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 반짝하고 사라질 것인가 그들처럼 롱런할 것인가
이랑주 지음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수백 년 역사를 지닌 전통 시장에 가면~~
전통시장을 가보면 바쁘고 분주한 상인들의 모습에서 활력과 생기를 찾을 때가 있다. 엄마와 함께 다니던 시장 추억을 곱씹을 수도 있다. 일상이 무료하거나 의욕상실일 때 전통시장이나 오일장에 간다는 글을 읽은 적도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전통시장이 약 1500개 정도 있다는데……. 예전의 활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전통시장은 서민들의 활기찬 생활터전일 텐데…….
세상의 전통시장들은 어떨까.
수백 년의 세월을 이기고 살아남은 스페인 전통시장 스페인 보케리아 시장. 무려 899년의 역사라니!
1276년 문을 연 영국의 런던 버러 마켓 역시 8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국의 런던 버러 마켓.
런던 브리지와 템스 강을 사이에 둔 먹거리 전문 시장이다. 주중에는 도매시장이 열리고 목, 금, 토는 소매시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자연산 버섯, 판매자가 직접 키운 야채와 과일 육류와 해산물, 수제 초콜릿 등 최고 품질의 식재료들이 판매되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식재료시장이라는데…….
주인이 직접 재배하고 채취하고 잡았다는 사진이 걸려 있고 조리방법과 보관법까지 알려준다. 이렇게 시장에서 나온 요리들을 책으로 엮은 <버러 마켓 요리 책>이 나왔고 서점에서 살 수 있다고 한다.
우리도 시장 상인들이 만든 특별 요리책, 기대해볼 만한데........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
폴란드 크라쿠프 중앙시장도 역사가 깊다. 전통 도시에 있는 전통 시장인 셈이다.
크라쿠프는 600여 년 동안 폴란드의 수도였고,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배경이었다. 1978년에는 세계 12대 유적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크라쿠프 중앙시장의 특징은 건물 안의 점포와 건물 밖의 노점들이 조화를 이루는 광장형 시장이라는 점이다.
레이스를 직접 뜨는 할머니,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만드는 아저씨, 나무 조각을 하는 할아버지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장인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도시형 장인들의 제품이 포진하고 있다는데...........
편리함보다 홈메이드, 세련미보다 웰메이드의 가치를 알게 되는 시장이 아닐까. 수공품의 가치를 알게 하는 시장이기에 사진만 보고 있어도 감동이다. 예술혼이 가득한 시장이기에.
뉴욕 소호의 쇼윈도에는 마네킹 대신 요가 선생님이 직접 시연한다. 요가복을 판매하는 매장이기에 무표정한 마네킹보다 생생한 요가 선생님의 동작이 뇌리에 남을 것이다. 새로 개발한 러닝화를 신고 테스트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신발 매장은 충격이다. 신발 매장에서의 이런 체험 역시 충성고객을 만들 것이다. 러닝머신을 놓으려면 공간이 필요할 텐데…….
유럽 역시 전통 시장의 수가 줄어 주말이나 특정 요일에만 여는 시장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도 전통 시장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는데…….
앞으로 대형 마트마저 인터넷 쇼핑으로 대체된다면 전통시장의 살길은 무엇일까.
방법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쇼윈도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거나, 매장에서의 직접적인 체험, 장인들의 예술적 감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장, 그 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 체험들은 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할 것이다. 오토바이 안장의자를 내세운 식당, 마시고 나면 싫은 사람 이름을 부르며 그릇을 깨는 가게, 365일 문화공연을 볼 수 있는 시장의 모습도 사랑받는 시장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전통 시장이 오랫동안 사랑받고 인정받으려면 추억을 안겨주는 시장, 신뢰를 안겨주는 시장, 색다름으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시장,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시장 여행기다.
1년간 세계를 돌며 살아남은 세계의 전통시장들, 그 비밀의 열쇠를 파헤친 책이다.
영국의 런던 버러 마켓, 폴란드 크라쿠프 중앙시장, 터키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 이집션 바자르, 스페인 마드리드 산미구엘 시장, 오스트리아 빈 나슈 마르크트, 뉴욕 소호의 혁신적인 쇼윈도들, 영국 런던 캠든 마켓, 인도 바리나시 & 다즐링, 독일 함부르크 어시장, 영국 런던 코벤트 가든, 그리스 플라카 지구의 상점들, 핀란드 헬싱키 마켓 홀, 핀란드 유기농 슈퍼마켓 안톤 앤 안톤,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앙시장 등........
저자인 이랑주는 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란 상품가치연출 전문가라고 한다. 이랜드 계약직, 유명 백화점의 명품관을 나와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노점상을 누비며 상품진열을 도왔다고 한다. 그 결과 시장의 쪽박가게를 대박가게로 키운 미다스의 손, 길의 여왕으로 불리게 되었다는데.......
가만히 앉아서 책을 보는데도 시장의 활기와 열기, 독특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직접 체험한다면 더욱 생생하겠지. 언젠가는 이런 여행을 떠나고 싶다.
변화와 발전을 원한다면 도전과 모험을 떠나라는 저자의 말을 되새기게 된다.
우리네 전통 시장의 활기를 소망에 담아~
** 샘터 물방울 서평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