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샤이 - 가슴 뛰는 삶을 위한 단어 수업
케빈 홀 지음, 민주하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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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샤이]꿈, 치유, 평화, 행복을 주는 말의 어원은~

 

 

표지가 독특한 책이다. 소매부리가 접힌 것처럼 윗부분이 접혀 있는데, 펼치면 또 다른 표지가 된다. 게다가 안쪽에는 깨알 같은 낱말들이 숨겨져 있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보물찾기를 하듯 찾아내라는 식이다.

 

 

 

 

 

그래서 찾아낸 보석들은…….

 

 

'나마스테'는 '당신 안의 신에게 절합니다. 신이 당신에게 준 재능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뜻이다. 온 우주가 머무는 당신 내면의 장소에 절한다는 의미이다. 당신의 가장 잘하는 일에 존경을 표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나 자신을 향한 인사이기도 하다.

 

 

'겸손'의 어원은 흙을 의미하는 라틴어 후무스이다. 색깔이 짙고 영양분과 유기질이 많은 흙이다. 충분한 흙, 후무스가 삶에 있다면 우리는 무성하게 자라고 발전할 수 있다. 겸손은 배울 수 있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이다. (표지에서)

 

 

겐샤이.

책제목이 무척 낯설다.

부제는 '가슴 뛰는 삶을 위한 단어 수업' 이다.

표지에는 코끼리 사진이 있고 상아가 유난히 희다.

하나의 단어가 삶을 바꿀 수 있을까.

단어 수업만으로 뭔가가 변할 수 있을까.

 

 

겐샤이는 '어느 누구든 스스로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느끼도록 대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열정은 '가슴 뛰는 일을 하기 위해 기꺼이 고통 받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칭찬하다에는 '값', '가치' 라는 말을 뜻하는 고대 프랑스어 '프리제preiser'에서 파생된 말이다. 다른 사람을 칭찬할 때 그 사람의 삶과 꿈에 가치를 더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게 맞나 보다.

우등상인 '숨마 쿰 라우데'는 '최고의 칭찬을 담아'라는 뜻이다. 그러한 칭찬의 옷을 입은 미국 대학교의 최우등생들은 가치 있는 존재가 된 기분으로 학교를 떠나 사회에 정착하게 된다.

칭찬이 노력과 목표에 큰 값을 매긴다는 의미에 공감한다. 칭찬은 누구나 춤추게 하는데…….

 

 

 

 

 

이 책은 단어의 원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생각여행이다.

단어의 비밀을 찾아가는 일화들이어서 읽는 재미도 있다.

단어에서 치유와 평화를 얻게 되는 여행이다. 무심코 써왔던 말들, 새롭게 알게 된 말에서 그 원래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인간이 만든 말 중에 의미 없이 만들어진 말들이 없음을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단어에서 행복과 성공의 기운을 가져옴을, 영감과 상상력을 얻게 됨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단어 하나가 가슴을 뛰게, 꿈이 이뤄지게 도울 수도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말이 씨가 되거나 해가 되는 면도 있음을, 말이 축복이 되거나 힘과 성공을 가져다줌을 잘 알고 있다. 단어 사용에 더욱 진중해야 함을 일깨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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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 감동으로 가득한 스포츠 영웅의 휴먼스토리
안드레 애거시 지음, 김현정 옮김 / 진성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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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안드레 애거시의 테니스 스토리!~

 

테니스를 잘 모르지만 안드레 애가시, 슈테피 그라프, 나브라틸로바 등을 기억한다. 뉴스를 통해 접하거나 스포츠 중계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니까.

누구나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는 남달라 보인다. 타고난 체력과 경제력의 바탕 위에 식습관조절, 생활 습관 조절이 늘 필요하기에 더욱 대단해 보이는데…….

일찌감치 타고난 재능을 찾아 한 가지에 몰입하려면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일 텐데…….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인 애거시의 뒤에는 그의 부모가 있었다. 이란 태생의 아버지는 성급한 기질의 완벽주의자였고 늘 분노와 폭력을 일삼았다고 한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테니스를 배웠으니 얼마나 괴로웠을까. 오죽 했으면 은퇴 경기를 앞두고서도 테니스가 싫다고 했을까.

 

나는 프로 테니스 선수지만 테니스를 싫어하며, 어둡고 비밀스러운 열정 속에 테니스를 줄곧 혐오해왔다. (책에서)

 

선수로서의 마지막 은퇴 경기를 앞두고 이런 마음이 들 정도였다니!

그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이었다. 선천성 척추전방전위증을 갖고 태어났기에 늘 고통과 싸웠다고 한다. 그래서 척추뼈 하나가 이탈하면 척추 내부의 신경이 자리할 공간이 좁아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신경이 훨씬 압박감을 느끼거나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물론 경기 중에도 통증과 고통에 시달렸다는데…….

결국 주사를 맞아가면서 경기를 했다고 한다. 은퇴 경기 전날에도 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언제나 어린 아들을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네 살 때부터 유명 선수들이 동네를 지나가면 연습 경기도 갖게 했을 정도다. 최고의 테니스선수가 될 운명을 타고 났다는 것이다.

그가 주로 생활한 공간은 테니스 코트와 아빠의 차 안이었다. 감옥 같은 테니스 코트와 감옥보다 더한 차 안.

그의 아버지는 일곱 살 때부터 그에게 하루 2500개의 공치는 연습을 시켰다.

일 년에 백만 개의 공을 치는 아이는 결코 질수가 없다는 신념으로 그렇게 혹독한 훈련을 시킨 것이다.

그리고 10세 이하 유소년 테니스 대회에서 첫 7승을 거두기 시작한다.

 

애거시는 테니스가 미치도록 외롭고 고독한 스포츠라고 한다.

규정상 테니스 선수는 코트에 있는 동안 코치와 대화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애거시의 경우는 오후 샤워에서부터 혼잣말이 시작된다는데…….

장애인이면서도 US오픈에 출전할 수 있다고 믿는 것, 36세의 나이에 어린 실력자들을 이길 수 있다고 믿는 것, 통증이나 패배가 오더라도 즐기는 것…….

일종의 마인드컨트롤이다. 가상의 상황을 이미지화해서 그려보고 실제인 것처럼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승리를 거뒀던 대부분의 경기들도 오후 샤워를 하며 마인드 트레이닝을 했던 경우였다고 한다.

 

그는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 시합 몇 시간 전부터 수분 보충을 했다는데……. 전혀 생소한 스포츠 선수들의 세계다. 영광과 명예 뒷면에는 많은 준비와 많은 애환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가 말하는 테니스 선수로서의 삶은 상상불가다. 최고의 테니스 선수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에게는 더욱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테니스 선수로 산다는 건 쓰라리면서도 가슴이 뛰고, 끔찍하면서도 놀라운 그런 순간의 연속이다. (책에서)

책에서는 안드레 애거시 팀의 탄생, 윔블던 챔피언이 되는 순간의 기억,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의 스캔들, 샘프러스와의 대결, 브룩 쉴즈와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슈테피 그라프와의 결혼, 은퇴 경기까지 아주 자세하게 적혀 있다. 물론 그때 그때의 심리상태와 감정까지도.

그는 은퇴 후 아카데미를 열어 후배양성에 정열을 바치고 있다고 한다.

재능을 발견해준 아버지의 모습은 좋은데, 너무 거칠고 난폭하게 자식을 다룬 대목에서는 마음이 미어질 정도다. 최고의 스타가 되기 이전에 행복한 스타였다면 좋았을 텐데…….

이 책은 22살의 나이에 8번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테니스 스타의 이야기다. 부, 명예, 영예를 모두 가진 남자의 힘들고 고통스런 이면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다.

삶에 대한 솔직한 토크가 돋보이는 책이다.

600쪽이 넘는 엄청난 분량이 꽤나 자세하고 솔직한 자서전임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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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투표와 선거, 과연 공정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31
마이클 버간 지음, 이현정 옮김, 신재혁 감수 / 내인생의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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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31] 투표와 선거

 

 

 

디베이트 월드 이슈 시리즈인 세더잘(세상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을 처음 접한 게 일 년이 채 되지 않는다. 시상으로 받은 책 중에 세더잘이 있어서 처음 알게 된 것이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분량의 책에는 안락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참 알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맞춤아기,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의 세더잘을 접하면서 학생들이 디베이트 하기에 정말 좋은 교재라고 생각했다.

 

책 내용에는 가장 뜨거운 이슈이면서도 가장 절실한 현실의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에 디베이트 교재로 최적이 아닐까. 무엇보다 학생들이 읽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이니까.

 

 

세더잘 31번째는 투표와 선거에 관한 것이다. 역사나 사회 시간에 배우는 내용들이기에 편하게 접근하지 않을까.

 

 

 

선거와 투표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이자 기본 의무니까.

 

 

처음에 나오는 부분은 이라크의 민주주의 실험이다.

2005년은 이라크인에게는 아주 의미 있는 해이다. 24년간 군부독재, 철권통치에서 민주국가로 한걸음 발돋움했다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 선거와 투표가 정치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 해였다고 하는데…….

선거과정에서 수니파의 정치참여를 이끌어 낸 점, 여성정치인이 등장하거나 TV토론장면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으니까.

앞으로 이라크를 시작으로 독재정권이나 전제 왕정이 지배적인 중동에 점차 민주주의가 확산되지 않을까. 이집트에서도 민주화운동이 일기도 했는데……. 종교적인 문제가 있어 더딜까.

 

투표와 선거라는 말은 분명 다르다.

투표는 어떤 사안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 같은 의견을 투표용지에 나타내는 것이다. 선거는 공직자나 임원을 선출하는 일이다. 투표보다 선거가 더 넓은 범위에 속할 것이다.

 

투표와 선거를 탄생시킨 민주주의의 역사는 2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는 시민권을 지닌 남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국정을 의논하고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른바 직접 민주주의인 것이다. 물론 외국인이나 노예나 여자를 제외한 제한적 민주주의다. 하지만 직접민주주의라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오늘날처럼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에서의 직접 민주주의는 거의 실현 불능이니까.

 

고대 그리스에서의 도편추방제란 도자기 조각에다 위험인물을 적어내는 방식이다.

이를 경쟁자 제거에 이용되기도 했다는데…….

그 딱딱한 도자기에 어떻게 적었을까. 적어서 굽었겠지. 영구 보존될 기록으로는 최고의 작품이다.

민주주의의 진행과정과 선거와 투표의 역사는 그 맥을 함께 할 것이다.

영국대헌장 '마그나 카르타'에 남긴 귀족과 국왕사이의 합의 내용의 기록, 명예혁명으로 인한 선거법 개정 등은 시민들의 투표권을 확대하게 된다 하지만 이직도 여성과 가난한 남성들에겐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

 

미국 독립 혁명의 결과는 미국을 영국의 식민지에서 탈피하게 하고 독자적인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프랑스 혁명을 통해서는 제3계급에 속하는 평민들이 삼부회에서 탈퇴하여 독자적인 의회를 만들었으며 국왕의 권한 축소와 신분제 폐지까지 공을 세우게 된다.

 

이처럼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

오늘날 법치주의에 바탕을 둔 대의민주주의는 다양한 형식으로 실천되고 있다는데…….

책에서는 선출제, 임명제, 다수 대표제, 비례대표제, 선거를 위한 정당의 역할에 대한 설명들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이외에도 선거 자금의 중요성과 보전제도, 선거운동 비리, 언론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도 실려 있다.

 

현대는 미디어전이라고 한다.

말을 많이 하고 얼굴을 많이 비친 사람들이 인기가 있고 선거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각 정당들은 인기인이나 인기 연예인을 앞세운 선거운동을 하기도 한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한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선거결과의 빠른 발표 역시 기술의 혜택인 셈이다.

 

정치제도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재정 투명화와 의회 개혁이 신용 회복의 중심이다.

또한 나라가 잘 통제되고 있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공정하고 올바른 선거제도가 존재한다면, 모든 국민들이 투표의 권리와 의무를 잘 지킨다면, 국민들의 의견이 정확히 반영된 선거가 된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는 걸까.

어쨌든 부정과 부조리가 없는 공정하고 공평한 선거, 민의가 반영된 투표가 되길 빌며…….

늘 좋은 책을 먼저 읽게 해준 '내인생의책'에 감사를 드리며…….

 

** 내인생의책 서평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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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 언젠가 어디선가 당신과 마주친 사랑
남미영 지음 / 김영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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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명작에서 추출한 사랑의 과정들!

 

내 평생의 테마는 행복이고 부제는 사랑이다.

행복에 관련된 책은 의도적으로 많이 접하는 편이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 배우려고 하거나 의도적으로 그런 책을 읽으려 한 적은 없다. 그냥 읽다보니 사랑에 대한 책이었을 뿐이다.

사랑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이리도 무노력, 무관심이라니,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사랑의 역사>라는 제목이 더 와 닿는 걸까.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랑을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니까.

이 책은 1597년에서 2012년까지 동서양에서 발표된 서른 네 편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사랑을 이야기 하되, 비판과 질문과 탐구의 시선을 잃지 않은 작품을 골랐다는데…….

책에서는 동서양의 사랑의 역사가 펼쳐진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첫사랑, 사랑과 열정, 사랑과 성정, 사랑과 이별, 사랑과 도덕, 사랑과 결혼…….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첫사랑의 풋풋함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통해 사랑의 열정을,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통해서는 사랑과 성장을 이야기한다.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를 통해서는 사랑과 이별을, 레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사랑과 도덕을, 시몬 드 보부와르의 <위기의 여자>에서는 사랑과 결혼을 말하고 있다.

 

어느 단계의 사랑이든 사랑은 눈부시다. 하지만 가장 설렘을 주는 건 아무래도 첫사랑이 아닐까.

알게 되면 알기 전과 후의 세상이 달라 보이듯, 사랑하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첫사랑의 순간은 그런 인생의 묘미를 체득하게 순간이기에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있으리라.

 

첫사랑이라면 나 역시도 소나기가 떠오른다.

황순원의 <소나기>는 지금도 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로 온 국민의 첫사랑 교재다.

1959년부터 지금까지 50여 년을 우리와 함께한 첫사랑의 고전이다.

조사결과 국어교과서에서 가장 감동받은 글로 한국인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데…….

 

사랑에 빠진 남자가 연인 앞에서 용감한 흑기사가 되듯, 소년도 용감한 남자로 변한다. (책에서)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소년은 소녀에게 주기위해 밤중에 덕쇠 할아버지네 호두를 훔치고 달아나기도 한다. 위험천만한 절벽에 핀 꽃을 꺾어다 주기도 하고, 소녀를 업고 개울물을 건너기도 한다.

떨고 있는 소녀에게 저고리를 덮어주고 소녀가 던진 조약돌을 남몰래 만지작거리는 손버릇도 생기게 되고…….

병들어 죽게 된 소녀 역시 둘만의 추억이 묻은 저고리를 입은 채로 무덤에 넣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게 되고…….

 

사랑에 익숙한 어른들이야 별거 아닌 것들이 첫사랑의 어린 연인들에게는 하루를 설레게 하는 것들이었으리라. 세상의 어느 것보다 소중한 추억들이었으리라.

<소나기>는 첫사랑의 싱그러움과 풋풋함, 슬픔까지 녹여낸 작품이기에 세대를 초월하여 온 국민의 가슴에 남아있지 않을까. 누군가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기도 할 텐데.......

 

첫사랑의 연인은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다. (책에서)

 

그렇다. 첫사랑의 연인은 언제나 우위다. 언제나 어리고 순수하다.

첫사랑의 연인은 언제나 몽환적이다. 환상적이고 멋지다.

첫사랑의 성공률이 10%도 채 안되기에 더욱 애틋한 걸까. 그래서 더 슬픈 걸까. 더 아련한 걸까.

아마도 서툴러서 놓쳐버린 사랑에 대한 애석함이 더욱 아쉬움을 남길 것이다. 그런 아쉬움이 그리움을 더하고 목마름을 더할지도 모른다.

사랑의 열정은 저절로 생기지만 아름답게 사랑하는 법은 배워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다.

사랑도 배울 수 있다면 이런 책이 되지 않을까 싶은 책들이 가득하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들이 많아서 익숙한 내용들이다. 그래서 더 반갑고 흥미로운 글이다. 책 속에서 사랑만 추출한 책, 사랑 엑기스만 모은 책이다.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봄꽃 뚝뚝 떨어지는 날, 사랑을 주제로 한 책들을 읽고 싶다.

<제인  에어>, <오만과 편견>, <닥터 지바고> ......

읽고 싶은 목록이 그새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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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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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뻬의 어린 시절] 프랑스 최대의 데생 1인자, 상뻬의 이야기~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언제나 화가의 의도를 생각하게 된다. 그림 속에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무겁고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고자하는 화가의 그림이라면 그 의중을 눈치 채기가 쉽지 않다. 너무나 멋진 그림 앞에서 어찌 화가의 불행을 감지할 수 있을까.

상뻬의 그림은 <꼬마 니콜라>에서 처음 만났다.

상뻬의 어린 시절.

그의 그림을 좋아하기에 반갑게 펼쳐든 책이다. 익숙해진 그림이기에 더욱 반가운 책이다.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으면서 안타깝고 슬프고 속상한 마음뿐이었다.

천진난만한 그의 그림과 그의 어린 시절 상처를 어찌 연결할 수가 있을까.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들이 더 새롭게 다가온다.

 

그의 어린 시절은 따뜻한 적이 없었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이었기에 동심의 세월을 살지 못했다고 한다.

사생아인 그는 늘 부모님의 싸움과 폭력을 보며 자랐다. 그의 가정은 따뜻하고 평화로운 가정이 아니라 폭언과 폭력이 난무한 지옥 같은 싸움판이었다. 부모님들은 그저 그분들 나름의 힘자라는 대로 사신 분이었다.

 

현실을 외면하고 싶을 때면 거짓말이 회피기제로 작용한다더니.

그 역시도 그의 가정사를 숨기며 거짓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마치 자신의 가정이 행복한 가정인 것처럼, 사랑을 듬뿍 받는 아들인 것처럼, 친구가 많은 소년인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거짓으로 꾸며대었다고 한다.

그는 행복한 시간은 바라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저 오늘도 무사히, 싸움 없는 부모님, 폭력 없는 하루를 꿈꾸었다는데…….

불행한 가족사를 지닌 소년에게 무엇이 위로가 되었을까.

그가 그림을 접하게 되면서 그림은 그에게 현실을 잊게 할 뿐만 아니라 멋진 세상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의 그림 속에는 평화로운 일상들이 펼쳐진다. 그가 겪어보지 못한 평범한 세상이…….

스포츠를 신나게 즐기는 아이들, 함께 모여 독서를 즐기는 아이들, 해변의 모래사장을 뜀박질하는 아이들, 피아노를 치거나 바이올린을 켜는 아이들, 발레를 하는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부모들, 자전거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버스를 타는 평온한 얼굴들........

 

함께 우르르 몰려가는 개구쟁이 아이들의 모습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여유롭고 평범한 단란한 일상들, 행복한 표정들이 가득한 이웃의 소소한 풍경들이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꿈, 희망, 행복, 비상, 자유, 활기참 등이 가득하다.

슬프고 찌든 마음은 어디에도 없다. 구겨지고 비틀어진 마음도 전혀 없다.

늘 행복한 아이, 동심 가득한 순진무구의 아이들과 맑고 깨끗한 자연이 있다.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일 뿐이다. 외려 코믹하기까지 하다.

 

그의 그림에는 연하늘색, 연파랑, 등의 파스텔 톤이 많아서 더욱 부드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새와 나무, 바다까지 행복을 머금은 듯 하다.

 

현실적 소망들에 대한 갈증을 순수한 일상의 그림으로 풀다니 그의 상처가 얼마나 깊었을지 생각하게 된다. 평온한 일상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따뜻한 말 한마디, 포근한 가정이 사무쳤을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이 먹먹해 온다.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겨운 짐이었을 텐데…….

신데렐라에겐 유리구두가 희망이었던 것처럼, 그에게는 그림이 그의 희망이었으리라. 상상만으로도 역경을 극복하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갈 수 있었으니…….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한 그림에 몰입한 그의 집념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저자인 상뻬(장 자끄 상뻬)는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나 악단에서 연주하는 것을 꿈꾸던 소년이었다. 재즈 음악가들을 그리게 되면서 그림인생이 시작 되었고 1960년 루네 고시니를 알게 되면서 <꼬마 니콜라>를 만들게 되었다.

현재 그는 최고의 표지화가, 데생 1인자라고 한다. 30년간 그려온 데생과 수채화를 1991년에 전시했을 때, 현대 사회에 대해서 사회학 논문 1천 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평을 들었을 정도라고 한다.

 

이 책은 인터뷰집이다. 유년의 회상, 따뜻함과 행복에 대한 그의 가치관, 그림에 대한 해석도 담겨 있다. 세계적인 삽화가의 책답게 많은 삽화를 소개하고 있다.

아름다운 삽화를 보면서 나도 그림 한 점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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