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영어책 할당량을 읽기 위해 나는 토요일 오후, 책을 들고 까페로 향했다. 집에서는 좀처럼 책을 읽을 수가 없다. 왜그럴까. 이 영어책과 번역본과 아이패드와 사라 아메드의 책을 모두 짊어지고 집을 나서노라니 가방이 넘나 무거워서, 나는 왜 이러는 것인가... 한탄하였지만, 그게 나였다. 발걸음도 무거웁게 나는 일단 교보문고로 향했다.


교보문고에 일단 들른 까닭은, '아니 에르노'의 《젊은 남자》를 읽기 위해서였다. 분량이 적다고들 하니 서서 다 읽고올 셈이었다. 사지 말고, 서점에서 살짝 읽고 오자! 도서관에 신청하면 신간이라 내게로 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터였다. 그렇게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똭 찾았는데,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그래, 비닐 포장이 되어 있었던 거다. 하하하하하.




그래, 이게 맞지, 이게 맞아. 나같은 사람이 있으니 이렇게 얇은 책은 비닐 포장을 하는게 맞지. 나는 책을 제자리에 내려놓고 도서관에 대출예약을 신청했다.


그리고 서점 옆의 까페로 향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두고 책을 꺼냈다. 자, 읽자!




아.. 뽀대나는 책상.

여러분, 토요일 오후에 공부하는 중년 여성 어떤데? 매력 쩔어..


이번에 읽은 챕터2 에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전립선암에 걸린 38세의 남자 이야기를 해줬다. 그는 자신이 사랑에 있어서는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해주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그런데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고, 그래서 자신은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는 못할거라고, 자신은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보다 그들을 떠나는 쪽이 더 쉬웠노라고 말하는 거다. 이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사랑을 다르게 정의하는 게 어떻겠냐고 그에게 묻는다. 사랑이 한 여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게 아니라면? 대신에 사랑을 거기 있어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면 어때?


I asked him a question that he had apparently never thought about: What if love wasn't making a woman happy? What if, instead, we defined love as being there? We know we really cna't make someone else happy all the time. What if your gauge was off, what if simply being there really made them happy, in the long run?" -p.31


오늘 아침 읽은 사라 아메드의 책에서도 행복이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한다는 것을 언급한다. 그러니까 기분 나쁜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 기분이 전염되고 기분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면 그 기분에 전염되는 것. 우리가 어딘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의 분위기가 즐거웠다면 나 역시 그곳에 도착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거다. 


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확률이 더 많다. 모두 알겠지만 행복이란 것은 내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밝은 아침의 새소리와 환한 빛 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는데, 그건 누가 내게 해준 것이 아니다, 내 스스로 한 것이다. 반면에 온갖 짜증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내 감정은 그 짜증을 따라가게 된다. 이런 비극적인 분위기에 나를 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당연히 생긴다. 그 사람을 피한다. 


나는 존재의 행복을 알고, 그리고 믿는다. 그러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에게 무엇을 해주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 행복을 준다. 그들이 내게 무엇을 해주어서가 아니라, 그 무엇도 '나를 위해'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삶을 사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고 나는 정말로 그것이면 충분하다. 내게 더 무엇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내게 무엇을 해주려고 시도할 때 내가 뒤로 물러나기가 더 쉽다. 자신의 삶을 그저 충실히 살아가는 존재,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내가 그 존재를 알고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행복이다. 그러므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사랑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은 나에게는 참이다. 



그러자 몇해전 읽었던 소설, '요시다 슈이치'의《타이베이의 연인들》이 떠올랐다. 외국으로 일하러 가게 되어 남자친구와 점점 소홀해지게 되었고 이제 그것이 더는 사랑이 아닌 것 같았던 주인공은, 그런데 자신이 외국에서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었던게 아닐까, 생각하는 거다.















"앞으로는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식으로 괜히 멋진 척하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앞으로 서로 각자의 길을 열심히 걸어 가서 또 언젠가 어디에서 소중한 친구로 재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

하루카는 시게유키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 지금까지는 "그런 생각은 말고 병을 고치는 데 전념하면 좋겠어"라고 응해왔는데 왜 그런지 더 이상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시게유키의 진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루카의 머릿속에는 내내 사실은 시게유키가 아니라 자신이 그에게 더 기댔던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칠 년 동안 타이완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시게유키라는 존재가 일본에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p.491)



정말 그렇다. 존재가 주는 힘이라는 게 있다.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는 널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없어' 라고 자신을 자꾸 밑바닥으로 끌어당기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자,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딛고 있는 사람이 되자!'라고 생각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내가 단단하게 잘 사는 건, 결국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의 표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에게는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그냥 거기에 있어서, 자기 삶을 묵묵하게 잘 살아주어서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나에게 무얼 더 하지 않아도, 나는 그저 그 존재들만으로 그들을 사랑한다. 



영어책 할당량을 다 읽고 이제 집에 가려고 일어서다가, 내 테이블을 보고 빵터져버렸다. 나란 사람..



왜 잠깐 동안 책 읽었는데 테이블 위는 또 이렇게 가지런하질 못할까? 왜 한시간 있었어도 뒤메질 테이블이 되는거야? 왜 이모양인거야, 왜? 휴.. 어쩔 수 없어 나란 사람... 결혼하고 싶어진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내 뒤 따라다니면서 정리정돈 해줄 사람과...



그러고보니 토요일밤에 유퀴즈 에서 김희애가 한 말이 생각났다. 이부자리 정리정돈을 제발 잘 하라는 잔소리를 자녀들에게 한다는 거였다. 자기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안하는데 이부자리 정리하라는 잔소리는 한다고. 그 때 갑자기 반성이 뽝- 찾아왔다. 나는 이부자리를 정리 안하는 사람.. 그냥 몸 싹 빠져나오는 사람이거든.. 하아- 또 내가 이거 쓰는 순간 즐찾 빠져나가겠지. 으악 이부자리 정리도 안하다니!


사실 이부자리 정리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 없이 살았다. 이부자리 정리를 하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해 불편함을 느껴본 적도 없었다. 김희애는 집에 돌아와 침실에 들어갔을 때 정리된 이부자리를 보면 선물을 받은 기분이지 않냐, 정리하는데 1분도 안걸린다, 라고 하는데 이 모든 말은 참이다. 그러나 나는 딱히 거기에 대해 생각이 없었던 거다. 티비에서는 김희애가 이부자리 정돈하는 자료화면이 나왔다. 여행갔을 때 다른 이들과 방을 함께 쓰고 아침에 깨서는 바로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그동안의 내가 떠올랐다. 나는 한 번도 저렇게 일어나서 이부자리를 정리한 적이 없었는데. 그러니까 가족들, 친구들, 연인들. 누가 됐든 함께 잤을 때 일어나서 내 스스로 이부자리를 깔끔하게 정돈했던 적이 없었던 거다. 그걸 한 번도 인지하지 못하고 여태 살아왔는데, 그 자료화면을 보자 불현듯 나와 함께 잠을 자야 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면서, 어쩌면 그들중에 누군가는 그런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들도 내게 말한 적 없지만, 자신들이 정리하거나(혹은 안하거나) '쟤는 왜 지가 자고나서 정리를 안하지?' 같은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지는 거다. 확실히 정리를 하지 않는 것보다 정리하는 쪽이 더 좋은 인상을 주지 않나. 오, 신이시여. 저는 어떤 삶을 살아온 겁니까?


오늘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엄마에게 이 얘기를 했다. 김희애 얘기 듣고 이부자리 정리 안하는 내 자신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다고. 그러자 엄마가 웃으시면서 "그래서 오늘은 정리했어?" 물으시길래 내가 답했다.


"아니. 반성만 했어, 반성만."


흠흠.

반성만 하고 몸만 쏙 빠져나왔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첫째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도 생각해보았다. 그러니까, 누가 대신 해주는 거에 너무 익숙했던 거라고... 라기에 우리 엄마도 나랑 성격 똑같아서 이부자리 난리도 아니다. 내 침대에는 베개 옆에 읽을, 읽는 책이 몇 권 널브러져 있는데, 요즘 우리 엄마 침대의 베개 옆에는 영어 단어장이 널브러져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걍 똑같은 사람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식물들의 성장을 지켜보자.



상추는 왜이렇게 힘이 없냐?



바질은 잘 자라고 있다.


이건 토마토인데 역시 잘 자라고 있다.


이건 치커리인데 자라는 속도가 무섭다. 다른 것들보다 늦게 심었는데 막 자라고 있음 ㅎㅎ


하아- 콩 어쩌냐 진짜. 너무 잘 자란다. 이거 지붕 뚫을 기세고, 여기 아마존인줄... 


고추. 되게 단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이건 요즘 제일 예쁘고 귀여운 고수다. 다른 식물들과 차별하고 있다 내가. 특히 더 애정을 주고 있는데, 너무 귀여워. 그리고 보이는가, 본잎이 나기 시작했다!




이건 좀 더 가까이서 찍었다. 뾰족뾰족 본잎 나는 나의 고수. 정말이지 귀엽다. 아고 이뿌다, 아고 이뻐라~ 하고 있다. 으하하하.



그리고 월요일 책탑.

















































《연약한 선》은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았다. 사려고 벼르던 책인데 으하하하. 무려 마사 누스바움을 선물 받다니. 나는 마사 누스바움의 칸도 따로 마련해주고 있다. 마사 누스바움 읽은 건 《시적 정의》한 권 뿐인것 같은데, 책장에 따로 칸을 마련해둘 정도로 책은 여러권 가지고 있다. 욕심이 똥구멍까지 찼다. 그래도.. 퇴사하면 다 읽을거야. 언제 퇴사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늘도 출근하니 일을 또 한아름 주는 바람에 지금 퇴사할까? 고민하고 있다.


《아랍의 봄 그 후 10년의 흐름》은 김혜리 기자의 팟빵을 듣고 사게 되었다. 이 팟빵이 너무 좋은게 뭐냐면, 각 분야 지식인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데, 김혜리 기자는 그 모두를 다 알고 있어서 대화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림이면 그림 음악이면 음악 역사면 역사, 누가 어떤 말을 해도 김혜리 기자는 모르는 게 없이 대화가 된다. 나는 죄다 뭔말이야 싶은데 김혜리 기자는 어떻게 이렇게 다 알까? 지식과 지식이 만나서 대화가 되는 걸 듣노라니 겁나 짜릿해진다. 덩달아 나까지 지식인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런 한편, 김혜리 기자에 대해 내가 그동안 관심이 없어서 사실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문화 자본이 나랑은 달랐을 거라는 그런 느낌이 드는 거다. 


나는 보통 누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니가 하는데 나도 한다!' 라는 식으로 임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누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가 아무리 해도 저렇게는 안되겠구나' 하는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전현무가 파김치를 담갔을 때, 전현무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해? 하고 파김치를 담가서 토요일에도 삼겹살과 함께 맛있게 먹었지만, 정희진 쌤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노라면 '내가 아무리 책을 읽어도 정희진 쌤처럼은 될 수 없다' 는 한계를 느끼게 되는거다. 김혜리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김혜리 기자가 각 분야 전문과들과 자연스레 대화하는 걸 듣노라니, 저 사람과 나는 애초에 문화 자본이 달랐겠구나 싶어지고 내가 여기서 아무리 음악과 미술에 관심을 갖는다해도 저렇게 잘 알 수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드는거다. 그저 들으면서 고개 끄덕이고 감탄하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겠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런 내 자신이 못나게 느껴지고 나같은 건 쓰레기야 하게 되는 건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똑똑이와 똑똑이가 만나 똑똑한 대화를 하는 걸 듣는게 너무 좋다. 이렇게 아랍의 봄도 사게 되고!! 지식과 지식이 만나 자연스레 대화가 되는 거 너무 큰 즐거움이다. 비록 참여자가 내가 아니더라도.


흄세의 책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이벤트 하길래 참여해 세 권 받았다. 껄껄. 덕분에 내가 가진 흄세 깔맞춤이 근사해졌다.



《견딜 수 없는 사랑》은 진짜 제목이 안살 수가 없는 제목 아닌가. 제목에 이끌려 며칠전 잠자리에서 들었는데 와 심장 쫄깃해지는 그런 어떤 긴장이 있었단 말이야? 그리고 어젯밤 자기 전에 읽은 부분에서는 완전히 예측을 벗어난 일이 벌어져버려서 아니 이게 뭐야, 정신 똑바로 차리자! 하고는 책을 덮었다. 만약 덮지 않았으면 내처 다 읽어버릴 것 같아서. 너무 궁금했거든. 아니, 이걸 이렇게 진행한다고? 그러면 그 뒤에는?


그간 이언 매큐언의 책을 《속죄》를 포함해 몇 권 읽었고, 읽은 것들 중에서는 《칠드런 액트》를 제일 좋아하긴 했는데, 견딜 수 없는 사랑을 읽고나면 아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읽어봐야 겠지만. 여담인데,


그런데 이언 매큐언 읽으면서 나는 왜 이언 매큐언을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하지 않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의 작품이 후졌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런데 왜 어떤 작가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이언 매큐언을 떠올리지는 않을까? 사실 어제 쫄깃한 견딜 수 없는 사랑을 읽으면서도, 우와- 하면서 읽었지만, 뜬금없이, 누가 비교하라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나는 필립 로스가 더 잘 쓰는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했다.


《악어의 눈》는 첫꼭지만 읽었고,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질 것 같아서, 나중에 더 읽다가 따로 페이퍼를 작성하는 쪽으로 하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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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4-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추, 치커리, 고추... 엄청 솎아내셔야겠는걸요?~~
넘 이쁘고 귀여운데... 그렇더라구요^^ 고추는 한 화분에 한 개, 한 그루? 암튼 그래요~~
흄세 책등이 다 똑같구나 ㅠㅠ
전 저 책들 꽂아놓으면 도통 제목이 안보여요. 꽂아놓으면 진짜 뽀대나는군요~~!
이언 매큐언 저도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네요 같은 생각입니닷^^

다락방 2023-04-18 07:57   좋아요 0 | URL
고추는 한 화분에 심지어 한 개.. 라고요?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고, 잘 크게 하기 위해서 솎아내야 한다는 걸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는데, 아아, 솎아내는 마음.. 같은 것을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좀 더 지켜보다가 솎아내야겠어요. 다들 솎아내야 한다고 하시니 흑흑. 저희 엄마도 계속 솎아내야 한다고 하시고 여동생도 ㅠㅠ 솎아내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 ㅠㅠㅠ

흄세책의 유일한 단점이 그거예요. 책등 보고 책 제목이 안 보여요. 그건 진짜 불만입니다. -.-

blanca 2023-04-17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 저도 김희애 이부자리 ㅋㅋ 그거 완전 와닿았는데...고수가 승이네요. 콩, 저거 좀 있으면 젓가락 같은 걸로 대 만들어 살짝 묶어줘야 해요. 다이소에 그 화분 지지대 같은 게 더 낫겠네요. 이언 매큐언 저도 그렇네요. 신기해요. 필립 로스가 더 잘 쓰죠. 다락방님 얘기에 계속 맞아, 맞아, 그러며 읽었어요.

다락방 2023-04-18 07:56   좋아요 1 | URL
저 이부자리 정리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다가 이번에 보고 완전 쑝갔어요. 머릿속에 사람들 그려가며 이렇게 한다면, 하고 이부자리 정리하는 거 그려보니 너무 근사한거예요! 제가 하지 않았던, 관심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 한다면 진짜 반해버릴 것 같아요. 이제 이부자리 정리하는 사람에게 반하겠어요!! 껄껄.

저 나름 콩에 지지대 해준건데 너무 늦게 해준 바람에 제 스스로 잘 타고 가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들여다볼 때마다 지지대에 기대준답니다. 잘 자라라, 콩아... 잘 자라야 해 ㅠㅠ

건수하 2023-04-17 09: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견딜 수 없는 사랑》 읽으신 책이 아니라 다행이에요.

저는 <이슬람 전사의 탄생> 읽으며 모른다고 생각했던 세계가 안다고 생각했던 세계와 촘촘히 이어져 있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
다. <아랍의 봄 ...> 도 궁금하네요.

참, 상추는... 저렇게 다 키우면 안되고 좀 솎아줘야 크게 자란다고 합니다. 마음 아프시겠지만.... ^^

다락방 2023-04-18 07:54   좋아요 2 | URL
네, 읽은 책이 아닐 뿐더러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후훗. 너무 쫄깃합니다. 물론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오지만 ㅠㅠ 사랑이란 단어는 진짜 함부로 내뱉으면 견딜 수 없어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아랍의 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언제 읽을진 모르겠어요. 또 쌓여갈 책..

상추 솎아줘야 한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가지고 ㅋㅋ 그런데 ㅋㅋ 일단 좀 보고 ㅋㅋㅋ 안솎아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많이 먹고 싶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제가 가급적 월요일마다 제 식물들의 상태를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persona 2023-04-1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오늘 페이퍼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가 제목일 거 같은 이야기에요. 물론 그 책이 무슨 내용인진 모르지만요. ㅎㅎㅎ
오랜만에 뵈니 농장주가 되셨군요. 농사 잘 되기를 기원드립니다. ^^

다락방 2023-04-18 07:53   좋아요 1 | URL
기욤 뮈소의 책은 몇 권 읽긴 했는데 제목 뉘앙스도 다 비슷비슷해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지금 검색해서 줄거리 보고 왔는데 모르겠어요. 그런데 갑자기 읽고 싶어지네요. 기욤 뮈소라면 제가 ‘한 두권 읽으면 더 안읽어도 되는 작가‘라고 분류해두었는데 말입니다. 허허.

농사 잘 되기를 기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치커리와 고추 고수 다 너무 좋아요! >.<

잠자냥 2023-04-17 10: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부자리 정리 저 완전 잘하는데. 오늘 아침도 정리하고 고양이들이 좋아할만한 이불 형태(동굴형)로 해놓고 나왔습니다. 집사2 침대는... 뭐 지가 알아서 하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완전 극과 극)
그러나 부장님 여동생도 그런 거 같은데 저도 그렇지만 그냥 정리하는 거에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도 많답니다(특히 이부자리는 별로 안 어려움-) 그러니 지나간 침대 메이트들 중 누가 부장님 땜에 스트레스 받았을까 걱정은 그냥 접어둬~

흄세 책 저렇게 하나로 모아놓으니까 예쁘네요???
전 저 흄세 시리즈 읽고 나면 바로 되팔게 되더라고요?! 근데 모아놓은 거 보니까 탐나네... 음...

이언 매큐언 저 책 정말 재밌어요?! (기억 1도 안 나니까 다시 읽을까...)
저도 이언 매큐언 여러 권 읽으면서도 진짜 잘 쓰느 작가다! 뭐 이런 생각은 안 들던데 왜일까요...

다락방 2023-04-18 07:49   좋아요 0 | URL
저는 이부자리 정리 안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에도 딱히 신경쓰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정리를 한다 안한다의 개념 자체도 아예 머릿속에 없었어요. 그런데 김희애가 이부자리 정리하는 자료화면 보는데, 저거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저렇게 정리하는 거 보면 마음속에 사랑이 싹틀것 같아요. 왜, 저마다 어떤 매력 포인트가 있잖아요? 별 거 아닌데 나에게만 훅- 오는 그런 거요. 이를테면 제 경우에 등근육과 전완근이 그랬고, 계란 한 손으로 깨는 것도 그랬는데, 이부자리 정돈도 그런 것 같아요. 같이 자고 일어났는데 상대가 이부자리 아무렇지도 않게 정리하면 두 눈이 하트 뿅뿅 될 것 같아요. 멋진듯.. 히융~ ♡

저 흄세 책 팔지도 못해요, 잠자냥 님. 이벤트로 받은 거는 출판사 도장 쾅쾅 찍혀 있어요. 제 책장에 꽂힐 운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언 매큐언의 견딜 수 없는 사랑, 으 견딜 수 없다 견딜 수 없어~ 이러면서 쫄깃하게 읽고 있어요. 다 읽고 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잠자냥 님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언 매큐언 나름 유명하고 언제나 책 팔리는 작가이지만 그런데 이렇게 글 써놓고 나니 아무도 ‘나는 이언 매큐언이 제일 좋아!‘ 하지는 않는 작가네요? 껄껄..

hnine 2023-04-1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심할 틈을 안주시는 일상이네요.

다락방 2023-04-18 07:45   좋아요 0 | URL
제가 몇년전부터 깨달았는데, 저는 가만 있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저를 피곤하게 만듭니다. 아하하하하.

망고 2023-04-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언 매큐언 책 오래전에 꽤 읽었는데 막 잘쓴다 좋아한다 이런 느낌은 없었어요 ‘속죄‘가 가장 기억에 남고 그외에는 희미하네요ㅜㅜ 반면 필립 로스는 불쾌한데 잘 쓰고 막 화내면서 화르륵 써나간거 같은 문장 읽으면 너무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8 07:45   좋아요 0 | URL
저도 속죄가 기억에 남긴 했는데, 그런데 속죄에는 어떤 찜찜함이 저에게 있어요. 그래서 이언 매큐언 소설 중에서 가장 좋냐고 물어보면 저는 아니라고 답하고, 그것과 별개로 <칠드런 액트>가 정말 인상적이긴 했어요. 이것도 아름답고 유쾌한 내용은 결코 아니지만 진짜 대충격 이었거든요.
맞아요, 망고 님! 필립 로스는 진짜 막 어떤 부분에서는 짜증이 나거든요? 저는 <휴먼 스테인> 읽을 때가 정말 그랬는데, 아니 이 아저씨야 꼭 이렇게 써야했냐 ㅠㅠ 막 이래서 화가 났는데, 그러면서도 기가 막히다고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꼰대 아저씨 ㅠㅠ 이러다가도 잘 쓴다.. 이렇게 되고 그래요. 으...

따라쟁이 2023-04-1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정하고 곱게 다락방님을 닮은 화분들이 잘 자리고 있네요. 저의 쌀씨도 싹을 잘 틔웠어요. 이제 조금 더 자라게 한 후에 아버지의 논에 심을 예정입니다.
저의 쌀씨도, 다락방님의 고수도 존재만으로 힘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다락방님은 저를 이언 메큐언에게 안내해주신 분인데! 정작 다락방님은 이언 매큐언을 좋아하지 않았군요!
견딜 수 없는 사랑은 전 출판사 에서 출간한 이런 사랑으로 가지고 있어요.
제목이 왜 이런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락방 2023-04-18 07:43   좋아요 0 | URL
절 닮아서 규칙적이지도 않게 지들 멋대로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 ㅋㅋ 그렇지만 잘 자라고 있는것만큼은 틀림없어서 아주 예뻐요. 특히나 고수에 애정이 듬뿍 갑니다. 얼른 자라라, 고수야! 풍성하게 자라서 베란다 문을 여는 순간 고수향이 베란다 전체에 퍼졌으면 좋겠어요. 꺅 >.<

이언 매큐언 소설 지금 아직 절반도 못읽긴 햇지만 현재까지는 견딜 수 없는 사랑 이라는 제목이 찰떡으로 보여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랑이에요. 저라면 몰래 도망갔을 것 같은, 그런 사랑... 으..

꼬마요정 2023-04-17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다락방 님이 받았어!! 난 떨어졌는데!! 아아 전 왜 추첨운이 없는 걸까요 ㅋㅋㅋㅋ 흄세 이벤트 넘 아쉽... 한 열 명 주지...

글 실컷 읽으면서 와 하다가 흄세 이벤트에서 모든 내용이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이언 매큐언. <견딜 수 없는 사랑>도 좋긴 했는데, 제게 최고는 <속죄>네요. 영화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견딜 수 없는 사랑> 제목 이거보다 다른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안 그런가요? 망할 놈의 사랑이나 고난 같은 사랑... 뭐 이런 거요.

다락방 2023-04-18 07:41   좋아요 2 | URL
흄세 이벤트 되어서 너무 좋아요. 흄세 깔맞춤 되었다는! 껄껄. <악의 길>먼저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전에 이언 매큐언 좀 읽고..

이언 매큐언 책은 지금 현재 읽는 중이므로 어떤 제목이 좋을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런데 현재까지는 저는 ‘견딜 수 없는 사랑‘이 진짜 적절한 제목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화자라면 이 사랑.. 견딜 수 없을 것이므로. 와 완전 대환장 입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물이 사랑한다고 달려들고 집 앞에서 일곱시간씩 기다리고, 너도 이 사랑 느끼잖아!! 이러는데.. ㅠㅠ 이걸 어떻게 견디나요. 주인공이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너무 궁금해요. 이러다 반전이라면 결국 주인공도 이 스토커를 사랑하게 되는게 아닐지... 쫄깃하게 읽고 있습니다!

은오 2023-04-17 2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뒤 졸졸 따라다니면서 정리정돈 해주기 -> 가능
추가로 화장실 다녀올때마다 손 물기 확인하고 돌려보내기 -> 가능
토요일 오후에 공부하는 중년 여성 -> 최고❤️

잠자냥 2023-04-17 21:06   좋아요 5 | URL
모두가 잊어가던 화장실의 추억을…. 재소환

은오 2023-04-17 22:22   좋아요 3 | URL
근데 그거 좀 충격적이라 다들 잊어가는척만 하시고 50년 뒤에도 기억하실듯....(소근소근)

다락방 2023-04-18 07:39   좋아요 5 | URL
아놔 ㅋㅋㅋㅋ 제가 진짜 저한테 무슨짓을 한건지 모르겠네요. 은오 님, 진짜 잊어주시고 공부하는 중년 여성만 기억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오님께는 더러운 여자가 아닌 멋진 여자로만 기억되고 싶습니다!! 엉엉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4-20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히 사랑스러우시(다고 고백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다락방님 ㅋㅋ매력 쩔다가....여러 소유물로(주로 공부와 관련됨)로 흐드러지게 어질러진.책상과 이부자리....반전 매력^^이십니다

다락방 2023-04-20 13:19   좋아요 1 | URL
껄껄 사랑스럽게 느껴지신다면 그건 얄라알라님이 그렇게 봐주시기 때문입니다!! 으하하흐

독서괭 2023-05-06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게 봤어요! 이부자리 얘기를 김희애가 했군요! 저도 몇달 전에 돌돌콩이라는 유튜버 유튜브 보다가 어떤 작가가 “이부자리를 잘 정돈하는 사람“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다던가.. 그런얘길 했다는 걸 듣고 약간 충격받았거든요. 저희집 이부자리 정돈은 남편 담당 ㅋㅋ 뭘 굳이 저렇게 열심히 하나 했는데 다시 보게 됐습니다.. 다시 보게 될 뿐.. 여전히 저는 잘 안 하게 되긴 하더라구요^^;;

다락방 2023-05-08 09:29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뒤로 의식적으로 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껄껄. 그래도 독서괭 님은 남편분이 정돈하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저도 앞으로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면 이부자리 정리 정돈 하는 사람으로 만나야겠어요. (응?)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