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오늘 먹은 거라곤, 사과 반쪽 뿐이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별로 배고프지도 않았고, 다이어트 중이므로. ㅡ_ㅡ 훗.
    (하지만 슬슬 배가 고프다. 뇌에서 슬슬..'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응징하리라'하고
     발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놔. 지방이나 빼서 처먹던지. 쳇) 

    아까, 정오가 조금 지나서, 나는 개와 함께 산책을 했다.
    나무들 사이를 바삐 오가는 개미들 발견.
    내가 다 먹고 뼈대만 남은 사과에서 조금 뗴어 줘 봤다.
    제길, 관심이 없다.
    아,왜? ㅡ.,ㅡ  

   

    하지만 나는 개미들이 단 것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그렇게 배웠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다른 개미들을 찾아 나섰다. 그 때 마다가 사과 조각을 떼어서 줘 봤다.
    오, 한 마리가 관심을 갖는가 싶더니. 착 달라붙어서 맛있게 음미하는지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맛있지?" 

    그 뜨거운 햇살 아래 쪼그리고 앉아서 나는 개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맛있지 않냐고.
    하지만 말이 안 통하는 개미는 내 말을 가차없이 무시해주신다. 

    조금 더 걷다가 다른 개미들을 발견. 오옷, 여긴?
    개미집이구나!
    잘려서 밑둥만 있는 나무 뿌리 근처의 흙더미 위에 구멍이 여럿 있었고, 그 사이로 검은 개미들이
    바쁘게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나는 처음엔 흙 언덕 밑에 사과 조각을 떼어 주었다.
    하지만 관심이 별로 없다. 나는 사악하게도 그들의 입구를 사과 조각으로 막아 버렸다.
    그러자 그들은 난리를 치며 사과 조각에 모여 들었다. 으흐흐흐흐...
    입구를 열기 위해서라도 사과에 관심을 보일 거야. 내 적중은 맞았다. 그들은 사과에 관심을 가졌다.
    나는 또 다시, 

    "맛있지?" 

    "아악, 사과가 하늘에서 떨어졌어요~"  

   

    혼자 놀기의 진수를 발휘해주셨다. ㅡ_ㅡv 

    그렇게 그들의 입구를 몇 개의 사과 조각으로 막아준 다음, 그들이 맛있게 먹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나는 내 다리를 타고 올라와 손에서 노는 개미를 보고 기겁을 하고 벌떡 일어나서, 

    "안돼. 그건 반칙이야. 나한테 오면 안돼~" 

    개미를 구경하고는 싶지만, 개미가 다가오는 것은 무서워하는 어린이 외계인...(쿨럭)
    나는 '내일 또 사과를 가지고 오겠노라'고 말한 다음 얼른 도망을 쳤다. 꺄꺄꺄꺗. 

    "나를 따라오면 안돼. 우리 집엔 붉은 개미가 있어. 그래서 안돼. 이제 바퀴벌레가 없거든." 

    솔직히 말하면 붉은 개미들의 먹이를 검은 개미가 뺏을까봐 겁이 났다.
    붉은 개미는 내 친구야. 지금은 어디 처박혀 있는지 모르겠지만. -_- 

 

 

    어저께? 그저께? 어떤 이상한 곤충이 내 방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늘 그렇듯이 창문 밖으로 던지려고 휴지로 살짝 집었다.
    설마, 또 벽을 타고 올라오지는 않겠지. 애시당초, 넌 어디서 나타난 거냐.
    꼬리가 집게처럼 생겼다. 창 밖으로 던지려고 휴지를 펼친 순간, 내 왼손을 기어오르는 곤충 발견. 

    "끼아아아아아악-!!!!" 

    그 늦은 밤, 비명을 지르던 한 마리 외계인.
    기겁을 해서 얼른 다시 휴지로 집어 공중낙하. 헉헉헉....ㅡ.,ㅡ (심장 떨어질 뻔한..;;) 

    전에는 메뚜기나 귀뚜라미, 사마귀 등을 손으로 잡을 수 있었는데..
    아, 이젠 싫어. 곤충도 자꾸 안 보게 되면 거리감이 느껴지나봐...
    (절대 나이 먹어서 소심해진 게 아니라능..;;) 

 

  

 

    아...이제 그만 놀고...할 일이나 해야겠다..일단, 밥부터 먹고....(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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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6-0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미들의 언어를 익히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엘신님은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익히실 거예요. 왜냐구요?
엘신님은 외계인이니까.ㅎ

L.SHIN 2010-06-07 17:09   좋아요 0 | URL
아아..지구어를 익히는 것만도 벅차요. 아, 왜 지구인들은 모두 다른 말을 사용하나요! -_-
그나마 한국어는 늘지만.. 다른 언어는 안 쓰니까 전부 잊어버린...;;

비로그인 2010-06-0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놀아줄께요.
왜 개미랑 놀아?

L.SHIN 2010-06-07 18:0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 의외로 친구가 없어요? ㅎㅎㅎ
그럼 제가 사과 들고 가서 '맛있나요?'하면 대답해줄 건가요? ㅋㅋㅋ

비로그인 2010-06-07 18:17   좋아요 0 | URL
대답만 해주나요?
"응~~맛있쪄요~~"
"또 주세효~~"

어윽~~내가 왜이래?

L.SHIN 2010-06-07 18:28   좋아요 0 | URL
후하하하하핫, 반드시 사과를 잘게 썰어가야겠..;; ㅋㅋㅋ

따라쟁이 2010-06-07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레.. 싫어요 싫어.

제가 벌레를 싫어하게 된건, 아주 어릴적 할머니댁에 놀러 갔다가 말입니다. 장수 하늘소라고 잡아서 하루종일 귀여워 하면서 같이 놀았던 벌레를 집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순간 엄마가 "이게 미쳤어. 너는 왜 바퀴벌레를 잡아서.. 세상에, 이렇게 큰 바퀴벌레는 도대체 어디서 찾은거야~!!!!!" 라고 말한 순간부터 였어요.(그 바퀴벌레는 날기도 하더란 말입니다...)

아.. 싫어요. 싫어.. 개미도 싫어요.. ㅠㅠ

L.SHIN 2010-06-08 12:43   좋아요 0 | URL
'하루종일 귀여워 하면서'...아, 쓰러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따라님은 거대 왕 바퀴벌레를 장수하늘소라고 같이 놀았..;;
저는 어릴 때, 집의 낮은 담장 위를 열심히 기어가는 거대한..(어른 손가락 크기만한) 애벌레를
쫒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게 아마도 배추 흰나비가 되는 거라고 했던가?
그런데 그 후 보이는 것은 나방..;; -_-

saint236 2010-06-07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엘신님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추종자였던건가요? 개미와의 대화라....

L.SHIN 2010-06-08 12:4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베르나르 소설 중에서 아직도! 읽지 않고 책장에만 고이 모셔둔 게..바로 그 [개미]책..
하지만 상상은 했어요. 내가 만약 지하에 갇히면 개미들이 날 먹여살려줄까? 하고.ㅎㅎㅎ

무스탕 2010-06-0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담과 이브의 사과, 로빈후드의 사과, 뉴턴의 사과. 이렇게가 [세계 3대 사과]라는데 이제 4대 사과로 하나 더 추가되게 생겼군요. ㅎㅎㅎ

L.SHIN 2010-06-08 12:46   좋아요 0 | URL
5대 '외계인과 사과' ㅎㅎㅎ
4대는 이미 있잖아요. '류크와 사과'(데스노트에서 그 웃긴, 사과에 환장한 사신 말입니다 -_-)

후애(厚愛) 2010-06-08 0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어릴적에 친구들이랑 사과 서리 많이 했었는데..ㅎㅎㅎ
서리한 사과라서 그런지 정말 맛 났어요.
사과 좋아하는데 한국 나가서 많이 먹어야겠어요.^^

L.SHIN 2010-06-08 12:46   좋아요 0 | URL
확실히 한국과일이 제일 맛있는 거 같아요. 새콤함과 달콤함이 잘 조화된.
들어오면 실컷 먹자구요.^^

마노아 2010-06-0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 개미가 있으면 바퀴벌레가 이사가나요? 울집에 바퀴벌레 출몰했던데 붉은 개미를 영입해야 하는 건지... 난 붉은 개미도 싫은데..ㅜ.ㅜ

L.SHIN 2010-06-08 12:48   좋아요 0 | URL
네. 개미는 잡식이기 때문에 바퀴벌레 알을 싹슬이 해버린답니다. 그래서 바퀴의 천적이 개미에요.
집에 붉은개미가 있으면 바퀴가 멸종하죠. 인간한테 가장 해를 끼치지 않고 조용히 사는 게 붉은 개미.
근데, 맘대로 들여놓을 수가 없죠. 여왕개미를 일단 납치부터 하심이..ㅎㅎㅎ

다락방 2010-06-0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이나 빼서 처먹던지 2

ㅋㅋㅋㅋㅋ

L.SHIN 2010-06-08 13:04   좋아요 0 | URL
아,그런데 절대 지방은 빼서 처먹지 않더군요. 슬픕니다.
그럼에도 난 고기가 좋다는 사실이 더 슬픕니다.ㅜ_ㅡ

마그 2010-06-08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웅? 개미 ? 완전 시러요. 집 마당에 개미집 우글 우글한걸 찍어서 올려드리고 싶어지는 사악한 1인 ㅋㅋ

L.SHIN 2010-06-08 22:44   좋아요 0 | URL
아무리 올려준다 한들 저는 눈 하나 깜짝 안 할껄요? ㅋㅋㅋ

차좋아 2010-06-08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개미다 ㅋㅋㅋ
개미똥꼬 에서 산이 나오는데 그거 예전에 많이 먹었어요. 쩝!
개미똥꼬? 이거 왠지 익숙하네요 뭐지??

L.SHIN 2010-06-08 22:45   좋아요 0 | URL
아니..개미 엉덩이를 입에 물으셨단 말입니까? 이런이런, 중국 사람들이 개미를 좋아한다고 하던데..
혹시? ㅎㅎㅎ

자하(紫霞) 2010-06-08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붉은 개미는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바퀴는 정말 싫은데~

L.SHIN 2010-06-08 22:45   좋아요 0 | URL
흠..그러게요. 붉은개미가 모든 집에 있는 건 아닌가봐요 ^^;

양철나무꾼 2010-06-09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만 블랙홀,화이트홀,웜홀 얘기가 생각난다는...

나는 이제 L.SHIN님이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듯~

L.SHIN 2010-06-10 00:27   좋아요 0 | URL
흐하하핫, 개미랑 놀아서요? 그렇다면 베르나르도? (웃음)

양철나무꾼 2010-06-10 12:03   좋아요 0 | URL
ㅎㅎㅎ...아뇨.
전에 '우주 비틀기'페이퍼가 생각나서요.
그때 제가 얘기한 댓글이 벌레 먹은 사과 이론이었잖아요~
근데 요 페이퍼에 '개미'와 '사과'가 바로 등장해 주니까,
벌레 먹은 사과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우주를 넘나드는 지구인은 아직 본 적이 없으니까요~^^

L.SHIN 2010-06-10 13:28   좋아요 0 | URL
앗, 너무 똑똑하신데...
혹시 나를 NASA에 팔아버리진 않겠죠? ㅎㅎ

양철나무꾼 2010-06-10 14:39   좋아요 0 | URL
NASA에 팔아먹다뇨~
심심할 때 마다 잼난 얘기 하나씩 해달라고 졸라대기만 할 겁니다~^^

같은하늘 2010-06-1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나이먹고 소심해진것 맞구만요.ㅋㅋㅋ
우리 아들들은 벌레는 아무거나 다 만지던데... 지렁이마저도... ㅜㅜ

L.SHIN 2010-06-17 18:49   좋아요 0 | URL
저도 전에는 그랬..;; ( -_-)
나이 먹어서 소심해진 게 아니라...그저 '익숙함'의 차이랄까요. 자주 볼 일 없다 보니까..;;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