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 양장본
마크 해던 지음, 유은영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브루스 윌리스는 눈동자의 초점이 맞지 않는 작은 소년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급히 걸어가고 있다.
    무언가에 쫒기는 듯 불안한 시선으로 움직이는 브루스의 복잡한 마음과는 달리 어린 소년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의 눈엔 그 어떤 편견이나 잣대없이 '공정한' 표정으로 평온에 잠겨 있다.
    그 아이는 남들이 보지 못 하는 것을 본다. 그래서 도저히 알 수 없는 글자들로만 구성된 페이지에서
    국가기밀 암호도 거뜬하게 건져내는 능력 때문에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12년 전 영화 <머큐리>의 한 장면이다.
    나는 머리에 피가 막 마르기 시작할 무렵의 나이에 이 영화를 보았고, '자폐증' 혹은 '자폐아'란 단어를
    나의 뇌 속에 각인시키게 된 계기가 되었었다. 사람들은 대게 자폐아를 볼 때 이런 시선을 던진다.  

 

    눈이 왜 저래?
    어머, 바지에 오줌 쌌어.
    아휴- 쟤는 왜 저렇게 소리 지르고 난리야.
    사람 말을 안 듣네. 너 나 무시하니?
    얘가 말하는 게 좀 이상해....
    불쌍하다. 부모가 고생이 심하겠네.
    뭐야, 그런 얘는 특수학교에 보내야죠!
    글쎄요... 여기서는 일 못 할 것 같은데요...
   

   

 

    그러나 내가 느꼈던 자폐아에 대한 정의로는, 

    
    특정 능력이 비범하게 발달한 아이
     

    자폐아의 뜻이 뭘까. 스스로 자(自), 닫을 폐(閉)를 쓴 것이라면, 과연 이 표현이 올바로 지칭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스스로 안에 갇힌 아이' 혹은 '스스로를 안으로 닫은 아이'라니.
    겉으로 보기에는 그러한 아이들이 마치, 세상과 단절하고 자기 세계 속에서만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그들의 부모를 제외한 수 많은 타인들 중 누구라도 선뜻 손을 내밀어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이는 몇이나 될까. 그저 동정하거나 기피하기만 하지는 않았는지. 

 

    자폐아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은 대부분 뇌 영역 중 어느 한 부위가 유난히 발달한 데서 온다.
    성장하면서 뇌 영역이 골고루 발달해야 하는데, 선천적 혹은 후천적 영향으로 그러지 못하게 된 것.
    어떤 아이는 한 번 본 장면을 사진처럼 정확하게 기억해내는 능력이 있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수학
    같이 복잡하고 논리적인 문제를 푸는 것에 탁월함을 발휘하기도 하며, 또 어떤 아이는 신기할 정도로
    한 번 들었던 소리들을 기억해서 그대로 음악으로 연주하는 신공을 발휘하기도 하는 등 그들은 정말
    어느 특정 부위만 발달해 있다. 그들의 그 놀라운 능력들은 가히 천재적이며 인간의 한계를 넘은 듯
    해서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들의 그 '다름'을 그릇된 시선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능력을 끄집어낼 수 있게 도와주면
    자폐아가 아닌 예술가가 될 수 있다. 나는 그들의 놀랍도록 뛰어난 능력을 볼 때 마다,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혹은 뇌를 얼마만큼이나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하는 DNA의 '과시' 내지 신의
    '알려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 주인공, 크리스토퍼는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자폐아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책을 중간 정도 읽을 때 까지 그가 자폐아란 사실, 특수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 했었다. 화자가 '나'이고, 그 '나'는 주인공 크리스토퍼인데, 그의 시선으로 서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눈치를 진작에 못 챘느냐고? 당연하다. 우리가 '다르다'고 생각했던 그들도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외모에서, 행동에서, 말투에서 조금 특이해 보일지는
    몰라도 감정을 느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그들은 좋고 싫음이 다른 이들보다는 더 분명하며, 조금 더 생각의 표현을 하는데 있어 솔직할 뿐
    이다. 그리고 우리보다 조금 많이 낯설은 것, 낯설은 사람, 낯설은 환경을 무서워할 뿐이다.   

    앞집, 시어즈 부인의 개인 '웰링턴'이 어느 날 밤에 쇠스랑에 찔려 죽었다.
    크리스토퍼도 그 개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는 개를 죽인 범인을 찾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까짓 개'
    가 죽은 것에 무슨 그리 유난을 떠느냐는 반응을 보이지만 크리스토퍼에게는 개도 생명이고, 그 개도
    원치 않는 죽음을 당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친구'였다. 나는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라도 범인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도대체 인간이 언제부터 다른 생물들보다 더 존중받는 우위에 선 생물이었던가?
    인간은 단지 다른 동물보다 조금 더 영리할 뿐이다. 지구상 그 어떤 생물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우주에 인간들 뿐이다. 나는 그런 멍청한 사람들을 볼 때 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크리스토퍼는 자신을 탐정이라고 지칭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누가 개를 죽였는지 보았느냐고 탐문하고
    다닌다. 그걸 안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 '아무데나 코를 들이밀지마'라고 충고를 한다.
    하지만 '개 탐정 놀이'에 즐거움을 맛본 크리스토퍼, 이 '수사 일기'를 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계속
    조사를 해 나가고 그는 아주 생각하지도 못 했던 놀라운 사실을 만나게 된다.  

    모든 것은 '웰링턴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가'에서 시작한다.
    한 아이의, 자폐아라는 '그저 남들보다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 조금 느린, 그러나 어느 한 능력이 특출나게
    발달한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환상적이거나 기괴하거나 이상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
    우리도 일상에서 흔히 보는 그런 것들이었다. 애정이 식어버려 서로 별거하는 부부,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다가 난데없이 외계어를 하는 동네 아줌마(악,정말, 이 작가는 정말 엉뚱하다! [쾅! 지구에서 7만 광년]
    이라는 책에서 외계인들이 사용하던 언어인 '고든 베넷'을 이 아줌마 입을 통해 내뱉게 했다! ㅡ.,ㅡ.......
    만약 작가가 일부러 그런 것이라면, 그 유머러스함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쯧)
, 다정한 선생님과 그렇
    지 않은 선생님,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부모님, 기차역의 경찰 아저씨,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렇지 않은 사람들, 매일 보던 풍경, 난생 처음 보는 풍경, 자신의 안전을 신경쓰지
    않고 도와주는 사람, 인심이 각박한 사람, 아름다운 밤, 정신없는 밤 등등.
    다른가? 우리가 보고 느끼고 접하는 세상과 이 아이가 긴 여정 동안 접했던 것들과 차이점이 있는가?  

 

    영화 <제 8요일>에는 다운증후군의 남자가 나온다. 대체로 통통한 체격에 돼지 얼굴처럼 순한 표정을 가진
    그들은 얼굴과 어눌한 언행 때문에 '장애인'의 딱지가 붙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모자른 듯한' 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자신에게 피해를 준 것도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자른 듯한' 그 얼굴 표정을 보면 웃던 얼굴이 싸해지면서 냉담해진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 '조지'가 상상 속에서 '마마'라는 노래를 부르는 멋쟁이 남자를 끄집어
    내는 동화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이 좋았고, '아리'가 힘들어 할 때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위로를 해주는
    장면을 좋아했다. '조지'는 '아리'의 상처입은 영혼을 치료해주러 온 천사였다.
      

 

    우리는 모두 어릴 때, '조지'와 같이 순수했으며 '크리스토퍼'처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아이들이었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세상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으며, 낯설은 사람이나 환경을 무서워하고, 좋아하는
    것에만 놀랄 정도의 집중력과 집착을 가지는 것이 자폐증의 특징이라면 우리도 한 때는 다 '자폐아'였다.
    안 그런가?
    나는 사람들이 장애아나 자폐아 등을 보면서 싫은 내색을 하기 전에 스스로 자문해주기를 원한다.
    어느 날 밤 죽은 것은 개, 웰링턴이 아니라 순수했던 우리 자신은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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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4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5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5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5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2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늘 우리 모두가 자폐적이고 장애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요.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리뷰네요^^

L.SHIN 2010-05-25 00:22   좋아요 0 | URL
네, 우리 모두 조금씩은 자폐적이고 장애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저 역시.
우리는 생각보다 강한 생물이 아니니까요.^^

비로그인 2010-05-25 00:28   좋아요 0 | URL
으미~~이 시간에 안주무시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시잖아요?ㅎㅎ

L.SHIN 2010-05-25 11:48   좋아요 0 | URL
결국 아침에 늦잠 잤어요. 할 일 해놓고 다시 자버린..;;; -_-ㅋ

같은하늘 2010-05-25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시는군요.

L.SHIN 2010-05-25 11:50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제 목표는 성공한 셈이군요.(웃음)

후애(厚愛) 2010-05-25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머큐리> 정말 재미나게 봤어요.
시몬역을 맡은 미코 휴즈에 감탄한 저랍니다.
부모를 잃은 시몬이 불쌍해서 울었고 해피엔딩에 웃었지요.^^

L.SHIN 2010-05-25 11:5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정말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다시 볼까..생각 중이랍니다.^^
저도 소년의 연기에 감탄했었어요. 너무 너무 잘 했죠. 사실적이게.

2010-05-25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5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0-05-2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리뷰 쓰기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군요.
이 책에 영화를 접목시키다니!
거기다 시시콜콜한 잡담까지!
요즘 엘신님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이런 분이 어떻게 처음 나타날 땐 그리도 조용하고 새침하셨을까?
여자로 오해하게 만들고...>.<;;
마지막 말 정말 의미심장하군요.^^

L.SHIN 2010-05-25 11:55   좋아요 0 | URL
에엥~? 설마, 책 리뷰에 영화를 접목시킨 게 제가 처음이겠습니까. 하하하핫, (야, 칭찬 받았다~)
저...처음부터 조용하고 새침하게 나타나지 않았어요.ㅋㅋ 07년도에 활동했던 서재를 닫아버려서
확인할 길이 없겠지만, 그 때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어느 날 혜성같이 나타난' 녀석이었답니다.ㅋㅋ
그러니까 처음부터 마구 설쳐댔단..;;; ( -_-)

악,근데, 여전히 주관이 강하신 스테님. 글쎄, 난 외계인이라니까요.
그러니까 나는 남자화장실도 여자화장실도 간답니다.(메롱)

stella.K 2010-05-25 12:07   좋아요 0 | URL
엥? 주관이 강하다구요? 아, 어쩌면 좋아. 흐흑~
제가 엘신님을 너무 모른다는 말처럼 들려 슬퍼요.ㅠ
그런데 혜성이라구요?
얌전했는데...아무래도 엘신님 판단이 옳을지도 모르죠.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라는 영화처럼 전 어쩜 다른 눈으로
엘신님을 보고 있는지도 몰라요. 큭큭

L.SHIN 2010-05-25 12:27   좋아요 0 | URL
그래요, 영화처럼 제가 멋지게 환상적이게 보이는 상태라면, 영원히 그렇게 해줘요 -
(그러니까 스테님은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안 되겠어요~ 마법이 풀리면 곤란하니까 ㅋㅋㅋ)

stella.K 2010-05-25 13:03   좋아요 0 | URL
아, 그렇지 않아도 저는 서재 이미지랑 그 사람을 같이 보는 경향이 있어요.
엘신님 서재 이미지의 저 도령 아니었나요?
엘신님이야 말로 오프에서 저 보면, 헉~내가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아니었어!
실망할걸요? 그니까 우리 여기서 오래오래 만나요. 흐흑~

L.SHIN 2010-05-25 13:23   좋아요 0 | URL
지금 쓰고 있는 '마키 실장'은 모르겠고...전에 쓰던 L하고는 닮았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었어요.^^; 까칠한 성격은 지금 대문 이미지랑은 비슷하지만...( -_-)ㅋ

stella.K 2010-05-25 13:49   좋아요 0 | URL
오, 정말요? 나 전에 썼던 이미지 좋아했는데.
그러니까 엘신님 보고 싶어지잖아욧!
아, 이러면 안 되는데...몰라요~

마녀고양이 2010-05-2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재는 약간의 자폐증 적인 성향이 있다고 하죠.
그런데요, 자폐증이든 알츠하이머 병이든 사실 힘들고 안달복달하는 것은 본인들이 아닌 주위 사람들 같아요.
자폐증 같은 경우 처음부터 타고나는 성향이 있는거고, 본인은 내부에 파묻혀서 안주하는거니까요.
정상 생활을 하지 못 하고 누군가 내내 돌봐줄 수 없으니, 일종의 훈련(?)을 시키는거지요.
그러나 주관적 행복이란 관점으로 보면.... 저는 가끔 혼동스럽답니다~

L.SHIN 2010-05-25 13:30   좋아요 0 | URL
물론, 주변 사람들이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은 괴롭거나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바로 마녀님이 말하는 것처럼
'내부에 파묻혀서 안주'한다고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저는.
우리는 누구도 다른 사람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함부로 평가할 자격 따위는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할 수 있어도.
누군가 마녀님에 대해서 그렇게 멋대로 해석해도 좋겠습니까? 아마도 바로 반론을 제기하겠죠.

나는 조금 안타까워요. 요즘은, 마녀님이 심리학을 공부하고 난 후로는 조금 날카로워진 거 같아서
말입니다. 뭐랄까, 뭔가 예민해져 있는 것 같아요. 무엇이 마녀님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거죠?
냉소적이랄까. 정말 염세주의나 회의주의로 빠지고 싶은 건 아니겠죠? 나의 다정한 마녀님 -

마녀고양이 2010-05-25 14:07   좋아요 0 | URL
아아ㅡ 그 얘기가 아닌데, 엘신님이 조금 오해를... ^^
안주한다는 것은 무기력하다는 의미는 아니였어요. 타고난 성향인거죠.
제 얘기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안 됐다고 하는 자체가 그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아닐까 생각한거죠. 그사람들도 자신의 삶이 있고 행복이 있으니까요.
자폐증이든 어떻든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애정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였어요.
만일 도움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서로 도와야 하는거구요.

저는 머리 속이 복잡하면, 제대로 표현을 못 할 때가 있답니다.. 이해해주세여~ 쪽!
여전히 제대로 생각을 설명 못 하겠네요.
여하간..... 엘신님의 리뷰와 같은 관점이랍니다. ㅎㅎ

2010-05-25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0-05-25 14:12   좋아요 0 | URL
아아 - 그렇군요. 충분히 설명하지 못 하면 오해를 사기도 하죠.
하지만 그것 보다는 마녀님의 댓글에서, 나는 어딘지 모를 심난함을 느꼈습니다.
심리학 공부라는 것이 늘 재밌고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군요,하고 새삼 깨달았습니다.
흠, 그런 마녀님을 위해 우리의 첫 번째 저녁 데이트 쿠폰은 6월에 써야겠어요.(웃음)
맛있는 것을 먹고 수다를 떨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마녀고양이 2010-05-25 18:25   좋아요 0 | URL
6월 20일 이후면 기말시험과 스터디가 모두 끝나서,,,
그때되면 엘신님 뵈러 안산 근처로 날아가겠습니다. 기다리세염!
엘신님. 쪽쪽!

L.SHIN 2010-05-25 19:04   좋아요 0 | URL
오옷, 시험을 잘 봐야 할텐데.
그럼, 우리 시험 뒷풀이 재미나게 하자구요.
쪽- (아..이런, 부끄러워라. >_>)

따라쟁이 2010-05-25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훠~~!! 받을거 다 받고 하실거 다 하셔놓고 부끄러워 하시기는

저는 제8요일을 중학생때 봣어요. 당시에는 옆에 앉아서 같이 영화를 보는 녀석때문에 콩닥거려서 영화를 보는둥 마는둥.~~ 나중에 나중에 몇번이나 다시 보면서 나는 조지이면서 또 아리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 우울함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었는데. 그래요~! 제8요일을 다시 봐야겠어요

L.SHIN 2010-05-25 23:27   좋아요 0 | URL
따라님, 왜 우울모드이실까~? 연휴가 허무하게 끝난 것에 대해 아직도 속상해하는 건가요?
아니면 요즘 돌아가는 나라꼴 때문에?
본문에도 썼지만 나는 조지의 상상속 남자가 '마마~' 하면서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좋더라구요 ^^

차좋아 2010-05-26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번트 신드롬이라고 하던가요? 신기해요 신기해... 저런 능력이 부러운건 제가 별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별나지 않아 다행이에요^^(어디선가 '너 별나~'하는거 같은 기분이...)

L.SHIN 2010-05-26 19:37   좋아요 0 | URL
나는 부러울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그래요. ^^ ㅎㅎ
하지만 차님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맛있고 다정한 차를 끓일줄 아는 멋쟁이란 것만은 확실하죠.(웃음)
난 그런 차님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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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CEO 특강 2 - 글로벌 리더 EBS CEO 특강 2
『EBS CEO 특강』제작팀 지음 / 마리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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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경, 정상 프로그램 보다 CF 보기를 좋아했던 나는 어느 날, 이런 광고를 보았다.
    청순한 미를 뽐내는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며 화면을 향해 꼭 이 말을 던지곤 했다. 

    "깨끗해서 좋아요~" 

    그러니까 뭐가? 나는 그 깨끗한 게 좋다는 광고 시리즈를 몇 번이나 보면서 도대체 뭐가
    깨끗한 거냐고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대머리가 되기 전에 그게 뭔지 간파를
    했었다. 그것은 국내 시장을 60% 이상 장악한 Wp품에 대한 강력한 대응 그리고 회사의 사
    활을 건 유한킴벌리의 야심작 여성위생용품에 대한 전략적인 CF 였던 것이다.  

    청순함과 깨끗함의 연결, 그 당시 한국에서는 최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TV 광고를
    통한 노골적인 여성위생용품의 '드러내놓기' 마케팅 전략은 제대로 먹혔다.
    (적어도 내 기억엔, 국내 브랜드로써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매달 마법에 걸리는 여성들에게는 이제 필수품이 되어버린 그 위생용품은 사실상 이 청순한
    여대생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외국 브랜드가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다,
    한국에서는. 그 독점을 국내 브랜드가 당당히 그것도 획기적으로 홀라당 뒤집어버린 것이다.
    그 제품이 바로 그 유명한 Wh품이다.    
    (곤란하게도, 유한킴벌리가 내세운 품명의 이름도 W로 시작하는 바람에 구분 지으려고 외국
     브랜드는 Wp, 국내 브랜드는 Wh라 명명했다) 
 

    거기다, 언제였더라. 오래된 기억인데, 나는 우연히 유한킴벌리의 여성 위생용품 담당이었던
    모 과장(아마도 그 당시 과장이었나,부장이었나..했을 거다,긁적)이 다 죽어가던 그 시장에서
    성공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인터뷰를 참 인상 깊게 보았었다.
    그는 제법 나이가 있던 남자였는데 새로 출시한 Wh의 테스트 및 개선.보완을 위해 무려 몇
    달 동안 자신이 직접 그 제품을 차고 다니기까지 했었다는 대목이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여성들은 보다 청결하고, 부드럽고, 편리한 특혜를 누릴 수 있었고, 당연히 '왕'이었던 Wp가
    오히려 Wh의 기획을 따라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후, 한국에서의 여성위생용품은 빠른
    속도로 진보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이름을 다 못 외울 정도로 종류가 다양해졌다. 

    유한킴벌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겠는가?
    물론, 제품의 품질과 전략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 및 기획이 큰 비중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객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 했다면 그런 신화는 없었을 것이다. 

    CEO란 Chief Executive Officer의 준말로, '최고경영자'란 뜻이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CEO는 "내 CEO 타이틀은 Chief Evangelical Officer의 준말이다"라고
    했다. Evangelical은 원래 기독교에서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그 별다방
    CEO는 '최고경영자'로써가 아니라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대장'의 역할로써 기업에, 사회에
    그리고 고객에 대하는 겸허한 태도를 가슴 안에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참조 : p.41)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로 하여금 많이 구매하게 만들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객이 원하는
    제품, 고객이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유용한 제품을 만들까'를 고민하는 회사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반드시 성공하게 되어 있다. 애시당초 제품을 만들 때 고객을 빼고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니고 뭐겠는가. 누구를 위하여 제품을 만드는지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이 책에는, 9명의 CEO가 자신의 기업 마인드, 경영 철학, 성공할 수 있었던 팁 등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서 특강을 해준다. 크게 '하이퍼포먼스 경영 - 변화와 혁신 경영 - 휴먼 캐피탈 경영'
    으로 나뉘어져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회사의 CEO들의 살아있는 그리고 이해하기
    쉬운 특강을 읽다 보면, 경영자나 관리자들에게는 '가야 할 길'을 배우게 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내가 이용하는 회사가 이렇구나' 혹은 '한국의 기업들 중에는 사회에 공헌하고 고객을 진심으로
    위하는 회사도 있구나'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될 것이다.
    이런 회사들이, 이런 좋은 마인드를 가진 경영자가 좀 더 많아져서 한국 사회가 앞으로도 더욱 더
    밝아지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 하이퍼포먼스 경영 * 

    - 유한킴벌리 : 직원을 Worker가 아닌 Lover로 만들어라
    - 삼양사 : 인사는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다
    - 한미파슨스 : 직장인의 천국을 만들어라 

    * 변화와 혁신 경영 *

    - 구글코리아 : 즐거운 이노베이션을 일으켜라
    - 인텔코리아 : 과감하게 생각을 바꾸어라
    - 시스코 시스템즈 : 세계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 휴먼 캐피털 경영 * 

    - FedEx 코리아 : 직원이 최고의 브랜드이다
    - ADT 캡스 : 행복한 글로벌 리더를 꿈꾸어라
    - S-OIL : 리더쉽의 핵심은 사람과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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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5-14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EO 책은 저한테는 좀 어려운 책일 것 같아요.^^;;
아마 평생 안 읽을 것 같다는..ㅎㅎㅎ
그런데 자금만 있으면 조용한 카페를 차리고 싶어요.^^

L.SHIN 2010-05-14 14:41   좋아요 0 | URL
CEO 별 거 없습니다.^^
카페, 후애님은 잘할 것 같아요. 마음을 담아 맛있는 차와 간식을 내오기만 하다면야
누군들 그냥 지나가겠습니까.(웃음) 거기에 후애님이 좋아하는 꽃들도 잔뜩 갖다 놓는겁니다.^^

비로그인 2010-05-14 15:47   좋아요 0 | URL
쫗아하는 꽃들이 가득한 그곳에서 엘님과 차 마시면서 속닥거려야겠다아~ㅋㅋ

비로그인 2010-05-14 15:48   좋아요 0 | URL
ㅋㅋ후애님~~
제가 사람들 몰아가는거 잘해요~~~
차리기만 하세요^^

후애(厚愛) 2010-05-15 06:32   좋아요 0 | URL
카페안에 다양한 책들을 가득 꽂아두는 것도 생각을 해 봤습니다.
<차와 간식을 먹으면 책을 읽는다> 손님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돈입니다. 차리려고 하니 돈이 없네요.ㅜ.ㅜ

L.SHIN 2010-05-15 09:57   좋아요 0 | URL
아아~ 책이 있는 카페라, 그것도 근사하군요.^^
계속해서 바라세요. 이루어 질겁니다. 잊지마세요. 부정적인 생각도 긍정적인 생각도 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집니다.

마녀고양이 2010-05-15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요즘 확실히 문제가 있어요.. 저런 서적을 보면 CEO의 경영에 대한 감탄, 배움같이 긍정적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그래.. 사람을 사람이 아닌 돈 벌기 대상으로 보고 모든 머리를 쓰는군.. 이런 생각만 드니. ㅡㅡ;;;

L.SHIN 2010-05-15 10:01   좋아요 0 | URL
물론, 마녀님처럼 '돈 벌기 대상'으로만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마녀님이 그렇게 편리한 문명을 누리고 사는 것도, 따지고 보면 누군가의 발명,개발,보완,판매 등으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니까요. 그들이 영리 목적이든 아니든 간에 세상에 내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러한
편리한 것들을 사용할 수 없을테니까요. 그러나 모든 제품의 시초에는 '이것이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좀 더 편리하지 않을까'하는 순수한 생각에서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습관입니다. 그러다가 회의주의자, 염세주의자가 되는 거에요.
그래봤자 본인에게 도움 되는 것은 없습니다만,^^

마녀고양이 2010-05-15 10:35   좋아요 0 | URL
오홋, 염세주의자 회의주의자 어째 타이틀이 멋진걸요?
한번 해볼까나............. 멋져멋져. 쇼펜하우어. 음. 멋져~

L.SHIN 2010-05-15 11:15   좋아요 0 | URL
제 경험인데....결코 좋은 게 못됩니다. 마녀님.
기필코 말리고 싶어요. (그럴려면 일단 도시락부터 싸들고 찾아가야 하나 ㅋㅋ)

마녀고양이 2010-05-15 12:02   좋아요 0 | URL
도시락 먹고 시퍼요. 맛난걸로 부탁! 새우 튀김 있는걸루~
 
위풍당당 개청춘 - 대한민국 이십대 사회생활 초년병의 말단노동 잔혹사
유재인 지음 / 이순(웅진) / 2010년 2월
절판


그분께 왜 십분 일찍 결제하여 경품을 못 받았는지에 대해 차분히 연대기를 써보시라 권해보겠다.
그러면 오전 열시에 이벤트를 오픈하기로 결정한 우리 사이트 뿐만 아니라, 그분이 십 분 일찍 결제하게 만든 다른 이유들, 예를 들어 그날따라 아침부터 전화가 와서 일찍 깼다든지, 주차가 너무 수월해 사무실에 빨리 들어설 수 있었다든지 하는, "숙명이 그에게 지정했던 위치와 임무"의 흔적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억울한데 가해자는 모호한, 이 일반적인 운명의 작동법칙을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57쪽

언어 같은 매개체 없이 진심이 직접 진심과 통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나, 하고 나는 가끔 생각한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강아지를 기르는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봤다. 원래 주인이 일이 있어서 잠시 그에게 강아지를 맡겼는데, 강아지는 오히려 그 장애인을 주인으로 여겼다. 원래 주인이 와도 컹컹 짖고 떠나지 않았다.
강아지와 인간은 공유하는 언어가 없다. 이를테면 서로가 서로에게 언어상실증 환자 같은 존재다. 이종 간에는 몸짓과 표정만 가지고 대화를 해야 한다. 텔레비전에 나온 강아지가 인간의 상식에 따라 의사결정을 했다면 원래 주인을 따라나섰을 거다. 하지만 누가 더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 강아지는 알았던 거 같다.-74쪽

무식하고 철없었지만 그때는 내 삶을 담보로 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용기라도 있었다. 대학교 때는 새벽 다섯시에 학교에 갈 정도로 분투하며 공부한 적도 있었다. 학점을 잘 받아서 원하는 것이 되려고. 내 의지였다. 멋있지 않은가.
내가 가진 것을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고상한 삶이다.-87쪽

『공감의 심리학』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삶의 비밀이란, 인간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살아남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그리움을 나눌 수 있고 거울 반응으로 답해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발견하는 데 있다."-149쪽

오늘날 이십대들이 대의에 시들해진 건 선악 구도가 무너졌기 때문일 거다.
적이 모호해진 시대에 분노를 배우는 건 어렵다.-168쪽

모모(모하메드)의 분석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은 사색을 안 한다. 비슷한 원리로, 그런 사람은 자기 앞의 책이 하는 말을 알아먹지 못한다.
(.....)
사람과 사람의 인연처럼 책과 사람 사이에도 때가 있나 보다. 그래서 책은 세상을 좀 알고 난 후에 읽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읽었던 책들은 그냥 지금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내 인생 최고의 책은 먼 훗날 내가 더 많이 겪고 성숙해졌을 때 만나게 될 것이다.
(.....)
경험으로 각인되지 않고 스스로 느끼지 않는 지식은 우유보다도 더 유통기한이 짧기 대문이다.-209~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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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5-07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풍당당 개청춘> 핫하하하~ 제목이 무척이나 재밌습니다.^^

L.SHIN 2010-05-07 09:35   좋아요 0 | URL
내용도 재밌습니다. 리뷰 쓰기 귀찮아서 밑줄긋기 했지만. 유머러스하더군요.^^

루체오페르 2010-05-07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이 책, 전부터 담아두고 관심 가지고 있던 책입니다.ㅎㅎ
마지막 문구가 날카롭네요.
우유보다도 짧은 지식...

L.SHIN 2010-05-08 09:50   좋아요 0 | URL
네,저는 좋은 말만 쏙~ 골랐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꽤나 유머러스하고 당돌한(?) 20대의
재치있는 글들로 가득합니다. 저는 몇 번 웃었어요.^^
 
일본 열광 -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도쿄 일기 & 읽기
김정운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 오사카의 어느 지하상가 구석, 공중전화에서 나는 전화를 걸기 위해 서 있었다.
    핸드폰 필수인 시대에 공중전화에 동전을 넣는 것은 묘한 두근거림을 느끼게 해주었다.
    교토에 놀러가고 싶다는 나의 고집 때문에 N은 그 먼 도쿄에서 비싼 기차를 타고 날아오는 중.
    먼저 오사카에 도착한 나는 심심하기도 하고, 지리도 몰라 길 잃어버릴까봐 역 주변만 돌면서
    놀다가 지루해졌기 때문이다. 동전 투입구에 돈을 넣기 전에 손바닥에 펼쳐본 일본의 동전들을
    쳐다보았다. 낯설다. 원래 그렇다. 매일 쓰는 화폐가 아니면 낯설다.
    그러다가 와르르 바닥에 동전들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이런, 제길.
    나는 허겁지겁 동전들을 줍기 시작했다. 500엔짜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수하리라.
    그렇게 혼자 바둥대고 있을 때 한 아저씨가 지나가면서 쳐다보았다. 나를 지나쳐 몇 걸음 가던
    그 아저씨는 가던 길을 되돌아와 줏은 100엔을 내 손에 주었다. 나는 얼떨떨한 표정과 기분으로, 

    "..... 아리가토-고자이마스....." 

    아저씨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다시 가던 길을 갔다.
    나는 두 가지의 충격을 동시에 받았다. '아리가토-고자이마스' 에 대한 대답으로 '천만에'라는 그
    어떤 제스처나 대답이 아저씨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것과, 일본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의 무뚝
    뚝한 표정이었다. 일본은...길을 걸어가던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도 살짝 미소 띈 표정을 보여
    주는데(물론 전부 다 그런 건 아니다), 자신이 먼저 선행을 하면서 뚱한 표정은 뭐람.
    내 반응이 먼저 문제였을까? 보통은 활짝 웃으며 정말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니까? 솔직히 말하면, 난 아저씨가 가던 길을 되돌아 오면서까지 동전을 주워주은 것에 놀라던
    중이라 그런 표정관리는 못 했었다,라는 핑계와 평소 나는 원래 표정이 잘 없다.(긁적) 

    이런 것이 충격으로 다가올 정도로 일본인의 친절과 과한 웃음 띈 얼굴은 이미 전세계에 알려진
    당연한 '문화'다. 간사이 공항의 경찰 제복을 입은 아저씨도, 오사카역의 안내원 아저씨도 항상
    부드러운 표정으로 최대한 친절하게 대해준다. 호텔 데스크 직원이나 지역정보안내소 직원들에게
    내가 심술굳게 일부러 영어로 말해도 그들은 (삐질땀을 흘리면서까지) 나를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 

    한 번은, 도톤보리에서 오사카의 명물 '타코야끼'를 사서 먹은 적이 있다.
    원래 뜨거운 것을 못 먹는 내가 그걸 그냥 한 입에 삼켰다가는 당장 구급차에 실려갈지도 모를 일.
    그래서 타코야끼 전부를 반으로 쪼개 뜨거운 김이 공중으로 흩날려가 식혀 먹으려고 N과 함께 실외
    휴게실로 향했다. 그 때, 출입구에서 마주오던 젊은 사람들과 부딪힐 뻔했는데 그들은 당연스레, 

    "스미마센-" 

    라고 말했다. 나는 당연히.....한국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서....같이 '스미마센'이라고 말할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아마도 그 젊은 남자는 속으로 나를 욕했을지도 모른다. 예의 없다고. ㅡ.,ㅡ... 
    하지만 한국에서는...서로 사과 안 한다. 부딪혔어도 부딪힌 사람만 하지...쩝.

    한 번은, 일본의 사업가 친구와 함께 버스를 탄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토종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제 집 드나들 듯 해서 그런지 한국에서의 습관을 오히려
    일본에서 자랑스럽게(?)하는, 자기 자신이 '한국인과 더 가깝다'라고 말하는 이상한 친구였다.
    버스에서 핸드폰으로 전화통화를 하는 그 친구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나는 도망가고 싶었다.
    아, 그 민망함이란. 거기다 전화내용이 나 때문에 취소를 하는 내용. 쪼잔한 자식, 일부러 나 들으라고..
     

    일본의 어떤 교육이, 어떤 문화적 정서가 그들로 하여금 (가식적일지라도, 아니 그래서 더 슬픈) 타인을
    향해 그런 맹목적인 웃음과 친절을 베풀게 하는가? 그 궁금증은 오래 전부터 내 안에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직.간접의 경험으로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만큼 구체적으로 머리 속에 정리되어
    가기는 처음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문화심리학자의 피부에 와 닿는 경험
    에 의한 '일본 문화 해부하기'는 왜 그들이 안쓰러울 정도로 타인에게 친절하는가를, 왜 고이즈미 총리가
    부시 대통령 부부 앞에서 엘비스 프레슬리 춤을 추며 같은 동양인의 얼굴을 달아오르게 했는지를, 어째서
    일본 남성들은 보일듯 말듯한 애니나 만화속 여주인공의 하얀 빤스에 열광하는지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물론, 저자 주관적인 견해와 시각, 관심분야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은 차치하고) 

    마조히스트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혹은 타인의 힘을 빌어 스스로를 괴롭히는 걸 즐기는 자를 우리는 흔히 그렇게 부른다.
    그 반대로 남 괴롭히기 좋아하는 사람을 '새디스트'라고 한다. 농담삼아 '넌 마조끼가 있어~' 라거나
    '너 새디스트 아냐?'라고 쉽게 입에 담는 그 말들이 사실은 그렇게 가벼운 주제가 아니다.
    마조히즘, 그것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고 편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자식들을 괴롭히는 너무나
    무거운 짐이다. 인류는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기존의 틀과 문화, 아버지 세대의 그 모든 것을 거부하고
    반항하며 죽여나갔다. 그 '상징적 살해'의 업은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온다. 어떠한 형태로든.
    일본은 근대문화(서구문화)를 비교적 큰 저항없이 받아들였다. 물론, 일본도 처음에는 무사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바닷물이 밀려오듯 들어오는 서구문화를 거부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근대문화를 앞장서서
    일본에 뿌리 내리려고 안간힘을 쓴 것은 노랑머리 백인들이 아니라 바로 일본인, 자국민이었다.
    몸을 예로 들어보자.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에는 강력히 반발하고 대항하며 그것을 죽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몸 안에서 발생되는 암세포는 왠만해선 막을 길이 없다.
    일본이 그렇다. 그들이 그렇게 빨리 서구문화를 흡수하고 더 나아가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모든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이고, 그에 앞장선 것이 스스로이기 때문이다.
    즉, 일본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데 프랑스 대혁명의 시민들처럼 루이 16세의 잘린 목에서 나오는 피로
    몸을 씻으며 '살부의 죄의식'을 가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일본의 근대문화 발전과 마조히즘과의 관계란 뭐란 말인가?
    지나칠 정도의 친절과 사과를 함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오히려 미안하고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그 교활함을 탓하기 전에 왜 그들이 그렇게까지 마조히즘에 젖어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나를 생각해서 잡았던 일정을 나 때문에 취소하게 된 저 일본 사업가 친구는 일본식으로 나에게
    죄의식이나 미안함을 유발한 것이 아니라, 전형적인 한국식으로 끄집어냈던 것이다.
    그런 면에선 확실히 그는 한국인답다. 한국인은 마조히즘적이 아니라 새디즘에 가까운 형태로 상대의 잘못
    을 돌려서 질책하니까. 나처럼 직선적인 녀석은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미움받기 딱 좋지만. 

    어릴 때, 즐겨보았던 애니가 있었다. 여전사들이 우주에서 악당들과 싸워서 늘 통쾌한 승리를 내는데, 그녀들.
    그래, 그녀들은 비키니 수영복에 가까운 복장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남자와 여자의 신체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도 전인 나이에 보았다. 그래서 아무 거부감이나 이상한 상상(?)없이 볼 수 있었고 그녀들을 (전투사로써)
    동경도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후 수 많은 만화에서 여주인공들은 늘 과한 글래머이거나 하얀 빤스를 살짝
    보여주는 청순한 여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굴이나 성격은 너무 청순한데 가슴은 대빵 크다. 그리고
    성격과는 달리 늘 빤스가 보이는 짧디 짧은 스커트를 입고, 마릴린 먼로도 아니건만 그들 주위는 항상 바람이
    불어제껴 빤스를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를 확인까지 시켜준다. 그럼 남자주인공들이 항상 그 멋진 여주인공과
    잘 되는가? 아니다. 남자주인공은 비참할 정도로 짝사랑만 하거나 무시받기 일쑤다. 여기서도 일본인들이 좋아
    하는(?) 마조히즘이 들어간다.  

    이 나이 때 또 좋아했던 것이, 로봇영화 중 남주인공을 무지하게 괴롭히는 애니가 있었다.
    남주인공은 우주에서 악당과 싸우기 전에 로봇으로 변하는데, 꼭 그 과정은 고문 같았다. 역시나 빤스만 입은
    남주인공이 어떤 캡슐에 들어가면 가시가 왕창 박힌 채찍같은 덩쿨이 그의 다리를 타고 올라가 온 몸을 휘감아
    그로부터 하여금 늘 비명을 지르게 했다. 아니,왜? 대체 왜? 좀 편하게 로봇으로 바뀌면 안 되나?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면서까지 변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그 빨간 빤스를 입은 남주인공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어떤 성적 흥분이라도 느끼길 원했는가? '유방'이란 단어도 '남근'이란 단어도 몰랐던 그 어린애한테? 
    기억력도 좋지 않은 내가 23,4년 전 봤던 애니의 그 가학 혹은 자학 묘사가 왜 그랬는지를 억지로 끄집어내자면
    이랬던 것 같다. '대의를 위해서는 너의 작은 희생이 필요하다' 뭐 이런. 그러니까 그 남자주인공은 매번 지구를
    지키려면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는 이야기. 그 장면이 어린애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이나 하고 만들었는지,원. 
    일본은 곳곳에 은근슬쩍 마조히즘을 강요한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게 한다. 어릴 때 부터.

    물론, 이 책이 주구장창 빤스와 마조히즘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문화 속에 자리잡은 정서의 뿌리를 쫒아간다. 저자의 유머러스한 필체, 쉬운 서술은 단번에 한 권을
    먹어치우는데 가속도를 붙인다.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칼라 사진들도 수두룩하다.
    내가 왜 굳이 빤스와 마조히즘만 가지고 이야기하냐면, 이제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몇 년 전, 일본 친구의 지나치게 한국인다운 언행들은 숨막히도록 지긋지긋한 일본문화로부터 일시적이라도 벗어
    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것과, 어릴 때 내가 보았던 애니에서 얻은 충격으로 나는 비키니 입은 여성을 봐도
    아무 느낌이 없거나 빤스만 입은 남자들은 어딘가 약해 보이는 착각을 하게 된다거나 등의 부작용 말이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을 보면 무릎꿇고 찬양하며 기관총을 꼭 선물해야 할 것 같고,
    빤스만 입은 남자들을 보면 이불로 싸서 구해주어야만 할 것 같다. 어디로? 그건 모른다. 

    때로는 내 환경과 익숙하지 않은 문화를 접함으로 인해 무의식속에 오랫동안 웅크리고 있었던 나를 만나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면 해답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를 알면 안개는 걷히고 만다.
    사실, 일본과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까 싶어 사서 본 책이, 예상치도 못한 만족을 주어 읽는내내 즐거웠다.
    어떤 나라의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 나라 문화를 알아야 하고, 그 나라를 알고 싶으면 그 나라 사람을 알아야 한다. 

 

    책 표지에 써 있는 이 문구만큼 일본을 적절히 표현한 것을 발견한 적이 없다. 

    일본은 모든것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하나도 안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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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4-2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엘님의 리뷰가 더 근사한 경우라 하겠습니다^^

L.SHIN 2010-04-29 20:00   좋아요 0 | URL
앗, 이런 아닙니다. 당연히 책이 더 좋죠. 정말이지 너무 맛있게 먹었던 책입니다.(웃음)

프레이야 2010-04-2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인, 전혀 친절하지 않은 '친절'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저도.
리뷰 재미나게 읽었어요. 김정운의 책이군요.

L.SHIN 2010-04-29 20:09   좋아요 0 | URL
프레님도 경험이 있군요. 맞아요. 한국인이 다 불친절한게 아닌 것처럼 -
일본인도 다 친절한 건 아니죠. 하지만 쓸데없는 기대랄까요, 친절하지 않은 일본인을 보는 것도
한국인답지 않게 친절한 한국인을 보는 것도, 어느 쪽이나 충격을 먹긴 매 한가지라는..(웃음)
김정운씨 필체가 마음에 들어버렸습니다.

루체오페르 2010-04-2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로 대박을 친 김정운 교수님의 전작이군요. 저자 본인은 일본열광 이 책이 더 마음에 드는 자신작이라고 하시더군요.ㅎㅎ 저는 아내와의~를 참 재밌게 봐서 다른 책들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보셨나요? 교수님 꿈이 캠핑카 사는거라 하던데 다 모아 가시지 않나 싶네요.^^

L.SHIN 2010-04-30 09:11   좋아요 0 | URL
네, 띠지에 그 책 제목이 있더군요. 처음엔, '무슨 제목이 이래~?'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일본열광]에서 그의 유머러스하고 재밌는 필체를 보니 '아,그 책도 괜찮겠군'하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나는 언제나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글'을 쓸줄 아는 사람을 좋아하죠.(웃음)

후애(厚愛) 2010-04-30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별이 세개네요. ㅋㅋ
추천을 아무리 클릭해도 <이미 추천하셨습니다> 하나 밖에 안 된다는 것.^^;
하지만 제 마음은 추천 100개.^^

L.SHIN 2010-04-30 09:1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또 별이 작다고 잔소리 먹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그래도 평점은 솔직해야죠~
아이코- 추천 100개라뇨~ 가당치 않습니다. 하지만 기분은 좋군요.(웃음)

마녀고양이 2010-04-30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좋은 리뷰입니다. 그런데 별 세개라.. ㅋ
<국화와 칼> 읽겠다고 사놓은지가 어언 몇년전이더라... 아아.
일본의 친절이 가식적이든 어떻든간에, 딸아이랑 둘이 가이드없이 일본 여행했을 때 일본인들의 친절이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차 차장이 시간표 알아봐주러 차 세우고 뛰어나가더라니까요... ㅎㅎ

L.SHIN 2010-04-30 09:59   좋아요 0 | URL
칭찬받고 싶은 욕구(모성의 사랑을 다 받지 못한 심리가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와 자신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는 강박증이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친절로 나나타죠.
한국은 너무 불친절해서 문제구요.-_-

니나 2010-04-3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완전 딴소리)
월광천녀 좋아했어요 엄청
만화를 챙겨보는 편 아닌데 그건 어떻게 끝까지 보게 되었었죠
같은 그림 그린 사람인거죠? 쩌~ 밑의 페이퍼까지 가봤음 헥헥. ㅋㅋ
그냥 반가워서요 ㅎㅎㅎ ㅎㅎㅎㅎ ㅎㅎㅎㅎㅎ

L.SHIN 2010-04-30 19:31   좋아요 0 | URL
아,이런~ 밑에까지 힘들게 내려가셨다니,(웃음)
저도 [월광천녀]나 [달의 아이] 등을 좋아했습니다. 어떤게 어떤 내용이었는지 헷갈리지만.^^;
메인화면의 이미지는 내가 전에 사용하던(그리고 지금도 그 이름을 가지고 있는) L의 이미지와 겹쳐
보여 사용을 했습니다만, 눈치 채셨나요, 혹시? (웃음)

자하(紫霞) 2010-04-3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딴엔 그래도 가장 일본인답지 않은 친구를 사귀었다고 해도 역시 일본인...
가끔 참 알 수 없어요~얘들은...
일본여행갈 때 엘신님께 자문을 구해도 될까요?헤헷!

L.SHIN 2010-04-30 19:3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어릴 때 부터 자라온 환경에서 얻은 문화적 정서나 습관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죠.
글쎄요, 일본여행 갈 때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워낙 저질 기억력이라서...하하핫 ( -_-);
 
쾅! 지구에서 7만 광년
마크 해던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 동네에, 아니, 쬐끔~ 떨어진 곳에 P 건물이 있다.
    그 회사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전기면도기, 커피메이커, 다리미 등
    한국에서는 주로 가전.전자제품으로 그 명성을 날리고 있는 회사명이다.
    한국지사 본사는 어딨는지 모르겠지만, 내 사는 곳에 조그마한 4,5층짜리 단독 건물이
    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차를 타고 그 주변을 지나갈 때마다 생각했다.
    저 옥상에 있는 미니 우주선은 결코 멋을 내려고 만든 장식용만은 아닐 거라고.
    몰래 몰래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백만분의 일 확률로 내가 그 우주선을 훔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케헤헷 ( -_-)
    특히 밤에는 불이 반짝반짝 거려서 이쁘다.
    워낙에 공상하기를 좋아하는데다, 신분이 살짝 의심스러운(?) 나로써는 우주선을 보면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공상하고 자빠졌다.
    크기를 보아하니, 장비는 어느 정도 자리를 차지하겠고 인원 수는 얼마나 되겠고 등등. 

    바로 요 녀석 ↓
    하늘을 자력으로 날 수 없는 관계로 가까이서 찍지 못 했다.
    산책 중이었기에 당연히 성능 좋은 카메라도 없었고....쳇 ㅡ.,ㅡ 

     

  

    이 책의 유일한 장점은,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 펼쳤던 상상의 나래, 동심을 다시 끄집어내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의 소개를 보면 이미 다 알듯이, 활발한 성격의 두 꼬마 남자 아이들이 우연히 선생님들의
    외계어를 듣고 그들의 정체와 음모를 파헤치게 되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어린이와 청소년 수준의 소설책이기에, 책의 사이즈도 작고 글씨도 크고 여백은 엄청나다!
    그래서 다 읽는데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_-
    지구에서 7만 광년 떨어진 별에서 사는 그들은 인간과 똑같은 모습으로 지구인들 틈에 섞여 산다.
    학교 선생, 경찰관 등 믿어 의심치 않았던 이들이 사실은 외계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꽤나
    충격적일 것이다. 
    책소개 내용이나 본 내용이나 별반 다를게 없으므로, 뭔가 쓰고 싶어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못 쓰겠다. 그만큼 내용이 짧고 가볍다.
그래서 기대를 잔뜩 한 나에게는 '아아~'하는 탄식만.
    그래서 작년 가을-겨울에 쓰다 만....소설을 내가 완수하는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쓰는 입장'이 아니라, '읽는 입장'이 되고 싶었는데....-_- 

    어쨌거나, 음....표지에 속은 어린애(나) 잘못이지, 뭐.(긁적) 
    한국은, 책 표지를 정말 저엉마알~ 잘 만든다.(이건 진짜로 칭찬)
     

    마크 해던에 대한 평이 좋길래....그의 다른 책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도 같이
    구매했는데, 이걸 어쩐다. 겁나서 못 읽겠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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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4-2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 별 하나. 짜다....
엘신님 도서 선택 분위기를 보면, 저랑 비슷한데 있으시거든요... 어째 앞날 예상이~.
그런데, 마크 해던 작가, 제목은 참 잘 짓지요? 눈에 확 들어오잖아요.

L.SHIN 2010-04-29 10:01   좋아요 0 | URL
별 하나도 많이 준거에요 -_-
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 출판사측의 '번역한 제목'을 참 잘 짓지요.
저 책도 원제목은 그냥 BOOM이었던 것 같은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도 한국에선 [상실의 시대]라는 전혀 다른 제목으로 바뀐 것처럼..

자하(紫霞) 2010-04-2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립.스~뚜둥!!
표지는 멋진데 말입니다~
별이 하나네요.

L.SHIN 2010-04-29 10:0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눈치 빠른 베리님, 맞추셨군요. (짝짝짝)
네, 그 표지에 낚인 외계인이 여기 있잖습니까. ㅡ.,ㅡ

비로그인 2010-04-29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타고 엘님 별에 갈때 나도 살짝 태워줘요~~~

L.SHIN 2010-04-29 10:0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예약자가 점점 늘어나네. 우주선 평수를 늘려야겠습니다.(웃음)

무해한모리군 2010-04-2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살려고 했는데 다행입니다 ㅎㅎㅎ

L.SHIN 2010-04-29 11:21   좋아요 0 | URL
ㅎㅎㅎ
하지만 어린이나 청소년용으로는 추천해줘도 괜찮을 듯..

후애(厚愛) 2010-04-29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짜다.. 별 두개는 주시지..ㅋㅋㅋ
제가 찾고 있던 우주선이 저기에 가 있었군요.
괜히 애타게 찾고 있었네..ㅎㅎ
소설 완성하시면 사인북 부탁 드릴께요~ 헤헤
전 사인북이 하나도 없어서..^^;;

L.SHIN 2010-04-29 11:24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별 주는데 엄청 짜요~ 그래서 별 3개면 '잘했어요'이고, 4개면 '정말 잘했어요'라는.ㅋ
소설....아, 부끄러운 저작물에 어떻게 사인까지 해서 드리나요.( >_>);
그냥 사인이라면 A4에 100개 정도 해드릴 수 있는데..ㅎㅎ

후애(厚愛) 2010-04-29 12:16   좋아요 0 | URL
두고두고 소장할거니까 소설 나오면 꼭 사인북 받을거에요~!! ^^
안 해 주면 맨날 귀찮게 해 드릴겁니다. 진짜에요!! ㅋㅋ
무섭죠? 그쵸? 그렇니까 사인북 부탁 드려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