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나를 돌려줘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2
A. S. 킹 지음, 박찬석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돌려줘/미래인]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거짓에 상처받은 아이들 어찌하나~

 

미래인의 청소년걸작선을 좋아한다. 이전에 읽은 하늘에서 돈이 내린다면, 형제는 용감했다도 모두 기대 이상의 재미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져준 작품이었다. 이번에도 문제적 상황을 의미 있게 그린 작품을 만났다. 나를 돌려줘!

 

표지에 브라운관 TV를 머리에 쓴 소년이 몸을 비틀며 벗어나려는 그림이 있고 작고 하얀 글씨로 Reality Boy 라고 적혀 있다. 표지만 봐도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는 책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난무한 요즘, 진실과 거짓 사이를 헤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리얼리티 보이!

지금 고2인 리얼리티 보이 제럴드는 분노조절장애를 가졌기에 늘 상담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제럴드의 분노조절장애는 5살 때 온 가족이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리얼리티 텔레비전 쇼에 참가하면서 생긴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누나 타사로 인한 것이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 제럴드는 문제아에다 똥싸개로 낙인찍혔다.

 

사실 똥을 싸는 것은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였고, 억울함을 나타내려는 분노의 저항이었다. 참나무 식탁이든 엄마의 고급 구두든 꼬마 제럴드는 마음이 불편할 때마다 똥을 쌌던 것이다. TV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대로 제럴드는 통제 불능에다 폭력적이고 화를 잘 내는 아이로 알려져 버렸다. 그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도 말이다. 누구 한 사람이라도 제럴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면, 제럴드를 이해하려 했다면 분노조절장애는 해결되지 않았을까?

 

제럴드는 큰 누나 타샤와는 언제나 상극이다. 제럴드를 그렇게 만든 것은 타샤 누나이기 때문이다. 누나의 악의적인 험담과 괴롭힘은 제럴드와 리지 누나에게 이어졌지만 늘 나쁜 아이로 오해받는 건 제럴드였다. 언제나 타샤 누나를 두둔하는 엄마, 무기력할 정도로 그저 내버려두는 아빠, 게다가 출연자들을 부추키거나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프로그램 제작진과 가짜 보모의 횡포 등 모두 이해되지 않을 정도다. 제럴드의 똥싸는 모습을 즐기던 부모, 제작진, 시청자 등은 모두 리얼리티 프로그램 조작단 같다.

 

제럴드의 마음을 알아주기보다 흥행에만 신경 쓰며 조작하는 제작진으로 인해 상처가 깊어진 제럴드는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학습 장애아로 진단, 분노조절 장애상담을 받는 장면은 분노하게 된다. 어른들의 이기심과 무심함이 아이의 상처를 후벼 파는 것 같아서 말이다.

 

늘 똥싸개로 불리고 장애아 취급받고, 아무도 두둔해주지않고, 기폭 장치 같은 누나, 누나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시청률 의식한 제작진들.타샤 누나와 광선검으로 싸우는 장면을 찍지 못했다고 다시 찍자는 제작진, 가짜 보모의 연기력은 마치 현실 같아서 더욱 속상해하며 읽은 장면이다.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했던가. 제럴드의 희망은 스포츠 센터 매점에서 일하는 동갑내기 여자 친구인 한나와 유일한 친구인 조다. 게다가 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안아주는 하키팬 아줌마도 만나게 되면서 따뜻한 위로와 포옹도 받는다. 결국 집을 뛰쳐나오고 싶었던 제럴드는 여자 친구 한나, 절친한 유일한 친구 조와 함께 탈출을 모색하게 되는데…….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해악, 거짓으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사회 소설이다. 평생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십대의 숨 가쁜 성장소설이다. 지금도 주말이면 TV에선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난무한다. 100% 순수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거짓으로 상처받은 아이의 성장스토리를 보면서 제발 현실의 이야기가 아니길 빌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팥빵 먹을래, 크림빵 먹을래? 담쟁이 문고
김현희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팥빵 먹을래, 크림빵 먹을래?] 빵 셔틀을 다룬 가슴 무거워지는 이야기…….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이야기만 접하고 싶다. 신나고 감동적인 소설만 읽고 싶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쉽지가 않다. 소설은 세상의 반영이다 보니 아픈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잔혹한 이야기가 무성하다. 청소년 소설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는 왕따, 학교폭력, 빵셔틀, 선생님의 폭언, 가정폭력과 폭언이 아닐까. 그런 소재를 다룬 소설을 읽으며 사회와 학교, 가정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 가슴이 무겁다. 언제쯤 폭력과 폭언이 사라질까.

 

 

제목에서는 구수하고 달콤한 빵 냄새가 풍긴다. 희망과 꿈에 부푼 파티쉐 이야기라면 얼마나 달달한 이야기일까. 하지만 소설은 빵셔틀과 왕따, 학교폭력, 비행청소년, 가족의 해체를 통해 성장통을 겪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일기다.

 

란주의 집은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복잡한 가족관계를 이룬다. 새롭게 형성된 가족으로 인해 때론 친아버지와 살기도 하고 때론 친어머니와 살기도 하지만 피붙이에 대한 정은 별로 없는 상태다. 란주의 집은 이혼과 재혼으로 기워진 패치워크 같은 집이다. 아름다운 패치워크가 아니라 어울리지 않는 천들로 대충 기워져 너덜너덜해진 작품 말이다. 란주는 친부모의 집을 오가며 전학도 수차례나 하고, 애정이 없는 집이 싫어서 가출도 해보고, 일진들에게 빵셔틀이나 왕따를 당하면서도 일진 주변을 맴도는 이진이다. 다행인 것은 란주는 수련관에서 제과제빵을 배우면서도 빵집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 아이라는 것이다.

 

란주는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두영이에게 자신이 만든 빵을 선물하면서 잘 보이려 하지만 못생기고 바보 같은 달고는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란주는 자신이 학교폭력의 피해자면서도 더 당하기 싫어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달고는 보육원 시절부터 형들로부터 책 읽는다고 맞고, 웃는다고 맞고, 선생님 심부름 잘한다고 맞았던 아이다. 달고는 좋은 양아버지를 두게 되면서 전학을 가게 된다. 전학 간 학교에서 짝이 된 두영이은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데다 달고에게 잘해준다. 달고는 그런 두영에게 기꺼이 가방도 들어주고, 공도 들어준다. 늘 두영이의 심부름을 하더라도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달고는 학교 일진들에게 맞아 의식을 잃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란주는 의식이 없는 달고에게 미안한 마음에 편지를 쓰고 책도 읽어주고 음악을 들려준다. 란주는 만약 달고가 맞을 때 호루라기만 제때 불었더라면 달고가 욱패거리들에게 맞지도 않았을 뿐더러 이렇게 쓰러지지도 않았을 거라는 자책감에 시달린다. 학교에선 학교폭력을 에방하기 위해 누군가 반칙을 하거나 그런 상황을 목격하면 크게 불도록 한 호루라기 제도가 있었지만 현실에선 아무도 무용지물이 되고......

학교폭력의 실상을 알리는 이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너무나 잔혹한 아이들, 너무나 큰 상처를 받는 아이들을 이대로 둬야 하는가. 무료할 때나 화가 날 때마다 약한 아이들에게 빵셔틀을 시키고 폭력을 행하는 가해자들의 이야기가 섬뜩할 정도다.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하는 학교폭력 현실을 고발한 소설을 읽어도 여러 번 덮었을 정도다. 비위가 약하지도 않은데도 속이 메슥거릴 정도다. 음란만화, 전자담배, 식후담배, 어린애를 잡아 삥을 듣으라고 시키는 일진 문화가 가족의 해체 속에서 싹 틈을 고발하기에 어른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고 불편한 진실이지만 어른들이 학교폭력의 현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알고 가족이 나서고 선생님들이 나설 때 어느 정도의 해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맛있는 빵을 만들려면 밀가루와 소금, 설탕, 이스트, 물의 비율이 맞아야 한다. 맛있는 빵을 만들려면 찰지게 치대거나 발효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적당한 온도와 습도 아래서 알맞은 시간으로 구워내야 입에 사르르 녹는 빵이 만들어진다. 삶은 빵 반죽이 아닐까. 가족의 사랑도 빵 굽는 정성과 같은 게 아닐까. 온전한 가족의 사랑만으로도 일탈하는 아이들이 줄어들 텐데. 선생님의 관심만으로도 학교폭력이 줄어들 텐데. 학교 폭력이나 청소년 일탈을 다루는 소설은 왜 이리도 읽기가 불편하고 무거운 걸까. 자꾸만 잔혹해지는 청소년용 잔혹동화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피북 2015-05-31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표지는 달달하고 포근해보이는데 이야기는 그렇지 않네요 마치 우리네 삶처럼말이죠. ㅠㅅㅠ 함께 읽어요 프로젝트 같은거 하면 참 좋겠어요 각 출판사나 학교 캠페인 나라에서 의도적으로 함께 읽자는 그런 활동이 많아지면 좋을텐데 책 안읽는다고 지적만 하지말고 액션을 취해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생기네요 ㅎ

봄덕 2015-05-31 15:36   좋아요 0 | URL
주인공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걸로 나오지만 아이들의 상처는 평생을 가겠죠. 지금도 어디에선가 학교폭력이나 가정 폭력 등에 시달리고 있을 아이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어요. 인간들이 왜 이리도 잔인한지...... 학교폭력의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도 마음이 불편하답니다...
 
광산 탈출 아름다운 청소년 11
제인 볼링 지음, 이재경 옮김 / 별숲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광산 탈출/별숲]남아공 불법 광산에서 벌어지는 인신매매와 노동 착취, 현실이라니!

 

몹시 가슴 아픈 이야기다. 남아공 바버튼 산간 지역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라니 말이다. 인간의 탈을 쓴 범죄 조직단이 폐쇄된 금광을 불법으로 장악하면서 이권다툼을 벌이고 불법 채굴을 하다니, 게다가 갱 속에 들어가는 이들은 주변국에서 인신매매로 끌려온 아이들이 대부분이라니, 현실이라고 믿기엔 너무나 가혹한 이야기라서 분노가 치민다.

 

 

 

 

스와질란드에서 남아공으로 팔려온 레길레는 금 채굴 작업에 고용되지만 무임금이다. 게다가 3개월 동안은 갱 속에 갇혀서 채굴 작업을 해야 한다. 3개월 뒤 갱을 나가서는 가축처럼 갇혀 서 기력 회복 기간을 갖는다. 기력이 회복되면 다시 광산으로 끌려가는 생활의 연속이다. 맞아서 죽거나 기력이 쇠해서 죽기도 한다. 18세인 레길레는 갱 속 아이들의 반장이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급료를 받지만 그에겐 기대감과 희망이 없는 생활이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여자애에 대한 관심은 사치다. 소망과 갈망은 더욱 위험한 것이기에 절대 금물이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도 없는 레길레는 모잠비크에서 새로 들어온 타이바 나카와 친구 아이레스를 보면서 바뀌게 된다. 갱 생활에 적응하기 보다는 저항감을 가진 타이바를 보면서 괜히 신경이 쓰이게 된다.

 

타이바는 회사가 누구 건지, 돈은 제대로 받는지, 이탈 모의도 하거나 불법 채굴이나 인신매매를 없애는 데 평생을 바치고 있는 카보퀘니에 있는 스파이크 마포사가 아이들을 구해줄 거라는 희망을 가진 아이다. 이후 파파 마부소의 딸 카테카니와 스파이크를 찾아갈 계획을 세우게 된다.

 

레길레에게 타이바는 신경이 거슬리던 아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타이바로 인해 웃게 되고 갱이 무너져 갇힌 이이레스를 살리려는 타이바를 돕게 된다. 끊임없이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타이바에 점점 동화되어 가면서 타이바의 탈출 시도를 돕게 된다.

 

희망하면 이루어지잖아. 그래, 여자 친구가 돼 줄게. 스파이크를 데리고 돌아와서 우리 모두를 여기서 멀리 데려가 줘. 나랑 리크루트들 모두.(146)

희망... 우리 그거 필요해, . 그거 아니면 아무것도 못해. 희망이 없잖아? 그럼 그냥 앉아서……. 아무것도 못해. 죽은 사람처럼.(158)

 

레길레는 타이바의 희망과 자신감에 점차 변화가 된다. 결국 그는 스파이크를 찾아가는 여정의 안내자가 되어 타이바와 함께 광산을 탈출한다. 먼 길을 걸어 찾아간 스파이크는 레길레와 타이바를 반기며 광산의 아이들을 돕게 되고......

 

인권유린, 노동 착취를 당하면서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은 아이들이 있기에 슬프면서도 희망을 주는 소설이다. 슬프고 분노하게 되는 내용이지만 용기를 가지고 자유와 희망을 찾아가는 모험담이기에 다행스럽고 감동이다. 현실에서도 소설 속 타이바처럼 용기를 내어 불법광산을 탈출하는 아이들이 있을까.

 

 

 

 

이 작품은 201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청소년문학상인 산람 골드 어워드수상작이다. 아프리카 아동들의 인권유린 실태, 인신매매와 노동착취, 불법 광산에서의 노예 같은 생활을 고발하는 사회적 소설이다. 십대들을 위한 책이지만 현실 고발 소설이기에 누구나 읽어야 할 소설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에서 돈이 내린다면 - 2004년 카네기 메달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1
프랭크 코트렐 보이스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늘에서 돈이 내린다면/미래인] 갑자기 부자가 된 소년들의 돈벼락 소동, 재밌다!^^

 

약간의 결핍이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쯤은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갑자기 하늘에서 돈다발이 떨어진다면, 거액의 돈이 갑자기 생긴다면 어떨까? 로또 당첨자들의 쓸쓸한 결말을 들을 때마다 돈이 무섭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라면 돈 관리를 어떻게 할까를 상상하곤 했는데. 갑자기 엄청난 현금이 든 돈 가방을 갖게 된 꼬마 형제의 돈벼락 대소동을 보며 아이의 순수함과 재치, 유머 감각에 마음껏 웃게 된다.

 

 

 

 

엄마가 없는 10살 소년 데미안은 탁월함을 사랑하는 아이다. 약간은 괴짜 같지만 묵언수행하느라 수업 시간에 침묵을 지키기도 한다. 평소 성녀와 성인에 관심이 많기에 모든 이야기를 성녀에서 시작해서 성녀로 끝맺을 정도다. 형 안소니는 인맥을 중시하고 부동산이나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엉뚱 소년이다. 탁월함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보여준 탁월한 이야기다. 실망스러워서가 아니라 재미있어서 인상적이다.

 

어느 날, 기찻길 옆 은신처에서 놀던 데미안에게 하늘에서 돈 다발이 든 가방이 떨어지게 된다. 데미안은 엄마가 죽었다고 하면 사람들이 안 주던 것도 준 것처럼, 자신이 하느님에게 같은 말을 해서 하늘에서 돈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엄마 없는 자신들에게 하늘이 내린 선물이므로 형제는 감사히 떼돈을 쓰기로 작정한다. 죽은 사람을 들먹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된 행복감에 감사하면서 말이다.

 

형 안소니는 아버지에게 알리면 세금 문제가 귀찮게 붙기에 비밀로 하자고 한다. 문제는 영국 파운드화가 유로화로 통합되기 17일 전이기에 그 전에 유로화로 바꾸거나 사용해야 하는 돈이라는 것이다. 해서 형제들은 22만 파운드를 넘는 거액을 쓸 궁리를 하게 된다.

 

돈의 위력은 무서운 법이다. 돈을 흥청망청 쓰는 안소니와 데미안에게 아이들이 다가와 먹을 것을 사달라거나, 심부름의 대가를 바라거나, 장난감을 가져와서 거래를 시작한다. 형제들은 콜택시를 불러 하교하기도 하고, 쇼핑센터에 들러 새를 종류별로 사서 날려 버리기도 한다.

그러다 데미안은 선행을 해서 천국의 사다리를 올라 성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데미안은 친구들에게 돈을 쓰거나 좋은 일에 쓸 때마다 천국의 사다리를 오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형은 투자 목적으로 집 한 채를 구입해 재테크를 하고 싶다고 한다. 돈은 많은데 돈 쓸 시간이 자꾸 줄어들자, 데미안은 이웃인 가난한 말일 성도들에게 기부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보다 더 가난한 이들을 돕기는커녕 자신들이 필요한 전자렌지, 세탁기, 믹서, 족욕기 등 가전제품들을 몽땅 사버린다.

 

돈을 쓸수록 사람들이 돈독에 오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형제는 돈을 쓰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다들 돈이 생겼지만 더 부자가 된 게 아니고 같은 물건이라도 상인들은 더 비싼 값을 부르는 현실을 보면서 형제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도 좋은 일이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아빠에게 돈 이야기를 해서 신나게 하자는 동생 데미안과 아빠를 웃기고 싶다면 차라리 개그를 하라는 형 안소니는 기사를 통해 그 돈이 정부가 폐기처분하려던 고액권 지폐뭉치였음을 알게 되고, 강도들이 훔쳐 기차 밖으로 던진 떼돈임도 알게 된다. 어차피 태워버릴 돈이기에 재활용하는 것이 현명하기에 당당하게 여기는 형제는 학교에서 열린 기부 행사에 거액을 기부하면서 돈의 출처 문제로 도로시 아줌마를 알게 된다.

 

저희는 그 돈이 훔친 돈인지 몰랐어요.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고 싶어요. 낡은 돈이라고 정부에서 태워버리겠다는데, 못된 생각 아닌가요? 맞아요. 일부는 좀 너덜너덜해요. 하지만 셀로판테이프로 붙여서 쓰면 되는데,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의 겉모양에 신경 안 쓰는데......(142)

 

계좌를 개설 하려면 부모와 함께 와야 한다는 말에 현금 가방을 해결하지 못한 형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애물단지가 되어가는 돈으로 고민을 한다. 성탄극 대소동으로 인해 결국 아빠에게 알려지고, 도로시 아줌마까지 가세하고, 강도들까지 돈의 행방을 찾아오게 된다. 형제는 점점 갖고 싶은 게 쓰레기처럼 보이고 우울해져 가고......

돈이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던 형제의 돈벼락 대소동이다. 많은 돈으로 세금 폭탄, 돈을 쓰는 일의 어려움, 계좌 개설이나 기부가 쉽지 않은 현실을 통해 돈의 의미, 돈 사용법에 대한 것들을 깨쳐가는 돈 소동이다.

돈뭉치를 보고 돈을 사용하게 되면서 선행을 하고 성자가 되고 싶었던 순수한 소년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그렸다. 갑자기 부자가 된 소년들의 돈벼락 소동, 유쾌하고 재밌다!^^

 

 

 

 

이 작품은 대일 보일 감독의 <밀리언즈>2004년 개봉된 영화다. 프랭크 코트렐 보이스가 영화 제작 기간 동안 영화 시나리오를 소설로 옮겨 발표한 작품이다. 2004년 카네기 메달 수상작이다. 언제나 흥미로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시리즈 41째 작품이다. 십대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j종신 2015-06-11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로우리동네에서도 돈이내려왔으면좋겠네
 
안녕, 바람 - 난 잘 지내고 있어 탐 청소년 문학 14
강미 지음 / 탐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 바람 난 잘 지내고 있어/강미/]십대들의 상처, 여행을 통해 치유하다.

 

요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일명 무중력 아이들 말이다. 학교 폭력, 흡연, 왕따가 교사들 눈에는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도 그런 문제들로 고민하는 아이들은 여전히 있다고 한다. 한창 꿈을 꾸며 신나야 할 시기에 현실로부터의 도피, 우울, 자살 등의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 살아간다면 얼마나 비참할까? 십대의 시절을 위풍당당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나고 재미있게 산다면 정말 좋을 텐데 말이다.

 

 

 

 

선영은 사소한 표현에도 상처를 잘 받는 예민한 십대 소녀다. 친구인 정해는 공부는 못하지만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생각이 깊다. 정해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그림을 즐겨 그리며 신화와 현실, 영웅과 인간의 비유를 즐기는 아이다. 이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정해는 특성화고로 진학해서 자신이 원하던 공무원이 된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선영은 유리라는 친구에게 늘 돈을 빼앗기는 지옥 같은 생활을 한다. 심지어 유리는 남자 친구 태호에게 선물한다며 선영에게 30만 원을 달라고 독촉한다. 그런 모습을 본 전교 1등하는 동주는 태호에게 사실을 알려 버린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선영이 오해를 받아 학교 폭력의 문제아로 지목된다. 그러한 배경에 동주가 있다고 생각한 선영은 동주를 외면하며 동주를 이기기 위해 공부에 올인하게 된다. 하지만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동주의 자살은 선영에게 충격을 주었고 결국 선영은 학교를 자퇴해 버린다.

 

자신의 고민을 누구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었던 선영은 엄마가 일하는 여행학교를 다니게 된다. 정은, , 선영은 쑤진 샘과 함께한 핀란드로 여행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는데......

아이들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의 벽화 작업 등을 돕게 되면서 사소한 문제로 갈등하게 된다. 화가 난 선영은 홀로 아우슈비츠(원래 폴란드명은 오시비엥침) 유태인 포로수용소로 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피해자들의 잔해를 보면서 친구 동주의 죽음이 떠올라 미안함에 울어 버린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 선영은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며 아이들과 화해를 하게 된다. 그리고 모두 각자의 상처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빠의 죽음 이후 엄마가 시키는 대로 로봇처럼 살아온 정은, 학교 옥상에서 떨어진 전교 1등 동주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로 마음을 닫은 선영,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틀어진 찬은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고 서로를 보듬게 된다. 그리고 선영은 카페의 그라피티에 윤동주의 서시를 적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오동주의 이름을 벽에 남긴다. 그렇게 동주와도 영혼의 화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선영과 정해가 함께 진아와 화해하러 연변 여행을 떠나게 된다.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고민, 혼자만의 세상에서 갇혀 있던 아이들이 세상을 돌아보며 깨치게 되는 이야기다. 누구나 상처를 갖고 살며, 서로 터놓을 때 위로 받게 됨을 말이다.

스스로 독립해서 혼자만의 세상을 가꾸고 싶어 하는 아이들, 인격적으로 존중 받기를 원하는 청소년들, 성적 순위의 차별이 아닌 인간 존중을 원하는 아이들의 갈망, 잔인하고 가혹하게 입은 마음의 상처들의 치유가 여행을 통한 소통과 용서에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의 도벽과 학교 폭력, 서로 마음을 터놓지 못해서 생긴 오해들, 그로인한 우울증과 자살, 따돌림 등의 문제는 결국 소통 부재가 원인일 것이다. 십대들의 상처가 없었으면 좋겠지만 혹 상처를 받더라도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행학교 부분은 예전에 십대들을 위한 소설집 <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속에서 단편으로 읽은 책이다. 이렇게 온전한 내용을 만나서 반가웠다.

 

*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인형 2015-02-0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저도 읽었어요. 오시비엥침의 긴이야기 [안녕 바람]을 읽으니 모든 궁금증이 풀어진 기분이었어요.

봄덕 2015-02-05 23:00   좋아요 0 | URL
저도 탐 출판사의 책들을 좋아해요. 십대들의 아픈 이야기, 여행을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가 감동적이었어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