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와 모나미의 꼴라보레이션이라하고 보기에도 쫌 멋져 보여서 기대를 했었다. 소생의 소견으로는 볼펜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분뇨처리기술이 관건이다. 필기감이니 그립감이니 어쩌고 저쩌고해도 하얀 종이에 일필휘지로 글자를 갈기는데 처음부터 ’이 덩어리로 나와버리면 재미없다. 모나미 꼴라는 실망이다. 기대가 너무 컸다.

 

이 꼴라가 시리즈로 나오면 꼴렉션 차원에서 다 구입하려고 했는데 작전 취소다. 견문 일천한 소생이 써본 볼펜 중에서는 파카 볼펜이 최고였다. 모나미 꼴라가 7700원인데, 파카 볼펜은 85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파카는 선이 굵다. 굵은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소생은 800원 더주고 파카를 선택하겠다. 파카는 이 잘 안나온다. 사실 볼펜보다는 만년필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는데 만년필은 너무 비싸서 참고 있다. ‘문구의 모험을 살까 말까 고민중이다.

 

오랜만에 볼펜을 잡아보니 뭐라도 끄적여야 할 것 같아 몇자 적어봤어요. 생각해보면 손편지를 마지막으로 쓴 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합니다. 아마 군대있을 때 였던 것 같습니다. 25년 되었군요.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영화에도 나왔었죠. 황동규가 고3 때인가 19살 때인가 썼다고 합니다. 소생도 열아홉 스물 나이 땐 술자리에서 가끔 저런 시도 외우곤 했습니다만 이젠 다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해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그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모나미 꼴라로 쓴 편지입니다. 좀 잘 써보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안되었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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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5-11-05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마다 출근 안하고 이불 뒤집어쓰고 엎드려 책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날들이예요.
모나미는 잘 모르겠지만, 파카 볼펜은 확실히 똥이 안 나오죠.
편지 밑에 탈모, 냄새 어쩌고 광고가 눈에 띄네요. ^^

다락방 2015-11-05 11: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는 편지만 봤었는데 감은빛님 덕에 탈모랑 냄새를 보게됐네요. ㅋㅋㅋㅋㅋ

붉은돼지 2015-11-05 12:30   좋아요 1 | URL
눈 밝으신 감은 빛 님 ㅋㅋㅋㅋ
바닥에 깔린 신문의 `김*월 가모` 광고입니다.
제가 연식은 쫌 되지만 그래도 아직 탈모는 아닙니다....냄새는 더더구나 아니구요...ㅋㅋㅋㅋㅋ
부디 오해 없으시길 ㅋㅋㅋㅋ

서니데이 2015-11-05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은 글씨를 잘 쓰셔서서 좋으시겠어요.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파카나 모나미의 고급볼펜은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네요. 최근 학생들 많이 쓰는 제트스트림이나 시그노, 아니면 마하펜 같은 펜도 그럭저럭 쓰기에 괜찮은 편이기는 해요. 얼마전에 저렴한 만년필을 샀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중성펜이 더 편한 것 같더라구요.
말씀처럼, 요즘 날씨가 책읽기 적당히 좋은 날씨 일 것 같아요.
붉은돼지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붉은돼지 2015-11-05 12:33   좋아요 1 | URL
글씨 잘 썼다는 말씀 듣자니 진심으로 부끄럽습니다.^^
모나미 꼴라는 껍데기에는 신경 좀 쓴 듯 하지만 필기감은 보통 볼펜이랑 똑 같습니다.
7700원이나 주고 살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혹시 수집이라면 또 모르지만요 ^^

다락방 2015-11-05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 잘 쓰시네요, 붉은 돼지님. 편지로 보자면 똥을 닦아가며 쓰신 건지 딱히 똥이 눈에 띄지도 않고요.
저도 펜 욕심이 좀 있는지라 이걸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이 유용한 페이퍼를 읽고 과감하게 안 사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붉은돼지 2015-11-05 12: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자세히 보시면 덩어리 큰 `똥`은 없지만 그래도 `날`자, `쌀`자, `있`자, `찾`자 등등등에 자잘한 찔끔찔끔 싼 `똥`들 천지에요 ㅋㅋㅋㅋㅋㅋ
모양은 좀 빠졌지만 필기감은 그냥 보통 볼펜이나 똑 같아요~

만병통치약 2015-11-05 1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카드사인말고는 펜으로 글씨 쓸일이 한달에 100자도 안되요 ㅋㅋ / 가뜩이나 못 쓰는 글씨 이제 쓰는 법도 잊어버리겠어요.

붉은돼지 2015-11-05 12:39   좋아요 1 | URL
요즘은 카드 싸인도 전자로 ㅜㅜ
사실 특별히 공부를 하거나 필사를 하거나 하지 않으면 글씨 쓸 일이 없긴 없죠...

stella.K 2015-11-05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런 거 끼워 팔지 말고 책 가격을 좀 더 합리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끼워 팔아서 오는 물건들 언젠가 쓰레기 됩니다.ㅠ

근데 오랜만에 보는 손글씨로군요. 좋네요.^^

붉은돼지 2015-11-05 12:42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은 사은품에 대한 흥미가 조금 떨어졌습니다....
책을 구매해도 사은품을 신청안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사은품 구매하면 마일리지 지출도 있고.....그냥 마일리지 세이브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후이 2015-11-05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원 언저리의 제브라나 BIC 볼펜도 분뇨처리가 깔끔한데 말이죠.

붉은돼지 2015-11-05 12:57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요 ^^
7700원이면 볼펜으로는 고가인데......혹시 제꺼만 특별히 `똥`이 많은지도 모르죠...뭐....

후이 2015-11-05 13:01   좋아요 0 | URL
저도 테스트 삼아 흰종이 위에 써보았는데. 전 악필인 탓인지 떵이 더 많았습니다ㅎㅎ

살리미 2015-11-05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꼴라 ㅋㅋㅋ 굉장히 탐났었는데 안사길 잘했네요^^ 저도 볼펜 `똥`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파카 볼펜은 남편이 회사에서 쓰고는 `건망증 때문에` 양복 주머니에 꽂고 와서 집에 여러개가 있지만 ㅋ 무겁고 펜이 좀 두꺼워서 선호하진 않고요~
아들이 추천한 제트스트림에 빠져서 이젠 모든 필기를 제트스트림으로 하고 있어요^^ 1.0, 0.7, 0.38이 있는데 저는 가는 걸 선호해서 0.38을 좋아해요^^
`똥`이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펜 때문에 갑자기 손편지를 받아서 기분 좋은데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05 16:15   좋아요 1 | URL
저는 제트스트림이란 필기류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한번 써봐야겠습니다..
인간도 똥 안싸고 살 수가 없듯이 볼펜에게 있어서도 `똥`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뭐랄까 슬픈 운명이랄까 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5-11-05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거의 살 뻔했지 뭡니까~~ㅎㅎ
다정하신 붉은돼지님~덕분에 볼펜분뇨처리문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붉은돼지 2015-11-05 16:07   좋아요 0 | URL
기념으로 하나쯤은 괜찮은 것 같아요 ^^;;
제가 이거 모나미 꼴라 불매운동하는 것 같아서...--;;;

지금행복하자 2015-11-05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정말 거의 살뻔 했습니다~ 감솨드려요~^^

붉은돼지 2015-11-05 16:08   좋아요 1 | URL
어머! 행복하지님까지......--;;;
저 혹시 모나미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 것은 아닐까요????
돼지가 원체 소심해서..ㅋㅋㅋㅋㅋ

icaru 2015-11-05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독성 짱인 글씨체입니다.
물론 내용도 짱입니다.
감사해요~ 하하!

붉은돼지 2015-11-05 16: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카루님
글씨도 예쁘게 내용도 충실하게 써 볼려고 했는데...잘 안되었어요 ㅜㅜ
다음에 기회있으면 잘 써보겠습니다. 하하하!!!

나타샤 2015-11-0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구의 모험..꼭 읽어보시길..재밌더라구요. *^^
굿즈에 욕심은 나지만..어쩐지 볼펜에 마음이 안가서..그만두었는데. 잘한 듯..

붉은돼지 2015-11-05 16:11   좋아요 0 | URL
문구의 모험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나타샤님 추천하시니 믿고 꼭 사서 보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15-11-05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 손글씨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눈에 띄네요^^
저는 중학시절 황동규시인을 가장 좋아했어요 짝사랑 했었던 옆반 아이 이름이 시인의 이름과 똑같았거든요 그래서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그아이가 나에게 쓴 시인가보다~~~그러면서 얼마나 아끼면서 읽었던지~~~^^
그래서 저에겐 황동규시인이 좀 특별한? 시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좀 우습기도 하네요 그런 어이없는 혼자만의 상황극에 빠져 놀았다니~~ㅜ

붉은돼지 2015-11-06 09:2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책 읽는 나무 님의 황동규씨는 요즘 어떻게 잘 지내시는지??? 소식은 듣고 계시는지요 ㅋㅋㅋㅋㅋ

해피북 2015-11-05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펜 `분뇨`라는 표현에 한참을 큭큭 거렸어요 ㅎㅎ 센스쟁이 붉은 돼지님!
글씨도 정말 잘쓰시는데요 ㅎ 저는 예전에 `소소책방 책방일지`라는 책에서 만년필에 대한 언급이있어서
저도 막 가지고 싶더라구요. 책에서 소개하는 만년필은 `라미 사파리 만년필`로 4만원대인데 요즘에도
계속 고민중에 있어요. 잘 쓸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죠 ㅋㅋ 아참 저두 문구의모험이 궁금했는데
나타샤님의 댓글을 보니 읽고싶어지네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06 09:29   좋아요 0 | URL
저도 만년필에 대한 로망이 있어 예전엔 파카 두개정도 가지고 있었는데...이게 또 그렇게 많이 쓸일이 없더라구요...그래서 처박아 뒀더니 .....잉크가 땡땡굳고 녹이 슬고,,,,지금은 고물이 되었어요 ㅜㅜ

라미도 써봤는데 괜찮더군요...만년필은 관리를 좀 해줘야해서 저처럼 게으른 돼지에게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몰라요 ㅜㅜ

책탐 2015-11-0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넣어뒀던 문동전집을 삭제하였습니다..고민하던 중 반가운 글이네요. ㅋ

붉은돼지 2015-11-06 09:31   좋아요 0 | URL
어머!! 이러다가 제가 문동에서도 블렉리스트에 올라가는 건 아닐까요 ㅋㅋㅋㅋ
소심한 돼지는 걱정스럽습니다..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5-11-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ㅡ 오오오 ! 필체 좋으시네요. 상위 1%입니다. 전 이런 필체를 좋아합니다. 붉은 돼지 님을 필두로 필기체 릴레이나 함 할까요 ?

붉은돼지 2015-11-06 09:35   좋아요 0 | URL
아아구!!! 곰발님~~ 이거 왜이카십니까 ㅋㅋㅋㅋ
제 길지않은 전생애를 통털어,,,,공부든,,, 재력이든,,,달리기든,,,노래든(이건 아님..),,,,외모든.(이건 더구나 아님)..,,,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상위 1%에 진입한 역사가 없습니다. 곰발님 덕분에 오늘 이런 쾌거를 이루었습니다..너무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그럼...곰발님부터 필기체 릴레이 한번 해보시죠 ㅋㅋ

cyrus 2015-11-05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믿지 않으시겠지만, 제 필체랑 조금 비슷해요. 그래서 붉은돼지님의 글씨체는 정말 좋아요. ㅎㅎㅎ

붉은돼지 2015-11-06 09:45   좋아요 0 | URL
이런!!! 제 필체가 cyrus 님 필체랑 비슷하다니 영광입니다. ^^
언제 시간나시면 유려한 필체를 한번 보여주시죠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5-11-05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이웃님들께~~~ 하시니 뭐, 저를 개인적으로 부르시는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아요^^
이런 내용의 이런 손글씨... 정말 감동적이에요. 손글씨 멋지세요~~~~!

붉은돼지 2015-11-06 09:38   좋아요 1 | URL
정말 워드 아닌 손으로 편지써본 지가 너무 까마득합니다....
주위에 손으로 직접 쓴 짧은 엽서라도 가끔 하나씩 보내봐야 겠습니다..^^

fledgling 2015-11-05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 편지 훈훈하네요~^^ 날 추워지고 있으니 감기조심하시고 열독 리뷰 기대할께요~!

붉은돼지 2015-11-06 09:39   좋아요 1 | URL
편지에 건강이야기를 넣을려고 하다가 그냥 책 이야기만 했습니다...
정말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어요....환절기에 감기 조심해야죠...특히 저같이 골골체질은 ㅋㅋㅋㅋ
겨울을 감기없이 따뜻하게 보내세요~

초딩 2015-11-06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작전 취소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06 09:41   좋아요 0 | URL
제 볼펜만 약간 `똥`이 많은지도 모르고,,,,또 제가 보기와 달리 `똥`에 조금 예민한지도 몰라요...사실 `똥`없느 볼펜이 거의 없잖아요........그래도 모양은 예쁩니다.--;;;

살리미 2015-11-0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알라디너가 선택한 주간 인기글이라 다시 들어오게 됐어요^^ 붉은 돼지님 너무 소심한 거 아닙니까?
여기 저기에 블랙리스트로 올라가실까봐 마지막에 전향하신 듯 한데요? ㅋㅋㅋㅋㅋ

붉은돼지 2015-11-08 12:58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는 이래도 참으로 소소하게 소심합니다. --;;;
리스트에 오를까봐 걱정이 태산이에요..ㅋㅋㅋ

보슬비 2015-11-0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블랙리스트 될까 걱정하시는 붉은 돼지님을 보면서 이 페이퍼가 11월 당선되시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그리고 정말 손글씨 좋으세요. 손글씨 잘 쓰시는 분들을 보면 엄청 샘납니다. ^^

붉은돼지 2015-11-08 13: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보슬비님...
이달의 페이퍼 당선되면 모두 보슬비님 덕분으로 알겠습니다. ㅋㅋㅋ

그 당첨금으로 모나미 꼴라 2탄을 구입하면 좀 그럴까요???
사실 필기감은 좀 그렇지만......수집으로는 또 괜찮은 것도 같아서요..^^

양손잡이 2015-11-07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나미 기존 볼펜에 껍다구만 따로 씌워서 나온 펜이야요... 저는 수집 목적으로 샀습니다 ㅎㅎ 파카라면 죠터 말씀하시는 건가요? 알려주시면 저도 좀 사겠습니다 홀홀..

붉은돼지 2015-11-08 13: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 껍데기만 좀 좋은 걸로 덮어 씌운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수집 목적으로는 나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계속해서 나온다면 말이죠..
파카는 그냥 파커인데요.. 죠터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파는 볼펜있잖아요..인터넷에 8500-10000 정도 하던데요..
이게 조금 굵게 나오죠...`똥`은 확실히 적은 것 같구요...저는 괜찮더라구요.^^

transient-guest 2015-11-0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나미 하면 뭐니뭐니 해도 옛날의 그 100원짜리 펜이죠. 제가 한때 한국가면 그걸 곽으로 사다가 쟁여놓고 쓰곤했죠.ㅎㅎ 지금은 펜으로 글씨를 쓸 일이 없다보니 글씨체도 망가지고 해서 주로 연필을 씁니다만....볼펜 똥을 주기적으로 닦아주면서 글을 쓰던 생각이 나네요.ㅎ

붉은돼지 2015-11-08 13:04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선 그래도 볼펜하면 역시 모나미죠
뭔가 깨끗하게 써야 할때는 휴지로 볼펜 촉에 묻은 `똥`을 딱아가면서 글자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전에도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소생은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를 즐겨본다. 훌륭하신 분들의 책에 대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또 훌륭하신 책들도 많이 소개받기 때문이다. 이 지식인의 서재는 보통 월말에 업데이트되는데, 시월의 마지막날이 지나고 11월이 되어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이제나 저제나 하며 내심 초조하게 기다렸다. 드디어 어제 새로운 지식인이 등장했다. 소생은 컴을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새로운 지식인이 마태우스님이었던 것이다.

 

저는 원래 어린 시절을 잘 못 보냈어요. 인기도 없이 그냥 그렇게 보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생각해보니 너무 억울한 거예요. 어릴 때 저한테 못생겼다고 놀리던 그 광경들이 자꾸 떠올라서 '이거를 갚는 길은 뜨는 길이다. 뜨는 것밖에 없겠다.' 생각해서 제가 글쓰기를 시작했죠. 글쓰기를 통해서 남들한테 인정도 받고 결국 떴습니다.(웃음)”

 

결국 떴습니다.에서 소생도 하고 웃음이 샜다. 정말 요즘 한창 공중부양중이신 것 같아요. 책도 연타로 나오고....아마 앞으로 더 뜨실 것 같습니다.^^ 금년에는 연로한 기생충학자들에게 노벨생리의학상을 양보했지만 언젠가는 아마 노벨상도 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역시 기생충학자답게 책 이야기보다 기생충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다. “아하~~ 기생충에게도 배울 것이 이렇게 많구나...” 바보 도터지는 소리가 연타로 터져나왔다. 소생 정녕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기생충보다 못한 놈이 되어서는 절대 안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마태우스님이 추천한 9권의 책 중에 다락방님의 책도 포함되어있다. 다락방님~~ 보셨어요?

 

금회 지식인의 서재에서 마음에 드는 점 하나.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보통 지식인의 서재에 등장하시는 분들이 추천하는 책에는 대부분 본인이 쓴 책도 한두권 포함되어있는데 마태우스님은 그렇게나 훌륭한 책을 많이 쓰시고도 본인의 책을 한권도 추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추천할 만한 책이 없어서?? ㅋㅋㅋㅋ 그렇다고 자신의 책을 추천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마세요.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54&contents_id=102528&leafId=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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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1-04 1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생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신 분이시죠.. ㅋㅋㅋㅋㅋ.저도 앞으로 기생충 사랑하기로 했습니돠.

붉은돼지 2015-11-04 12:3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기생충들의 대부죠 ㅋㅋㅋㅋㅋㅋ
어째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ㅋㅋㅋㅋㅋ

다락방 2015-11-0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못봤어요. 붉은돼지님 덕에 보게 됐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나네요! >.<

붉은돼지 2015-11-04 12:38   좋아요 0 | URL
중쇄 찍어셔야죠 ^^

아무개 2015-11-0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꾹 누르고 네이뇬으로 쌩~~~^^

붉은돼지 2015-11-04 12:39   좋아요 0 | URL
무슨 뇬 ㅋㅋㅋㅋㅋ
네 이년 ㅋㅋㅋㅋㅋ

살리미 2015-11-04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네이버에 다녀오느라 헉헉.... ㅋ
다락방님 너무 좋으시겠어요! 저도 마태우스님 덕에 다락방님 책을 알게되고 팬이 되었잖아요.
마태우스님 서재 추천책들이 서민적(?)이어서 더 좋으네요. 간혹 따라 읽어보려고 해도 너무 어려운 책만 골라놓으신 분들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ㅋ) 계시더라고요.

붉은돼지 2015-11-04 12:4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이제 곧 공중부양 하실거에요 ㅋㅋㅋㅋ
마태우스님 추천 책들은 모두 재미있는 책인것 같아요 .....읽은 건 별로 없지만....^^

transient-guest 2015-11-05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도 네 권이나 되는데, 다락방님 책도 포함되네요.ㅎㅎ 마태우스님 추천책은 정말 책을 읽는 사람이 주변에 추천하는 듯한 느낌이에요. 네이년 지식인 서재 시리즈에서 가끔 보면 너무 동떨어진 추천이나 현실감이 없는, 그런 경우도 있는데, 마태우스님은 참 다르더라구요.

붉은돼지 2015-11-05 09:15   좋아요 0 | URL
저는 두 권입니다. ㅎㅎㅎ
저는 본인의 책을 추천도서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뭐 별거아니지만....왠지 겸양지덕같은 게 느껴졌다는....^^
 
로마제국 쇠망사 5 로마제국쇠망사 5
에드워드 기번 지음, 송은주.김혜진.김지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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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로마제국 쇠망사 5〉를 다 읽었다. 제목을 완독이라 하니 부끄럽다. ‘대충독’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런 단어가 있다면 말이다. 지난 페이퍼를 보니 2015년 4월 5일에 22페이지를 읽고 있었다. 이 한 권을 읽어 내는데 근 7개월이 걸렸다. 장하다 돼지...당연하게도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읽었다. 하루에 두장도 좋고 석장도 좋다. 그냥 눈으로 활자를 보았다는 표현이 가당할 것이다. 음....까만 것은 글자요, 하얀 것은 종이라....

 

 

5권은 대부분이 이슬람에 대한 내용이다. 그래도 나름으로는 이스탄불도 다녀오고 이슬람 역사서적도 두어권 읽고 해서 조금 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아니올시다 되겠다. 기번은 자기 책을 읽는 사람이 어느정도 역사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글을 쓰고 있다. 기초가 없으니 이해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소생은 이해에 어려움이 있거나 말거나 많거나 적거나 그거는 모르겠고 역시 이 책을 읽었다는데 방점을 찍고 의의를 둔다. 635페이지를 210일에 걸쳐서 보았으니 하루에 3쪽을 읽은 셈이다. 대단하다. 붉은돼지. 음화하하하... 6권을 다 읽으면 소는 못 잡더라도 새끼 돼지라도 한 마리 작대기에 꽂아야겠다.

 

 

5권 뒷표지에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헌사를 옮겨본다. “....우리는 부드럽게 위아래로 흔들리는 목마에 올라타 몇 시간이고 로마 제국 쇠망사를 읽다가 어느 순간 목마가 땅을 떠났음을, 날개 달린 준마를 타고 있음을 알고 퍼뜩 놀란다. 큰 원을 그리며 하늘을 나니 아래로 유럽이 펼쳐진다.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간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울프 여사님께서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너무 추켜세우는 것 같지만 뭐 그렇다는데야 어쩔 수 없다.

 

 

로마제국 쇠망사는 책 껍데기를 벗겨서 펼치면 커다란 지도가 나타난다. 각 권마다 그에 맞는 지도가 그려져 있다. 5권은 이슬람이 주요내용이어서 이슬람 흥기의 지도를 볼 수 있다. 이슬람권이 비록 단일 제국의 형태는 아니지만 세력판도가 엄청나게 크고 넓다. 로마제국을 뛰어넘는다. 이슬람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소생 견문이 일천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이슬람에 대하여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이슬람 전문가들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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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03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해내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에드워드 기번은 너무 어려워서 저는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반납하고 빌렸다가 반납하고.... ㅋㅋㅋ
요즘 너무 맥락없이 이것저것 읽는것 같아서 고민입니다만 .. 저도 어제 로마의 일인자 질렀습니다. 다시 로마역사에 도전해보려고요... 풀잎관은 지금 사은품으로 질러야 하나 더 좋은 사은품을 기다려야 하나 고민중이고요^^
몇년전 로마인 이야기를 겨우 마쳤었는데 로마 역사는 읽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한계가 마구마구 느껴지지만 읽을땐 또 재밌더라고요. ㅎㅎ

붉은돼지 2015-11-04 09:03   좋아요 1 | URL
뭐 이만한 일에 축하까지 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ㅋㅋㅋㅋㅋ
저도 한번씩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책들을 나름 좀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읽은 것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오로라님 앞으로는 읽고 돌아서지 마세요 ㅋㅋㅋㅋㅋ

챔피언 2015-11-03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이 이렇게 어려운 책인줄 처음 알았네요. 왠지 벤치프레스 100kg하기 같은 느낌? 완독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붉은돼지 2015-11-04 09:0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챔피언님~
축하를 받으니 부끄럽습니다. ㅋㅋㅋ 뭔가 큰 일을 한 듯 ㅋㅋㅋㅋ
사실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니에요.....로마사와 서양고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맥락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15-11-03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도가 상당히 크네요, 지도를 참고해가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붉은돼지님, 좋은하루되세요

붉은돼지 2015-11-04 09:07   좋아요 1 | URL
지도는 벽에 딱 붙여놓고..
책상에 정자세로 딱 앉아서 선비 글읽듯 읽어야 하는데...
저는 보통 침대에 누워서 읽어요 ㅜㅜ
쇠망사는 누워서 읽으면 책이 무거우니까 또 팔이 아파서 많이 못 읽어요 ㅜㅜ

비연 2015-11-04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사놓고 아직 펼쳐보지도 않은.. 1권조차... 정말 대단하심다! <로마의 일인자>를 먼저 볼까 싶네요..ㅎㅎ

붉은돼지 2015-11-04 09:09   좋아요 0 | URL
쇠망사는 무슨 5개년 계획 같은 게 필요해요.ㅋㅋㅋㅋㅋ
비연님~ 천천히 한번 읽어보시죠^^

transient-guest 2015-11-05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거 옛날 버전으로 같고 있어요. 11권인가 12권으로 나왔던. 아무래도 중역본으로 의심되는데, 완역본은 그전부터 구한다고 하면서 계속 미루고 있네요. 상징성도 있고, 꼭 구해서 한번 완독하고 싶네요.ㅎ 지금보니 대광서림이라는 곳에서 나온건데 아직도 팔고 있네요. 축약본이라는 것도 보이고..ㅎ

붉은돼지 2015-11-05 09:09   좋아요 0 | URL
민음사판 `로마제국 쇠망사`도 엄격히 말하면 완역판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기번은 몹시 수다스러워서 주석을 엄청나게 달았는데,,,,,,(주석이 본문보다 양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그 중에는 쓸데없는 이야기도 많아서 민음사판에서는 주석을 전부 옮기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엄선한 주석도 읽어보면 별 상관없는 이야기도 많아요...이 주석때문에 읽기에 조금 애로가 있기도 하구요
주석이 본문의 설명혹은 해석이 되어야 하는데....주석의 내용 자체가 또 주석이 필요한니....무슨 이야긴지 모르니 더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풀잎관 1~3 세트 - 전3권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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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군요..오호호호......그런데 이벤트는 없나요?????
이미 구매했는데......뒤늦게 이벤트 해서 사람 빡치게 만들기 있기?? 없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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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5-11-0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좀 예상보단 빨리나왔네요 . 아직 로마의 일인자도 못 읽고 있는데 어서 읽어야 겠습니따

붉은돼지 2015-11-03 09:05   좋아요 0 | URL
지금 당장 나온 건 아니네요 ^^ 19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살리미 2015-11-02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자주 그러던데요?? ㅋㅋㅋ 뒤로 갈수록 사은품이 더 좋아지고 말입니다^^ 제가 산 책은 백프로 그러던데... 이 책은 구입하지 않았으니... 혹시 기대해보시길^^

붉은돼지 2015-11-03 09:06   좋아요 0 | URL
저는 종종 늦장부리다가 사은품이 없어진 경우는 있었어요...
그러면 더 갖고 싶어서 안달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ㅎ

세실 2015-11-02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없기?를 바라겠습니다만^^

붉은돼지 2015-11-03 09:07   좋아요 0 | URL
24금 도금 풀잎관 북마크를 주네요....보기엔 멋져 보입니다.^^

에이바 2015-11-02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찾아보니 기념주화랑 24k 북마크 주네요. 세트구매시 박스에 넣어준대요.

붉은돼지 2015-11-03 09:08   좋아요 0 | URL
저도 방금 확인했습니다. 북마크는 멋져보이는데요...
저는 세트구매도서인 경우 박스는 거의 버립니다...
책꽂이에 박스채로 꽂아 놓으면 뭔가 이상해서요..뺏다꽂았다 꺼내기도 힘들고 해서요^^

보슬비 2015-11-0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죠... 에이바님 말씀대로 이벤 선물이 나왔어요.^^
붉은돼지님 빡치시겠는걸료.... ㅎㅎ

붉은돼지 2015-11-03 09:10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저 아직 주문안했어요.....호호호 ^^
제가 보긴엔 돼지로 보여도 그리 어리숙하지는 않습니다...나름 잔머리 굴립니다..ㅋㅋㅋㅋㅋ

보슬비 2015-11-03 23:47   좋아요 0 | URL
ㅎㅎ 난독증이 왔나봐요. 정말 다행이예요.~~ 이제 편하게 구매하실수 있겠어요. ㅎㅎ
 

    

일요일 고향에 다녀왔다. 안동 예안이다. ‘고향을 태어나서 자란 곳이라고 한다면 예안은 소생의 고향이 아니다. 반면 고향을 조상이 오래 누려 살던 곳이라고 한다면 소생의 고향이 맞다. 아버지와 위로 형님들은 예안에서 태어났지만 소생은 대구에서 태어났다. 이제 예안에 살고 있는 우리 일가는 삼호밖에 없다. 대구만 해도 무슨 보수 꼴통의 메카같은 느낌인데 거기다가 소생의 뿌리가 이른바 유교문화의 성지라는 안동이라고 하니 ~~~’하고 감탄하시는 분들 계시리라 나름 짐작해 본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고향은 우리가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씨족의 우리 분파가 예안에 자리잡은 것은 1750년대 쯤이다. 원래 우리 씨족의 본줄거지는 16세기 중엽부터 지금의 안동 임동 일대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다. 1985년인가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수백년 누대에 걸친 우리 씨족의 본거지는 낙동강 푸른 강물 아래로 가라앉았다. 큰 종가의 종택은 해체되었다가 위쪽으로 옮겨져 다시 결합되어 수몰된 옛 마을을 물끄러미 내려보고 있다. 100여호 넘던 일가들은 나라에서 정해준 거주지로 옮겼으나 지금은 그 곳에도 몇 호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아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의 고향을 가진 마지막 세대는 우리 부모님 혹은 형님들 세대일 것이다. 소생의 경우 예안이 고향이라고 하지만 내가 태어난 곳도, 소싯적 친구들과 불알 달랑거리며 뛰어놀던 곳도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태어난 곳이긴 하지만 아무런 추억도 기억도 없는 대구 신천동이 내 고향인가?? 아니면 내가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6년을 다녀서 유소년의 추억이 가장 많은 효목동이 내 고향인가?? 모르겠다. 고향이 뭐 중요하나?? 이젠 고향은 추석같은 명절에나 한 번 생각해보는 곳이 된 것 같다. 

    

관련도서로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과 이문열의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를 골랐다. 별들의 고향은 40년만의 복간이라고 한다.

 

 

 

 

 

 

 

 

 

 

 

예안도 나름 사과로 유명하다

    

 

 

우리 종가집이다. 우리 종가는 작은 종가다. 종택으로는 규모가 아담하다.

 

 

 종가집 건너편에 있는 폐가. 40여년 전 작은 아버지가 총각시절에 여기 사시면서 벼농사도 짓고 양봉도 했었다.

 

 안동댐 물이 많이 빠졌다. 바리깡 자국처럼 물에 잠겼던 흔적이 남아있다. 날이 가물긴 많이 가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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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1-0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이 아닌 곳에 본거지를 두고 있으면 고향 아닌가요?ㅎ
저는 어렸을 때 고향이 지방 시골인 사람이 부러웠습니다.
뭔가 명절을 그럴 듯하게 보내는 것 같아서.ㅋ

안동이 고향이시면 정말 뼈대있는 가문이시겠습니다.
사과가 참 탐스럽게 익었군요.
저희도 마당에 두 그루의 감나무가 있는데 가지가 감이 휘어지도록 열렸습니다.
가뭄이라고 해도 이렇게 열매가 풍성한 걸 보면 기특하고 감사하단 생각이 들어요.^^

붉은돼지 2015-11-02 15:33   좋아요 1 | URL
서울 살던 사촌들은 단칼에 일도양단하더군요...서울외에는 다 시골이라고 ㅋㅋㅋㅋ
그때는 어린마음에 상처를 받았어요 ㅜㅜ ..대구도 나름 대도시인데하고 ㅋㅋㅋㅋㅋ...

제 경우는 큰 형님이 서울 계셔서 제사와 명절차례가 다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요번 추석에도 서울에 다녀왔어요...이른바 역귀향이죠.....
안동에는 아버지,할배,...할배의 할배...할배의 할배의 할배.....묘가 있어서 일년에 한번은 가는 것 같아요
예안도 나름 사과로 유명합니다.

스텔라님은 주택에 사시나 봅니다. 마당도 있고 감나무도 있고....
저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주택에 살아서 마당에 대추나무도 있고 모과나무도 있고 했는데요...
한번씩 고향에 다녀오면 아파트 생활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stella.K 2015-11-03 11:31   좋아요 1 | URL
아, 저희는 공동주택입니다. 조그만 마당이 있는데
그것 또한 공동 땅이죠. 이사 오니까 감나무가 두 그루 심어져 있더라구요.
그 열매 또한 8가구가 똑같이 나눠 먹죠.
그런데 올해따라 유난히 많이 열려더라구요.
보통은 윗층 아저씨가 따는데 올해는 어떻게 할지 눈치만 보고 있어요.ㅋ

유부만두 2015-11-02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부러움을 담은 감탄사 입니다)

붉은돼지 2015-11-02 15:39   좋아요 0 | URL
성골 보수꼴통일지도 몰라서??? ㅋㅋㅋㅋㅋㅋ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요...
저도 이제 나이를 왠만큼 드시고 보니
일족이 누대에 걸쳐 살았던 고향이 있다는 것이
정신적인 어떤 안정감을 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oren 2015-11-02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안, 임동 모두 제겐 익숙한 곳들이네요. 종갓집 풍경도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풍경이구요. ㅎㅎ

안동댐과 임하댐이 생기는 바람에 고향이 물 속에 잠긴 처지가 된 사람들이 제 주위에도 더러 있는데, 그야말로 이문열의 소설 제목 그대로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할 처지여서 참 안타깝더군요.

저는 며칠 전에 (울릉도로 갈려다가 배가 뜨지 못하는 바람에) 삼척에서 1박, 울진에서 1박 하면서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왔답니다. 울진 불영계곡에서 길을 나서 머나먼 서울로 되올라오는 길에 봉화, 영주, 풍기 등지를 지나오면서도 끝내 지척에 있는 고향엘 들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얼마나 크던지요.. 고향은 그런 곳인가 보더라구요...

붉은돼지 2015-11-02 15:54   좋아요 2 | URL
저희 종가집은 작은 종가여서 규모가 자그마합니다. 거주하는 사람도 없구요...몇년전에는 화재가 발생해서 제작년엔가 보수 수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임하, 임동, 지례, 예안, 서후, 일직, 지례, 도산 등등 안동일대에 저런 종택이 실로 무수하니 많이 보신 듯한 풍경이 당연합니다. ㅎㅎㅎ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이제 나이가 좀 들어 가만 생각해보니
수백년 사연이 있는 고향마을이 갑자기 수몰된다고 했을 때 그 분들 심정이 어떠했을지.....
제가 알기로는 큰 반발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물론 제가 뭘 모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1980년대 그 시절이었으니 가능했지 요즘 같으면 과연 가능했을까 의문도 듭니다.


nama 2015-11-02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종가집이라...개성, 황해도..이런 곳을 고향으로 두신 저희 부모님덕에 종가집이란 단어만 보면 뭔가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부러운 마음이 들어요. `정신적인 어떤 안정감`이라...저희 부모님이 남한에서 정착한 곳은 미군부대가 있는 동네여서 일찍부터 양키문화에 눈을 뜨기도 했지요. 흠, 쬐그만 나라가 참 다양하기도 하네요.

붉은돼지 2015-11-02 16:56   좋아요 1 | URL
부모님 고향이 이북(요즘도 이런 말을 쓰는지...)이시군요..
예전엔 정말 잘 몰랐고,,,별로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저도 이제 나이가 드니 그런 심정, 마음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듯도 합니다....
말씀대로 반도의 조그마한 나라가 참 복잡기도하고 다양하기도합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문화적 식민지 같은 느낌도 있지만....
아직까지 갓쓰고 도포입고 수백년전 돌아가신 분 제사를 해마다 지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5-11-02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소생이...˝으로 시작하는 말투는 뼈대있는 집안에서 나온 것이군요!! 햐~~~ ㅎㅎㅎ (이러는 저도 부모님 다 경상도출신. 걍 글케 태어났을 뿐입니다요.) 저두 울 할무니댁가면 고향도 아닌데 편안해요. 실력도 없으면서 아궁이에 불떼서 삼시세끼 지어 먹고 싶더라고요

붉은돼지 2015-11-02 17:03   좋아요 1 | URL
부모님이 다 경상도 분....성골이시군요 ㅋㅋㅋㅋ
요즘은 시골에도 아궁이에 불때는 집 거의 없는 것 같아요.....마당 구석에 소죽 끓이기 위해서 ...아니.. 제 고향에는 소도 이미 없어진지 한 참 되었어요 ㅜㅜ


살리미 2015-11-02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러움의 `햐~~~~ `를 날립니다 ㅋㅋㅋ
안동 종가집 하면 관광지에서나 볼 법 한데, 여기가 우리 집이다! 라고 할 수 있다니 부러운걸요??
제주도는 뭐 워낙 시골도 모자라 해외취급을 당하니 ㅋㅋ 저도 고향얘기할 땐 마음고생이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서울이 고향인 것 보다는 너무너무 좋잖아요?? 어릴땐 그렇게 떠나오고 싶더니 각박한 서울 생활 수십년하다보니 얼른 정리하고 내려가고픈 마음 굴뚝같아요.

붉은돼지 2015-11-03 10:45   좋아요 0 | URL
오로라님 뭐 부러울거 없습니다....
종가집은 말그대로 종손의 집이지 저희 집은 아니에요...제가 종손도 아니고....
말하자면 먼 친척 집인 셈이죠.......

요즘 제주도 인기 최고인 것 같아요...제주도 가고싶어 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챔피언 2015-11-02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가집 건너편에 있는 폐가가 마치 민속촌처럼 운치 있네요! 멋진 고향을 갖고 계셔서 부럽부럽~

붉은돼지 2015-11-03 10:47   좋아요 0 | URL
제가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 고향가면 저 집에서 몇 일 묵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완전 폐가가 되었네요.... ㅜㅜ

알케 2015-11-02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외가가 그곳에서 멀지 않습니다.
풍경보니 반갑네요

붉은돼지 2015-11-03 10:56   좋아요 0 | URL
저는 외가도 안동입니다...내앞이라고 안동시 임하면이죠.....
옛날에는 좁은 동네에서 서로 통혼하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transient-guest 2015-11-03 0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한 지인이 안동 출신 토박인데,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ㅎㅎ 복간된 책, 특히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이 반갑네요. 그간 사려고 기다려왔는데 말이죠. 이문열씨는 한때 참 예리한 필력과 특이한 사상적 attitude가 좋았던 작가인데, 왜 지금은 글도 사람도 별로가 되어버렸는지 궁금하네요.

붉은돼지 2015-11-03 11:00   좋아요 0 | URL
40년만의 복간이라는 `별들의 고향`은 2013년도에 나왔군요...
여주인공 이름이 경아였죠.....남자에게 배신당하고 술집 호스테스로 전락하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아아아.....무슨 신파같지만..... 당시로서는 젊은 감수성에 빛나는 문제작이었죠 아마...

transient-guest 2015-11-05 06:23   좋아요 0 | URL
영화가 히트치고서 당시 술집 아가씨들 예명이 갑자기 모두 `경아`로 바뀌었더라는 얘기도 있죠. 이건 잘 모르겠지만, 분명 왁스의 `화장의 고치고`는 당시 `아가씨`들에게 인기가 꽤 있었다고 합니다..ㅎㅎ

붉은돼지 2015-11-05 09:16   좋아요 0 | URL
이건 비밀인데요 ㅋㅋㅋㅋ
제 아내 이름이 `경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