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썼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기적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반드시 나를 좋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것은 친구나 연인사이는 물론이고 부모 자식간에도 당연한 게 아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노력이겠지만, 시작하는 것은 작은 호감일텐데, 그 호감이 내가 너에게 생겼다고 해서 너 역시 나에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는 요즘, 어릴 때의 자식이 부모를 따르고 사랑하는 건 무조건적이지만, 그 자식이 자라면서 부모를 미워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부모라도, 자식이 싫어하는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사랑을 주는 일이 가능할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여성학 강의 갔다 모인 여성들과 그리고 선생님까지, 대한민국에서 장녀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절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지금의 젊은 아버지들도 대체적으로 마찬가지다. 나는 지금은 아빠를 따르는 어린 딸들이 좀 더 자라면 아빠를 미워하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아,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어떤 아버지들은 신뢰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아버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 수는 현저히 적을 것이다. 나는 확신한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가장 먼저 만나게되는 한국남성의 전형은 자신의 아버지라고. 내 어머니를 욕되게 하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아들들과는 달리, 여성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한국남자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바깥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기분 나쁜 아저씨들과 한 치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그들도 집을 나서는 순간 그 아저씨들과 같은 아저씨들이며 심지어 집 안에서도 그렇다는 것을.


아, 이야기가 다른 데로 샜는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아빠와 딸 이야기는 아니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소재가 되어 책으로 써지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는 사랑. 정말 엄청난 힘을 가진 것처럼, 모든 것의 답인 것처럼 여겨지는 그 사랑. 그래서 사람들은 그토록이나 사랑 받고 싶고 사랑 하고 싶어하는 것인가보다. 사랑이 너무나 위대해서, 너무나 선이라서. 물론 나는, 사랑이 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랑은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장 많이 오해되는 것이 사랑이고 가장 많이 악용되는 것도 사랑이라고.


친구들과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은 기적이지만,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지독하게 고통이라고.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것이 받는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아마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사랑이라고 해서 받았을 때 무조건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어느 정도의 호감이나 관심은 상대를 기분 좋게 해줄 수도 있고 상대로 하여금 자기애가 생기도록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상대를 사랑한다고 목놓아 외치는 것은 상대를 괴로운 상황으로 밀어넣으며 고통을 주는 것이다. 나는, 정말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건 기쁨이겠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내가 별로 안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를 끈질기게 좋아하고 열망하고 갈망하고 그러는 거, 그건 정말 지독한 고통이다. 차라리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다. 내가 너를 미워하니까 너도 나를 좀 미워하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울부짖고 싶어진다. 아마 경험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그 미친 괴로움을 말이다. 소찬휘 노래 가사중에도 있다.


"차라리 나를 미워해!"


뭐, 내가 말하는 같은 맥락에서 나온 가사는 아니지만. 나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거, 진짜 괴롭다. 

물론 대체적으로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될 일은 별로 없다. 그런 일은 웬만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기적이지만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미워하게 된다면, 그 경우에는 나 역시 처음에는 상대를 좋아했다가 상대의 어떤 반복되는 말과 행동 때문에, 그리고 상대의 지나친 사랑 때문에 내 마음이 짜게 식어버리게 되는 경우에 발생하곤 한다. 첫눈에 반했다고 끈질기게 구애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럴테고, 나를 자기 마음대로 지나치게 이상화 시키는 것도 그럴테고, 헤어진 후에도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반복되어 집착되는 경우에도 그럴테다. 사랑한다고 부르짖어도 나에게는 괴롭힘이고 집착이며 스토킹이다. 집착은, 어떤 집착도 환영받을 수 없다. 나는, 다시 말하지만, 지나친 사랑은 정말 싫다. 지나친 사랑은, 하는 당사자에겐 반드시 보답을 기대하게 만든다. 내가 너를 이만큼이나 사랑하는데, 내가 너를 위해서 이만큼이나 했는데 … 내가 원하지도 않는 일방적인 사랑을 주면서 나에게 응당 마땅히 뭔가 보답받기를 바라는 그 마음은 정말 역하다. 나는 너한테 보답하지도 응답하지도 않을거야, 그러니 제발 나한테 너도 주지 말라고! 그러나 이렇게 집착하는 상대는 내 말을 듣지 않고 들을 생각도 없다. 그저 자신이 하는 말을 내가 들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상대가 내게 말하는 사랑은, 내게는 견딜 수 없는 끔찍한 것이 되어 있다.



소설 속 '조'는 출장 다녀온 애인 '클래리사'과 함께 소풍을 가기로 했다. 좋은 풍경의 자연에서 와인을 따라 마시며 변함없는 사랑을 속삭일 참이었는데, 저기 기구를 타고 있는 어린 아이가 위기에 처했다. 강한 바람에 기구가 날아갈 참이다. 마침 주변에 있던 성인 남성들이 뛰어가 그 기구를 붙잡아 그 안에 혼자 있는 어린 아이를 구해보려고 하지만 강한 바람에 역부족이었고, 그로 인해 인명사고가 발생한다. 이 일은 그 기구를 붙잡고자 했던 당사자 조에게도 그리고 그 일을 목격한 클래리사에게도 충격이다.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 그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친구들과 술자리도 갖고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며 사이 좋게 잠자리에 드는데, 그 때 그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그냥 당신 감정을 이해한다고 말하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나도 같은 감정이니까요. 사랑해요." -p.62



조는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아차렸지만, 나는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독자의 입장에서, 비교적 앞부분의 이 대사는 아직까지 나를 충격에 빠뜨리진 않았다. 그러니까 아이코야, 흔한 불륜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로구나, 했단 말이지. 누구냐고 묻는 클래리사의 말에 잘못 걸려온 전화라고 대답하는 조 때문에, 나는 더욱더 불륜에 확신을 가졌다. 좀전까지 이렇게 좋은 여자가, 이렇게 아름답고 지적인 여자가 나를 사랑해주다니 감탄하던 이 남자가, 그런데 불륜을 저지른다고? 아이고 맙소사 인간이란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가.. 하다가, 아아, 나는 보기좋게 뒤통수를 맞았다. 그러니까, 무슨 책이든 그렇지만, 이 책에 대해서라면 읽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지 않는 쪽이 좋을 것 같다. 내 경우엔 그래서 이 책을 정말 재미있고 쫄깃하게 읽을 수 있었으니까.



처음 강풍에 날아가려는 기구안 어린이를 구하려는 것부터 그리고 그 때 발생한 사고, 그 후의 어떤 죄책감과 트라우마까지도 나는 어휴 너무 긴장되어서,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재미있었다. 그러니까, 죄책감이라든가 트라우마라든가 인간의 고뇌 뭐 그런 얘기를 할 줄 알았고, 이 비극적인 사건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한거다. 그러다 저 전화 한통에, 아 그렇지만 결국 불륜 이야기? 했다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구나! 깨달았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햇던 집착에 대한 아니, 그보다는 망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환장하겠는 건,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데, 나는 너에게 애초에 아무 관심도 없는데, 그런데 너는 나에게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알아, 나도 그래" 라고 해버리는 거다. 와.. 미치겠는 거예요. 아니라고, 아니라니까, 이러지마!!! 




어제, 여동생하고 그런 말을 했다. 나 혼자 건강하다고 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만나주지 않는 여자에게 칼을 휘두른 남자에 대한 기사를 본 뒤 나눈 대화였다. 내가 아무리 정신 건강 꼿꼿하게 유지한다고 해도 내 주변의 누군가가 온전하지 못한 마음 상태라면 그건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인생이란 도로 위에서 내가 모든 교통신호를 잘 지키며 주의를 기울여 운전해도 그 길을 달리는 음주운전자에 의해 다치거나 죽게될 수 있는 거였다. 음주 운전은 술 마시고 운전하는 본인에게 해를 입힐 확률이 가장 높지만, 아주 높은 확률로 그 도로를 함께 달리고 있는 다른 운전자에게 해를 입힐 확률도 높다. 인생이란 도로에서 나는 뜻하지 않게 음주운전자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오늘 달리는 이 길에 음주운전자가 나타날거라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도로 위를 우리가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건, 다른 운전자들도 마찬가지로 신호를 잘 지킬거라는 걸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선을 바꿀 때는 깜빡이를 켜고 초록색 신호면 멈춰 서는 걸 내가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 역시 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어제처럼 차를 타고 도로 위로 나갈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그 길에 갑자기 음주 운전자가 나타나 모든 신호를 무시하고 방향도 무시한 채로 이상한 속도로 달려든다면, 그 길에서 나는 위험에 직면한다. 운이 좋으면 그 자리를 피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운이 나쁘다면 나는 그 차에 치어 큰 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 도로에서 음주 운전자를 만나지 않고 싶은 것처럼, 인생에서 나 역시 음주 운전자를 만나고 싶지 않다. 내가 몇 번이고 얘기했지만, 영혼이 아픈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언제 나에게 해를 입힐 음주 운전자가 될 지 모른다. 천천히 내 영혼을 갉아먹고 나를 지치게 하다가 내 주변까지 다 파괴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조는 괴롭다. 자기에게 닥쳐온 이 사랑이 괴롭다. 고통스럽다. 사랑하는 클래리사에게 오늘의 고통을 다 털어놓고 싶다. 그런데 집에 들어온 클래리사는 조가 원하는 대로의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 고통에 맞장구쳐주지도 않고 들어주지도 않는다. 클래리사가 왜이러지? 조는 그런 클래리사에게 실망한다. 클래리사는 클래리사대로 바깥에서 자신의 일상을 살고 왔다. 일을 했고 사람들을 만났고, 클래리사도 온전히 한사람의 몫을 소화해내는 동안 지치고 힘들었다. 집에 들어오면 그에게 휴식이 있을 줄 알았는데, 조는 졸졸 따라다니면서 자기 이야기만 들어달라고 한다. 잠시만, 잠시만 나 좀 혼자 내버려둬.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다. 

이 지독한 사랑으로 인한 괴로움은 조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는 거. 조를 괴롭히고 그래서 조가 고통받으면, 그건 그대로 바깥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 괴롭힘을 당하는 조의 말과 행동은 괴롭힘을 당하기 전의 조의 말과 행동과는 다르다. 클래리사가 보는 지금의 조는 예전의 조가 아니고, 예전의 조가 아닌 만큼 예전의 사랑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들의 관계는 서서히 파괴된다. 이게 다, 사랑이 한 일이다. 어떤 사랑이, 그러니까 그 사람에게만 사랑이라고 불리워지는 바로 그것이 한 일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견딜 수 없는 사랑인 건, 그래서 내게는 아주 적절해보였다. 읽는 내가 괴롭고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정말이지, 견딜 수 없었거든. 하지마, 사랑 하지마, 사랑 내다버려!, 이런 사랑을 어떻게 견뎌! 날 사랑하지 말라고, 사랑이 반드시 선이 아니라고, 하지말라고! 몇 번이고 울부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언 매큐언의 책 속에 등장하는 여성에 대해 어떤 찜찜함이 있다. 속죄도 어떤 찜찜함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그렇다. 그 찜찜함이 별 다섯을 막는다.


하여간, 사랑이 문제다, 사랑이 문제야. 




나는 널 사랑하지 않아.




병이 있기 위해서는 건강이라는 숨어 있는 개념이 존재해야 했다. - P193

드클레랑보 증후군은 더 밝은 세상을, 사랑이라는 명분을 향해 무모하게 달려드는 정상적인 연인들의 세상을 반영하고 패러디하는 어둡고 비뚤어진 거울이었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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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4-19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인용 문장 소름 돋네요. 아마도 그건 스토커가 아닐까 싶은데…. 이건 다락방 님 리뷰 분위기를 보고 유추..... 왠지 츠바이크 <모르는 여인의 편지>가 생각납니다.....

그마저나 이 리뷰 이달의 리뷰될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9 13:56   좋아요 2 | URL
저 츠바이크의 <체스이야기>와 <낯선 여인의 편지>가 실려있는 문학동네 판으로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서 지금 뭐라고 썼나 찾아볼랬더니 제가 뭐 써놓은 것도 없네요?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연민>이 너무 좋아서 읽었다가 이건 별로 재미없었다.. 입니다.

저 이거 리뷰로 쓴 거 아니고 페이퍼로 쓴건데 잠자냥 님 댓글 읽고 리뷰로 지금 이동시켰거든요? 그 과정에서 별점 매기기가 안되어가지고, 아마 리뷰.. 에서는 제껴질 것 같아요. 아하하하하. 리뷰로 쓸 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적립금의 가능성을 얘기하시면 또 제가 후다닥 옮겨야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돈 좇는 사람)

재미있었지만 스트레스 받는(이건 너무 제 개인적 성향) 소설이엇어요. 좀 여러가지로 충격이었습니다.

잠자냥 2023-04-19 14:08   좋아요 2 | URL
뜨흡.. 그럼 이달의 페이퍼? ㅎ

다락방 2023-04-19 14:10   좋아요 5 | URL
흐음... 이달의 페이퍼가 될만한 페이퍼는 너무 많이 썼는데........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4-19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일단 아버지와 장녀의 관계에 대한 다락방님 진단에 진짜 너무너무 공감했어요.. 제가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가장 가까운 결혼의 모델인 부모님의 결혼생활이 제 결정에 당연히 영향을 끼쳤거든요.. 저는 늘 엄마 입장에 이입해서 함께 억울한 것 같아요!!
다락방님 이야기 읽고 생각해보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지 않거나 혹은 미워하는 것보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는 게 더 괴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한테 이언 매큐언은 항상 줄리언 반스와 짝꿍처럼 함께 떠오르는데 제 마음 속 1순위는 늘 줄리언 반스거든요.. 누가 더 좋아? 어떤 책이 더 좋아? 하면 당연히 줄리언 반스인데.. 뭘 읽고 네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하면 이상하게 이언 매큐언인 것 같아요.. 이 책도 읽어봐야 할 모양입니다!!!

다락방 2023-04-19 14:06   좋아요 2 | URL
저희 가족은 사이가 좋고 아빠랑 제 사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제가 아빠를 향해 가진 감정은 좀 복잡해요. 제 아빠는 친구들이 들으면 ‘너무 좋은 아버지‘이지만, 저는 아빠가 능력이 없기 때문에 엄마를 고생시켰고, 아빠 인생의 가장 큰 운이자 복이 엄마를 만난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아빠가 우리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면 인생 진짜 나락으로 떨어졌을 거고 아주 한심한 뒷방 늙은이가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엄마를 만났고, 엄마가 우리를 낳았고, 그래서 그나마 지금의 아빠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저는 엄마보다 더 엄마의 인생을 억울해하는 것 같아요. 왜 아빠를 만나서... 라고 말이죠. 저는 엄마를 사랑하고 아빠를 원망하고 또 연민합니다. 한국여성이 만나는 한국남성의 전형은 바로 아버지로부터 시작하죠. 으 징그러워요 진짜.

저도 이언 매큐언이라고 하면 어쩐지 줄리언 반스가 함께 떠올라요. ㅎㅎ 왜그런걸까요, 진짜? 잘 모르겠네요? 음. 저는 이언 매큐언의 <칠드런 액트>도 좋았고 지금 이 책도 좋아요. 책먼지 님, 이 책도 읽고 리뷰 써주세요. 책먼지 님으로부터 나올 리뷰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이거 진짜 쫄깃해요. 음.. 스트레스도 좀 받지만, 그건 제 성향 탓이고요.

꼬마요정 2023-04-19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성이 쓴 소설 중에 찜찜함이 없는 여성이 있는 경우가... 별로 없지 않나요? 심지어 여성이 쓴 소설 중에도 찜찜한 경우가 많잖아요... <넛셀>도 찜찜... ㅎㅎㅎ 전 이상하게 김영하 님 소설 속 여성이 좀 찜찜해요. 이언 매큐언 하면 김영하 이렇게 떠오르거든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마치 츠바이크 하면 김소월이 떠오르는 거랑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여튼, 이 책 저는 힘들게 읽었어요. 이 망할 놈의 사랑... 집착을 버려!! 뭐 이러면서요. 그냥 마지막까지 매달려 있던 그이가 제일 불쌍하다고나 할까요... 좋은 일 하다가 그게 뭐예요ㅠㅠ 전 처음에 이 사람이 손을 먼저 놨기 때문에 자기합리화를 하거나 정신분열이 오거나 이런 건 줄 알았거든요. <칠드런 액트> 먼저 읽을 걸 후회하는 중입니다. 다락방 님이 읽으라고 추천하셨는데 ㅎㅎㅎ

다락방 2023-04-19 14:41   좋아요 2 | URL
저는 이 책을 통해 그 증후군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너무 놀라웠고, 그 증후군의 존재도 충격이었고요. 마지막까지 매달려있던 그 남자 아내의 빡침과 속상함 그리고 후회에 대해서도 좀 충격이었어요. 그러니까 ‘저 사람이 죽었으니 저렇겠지‘라던 평범한 추측들이 정작 당사자에게는 어떤 식으로 기억되고 인상을 줄지 모르는 거라는 게 말이죠. 여튼 마지막에 잠깐 나온 남교수와 여제자, 그리고 클래리사의 마지막 편지, 마지막까지 매달려있던 남자의 아내.. 까지 여성들에 대한 찜찜함이 계속 있어요. 사실 저는 <속죄>에서도 브리오니가 그런 말을 하게 했던 것에 대해 이언 매큐언을 미워하고 있습니다. -.-

저 <넛셀>에 대해 뭔가 써놨을 것 같아 찾아봤더니 백자평 써놨는데 이 백자평으로는 책 내용 아무것도 기억 안나네요? 어휴. 도대체 왜 읽고 쓰는건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3-04-19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3-04-19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스포 주의해서 쓰셔가지고 ㅠㅠㅠ 넘나 궁금해서 저도 얼른 주문해야겠어요.

사랑이란게 참 어렵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마음만큼 나를 좋아해주면 참 좋겠는데, 어떻게 화살표는 서로 이리도 엉키고....또 그 무게도 제각각이구요. 근데 전 제일 심난한게 내 맘이 변한다는 거요. 내 맘이. 쿵쿵대는 내 심장이 이제는 고요하고 잔잔하다~~~ 저는 그게 제일 힘들거 같은데, 조가 그런 힘든 일 겪고 있네요.

저도 이 노래 좋아해요. 저는 유승호가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ㅋㅋㅋㅋㅋㅋㅋ 한 30번은 본 거 같아요. 어린이 눈빛이 심상치 않아서요

다락방 2023-04-20 11:50   좋아요 1 | URL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읽었는데 이게 그렇게 읽어야 재미있을 책이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너무 조심한 글이다보니 쓰고 싶은 말을 제대로 쓰지를 못했어요. 이게 그걸 뽝 알려줘야 글이 수루루루루룩 나오는데 말입니다. 단발머리 님이 꼭 읽고 생각나는 걸 또 다 적어주시길 바랍니다.

맞아요, 단발머리 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그 크기만큼만 날 좋아하면 좋겠는데, 그 사이즈가 다르다보니 인간관계는 힘든것 같아요.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도 다르고 말이지요. 역시 가장 완벽한 사랑은 짝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조용히 혼자 아무도 모르게 진행되는 짝사랑. 시작도 나 혼자 끝내는 것도 나 혼자 아파하는 것도 나 혼자. 끝!! ㅎㅎㅎㅎ

전 유승호 어린이일때 봤고, 이 뮤비에서도 여전히 어린이 가 남아있어서.. 초큼 오글거리더라고요? ㅋㅋ 제가 링크할까 하다 말았지만, 사실 저는 ‘수지‘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를 좋아합니다. <널 사랑하지 않아>는 가사나 너무 없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kfkstk 2023-04-23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을 너무 투자하신 듯;; 너무 장문이라서 힛!
 















이번주 영어책 할당량을 읽기 위해 나는 토요일 오후, 책을 들고 까페로 향했다. 집에서는 좀처럼 책을 읽을 수가 없다. 왜그럴까. 이 영어책과 번역본과 아이패드와 사라 아메드의 책을 모두 짊어지고 집을 나서노라니 가방이 넘나 무거워서, 나는 왜 이러는 것인가... 한탄하였지만, 그게 나였다. 발걸음도 무거웁게 나는 일단 교보문고로 향했다.


교보문고에 일단 들른 까닭은, '아니 에르노'의 《젊은 남자》를 읽기 위해서였다. 분량이 적다고들 하니 서서 다 읽고올 셈이었다. 사지 말고, 서점에서 살짝 읽고 오자! 도서관에 신청하면 신간이라 내게로 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터였다. 그렇게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똭 찾았는데,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그래, 비닐 포장이 되어 있었던 거다. 하하하하하.




그래, 이게 맞지, 이게 맞아. 나같은 사람이 있으니 이렇게 얇은 책은 비닐 포장을 하는게 맞지. 나는 책을 제자리에 내려놓고 도서관에 대출예약을 신청했다.


그리고 서점 옆의 까페로 향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두고 책을 꺼냈다. 자, 읽자!




아.. 뽀대나는 책상.

여러분, 토요일 오후에 공부하는 중년 여성 어떤데? 매력 쩔어..


이번에 읽은 챕터2 에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전립선암에 걸린 38세의 남자 이야기를 해줬다. 그는 자신이 사랑에 있어서는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해주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그런데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고, 그래서 자신은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는 못할거라고, 자신은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보다 그들을 떠나는 쪽이 더 쉬웠노라고 말하는 거다. 이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사랑을 다르게 정의하는 게 어떻겠냐고 그에게 묻는다. 사랑이 한 여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게 아니라면? 대신에 사랑을 거기 있어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면 어때?


I asked him a question that he had apparently never thought about: What if love wasn't making a woman happy? What if, instead, we defined love as being there? We know we really cna't make someone else happy all the time. What if your gauge was off, what if simply being there really made them happy, in the long run?" -p.31


오늘 아침 읽은 사라 아메드의 책에서도 행복이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한다는 것을 언급한다. 그러니까 기분 나쁜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 기분이 전염되고 기분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면 그 기분에 전염되는 것. 우리가 어딘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의 분위기가 즐거웠다면 나 역시 그곳에 도착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거다. 


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확률이 더 많다. 모두 알겠지만 행복이란 것은 내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밝은 아침의 새소리와 환한 빛 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는데, 그건 누가 내게 해준 것이 아니다, 내 스스로 한 것이다. 반면에 온갖 짜증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내 감정은 그 짜증을 따라가게 된다. 이런 비극적인 분위기에 나를 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당연히 생긴다. 그 사람을 피한다. 


나는 존재의 행복을 알고, 그리고 믿는다. 그러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에게 무엇을 해주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 행복을 준다. 그들이 내게 무엇을 해주어서가 아니라, 그 무엇도 '나를 위해'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삶을 사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고 나는 정말로 그것이면 충분하다. 내게 더 무엇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내게 무엇을 해주려고 시도할 때 내가 뒤로 물러나기가 더 쉽다. 자신의 삶을 그저 충실히 살아가는 존재,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내가 그 존재를 알고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행복이다. 그러므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사랑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은 나에게는 참이다. 



그러자 몇해전 읽었던 소설, '요시다 슈이치'의《타이베이의 연인들》이 떠올랐다. 외국으로 일하러 가게 되어 남자친구와 점점 소홀해지게 되었고 이제 그것이 더는 사랑이 아닌 것 같았던 주인공은, 그런데 자신이 외국에서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었던게 아닐까, 생각하는 거다.















"앞으로는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식으로 괜히 멋진 척하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앞으로 서로 각자의 길을 열심히 걸어 가서 또 언젠가 어디에서 소중한 친구로 재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

하루카는 시게유키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 지금까지는 "그런 생각은 말고 병을 고치는 데 전념하면 좋겠어"라고 응해왔는데 왜 그런지 더 이상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시게유키의 진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루카의 머릿속에는 내내 사실은 시게유키가 아니라 자신이 그에게 더 기댔던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칠 년 동안 타이완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시게유키라는 존재가 일본에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p.491)



정말 그렇다. 존재가 주는 힘이라는 게 있다.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는 널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없어' 라고 자신을 자꾸 밑바닥으로 끌어당기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자,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딛고 있는 사람이 되자!'라고 생각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내가 단단하게 잘 사는 건, 결국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의 표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에게는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그냥 거기에 있어서, 자기 삶을 묵묵하게 잘 살아주어서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나에게 무얼 더 하지 않아도, 나는 그저 그 존재들만으로 그들을 사랑한다. 



영어책 할당량을 다 읽고 이제 집에 가려고 일어서다가, 내 테이블을 보고 빵터져버렸다. 나란 사람..



왜 잠깐 동안 책 읽었는데 테이블 위는 또 이렇게 가지런하질 못할까? 왜 한시간 있었어도 뒤메질 테이블이 되는거야? 왜 이모양인거야, 왜? 휴.. 어쩔 수 없어 나란 사람... 결혼하고 싶어진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내 뒤 따라다니면서 정리정돈 해줄 사람과...



그러고보니 토요일밤에 유퀴즈 에서 김희애가 한 말이 생각났다. 이부자리 정리정돈을 제발 잘 하라는 잔소리를 자녀들에게 한다는 거였다. 자기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안하는데 이부자리 정리하라는 잔소리는 한다고. 그 때 갑자기 반성이 뽝- 찾아왔다. 나는 이부자리를 정리 안하는 사람.. 그냥 몸 싹 빠져나오는 사람이거든.. 하아- 또 내가 이거 쓰는 순간 즐찾 빠져나가겠지. 으악 이부자리 정리도 안하다니!


사실 이부자리 정리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 없이 살았다. 이부자리 정리를 하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해 불편함을 느껴본 적도 없었다. 김희애는 집에 돌아와 침실에 들어갔을 때 정리된 이부자리를 보면 선물을 받은 기분이지 않냐, 정리하는데 1분도 안걸린다, 라고 하는데 이 모든 말은 참이다. 그러나 나는 딱히 거기에 대해 생각이 없었던 거다. 티비에서는 김희애가 이부자리 정돈하는 자료화면이 나왔다. 여행갔을 때 다른 이들과 방을 함께 쓰고 아침에 깨서는 바로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그동안의 내가 떠올랐다. 나는 한 번도 저렇게 일어나서 이부자리를 정리한 적이 없었는데. 그러니까 가족들, 친구들, 연인들. 누가 됐든 함께 잤을 때 일어나서 내 스스로 이부자리를 깔끔하게 정돈했던 적이 없었던 거다. 그걸 한 번도 인지하지 못하고 여태 살아왔는데, 그 자료화면을 보자 불현듯 나와 함께 잠을 자야 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면서, 어쩌면 그들중에 누군가는 그런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들도 내게 말한 적 없지만, 자신들이 정리하거나(혹은 안하거나) '쟤는 왜 지가 자고나서 정리를 안하지?' 같은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지는 거다. 확실히 정리를 하지 않는 것보다 정리하는 쪽이 더 좋은 인상을 주지 않나. 오, 신이시여. 저는 어떤 삶을 살아온 겁니까?


오늘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엄마에게 이 얘기를 했다. 김희애 얘기 듣고 이부자리 정리 안하는 내 자신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다고. 그러자 엄마가 웃으시면서 "그래서 오늘은 정리했어?" 물으시길래 내가 답했다.


"아니. 반성만 했어, 반성만."


흠흠.

반성만 하고 몸만 쏙 빠져나왔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첫째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도 생각해보았다. 그러니까, 누가 대신 해주는 거에 너무 익숙했던 거라고... 라기에 우리 엄마도 나랑 성격 똑같아서 이부자리 난리도 아니다. 내 침대에는 베개 옆에 읽을, 읽는 책이 몇 권 널브러져 있는데, 요즘 우리 엄마 침대의 베개 옆에는 영어 단어장이 널브러져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걍 똑같은 사람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식물들의 성장을 지켜보자.



상추는 왜이렇게 힘이 없냐?



바질은 잘 자라고 있다.


이건 토마토인데 역시 잘 자라고 있다.


이건 치커리인데 자라는 속도가 무섭다. 다른 것들보다 늦게 심었는데 막 자라고 있음 ㅎㅎ


하아- 콩 어쩌냐 진짜. 너무 잘 자란다. 이거 지붕 뚫을 기세고, 여기 아마존인줄... 


고추. 되게 단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이건 요즘 제일 예쁘고 귀여운 고수다. 다른 식물들과 차별하고 있다 내가. 특히 더 애정을 주고 있는데, 너무 귀여워. 그리고 보이는가, 본잎이 나기 시작했다!




이건 좀 더 가까이서 찍었다. 뾰족뾰족 본잎 나는 나의 고수. 정말이지 귀엽다. 아고 이뿌다, 아고 이뻐라~ 하고 있다. 으하하하.



그리고 월요일 책탑.

















































《연약한 선》은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았다. 사려고 벼르던 책인데 으하하하. 무려 마사 누스바움을 선물 받다니. 나는 마사 누스바움의 칸도 따로 마련해주고 있다. 마사 누스바움 읽은 건 《시적 정의》한 권 뿐인것 같은데, 책장에 따로 칸을 마련해둘 정도로 책은 여러권 가지고 있다. 욕심이 똥구멍까지 찼다. 그래도.. 퇴사하면 다 읽을거야. 언제 퇴사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늘도 출근하니 일을 또 한아름 주는 바람에 지금 퇴사할까? 고민하고 있다.


《아랍의 봄 그 후 10년의 흐름》은 김혜리 기자의 팟빵을 듣고 사게 되었다. 이 팟빵이 너무 좋은게 뭐냐면, 각 분야 지식인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데, 김혜리 기자는 그 모두를 다 알고 있어서 대화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림이면 그림 음악이면 음악 역사면 역사, 누가 어떤 말을 해도 김혜리 기자는 모르는 게 없이 대화가 된다. 나는 죄다 뭔말이야 싶은데 김혜리 기자는 어떻게 이렇게 다 알까? 지식과 지식이 만나서 대화가 되는 걸 듣노라니 겁나 짜릿해진다. 덩달아 나까지 지식인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런 한편, 김혜리 기자에 대해 내가 그동안 관심이 없어서 사실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문화 자본이 나랑은 달랐을 거라는 그런 느낌이 드는 거다. 


나는 보통 누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니가 하는데 나도 한다!' 라는 식으로 임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누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가 아무리 해도 저렇게는 안되겠구나' 하는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전현무가 파김치를 담갔을 때, 전현무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해? 하고 파김치를 담가서 토요일에도 삼겹살과 함께 맛있게 먹었지만, 정희진 쌤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노라면 '내가 아무리 책을 읽어도 정희진 쌤처럼은 될 수 없다' 는 한계를 느끼게 되는거다. 김혜리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김혜리 기자가 각 분야 전문과들과 자연스레 대화하는 걸 듣노라니, 저 사람과 나는 애초에 문화 자본이 달랐겠구나 싶어지고 내가 여기서 아무리 음악과 미술에 관심을 갖는다해도 저렇게 잘 알 수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드는거다. 그저 들으면서 고개 끄덕이고 감탄하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겠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런 내 자신이 못나게 느껴지고 나같은 건 쓰레기야 하게 되는 건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똑똑이와 똑똑이가 만나 똑똑한 대화를 하는 걸 듣는게 너무 좋다. 이렇게 아랍의 봄도 사게 되고!! 지식과 지식이 만나 자연스레 대화가 되는 거 너무 큰 즐거움이다. 비록 참여자가 내가 아니더라도.


흄세의 책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이벤트 하길래 참여해 세 권 받았다. 껄껄. 덕분에 내가 가진 흄세 깔맞춤이 근사해졌다.



《견딜 수 없는 사랑》은 진짜 제목이 안살 수가 없는 제목 아닌가. 제목에 이끌려 며칠전 잠자리에서 들었는데 와 심장 쫄깃해지는 그런 어떤 긴장이 있었단 말이야? 그리고 어젯밤 자기 전에 읽은 부분에서는 완전히 예측을 벗어난 일이 벌어져버려서 아니 이게 뭐야, 정신 똑바로 차리자! 하고는 책을 덮었다. 만약 덮지 않았으면 내처 다 읽어버릴 것 같아서. 너무 궁금했거든. 아니, 이걸 이렇게 진행한다고? 그러면 그 뒤에는?


그간 이언 매큐언의 책을 《속죄》를 포함해 몇 권 읽었고, 읽은 것들 중에서는 《칠드런 액트》를 제일 좋아하긴 했는데, 견딜 수 없는 사랑을 읽고나면 아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읽어봐야 겠지만. 여담인데,


그런데 이언 매큐언 읽으면서 나는 왜 이언 매큐언을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하지 않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의 작품이 후졌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런데 왜 어떤 작가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이언 매큐언을 떠올리지는 않을까? 사실 어제 쫄깃한 견딜 수 없는 사랑을 읽으면서도, 우와- 하면서 읽었지만, 뜬금없이, 누가 비교하라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나는 필립 로스가 더 잘 쓰는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했다.


《악어의 눈》는 첫꼭지만 읽었고,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질 것 같아서, 나중에 더 읽다가 따로 페이퍼를 작성하는 쪽으로 하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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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4-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추, 치커리, 고추... 엄청 솎아내셔야겠는걸요?~~
넘 이쁘고 귀여운데... 그렇더라구요^^ 고추는 한 화분에 한 개, 한 그루? 암튼 그래요~~
흄세 책등이 다 똑같구나 ㅠㅠ
전 저 책들 꽂아놓으면 도통 제목이 안보여요. 꽂아놓으면 진짜 뽀대나는군요~~!
이언 매큐언 저도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네요 같은 생각입니닷^^

다락방 2023-04-18 07:57   좋아요 0 | URL
고추는 한 화분에 심지어 한 개.. 라고요?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고, 잘 크게 하기 위해서 솎아내야 한다는 걸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는데, 아아, 솎아내는 마음.. 같은 것을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좀 더 지켜보다가 솎아내야겠어요. 다들 솎아내야 한다고 하시니 흑흑. 저희 엄마도 계속 솎아내야 한다고 하시고 여동생도 ㅠㅠ 솎아내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 ㅠㅠㅠ

흄세책의 유일한 단점이 그거예요. 책등 보고 책 제목이 안 보여요. 그건 진짜 불만입니다. -.-

blanca 2023-04-17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 저도 김희애 이부자리 ㅋㅋ 그거 완전 와닿았는데...고수가 승이네요. 콩, 저거 좀 있으면 젓가락 같은 걸로 대 만들어 살짝 묶어줘야 해요. 다이소에 그 화분 지지대 같은 게 더 낫겠네요. 이언 매큐언 저도 그렇네요. 신기해요. 필립 로스가 더 잘 쓰죠. 다락방님 얘기에 계속 맞아, 맞아, 그러며 읽었어요.

다락방 2023-04-18 07:56   좋아요 1 | URL
저 이부자리 정리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다가 이번에 보고 완전 쑝갔어요. 머릿속에 사람들 그려가며 이렇게 한다면, 하고 이부자리 정리하는 거 그려보니 너무 근사한거예요! 제가 하지 않았던, 관심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 한다면 진짜 반해버릴 것 같아요. 이제 이부자리 정리하는 사람에게 반하겠어요!! 껄껄.

저 나름 콩에 지지대 해준건데 너무 늦게 해준 바람에 제 스스로 잘 타고 가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들여다볼 때마다 지지대에 기대준답니다. 잘 자라라, 콩아... 잘 자라야 해 ㅠㅠ

건수하 2023-04-17 09: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견딜 수 없는 사랑》 읽으신 책이 아니라 다행이에요.

저는 <이슬람 전사의 탄생> 읽으며 모른다고 생각했던 세계가 안다고 생각했던 세계와 촘촘히 이어져 있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
다. <아랍의 봄 ...> 도 궁금하네요.

참, 상추는... 저렇게 다 키우면 안되고 좀 솎아줘야 크게 자란다고 합니다. 마음 아프시겠지만.... ^^

다락방 2023-04-18 07:54   좋아요 2 | URL
네, 읽은 책이 아닐 뿐더러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후훗. 너무 쫄깃합니다. 물론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오지만 ㅠㅠ 사랑이란 단어는 진짜 함부로 내뱉으면 견딜 수 없어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아랍의 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언제 읽을진 모르겠어요. 또 쌓여갈 책..

상추 솎아줘야 한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가지고 ㅋㅋ 그런데 ㅋㅋ 일단 좀 보고 ㅋㅋㅋ 안솎아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많이 먹고 싶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제가 가급적 월요일마다 제 식물들의 상태를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persona 2023-04-1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오늘 페이퍼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가 제목일 거 같은 이야기에요. 물론 그 책이 무슨 내용인진 모르지만요. ㅎㅎㅎ
오랜만에 뵈니 농장주가 되셨군요. 농사 잘 되기를 기원드립니다. ^^

다락방 2023-04-18 07:53   좋아요 1 | URL
기욤 뮈소의 책은 몇 권 읽긴 했는데 제목 뉘앙스도 다 비슷비슷해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지금 검색해서 줄거리 보고 왔는데 모르겠어요. 그런데 갑자기 읽고 싶어지네요. 기욤 뮈소라면 제가 ‘한 두권 읽으면 더 안읽어도 되는 작가‘라고 분류해두었는데 말입니다. 허허.

농사 잘 되기를 기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치커리와 고추 고수 다 너무 좋아요! >.<

잠자냥 2023-04-17 10: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부자리 정리 저 완전 잘하는데. 오늘 아침도 정리하고 고양이들이 좋아할만한 이불 형태(동굴형)로 해놓고 나왔습니다. 집사2 침대는... 뭐 지가 알아서 하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완전 극과 극)
그러나 부장님 여동생도 그런 거 같은데 저도 그렇지만 그냥 정리하는 거에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도 많답니다(특히 이부자리는 별로 안 어려움-) 그러니 지나간 침대 메이트들 중 누가 부장님 땜에 스트레스 받았을까 걱정은 그냥 접어둬~

흄세 책 저렇게 하나로 모아놓으니까 예쁘네요???
전 저 흄세 시리즈 읽고 나면 바로 되팔게 되더라고요?! 근데 모아놓은 거 보니까 탐나네... 음...

이언 매큐언 저 책 정말 재밌어요?! (기억 1도 안 나니까 다시 읽을까...)
저도 이언 매큐언 여러 권 읽으면서도 진짜 잘 쓰느 작가다! 뭐 이런 생각은 안 들던데 왜일까요...

다락방 2023-04-18 07:49   좋아요 0 | URL
저는 이부자리 정리 안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에도 딱히 신경쓰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정리를 한다 안한다의 개념 자체도 아예 머릿속에 없었어요. 그런데 김희애가 이부자리 정리하는 자료화면 보는데, 저거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저렇게 정리하는 거 보면 마음속에 사랑이 싹틀것 같아요. 왜, 저마다 어떤 매력 포인트가 있잖아요? 별 거 아닌데 나에게만 훅- 오는 그런 거요. 이를테면 제 경우에 등근육과 전완근이 그랬고, 계란 한 손으로 깨는 것도 그랬는데, 이부자리 정돈도 그런 것 같아요. 같이 자고 일어났는데 상대가 이부자리 아무렇지도 않게 정리하면 두 눈이 하트 뿅뿅 될 것 같아요. 멋진듯.. 히융~ ♡

저 흄세 책 팔지도 못해요, 잠자냥 님. 이벤트로 받은 거는 출판사 도장 쾅쾅 찍혀 있어요. 제 책장에 꽂힐 운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언 매큐언의 견딜 수 없는 사랑, 으 견딜 수 없다 견딜 수 없어~ 이러면서 쫄깃하게 읽고 있어요. 다 읽고 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잠자냥 님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언 매큐언 나름 유명하고 언제나 책 팔리는 작가이지만 그런데 이렇게 글 써놓고 나니 아무도 ‘나는 이언 매큐언이 제일 좋아!‘ 하지는 않는 작가네요? 껄껄..

hnine 2023-04-1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심할 틈을 안주시는 일상이네요.

다락방 2023-04-18 07:45   좋아요 0 | URL
제가 몇년전부터 깨달았는데, 저는 가만 있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저를 피곤하게 만듭니다. 아하하하하.

망고 2023-04-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언 매큐언 책 오래전에 꽤 읽었는데 막 잘쓴다 좋아한다 이런 느낌은 없었어요 ‘속죄‘가 가장 기억에 남고 그외에는 희미하네요ㅜㅜ 반면 필립 로스는 불쾌한데 잘 쓰고 막 화내면서 화르륵 써나간거 같은 문장 읽으면 너무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8 07:45   좋아요 0 | URL
저도 속죄가 기억에 남긴 했는데, 그런데 속죄에는 어떤 찜찜함이 저에게 있어요. 그래서 이언 매큐언 소설 중에서 가장 좋냐고 물어보면 저는 아니라고 답하고, 그것과 별개로 <칠드런 액트>가 정말 인상적이긴 했어요. 이것도 아름답고 유쾌한 내용은 결코 아니지만 진짜 대충격 이었거든요.
맞아요, 망고 님! 필립 로스는 진짜 막 어떤 부분에서는 짜증이 나거든요? 저는 <휴먼 스테인> 읽을 때가 정말 그랬는데, 아니 이 아저씨야 꼭 이렇게 써야했냐 ㅠㅠ 막 이래서 화가 났는데, 그러면서도 기가 막히다고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꼰대 아저씨 ㅠㅠ 이러다가도 잘 쓴다.. 이렇게 되고 그래요. 으...

따라쟁이 2023-04-1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정하고 곱게 다락방님을 닮은 화분들이 잘 자리고 있네요. 저의 쌀씨도 싹을 잘 틔웠어요. 이제 조금 더 자라게 한 후에 아버지의 논에 심을 예정입니다.
저의 쌀씨도, 다락방님의 고수도 존재만으로 힘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다락방님은 저를 이언 메큐언에게 안내해주신 분인데! 정작 다락방님은 이언 매큐언을 좋아하지 않았군요!
견딜 수 없는 사랑은 전 출판사 에서 출간한 이런 사랑으로 가지고 있어요.
제목이 왜 이런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락방 2023-04-18 07:43   좋아요 0 | URL
절 닮아서 규칙적이지도 않게 지들 멋대로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 ㅋㅋ 그렇지만 잘 자라고 있는것만큼은 틀림없어서 아주 예뻐요. 특히나 고수에 애정이 듬뿍 갑니다. 얼른 자라라, 고수야! 풍성하게 자라서 베란다 문을 여는 순간 고수향이 베란다 전체에 퍼졌으면 좋겠어요. 꺅 >.<

이언 매큐언 소설 지금 아직 절반도 못읽긴 햇지만 현재까지는 견딜 수 없는 사랑 이라는 제목이 찰떡으로 보여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랑이에요. 저라면 몰래 도망갔을 것 같은, 그런 사랑... 으..

꼬마요정 2023-04-17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다락방 님이 받았어!! 난 떨어졌는데!! 아아 전 왜 추첨운이 없는 걸까요 ㅋㅋㅋㅋ 흄세 이벤트 넘 아쉽... 한 열 명 주지...

글 실컷 읽으면서 와 하다가 흄세 이벤트에서 모든 내용이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이언 매큐언. <견딜 수 없는 사랑>도 좋긴 했는데, 제게 최고는 <속죄>네요. 영화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견딜 수 없는 사랑> 제목 이거보다 다른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안 그런가요? 망할 놈의 사랑이나 고난 같은 사랑... 뭐 이런 거요.

다락방 2023-04-18 07:41   좋아요 2 | URL
흄세 이벤트 되어서 너무 좋아요. 흄세 깔맞춤 되었다는! 껄껄. <악의 길>먼저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전에 이언 매큐언 좀 읽고..

이언 매큐언 책은 지금 현재 읽는 중이므로 어떤 제목이 좋을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런데 현재까지는 저는 ‘견딜 수 없는 사랑‘이 진짜 적절한 제목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화자라면 이 사랑.. 견딜 수 없을 것이므로. 와 완전 대환장 입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물이 사랑한다고 달려들고 집 앞에서 일곱시간씩 기다리고, 너도 이 사랑 느끼잖아!! 이러는데.. ㅠㅠ 이걸 어떻게 견디나요. 주인공이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너무 궁금해요. 이러다 반전이라면 결국 주인공도 이 스토커를 사랑하게 되는게 아닐지... 쫄깃하게 읽고 있습니다!

은오 2023-04-17 2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뒤 졸졸 따라다니면서 정리정돈 해주기 -> 가능
추가로 화장실 다녀올때마다 손 물기 확인하고 돌려보내기 -> 가능
토요일 오후에 공부하는 중년 여성 -> 최고❤️

잠자냥 2023-04-17 21:06   좋아요 5 | URL
모두가 잊어가던 화장실의 추억을…. 재소환

은오 2023-04-17 22:22   좋아요 3 | URL
근데 그거 좀 충격적이라 다들 잊어가는척만 하시고 50년 뒤에도 기억하실듯....(소근소근)

다락방 2023-04-18 07:39   좋아요 5 | URL
아놔 ㅋㅋㅋㅋ 제가 진짜 저한테 무슨짓을 한건지 모르겠네요. 은오 님, 진짜 잊어주시고 공부하는 중년 여성만 기억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오님께는 더러운 여자가 아닌 멋진 여자로만 기억되고 싶습니다!! 엉엉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4-20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히 사랑스러우시(다고 고백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다락방님 ㅋㅋ매력 쩔다가....여러 소유물로(주로 공부와 관련됨)로 흐드러지게 어질러진.책상과 이부자리....반전 매력^^이십니다

다락방 2023-04-20 13:19   좋아요 1 | URL
껄껄 사랑스럽게 느껴지신다면 그건 얄라알라님이 그렇게 봐주시기 때문입니다!! 으하하흐

독서괭 2023-05-06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게 봤어요! 이부자리 얘기를 김희애가 했군요! 저도 몇달 전에 돌돌콩이라는 유튜버 유튜브 보다가 어떤 작가가 “이부자리를 잘 정돈하는 사람“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다던가.. 그런얘길 했다는 걸 듣고 약간 충격받았거든요. 저희집 이부자리 정돈은 남편 담당 ㅋㅋ 뭘 굳이 저렇게 열심히 하나 했는데 다시 보게 됐습니다.. 다시 보게 될 뿐.. 여전히 저는 잘 안 하게 되긴 하더라구요^^;;

다락방 2023-05-08 09:29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뒤로 의식적으로 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껄껄. 그래도 독서괭 님은 남편분이 정돈하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저도 앞으로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면 이부자리 정리 정돈 하는 사람으로 만나야겠어요. (응?) ㅋㅋㅋㅋㅋ
 

어제는 온몸에 미미한 근육통이 찾아왔다. 도대체 이게 뭘까, 이게 뭣 때문에 그럴까. 운동한것도 아닌데 설마 코로나에 걸리려나? 그러기엔 코도 목도 아무렇지도 않은데. 마그네슘을 챙겨먹고 쌍화탕도 한 병 먹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마늘바게뜨+샌드위치+두부조림)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다 꿈을 꿨는데!


꿈에 나는 대학생이었다. 


하아-


사실 나에게 반복되는 악몽 대표적인게 두 개가 있단 말이야? 그 중에 하나가 위기에 처한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 놓이는거고 기다려도 누군가 와서 도와주지 않을거란 걸 알기에 해결방법을 찾는 그런 악몽이고, 다른 하나가 학교에 다니는 거다..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아무튼 학교에 다니면서 어휴 이 강의 언제 다들어, 이 수업 언제 다듣고 졸업하냐.. 막 이런단 말이야. 나에게 학창시절이 딱히 나빴던 건 아닌데, 그런데도 대체적으로 힘든 꿈으로 나에게 나타난다. 어쨌든, 이번 꿈에서 나는 대학생이었고 아마도 졸업반이었던 것 같다. 현실에서의 나는 여대를 다녔지만 꿈에서의 나는 남녀공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동아리 후배중에 잔나비가 있었다. 


.. 네? ..


그 동아리는 음악 동아리였고... (내가?) 아무튼지간에 잔나비는 세계 무슨 경연 대회인지 페스티발인지 아무튼 뭔가를 다녀왔는데, 잔나비는 선배인 나를 혼자 좋아하고 있었고, 나는 그의 마음을 알지만 연하이고 후배이고 그래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던 상황. 그는 대회에 잘 다녀왔고 자기가 금상을 탔노라 말했다. 그래서 학교 강당에서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다. 잔나비가 음악으로 금상을 타왔으니까. 세계 뮤지션들이 창작곡 가지고 모여 겨루는건데 거기서 금상이니 얼마나 대단한가. 그런데 학교에서 나를 찾았다. 대상은 나라는 거다. .. 네?... 내가 대상이라고요?


그러니까, 나는 참가는 못한 채로 곡만 써서 보냈는데 그 곡이 너무 좋아 대상이라는 것.



..네?..


그래서 잔나비가 시무룩해졌고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나는 딱히 내가 곡을 써서 보낸 기억은 나질 않지만.. 흐음, 직접 참가하지 않아도 대상받을 곡을 쓰다니, 천잰가? 이러면서 학교 행사에 참가했다. 그리고 교단에 올라 축하를 받으면서 바로 그걸 얘기하는 거다.


"참가한 것도 아니고 써보낸 곡으로 대상이라니, 전 천재인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속으로 '내가 정말 만들었나? 내가 그랬나? 그런데 왜 어떤 곡인지 기억 안나지?' 이러면서 깼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잔나비까지 나왔지만 로맨스 꿈이 아닌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이야. 왜 잔나비를 그렇게 보내.. 왜 나 천잰가? 이러면서 잔나비 그냥 보내.. 손이라도 잡아보지... 하아......



아무튼 요상한 꿈이었는데 이 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얼까?



그러자 중학교 2학년 때 생각이 났다. 중학시절은 나를 완전히 영어에 눈뜨게 한 시기이기도 팝송에 미치게 한 시기이기도 한데, 좋지 않은 선생님들을 만난 시기이기도 했다. 어쨌든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은 남자이고 영어선생님이었는데, 어느날 숙제로 주제를 주고 표어를 작성해 오라고 했다. 나는 평소에 숙제를 미리미리 잘 해두는 모범생이었고-안하면 잔소리 듣는걸 너무 싫어해서 안하는 애들이 이해가 안갔음- 그러니 그 숙제도 안할 리가 없었는데, 아마도 선생님의 뉘앙스가 할 사람만 하라는 걸로 들렸던건지, 숙제를 내라고 하자 학급의 50명 되는 아이들 중에 제출한 아이가 열명도 안됐던 거다. 그래서 담탱이가 엄청 빡이 쳐가지고 오늘 종례시간까지 다 제출해! 이래가지고 다들 헐레벌떡 표어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게 주제가.. 뭐였더라. 불조심이었나? 예의에 대한 거였던가? 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가지고 쉬는시간에 막 작성해서 짝꿍에게 보여주며 '나 이렇게 할거야' 하니까 짝꿍은 아이참 나는 어떡하지 이런거 진짜 못하겠는데 나도 하나만 만들어줘 이래가지고 그래? 하고 다다다닥 써서 줬고, 그래서 여튼 종례시간에 애들이 선생님에게 그걸 다 제출했더랬다.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날인지 다다음날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표어로 우리반에서 두 명이 상장을 받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가 나고 다른 한 명이 내 짝꿍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짝꿍은 크게 흥분해서, 태어나서 상장 처음 받아본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고맙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츄파츕스를 사줬다 나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리고 담탱이는 나를 따로 선도실로 불렀다. 담탱이가 선도 담당 선생님이어서 선도실에 간거지 나쁜 일을 해서 간 건 아니고, 불러서 갔더니, 내 표어를 제대로 색도화지에 그려오라는 것. 아 쉬바 ㅋㅋㅋㅋㅋㅋㅋㅋ선도실 문에 붙여둔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들보다 숙제 하나 더 생긴거임. 그 날 집에 색도화지 사가지고 가서(그 뭐지 이름 생각 안나는데.. 그... 도화지 말고... 아무튼 그런 거 있다) 포스터물감 가지고 표어 그려가지고 다음날 제출했네. 학교에서 그거 코팅해서 문에 붙여두었더랬다. 그런데 지금은 주제도 뭐였는지 생각이 전혀 안나고 당연히 내가 뭐라고 썼는지도 생각이 안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잔나비 꿈 꾸니까 중학교 2학년으로 돌아가게 됐다. 나, 그냥 막 해도 대상 받고 이러나봐? 그런데 왜 알라딘 리뷰대회 하면 다 떨어져? 왜 60만원 목표로 했는데 빵원 받어??????????? 왜 1등 목표하는데 과자 같은거 받는거야? 


아무튼 잔나비야, 다음엔 나랑 겨루지말고 로맨스하자.


















이 책, 나도 읽어볼까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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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4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4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4-14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하이고 후배인데 왜..! 왜 안 받아들이셨던 겁니까... 아아 내가 다 아쉬워...

다락방 2023-04-14 09:51   좋아요 3 | URL
제 안의 로맨스가 씨가 말라버려가지고... 하아- 다음부턴 꼭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3-04-14 10:00   좋아요 2 | URL
제가 받아줄게요. 저한테 오세요. 잔나비씨, 보고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4 10:04   좋아요 2 | URL
가라, 잔나비야, 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14 09: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아침부터 망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침부터 모니터 보면서 실실 웃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깨알 웃음 포인트가 너무 많음 ㅋㅋㅋㅋㅋㅋㅋ)
회사 사람들이 저 회사 다니는 거 되게 좋아하는 줄 알겠어요. 회사 나오면 모니터 보고 웃는 이상한 인간..ㅋㅋㅋㅋㅋ

근데 너무 신기해요. 어제 다락방 님은 천재가 된 꿈을 꾸고 그 시간에 단발 님은 다락방님 천재라고 글 쓰고 있었다....

다락방 2023-04-14 09:55   좋아요 5 | URL
저 3월달에 책을 너무 안읽어서 큰일이네요. ㅋㅋㅋ 잠자냥 님, 이언 매큐언 신간 읽었어요? 저 어제 자기전에 시작했는데 초반 조금 읽다 잤거든요? 뭔가 대단한게 나올 것 같아요.. 으.. 쫄림요.

제가 잠들기 전에 단발머리 님 페이퍼를 읽고 잤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천재 꿈을 꾼 것 같아요. 으하하 나는 천재인가? 이러면서요. 그런데... 아이큐가 낮아도 천재일 수 있나요? 흐음..

잠자냥 2023-04-14 12:29   좋아요 1 | URL
이언 매큐언 신간 뭐요? <견딜 수 없는 사랑>?
예전에 <이런 사랑>일 때 읽었는데 이젠 기억 1도 안 남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4 12:47   좋아요 2 | URL
앗 이런 사랑이 견딜 수 없는 사랑이었어요?? 그걸 안읽었었나?? 😱

네, 그 첵 맞아요!!

잠자냥 2023-04-14 13:06   좋아요 1 | URL
읽었을 거 같은데....... 다락방님 요즘 갑자기 우르르 나오는 이언 매큐언 책 출판사 달라져서 표지갈이 하거나 개정판으로 나오는 책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낚이지 마!

다락방 2023-04-14 15:25   좋아요 0 | URL
제가 지금 검색해봤는데 제가 읽은 <이런 사랑>은 필립 베송의 이런 사랑 입니다. 이언 매큐언은 안읽은게 맞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제 첫부분 읽는데 완전 낯선 이야기였거든요. 후훗.

저는 <체실 비치에서> 다시 읽고 싶어요. 제가 오래전에 처음 읽었을 때 이해를 잘못했나 싶은 리뷰를 얼마전에 읽었어서요. 읭? 이게 이런 이야기야? 난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고 말이지요.

잠자냥 2023-04-14 16:01   좋아요 0 | URL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44014

구판이 요고에요... 암튼 다락방 님이 뭐라고 쓴 글은 없네요. 다행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4 16:13   좋아요 1 | URL
제가 링크주신 그 표지가 생각나서 읽었나 싶었던건데, 제가 읽은건 비슷한 표지의 <첫사랑 마지막 의식> 이었어요. 이거 단편집.. 대충격이었던.. ㅠㅠ

단발머리 2023-04-14 0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잔나비는 선배인 나를 혼자 좋아하고 있었고, 나는 그의 마음을 알지만 연하이고 후배이고 그래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던 상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미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아, 이 사랑 어쩌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그만 받아주세요.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습니다.

하필이면 링크한 책이 젊은 남자. 아, 잔나비 30대인가요? 그래도 젊다. 우리보다 젊네요. 받아줘요, 이 사랑 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4 10:03   좋아요 2 | URL
제가 어릴 적에는 연하가 접근하면 무조건 칼차단이었어요. 어린노므시키들이 어딜 감히!! 막 이러면서요. 아, 그렇지마는!!! 언젠가부터 연하만 만나고 있더라고요, 제가? 껄껄.
지금의 저에게 쟌나비는 어린 남자는 아니고 젊은 남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젊은 남자, 잔나비.. 샤라라랑~ 누나가, 나이가 좀 많아. 그런데 나이가 많아서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은데 말이야, 그거랑 별개로 누나를 감당할 수 있겠니? 이 누나는... 뭐랄까, 좀 여러가지 의미로다가 벅찬 누나인데 말이야. 웬만한 한국남자가 감당 못할 케이스인데... 흠흠.

아니 에르노의 젊은 남자 너무 읽고싶어져서 지금 단발머리 님께 땡투하고 장바구니 넣었다가 어제 온 책들을 보며 정신차리자고 이를 악 물고 있습니다. 화이팅!!

공쟝쟝 2023-04-14 19:07   좋아요 1 | URL
아니에르노 읽어주세요. 다락방님은 30분이면 읽으실거예요!! >_<// 젊.은.남.자

책먼지 2023-04-14 1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너무 웃었어요ㅋㅋㅋ 회사에서 알라딘 서재 드나들며 음소거 웃음에 통달해가고 있습니다!! 입꼬리 제발 내려가!! 다락방님 일화 읽으며 번뜩 생각난건데 저는 원자력발전 옹호하는 글짓기로 교내대회에서 이겨가지고.. 시대회인가 도대회까지 갔던 거 같은데.. 뭐라고 썼는지 하나도 기억 안나고 자라서 원전 반대주의자(?)가 되었습니다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4 10:30   좋아요 3 | URL
저 말장난 잘 못하거든요? 언어유희 이런것도 잘 못하고, 그러니까 광고 카피 이런거 만들 수 없는 종류의 사람인데... 보시다시피 긴 글 쓰는 사람인데, 저 때는 어쩌자고 저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요. 껄껄.

책먼지 님, 말도 마요. 진짜루.. 저 정말 빻은 말 많이 하는 한심한 사람이었어요. 여성주의 책 읽고 알게 되면서 지난 시절의 저를 많이 반성하기도 하고, 인생의 참진리는 ‘미래는 예측불허‘라는 걸 실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저는 시간이 우리를 있어야 할 곳으로 데려다 줄거라고 생각합니다. 빠샤! 퇴근 시간 이후엔 우리를 집으로 데려다놓겠죠. 껄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4-14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연애 안해도 어디에서나 ˝전 천재인거 같아요˝라고 말하는 다락방님을 좋아합니다. 완전 멋있어.. ^^
원래 천재를 알아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므로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좀만 기다리면 과자 말고 60만원이 똭! 하고 다락방님 품으로..... ^^

다락방 2023-04-14 12:10   좋아요 2 | URL
그런데 제가 아이큐가 평균보다 살짝 낮을 것 같거든요? 그래도.. 천재라고 해도 되는걸까요? 갑자기 의문이 드네요?

천재란 무엇인가..

아무튼 저는 글 써서 돈 버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앞으로 전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3-04-14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라? 잔나비요? 저는 다락방님 이상형이 근육빵빵인 줄 알았는데요 오호🤔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4 12:10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제가 안받아주지 않았습니까. 노근육은 애긔애긔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3-04-14 12:19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구나 납득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4 15:25   좋아요 2 | URL
노근육남은 져스트 프렌드로..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04-16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사랑도 좋지만 대상이 좀 더 좋은 때인가 봐요. 역시 모든 걸 두 손에 거머쥐기는 힘든거죠? ㅎㅎㅎ 저도 제가 어려울 때 도와줄 사람 없다는 불안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제가 능력이 많으면 좋겠어요. 그런 위기를 헤쳐갈 능력이, 그 위기가 안 오게 할 능력이요. 물론 노력하기는 싫어요!! ㅎㅎㅎ 저도 천재였으면 싶지만 현실은 아니라서 받아들입니다. 다락방 님은 아마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스스로 잘 헤쳐나갈 능력이 충분할 거예요. 그리고 더불어 주위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도 줄 거구요. 왜냐면 다락방 님이니까^^

다락방 2023-04-18 08:00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 님, 꼬마요정 님 사고의 흐름이 저와 너무나 같습니다. 내가 어려울 때 도와줄 사람이 없고 그래서 나는 내 스스로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이어지는 과정이요. 저는 인간은 누구나 혼자이고, 누구나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에, 그래서 외로운 동물이고 결국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혼자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꼬마요정 님 말씀처럼 제 스스로 능력을 키우는 게 유일한 방법이죠. 저는 그런 점에서 꼬마요정 님이 아주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꼬마요정 님이야말로 본인을 잘 들여다보고 그래서 해결방법을 찾는 분이신 것 같아요. 주짓수 배우는 것도 다 그 과정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꼬마요정 님은 정말 아주 잘 하고 계세요. 그리고 제가 가진 믿음 중 하나는, 스스로를 잘 돕는 사람의 곁에는 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겁니다. 꼬마요정 님의 앞날은 매우 밝고 힘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빠샤!!
 

어제는 회사에서 아홉시반을 좀 넘겨 나갔다. 일이 있어 그랬다. 매일 있는 일도 아니고 자주 있는 일도 아니지만, 그런데 이 일이 있으면 며칠전부터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 어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현기증도 났다. 보통 나는 두통도 없고 빈혈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거나 하지도 않는데, 그런데도 어제는 하루종일 자꾸 핑- 했다. 동료직원은 점심을 먹고 돌아오면서 쌍화탕을 내밀었다. 쌍화탕이 빈혈에 좋대요, 하면서. 수시로 욱하는 감정이 올라올만큼 스트레스를 깊게 받은 날이었고 아홉시반, 그 모든 일정을 마치고 회사를 나섰다. 그리고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나는 퇴근길 지하철을 좋아한다. 보통은 만원 지하철이어도, 빠르게 갈 수 있는 택시보다 지하철을 선호한다. 택시 안에서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택시 안에서의 시간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하철 안에서라면 다르다. 지하철 안에서라면 무언가를 읽거나 보거나 듣는 일이 가능하다. 어제도 퇴근하고 지하철을 타는게 나에겐 당연한거였는데, 아홉시반에 끝나 나가버리니 몸은 몸대로 피곤했고, 그 시간이면 환승 지하철 시간이 어긋날 경우 집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삼십분만에 집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내 침대는 천국이었다.


이미 열시를 넘긴 시각이었으니 게다가 몸도 피곤했으니 나는 그냥 자야 마땅했는데, 그런데 그냥 자고 싶지 않았다. 내가 이대로 그냥 잔다면, 나는 하루를 온전히 직장인으로 보내는 거 아닌가. 노동자의 모드로 나를 끝낼 수 없다. 나는 퇴근후 사무실을 나서면 노동자모드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 옷을 벗어던져야 한다.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는 것도, 집에서 혼자 좋아하는 티비프로그램을 보면서 술을 마시는 것도 노동자모드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지만, 대체적으로는 책을 펼친다. 침대에 앉아서 읽는 책이란 몇 장을 못넘기고 꾸벅 졸기 일쑤이지만, 그러나 나에게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책을 좋아하는 나, 책 읽는 걸 좋아하는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노동자 모드에서 탈출하는 시간이다. 노동자와 나를 분리하는 시간이다. 노동이 나를 밥도 먹게 하고 술도 마시게 하고 여행도 다니게 하고 책도 사게 하지만, 그러나 그런 노동자모드로 잠들기 전까지 있노라면 잠들어 있는 시간조차도 나는 노동자의 수면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게 정말 싫다. 나를 그렇게 노동자모드로 두고 싶지 않아. 나는 인간이 노동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노동에 허우적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론은 뭐냐면, 어제, 지치도록 일해서 몸이 부서질 것 같고 다크가 무릎까지 내려온 어제도, 책을 기어코 펼쳤다는 거다. 이대로 잠들면 나는 노동자로 잠든다, 책 읽는 나로 돌아오자 얍!!


그렇게 펼친 책은 이것이다.


















아...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이 책을 든 것은 실수였다. 그러니까,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지친 나에게 머리 복잡한 책을 읽게 하지 말고 재미있는 책을 읽게 하자, 하는 생각이었는데, 아니 이게 너무 재미있어져버리는 부분... 진짜 피곤에 찌들어서 눈도 안보이는데 그래도 책을 멀리 떨어뜨려가며 어떻게든 이 책의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 피곤해 그런데 재미있어 엉엉 ㅠㅠ 언제 책을 놓아야 할지를 몰라 한 장만 더, 한 장만 더... 자꾸 이렇게 되어버리고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가고 나는 다시 몇 시간후에 노동자모드를 장착하고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데 너 왜 재미있니.



사람은 자신이 아는 만큼 말할 수 있다. 알아야 말할 수 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쓸 수 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쓸 수 없다. 역시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모르는 것을 어떻게 쓸 수 있겠는가. 그러니 다른 시대적 배경이나 다른 공간적 배경에 대해서 쓰고자 한다면, 그 곳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렇다면 소설가가 가장 많이 알아야 할 건 무엇일까. 무엇을 잘 알아야 소설을 잘 쓸 수 있을까? 나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 인간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소설을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겠지만, 자신이 아는 만큼 쓸 수 있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 소설을 잘 쓸 수 있는게 마땅한 것이다.


그런데 이해는 어떻게 가능한가? 관심으로 가능하다. 내가 타인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일단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한다. 타인이 하는 말, 행동, 그리고 삶이 나아가는 방향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노라면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관심과 이해를 가진 사람이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그 소설이 좋은 소설이 될 것이다.


이사벨 아옌데는 좋은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인물들의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그리고 행동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유복한 환경에서 잘 자라다가 완전히 다른 환경에 내동댕이 쳐졌을 때, 그것을 모험으로 삶아 세상을 관찰하면서, 아 내가 갇혀 있는 삶을 살았구나 삶은 이토록 다양한 것인데, 하고 감탄할 수 있다는 것을 이사벨 아옌데는 알고 있다. 비록 유부남이었지만 그 남자와 함께 했던 동안 자신의 모든 사랑 세포가 살아 숨쉬었음을 알고 있고 그것을 간직할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을 이사벨 아옌데는 알고 있다. 자신이 자란 문화권에서 아름다움과 욕망으로 칭송받을 수 있는 여성학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이사벨 아옌데는 알고 있다.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가 이사벨 아옌데에게는 있고, 그래서 이사벨 아옌데가 쓰는 소설은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사실 나로서는 문장이 살짝 아쉽긴 한데, 그러나 내 취향 혹은 내 기준에서 문장이 살짝 아쉽다 한들,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아니다. 재미있다. 이 책 정말 재미있다. 아직 다 읽지 않았는데 오늘 출근길에는 여전히 전날의 피로로 지쳐있을 나를 위해 사라 아메드를 포기 하고 이사벨 아옌데를 가지고 왔다. 


어제 우리가 그런 얘기 했잖아요? 아니, 내가 했지만.. 어쨌든,

내가 읽는 모든 책들은 나의 철학을 형성한다, 나의 아카이브는 책과 영화이기도 하지만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말들.

이걸 이사벨 아옌데가 안다. 오, 신이시여! 여러분 이 문장 좀 봐!!




미스 로즈는 회계사처럼 정확하게, 아직도 빈의 테너 가수와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그 당시의 괴로움은 지금도 피부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이젠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를 자기 마음속에서 지운 지 벌써 오래전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이름만 중얼거려도 가슴이 쿵쾅거리며 미친 듯이 날뛰었다. 칼 브렛츠너는 그녀의 과거를 이해하는 데, 그리고 그녀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 열쇠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 잠깐의 만남이 그녀의 인생을 결정지었으며, 지금의 그녀가 되게 했던 것이다. 그때처럼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그 사랑 때문에 자기 인생이 어떻게 꼬이게 될 건지 뻔히 알면서도, 역시 그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85



크-

인생을 아는, 사랑을 아는, 철학을 아는 그런 이사벨 아옌데가 아닌가. 아니,

어떤 한 사람이(이건 남자가 될 수도 있고 여자가 될 수도 있다) 나라는 사람의 과거를 이해하는 데, 성격을 형성하는 데 열쇠와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거. 아니, 이런 거 여러분, 우리 너무 잘 알지 않나요? 적어도 나는 안다. 나는 어떤 사람 때문에 기준이 생기기도 했고 성취가 생기기도 했으며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내 인생에 그 사람이 있어서 축이 되었고, 그 사람을 알기 전과 후로 기준이 달라져버렸다. 그 사람은 내 철학의 가장 큰 기준이다. 시간을 몇 번이고 다시 돌린다해도 나는 그를 사랑할 것이었다. 그걸 선택할 것이었다. 미스 로즈가 그런것처럼 그 남자 이후로 다른 남자를 아무도 허락하지 않게 되었지만, 나는 다시 그 사랑을 할 것이었다. 무엇보다 나는 그 사람을 만나고나서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너무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이며 근사한 인간인 것이었다! 잘났던거다!! 그동안 사랑한것보다 어떻게 더 나를 사랑할 수 있는지 대체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안에 나에 대한 사랑 폭 to the 발!! 



아, 어젯밤에 저 문장 읽는데 아니, 책 어떻게 중간에 덮으라고 이런 거 써놓는거야 ㅠㅠ 포스트잇 붙이고 조금 더 읽다가, 아아, 내일 노동자로 살아갈 나를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자, 잠을 자자, 하고는 중간에 똭- 포부도 당당하게!! 책장을 덮고!! 잤다. 그리고 기절해버렸네. 아침에 알람 울려서 아이코 깜짝이야 깨버렸다. 휴....



아직 다 안읽었지만 정말 재미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다. 진짜 재미있다. 캡 재미있다. 

여러분, 소설을 읽자. 소설을 읽으세요. 인간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데 소설만한 게 없다. 소설을 읽자!! 


그리고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떴다.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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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4-12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두번 태어난다고 합니다. 한번은 출생으로, 또 한번은 사회적으로. 사회적 인간의 조건 중에 하나가 노동이지만 그 조건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에서 살고 있어 퇴근할 때 힘들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슬퍼집니다. 조금전에 두번 태어난다고 했는데 세번으로 고쳐야겠어요. 마지막 한번은 관계로 태어난다 라구요.
요즘은 <여자는 인질이다>의 자장에 갇혀있어 자괴감에 빠져있지만 태양을 떠오르게 하는 다락방님의 ‘얍-‘에 기운을 얻어갑니다. ^^

다락방 2023-04-12 11:56   좋아요 1 | URL
제가 다니는 회사는 좋은게 야근이 없거든요. 아 물론 어떤 사정으로 인해 야근을 하게 될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평소에는 칼퇴를 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저녁에 술 마시는 삶이 가능하죠. 한시간만 더 일찍하면 더 좋겠지만..
저는 노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노동을 하고는 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노동이 저를 잡아먹게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잡아먹히지 맙시다. 대디 님, 여자는 인질이다 읽기를 응원합니다. 얍!!

은하수 2023-04-12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혼의집1,2 읽고나서 완전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는데.... 그다음부턴 연결이 안되네요. 그렇게 재밌어요? 저도 다시 아옌데의 책 읽어봐야겠어요! 매일밤 저도 침대에서 책읽는 사람으로 잠들기로 했기 때문에 책을 펼쳤는데 새벽 네시에 눈 떠졌는데 불도 켜놓고 잠들었더라고요ㅠ.ㅠ 다락방님이 노동자 모드 아닌 채로 잠드시는 거 완전 공감돼요!

다락방 2023-04-12 11:58   좋아요 2 | URL
저는 아직 영혼의 집 안샀는데 운명의 딸 읽으면서 너무 좋아서 영혼의 집 얼른 사려고요. 책 읽기가 지루해진 사람이라면 아옌데 읽으면 좋을것 같아요. 아주 그냥 재미가 재미로 연결되는 꿀잼 소설입니다. ㅋㅋㅋ

아, 다들 노동자모드로 잠들지 않기 위해, 다른 나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며 살고 있군요. 아, 짠한 노동자의 삶... 은하수 님, 화이팅!!

독서괭 2023-04-12 1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우리가 그런 얘기 했잖아요? 아니, 내가 했지만.. 어쨌든,˝ -> 이부분에서 빵터지고요 ㅋㅋㅋ
이 책 그렇게 재밌다고요? 아휴 읽고 싶네요.. 그나저나 다락방님, 스트레스 완전 많이 받는 업무 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토닥토닥. 노동자로서 잠들기 싫다, 이거 공감되네요. 저는 일단 퇴근 후 엄마모드로 전환되었다가 자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건 없는 듯 합니다. 하지만 업무/육아에만 하루종일 나를 바치는 게 싫어서 모닝루틴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 너무 피곤하지 않으시면 좋겠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다락방 2023-04-12 12:00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독서괭 님 역시도 나름대로의 다른 나를 지키는 방법을 실천하고 계셨네요. 모닝루틴으로써! ㅋ ㅑ -
노동자모드, 육아모드 외에 또다른 나의 모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필요를 인지하고 찾고 지켜나가야 삶을 힘차게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독서괭 님의 모닝 루틴을 응원합니다. 우리 삶에 지치지 말고 치이지 말고 힘차게 살아봅시다. 빠샤!!

잠자냥 2023-04-12 1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퇴근 후에 노동자 모드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 꼭 저를 보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저도 졸려도 꾸역꾸역 꼭 책 읽고 자거든요. 안 그러면 그날 하루 너무 허망함.
근데 내 안에 나에 대한 사랑 족 to the 발!! 로 읽었어요. ㅋㅋㅋㅋㅋ
-어제 족발 먹은 자 올림.

다락방 2023-04-12 12:01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을 한 장이라도 읽지 않고 그냥 잠들면 그 날이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어요. 나는 일하기 위해 살았는가 싶고 말이지요. 노동자 모드를 끄고 다른 나의 모드를 켜야 합니다.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시간을 자기 전에 허락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나저나 족발, 맛있었겠어요.
아 저는 오늘 와인을 마시고 싶은데 안주를 뭘로 할까요... 고민고민. 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4-12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휴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 어지럽죠😭 문제의 그 일이 얼른 끝났으면!! 다락방님 글 읽으면서 아옌데 소설 떠올려보니 그렇게 많은 인물들이 우다다 등장하는데 그 모든 인물들에 사연과 설득력이 있는 건 확실히 아옌데님의 뛰어난 인간 이해 덕분이 맞는 것 같아요!! 소설의 요소를 아주 단순화해서 쪼갰을 때 인물, 사건, 배경 중에서 저는 인물의 매력에 가장 휘둘리는 것 같거든요.. 다른 게 좀 못해도 인물이 매력있음 멱살잡혀서 소설 끝까지 끌려가는 것 같아요!! 반대로 어떤 기능을 위해 인물을 일회성으로 쓰고 버리는 소설은 정이 잘 안 가더라고요ㅜㅜ 저는 어제 침대에서 시지프 신화를 폈는데.. 그렇게 잠이 잘 오더라고요?? 수면제 필요읍다.. 되게 읽고 싶어서 골랐는데 다른 걸로 외도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아옌데라던지.. 아옌데..???

다락방 2023-04-12 12:03   좋아요 2 | URL
책먼지 님, 맞습니다! 심지어 운명의 딸에서는 칠레에 사는 영국인 가정에서 자라는 칠레 여성과 중국인 남성을 만나게 해서 미국에 보내놓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깨알재미. 스케일도 큰 아옌데 님이십니다. 각 개인에게 주는 스케일도 크고 공간적 배경의 스케일도 큽니다. 크 짱 멋져요!

저도 만약 사라 아메드의 행복의 약속을 펼쳤다면, 한 장도 채 읽지 못하고 기절해버렸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먼지 님에게 잠시 잠깐의 외도를 허합니다. 아옌데, 고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4-12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동자 모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을 읽는다! 멋지네요. 멋져!
책이 재밌어서 읽기도 하지만, 평소와 다른 자신을 가꾸고 싶어 책을 읽게 되는 것도 같아요.
전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가고 싶어 책을 읽나?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곤 했었습니다. 책에 몰입하다 갑자기 고개 들었는데, 내 집인 걸 확인 했을 때, 순간 멍~ 할 때가 있거든요. 다시 조금 전의 세상으로 가고 싶어 막 책을 읽는데, 이게 의식을 하니까 책에 몰입이 안되어가지구선...ㅋㅋㅋ
암튼 이 책이 딱 딴 세상으로 데려가 주는 책이로군요^^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음 갑자기 통증도 유발한답니다.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다락방 2023-04-12 16:40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저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었던 첫번째 이유도 재미요 두번째 이유도 재미요 세번째 이유도 재미였어요. 지금도 가장 큰 건 재미입니다. 책이 재미있어서 읽어요. 재미있잖아요,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 다른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요.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뭐가 됐든 책은 가장 좋은 수단이자 방법인 것 같아요. 후훗.

어제는 지나갔고 저의 어지러움은 사라졌어요. 역시 스트레스였나봐요. 앞으로도 스트레스 관리를 좀 잘해야겠어요. 포기할건 포기하고 체념할 건 체념하는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 길인 것 같아요. 스트레스 받지 않는 오후 보내세요, 책나무 님!

차트랑 2023-04-12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간 잊고있었던 움베르토 에코의 외침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로군요.
‘기호학 이론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은 소설로 써라.‘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스스로 걸출한 소설인 ‘장미의 이름‘을 내놓는 센스를 보여주었던 에코, 소설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자신을 한탄하며 아쉬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다락방 2023-04-12 16:42   좋아요 1 | URL
소설은 그야말로 인간을 이해하는 완벽한 수단이자 예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인간이 있고 그만큼의 다양한 삶이 있죠. 다양한 인간들이 다양한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혼자서는 살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것을 소설은 다 보여주죠. 인간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최고봉에 소설이 있는 것 같아요. 소설 진짜 만세입니다. 아니 세상에, 인생이란 무엇인지 재미있는 이야기로 보여준다니, 이것보다 더 완벽한 게 어디있나요? 껄껄.

차트랑 님, 오랜만입니다!!

chika 2023-04-12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왠만하면 댓글도 잘 안남기고 가는데 오늘의 페이퍼는...!!
좀 더 나이먹고, 혹여 아프기라도 한다면 더 힘들어지는 하루하루인데... 아침에 겨우 책 10여쪽 읽는게 뭐라고.. 생각했던 오늘하루 나의 시작이 왠지 좋아졌어요.
재미있는 책 읽으려면 체력도 좋아야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무튼.
운명의 딸,은 저도 만나고 싶습니다요 ㅎ

다락방 2023-04-12 16:43   좋아요 2 | URL
치카 님의 하루 시작을 좋게 만들어드렸다니, 너무나 다행이네요.
저는 책이 너무 좋고 책을 읽는 게 좋고 책을 읽는 저 자신을 좋아합니다. 이런 자신을 유지해야 비로소 다른 모드의 제 자신도 역할을 다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나, 살아내야만 하는 나는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살아내야 하는 나를 버텨내는 방법을 찾고 또 실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루의 시작이 좋았던만큼 오늘 하루 잠들기전까지 좋은 기분 유지하시기를 바랄게요!!

운명의 딸, 재미있어요 치카 님!!

새파랑 2023-04-12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도 역시 노동자시군요 ㅋ 저도 왠지 야근하고 와서 바로 자면 너무 하루가 허무해서 침대에 누워서 책 몇장이라도 보고 자려고 합니다 ㅋ 가끔은 그냥 책을 베고 자기도 하고 ㅎㅎ

역시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소설이 최고죠~!!

다락방 2023-04-12 16:44   좋아요 2 | URL
맞아요, 새파랑 님! 야근하고 와서 씻고 침대에 누우면 육체의 극도의 쾌락과 편함이 찾아오지만, 그러나 그런 채로 잠이드는 건 굉장히 허무하죠. 졸때 졸더라도 책을 반드시 한 페이지라도 봐야 하는 것입니다. 일에 지쳐 피곤에 찌든 나로 잠들게 할 순 없다!! ㅎㅎㅎㅎ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소설이 짱입니다!!

다락방 2023-04-12 16: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런.
또 명품 페이퍼를 써버렸군... 감출 수 없는 나의 글쓰기 능력을 어쩌란 말인가!

잠자냥 2023-04-12 17:32   좋아요 2 | URL
여기서 조회수 이벤트하면 다부장님 200만원은 금방 받을 텐데!

다락방 2023-04-12 17:41   좋아요 3 | URL
투비는 명품 페이퍼보다는 19금을 쓰거나 그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아-

잠자냥 2023-04-12 17:51   좋아요 3 | URL
그래서 우리가 순댓국 한 그릇 값에 만족해야 하는 거 ㅋㅋㅋㅋ 남은 기간 동안 소주 한병 값 고고 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2 18:13   좋아요 3 | URL
아 너무 티끌모아 티끌이라 힘빠져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3-04-13 1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꾸 이렇게 되어버리고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가고 나는 다시 몇 시간후에 노동자모드를 장착하고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데 너 왜 재미있니.

저는 이 부분에서 버튼 눌려서 한참 웃었습니다. 노동자모드 끄고 독서인 모드로 급전환 가능함을 축하드려요. 고된 일 많으셨을텐데 멋진 저녁상이 펼쳐지는 파라다이스에 도착하셨기를 바라오며 ㅋㅋㅋㅋㅋㅋ 저, 이 책 빌려왔어요. 우리 도서관 책들 거의 새 책인데 너무 헌 책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어서 그런가요?

다락방 2023-04-13 11:41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자기 전에 재미있는 책을 집어드는 것은 좋은데 싫은, 좋은데 그러면 안되는 일입니다. 잠을 .. 자꾸 포기하고 싶어지니까요. 그렇지만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은 또 크나큰 기쁨입니다. 흑흑. 이사벨 아옌데는 강추입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인물들도 생생하고 이사벨 아옌데 아니 역사공부 문화공부 지리공부 다 했나봐요. 세상 똑똑하고 재미있는 책을 썼는데, 게다가 인물들도 다 주체적이고 아무튼 그냥 너무나 좋습니다. 흑흑 ㅠㅠ

난티나무 2023-04-13 0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소설 보관함 슝슝!!
저도 어젯밤 읽던 소설 계속 읽고 싶은데 눈이 막 감겨서 까비 하며 잤어요.^^

다락방 2023-04-13 11:43   좋아요 2 | URL
난티나무 님, 이사벨 아옌데 소설 너무 재미있어요! 이게 영혼의집-운명의딸-세피아빛 초상 순서인데 제가 역순으로 읽고 있네요. 어제 영혼의 집을 주문했어요. 오늘 도착할겁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은오 2023-04-17 22: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요를 한 만번쯤 뉴르고 싶은 페이퍼입니다......🥹 하지만 지하철>택시는 싱기합니다 ㅋㅋㅋㅋ 택시에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지하철에서는 뭔갈 할 수 있기때문에 좋다!! 이런 말 하는 분 첨봐요 ㅋㅋㅋㅋㅋ 역시 다락방님은 정말 건강하고 열정적이고 멋있는분이라는걸 새삼 느끼며 ㅋㅋㅋ

다락방 2023-04-18 08:02   좋아요 3 | URL
저는 택시 안에서는 너무 꼼짝도 못하겠어서. 책도 못읽겠고 스맛폰을 보지도 못하겠고요. 저는 지하철이 좋습니다. 물론 퇴근할 때의 만원 지하철은 사람이 너무 많고 흑흑 ㅠㅠ 또 제가 피곤에 쩔어있기도 하지만 ㅠㅠ 양손가득 무거운 짐이 있는게 아니라면 저는 역시 지하철이 좋습니다. 으하하하.
 

친구들과 새로 시작한 영어책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의 《인생 수업》이다.

이 책의 표지는 오래전부터 자주 봐왔고 베스트셀러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표지며 제목이 진짜 딱 내가 안읽게 생긴 책이 아닌가. 관심도 안주고 살고 있었는데, 정희진의 오디오매거진에서 쌤이 이 책을 극찬하시는 거다. 아주 좋은 책이라고. 오... 그렇다고? 그래서 중고로 사려고 해보았지만 중고들의 상태 너무 낡음이었고, 선생님은 영어로 읽어도 괜찮다, 쉽다.. 고 하시는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친구들에게 우리 다음책은 정희진 쌤 믿고 가보자! 하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이었던 것이었다.

















이번주에 맛보기로 챕터 1까지 읽자, 하였는데 와... 너무 재미없다. 이럴수가. 너무 재미가 없어.. 재미없다. ㅠㅠ

번역본도 재미없고 영어도 재미없고 영어 단어 막 어려운 거 나오는 거 아닌데 해석 잘 안되고, 그래서 번역본 나란히 펼쳐놓고 봐도 여기가 거기인지 찾을 수가 없다. 선생님은 번역도 칭찬하셨는데, 나는 이 번역 글쎄.. 원문과 대조해 찾기가 좀 힘든데? 너무.. 시적인 번역이라 해야 하나 의역이라 해야하나.. 저는 직역 좋아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이 책읽기는 험난할 예정이다. 챕터1 읽어보고 재미있으면 진도 팍팍 뽑으려고 했는데 챕터1 읽는거 너무 힘들었음. 다음주는 챕터2까지만 읽자 친구들아, 해두었다. 


그래도 챕터1까지만 읽고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 사실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는 거 너무 식상한데, 그러니까 사랑이 모든 것의 답인것처럼 모두가 나아가야 할 길인것처럼 그러는거 좀 식상해서 별로인데, 그런데 우리가 이 생을 떠날 때 가져갈 유일한 것이 사랑이라는 것은 참이 아닌가. 한 번도 그걸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만나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서 큰 상실감에 빠졌을 때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하고, 간직하고, 떠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p.20


In facing loss, the people we have worked with realized that love is all that matters. Love is really the only thing we can possess, keep with us, and take with us. -p.4


정말 그렇다.

우리가 아무리 돈을 열심히 벌고 쌓아두어도 죽을 때 그 돈을 가져갈 수는 없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노래의 가사는 참이다.

우리가 모아둔 책도, 옷도 가져갈 수가 없다. 시디도 사둔 집도 가져갈 수 없다. 죽을 때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지만, 그런데 이 책에서 언급한대로, 사랑은 가져갈 수 있지 않나. 죽을 당시에 내 마음에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품고 죽을텐데, 그렇다면 사랑이 진정으로 소유하고 간직하는 것까지 참인지는 모르겠으나, '떠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이지 않나. 


아... 로맨스 소설 읽고 싶다. 

대화로 티키타카 하는 거 읽고 싶다. 무릇 좋아하는 사이에서는 티키타카가 잘 되잖아. 그런거 보는게 큰 기쁨인데.. 쥴리아 퀸이 그런거 잘하는데. 하버드 출신의 로맨스 작가.. 각설하고,


일주일이 지난 현재 나의 텃밭은 점점 찬란해지고 있다. 우선, 서리태 얘기를 하고 싶다. 검정콩 그냥 갖다 심었는데 이게 너무 넝쿨로 자라서 깜짝 놀라가지고 콩이.. 덩굴식물이었어? 하고 검색해보니 서리태가 그렇다는 거다. 나는 덩굴로 자라는 콩을.. 상상도 못했지? 국민학교 때 강낭콩 심었나 그랬을 때 덩굴 아니었는데.. 콩이.. 그래? 축 늘어져 옆으로 자라는 콩에 임시로 지지대 대어주고 다급한 마음에 검색했더니, 서리태 덩굴식물이라는 거예요.. 내가 심은게 서리태야? 하고 엄마랑 다시 콩 꺼내온 통 봤더니 국산 서리태라고 써있는 부분. 


안녕, 덩굴식물아? 나는 내가 키우게 되는게 덩굴.. 일줄은 몰랐어? 일단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지지대 타고 올라가주겠니? 늦어서 미안해..



덩굴식물은 보통 싹이 날 때 지지대를 대어주어야 한다고 한다. 나는... 너무 늦어가지고 ㅠㅠ 미안해, 서리태야 ㅠㅠ


상추도 잘 자라고 있다.


방울토마토도 이렇게 쑥 올라왔다. 이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추 왜 안올라오냐고 애를 태웠는데, 때 되면 이렇게 다 올라오는구먼..


내가 뭘 어떻게 했길래 바질 이렇게 자라는거지. 왜 한쪽에서만 자라는겨.. 이쪽 왜 빈겨...


뒤늦게 레몬밤도 싹이 올라오고 있다. 두 개.. 쪼꼬미..


문제는 페퍼민트인데, 이게 싹이 올라올 기미가 안보인다. 검색해보니 페퍼민트는 싹 틔워내기도 쉽지 않고 키우기도 쉽지 않은 식물이란다. 나는 페퍼민트를 포기했다. 어제 다이소가서 치커리 씨 사다가 이 화분에 뿌렸다. 쌈 싸먹을 때 이제 내 텃밭의 상추와, 고추와, 치커리로 해결하게쒀!!



뭐니뭐니해도 히트는 고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내가 여기에 원래 허브딜을 심었다가 허브딜로 대체 뭘한담 싶어 고수 씨 사다가 뿌렸는데, 며칠안되어 싹이 올라오는 거다. 이게 고수인지 허브딜인지 모르고 있었단 말야? 검색해봐도 둘이 비슷해서 내가 구분할 수가 없는 거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이것이 고수라는걸!! 왜? 향이 다 말해주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싹이 무럭무럭 자라길래 아구 이뿌다, 하고 퇴근하고 들여다보는데 확- 고수향이 나는거다. 나 진짜 소리내서 깔깔 웃었네. 너무 예쁘고 귀엽다. 세상에. 여러분 그거 알아요? 고수를 심으면 고수 향이 나요!! ㅎㅎ


그런데 왜 잎이 이 모양이지? 내가 아는 고수는 이런 잎이 아닌데? 하고 검색해보니 싹은 이렇게 나오고 이제 저 사이로 본잎이 나오기 시작할거란다. 그런데 검색해서 알게된 또다른 중요한 사실은, 베란다 텃밭에서 고수가 자라기는 쉽지 않다는 것. 어쩌다 본잎이 하나 나와도 그게 우리가 시중에서 만나는 고수처럼 무성하게 자라질 않는다는 거다. 흐음. 여튼 나는 계속 지켜봐야지.


고수에서 왜 고수향이 나냐고 하시면 고수씨를 심었기 때문이라고... 고수 씨를 심었더니 싹이 나고 거기서 고수향 나는거 진짜 너무 좋으네 ㅋㅋㅋ 이게 본잎과 향이 다르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고수향이다, 이거. 엄마도 이거 향 난다고 하시고 남동생도 울집 왔다가, 어떡하냐 이렇게 고수향 나서? 막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 진짜 세상 예쁘다. 고수를 심은건 진짜 너무 잘한 짓인것 같다. 고수야, 본잎까지 틔워내며 잘 자라라... 너무 귀여움, 너무 예쁨. 수시로 들여다보고 있다. 내가 베란다 나가면 또 보러 가냐? 어김없이 엄마랑 아빠가 물으시고 응, 우리 잎사구들 보러가야지~ 막 이런다. ㅋㅋㅋㅋ 


냉장고에 똠양꿍 밀키트 있지롱. 고수야, 무럭무럭 자라라, 똠양꿍 밀키트에 널 넣어주마. 

여동생도 고수 향 맡으러 오고 싶다고 한다. 똠양꿍 끓여서 고수 넣어먹자고 ㅋㅋㅋㅋ 자라라, 고수야, 자라라!!

아아 인간이란 무엇인가. 먹기 위해 키우는 나란 인간... 하늘이시여!























김이설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누구도 울지 않는 밤》단편집. 책탑에 포함되지 않은 건 책탑 사진 찍고 책 집으로 옮기고 있는데 도착한 선물이었기 땜시롱. 이렇게 한 권만 똭- 살짝 훑는데 스토킹 폭력.. 이 소재가 되기도 한 것 같다.


《참깨와 백합 그리고 독서에 관하여》는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 읽다가 궁금해진 책. 케이트 밀렛이 아주 욕 한바가지 해둔 작가이다. 왜, 도대체 얼마나 빻았길래, 나도 같이 욕해볼려고 샀다.






























《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는 김혜리 기자의 팟빵에서 듣고 사게된 책이다. 너무너무 궁금하다. 팟빵 듣다 보니 필리핀도 아주 문제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리아 레사의 책이다.


《런어웨이》는.. 모험하는 마음으로 샀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의 아가를 집에 데려다주다가 자기가 그 여자인척 한다는 설정이 너무 말도 안되는 것 같아서 '그게 말이 돼?' 이런 마음이 있지만, 소설이란 그런 상황을 잘 그려내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가 되어버리기 땜시롱 샀는데, 크게 기대하지는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책들은.. 걍 샀다.



아, 내일 끔찍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서 너무 스트레스다 ㅠㅠ 싫어 ㅠㅠ

사람은 세상을 혼자 사는게 아니다 보니까 스트레스 받는 일정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도 된다. 싫다고 몸부림을 아무리 쳐봤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겪어내야 하는.. 좆같은 일이 기다리고 있어. 하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직장이란 무엇인가

돈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똥같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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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3-04-10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놔, 고수향에 빵 터짐요. 나 절대 안 키울래요. 그런데 콩! 와, 저도 다이소 미니 화분 사서 콩 키울래요. 저는요, 나이 들면 해야 하는데 정말 싫은 게 없어지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더 늘더라고요. 성시경도 하고 싶은 거 하나 하려면 하기 싫은 거 아홉 개 해야 하는 거라고 하는 말에 그렇구나, 했네요. 화이팅! 대신 다락방님에게는 멋진 수요일이 올 거잖아요.

다락방 2023-04-10 12:15   좋아요 3 | URL
블랑카 님은 고수 싫어하세요? 저는 좋아해요! 쌀국수랑 똠양꿍에 고수 넣어먹는거 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고수 키우고 싶었는데, 아니 향까지.. 이것은 덤~ 고수가 있으면 고수 향이 나는 건 너무 당연한건데 완전 잊고 있었지 뭐예요? 고수향으로 씐나는 매일 보내고 있습니다. 부디 무럭무럭 자라야 할텐데요.
콩도 심고 고추도 심어보세요, 블랑카 님! 고추도 은근 좋을 것 같지 않아요? 껄껄.

blanca 2023-04-10 13:20   좋아요 1 | URL
저 아시다시피 베트남 쌀국수 중독자인데요. 고수를 썩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막 싫어싫어 이 정도는 아니고요. 그런데 또 어떨 땐 넣어 먹으니 맛있더라고요. 솔직히 고백하면 콩 키우다 죽인 적이 한번 있어서 ㅋㅋ

다락방 2023-04-11 08:36   좋아요 0 | URL
저는 고수 너무 좋아해요, 블랑카 님! 저도 제가 고수를 별로 안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요, 베트남 가서 쌀국수 먹을 때는 그냥 들어있었거든요. 물론 식당마다 다르지만. 그런데 먹다보니 괜찮고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좋아지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쌀국수 먹으러 가면 고수 달라고 해서 넣어 먹어요. 그러면 제가 막 베트남에 와있는 기분 같고 막 그래요. 히히히히히.

잠자냥 2023-04-10 1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생수업>은 알라딘 중고로 2천원까지 내려간 게 나왔어서 사볼까....하다가 공쟝쟝이 명상치유책 같다고 쓴 거 보고 걍 마음을 접었는데, 역시 잘 접은 거 같습니다. 아무리 희진쌤이라지만..... 이건 안 읽을래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전에 <선과 모터사이클> 사두고 아직 안 읽음.....뭐 그런 책이 한두 권이겠냐만은.....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0 12:16   좋아요 4 | URL
인생수업에 대해서라면 우리의 첫 느낌이 맞았는데 정희진 쌤 때문에... 그래도 일단 시작한 거 읽어보겠습니다. 혹시 압니까. 인생 수업 완독하고 제가 인생의 참맛 알아버려 회사 때려치고 명상하는 사람 되어 세상을 돌아다닐지... 나마스떼 ㅋㅋ

선과 모터사이클 박스에서 꺼내자마자 후회했어요. 왜 샀냐, 언제 읽을거라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공쟝쟝 2023-04-10 12:54   좋아요 4 | URL
ㅋㅋㅋ 저도 희진샘 책에서 나온 거 보고 같은 감동 받고 싶어서 샀는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맛이랄까 ㅋㅋㅋ 근데 나 그때 같이 산 상실 수업도 있어요 ㅋㅋㅋㅋ 암튼 걔도 읽긴 할것인데 ㅋㅋㅋ 아움ㅋㅋㅋ🤔 좋긴 좋은데 ㅋㅋㅋ 내가 너무 수프 맛이 아니라 고수와 마라같은 향신료에 익숙한 독자인가봉가…. 🤔🤔

다락방 2023-04-11 08:39   좋아요 0 | URL
저 너무 제취향 아닐 것 같아서 관심도 안두고 있었는데.. 역시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취향까지 따라갈 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선택한 이상 읽어보겠어요. 빠샤!!

따라쟁이 2023-04-10 14: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일요일에 무려 쌀씨를 심었어요. 이번 주 일요일에 다시 만나기로 했어요.

다락방 2023-04-11 08:39   좋아요 0 | URL
쌀의 씨...라니. 벼농사를 짓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꺅!!

공쟝쟝 2023-04-10 15: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화제의 소식에 떠서 다시 왔는데요! 저번 변기부터 자꾸 제목으로 어그로 끄는 거 천재같습니다!! 사랑과 똥이라니…

잠자냥 2023-04-10 17:34   좋아요 2 | URL
변다락방

다락방 2023-04-11 08:40   좋아요 0 | URL
보통 본문 쓴 다음에 제목 정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본문 봐도 제목을 뭘로 할지 생각이 안나서 걍 나오는 단어 두 개를 뺐어요. 사랑과 똥. 샤라라랑~

공쟝쟝 2023-04-11 08:45   좋아요 0 | URL
카피라이터

책먼지 2023-04-10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똠양꿍 밀키트는 살짝 이르지 않나 생각했는데 지난주 사진과 비교해서 애들 자라는 속도 보니 충분히 잡아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집에서 키운 고수로 요리해먹을 수 있다니 너무 좋네요ㅠㅠ (저는 고수 엄청 좋아해서 참기름 넣고 소금간 해서 나물처럼 무쳐먹기도 합니다..) 세탁소에서 보내주는 철사 옷걸이도 지지대로 좋아요!! 쫙 펴면 길이가 꽤 길어집니다!! 집에 식물들 있으면 자꾸 들여다보고 말걸게 되지 않나요? 가족분들 다들 너무 구여우십니다💕 어흑.. 정말 직장이란 뭘까요😭 책탑 높이가 다락방님 스트레스 지수를 말해주는 듯합니다ㅜㅜ

다락방 2023-04-11 08:42   좋아요 1 | URL
똠양꿍 밀키트가 냉동 밀키트라서요 ㅋㅋ 그런데 고수 자라기 기다리다보면 아마 사둔거 먹고 또 사두지 싶어요. 저 똠양꿍 너무 좋아해요 책먼지님. ㅋㅋㅋ 제 손으로 키운 고수를 넣어 먹을 생각에 씐나지만, 고수가 아직 본잎을 틔우지 않아 좀 기다려봐야겠어요. 아 설렌다.. ㅋㅋㅋㅋㅋ

아니 그런데 참기름 넣고 소금간 해서 먹어도.. 맛있나요? 저는 고수 너무 좋아해서 넣고 김밥 만적 있는데 되게 별로였어요. 아, 좋다고 아무데나 막 넣진 말자.. 라는 깨달음을 얻었지요. ㅋㅋㅋㅋㅋㅋㅋ식구들도 그 김밥 다 피했던 ㅋㅋㅋㅋㅋㅋ

저는 책을 또 살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스트레스로 어지러워요... 하하하하하

책먼지 2023-04-11 12:0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수 김밥은 상상초월!!! 저의 레시피는 끓기 직전의 물에 살짝 담궜다가만 뺀다는 생각으로 고수를 데쳐서 물기 쫙 빼고 평소 다른 나물 무치는 요령으로 무치는 것인데 그러면 향이 좀 독특한 나물 먹는 느낌이 됩니다ㅋㅋㅋ 소금이랑 참기름으로만 약하게 간하면 고수맛이 더 잘나는데 여기에 계란반숙 곁들여서 노른자에 비벼먹으면 또 별미입니다!! (간장, 마늘, 홍고추, 매실청, 깨 등등 넣고 본격적으로 무쳐도 됩니다.. 유학 중에 너무 나물 무쳐먹고 싶다고 하니까 한국인 교수님이 알려주셨던 레시피입니다!!)
다락방님 다음주 책탑도 높을 것 같아서 기대반 염려반입니다😭

다락방 2023-04-11 12:07   좋아요 0 | URL
아.. 저 알려주신대로 한 번 고수 무쳐 먹어야겠어요. 너무 궁금합니다. 뭔가 신세계가 열릴 듯한 느낌적 느낌! 그러기 위해서라도 저의 고수는 풍성하게 자라야 하는 것입니다. 자라라, 고수야, 내가 무쳐먹어주마! 음.. 어쩐지 잔인하군요.. 흠흠.

지금 이를 악물고 참고 참고 있습니다. 책 지르지마, 참아, 참아. 이러면서 장바구니 갔다가 나오고 갔다가 나오고.. 아 인생은 정녕 무엇이란 말입니까!

책읽는나무 2023-04-11 0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수향이 나서 껄껄 웃으셨다 해서 화분에 난 싹을 보고, 먹을 생각에 웃으신 건가? 좀 무섭다! 생각 했었거든요. 근데 저도 상추를 두 종류 심어서 몇 번씩 뜯어 먹고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상추 막 자라 올라오면 씨익 저도 웃었네요. 웃었어ㅋㅋㅋ
근데 엄청 많이 심으셨군요? 콩은 잭과 콩나무처럼 엄청 덩굴을 만들며 자랄 듯해 보입니다. 고추는? 햇빛을 하루종일 봐야 잘 자란다고 하던데...작년에 미국에서 프시케님이랑 라로님 남편 분이 텃밭 농사에서 다른 건 수확 했었는데 고추 농사는 망쳤다고 들었어요. 깻잎 농사였나?
암튼 베란다 화분 텃밭 농사 눈길 갑니다^^
고수! 전 고수를 그닥 안 좋아해서^^;;;
바질은 좋아합니다. 바질 잘 키우셔서 바질 페스토 만들어 드세요. 전 몇 년 전 바질 페스토 만들어서 바질 스파게티 해먹었어요.

주말에 서점 갔더니 김이설 작가님 신간이 눈에 띄어 저도 사 왔습니다. 소설은 여전히 어두운가 보군요^^

다락방 2023-04-11 08:43   좋아요 1 | URL
ㅋㅋㅋ 먹을 생각에 웃었다기보다 너무 당연한 걸 생각못해서 웃었어요. 고수를 심었으면 고수가 날것이고, 그것이 고수라면 고수향이 날 거라는 당연한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그러다 고수향에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달까요. 뭔가 아주 굉장히 당연한 이치를 눈앞에서 마주한것 같고 여튼 귀엽고 사랑스럽고 그래서 웃었어요. 그래놓고 뜯어먹을 생각하다니 저란 인간은 역시.. 아하하하하.

맞아요, 콩은 진짜 천장 뚫어버릴까봐 무서워요. 껄껄. 얼른 뭐가 됐든 수확해 먹고 싶어요!

저 안그래도 바질 페스토 생각중인데, 그런데 이만큼의 바질로 될까 싶고,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잘할 수 있을까... 여튼 바질 수확되는 양에 따라서 페스토 도전해보겠습니다. 아 얼른 그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감은빛 2023-04-11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파릇파릇 새싹들이 잘 자라고 있군요! 멋져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저 책 출간되었을 때,
사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두께보고 포기했었는데,
과연 엄청난 두께로군요.
4.3 책을 담아갑니다.

다락방 2023-04-13 11:38   좋아요 0 | URL
지금 현재는 잘 자라고 있긴한데, 이게 베란다 텃밭에서는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고수도 본잎을 겨우 하나 틔운 후 사라질 확률도 있기 때문에.. 아무튼 저의 텃밭 현황은 매주 월요일 올릴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4-12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여러모로 피곤한데 ㅋㅋㅋㅋㅋ 저번에 읽을 때도 그랬습니다만 고단한 인생에 위로를 전해주는 고마운 책탑입니다.
다락방님, 오래오래 건강하게 씩씩하게 돈 많이 버시고요 밥 많이, 빵 많이, 커피 많이 마시면서 책탑 사진 계속 올려주세요!

다락방 2023-04-13 11:39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의 고단한 인생에 위로를 전해주는게 책탑 사진이라면, 저는 책을 계속 사서 책탑 사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치 단발머리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책을 산다는듯이... ㅋㅋㅋㅋ

아, 저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씩씩하게 돈 많이 벌고 싶은데, 또 업무상 스트레스가 뽝- 오면 다 때려쳐, 때려쳐 이렇게 되어가지고...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리 화이팅이요, 단발머리 님!

그레이스 2023-04-14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싹들 넘 예뻐요
저는 바질 싹 나는것만 보고 무심히 대했다가 말라버렸어요^^

다락방 2023-04-18 08:03   좋아요 0 | URL
새싹들 너무 예쁘죠? 저도 하나하나 다 너무 예쁘더라고요. 콩은 좀 무섭게 자라고 있긴 하지만.. 특히 고수가 너무 예뻐서 미치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