과 제대로 자라지 못한 새싹들만으로 이루어진 비참한 봄과도 흡사한 것이었다. 마치 어린 처녀의 색정이 뒤늦게야 기묘한 꽃을 피운 것 같아서 걷잡을 수 없는 정열이나, 열여섯 살 난 처녀의 조그만 탄성, 주체할 수 없는 아양, 젊음을 알지 못하고 늙어 버린 여자가 어색하게 부리는 교태의 연속이었다. 언젠가는 하루에 열 장이나 편지를 써 보냈는데 어느 것이나 모두 제정신으로 쓴 것이라고는 생가할 수 없는 어이없는 것들뿐이었다. (pp.380-381)


나는 이 여자가 너무 이해되서 책을 읽다가 비참한 기분에 빠졌다. 문득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편지를 보낸 기억이 떠올랐다. 그도 가만 있는 내게 다가와 내 마음에 폭풍같은 열정을 불러일으켰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는 그때 나를 그냥 건드려본것인가, 하는. 그런데 나는 거기에다 대고 내 사랑을 몽땅 쏟아붓고 만 것인가, 하는. 그렇다면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한 그 편지를 들고 그도 '이 여자는 제정신이 아니군' 이라고 생각한걸까. 음...그런데 내가 편지를 썼던게..맞나? 엽서였나? 카드였나? 뭔가 쓴 것 같기는 한데... 아..너무 비열하다. 상대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다니. 그 여자에겐 일생일대의 커다란 사랑이고 커다란 연애인데, 그에게는 그저 한번 들쑤셔본 것에 불과하다니. 그가 그녀에게 거짓된 사랑을 고백함으로써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려던 그 때에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그랬다면 그녀에게 그를 조심하라고 말해 줄 수 있었을까. 아니, 말해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니, 말해줬어도 그녀는 여전히 같은 선택을 했을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겐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전혀 들리지 않으니까. 그리고 사랑에 빠진 여자가 보는 남자와 주변에서 보게되는 남자는 다른 인물이니까. 나중에 사랑이 끝났을 때,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을 때, 그때가 되서야 비로소 여자는 아, 사람들이 그때 내게 이것에 대해 말해준 것이구나, 하게 될테니까. 사람의 감정은 본인도 어쩔 수 없지만 타인도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그건 그냥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래서 그녀는 애원하고 울고 아파야 한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진심을 다해 사랑해서.



제기랄.


dog baby..





어릴적 국어시간에 배운 권선징악, 해피엔딩은 현실에서는 그다지 찾을 수가 없다. 벨아미는 마흔이 다 된 여자의 가슴을 산산이 찢어놓고 더 젊고 더 예쁜 여자를 만나 결혼한다. 그에게 앞길은 탄탄해 보이고 출세는 보장되어 있다. 우는 여자는 우는 여자고, 출세하는 남자는 계속 출세하고. 왜 그렇게 진행되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그렇게 진행되어버리고 마는것이다.




벨아미, 폭삭 망해버려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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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06-12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성질 박박 긁을듯한 다락방님의 페이퍼~ 하지만 그래도 보관함으로 쏙!
빌려봐야쥐~^^


다락방 2012-06-12 14:57   좋아요 0 | URL
아우...너무 몰입해서 흠뻑 빠져서 읽었네요. 재밌었어요, 마중물님.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영화로 개봉된다는데 얼른 보고 싶어요. 히히.

달사르 2012-06-12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 궁금한 게 하나 있어서요.
인용문구 쓰실 때 왼쪽에 세로 줄..그거 뭐 누르면 저렇게 되요?
참 깔끔해서 따라하고픈데, 당췌 뭘 눌러야 되는건지..위의 단추들 다 눌러봐도 저런 거 안 나오던데요..ㅠ.ㅠ

이래놓고, 이제 포스팅 읽기 시작, 요이땡!

다락방 2012-06-12 15:47   좋아요 0 | URL
글쓰기를 누르면 글쓰기 화면 상단에 글자색을 바꾸거나 포인트를 변경하거나 정렬하는 도구가 나타나잖아요. 거기에 따옴표 도구에 마우스를 가져다대면 '인용문쓰기'라고 나와요. 그 따옴표 도구를 클릭 하시면 밑에줄 가운데에 한 줄짜리 박스가 나오고요. 전 그걸 선택한거에요. 거기에는 따옴표나 완전한 박스도 있답니다. 흣.

달사르 2012-06-12 16:46   좋아요 0 | URL
넵! 찾았어요.
물론, 한 시간 헤매다 찾았지만요.ㅠ.ㅠ
자상하고 상세한 설명인데도 저는 왜 한 시간이나..길치에 얼굴맹에 이제는 동작마저 굼뜨지네요..

힛. 앞으로 포스팅을 좀더 예쁘게 할 수 있겠어요. 고마워요, 다락방님. 헷.

다락방 2012-06-13 14:11   좋아요 0 | URL
우앗. 하상훈 포스터는 원하시는대로 인용하셨네요! 꺄울 >.<
성공하셔서 축하드려요. 바라셨던대로 예쁜 포스팅이에요! ㅎㅎ

레와 2012-06-1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에서 벨아미 같이 혼을 쏙 빼놓는 남자를 만나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ㅎㅎ


로버트 패틴슨이 벨아미 역인가? 그럼?? 흠.. 감독을 잘 만나야 할텐데...;;

다락방 2012-06-12 16:11   좋아요 0 | URL
너무너무 기대되요! 왜, 트와일라잇에서도 로버트 패틴슨 엄청 사람 쑝가게 했잖아요. 파파라치 사진은 쑝간 정신 다시 제자리에 돌려놨지만 -0-
트와일라잇에서 씨익 하고 입꼬리 한쪽 옆으로 올리고 웃었던것처럼, 벨아미에서도 그렇게 웃었으면 좋겠어요. 아웅.

달사르 2012-06-12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현실적인 소설이라니욧!

벨아미는 근데 처음부터 그 여자에 대한 호칭이 쉬잔 어머니였던가요? 아님, 잠깐이지만 애정(이든 호기심이든 뭐든지간에)이 식은 후에? 뭐든지간에 쉬잔 어머니는 좀..ㅠ.ㅠ

바람둥이 벨아미가 궁금해져서 저도 봐야겠어요! 재미있기까지 하다니 더 궁금.

다락방 2012-06-13 14:13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은 정말 섬세하세요! 당연히 처음부터 쉬잔 어머니라고 부르진 않았죠. 쉬잔 어머니라고 바뀌어버렸어요. 아, 정말 싫어요. 자신과 내연의 관계에 있는 여자에게 쉬잔 어머니, 라고 부르면서 끊임없이 '너는 네 아이의 엄마다'를 각인시키는 일이라뇨!
사랑이 끝나는 순간 호칭이 변하는 건 정말 슬픈일이죠. 저도 저에 대한 호칭이 바뀌는 바람에 크게 절망했던 일이 있어요, 달사르님. 애써 감추고 있긴 하지만 말예요. (슬프다 ㅠㅠ)

blanca 2012-06-12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벨아미>를 다시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페이퍼네요. 죽기 싫어하던 용이 아내의 얘기도 반갑고요. 안 그래도 브론테님페이퍼에서 영화화된다는 얘기 듣고 기대 중입니다.

다락방 2012-06-13 14:1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기대중이에요. 영화 스틸컷을 살펴봤는데 로버트 패틴슨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만큼 잘생기질 않아서 좀 실망...........이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면 또 어떨지 모르겠어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훗.

transient-guest 2012-06-13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갑자기 서친님들이 많아져서 독서지평이 넓어지고 있어요. 이 책도 보관함에 넣었네요. 읽고싶은 책은 많은데, 이에 비교하면 삶은 참 짧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저 열심히 읽고 또 읽을 뿐입니다.ㅋㅋ

다락방 2012-06-13 14:1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그렇죠! 저 역시도 알라딘 하면서 그간 관심없던 분야의 책들을 읽게 되고 말았어요. 하하하하하. 저도 재미있는 책을 아주 많이 읽으면서 살고 싶습니다. 삶이 짧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연 2012-06-1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요즘 읽고 계신 책인가봐요ㅎㅎ 중국 고전 소설인 금병매랑 비슷하네요. 금병매 주인공도 아무리 봐도 나쁜 놈이지만 잘먹고 잘사는데ㅋㅋ

다락방 2012-06-13 18:04   좋아요 0 | URL
금병매라는 이름은 어쩐지 이름 그 자체에서 색을 밝히는 느낌을 주는데요? ㅎㅎ
이 페이퍼는 이 책 다 읽고 쓴거에요. 이 책 다 읽고, [한 여자] 다 읽고, [종료되었습니다] 읽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정지상태. [레미제라블]시작할까 어쩔까 고민하고 있어요. ㅎㅎ
 
문학과 영화


분명 2월까지는 새해 결심을 잘 지켰던 것 같다. 알라딘에서 카드 결제하지 않기.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또 긁어대고 있다. 오늘 오전에 긁어대고 아차, 하고 빠뜨린 책이 있어 긁어대려다가 어엇, 내가 언제부터 또 알라딘에서 카드 긁기 시작했지? 했던 것. 욕이 튀어나올라고 하네. 나란 여자, 굳건한 의지를 장점 삼아 살고 있었는데, 사실 내게 의지 따윈 없었던건가. 나는 왜 늘 나를 과대평가하는 걸까.


그나마 오늘 두번째의 결제를 멈출 수 있었던건, 오, 이 책이 다섯 권짜리 였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세상에..........다섯 권이라니! 난 레미제라블이 이렇게 분량이 어마어마한지 미처 몰랐다. 브론테님 페이퍼에 1권만 있길래 흐음, 1이라고 되어 있으니 2권도 있나보구나, 싶었던것. 그런데 이 책을 사려고 검색창에 레미제라블을 넣으니 위에 뜨는게 여섯 권짜리 책인거다. 으응? 여섯 권? 동화책인가? 그리고 무심히 넘겨서 이 책의 1권을 클릭했고 밑에 시리즈도서를 보니 전부 다섯 권...당황했다. 이게..그렇게 긴 소설이구나! 그래서 일단 이 책 다섯 권을 장바구니에 몽땅 담았는데, 아, 멈칫하게 된다. 이 책 다섯 권을 한번에 사면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나는 스트레스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라 뭔가 조금이라도 강압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히스테리 장난 아닌데. 괜히 사두고 막 압박감 느끼다가 결국 중고샵에 그냥 팔아버리지 않을까? 그렇다면 1권을 우선 사고 2권을 나중에 사는게 나을까? '박경리'의 『토지』는 한꺼번에 사두지 않고 한 두권씩 사서 읽었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 다섯 권은 한꺼번에 사뒀다가 겨우겨우 토할것 같은 기분을 참으면서 읽었던 것. 그래, 한 권씩 사서 읽자. 그런데 언제? 일단 오늘 주문한 책 오면 그 박스 좀 뜯고 쉬었다가 나중에 ;;




그런데, 읽고 싶다. 뭔가..도전 의식 생긴달까. 



그냥 다섯 권을 한꺼번에 살까? 책장에 나란히 꽂아 놓으면 얼마나 뽀대날까? 그 뽀대를 더 드러내고 싶은 마음에 금세 읽게 되지 않을까? 한 권만 사두는 것보다 더 도전 의식 생기지 않을까? 역시 한꺼번에 사는게 낫지 않을까? 저 다섯 권을 한꺼번에 사두고 읽으면 어깨에 힘 빡 들어가지 않을까? 나, 레미제라블 읽은 여자야, 라는 뭐 그런 마음 생기지 않을까? 다 읽고나서 사람들 만날때 레미제라블 읽어보셨어요? 막 이런걸 먼저 묻게 되지 않을까? 그냥..살까?



하아- 은희경의 새 책이 알사탕 500개 주던데 그거 .. 살까? 그거 사서 알사탕 받고 틀린그림 또 열나 찾아가지고 600개 만들어서 3천원짜리 상품권으로 바꿔서 레미제라블 사는데 좀 보탤까? 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런데 왜 알라딘 요술램프엔 전자책과 연극 관람권밖에 없지? 둘다 안땡기는데... 아까 세 개 썼는데 사실 크게 갖고 싶은게 없다. 그래서 요술램프 아직 다섯 개 남았다. 전자책 좋아하는 사람한테 요술램프를 선물로 주고 싶다. 



(그런데 브론테님은 왜 페이퍼에 레미제라블을 넣으신걸까..왜 그 동영상을 올려두신걸까.. 하아-)



아!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어. 그래서 무척 슬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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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6-1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권은 쏘겠사옵니다~ 퇴근 시간에 슬프다니요. 그건 아니될 말씀이지요~

기억의집 2012-06-11 18:27   좋아요 0 | URL
이참에 기프트북 한번 사용해볼까봐요^^ 정말 기프트북 단추만 누르면 주소 몰라도 가는지.

다락방 2012-06-12 08:21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이 댓글 보고 밑에 하양물강님께서 2권을 기프티북으로 보내주셨어요. 으흐흐흐. 저 기프티북 처음 받아봐요! 꺄울 >.<
기억의집님이 이런 댓글을 달아주신 덕에 5권을 예약해주신 분도 계시고 흑흑 2권을 보내주신 분도 계시고 흑흑. 저 뭔가 착한 일 많이 하고 살았나 막 그런 생각도 들고 흑흑 ㅠㅠ 고맙습니다, 기억의집님. 세상은 한 번 살아볼만한 것이로군요! 흑흑흑흑

2012-06-12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2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12-06-11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래서 단 한 권만 페이퍼에 넣었잖아요!!! 전 말이죠, 동서문화사 세트 팔아버리고 새끈한 펭귄판으로 다시 사서 읽을까 하고 중고샵 가격을 알아보기도 했어요. (나 왜 이래 ㅜㅜ ). 레미제라블을 완독한 후 너무 감동받아 일,이년에 한 번씩은 꼭 다시 읽어 보신다는 분의 말씀에 따르면, 레미제라블은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해요. 너무 완벽해서 읽고 나면 전율이 흐른다고.

다락방님이 5권까지 다다르시면 마지막권은 제가 기프트북 쏘겠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예약!

아참, 어제 백만년 만에 운동하러 가서 에피톤 프로젝트를 들으면서 빨리 걷기 하다가, 세 곡 만에 빅뱅으로 재빨리 갈아탔음을 고백합니다. 역시 운동할 때 빅뱅의 사랑먼지가 최고! 막 이러면서.

기억의집 2012-06-11 18:41   좋아요 0 | URL
큭큭 브론테님 마지막 말씀에 공감빵~ 저역시 저녁 먹고 운동 나갈때 첨엔 클래식 단품 다운 받아 한두곡 듣다가 레이디 가가로, 역시 운동할때 신나는 곡이 최고야 이러면서~

다락방 2012-06-12 08:23   좋아요 0 | URL
저는 아마도 일 년에 한 번씩은 다시 읽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정말 궁금하네요.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이라니..아..... 대체 어떤 책인걸까요! 완벽이라니, 전율이라니! 제가 4권 거의 다 읽어갈즈음이 되면 브론테님께 말씀드릴게요. 이제 5권 풀어주세요, 라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좋네요, 예약이라니. ㅋㅋ

그나저나 운동에 에피톤이라뇨. 브론테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죠? 네? 에피톤은 발레 할 때 들어야죠. 에피톤 들으면서는 발레하세욧!!

레와 2012-06-12 11:46   좋아요 0 | URL
너무 완벽.. 전율.. @_@


하아.. 어쩌지.. (" )( ")

다락방 2012-06-12 11:53   좋아요 0 | URL
레와님, 질러버려욧!!

... 2012-06-11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근데요. 티셔츠 라지사이즈 엄청 클걸요? 175-185cm 키가 기준이던데.. 어쩔 ;;

다락방 2012-06-12 08:24   좋아요 0 | URL
아....그런 설명이....써 있었나요? 하하하하. 제 키는 160 인데...저기....그 티셔츠가 저한테 맞으면.....그땐 어쩌죠? orz

이진 2012-06-11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나는 카드도 없으면서 지금 다락방님 말 미친듯이 공감되요. 결국엔 아리랑 열두 권 세트를 질러버린 저 아닙니까. 하... 이거이거 돈 못버는 학생 때 이러서야 직장 가지고나면 월급의 사분의 삼을 책 사는데 쓸거같아요. 한권씩 사보는 건... 혼불 그렇게 해야겠어요. 아, 돈 벌고싶다!

다락방 2012-06-12 08:24   좋아요 0 | URL
혼불..나도 살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혼불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아, 왜이렇게 세상엔 읽고 싶은 책이 많죠? ㅠㅠ 기쁘면서 슬퍼요. 흑흑. 돈 많이 벌기 위해서 공부 열심히 해요, 소이진님! (잔소리 ㅋㅋ)

가연 2012-06-11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미제라블 축약본은 많이 봤는데.. 원본은 기회가 닿지 않아서 끝까지 읽지 못했네요. 이게 아마 완역본으로 보이는 데ㅋㅋ 이 책을 광고하는 것은 많이 봤고, 실제로 한 두 장 넘겨보기도 했지만 ㅎㅎ 특히나 저 표지의 코제트가 맘에 들어오더군요. 그런데 코제트 맞나?? 기억은 코제트라고 하는데 제대로 읽지 못했으니까 확실하지는 않네요 쿡

다락방 2012-06-12 08:26   좋아요 0 | URL
저도 장발장과 코제트로 기억해요. 그런데 브론테님이 올려주신 영상보니 등장인물이 그 둘 말고도 더 있더라구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대체 그 인물들이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건지 궁금하지 뭡니까. 나는 제대로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ㅎㅎ 읽고나서 막 잘난척 할거에요. 움화화핫

마노아 2012-06-11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레미제라블 세트 주문했어요. 티셔츠도 같이 올 거예요. 우리 티셔츠 입고 만나요. ㅎㅎㅎ

다락방 2012-06-12 08:2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마노아님. 우리 티셔츠입고 알라딘 번개를....쿨럭. ( ")

가넷 2012-06-1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셔츠 때문에 책 사고 싶어지네요. ㅎㅎㅎ

다락방 2012-06-12 08:26   좋아요 0 | URL
어제 안와서 아마도 책 박스는 오늘 올 것 같은데 티셔츠 너무 크면...중간 사이즈 티셔츠로 다시 한번 책 박스 주문해야겠어요. ( ")

하양물감 2012-06-11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의집님이 1권을 쏘신다니 제가 2권 쏘아드려도 될까요? ^^ (늘 들렸다갑니다...오랫만이라 놀라실까봐..덧붙입니다) ^^;

다락방 2012-06-12 08:2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하양물감님. 이메일을 먼저 확인했다가 기프티북 와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게다가 저 기프티북 처음 받아봐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감동했어요. 고맙습니다, 하양물감님. 잘 읽을게요! :)

아무개 2012-06-1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을 쏴주겠다는 알라디너 즐찾이 있는 다락방님이 부러울 뿐입니다아~
저도 지금 제 장바구니를 노려보면서 정말 살꺼야? 진짜? 사고 싶은거 맞아? 이러고 있어요 ㅡ..ㅡ:::: 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 사고 싶은데, 당췌 어디 출판사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락방 2012-06-12 08:28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기특하네요. 책 쏴주겠다는 댓글이 달리다니 말입니다. 뭔가 막 뿌듯하고 으쓱하게 되요. 히히.

저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열린책들 출판사로 선택해서 읽었어요. 꽤 두꺼웠는데 엄청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전 열린책들의 빡빡한 행간에 거부감이 없는 여자사람인지라. ㅎㅎ

아무개 2012-06-12 14:14   좋아요 0 | URL
빡빡한 행간...OTL

어제 결국은 장바구니 털어버리고 그냥 나왔어요. 한달 용돈 10만원으론 티셔츠 사은품에 눈이 멀어 책 5만원어치를 사고 밥 대신 책을 뜯어 먹을 용기는 없어서........
전 종이 대신 밥을 먹어야 하는 보통 여자 사람니까요 흠흠

다락방 2012-06-12 14:52   좋아요 0 | URL
저도 종이 대신 밥을 먹는 여자사람이에요. 심지어 밥을 아주 많이 먹는 여자사람이죠. 저도 이제는 책 그만 사고 밥 사먹는데 더 열중해야겠어요. ( ")

BRINY 2012-06-1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전에 이번달 카드대금 명세서 보고 기절할 뻔 했어요. 카드 명세서의 절반이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이제 올해는 더 이상 책 안 사고, 읽고 팔기만 할거에요.

다락방 2012-06-12 08:29   좋아요 0 | URL
저도 다시금 결심해 봅니다. 이제 진짜 안사, 절대 안사. 티셔츠 한 번만 더 받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지만 이 욕망을 꾹 눌러볼거에요. 저도 어제 중고샵에 책 등록했어요. 하핫. 사람 사는 모습이 다 비슷비슷하군요! 히히.

none 2012-06-12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엄청 큰 라지사이즈? 다락방님, 온라인에선 리얼 안젤리나 졸리셨군요. ㅋ

다락방 2012-06-12 08:29   좋아요 0 | URL
그게 그러니까 저는 키..로 라지 사이즈를 선택한게 아니라 너비...로 선택한거에요. 하아- orz

포스트잇 2012-06-12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레미제라블 1,2권은 아주 오래전부터 얌전히 책꽂이에 꽂혀있습니다.나머지 권들을 채울 생각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던거죠^^ 덕분에 상기하게됐다는... 고 이영희 선생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원서(불어)로 다시 읽으셨다는 말씀을 하셨었죠. 제가 아는 사람 중에도 이 책의 여러 버전을 거의 가지고 있고 또 나올 때마다 구입하는 사람이 있긴 하죠.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6권짜리 세트와 함께 구입해야하나,참아야하나,아침부터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요ㅠㅠ 읽을 때쯤이면 아마 더 늙어있지 않을까 싶슴다.

다락방 2012-06-12 10:25   좋아요 0 | URL
읽을 때쯤이면 아마 더 늙어있지 않을까 싶다는 말씀이 가슴에 콕- 박히네요. 저 역시도 레미제라블 다섯 권을 다 읽으면 읽기 전보다 더 늙어있겠죠. 하핫.
레미제라블이 대단한 소설이긴 한가보군요! 이 엄청난 분량을 여러차례 읽으시는 분들이 계시는 걸 보면 말입니다. 아..설레이네요.

달사르 2012-06-12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저는 지금 티셔츠 입고 있어염. 가운 안에 받쳐 입어도 뽀대 나요. 하하하.
근데 M도 조금 크던데요. 날씬하게 입을려면 S를, 안젤리나 졸리처럼 야사시하게 하의실종으로 입을려면 L을, 다락방님은 그러니까 L이신거지요? ㅎㅎㅎ

알라딘 번개, 동참! ^^

다락방 2012-06-12 12:33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달사르님. 티셔츠가 지금 도착했구요, 얼마나 크려나 싶어서 지금 펼쳐봤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안 클것 같아요! 딱 맞을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전 이제 어쩌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개 2012-06-12 14:16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다소 무리 해서라도 티셔츠 사은품받고 다락방님과 벙개라도 하고픈 생각이 갑.자.기! 드는데요 ㅋㅋㅋ

다락방 2012-06-12 14:51   좋아요 0 | URL
딱맞는 라지사이즈 입고 있을테니 절 찾으세요, 마중물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사르 2012-06-12 15:4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알라딘에 급주문의 물살이~
알라딘이 바빠 죽으면 그건 다 다락방님 탓!

아무개 2012-06-12 15:45   좋아요 0 | URL
전 S사이즈를 입고 갈꺼라고 말하고 싶지만
.
.
.
.
.
왜 2X는 없는 걸까요~~~~~~~~

다락방 2012-06-12 15:50   좋아요 0 | URL
음... 어쩐지 라지사이즈 티셔츠가 가장 먼저 소진될것 같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초롬너구리 2012-06-1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다 읽으셔도 안 파실거예요. 쭉 간직하고 싶으실거예요. - 저거 읽고 아직도 감동에 젖어있는 너구리

다락방 2012-06-12 17:18   좋아요 0 | URL
우앗, 그래요? 어서 읽어봐야겠네요. 마침 1권이 도착했어요. 아, 그렇지만... 저 지금 다른 책 읽으려고 선택해놨는데...

나메코 2012-06-1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회 없으실 거예요, 다락방님. ^^
얼마 안 있어 근사한 리뷰를 올리게 되실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헤헤.
(다섯권이 길기는 하지만 막 쭉쭉 읽혀요. 저는 뒷내용이 궁금해서 날밤을 샌 적도 있어요. 정말!)

에고, 그러고보니 초면에 인사도 못드렸네요.
다른 곳에서 덧글로 자주 뵈어서 (게다가 저도 안젤리나 졸리의 광팬! >.<) 너무 친근한 나머지...ㅎㅎ
안녕하세요, 저는 주원(닉넴이지만 실명이기도 해요)이어요. 가끔 왔었지만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아. ^-^

다락방 2012-06-13 16:28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주원님의 닉네임을 자주 보았습니다. 알라딘 최신글에 보면 주원님 닉네임 가끔 눈에 띄거든요. 후훗.

그나저나 쭉쭉 읽히는 다섯 권이라니. 섣불리 읽기 시작을 못하겠으면서도 어서 빨리 시작하고 싶어지네요. 마침 이제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하는 중인데 후보에 넣어봐야 겠어요. 1,2권을 가지고 있거든요. 헤헷.

반갑습니다, 주원님. 종종 뵈어요!

rosa 2012-06-1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보면 안되는 거였어요.ㅡㅡ
이 책도 모조리 사고 싶고, 100권 세트도 사고 싶어졌어요.
우짤꼬 고민중입니다.
100권 세트는 과하다 싶은데도 50% 할인에 그만 눈이 뒤집히는군요.^^;;;

다락방 2012-06-14 11:20   좋아요 0 | URL
우악, 백권은 너무 .. 너무 .. 쎄요, 로사님! 그런데......반값...... 할인이라구요? 아........

rosa 2012-06-14 12:59   좋아요 0 | URL
알라딘은 품절이고, 이웃서점에서는 아직도 반값 할인중이네요.흠흠...

다락방 2012-06-14 13:05   좋아요 0 | URL
그래서 로사님 마음의 결정은 내리셨습니까? ㅎㅎ 어쩐지 제가 다 조마조마하네요. ㅋㅋ

rosa 2012-06-14 15:47   좋아요 0 | URL
계속 콩닥콩닥...하고 있을 뿐이예요.
53만원...은 그냥 질러버리기엔 좀 많은 돈이잖아요.^^;;

다락방 2012-06-14 15:49   좋아요 0 | URL
할부 10개월.......은 어떻습니까! ( ")

rosa 2012-06-16 22:00   좋아요 0 | URL
계속 고민하다가 그냥 읽고 싶은 책만 사보는 걸로 정리했습니다.^^;
그냥 지르기엔 과할 뿐더러 사치란 생각도 들어서요.
그래도 며칠 두근두근하며 행복했더랬습니다.^^
 
에피톤 프로젝트 - 정규 2집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노래 / 파스텔뮤직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에피톤 프로젝트의 「눈을 뜨면」을 아주 좋아하는 여동생은 내게 문자를 보내왔다. 대체 이사람은 어떤 사랑을 한걸까, 하고. 나는 동생에게 그가 별다른 사랑을 한게 아니다, 라고 말해주었다. 그는 나같은 혹은 너같은 여자를 사랑했을 것이고 그 사랑은 다른 사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음악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거라고. 사랑이란게 그렇다. 남들이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하다. 별다를게 없다. 그러나 그 사랑에 빠진 당사자, 그리고 그 사랑을 끝낸 당사자에게는 특별하다. 그걸 표현해내는 걸 에피톤프로젝트가 한다.


이번 앨범을 받아들고 시디를 재생시키고서 처음엔 좀 당황했다. 내가 전(前)앨범에서 좋아했던 「눈을 뜨면」이나 「이화동」만큼 강렬하게 나를 사로잡는 곡이 없어서. 전체적인 만족도로 기존 앨범에 못미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에피톤프로젝트에 실망을 했다거나 앞으로 좋아하지 않겠다거나 하는건 결코 아니다. 아마도 반복해서 듣다보면 내 귀에 특별히 더 좋은 노래가 생길것이고 더 익숙한 노래가 생길것이다. 아직까지는 대표곡인 「새벽녘」만 좋아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방안에 이 앨범을 걸어두면 전체적으로 만족도는 높다.



앨범의 타이틀이 『낯선 도시로의 여행』인데, 아, 그는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한걸까. 아니면 사랑하고 헤어졌던 연인이 먼 곳으로 가버린걸까. 그녀가 먼 곳에 있음을 나타내는 가사들이 귀에 들어온다.


우연히 들은 소리를 괜히 흥얼대듯
무심코 접한 한 줄의 글에 이끌리듯
손닿은 모든 것들이, 시간에 바래지 않길
나는 너에게 진심을 다해 말해
너를 끌어안고 순간에 맺힌 기억,
열 한 시간을 건너 이곳까지 널 찾아왔어
어떤 모습일지, 잊혀 지진 않았을지
이제 여기에서 어떤 말들을 시작할까?   - 「이제, 여기에서」 中



언젠가 먼 훗날의 나도 먼 곳에 있는 누군가를 만나러 갈거라는 막연한 다짐때문인지 '열 한 시간을 건너 이곳까지 널 찾아왔어' 하는 가사를 그냥 넘길수가 없다. 이 노래를 듣고 났더니 「새벽녘」의 가사도 예사로 들리지가 않는다.


밤새 내린 빗줄기는
소리 없이 마름을 적시고
구름 걷힌 하늘 위로
어딘가 향해 떠나는 비행기
막연함도 불안도
혹시 모를 눈물도
때로는 당연한 시간인 걸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라
함께했던 시간을 꺼내놓고
오랜만에 웃고 있는 날 보며,
잘 지냈었냐고 물어 보네     - 「새벽녘」 中



어딘가 향해 떠나는 비행기, 를 그는 허투루 넣은게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빗줄기가 '그녀를 혹은 그시간'을 떠올리게 했다면 비행기는 '먼 곳에 있는' 그녀를 떠올리는게 아닌가. 


역시 한 가수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곡을 듣기 보다는 앨범 전체를 듣는게 도움이 된다는 당연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여행'이라는 앨범 타이틀에 걸맞게 제목들도 먼 곳에 있는 누군가를 혹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나타낸다. 「터미널」, 「초보비행」, 「국경을 넘는 기차」, 「떠나자」등이 그렇다. 「믿을게」란 제목을 가진 노래도 있는데, 새삼 에피톤프로젝트란 얼마나 믿을만한 음악가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하고, 그 앨범은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한 듯하다. 그는 전 앨범에서도 아팠고 이번 앨범에서도 아파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은 둘 사이에 놓여있는 물리적 거리도 또 마음의 거리도 감당하기 힘들다. 열 한시간을 걸려 그곳으로 날아가도 그가 할 수 있는건 기억을 끄집어내는 일일 뿐이다.


나는 아직 이 앨범의 모든 노래를 아주 많이 좋아하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앨범에 실린 노래들의 가사들을 가만히 읽어보노라면,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노래로 듣지 않아도 나는 이미 공감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에 아름다운 가사로 듣는이로 하여금 몰입하게 하는 것, 하나의 스토리가 머리속에 그려지는 것. 그래서 앨범의 발매소식만 들어도 가슴 떨린다. 이게 에피톤프로젝트의 능력이며 힘이다. 내가 그의 음악에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아주 오랜만에 시디에 딸려온 포스터를 버리지 않았다. 방 문에 붙여둘 것이다. 나는 이 앨범을 오래오래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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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아직까진 '새벽녘'만 귀에 들어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데 동의! :)
가사도 물론이거니와 아련한 사랑 내음이 나는 보컬, 정말 애정합니다. >.<

다락방 2012-06-11 15:49   좋아요 0 | URL
아, 횽님도 그러시군요!(횽님 이라고 하니 어쩐지 형님의 뉘앙스가.. ㅎㅎ)
참 이상하죠? 모든 노래가 다 무지하게 좋다는 생각이 드는게 아닌데도 제가 이 앨범을 가지고 있고 또 언제든 들을 수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되니 말예요.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요!!! 저도 완전 애정합니다! ♡

2012-06-11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1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2 0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2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1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2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연 2012-06-1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눈을 뜨면을 참 좋게 들었는데, 이 앨범에서는 새벽녘말고는 확 끌리는 곡이 없더군요ㅠ ㅎㅎ 듣다가 보면 또 끌리고 그렇게 되겠죠?

다락방 2012-06-12 08:3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좀 아쉬워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믿을게]를 들었거든요. 아 그런데 갑자기 왜이렇게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걸으면서 울 뻔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dreamout 2012-06-1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린킨파크의 새앨범이 6월말에 나올 예정이어서,, 그때 한꺼번에 사려고 담아놨어요.
그런데 어제 제이슨 므라즈.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앨범 모두를 mp3로 사는 바람에.. 한 동안은 그 노래들만으로도 버틸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다락방 2012-06-12 08:39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제이슨 므라즈 공연 보고 오시더니 아주 흠뻑 빠지셨군요! 히히히히히. 저는 라이브를 보지는 못했지만 암스테르담 라이브앨범에서 mudhouse 듣고 아주 쑝 가가지고 그 노래를 한동안 엄청 반복해 들었었어요. 그노래도 들어보세요, 드림아웃님! 제이슨 므라즈는 랩도 할 줄 아는 섹시한 남자 ㅠㅠ

건조기후 2012-06-12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라디오에서 새벽녘이 나왔어요. 불시에 들으니 더 미치게 좋더군요 ㅜ
음. 성시경이 틀어줘서 더 좋은 걸까요? ㅎㅎ

저도 저 노래 저 구절 좋아요.. 널 찾아왔어, 라고 내뱉을 때 특히.

다락방 2012-06-12 15:57   좋아요 0 | URL
요즘은 에피톤이 대세인듯 ㅎㅎ
차세정이 저를 좀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건조기후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음장수 2012-06-12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공감이 갑니다.
유난히 가사가 잘 들리는 음악들인 것 같아요.
심규선의 목소리를 이번 앨범에서 들을 수 없는 게 아쉽지만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다락방 2012-06-13 08:25   좋아요 0 | URL
우앗, 얼음장수님! 완전 반가워요! ㅎㅎㅎㅎㅎ 닉네임과 이미지를 보는데 반가움이 와락 달려드네요. 훗.

저도 심규선의 목소리를 이번 앨범에서 들을 수 없는게 아쉽긴 한데요, 에피톤 프로젝트에게 '심규선'은 저 혼자 부를때 빛나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 '한희정'은 함께 했을 때 더 빛나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한희정과는 듀엣을 하고 심규선에게는 노래를 주니까요.
아, 갑자기 심규선 말씀하시니 심규선의 노래를 마구 듣고 싶어지네요.

얼음장수 2012-06-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눈팅은 했습니다만, 지레 혼자서 겁 먹고선 흔적은 남기지 못했어요.
너무 공감 가는 글이라 도리없이 댓글을 남겼는데, 열렬히(?) 반겨주셔서 혼자서 몸둘 바를 몰라 하고 있습니다. 풉.

심규선과 한희정에 대한 생각도 무한 공감입니다.
이번 앨범에서의 듀엣곡이 이화동이나 그대는 어디에만큼 확 끌리지는 않지만,
둘 목소리의 어울림 자체는 언제나 와닿는 것 같아요.

심규선은 lucia로 낸 솔로 앨범의 곡들보다
에피톤 프로젝트 앨범에 셋방 들어가서 불렀던 곡들이 더 좋은 것 같네요. 선인장이나 오늘은 문득 생각이 나는데
솔로 앨범은 한창 들은 뒤로는 좀 뜸해지네요.

종종 들르겠습니다. 아무쪼록 건승하시길.

다락방 2012-06-13 14:01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심규선의 솔로 앨범이 무척 좋아요. [부디]는 압권이고 다른 곡들도 모두 좋아요. 요즘에도 가끔 들어요. ㅎㅎ 부디는 듣다가 막 울 것 같고 그래요. 에피톤 콘서트 가서 심규선 노래 부르는 거 봤는데요, 와, 엄청 노래 잘하더라구요. 게다가 젊고 예뻐요! 그때 당시에 사귀던 남자랑 함께 갔었는데 심규선한테 홀딱 반하더라구요. 노래 진짜 잘해요. 실제로 듣는데 반했어요! ㅎㅎ

이번 앨범에서 한희정과의 듀엣곡은 저도 이화동이나 그대는 어디에만큼 확 좋지는 않은데 어쩐지 계속 듣다보면 나름대로 좋아질 것 같아요.

그런데 왜 혼자서 겁 먹고 계셨던겁니까? 제가 겁줬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전 해치지 않아요. 비폭력주의자입니다.(대체 무슨말;;) 네, 종종 들르세요, 얼음장수님.
:)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가끔 어, 정말 그래도 되나? 싶을만큼 미심쩍은 부분들을 마주치게 된다. 그러면 책장을 덮고 가만히 생각해본다. 흐음, 진짜 이래도 되는걸까, 하고. 그런데 섣불리 그래 이러자, 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이런 부분.

 

"내가 보기에 너는 선생님에게 두 가지 감정을 갖고 있어. 좋아하면서도 싫어해." (p.54)

 

선생님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그건 나쁜일이다, 라고 아이의 죄책감을 키워주는 일 보다는 그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인정해줘서 그 죄책감을 덜어주는 일이 더 좋다는거다. 물론 아이의 감정에 그건 나쁘다라고 말하는게 좋지 않다는것쯤은 나도 알지만, 그래도 저런 애매모호한 말로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봐주는게 그렇게 큰 도움이 될까? 정말 그럴까? 이건 조금 더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책은 '부모와 아이사이'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에도 필요한 태도들이 잘 담겨있다. 확실히 이 책을 읽은 나는 그전보다 조금쯤 더 착한 여자사람이 될 것 같다. (응?) 그리고 나는 이런 부분을 책에서 맞닥뜨렸다.

 

 

어렸을 때 받은 훈련과 커서 받은 교육은 우리에게 양쪽의 견해에 대한 편견만을 가르쳤다. 부정적인 감정은 모두 나쁜 것이며, 그런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우리는 들었다. 그러나 새로운 과학적 견해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드러난 행위에 대해서는 좋다 나쁘다 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지만, 마음속의 행위에 대해서는 판결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행동(conduct) 자체는 비난이나 명령을 받을 수 있지만, 감정을 그럴 수도,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감정에 대해 판결을 내리거나, 상상을 검열하는 것은 자유로운 사고와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감정은 우리가 유전으로 받은 소산이다. 물고기는 헤엄치고, 새는 날고, 인간은 느낀다. (pp.55-56)

 

 

이 부분을 읽는데 뭔가 해방되는 느낌인거다. 나는 지나치게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그간 억누르려고 하지 않았던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갖는 나 자신이 밉지 않았던가. 그러나 감정이란 어쩔수 없이 자유롭다. 내가 그 감정으로 악랄한 행동을 하지만 않는다면, 내 감정은 그대로 나만의 것이 아닌가.

 

그렇다.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혐오하기도 하며 경멸하기도 한다. 싫어하기도 한다. 이런 감정들을 어떤 사람에게든 생길 수 있고 또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 감정들은 사라지기도 하고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그럴경우 나는 그런 감정을 들게 하는 상대에게 여러가지 행동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너랑 더이상 친구하고 싶지 않으니 그만두자, 라고 말한다거나 일방적으로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잠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너가 나에게 말을 거는게 몹시 불쾌하니 더이상 말걸지 말아줘, 라고 쏘아붙일수도 있을것이다. 이건 그 사람과 나의 문제이고 그 사람과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건 그 사람에게 갖는 나의 감정이니까.

 

굳이 친한 관계에서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내가 불쾌한 댓글을 받았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말한다. 너의 댓글은 나에게 악플이다, 라고. 이것이 나를 불쾌하게 한다고. 그게 나의 감정을 건드렸다면 나는 그사람에게 나의 감정을 말함으로써 더이상 그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막을수도 있고 나쁘게 진행된다면 그 사람과 크게 싸울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의 기분을 건드릴 수도 있고 혹은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할 목적으로 거친 말들을 내뱉을 수도 있을것이다. 이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동창회 모임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고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내가 나의 욕실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혼자서 핑킹가위로 앞머리를 자르면서 사는게 아니라면, 나는 이사람 혹은 저사람과 얽혀 지내면서 얼마든지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그것을 해결할 수도 있으며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누구때문에 불쾌해서, 그래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더 유지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혹은 더이상 내게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그 사람과 나와의 사이에 관계를 끊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까? 그게 정말 나에게 유리할까? 내 개인적으로는 그렇지않다 고 생각한다.

 

오늘 고객센터에 건의된 된장님의 글을 읽었다. 나를 즐겨찾는 사람이 누군인지 드러났으면 좋겠고 내가 싫다면 그들을 삭제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건의였다. 그건 그 분이 알라딘에 건의한 것이니 내가 답할수는 없는 부분이다. 알라딘이 어떤 답을 할지는 나도 지켜보아야 할 부분인데, 나는 기본적으로 나를 즐겨찾는 사람을 내가 싫다는 이유로 삭제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너 싫어, 너 나한테 말걸지마, 난 내가 좋은 사람들하고만 소통할거야, 라고 나를 즐겨찾는 사람을 삭제한다니, 그건 지나치게 억압적이고 폭력적이지 않나? 그런 감정을 갖는거야 누가 뭐랄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걸 굳이 제도적 장치로 마련해줘야 하는걸까? 나는 이글루스에도 티스토리에도 네이버에도 즐겨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 모두에 다 나는 회원이 아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싸이트에 내가 즐겨찾기했다고 알리지 않는다. 내가 즐겨찾는 사람들에게 '내가 너를 즐겨찾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꼭 말해야 하나? 내가 북스피어 출판사의 글을 읽는다고 그들에게 말해야 하나? 이동진의 블로그에 간다고이동진한테 말해야 하나? 그리고 즐겨찾기한 사람만이 내 글을 읽을거라는 생각을 대체 어떻게 할 수가 있을까? 나는 내가 즐겨찾기 한 사람이 얼마 없다. 그러나 알라딘에 올려진 거의 모든 글을 읽는다. 그리고 예전부터 지금까지 내가 느끼기에 반대되는 생각이 있으면 나의 생각은 다르다고 댓글을 달았던 때도 있고 그냥 지나칠 때도 있었다. 나는 한 번도 '스팸댓글을 달 목적으로' 누군가를 즐겨찾기 한 적이 없다. 아무리 각자가 가진 생각이 다르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말로 '악플을 달기위해 나를 즐겨찾기 한다'는 생각을 하는걸까? 정말 그런가?

 

즐겨찾기를 했든 하지 않았든 비공개로 쓰지 않은 다음에야 내 글은 누구나 와서 언제든 볼 수 있다. 몇 년전의 글들에도 가끔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있다. 알라딘이 아니라 어떤 경로로도 들어와서 우연히 내 글을 읽게 되는거다. 그 글은 내 글을 좋다고 말하는 글이기도 하고 내 글을 비판하는 글이기도 하다. 그들이 내 글을 비판하기 위해 내 글을 읽은게 아니다. 내 글을 읽었는데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는 그것이 부조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댓글을 다는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서도 또 직장에서도 나는 말을 한다. 그게 어떤 말이든 일단 내 입으로 내뱉은 이상 나는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내 말에 누군가 그건 잘못됐다고 말하면 그 자리에서 나는 그사람에게 입닥치라고 하지 않는다. 왜 내 말에 반박해? 너 싫어 앞으로 이 자리에 나오지마, 라고 말하지 않는다. 글도 마찬가지다. 내가 써놓은 글에 반대되는 댓글을 달았다고 해서 야, 너 오지마, 라고 하는건 지나치게 부당하지않나? 너 앞으로 내 글에 댓글 달지 못하도록 하겠어, 클릭. 이게.........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인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좋아하는 이야기들만 하고 살면 그 안에 오류가 숨어있고 잘못된게 있을 때 그것을 고칠 가능성을 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알라딘이 어떤 답을 할지 모르겠다. 알라딘 쪽에서는 싫어하는 사람을 차단하는 제도를 마련해주는 것이 옳다고 여길지도 모를일이다. 만약 그렇다고 해서 그런 장치를 마련한다면, 나는 정말 마음에 안들지만, 그렇다고 알라딘을 떠난다거나 하지는 않을것이다. 그렇지만 그 제도가 마련된다 한들, 나는 나를 즐겨찾기 한 사람이 그게 누구든, 그들을 삭제하지는 않을것이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 책에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좋은 것들이 많이 기록되어져 있다. 나는 밑줄을 그었고 여동생에게 이 책을 줬다. 그 부분들 중에는 여전히 아이들을 때려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런 구절도 있었다.

 

맞아본 아이들은 분노를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 체벌은 아이들에게 극적으로 말해 준다.

"화가 나거나 불만스러울 때는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지 마. 때려. 부모들도 그렇게 하잖아."

거친 감정을 배출할 수 있는 세련된 출구를 찾아내는 독창성을 보여주지는 못할망정, 우리는 아이들에게 정글의 방식을 가르치고, 때려도 된다는 허가를 내주고 있는 셈이다.

손위 아이들이 동생들에게 손찌검을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의 부모들이 화를 낸다. 하지만 부모들이 어린아이들의 엉덩이를 때린 때, 손위 아이들이 그걸 보고 그와 똑같은 행동을 배운다는 사실을 깨닫지는 못한다. (pp.209-210)

 

 

교사의 체벌을 금지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교사를 무시하고 막나간다는 뉴스나 신문기사를 접할때마다 세상은 체벌을 허용하는 것이 더 바른 세상을 위해 나은 길임을 암시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폭력을 일상적으로 삼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자랐다. 그런데 갑자기 폭력이 안된다고 한다. 그 아이들에게 '이젠 어떻게 해도 우리를 때릴 수 없어'는 일종의 해방으로 느껴진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정말 안때리는지 시험해보고 싶은 기분을 주지 않았을까. 그들은 지금 폭력과 비폭력의 과도기쯤에 놓여있는게 아닐까. 맞지 않고 자란 아이들이 부모가 되면 그때부터 세상은 훨씬 나아져있지 않을까. 나는 문득 밑줄을 그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잘못은 역시 체벌을 함으로써 고쳐야한다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이 부분을 꼭 들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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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2-06-0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화제의 서재글에서 제가 보기 싫은 알라디너의 글이 몇개가 있는데요.
그거 한 번 길게 써서 건의해볼까봐요.
제발 제가 보기 싫은 글 화제의 서재글에 나타나지 않게 해주세요. 아침부터 엄청 짜증나요.
제가 좋아하는 글만 알라딘 메인에 뜨게 해주세요.
그 정도도 안해준다면 인권침해로 고소할겁니다. 제가 아는 변호사들이 몇 있거든요.

다락방 2012-06-11 08:4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아는 변호사도 없어서 법적인 자문을 구할수도 없네요. 제가 인맥이 넓질 않아서 말입니다.
뽀가 알라딘에 글 쓰면 되잖아요. 그래서 화제글에 오르란 말예욧!! 네?

당고 2012-06-0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덧글이 하나도 없어서 덧글을 달아도 되나 싶지만...... 다락방 님의 이 글이 참 좋아요. 저도 같은 생각이고요. 알라딘 서재의 비로그인 덧글러로서도 그렇고, 비로그인 유저의 덧글을 막지 않은(그리고 악플을 삭제해본 적이 없는) 이글루스 유저로서도 그래요. 저는 우리가 윤리적으로 올바른 일을 선택할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바른 일을 하도록 자유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면 우리가 자유의지를 가지는 의미가 없지 않나요. 물론 비판적인 덧글을 다는 행위가 올바르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우리는 우리의 정신 건강을 보호할 권리가 있지만, 그게 다른 사람의 권리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우리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건, 우리의 정신을 더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가능할 수도 있거든요.
알라딘 유저도 아닌데 말이 많았네요. 죄송...... 이 글이 너무 좋아서 그만 :)

당고 2012-06-09 16:1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앗, 고심 끝에 덧글 달았더니 위에 이미 덧글이 달렸네요 ㅎㅎ 2분 차이로 ㅎㅎ

다락방 2012-06-11 08:49   좋아요 0 | URL
저 역시도 악플을 삭제해본 적이 없어요. 전 일단 그게 악플이라고 생각되면, 그 글을 단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 분명 창피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뭐, 아니어도 할 수 없지만. 당고님의 말씀이 잘 요약되어 정리되어 있네요. 윤리적으로 올바른 일을 선택할 자유는 우리가 가져야 한다, 는.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건 본인에게 맡겨두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제도적 장치로 규제하고 강압한다니, 아니 대체 어떤 세상을 상상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무서운 생각이에요.

그런데 저 당고님이 글 좋다고 해주시니 무척 좋아요. 뭔가..인정받은 기분이야! 히힛. 당고님에게서는 어떤 프로의 냄새가 나서 말이죠, 그래서 지금 몹시 뿌듯해요. 훗.

가연 2012-06-0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런데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인가요? 나를 즐겨찾기 한 사람을 삭제한다는 것.. 제가 보기에 상대방이 나를 즐겨찾기를 하면 그 즐겨찾기목록을 내가 수정할 수 있다는 (상대방 목록인데도) 말처럼 보입니다만... 이건 기술적으로 힘들 것 같은데;; 댓글차단하는 것은 봤는데ㅎ 어쨌든.. 만약에 그런 게 가능하다면 문제가 될 부분은 그 분과 친해지고 싶..은 분들이려나요. 잠재적으로 친분을 맺고 싶어하는 분들을 차단하는 모습이 될 것 같기는 한데.. 악플의 의미가 어떤지는 개인마다 다르긴 하겠지만..ㅎ 가끔은 무플보다는 악플이 그리울 때가 있을 수도 있지 않나요, 풋. 물론 그냥 진짜 욕은 빼고. 음.. 친분 있는 분들만 댓글 남기다 보면 또 다른 사람 의견도 듣고 싶어지고 그럴 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다락방님의 말씀에 동의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이야기한다면 오류를 수정할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지요..ㅎ 게다가 그 글은 뭐랄까, 생각이 다른 댓글을 악플로 규정하는 듯한 느낌도 분명 들던데.. 그러나.. 한편으로는 ㅎㅎ 음.. 한편으로는 맘고생이 심하셔서 그런 글을 올린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댓글을 달때 약간의 경향성도 분명 있을 수 있으니..ㅎㅎ 예전에 저도 (문학제 비슷한 그런 사이트에서 활동할 쯤에) 괜스레 윗 댓글들이 주욱 비판하는 댓글이면 나도 비판해야지 하고 단점을 찾아서 비판한 적도 있으니..ㅎㅎ 아, 지금은 안그럽니다, 하하

이렇게 댓글을 달아두니 어쩌자는거야?? 싶기도 하네요, 푸핫. 위의 글들은 이해를 위해서 머리를 굴려본 것이고, (설령 이해가 불가능하더라도 시도는 해봐야될테니) 저 개인적으로는 뭐.. 그런 기능이 생기든 말든.. 싶지만, 굳이 지금껏 없었던 기능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겠나, 서재 규모가 네이버나 티스토리처럼 매우 큰 것도 아닌데.. 효율성이 없는 것 같다, 와 같은 생각에 더 무게를 싣게 되네요.

다락방 2012-06-11 10:44   좋아요 0 | URL
가연님과 제 생각이 일치하는데 말이죠, 순서는 좀 뒤바뀐 것 같아요. 그러니까 가연님은 그 분은 생각이 다른 댓글을 악플로 규정하는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맘고생이 심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거요. 저는 상처를 많이 받았나 보구나, 다음에 그러나 그것은 생각이 다른 댓글에 대해 상처 받는거잖아, 의 느낌이었어요.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구요, 그렇다면 더더욱이 그분이 제시하는 의견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전에 제가 가연님께도 말씀드린 적 있지만, 글의 폭력이란건 표현으로만 나타나는건 아니거든요. 그 글이 조곤조곤 혹은 정중한 문체를 가지고 있어도 내용의 폭력은 분명히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정중한 표현을 썼다고 해서 그글이 폭력적이지 않은건 결코 아닌데, 이점에 대해서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무조건 거친 표현들만 비난하는 게 제게는 굉장히 부조리하게 느껴졌어요. 아, 이건 가연님의 댓글과는 전혀 상관없는데 쓰다가 제가 방향을 잃었네요. ㅎㅎ


알라딘은 인터넷서점이죠. 서재는 여기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아무래도 책을 매개로 한 곳이니만큼 오픈되어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밑에 달사르님도 말씀하셨지만 글쓰기부터 시작해서 즐찾공개까지 모든걸 자신의 선택에 맡기니까요. 여기에 갑자기 제약이 생겨버리면 알라딘커뮤니케이션이란 회사 자체가 추구하는 바가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는 알라딘의 이미지에는 상당히 모순이 생겨버린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게 이 공간에서의 교류 자체에도 억압적으로 보이고 말입니다.


달사르 2012-06-09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에는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해요. 알라딘에서 즐겨찾기에 비밀기능을 일부러(!) 넣은 것은 알라디너에게 그런 자유를 좀더 많이 주고 싶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즐겨찾기 하는 사람을 오픈하고픈 사람도 있는 반면 굳이 여러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기도 하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오픈하는 게 편합니다. 왜냐면 비로긴으로 들어와서 이웃들 글을 보고플 때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또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즐찾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구요.(저는 그런 다양한 방식이 알라딘에 존재한다는 자체로 알라딘에 호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음..제가 알라딘에 와서 정착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물론..맨 첫 이웃인 다락방님의 글이 좋기도 했지만(전, 언제까지나 다락방님 팬! 히히) 그 외에 알라딘 특유의 개인의 개성 존중이라는 부분이 좋았어요. 비밀댓글 선택 여부, 비로긴 댓글 선택 여부, 즐찾 공개 선택 여부. 이 모든 것을 개인에게 일임해서 개인이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는 것. 이 부분에서 무척 자유스러움을 느꼈고, 다들 나름대로 이 자유를 만끽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았어요. 최근의 사태들은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이겠죠. 이 사태는 분명 시간이 흐를수록 현명한 방식으로 해결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알라딘 서재가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 알라딘 이웃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말이죠.

그러나 이 자유가 자유로 느껴지지 않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겠다, 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양하니까요. 이 자유가 침해로 느껴진다면 알라딘에 침해로 느껴진다, 건의를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분에게 제가 드리고픈 말은, 그렇게 하는 건의가 저 같은 사람에게는 도리어 (상대적인) 침해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생각은 다 상대적인 거니까요. 저는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식의 겉보기식 자유를 상당히 경계하는 주의입니다. 갇힌 새장에 살면서 갇힌 줄도 모르고 자유롭다, 생각하는 그 착각을 말이죠. 그래서 저도 제가 갇힌 새장에 있는 건 아닌지 매번 뒤돌아보면서 확인하려 노력하구요.

문제 제기하신 분이 알라딘에서 만든 이런 장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논의를 해서 만든 것인지, 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먼저 해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구요. 그리고 이 장치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불편을 느끼는지 자유를 느끼는지에 대해서도 두루두루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세를 취한 후에, 자신의 불편함을 이야기했으면 싶습니다.

다락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알라딘의 답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알라딘을 떠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며, 그들을 삭제하지도 않을 것이다. 에 추천 하나 꾸욱.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다락방 2012-06-11 09:33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은 페이퍼만 잘 쓰는게 아니라 댓글도 엄청 잘 쓰네요. 댓글이 너무 근사해서 여러차례 읽었어요. 달사르님 멋지다. :)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따른다면 그것에 대한 건의는 자연스러운거고 당연한거겠지요. 그러나 그 불편이 어디에서 오는것인가를 먼저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뉴스레터 건에 대해서도 이미 뉴스레터로 보내지 않을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뉴스레터에 실리지 않을 권리를 요구한게 시스템에 대한 사용지식이 부족한거였다면, 악플이라고 규정한 댓글이 달리지 않게끔 즐찾공개와 즐찾삭제를 요구한 것은 악플에 대한 본인의 기준부터 온라인에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게 아닐까 싶어요. 나를 즐찾하는지 공개해라, 하는건 글쎄요, 전 "대체 왜?"라는 답밖에 나오질 않아요. 그러니 나를 즐찾한 사람을 내가 삭제할 수 있게 하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더욱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온라인이라는 개방적이고 오픈된 공간에서 오히려 더 안으로 안으로 숨어들려는 듯 보인달까요. 숨어들고 싶은거야 개인의 성향이겠지만, 그것이 달사르님 말씀대로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거라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죠.

Kitty 2012-06-0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좋아하는 이야기들만 하고 살면 그 안에 오류가 숨어있고 잘못된게 있을 때 그것을 고칠 가능성을 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자신이 하는 이야기에 오류가 숨어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안하실지 모른다는 짐작을 해봐요. 이런저런 일을 보면서 아무리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comfort zone에 안주하지 말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많이 부대끼고 살면서 외골수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락방님 글은 참 좋군용!!!!!

다락방 2012-06-11 09:39   좋아요 0 | URL
키티님, 저도 사실은 그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댓글은 페이퍼보다 오히려 그 사람을 더 잘 드러내주는 것 같아요. 일전에 이런 내용으로 하이드님도 페이퍼를 작성하셨듯이, 저도 하이드님이 그 페이퍼에서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이백프로 공감했었습니다.
오류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댓글들이 악플로 느껴진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저 역시도 정신 똑바로 차리자, 다른 생각을 들을 자세를 유지하자,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되네요.

프레이야 2012-06-09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다락방님, 이래서 전 다락방님이 좋아요. 동감이에요.
저도 알라딘의 답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 떠나지 않을 거고, 누구도 삭제하지 않을 거에요.
'삭제'라는 말 클릭 한 번이면 되는 거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무서운 말이지 않나요. 그렇게까지 해야할까 싶네요.

다락방 2012-06-11 09:44   좋아요 0 | URL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걸 추구하려다가 외려 다른 사람들을 삭제한다는 무서운 장치를 원한다는게 제게는 꽤 부조리하게 느껴져요. 그 사랑은 대체 어떤 사랑일까요?

하하하하 그나저나 프레이야님, 똑똑한 다락방이라뇨! 꺄울 >.< 저는 안똑똑해서 똑똑하다는 말 들으면 완전 기분 좋아지는데 프레이야님한테 들었네요. 히히히히히

마노아 2012-06-10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이미 추천했다고 나오네요. 언제 두 번 눌렀지? 어제였나 그제였나. 다락방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브론테님이 댓글에서 잘 정리했다고 말한 게 떠올랐어요. 다락방님이 정리를 잘 해 주었네요. 뭔가 내 속이 좀 시원해지는 기분이에요. ^^

다락방 2012-06-11 09:45   좋아요 0 | URL
전 이 글을 써놓고 시원하지는 않았어요. 쓸 게 더 많았는데 그러면 너무 길어져서....저는 컴퓨터로 긴 글 읽는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제 글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쓰다보면 막 말이 써져서..하아-


paviana 2012-06-10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팟으로 댓글 다는거 엄청 힘든데 다락방님 글이 너무 좋아서 안 들어올 수가 없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다락방님 맘이 제 맘이네요. :)

다락방 2012-06-11 09:48   좋아요 0 | URL
파비아나님, 아이팟으로 댓글 다는거 엄청 힘들다는 건 제가 잘 알지요. 전 아이팟으로 알라딘 들어왔을 때는 댓글 달 생각도 못했어요. 그 과정이 너무나 험난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하핫. 그 힘든일을 몸소 해주신 파비아나님, 고맙습니다. 씨익 :)

라주미힌 2012-06-10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역시 글 잘 쓰세요...

paviana 2012-06-10 12:14   좋아요 0 | URL
ㅎㅎ 라주미힌님도 시원하게 잘 쓰시면서...

다락방 2012-06-11 09:48   좋아요 0 | URL
어머나. 라주미힌님도 참..부끄럽게.. ( ")

레와 2012-06-11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와중에도 자폭하고 싶은 페이퍼와 댓글들을 수두룩 남길려다 말았어요.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글을 남겨야 된다는 생각은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은 부러질것 같아요.

후아.


무튼 다락방, *^^*

다락방 2012-06-11 10:29   좋아요 0 | URL
레와님, 안녕? 히히.
:)

별족 2012-06-1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실 군가산점 논쟁을 구경했었기 때문에, 뭘 이런 걸 폭력적이라고, 상처받았다고, 상처받았을 거라고, 사랑이 없는 글이라고 하는 거야, 그랬어요.
그리고 댓글 삭제 당하면서, 어, 내가 쓰는 댓글에 무슨 비난이나 비꼬는 뉘앙스가 있나?라고 생각했어요. 친절하게 글 쓰려고 엄청 노력하는데. ^^

다락방 2012-06-11 15:44   좋아요 0 | URL
상처는 주는 쪽은 몰라도 받는쪽은 민감한 사안이라 내 말이 내가 생각하기에는 거칠지 않아도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상처 받는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내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이라면 일단 기분 나쁘고 시작하는거라 상대의 의견을 제대로 듣는데에는 좀 무리가 따르는 것 같다는게 제가 여러차례 논쟁을 지켜보면서 생각한 겁니다.
거친 단어를 선택하지 않는것, 표현을 부드럽게 하는 것은 논쟁에서도 분명 필요하죠. 그러나 그것들만이 폭력은 아니죠. 분명 저는 내용상의 폭력이 더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서자, 는 것이 아닙니다.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되 그 안에 편견과 비아냥, 집단과 다수에 대한 몰상식한 비약들이 들어있다면, 그건 분명 내용상의 폭력이죠.

그래도 댓글 삭제는 좀 놀라운 반응이었어요. 내 공간에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글이 보여서는 안돼, 라는 마인드인걸까요? 당황스러움을 많이 느끼네요, 요즘은.

건조기후 2012-06-11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론 즐찾공개가 저렇게까지 중요한 문제일까 싶어서 의아하고.. 불특정다수에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자기가 원하는 사람으로 특정지으려고 하는 저 이기적인 모순이 놀라워요. 다른 곳에 비공개까페같은 걸 만들어서 알콩달콩 지내시면 될텐데 굳이 여기서 왜 저러시는지.

즐찾공개는 하든 말든 내 맘인데 알라딘에서 일률적으로 통제하려고 든다면 가끔이나마 하던 서재질도 예전만큼 즐겁지는 않을 것 같아요. 내가 공개하는 것과 공개당하는 것은 다른 문제잖아요. 하여간 지금까지 "진화"해온 독특한 사고체계를 지켜보는 건 나름 흥미-_-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선택권까지 침범하려 드는 모습은 정말 보기 싫고 불쾌해요.

다락방 2012-06-12 10:31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 그런데 그 이기적인 모순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것 같아요. 그런 건의를 하기에 앞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한 것 같은데요, '불특정다수에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커뮤니티'라는 것에 대해서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 역시도 공개를 하든 안하든 그게 제 마음이고 제 선택인데 그걸 알라딘에서 이렇게 하라, 고 통제한다면 정말 화날 것 같아요. 아니 대체 본인의 이기적인 (그러나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생활을 위해서 왜 다른 사람들의 선택이 규제받아야 되는걸까요. 자유를 달라고 부르짖지는 못할망정 이 자유를 없애달라는 요구라니. 전 화나기에 앞서 당황스러웠어요. 이런걸 정말 요구하는건가, 하고 말이지요. 게다가 본인의 의견과는 반대되는 의견의 추천이 많으면 그게 순수한 추천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도 당혹스러웠구요. 정말 한 명이서 여러번 추천한다고 생각하는걸까요?

오픈된 공간에 와서 이걸 제약해다오, 라고 말하지 말고 소규모 모임이 가능한 곳에 가서 그쪽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되네요. 그런 글쓰기와 그런 교류를 원한다면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