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그러니까....?


 결국 지구 탈출은 아직도 못 했고...

 


 무언가에 이끌린 듯 오래된 메일함을 정리하다가

 2020년 1월 16일에 누가 댓글 남겼다는 메일을 보고..


 어..? 


 또 이끌리듯 클릭하고 들어왔는데.

 예전에 그토록 좋아했던 책과 사람들, 그리고 나의 끄적거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움과 미안함과 고마움과 또... 묘한 기분에 

 멍한 상태로 글을 쓰고 있는데... 


 예전의 나의 글들이 여기 있다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읽어볼 용기가 안 나는 것은....

 

 어, 부끄럽다.


 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은 2021년 10월이네.

 어쩌지. 저 댓글이 달렸다는 메일을 보고 들어왔는데....

 날짜를 잘못 봤네.


 음....

 일단 모르겠으니까....

 

 그러니까....


 안녕하세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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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1-0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엘신님!!!! 와락
뭐가 부끄러워요!! 얼렁 다시 와요~~~!!
그렇잖아도 님 가끔 생각해요!!♥️♥️
아참! 저 나비에요. 닉네임 바꾸고바꾸고 해서 이제 라로가 되었답니다. 누군가 하실까봐. ㅎㅎㅎ

푸하 2022-01-1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와락 반갑습니다. ㅎㅎ 건가아시죠. 외계인 소집 언제 하실거에요?
 

 

 

    오랜만에 지구에 돌아왔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했던 [알라딘] 서재가 그대로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으로 들어왔다.

   당연히 비밀번호 따위 기억날리 없음. (그래서 재설정..;;) 

   당연히 서재관리 버튼이나 글쓰기 버튼이 어디 붙어 있었는지

   기억날리 없음. (그래서 이거저거 막 눌러 봄..=_=)

 

   고맙게도 -

   휴면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서재, 나의 글들, 나의 추억 모두가 그대로 있었다.

   2013년의 시간에 멈추어진 채로.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사라지고 없어진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여기에 있었다.

   나 조차도 사랑할 줄 몰랐던 나를 좋아해주었던 공간과 사람들이,

   그리고 시간이 여기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내가 지구에 살면서 유일하게 잘한 것은 -

   내가 돌아올 곳, 여기를 만든 것이다.

 

   창문을 열었다.

   닫혀 있던 서재의 책장들을 살펴보았다.

   좋았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이 좋았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여기에 있어서 좋았다.

 

 

 

 

   [먼지를 털고 개방한 서재 방들]

    지구 체험기 : 2008년 ~ 2012년의 끄적거린 글들

    기억 재생기 : 기억재생, 간밤의 꿈

    통조림 따기 : 독서, 영화, 음악, 사진일기

    움직이는 성 : 요리하는 외계인, 술 처먹는 외계인

                       (술 처먹고 글은 왜 쓰냐.. ㅡ_ㅡ)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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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ne_Hebuterne 2016-03-14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삼대구년만에 서재 왔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우린 운명이어요~~(내맘대로)
좋아요 좋아요!!

L.SHIN 2016-03-15 21:50   좋아요 0 | URL
삼대구년은.. 도대체 몇 년을 뜻하는 거죠? (웃음)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감동까지 해주실 정도로 반가운 거죠? (나도 내맘대로)
끼악~ 저도 반가워요~^^

세실 2016-03-14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영합니다~~~ 잘 돌아오셨어요^^

L.SHIN 2016-03-15 21:51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오랜만이에요, 세실님. ^^

마노아 2016-03-14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쑤~반가워요. 잘 돌아왔어요. 여기는 푸른별 지구입니다.(≥∀≤)/ /

L.SHIN 2016-03-15 21:57   좋아요 0 | URL
여전히 이승환을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마노님의 사진..
여전해서 좋아요, 당신은. (웃음)

cyrus 2016-03-1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봅니다. 여기 지금 북플이라는 또 다른 세계가 있습니다. 예전의 알라딘 서재 세계와 차이가 있어서 엘신님이 적응하기가 조금 힘들 겁니다. 아무튼 지구에 돌아오셔서 반갑습니다. 복귀 인사를 해놓고 또 사라지는 건 아니겠죠? ^^

L.SHIN 2016-03-15 21:58   좋아요 0 | URL
북플은 또 뭔가요...? =_=
해가 다르게 진화하는 알라딘 서재.. 잠수타는 것도 무섭군요.(웃음)
잘 지내셨죠? ^^

무해한모리군 2016-03-14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생각이 나곤했어요 우주는 어떨까 하고.

L.SHIN 2016-03-15 21:59   좋아요 0 | URL
가끔 생각이 나곤 했어요. 나의 지구, 나의 알라디너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고.

토토랑 2016-03-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그고.. 페북이고.. 그래도 가끔 서재가 생각나죠??

L.SHIN 2016-03-15 22:00   좋아요 0 | URL
솔직히 고백하자면, 블로그고 페북이고.. 남들 다 한다는 그것들.. 안 했습니다.
이제라도 지구인답게(?) 그것들도 해야 하나 싶네요.(웃음)
제가 2007년부터 (2006년인가? 기억이 가물..=_=) 지금까지 (헉, 거의 10년이군요!)
애정을 쏟아부은 온라인상의 `놀이터`는 이곳이 유일한 것 같습니다.

순오기 2016-03-16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무지무지 반가워요, L.SHIN 님 살아계겼군요~ㅋㅋ
여기 알라딘서재는 여전히 반가운 이들이 살아있어 좋아요!!

저도 워낙 뜸한데 오랜만에 올린 글에 댓글이 달려 깜놀했어요!
자주 만나자는 약속은 무책임해서 못하겠고... 종종 만나요, 우리!!^^

L.SHIN 2016-03-21 16:10   좋아요 0 | URL
네~ 반가워요, 오기님~^^ (알라디너들의 애칭을 - 내 맘대로 부르는 - 오랜만에 부르니 좋네요. 웃음)
네, 여전히 반가운 이들이 많이 있네요. (이름이 바뀐 분들은.. 한참이나 고민해야 하지만..=_=)
그래요, 종종 만나요, 우리.^^

302moon 2016-03-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셨구나!(방방 뛰고) 오래 자리를 비우지 맙시다! ㅋㅋ 돌아오셔서 기뻐요.:)

L.SHIN 2016-03-21 16:11   좋아요 0 | URL
문님이 여전히 이곳에 있어서 기뻐요. (웃음)
자주 올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올게요! ^^

후애(厚愛) 2016-03-1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지구에 계속 계실거지요?
많이 보고싶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셔서 정말 기쁘고 좋아용~

L.SHIN 2016-03-21 16:11   좋아요 0 | URL
저도 많이 보고 싶었어요, 후애님.
늘 후애님 생각하면 아프고 힘이 없던 님이었는데.. 요즘은 괜찮은 거죠? ^^

차좋아 2016-03-31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ㅎㅎ

무스탕 2016-04-1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네요 ^^

마녀고양이 2016-05-17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달 전에 지구를 한 번 방문하셨구나.
지금은 또 어디 계시려나? ^^

rosa 2016-06-0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생각나서 들렀어요. 잘 지내시죠? ^^
 

 

 

  우리 집 멍멍이님께서 살이 쪘다고 한다.
  처음엔, '그런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사실 나는 마른 개보다 통통한 개가 좋다. 

  그런데, 고기 통조림을 사료에 비벼 주는 것은 요즘 들어 1주일에 한~두번 뿐인데도
  '살 찌니까 그런 거 자주 주지마!'라는 잔소리에 사랑스러운 개님의 몸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이 녀석이 살찐 것은 인간이 먹는 음식을 매일 주니까 그런 거잖아!
  인간의 음식에 염분이 얼마나 많은데! 짠 음식을 먹으면 사람이나 개나 살찌기 쉽다구!
  라고는 해도.. 결국, 먹고 싶어하는 그 애절한 눈빛을 보면 주게 된다...아..나는 개바보..OTL (털썩)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보다는 내가 그녀를 부르는 호칭 때문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그녀를

 

  뚱!
 뚱아!

 

  하고 '뚱땡이'의 준말로 불렀었다.. 뭐랄까, '귀여운 대상에게만 부르는 호칭'처럼 처음에
  장난 치듯이 부르던 것이..어느새 이름이 되어 버리고 말아 본인도 자기 이름인줄 안다.
  (이래서 지구인한테 말을 배울 때는, 신중해야 한다. 쓰읍... =_=..;)

 

  대단한 베스트셀러가 된 [The Screat]이라는 책에서 내가 감명 깊게 보았던 구절이,
  "우주는 내가 생각한대로, 말하는대로 들어준다"라는 내용이었다.
  우주와의 소통을 할줄 모르는 지구인을 위해 '소통법'에 대해 참 친절하게도 쉽게 설명해준 책이다.
  그러니까, 본의 아니게 나는 '뚱뚱한 것'을 몇 년이나 계속 그녀에게 그리고 나에게 오도록 '주문'을
  걸었던 것이다. 
내가 그녀를 부를 때 늘,

 

  "뚱아, 이리 와~"
  "아이구, 예쁜 우리 뚱이~ 나 기다렸어~?"
  "뚱아, 같이 자자~"
  "뚱아, 집에 가자~"

 

  사랑하는 멍멍이를 부를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바로 '이리 와'이다.
  몇 년 동안 매일 불러대는 저 주문에 우주는, '이 녀석이 원하는 것은 '뚱'이군' 이었을 것이다..-_-
  그리고 참 착실한 우주는 실제로 그녀에게 그리고 나에게 
  정말로 뚱뚱해짐을 선물했다 !!!!

 

  아, 놔... ㅜ_ㅜ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단박에 '펑'하고 변신 시켜주는 것이 아니고, 우주는 그 오묘한 방법으로
  아주 처~언천히 그리고 집요하게 조금씩 조금씩 그녀와 나를 변화시켜 주었던 것이다.
  우리 개님한테는, '자꾸만 인간의 짜고 매운 음식을 먹고 싶다'라는 부채질을,
  나한테는, '자꾸만 치킨과 맥주와 고기와 기타 고칼로리 음식이 너무 땡긴다'라는 충동질을 말이다.
  그리고 운동은 하기 싫어지게 만드는 것도 함께 준단 말이다!
  남들 보기에 그녀와 내가 '겉으로는' 멀쩡해보일 수도 날씬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묘하게도, 아니 영악하게도! 그 살들은 철저히 안 보이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몸에 달라붙는 상의를 입고 의자에 앉아야지만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뱃살, 옆구리살.
  내가 지금까지 좋아라 먹었던 남의 살들이 밀가루 반죽마냥 배를 빙 둘러 매달려 있다.
  헐렁한 옷을 입고 서 있을 때는 나조차도 모르니, 이 얼마나 영악한 뱃살인가.
  요즘 유행하는 스키니 진을 입었을 때(예전 사이즈만 생각하고), 종아리는 들어가는데 허벅지가
  안 들어가서 당황하거나 바지가 타이즈처럼 꽉 조여 답답하다고 느껴서 보면..
  허벅지 뒷 부분(그러니까 거울을 보았을 때 절대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그 부위에!!)과 엉덩이
  아랫 부분에 수줍게 잘도 매달려 있는 그 살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은...
  몸의 지방 저장 능력의 교묘하고 치밀함에 나는.. 배신을 느낀다. ㅡ.,ㅡ 
  우주는, '뚱아 이리 와'란 말에 참 정직하게도 -
  뚱함을 그녀 뿐만 아니라 내게도 안겨 주었다. 제길슨.

 

 

  말이 가지는 힘은 굉장히 대단하다.
  지구인들이 늘 하는 말, '말이 씨가 된다'라는 미신적인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과학적으로도 접근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제는 웃어 넘길 수 없는 부분이 되어 버렸다.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통해 놀라운 사진들을 보여준 것처럼
  말이 전하는, 말 속에 담긴 힘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참으로 놀랍다. 
  일본에는 말에 영혼이 깃든다는 '고토다마'라는 사상이 있다.
  즉, 말이 가지는 힘에 대해 에모토 마사루는 과학적으로 '증거'하고 싶었고, 그는 해내었다!
  그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의 결정체가 모두 다르다는 것에 착안해 우리가 '미생물' 혹은
  '살아있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물에게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을 들려주거나
  보여주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물이 얼려지는 순간의 결정을 현미경을 이용해 사진 찍는 것을 성공한 것이다.
  물론, 물 속에는 많은 '생명체'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눈으로 보는 기준에선, 물은 그저
  몸에 꼭 필요한 수분일 뿐이고 말도 못 하고 동물처럼 움직지도 못 하는 '미생물'이다.
  그런 고정관념을 깨트린 사진이 이렇다.

 

   - 특정 단어를 물에게 일정 시간 동안 보여주고 난 후에 찍은 물 결정체 사진들 -
 

   

 

                                                         사랑

 

 

 


                                                  감사합니다(일본어)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사랑은 가장 비싸고 귀한 보석같이 아름답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는 그 어떤 나라 말로 해도 모두 예쁘고 부드러운 선을 보여준다.

 

  반면에 나쁜 말을 물에게 보여 주었을 때의 모습은 -

  아름답기는 커녕 형체를 알아볼 수 없거나 흉한 모습으로 나쁜 말이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쁜 놈

 

 

 

 

                                    You Fool

 

 

 

 

                             짜증나네. 죽여버릴거야

 

 

 

 

 물은 생명의 근원.

 당연히 물 속에는 인간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생명'이 생물학적이든 화학적이든간에

 존재하며 '그들은'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해 반응을 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물을 마신다.

 

 인간이 '고등 동물'이고, 어디까지나 인간의 기준에서만 평가한대로의 말을 빌리자면 -

 분명 물은 '하등'일 것임에 틀림없다. 돌멩이같은 광석 수준 정도로 보지 않을까...?

 그렇게 '낮은 단계'의 '하등'한 것들도 저렇게 긍정과 부정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이는데,

 수분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육체를 가진 인간은 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겠는가.

 

 

 

 

 

 

 

                                                   천사

 

 

 

 

 

 

                                                         악마

 

 

 

 

 

 

 

 

 

                                                     너 정말 예뻐

 

 

 

 

 

                                                      망할 놈

 

 

 



   오래 전, 어떤 학자는 식물이나 나무에게 음악을 들려줬을 때에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을

   연구한 적이 있었고 그 연구 결과를 접했을 때도 적잖이 놀랐었는데, 이 물과 함께 한

   실험도 꽤 충격적이었다.

 

   나는 나의 사랑스런 멍멍이님이 살찐 것은 내가 늘 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던 그 단어로

   인해 전점 뚱뚱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몇 주 전에 들었었다.

   그리고 약 10년 만에 다시 이 책을 펼쳐 사진들을 보면서 그녀의 이름을 바꾸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물이 전하는 놀라운 메시지

 

  에모토 마사루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내가 입 밖으로 내뱉는 모든 말에 영혼과 힘이 들어간다면 -

  그녀와 내게 둘 다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단어로 개명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을,

 

  행복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녀에게 좋은 이름을 주므로 인해서 그녀도 행복해질 것이고,

  나 또한 그녀를 부를 때 늘,

 

  "행복아, 이리 와~"

 

  하게 될테니 내게도 행복이 오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단순한 생각.

  오호랏! 이건 내가 생각해도 정말 명철하지 않은가!

  하고 감탄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살아 있는 생물에게 그런 이름을 붙이니,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따라 붙었다...=_=

  이 멍멍이님은 내가 화장실 갈 때도 따라 들어오는 초민망한 시츄에이숀을 자주 하는데,

  그럴 때 마다 나는 '나가~!' 하고 외쳤던 것이다. 당연히 이름이 바뀌었으므로 이 때도,

 

  "행복아, 나각..(컥)"

 

  습관적으로 '나가'라는 말을 하다가 말이 목구멍에서 삼켜지고 말았다.

  기껏 좋은 이름으로 바꾸어 '행복아 이리 와'라고 불러놓고는 또 한편으로는 '행복아 나가'

  라고 주문을 걸어버리니 내 바람을 이루어주려고 24시간 대기 중인 우주는

  '도대체 어쩌라는 거임?' 하며 갈팡질팡 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 말이다. 아, 놔..

  게다가 그녀가 볼일 보고 있을 때에도 나는,

 

  "행복아, 똥 쌌어..?"

 

  하고 평소와 같이 물어보다가도 민망한 생각에 말이 입 안으로 다시 삼켜지곤 한다.

  (그것도 하필이면 매번 '똥'이라는 단어가 나올 부분에 깨달으니, 계속 '똥'을 입으로 삼키..;;;)

  그래서 요즘은 그녀와 대화할 때 말을 더 조심하게 되더란...(긁적)

 

  뭐, 이런 사소하고 귀찮은(?) 부작용만 없다면 개명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은 진동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저런 좋고 나쁜 글자를 보여주었을 때 보다도 말로 소리를 내어 들려주었을 때 더 큰

  반응을 보일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사람도 몸 속에 많은 수분을 가지고 있는데다 전류까지

  흐르니 당연히 우리도 '소리의 진동'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사람을 따르게 되고, 어둡고 부정적인 사람을 멀리

  하게 된다. 특히나 유독 강한 기운(진동 혹은 파장 ; 다른 말로는 오로라라고도 한다)을 가진

  사람들이 남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그런 사람들이 말하면

  타인이나 주변 환경에 적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문제는 본인이나 주변인들이 그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끌리거나 멀어지는 것일 뿐.

 


  내가 이번에 크게 깨닫고 얻은 것은 -

  내가 지금 불만이 가득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과거의 수많은 내가 지금을 만든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그걸 바꾸는 것도 내 자신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임을.
 

  나의 혀는 가장 아름다울 수도 있고, 가장 치명적일 수도 있다.

  눈이 두 개인 것은 많은 것을 보라고,

  귀가 두 개인 것은 많은 것을 들을라고,

  입이 하나인 것은 말을 적게 하라는 뜻이라고 누군가 우스개 소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말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적어도 내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사용하는 것이 되어야겠다.

 

  나는 오늘도 그녀를 부르면서,

 

  행복아, 이리 와~

 

  하고 달콤한 하루와 부드러운 인생을 달라고 우주에게 주문을 걸어본다.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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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6-2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몸 자체가 70%가 물이니, 물이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강아지가 살 찐 것이 주인이 그렇게 불러왔기 때문이라, 그건가요? ㅋㅋ

L.SHIN 2013-06-27 00:07   좋아요 0 | URL
네, 그렇사옵니다.(웃음)

Jeanne_Hebuterne 2013-06-2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론다 번(시크릿)이 옳았단 말인가!!!! 털썩, 주저앉는 소리가 효과음으로 깔려도 좋을 듯 합니다. ㅜㅜㅜㅜ

L.SHIN 2013-07-02 04:14   좋아요 0 | URL
그런 것 같습니다..? (웃음)

후애(厚愛) 2013-07-02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할 놈> ㅎㅎㅎ 마지막 글에서 빵 터졌습니다.
많이 많이 보고싶었습니다.^^
이제 잠수 그만 하세요~!!!

transient-guest 2013-07-09 0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가 살이 찌면, 나중에, 그러니까, 나이가 들어서 당뇨나 다른 병이 올 확률이 높아져요. 몸관리는 조금 하는게 좋아요.ㅎ

2014-01-05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악당들이 우수꽝스럽고 심술궂은 모습이 아니라

  이렇게 미녀, 미남형이었다면 분명 사람들은 주인공보다 악당들에게

  더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안 그래도 사람들은 왜 그런지 '나쁜 남자' '나쁜 여자'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 요즘 추세인데 말이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데 그걸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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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ne_Hebuterne 2013-06-2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언 킹의 저 악당 사자, 목소리는 무려 제레미 아이언스였지요! 훗날 그가 나레이션을 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자 가족 이야기(물론 제목은 이것이 아닙니다)를 보고 보이스 포르노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 계보를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었나 봐요. 선에는 얼굴이 없지만 악에는 얼굴이 있고 인간은 긍정보다 부정을 더 오래 간직하는 습성이 세포 깊숙히 박혀있다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걸로 봐서 악역이 이렇게 다양하게 변주되는 듯합니다!

L.SHIN 2013-07-02 04:21   좋아요 0 | URL
보이스 포르노... ㅋㅋ 아~ Jeanne님...ㅋ
악에는 얼굴이 있다라..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부정을 더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는 것은 그에 대한 자기 해답을 못 찾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스스로 답을 찾았을 때 그것은 더 이상 그 사람에게 '부정'이 아닌 '경험 중의 하나'가 되니까, 하는 생각..
저는 이렇게 잠깐이라도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댓글이 좋습니다.(웃음)
 

  

    오랫동안 방치한 탓에,
    사자 한 마리가 나와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을 정도로
    정신 없어진 머리 변경에 대한 고민으로
    동안을 컴백시키는 어려보이는 스타일이냐,
    아님 과감하게 섹시해보이는 스타일을 할 것이냐를 두고
    달갑지 않은 고민을 하게 만든-
   
    그 두 사람이 밉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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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6-1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엔 섹시로 갑시다.

L.SHIN 2013-06-12 15:04   좋아요 0 | URL
나, 돗자리 깔아야 할 듯...
다락님은 그걸 선택할줄 알았어요..ㅋ

다락방 2013-06-12 15:34   좋아요 0 | URL
ㅎㅎ 전 동안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ㅋㅋㅋ

무스탕 2013-06-12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보이며 섹시한 스탈은?
베이글녀를 머리에 해보는거에요!!

L.SHIN 2013-06-12 21:53   좋아요 0 | URL
넹..?
그건 먹는 건가요? ㅡ.,ㅡ?

Mephistopheles 2013-06-1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삭발 추천! 아미타불.

L.SHIN 2013-06-16 13:04   좋아요 0 | URL
기각!! ㅡ.,ㅡ^
.. 헤어스타일 변경 완료 했지롱~ 메롱~

Mephistopheles 2013-06-17 08:58   좋아요 0 | URL
삭발의 장점 : 추가 변경 상시 가능..

순오기 2013-06-26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죄를 선고받은 38명 중에 나도 슬쩍 끼어 있을 듯하야
님의 귀환을, 아니 서재 방치를 거둔 걸 환영합니다!!^^

L.SHIN 2013-06-26 10:33   좋아요 0 | URL
흐음~ 기왕이면 '그 페이퍼'에 써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야 내가 괴롭힐 대상이 더 늘어나니 말입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