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
두 명이서 소주 2병, 맥주 6병 이상(그 후로는 기억이 없기에... -_-) 마시고 장렬히 전사.
난 원래 소주를 안 마신다. 아니, 못 마신다. 그런데 마셨다. 그 날, 마가 낀 게 틀림없..;;
소주가 쓰지 않으면 조심해야 한다는 절대불변의 진리를 상콤히 무시해준 벌이다.
사실, 이 날은 좋았다.
안 그래도 목소리가 큰 편인데 기분 좋다고 크게 쩌렁쩌렁 떠들어대며 마신 것 까지는 좋았다.
2차에는 맥주와 함께 노래까지 불렀다. (빌어먹을, 그러나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기억상실..;;;)
술을 퍼마신 날은 무조건 자야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자야 한다. 그래야 풀린다.
그러나...
나는 다음 날 평소와 같이 아침 5시 반에 일어났다. ㅡ.,ㅡ
그 때 부터 시작이었다. 소주장군의 처절한 응징이.
5/31
아침 5시 반 부터 시작된 토악질.
먹은 게 없어서 물 밖에 안 나오는데도 나는 변기를 껴안고 구역질 작렬. -_-
헤롱헤롱한 정신으로 다시 누웠다. 목이 너무 말랐다.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잠시 뒤 또 나는 그 물을 토했다. 제길... ㅜ_ㅡ
목 말라 죽겠는데, 마시기만 하면 토해대는 통에 죽을 것 같았다.
가슴부터 배까지 속은 무진장 쓰리고... 울렁거리고, 머리는 뇌 대신 돌덩이가
눌러앉은 것 같고.
거식증 걸린 사람의 기분이 이런 걸까.
먹기만 하면 토하게 된다는. 내가 그랬다. 물만 마셔도 토해댔다.
도시 한복판에서 탈수증 걸려 죽으면 얼마나 웃긴 시츄에이숀인가!
결국 나는 아침 내내 끙끙거리다가 절친한테 나 좀 살려달라고 SOS 문자를 쳤다.
나의 절친은 속쓰림 방지, 위산역류 방지 약을 사 가지고 왔다. 아, 천사... ㅜ_ㅡ
나는 그 약을 먹기 위해 물을 마셨다.
그리고 2,30분 뒤에 약과 함께 또 토했다. 어흑....
절친한테 또 문자 쳤다. 약 먹은 거 다 토했다고.
천사같은 친구는 또 약국에 가서 이번엔 겔포쓰랑 포까리쑤웨트를 사 가지고 왔다.
겔포쓰는 내가 사 달라고 했지만(주변에서 본 건 있어가지고..;;) 한 입 베어문 순간
'우엑'. 결국 처음에 사 왔던 그 약의 여분과 포까리쑤웨트를 마셨다. 벌컥벌컥.
또 토할걸 알지만, 어쩌랴. 나는 목 말라 뒤지겠는 걸. ㅠ_ㅠ
그렇게 죽다 살기를 반복한 하루였다.(긁적)
아, 이것이 말로만 듣던 술병...;;
불과 1,2년 전만 해도 밤새 양주에 맥주에 아무리 처마셔도 멀쩡을 자랑하던 착한 몸이
저질체력으로 바뀐 탓인가. 나는 그야말로 폐인이 되었다.
다시는 소주를 마시지 않을테다.(부릎) - 지구의 술을 다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6/1
드디어 해방이다 !!!!
8개월 가량, 나는 일과 공부 때문에 마음껏 움직이지 못 했다.
하지만 6월 1일부로 나는 자유다-! (시간을 내 맘대로 쓸 수 있다는 것에 한해서... ㅡ_ㅡ 훗)
일요일이고 공휴일이고 나는 늦잠 한 번 자본 적이 없다. 무조건 5시 반에 기상..;;;
1일날은 원없이 잤다. 점심때나 되어서야 일어나서 1시간 가량 산책하고 씻고 밥 먹었다.
그리고.... 집으로 옮겨온... 그간 팍팍 신나서 질러대던 책들이 박스채로 바닥에 쌓인 걸 보고서..
아 또 다시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았다. 박스들을 뜯어서 펼쳐보니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거기다 옮긴 옷 박스들이며 각종 개인 물품까지 방 안을 전부 점령해서..
나는 또 다시, 내 방에 들어가기 싫어졌다. ( -_-)
그래서 방문을 살포시 닫아주고 거실에서 소파에 누워 TV 보며 현실을 회피했다. 으하하하핫..;;;
그리고 괜히 주방에 가서 설겆이며 싱크대 정리하면서 딴청을 피웠다.
책과 물건 정리하기 싫어서......했지만. 아, 주방이 깨끗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방에는 가기 싫다.
밤 10시 다 되어서야...(잠은 자야겠기에, 침대까지 점령한 빌어먹을 물건들...쿨럭)
나는 주섬주섬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 살면서 책들을 발로 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는 처음...(어질) @_@;
난 왜 이렇게 책들을 처 샀을까. 책장도 모자라서 일부의 책들은 바닥이나 선반 위에 올려야만 했..;;
어차피 나중에 책장 새로 맞출 건데...그냥 지금은 대충 처 넣자...하고 싶어도, 젠장할 성격이...
책이 장르별로 색별로 정리되지 않으면 미치겠는 걸.. ㅜ_ㅡ 아, 놔...
결국, 새벽 3,4시에 잤다. ㅡ.,ㅡ.....
옷 정리는 꿈도 못 꾸고....
6/2
일찍 일어나야지, 했건만. 전 날 늦게 자는 바람에 또 다시 늦게 일어나는 악순환.
일어나자마자 개를 위해 산책을 나갔다가 씻고 밥 먹었다.
그리고 나서 아무렇게나 기절해있는 옷들을 한 번 보고...다시 외면하고..( -_-);
밖의 일을 보러 나왔다.
아직 선글라스 살 시기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단골 안경점에 갔다. 다른 일로.
거기서 나보고 '성형수술 했어요?' '으잉? 아뇨?' (깜짝 놀랐다. -_-)
웬 성형? 하고 혼돈에 빠질 무렵 다른 분이 '젊어지셨어요. 비결이 뭐에요?'
오호라, 아하하하하항! 그랬군! 앞머리 내리고 캐쥬얼 입은 게 이렇게 다르더냐!!
그러고보니 그들은 내가 머리 올백하고 양복 입은 것만 봤구나. ㅡ_ㅡ 훗
이제 평생토록 앞머리 내리고 다닐테다. 으흐흐흐흐...
곧바로 미용실 직행.
지난 달 머리를 안 자른 바람에 또 길었다. 가서 잘랐다. 아아, 가벼워라~
귀가 보이게 잘라주되, 앞머리는 죽어도 살려달라고 했다. 왜? 난 이대로 평생
20대 얼굴로 살아갈 것이기에. 까르르르르르르~~!!
그리고 저녁식사 약속을 앞두고, 그간(며칠동안) 알라딘 활동을 안 해서...
발도장 찍으러 PC방에 잠시 접속. -_- 힛
* 마태형님 개인사정으로 인해 이번 주 술 약속은 사뿐히 다음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천만다행이다. 술병 난 채로 이번 주에 형님이랑 또 술 먹었으면 난...
지구체류 기한 채우지도 못 하고 바로 귀향할 뻔 했..;;; ( -_-)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