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회사에서 아홉시반을 좀 넘겨 나갔다. 일이 있어 그랬다. 매일 있는 일도 아니고 자주 있는 일도 아니지만, 그런데 이 일이 있으면 며칠전부터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 어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현기증도 났다. 보통 나는 두통도 없고 빈혈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거나 하지도 않는데, 그런데도 어제는 하루종일 자꾸 핑- 했다. 동료직원은 점심을 먹고 돌아오면서 쌍화탕을 내밀었다. 쌍화탕이 빈혈에 좋대요, 하면서. 수시로 욱하는 감정이 올라올만큼 스트레스를 깊게 받은 날이었고 아홉시반, 그 모든 일정을 마치고 회사를 나섰다. 그리고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나는 퇴근길 지하철을 좋아한다. 보통은 만원 지하철이어도, 빠르게 갈 수 있는 택시보다 지하철을 선호한다. 택시 안에서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택시 안에서의 시간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하철 안에서라면 다르다. 지하철 안에서라면 무언가를 읽거나 보거나 듣는 일이 가능하다. 어제도 퇴근하고 지하철을 타는게 나에겐 당연한거였는데, 아홉시반에 끝나 나가버리니 몸은 몸대로 피곤했고, 그 시간이면 환승 지하철 시간이 어긋날 경우 집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삼십분만에 집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내 침대는 천국이었다.


이미 열시를 넘긴 시각이었으니 게다가 몸도 피곤했으니 나는 그냥 자야 마땅했는데, 그런데 그냥 자고 싶지 않았다. 내가 이대로 그냥 잔다면, 나는 하루를 온전히 직장인으로 보내는 거 아닌가. 노동자의 모드로 나를 끝낼 수 없다. 나는 퇴근후 사무실을 나서면 노동자모드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 옷을 벗어던져야 한다.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는 것도, 집에서 혼자 좋아하는 티비프로그램을 보면서 술을 마시는 것도 노동자모드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지만, 대체적으로는 책을 펼친다. 침대에 앉아서 읽는 책이란 몇 장을 못넘기고 꾸벅 졸기 일쑤이지만, 그러나 나에게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책을 좋아하는 나, 책 읽는 걸 좋아하는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노동자 모드에서 탈출하는 시간이다. 노동자와 나를 분리하는 시간이다. 노동이 나를 밥도 먹게 하고 술도 마시게 하고 여행도 다니게 하고 책도 사게 하지만, 그러나 그런 노동자모드로 잠들기 전까지 있노라면 잠들어 있는 시간조차도 나는 노동자의 수면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게 정말 싫다. 나를 그렇게 노동자모드로 두고 싶지 않아. 나는 인간이 노동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노동에 허우적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론은 뭐냐면, 어제, 지치도록 일해서 몸이 부서질 것 같고 다크가 무릎까지 내려온 어제도, 책을 기어코 펼쳤다는 거다. 이대로 잠들면 나는 노동자로 잠든다, 책 읽는 나로 돌아오자 얍!!


그렇게 펼친 책은 이것이다.


















아...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이 책을 든 것은 실수였다. 그러니까,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지친 나에게 머리 복잡한 책을 읽게 하지 말고 재미있는 책을 읽게 하자, 하는 생각이었는데, 아니 이게 너무 재미있어져버리는 부분... 진짜 피곤에 찌들어서 눈도 안보이는데 그래도 책을 멀리 떨어뜨려가며 어떻게든 이 책의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 피곤해 그런데 재미있어 엉엉 ㅠㅠ 언제 책을 놓아야 할지를 몰라 한 장만 더, 한 장만 더... 자꾸 이렇게 되어버리고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가고 나는 다시 몇 시간후에 노동자모드를 장착하고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데 너 왜 재미있니.



사람은 자신이 아는 만큼 말할 수 있다. 알아야 말할 수 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쓸 수 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쓸 수 없다. 역시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모르는 것을 어떻게 쓸 수 있겠는가. 그러니 다른 시대적 배경이나 다른 공간적 배경에 대해서 쓰고자 한다면, 그 곳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렇다면 소설가가 가장 많이 알아야 할 건 무엇일까. 무엇을 잘 알아야 소설을 잘 쓸 수 있을까? 나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 인간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소설을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겠지만, 자신이 아는 만큼 쓸 수 있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 소설을 잘 쓸 수 있는게 마땅한 것이다.


그런데 이해는 어떻게 가능한가? 관심으로 가능하다. 내가 타인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일단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한다. 타인이 하는 말, 행동, 그리고 삶이 나아가는 방향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노라면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관심과 이해를 가진 사람이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그 소설이 좋은 소설이 될 것이다.


이사벨 아옌데는 좋은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인물들의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그리고 행동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유복한 환경에서 잘 자라다가 완전히 다른 환경에 내동댕이 쳐졌을 때, 그것을 모험으로 삶아 세상을 관찰하면서, 아 내가 갇혀 있는 삶을 살았구나 삶은 이토록 다양한 것인데, 하고 감탄할 수 있다는 것을 이사벨 아옌데는 알고 있다. 비록 유부남이었지만 그 남자와 함께 했던 동안 자신의 모든 사랑 세포가 살아 숨쉬었음을 알고 있고 그것을 간직할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을 이사벨 아옌데는 알고 있다. 자신이 자란 문화권에서 아름다움과 욕망으로 칭송받을 수 있는 여성학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이사벨 아옌데는 알고 있다.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가 이사벨 아옌데에게는 있고, 그래서 이사벨 아옌데가 쓰는 소설은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사실 나로서는 문장이 살짝 아쉽긴 한데, 그러나 내 취향 혹은 내 기준에서 문장이 살짝 아쉽다 한들,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아니다. 재미있다. 이 책 정말 재미있다. 아직 다 읽지 않았는데 오늘 출근길에는 여전히 전날의 피로로 지쳐있을 나를 위해 사라 아메드를 포기 하고 이사벨 아옌데를 가지고 왔다. 


어제 우리가 그런 얘기 했잖아요? 아니, 내가 했지만.. 어쨌든,

내가 읽는 모든 책들은 나의 철학을 형성한다, 나의 아카이브는 책과 영화이기도 하지만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말들.

이걸 이사벨 아옌데가 안다. 오, 신이시여! 여러분 이 문장 좀 봐!!




미스 로즈는 회계사처럼 정확하게, 아직도 빈의 테너 가수와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그 당시의 괴로움은 지금도 피부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이젠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를 자기 마음속에서 지운 지 벌써 오래전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이름만 중얼거려도 가슴이 쿵쾅거리며 미친 듯이 날뛰었다. 칼 브렛츠너는 그녀의 과거를 이해하는 데, 그리고 그녀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 열쇠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 잠깐의 만남이 그녀의 인생을 결정지었으며, 지금의 그녀가 되게 했던 것이다. 그때처럼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그 사랑 때문에 자기 인생이 어떻게 꼬이게 될 건지 뻔히 알면서도, 역시 그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85



크-

인생을 아는, 사랑을 아는, 철학을 아는 그런 이사벨 아옌데가 아닌가. 아니,

어떤 한 사람이(이건 남자가 될 수도 있고 여자가 될 수도 있다) 나라는 사람의 과거를 이해하는 데, 성격을 형성하는 데 열쇠와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거. 아니, 이런 거 여러분, 우리 너무 잘 알지 않나요? 적어도 나는 안다. 나는 어떤 사람 때문에 기준이 생기기도 했고 성취가 생기기도 했으며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내 인생에 그 사람이 있어서 축이 되었고, 그 사람을 알기 전과 후로 기준이 달라져버렸다. 그 사람은 내 철학의 가장 큰 기준이다. 시간을 몇 번이고 다시 돌린다해도 나는 그를 사랑할 것이었다. 그걸 선택할 것이었다. 미스 로즈가 그런것처럼 그 남자 이후로 다른 남자를 아무도 허락하지 않게 되었지만, 나는 다시 그 사랑을 할 것이었다. 무엇보다 나는 그 사람을 만나고나서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너무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이며 근사한 인간인 것이었다! 잘났던거다!! 그동안 사랑한것보다 어떻게 더 나를 사랑할 수 있는지 대체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안에 나에 대한 사랑 폭 to the 발!! 



아, 어젯밤에 저 문장 읽는데 아니, 책 어떻게 중간에 덮으라고 이런 거 써놓는거야 ㅠㅠ 포스트잇 붙이고 조금 더 읽다가, 아아, 내일 노동자로 살아갈 나를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자, 잠을 자자, 하고는 중간에 똭- 포부도 당당하게!! 책장을 덮고!! 잤다. 그리고 기절해버렸네. 아침에 알람 울려서 아이코 깜짝이야 깨버렸다. 휴....



아직 다 안읽었지만 정말 재미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다. 진짜 재미있다. 캡 재미있다. 

여러분, 소설을 읽자. 소설을 읽으세요. 인간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데 소설만한 게 없다. 소설을 읽자!! 


그리고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떴다.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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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4-12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두번 태어난다고 합니다. 한번은 출생으로, 또 한번은 사회적으로. 사회적 인간의 조건 중에 하나가 노동이지만 그 조건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에서 살고 있어 퇴근할 때 힘들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슬퍼집니다. 조금전에 두번 태어난다고 했는데 세번으로 고쳐야겠어요. 마지막 한번은 관계로 태어난다 라구요.
요즘은 <여자는 인질이다>의 자장에 갇혀있어 자괴감에 빠져있지만 태양을 떠오르게 하는 다락방님의 ‘얍-‘에 기운을 얻어갑니다. ^^

다락방 2023-04-12 11:56   좋아요 1 | URL
제가 다니는 회사는 좋은게 야근이 없거든요. 아 물론 어떤 사정으로 인해 야근을 하게 될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평소에는 칼퇴를 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저녁에 술 마시는 삶이 가능하죠. 한시간만 더 일찍하면 더 좋겠지만..
저는 노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노동을 하고는 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노동이 저를 잡아먹게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잡아먹히지 맙시다. 대디 님, 여자는 인질이다 읽기를 응원합니다. 얍!!

은하수 2023-04-12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혼의집1,2 읽고나서 완전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는데.... 그다음부턴 연결이 안되네요. 그렇게 재밌어요? 저도 다시 아옌데의 책 읽어봐야겠어요! 매일밤 저도 침대에서 책읽는 사람으로 잠들기로 했기 때문에 책을 펼쳤는데 새벽 네시에 눈 떠졌는데 불도 켜놓고 잠들었더라고요ㅠ.ㅠ 다락방님이 노동자 모드 아닌 채로 잠드시는 거 완전 공감돼요!

다락방 2023-04-12 11:58   좋아요 2 | URL
저는 아직 영혼의 집 안샀는데 운명의 딸 읽으면서 너무 좋아서 영혼의 집 얼른 사려고요. 책 읽기가 지루해진 사람이라면 아옌데 읽으면 좋을것 같아요. 아주 그냥 재미가 재미로 연결되는 꿀잼 소설입니다. ㅋㅋㅋ

아, 다들 노동자모드로 잠들지 않기 위해, 다른 나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며 살고 있군요. 아, 짠한 노동자의 삶... 은하수 님, 화이팅!!

독서괭 2023-04-12 1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우리가 그런 얘기 했잖아요? 아니, 내가 했지만.. 어쨌든,˝ -> 이부분에서 빵터지고요 ㅋㅋㅋ
이 책 그렇게 재밌다고요? 아휴 읽고 싶네요.. 그나저나 다락방님, 스트레스 완전 많이 받는 업무 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토닥토닥. 노동자로서 잠들기 싫다, 이거 공감되네요. 저는 일단 퇴근 후 엄마모드로 전환되었다가 자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건 없는 듯 합니다. 하지만 업무/육아에만 하루종일 나를 바치는 게 싫어서 모닝루틴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 너무 피곤하지 않으시면 좋겠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다락방 2023-04-12 12:00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독서괭 님 역시도 나름대로의 다른 나를 지키는 방법을 실천하고 계셨네요. 모닝루틴으로써! ㅋ ㅑ -
노동자모드, 육아모드 외에 또다른 나의 모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필요를 인지하고 찾고 지켜나가야 삶을 힘차게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독서괭 님의 모닝 루틴을 응원합니다. 우리 삶에 지치지 말고 치이지 말고 힘차게 살아봅시다. 빠샤!!

잠자냥 2023-04-12 1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퇴근 후에 노동자 모드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 꼭 저를 보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저도 졸려도 꾸역꾸역 꼭 책 읽고 자거든요. 안 그러면 그날 하루 너무 허망함.
근데 내 안에 나에 대한 사랑 족 to the 발!! 로 읽었어요. ㅋㅋㅋㅋㅋ
-어제 족발 먹은 자 올림.

다락방 2023-04-12 12:01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을 한 장이라도 읽지 않고 그냥 잠들면 그 날이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어요. 나는 일하기 위해 살았는가 싶고 말이지요. 노동자 모드를 끄고 다른 나의 모드를 켜야 합니다.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시간을 자기 전에 허락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나저나 족발, 맛있었겠어요.
아 저는 오늘 와인을 마시고 싶은데 안주를 뭘로 할까요... 고민고민. 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4-12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휴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 어지럽죠😭 문제의 그 일이 얼른 끝났으면!! 다락방님 글 읽으면서 아옌데 소설 떠올려보니 그렇게 많은 인물들이 우다다 등장하는데 그 모든 인물들에 사연과 설득력이 있는 건 확실히 아옌데님의 뛰어난 인간 이해 덕분이 맞는 것 같아요!! 소설의 요소를 아주 단순화해서 쪼갰을 때 인물, 사건, 배경 중에서 저는 인물의 매력에 가장 휘둘리는 것 같거든요.. 다른 게 좀 못해도 인물이 매력있음 멱살잡혀서 소설 끝까지 끌려가는 것 같아요!! 반대로 어떤 기능을 위해 인물을 일회성으로 쓰고 버리는 소설은 정이 잘 안 가더라고요ㅜㅜ 저는 어제 침대에서 시지프 신화를 폈는데.. 그렇게 잠이 잘 오더라고요?? 수면제 필요읍다.. 되게 읽고 싶어서 골랐는데 다른 걸로 외도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아옌데라던지.. 아옌데..???

다락방 2023-04-12 12:03   좋아요 2 | URL
책먼지 님, 맞습니다! 심지어 운명의 딸에서는 칠레에 사는 영국인 가정에서 자라는 칠레 여성과 중국인 남성을 만나게 해서 미국에 보내놓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깨알재미. 스케일도 큰 아옌데 님이십니다. 각 개인에게 주는 스케일도 크고 공간적 배경의 스케일도 큽니다. 크 짱 멋져요!

저도 만약 사라 아메드의 행복의 약속을 펼쳤다면, 한 장도 채 읽지 못하고 기절해버렸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먼지 님에게 잠시 잠깐의 외도를 허합니다. 아옌데, 고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4-12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동자 모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을 읽는다! 멋지네요. 멋져!
책이 재밌어서 읽기도 하지만, 평소와 다른 자신을 가꾸고 싶어 책을 읽게 되는 것도 같아요.
전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가고 싶어 책을 읽나?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곤 했었습니다. 책에 몰입하다 갑자기 고개 들었는데, 내 집인 걸 확인 했을 때, 순간 멍~ 할 때가 있거든요. 다시 조금 전의 세상으로 가고 싶어 막 책을 읽는데, 이게 의식을 하니까 책에 몰입이 안되어가지구선...ㅋㅋㅋ
암튼 이 책이 딱 딴 세상으로 데려가 주는 책이로군요^^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음 갑자기 통증도 유발한답니다.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다락방 2023-04-12 16:40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저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었던 첫번째 이유도 재미요 두번째 이유도 재미요 세번째 이유도 재미였어요. 지금도 가장 큰 건 재미입니다. 책이 재미있어서 읽어요. 재미있잖아요,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 다른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요.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뭐가 됐든 책은 가장 좋은 수단이자 방법인 것 같아요. 후훗.

어제는 지나갔고 저의 어지러움은 사라졌어요. 역시 스트레스였나봐요. 앞으로도 스트레스 관리를 좀 잘해야겠어요. 포기할건 포기하고 체념할 건 체념하는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 길인 것 같아요. 스트레스 받지 않는 오후 보내세요, 책나무 님!

차트랑 2023-04-12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간 잊고있었던 움베르토 에코의 외침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로군요.
‘기호학 이론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은 소설로 써라.‘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스스로 걸출한 소설인 ‘장미의 이름‘을 내놓는 센스를 보여주었던 에코, 소설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자신을 한탄하며 아쉬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다락방 2023-04-12 16:42   좋아요 1 | URL
소설은 그야말로 인간을 이해하는 완벽한 수단이자 예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인간이 있고 그만큼의 다양한 삶이 있죠. 다양한 인간들이 다양한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혼자서는 살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것을 소설은 다 보여주죠. 인간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최고봉에 소설이 있는 것 같아요. 소설 진짜 만세입니다. 아니 세상에, 인생이란 무엇인지 재미있는 이야기로 보여준다니, 이것보다 더 완벽한 게 어디있나요? 껄껄.

차트랑 님, 오랜만입니다!!

chika 2023-04-12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왠만하면 댓글도 잘 안남기고 가는데 오늘의 페이퍼는...!!
좀 더 나이먹고, 혹여 아프기라도 한다면 더 힘들어지는 하루하루인데... 아침에 겨우 책 10여쪽 읽는게 뭐라고.. 생각했던 오늘하루 나의 시작이 왠지 좋아졌어요.
재미있는 책 읽으려면 체력도 좋아야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무튼.
운명의 딸,은 저도 만나고 싶습니다요 ㅎ

다락방 2023-04-12 16:43   좋아요 2 | URL
치카 님의 하루 시작을 좋게 만들어드렸다니, 너무나 다행이네요.
저는 책이 너무 좋고 책을 읽는 게 좋고 책을 읽는 저 자신을 좋아합니다. 이런 자신을 유지해야 비로소 다른 모드의 제 자신도 역할을 다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나, 살아내야만 하는 나는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살아내야 하는 나를 버텨내는 방법을 찾고 또 실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루의 시작이 좋았던만큼 오늘 하루 잠들기전까지 좋은 기분 유지하시기를 바랄게요!!

운명의 딸, 재미있어요 치카 님!!

새파랑 2023-04-12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도 역시 노동자시군요 ㅋ 저도 왠지 야근하고 와서 바로 자면 너무 하루가 허무해서 침대에 누워서 책 몇장이라도 보고 자려고 합니다 ㅋ 가끔은 그냥 책을 베고 자기도 하고 ㅎㅎ

역시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소설이 최고죠~!!

다락방 2023-04-12 16:44   좋아요 2 | URL
맞아요, 새파랑 님! 야근하고 와서 씻고 침대에 누우면 육체의 극도의 쾌락과 편함이 찾아오지만, 그러나 그런 채로 잠이드는 건 굉장히 허무하죠. 졸때 졸더라도 책을 반드시 한 페이지라도 봐야 하는 것입니다. 일에 지쳐 피곤에 찌든 나로 잠들게 할 순 없다!! ㅎㅎㅎㅎ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소설이 짱입니다!!

다락방 2023-04-12 16: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런.
또 명품 페이퍼를 써버렸군... 감출 수 없는 나의 글쓰기 능력을 어쩌란 말인가!

잠자냥 2023-04-12 17:32   좋아요 2 | URL
여기서 조회수 이벤트하면 다부장님 200만원은 금방 받을 텐데!

다락방 2023-04-12 17:41   좋아요 3 | URL
투비는 명품 페이퍼보다는 19금을 쓰거나 그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아-

잠자냥 2023-04-12 17:51   좋아요 3 | URL
그래서 우리가 순댓국 한 그릇 값에 만족해야 하는 거 ㅋㅋㅋㅋ 남은 기간 동안 소주 한병 값 고고 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2 18:13   좋아요 3 | URL
아 너무 티끌모아 티끌이라 힘빠져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3-04-13 1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꾸 이렇게 되어버리고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가고 나는 다시 몇 시간후에 노동자모드를 장착하고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데 너 왜 재미있니.

저는 이 부분에서 버튼 눌려서 한참 웃었습니다. 노동자모드 끄고 독서인 모드로 급전환 가능함을 축하드려요. 고된 일 많으셨을텐데 멋진 저녁상이 펼쳐지는 파라다이스에 도착하셨기를 바라오며 ㅋㅋㅋㅋㅋㅋ 저, 이 책 빌려왔어요. 우리 도서관 책들 거의 새 책인데 너무 헌 책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어서 그런가요?

다락방 2023-04-13 11:41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자기 전에 재미있는 책을 집어드는 것은 좋은데 싫은, 좋은데 그러면 안되는 일입니다. 잠을 .. 자꾸 포기하고 싶어지니까요. 그렇지만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은 또 크나큰 기쁨입니다. 흑흑. 이사벨 아옌데는 강추입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인물들도 생생하고 이사벨 아옌데 아니 역사공부 문화공부 지리공부 다 했나봐요. 세상 똑똑하고 재미있는 책을 썼는데, 게다가 인물들도 다 주체적이고 아무튼 그냥 너무나 좋습니다. 흑흑 ㅠㅠ

난티나무 2023-04-13 0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소설 보관함 슝슝!!
저도 어젯밤 읽던 소설 계속 읽고 싶은데 눈이 막 감겨서 까비 하며 잤어요.^^

다락방 2023-04-13 11:43   좋아요 2 | URL
난티나무 님, 이사벨 아옌데 소설 너무 재미있어요! 이게 영혼의집-운명의딸-세피아빛 초상 순서인데 제가 역순으로 읽고 있네요. 어제 영혼의 집을 주문했어요. 오늘 도착할겁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은오 2023-04-17 22: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요를 한 만번쯤 뉴르고 싶은 페이퍼입니다......🥹 하지만 지하철>택시는 싱기합니다 ㅋㅋㅋㅋ 택시에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지하철에서는 뭔갈 할 수 있기때문에 좋다!! 이런 말 하는 분 첨봐요 ㅋㅋㅋㅋㅋ 역시 다락방님은 정말 건강하고 열정적이고 멋있는분이라는걸 새삼 느끼며 ㅋㅋㅋ

다락방 2023-04-18 08:02   좋아요 3 | URL
저는 택시 안에서는 너무 꼼짝도 못하겠어서. 책도 못읽겠고 스맛폰을 보지도 못하겠고요. 저는 지하철이 좋습니다. 물론 퇴근할 때의 만원 지하철은 사람이 너무 많고 흑흑 ㅠㅠ 또 제가 피곤에 쩔어있기도 하지만 ㅠㅠ 양손가득 무거운 짐이 있는게 아니라면 저는 역시 지하철이 좋습니다. 으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