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 달 전에 아는 분과 술집에 갔다.
출입구 데스크에 있던 점장? 매니저? 되는 남자분이 뭐시기한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말했다.
"미성년자....아니죠?"
헐.... 내가 너무 캐쥬얼틱한가? 아닌데, 평범한 옷차림이잖아.
옛날만 해도 그런 소리 들으면 팩-하고 기분 나빠했는데(나이 먹은 게 뭔 자랑이라고..;;)
그 때는, 기분 나쁘긴 커녕 은근슬쩍 좋아지는 거다.
그래서 난 아무 말 안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허,참. 얘 서른 넘었어요!"
"ㅡ.,ㅡ^" (제길슨, 그냥 같이 장단 좀 맞춰주면 안 되나)
하여간, 그 때는, 그 남자, 참~ 보는 눈도 없구나, 싶었다.
아무리 동안이라도 미성년자라뇨. 영업성 멘트도 너무 과하면 욕 먹는다구요.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었는데.
얼마 전, 어떤 편의점에서 또 그런 황당한 시츄에이숀이 벌어진 거다.
평소 있던 주인 아줌마가 아니고 웬 못 보던 젊은 아가씨가 있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주인 아줌마 없네요. (던힐) 밸런스 주세요."
어디서나 그냥 '밸런스'라고만 해도 잘 알아듣길래 상표명 빼고 이야기 했더니,
(여기서, 나에게 나중에 담배를 사주고 싶어하는 분들은 꼭 메모하라,ㅋㅋㅋ)
아가씨 하는 말,
"제가..담배를 잘 몰라서요."
"아...그 줄의..하늘색이요."
그런데 이 처자, 돈까지 내민 나에게 담배를 줄 생각도 안 하고 나를 지그시 쳐다본다.
"미성년자....아니죠?"
"ㅡ_ㅡ....."
저....와이셔츠에 바바리코트 입었거든요... 학생이 출근 시간에 이러고 다니지는 않잖아요?
순간적으로, 내가 출타중에 한국의 '미성년자' 기준의 나이가 바뀌었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_-)
하지만, 아, 이럴 때 역설적이게도 '나이 먹었구나'를 실감하는 것은,
그 소리가 기분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털썩... OTL...)
하지만 덕분에 알았다.
왜 처음 보는 거래처 사람들이나 그냥저냥 지나가는 사람들이 초면에 나한테 반말 찍찍인지. -_-
앞머리를 요즘 고등생처럼 왕창 내렸더니(사실은, 미용실 가는 걸 귀찮아해서 그 모양이지만..;;)
굉장히 어려보이나 보다. 우움하하하하하하핫!!!!
바가지 머리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