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들어가 과학으로 나오기 - 사고 습관을 길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
리용러 지음, 정우석 옮김 / 하이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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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들어가 과학으로 나온다,라는 책 제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학적 논리와 과학의 논리가 일맹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접점으로 증명할 수 있는 여러 주제가 나오려나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수학으로 시작해서 물리학을 거쳐 과학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의미라니. 책 제목의 의미를 깨닫고 좀 헛웃음이 나오기는 했지만 책의 내용 자체는 수학이나 과학을 잘 알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흥미를 일으키며 들여다보게 하는 힘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니, 과장이다. 이 책이 아주 재미있지는 않았다. 문장으로 설명된 부분들은 흥미로웠으나 계산식이 들어가면서 대충 넘겨버린 부분들이 많으니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안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미없었던 것도 아니니 이건 슈뢰딩거의 고양이만큼이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닐까...


우리에게는 익숙한 숫자와 정수, 소수의 개념 등에 대한 이야기는 별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 1+1이 2라는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의 답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기본인 것 같고, 이 책에서는 '큰 짝수는 반드시 한개의 소수와 세 개를 넘지 않는 소수의 곱셈의 합으로 분해된다'(49)는 것에 대한 증명이 현재 수학의 풀지못한 수수께끼라고 말하고 있다. 

어릴 적 수학을 배우며 점과 선, 수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고 학교에서도 누구나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한번쯤 그 이론에 대해 증명을 해보기도 했었는데 실생활에서는 오히려 확률에 대한 부분이 더 많이 응용되고 있어서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 후회되기도 한다. - 물론 공부에 있어서 수학만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솔직히 확률 계산을 통해서라기보다는 그냥 감으로라도 도박의 승률을 따져 이득을 얻을 수는 없으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에 대한 수학적 증명을 한다면 도박에 운을 거는 사람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말이다.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실질적으로는 전자기파와 천체의 거리, 질량 등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더 와닿기는 한다. 전자렌지가 없으면 식생활이 안될정도의 현대 생활과 우주 관측에 대한 흥미와 제2의 지구 행성을 찾는 연구는 그렇게 시작이 된 것 아니겠는가. 


물리학의 이야기에 이어지는 '생활속에서 알아보는 과학이야기'파트는 천체 이야기, 우성인자와 유전에 대한 생물학 이야기, 밥솥과 전기포트에서 물을 끓이는 방식의 차이뿐만 아니라 전자렌지 사용법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전자렌지 사용 주의사항은 바꿔말하면 전자파의 특성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수 있지만 각각의 주제에 대해 흥미를 갖고 논리증명을 한다거나 과학원리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는데다 일상생활에서의 과학 이야가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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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
찰스 S. 코켈 지음, 이충호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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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뉴스에서 '스트로베리 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북미 원주민들이 야생딸기 수확시기인 6월에 볼 수 있는 달이라고 해서 스트로베리 문이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어제는 가장 낮은 고도에서 볼 수 있는 보름달은 그 어느때보다 가까이, 크고 환하게 볼 수 있는 날이었다고 한다. 

'우주'라고 하면 뭔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 미래세계의 이야기 같지만 이처럼 스트로베리 문의 이야기가 나오면 우주과학이 우리의 일상과 멀리 떨어져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라는 이 책은 우주 생물학자인 저자가 이동하는 택시안에서 우주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주고받은 대화속에서 얻어낸 우주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뜬금없는 택시기사?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차에 태워 목적지까지 가면서 대화를 끌어가는 택시기사들이야말로 편견이 없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정말 생각해보니 어쩌면 틀에 박혀있는 우주 전문가의 생각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일 수 있겠다는 수긍을 하게 된다. 사실 외계에도 택시기사가 있을까요? 라는 질문은 내게도 새롭게 느껴지는 물음이었으니. 


우주에 관한 이야기라면 늘 과학적인 접근으로 개념에 대한 것이나 행성, 초신성, 블랙홀 같은 이론적인 이야기, 혹은 우주탐사 다큐멘터리 같은 이야기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의 주제는 대중적이면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는 '화성은 우리의 행성B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당연히 지구의 종말 - 과학적으로 태양이 소멸하면 지구 역시 언젠가 소멸할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우주탐사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결국은 제2의 지구를 찾아나서는 것이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시각을 뒤집어 줄뿐만 아니라 조금 과장한다면 정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구의 대안 행성을 찾는다기보다는 보험을 드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고, 그 어디에도 지구와 같은 곳은 있을 수 없으며 - 물론 태양계에서, 먼 미래에 발견될지는 모르겠지만 "예측가능한 미래에 우리가 살 수 있는 최고의 행성은 지구이다"(150)라는 말은 지구의 미래에 대해 운명론적이고 회의론적인 생각을 하는 나에게 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외계인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는데, 우주에도 독재사회와 자유사회가 있을까라는 물음은 단순히 우주의 이야기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우리의 현실 사회는 어떤가 생각하게 되고 생명의 시작에 대한 물음은 단순히 과학적인 의문에 대한 답이라기보다는 생명의 근원에 대한 것에서 시작하여 생명 존중의 이야기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다시 읽어볼수록 더 다양하고 깊이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생각할거리를 담다보니 오히려 깊이있게 읽지 못하는 것 같아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한 챕터씩 천천히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그에 더해 누군가에게 같이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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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시간에 병원 응급실.
세세간쯤 전만해도 정신없고 무서웠는데 다행히 지금 응급처치 끝나고 수속 대기중이다.
어머니 턱선근처에 혹처럼 돋은걸 미처 못보다가 이제야 발견해 피부과 예약을 했지만 너무 오래 걸려서 중간에 응급실 통해 앞당겨보려고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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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우리를 부양할 자연적 능력이 있는 한, 다행성 거주 계획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구 밖의 태양계에 인류의 식민지를 세우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자원에서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모든 혜택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공룡이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대재앙에 대비해 보험을 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대재앙이 일어나지 않는 한, 예측 가능한 미래에 우리가 살 수 있는 최고의 행성은 여전히 지구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P150

우리가 아무리 오염을 억제하고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사회를 강화하고,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그리고 우주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인 천체 물리학적 폭력으로부터 이행성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잘못이 없는데도 정교하게 균형 잡힌 지구의 계가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우리는 다행성 거주 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 가장 낙관적인 설계로도 페름기 말에 일어난 것과 같은대멸종으로부터 문명을 구하지 못할 수 있는데, 지구가 서서히거주 가능한 상태로 회복될 때까지 화성 식민지가 충분히 오래살아남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그럴 능력이 있다면, 여러 행성에 거주하는 미래를 적어도 시도는 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나는 우주 정착을 위한 이 동기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화성이 행성 B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행성 B는 해변의 콘도가 아니다. 행성 B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가장 부정적인 예후, 즉 멸종에 대비한 위험 회피 수단이다. 행성 B는 고향에 남은 친구들이 배수로에서 얼음을 제거하는 동안 일광욕을 즐기는 곳이 아니다. 지구가 대재앙을 겪은 후 회복되는 동안 우리가 생존을 이어 갈 수 있는 장소이다. 그리고 행성 B의 건설은 우리의 에덴동산을 돌보는 노력을 병행하면서 추진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데, 태양계에는 지구와 비슷한 거주 장소는어예후, 즉 멸종에 대비한 위험 회피 수단이다. 행성 B는 고향에남은 친구들이 배수로에서 얼음을 제거하는 동안 일광욕을 즐기는 곳이 아니다. 지구가 대재앙을 겪은 후 회복되는 동안 우리가 생존을 이어 갈 수 있는 장소이다. 그리고 행성 B의 건설은 우리의 에덴동산을 돌보는 노력을 병행하면서 추진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데, 태양계에는 지구와 비슷한 거주 장소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151-152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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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하는 내게 우주는 두려움의 세계일뿐이었고.

그래도 궁금한 것은 많아서 관심을 갖게 된 책.

택시를 타고 가다가 택시기사와 나눈 우주의 이야기들은, 내게도 그리 어려운 질문이나 설명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각각의 챕터들은 평범한 듯 하지만 비범한 질문들을 담고 있었고 그에 대한 설명이 명쾌하게 쉽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고 책을 읽다보니 또 다른 질문이 생겨나기도 했다. 

우주에 대한 보편의문이 생긴다면 이 책이 딱.







연휴에 읽으려고 꺼내든 책은 황석희 에세이. 처음 읽었던 번역과 관련한 책이 재미있어서 이번 책도 기대하고 있는 중.

번역가가 전참시라는 티비예능에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해봤었는데, 번역가의 일상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아마도 이 책은 그러한 자신의 일상에세이를 쓴 글이 아닐까 싶다. 



번역에 관심을 갖는 건, 내가 언어 능력이 된다면 하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능력이 안될뿐이고. 대신 어떻게 작업을 하는가를 들여다볼뿐이고. ㅎ



베이비시터는 연휴직전에 읽었는데, 사실 가볍게 읽으려고 집어든 책이지만 내용이 가볍지는 않으 한국소설.

프롤로그처럼 나온 글에서부터 심상찮은 무서움이 있었는데, 예전에도 그랬지만 나이 먹어가면서 더 끔찍한 장면들은 힘들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이 소설속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현실일 것 같다는 생각.

결론을 다양하게 나눴지만. 과연 현실은 무엇이겠는가. 

그 생각을 하니 결론이 가장 끔찍하다. 아니, 내가 생각하는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기 때문인지.



아무 계획없이 되는대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제 조금씩 계획과 정리라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무실에서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집에서도 스트레스 상황이라 그저 아무생각없이 하루살이처럼 살기 시작한게 일년이 넘어가고 있는 느낌이라.

사무실 퇴근 후 집으로 출근인 상황인데 연휴가 되면 좀 쉬려나 싶은 느낌이 사라지고 오히려 출근하는게 나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잠도 깊이 못들고 있는데 지난 연휴에 이틀 내리 잠만 자고도 힘들고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서. 이건 아니다 싶어진다. 일은 일대로 하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제대로 쉬지는 못하는데 또 나의 이런 상황에 대해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고. 



아직 어떤 책인지 펼쳐보지는 못했지만. 제목 자체로 생각의 전환을 가져보게 되는. 

사실 내가 고맙다고 인사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지만. 둘 다 똑같다고 나 역시 화를 낸다면 모든게 엉망이 될 것 같아서 무조건 지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어머니는 이제 삼시세끼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케어해줘야 하는 상황이고 외식비에 부식비, 의복, 기타등등 비용부담도 하고 있는데...

돈없다는 2번은 1번에게 어머니를 잠시 맡기고 여행가자고 하더니, 끝내 1번에게 말하는 건 또 내가 해야하고, 1번은 또 그때가 많이 바쁠때지만 일단 2주는 모시고 있을테니 올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잘 하라고 할뿐이고.

아니, 도대체 내가 왜? 니들 어머니는 아니고? 내 책임인가?

...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2번은 여행가는 비용도 내가 내주는데 - 정말 기분이 나빠져서 일단 꿔주는거라 했지만 이미 내게 빌려간 돈은 매월 삼십만원씩 갚는다고 해도 십년이 지나야 끝이 보일까 말까하는데, 몇년 후에는 일도 안하고 놀겠다고 할 뿐이고. 

내가 어머니는 그렇다쳐도 2번을 부양하기 위해 태어난 4번은 아니지 않은가.


사무실 분위기는 뭐... 다들 분위기를 알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문제인지라. 아무리 직장인괴롭힘으로 신고하라고 말을 해도 그 괴로움을 체감하는 것은 아닐테니. 여전히 괴로운 건 나뿐이고.


....... 글로 표현하면서 욕이라도 해 대면 조금은 마음이 풀리려나, 싶었는데 속 시원히 까발려서 욕하는게 아니어서 그런지 그냥 대충 기분이 나빠오기 시작하고 있다.

나는 정말 잘 살아야지 하는 마음도 없고 대충. 내 몸 하나 편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대강 살아가는 사람일뿐인데.

왜 무엇하나 편하게 없는가. 다들 지 힘든것만 알지 내가 힘들꺼라는 생각은 안한다. 누구나 자기가 먼저니까.

폐암으로 수술하고, 전형적인 선암형태, 폐는 깨끗한데 종양이 생긴거라고 하니 깨끗한 공기를 마셔야겠다 싶은데 이런 내가 3번이 쓰던 공기청정기를 쓰겠다고 하니 2번이 성질부리면서 지가 갖고가는 걸 보면서 사람은 누구나 다 이기적인 것이지. 일단은 내가 먼저인건데. 

어머니 돌아가시면 두번다시 안볼것처럼 말하는 걸 농담이라 생각하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연을 끊고 싶다. 물론 나 역시 받는 것이 많겠지만, 관계로 따지자면 2번에게 나는 막대해도 되는 사람일뿐이니. 

액수가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 이백만원 꾼 친구에게는 평생 은혜 갚을 것처럼 구는데, 몇천만원을 꿔 간 동생에게는 '가족끼리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때 솔직히 저게 가족인가, 싶긴 했다. 돈을 다 받을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안했었는데 그 이후부터 나는 꼬박꼬박 한달에 한 번 돈 주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며칠만 빌려달라고 오십만원을 갖고 갔는데 한달이 지나도록 말이 없어서 어떻게 말하나 궁리중일때 갑자기 착즙기가 오십만원이었다는 얘기를 해서 내게 갚을 돈은 어쨌냐고 물었더니 그러게 오십만원 여유가 생겨서 착즙기를 샀다나.

그 착즙기로 과일쥬스를 내서 친구들에게는 그렇게 나눠주더니 내게는 하나를 안주던때가 생각나서 이제 내가 더 이상 만만하게 가만히 있는 가마니가 아니라는 걸 인식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여전히 서로가 서로에게 불만이고 각자의 입장에서 본인이 가장 피해자이고 힘들겠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나 역시 철저히 내 입장에서 내가 힘들고 내가 당하는 입장이고 내가 가장 불쌍하다.


밥 한번 볶아놓고, 국 하나 끓여놓고 출근하는 평일 점심에 집에 와서 똑같은 걸 5일동안 먹으면서 하루 세끼를 절대 같은 건 먹지 않으려는 어머니를 위해 땀삐질거리며 식사준비를 해 봐도 누구하나 고생한다거나 고맙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데.

더 호강하며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땡볕에 거리에 앉아서 나물 하나 팔겠다고 종일 졸고 있는 할매에 비해, 가진 돈은 많아도 여행한번 못가보고 자식들이 많아도 집에서 혼자 지내는 할매에 비해 어머니는 얼마나 호강하고 있는지 알면 좋겠는데 날마다 밥맛이 없다고 안먹고 아파 죽겠다고 인상쓰고 모든 것이 본인 위주이고.

마트에 가면 각자 자기 먹고 싶은 걸 사대는데, 나는 이미 십만원이 넘어가는 장바구니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삼천원짜리 과자 하나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고민할뿐이라는 것도 화가나고. 

아니, 그래서 최근에는 너도 나를 위해 돈을 쓰고 있다. 내가 벌어서 쓰는 내 돈인데 왜 나를 위해서는 그렇게 쓰지를 않았는지. 

아, ,어쩌다 얘기가 이렇게 흐르게 되었을까.

아침에 쓰기 시작한 글을 종일 펼쳐놓고 있으니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경비 천만원이면 먹고싶은거 실컷 먹고 사고싶은 거 다 사고 선물까지 다 할 수 있는데 2번의 여행경비까지 포함하느라 천만원이 모자랄뿐이고. 예금을 깨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 비용을 대 주면 앞으로 여행 갈 때마다 내가 비용부담 하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빌려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내가 형제의 부양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부양비용 부담을 위해 스트레스 받으며 일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나쁜 건 아니다. 착한 사람이라고 말할수는 없겠지만 이 모든 걸 거부한다고 내가 나쁜 사람인 건 아니다. 이걸 인식해야한다. 난 너무 잘 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 모든 걸 다 해야 착한사람이라는 의미인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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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6-07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역하는 말들에 관심이 있어서 글 읽기 시작했는데 제가 속이 터지네요. 가족이란게 참 어렵습니다. 어쩔수없는건 그렇다치더라도 2번님 여행경비는 직접 부담하라하세요. 아니면 혼자 가는 여행도 괜찮아여. 치카님 또 그러면 맘에 걸리시겠지만 아마 맘에 걸리는 기간보다 둘이 비용부담 다하고 와서 두고두고 속터지는것보다 나을거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치카님 몸이니 그것부터 먼저 챙기셔야죠. 에고 사는게 참 쉬운게 하나도 없습니다

chika 2025-06-09 17:57   좋아요 1 | URL
어쩌다보니 주절주절 말이 많아졌었네요. ㅎ
여행경비는 이번에 그냥 환갑선물이려니..하고 부담하려고요. 사실 작년말에도, 지난 달에도 어머니는 2번님이 돌보시고 저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혼자 갔다오니 너무 편하고 좋더라, 라고 했는데 한번쯤은 2번님도 갔다와야 불만이 없지 않을까...싶기도 하고요. 이후에는 혼자 댕겨와도 뭐....
사실 2번님에게 어머니를 맡겨두고 여행을 가면 또 그것대로 생활비를 따로 챙겨주고 있어서 비용은 이래저래 다 들드만요. 그래도 내가 부자는 아니지만 쓸만큼은 벌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정말 월급이 없었다면 어쩔뻔...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년까지 버텨야한다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