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얼마만에 쓰는 요리 페이퍼인가.
마지막에 쓴 날짜를 보아하니, 무려 반년 만이다.
오늘의 도전 과제는 한국인의 사랑, 떡볶이 되시겠다.
이것이 참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게 떡볶이다. -_-
알라딘 서재 생활 초창기에 내 카테고리에는 지구인의 생활에서 궁금한 것을 자문자답
형식으로 얻은 정보를 올리는 코너가 있었다.
그 당시 나의 궁금증 세포를 자극했던 것이 바로,
'떡볶이는 누가 처음 만들어서 먹었을까? 왜 떡볶이는 빨간가!' 였던 기억이 난다.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6.25 전쟁 후 였던가.
한국은 전쟁으로 인해 먹고 사는 것이 궁해었기에 쌀밥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다.
그 때 미국을 비롯 여러 나라에서 밀가루를 배급했었는데 그것으로 국수도 만들어 먹고
떡도 만들어 먹었단다. 가래떡은 배를 부르게 해주지만 설탕도 귀했던 그 시절 따로 간을
해서 먹을 수 있을리 없었다.
물론, 궁중 떡볶이라고 해서 옛날부터 떡볶이 요리가 있었기는 하지만 서민들이 어떻게
그렇게 고급 재료와 갖은 양념을 해서 만들어 먹겠는가.
어느 날, 노상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던 어떤 할머니가 한쪽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고추장을
보면서 떡에 비벼 먹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을 했고, 그 때 부터 빨간 서민 떡볶이님이 탄생
하셨다는 일화가 기억난다.
요즘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사 먹으려면 1인분에 2,3천원 줘야 한다.
무지 비싸다. ㅜ_ㅡ 게다가.....허벌나게 맵다....;;
그래서 배부르게 실컷 먹으려면 역시 집에서 해먹어야 한다.ㅎㅎㅎ
도전 !! 외계인의 떡볶이~!
* 먼저 떡볶이의 꽃, 떡을 준비하는데... 보라! 이 예쁘고 귀여운 떡들을~ (>_<)
별, 하트, 크로바, 눈사람 떡! 99.9%의 쌀임을 자랑하는 이 때깔 좋은 녀석들의 자태들.
그리고 떡볶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1등 조연, 오뎅님과 꼬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행복을 주는 비엔나 햄까지...(주륵)
그리고 맛을 좌우할 고추장님과 다진 마늘, 파, 양파를 준비한다.
파의 양이 너무 적었던가? 요리가 끝나고 난 뒤 파님은 온데간데 사라지시고 안 보였다.( -_-);
자, 이제 본격적인 요리 시작에 앞서, 미리 멸치를 넣어 팔팔 끓여 진하게 국물을 만들어 놓은 육수에
빨간 고추장님 투하-!
(아뿔사, 인증샷으로 멸치를 찍었어야 했는데... 그 님들이 이미 싱크대에 누워 계신 후에 깨달았다...ㅜ_ㅡ)
저 옆에 퍼런 불 위에서 보글보글하시는 냄비 안에는 마지막을 장식할 계란님이 온천 여행 중이시다. 훗
어느 정도 고추장물이 뽀글뽀글 할 때, 설탕 대신 물엿이나 요리당으로 매운 맛을 조절해주자~^^
나는 아직 어린애이기 때문에 단 음식이 좋다.
몰랐는가? 원래 나의 고향별 이름은 '더럽게 달고 단 별'이다.
우리 집 바닥은 백설탕으로 만들어졌고, 기둥은 흑설탕이며, 정원에 핀 나무들은 사탕수수다. ㅡ_ㅡ 훗.
이제 맛을 더욱 감칠나게 해줄 멋쟁이 부재료들을 투하-!
그리고 이 녀석들이 적당히 졸여질 때까지 기다리자.
(이 부분에서, 나는 '우웅~ 맛있겠다'를 연발하며 혼자 춤을 추었다) 우후,우훗,으쿠쿠쿠쿳......
자, 이제...대망의 울크라 캡숑 짱 귀여우신 떡님들과 오뎅, 햄들을 넣고 잠깐 끓이다가~!
진정 떡볶이를 즐길 줄 아는 자는, 라면 사리를 넣어주는 센스를 잊지 않는 것이다. (씨익)
마지막, 온천 여행에서 돌아오신 계란님까지 합세하시면 오옷, 오늘같이 추운날 별미가 되어주신
떡볶이님 탄생. (>_<)
어느 정도 먹기 좋게 간도 되고, 졸여졌다면, 접시에 이쁘게 담아 염장 인증샷을 찍어두자. 후후후...
오늘도 성공입니다! 꺄아아아아아아아~~~~~~핫
자, 한 입 드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