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오랜만에 [미녀들의 수다]를 보았다.
개 산책 시킨 후 샤워하고 얼른 서류 정리를 하자고 마음 먹은게 벌써 2시간 전의 다짐이건만, (한거라곤 개 산책 뿐..)
거실에서 보고 있는 C와 이야기 하다가, 작은 방에서 S의 컴퓨터 작업을 좀 도와주다가, [미수다]를 보다가
다시 내 방에 와서 서재 둘러보다가...결국 이렇게 또 끄적거리고 있다니.
하여간 나는... ㅡ.,ㅡ
[미녀들의 수다]에서 "서양인은 자기 전에 라면을 먹어도 얼굴이 안 붓는다" 라는 명제 하에 두 명을 가지고
[스펀지] 실험 따라하듯 하더라.
서양인 대표와 동양인 대표 두 명에게 라면 한 그릇씩 주자 능숙한 대구 사투리(서양인)와 목포 사투리(동양인)로
칭얼대는 대사는,
" 뭐야..계란도 없고.."
" 김치를 줘야죠, 김치를!"
매번 느끼는 재미 중 하나가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게 한국어인데다,
말하는 모양새나 음식 먹는 체질이 완전 한국인 다 됐다는 느낌.(웃음)
그걸 보며 웃다가 문득, 내가 일본 교토의 어느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던 때가 떠올랐다.
나 때문에 일부러 도쿄에서 날아온 두 사람, N과 그 친구는 잘도 먹는데 난 영 못마땅했던 기억.
나도 모르게 그만,
" 왜 단무지나 김치 안줘? " 라고 종업원에게 칭얼댈 뻔 했다는. ( -_-) 어디서 김치 타령이냐.
그 전날, 오사카역의 간이 식당에서 쇠고기 덮밥 먹을 때도,
" 뭐야, 이 맛없는 짠지 말고..단무지 주지.. 고기도 조금밖에 없고 밥은 되게 많고.."
한국에서도 나는 '김치가 맛 없으면 밥 먹기 싫어' 라고 투정부리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덜컥거리게 된다.
외국에서는 김치 비싸서 못 사먹는데..어쩌지..? (이 눔의 설레발 ㅡ.,ㅡ 벌써 걱정이셔~)
그래놓고 막상 외국에서 김치 컵라면을 보면 '흥~ 김치맛이나 제대로 나겠어~' 하고 거만하게 눈길 획 돌려주는
4가지 없는 녀석..( -_-)....그래도 김치는 한국거잖아...킁..
아, 참 오늘 낮에 '봄동 겉절이' 라는 것을 먹었다.
누군가 '추운 겨울 이겨내고 처음 나오는 나물(?)'이라고 이름이 '봄동' 이라고 하길래 감동 받았었다.
갖은 양념과 오랜 조리 혹은 숙성으로 만든 한국 음식의 깊은 맛은 이따끔씩 놀랍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김치는 (몸에 좋은) 마약과도 같은 녀석.
김치찌게, 김치부침개, 김치 보쌈 등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 다 좋아한다.
그런데 김치만두는 싫다. 아, 왜? ㅡ.,ㅡ
나만 그런거야?
빌어먹을, 왜 김치 타령을 시작했는지 원레 주제를 잊어버리고 말았다...(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