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을 하고 마음껏 먹자


















....................

걷기의 즐거움은 풍부한 감각적 경험을 낳는다는 데서 비롯한다. 나는 풍경을 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지며 걷는다. 걷기는 저 바깥에서 내 안으로 전달되는 소리와 냄새와 시각적 자극들을 바탕으로 한 사유와 상상력의 촉매제다. 걷기에 몰입하는 사람은 시공간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열어젖힌 채 세상의 풍경들을 제 안으로 받아들인다. 걷기는 이것들을 모아 스스로를 빚는 성분으로 삼는 것이다. 또한 걷기는 관능적 기쁨을 되살리고, 건강에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나를 오롯이 나 자신에게로 되돌리는 수단이다.(233쪽)


내가 걷기 예찬론자가 된 것은 걷기가 경미한 우울증을 휘발시키고 텅 빈 마음을 기쁨으로 채운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두 다리를 써서 걸을 때 자주 내면의 고독과 만나고, 뇌에서는 사유의 흐름들이 이어진다. 걸을 때마다 글쓰기에 필요한 사유의 싹들이 돋아난다.(234~235쪽)


나는 산책자로 사는 것을 일상의 보람으로 삼고 기꺼워한다. 산책은 도시의 숨은 속살을 만져보는 찰나요, 도시라는 극장에 관객으로 입장해 그것을 관람하는 일이며, 권태의 시간을 활력이 넘치는 창조의 시간으로 바꾸는 기적이다.(237쪽)


그렇게 기분 전환을 하면서 관능적 열락에 빠져들 때 내면의 근심과 걱정들은 그 부피가 작아지고 이윽고 사라진다. 나는 어제도 걷고, 오늘도 걷고, 아마도 내일도 걸을 것이다. 걸어라. 풍경 속을 뚫고 나아가는 그 걸음들이 근심과 걱정을 사라지게 하리니!(241쪽)


- 장석주,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에서.

....................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걷기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였더니 걷기를 즐길 줄 알게 됐다. 많이 걷는다는 것은 아니다. 2005년부터 걷기 운동을 시작하였는데 10년 이상을 매일 한 시간씩 걸었다. 요즘은 격일로 걷는다. 격일로 걷는 계획을 세웠으나 걷기 운동을 한 다음날 외출할 일이 있으면 그날도 걷는다. 밖에 나갈 일이 있을 땐 무조건 걷기 운동을 한다. 


요즘 ‘하루 만 보 걷기’를 목표로 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나는 ‘격일로 오천 보 걷기’를 목표로 한다. 격일로 오천 보를 걷는다면 내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걷기는 몸 건강과 정신 건강에 이롭다고 믿는다. 체중이 늘지 않게 하고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걷기의 큰 장점으로 꼽는다. 




다음은 휴대 전화에서 캡쳐해 놓은 ‘나의 걷기 기록’이다.



7월 14일 - 걸음 수 10,123




7월 16일 - 걸음 수 5,245




7월 17일 - 걸음 수 5,517




7월 18일 - 걸음 수 6,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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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7-19 13: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저도 매일 조금이라도 걸을려고 노력해요^^ 조금 전에도 밥 먹고 걷다 왔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또 조금 있다간 해가 뜨거워지고 변덕스러운 날씨였지만 양산 쓰고 열심히 걸었네요. 걸을 땐 쓸데 없는 생각이 날아가서 좋은 듯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19 13:20   좋아요 3 | URL
걷기는 소화를 잘 되게 하고 기분 전환에 최고예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요즘이 걷기 운동 하기가 가장 어려울 때예요. 7~8월만 잘 견디면 돼요.
저는 추운 겨울에도 걷다 보면 땀이 나요. 모자 쓰고 장갑 끼면 하나도 안 추워요.
맞아요, 쓸데없는 생각이 날아가고 걱정의 부피도 줄어 들게 하는 효과가 있어요.^^

페넬로페 2022-07-19 14: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 저도 걷기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저도 걸으며 이제 사유의 싹을 좀 더 키워봐야 겠어요
오늘도 걷고 내일도 걷고🚶‍♂️🚶‍♀️🚶

페크pek0501 2022-07-20 12:12   좋아요 3 | URL
저처럼 걷기 마니아시군요. 사유의 싹을 키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걷게 되면 저절로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작가들이 왜 걷기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mini74 2022-07-19 14: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걷는거 좋아해요 페크님. 똘망이덕에 더 많이 걷게 되는 듯 합니다. 걷기도 좋고 마음껏 먹자는 더 좋네요 ㅎㅎ

페크pek0501 2022-07-20 12:14   좋아요 2 | URL
매일 걸으니 살이 빠지더군요. 그래서 격일로 걷기로 했는데 걷기를 한 다음날은 제게 집콕 할 수 있는 보상을 주는 거지요.ㅋㅋ

미미 2022-07-19 14: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쵸! 무리하지 않고 30분만 걸어도 기분전환이 되더라구요. 예쁜 그릇에 담긴 먹음직 스러운 음식 보니 저녁은 뭘 먹을까. 벌써 식욕이 돋아납니다. 오늘 저녁먹고 걸어야겠어요.(>.<)

페크pek0501 2022-07-20 12:16   좋아요 3 | URL
일부러 나가 30분씩 매일 걷는 것도 쉽지 않아요. 저는 그래서 일부러 나갈 일을 만들어 나갈 때가 많아요. 과일이나 야채가 떨어져 사러 나간다든지... 늘 조금씩 삽니다.
또 일주일에 두 번쯤 친정에 갈 때 왕복 걸어서 가요.
음식점에서 먹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ㅋㅋ

새파랑 2022-07-19 14: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 평균 만이천보 걷는걸로 나오네요 ㅋ 걷는게 좀 편합니다 ㅋ
음식 사진 가운데는 곱창인가요? ^^
걷기 화이팅 입니다~!!!!

페크pek0501 2022-07-20 12:19   좋아요 2 | URL
만 보가 훨씬 넘게 걸으시네요. 훌륭하십니다. 지하철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하루에 5~6천보는 걷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일부러 나가서 걷는 건 결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곱창은 아니고요.ㅋㅋ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꼬불한 게 쭈꾸미가 들어간 매콤한 음식이에요. 이름은 까먹었음.. 저도 걷기 파이팅!!!

기억의집 2022-07-19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 걸어야하는데.. 요즘은 다 귀찮네요. 그나저나 맛있어 보여요. 이탈리아 음식점인가요? 그릇도 넘 이쁘네요!!

페크pek0501 2022-07-20 12:20   좋아요 1 | URL
맞아요, 더워서 귀찮아요. 여름이 가면 걷기 좋은 가을이 오지요.
예. 이탈리안 음식점이에요. 보기 좋은데 조금 짰어요.ㅋㅋ

바람돌이 2022-07-19 17: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0년 이상을 걷기를 실천하시다니..... 우와 진짜 훌륭하세요. 뭐든지 꾸준히 지속하는게 가장 어렵잖아요.
전 지금 걷기 시작한지 2개월 좀 못됐네요.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걷다가 지난 1주일 발목과 발등이 아파져서 못걸었더니 갑자기 막 우울해지는거예요. 역시 사람이 움직이는게 중요하구나 하면서 지금은 발목이랑 발등 치료하면서 그냥 나가서 걸어요. 좀 더디게 낫겠지만 그냥 병원다니지 하면서요. ㅎㅎ

페크pek0501 2022-07-20 12:25   좋아요 1 | URL
그때 소화불량이 걸려 위 내시경을 했는데 이상 없고 의사가 걷기를 추천하더라고요. 천천히 걷는 것도 소화에 도움이 된다면서요. 그래서 습관이 되었고 지금은 걷지 않으면 찜찜해서요. 저혈압이었는데 혈압도 조금씩 오르는 것도 겁나고, 허리 디스크에도 좋고 또 마음이 힐링이 되는 점이 있어요. 뱃살 빼기에도 최고!!!

아침 저녁으로 하루 2회는 어렵죠. 주말에 등산을 간다든지 하면서 몰아서 주 1회 운동하는 사람도 매일 30분씩 운동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몰아서 하루 1회나 격일로 걷기를 해도 될 듯해요. 중요한 건 일주일에 총 몇 시간을 걸었느냐 하는 거래요. 신문 기사로 봤어요. 발목 빨리 나으시길..^^

서니데이 2022-07-19 1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낮에 이 사진 보고 너무 맛있게 보였어요. 그 때 점심먹기 전이라서 그랬나봐요.
요즘처럼 날씨가 더운 시기에도 걷기운동 하시는군요.
마스크 쓰고 걸으면 많이 더울 것 같은데, 그래도 건강에 좋을 것 같아요.
잘 먹고 운동하고, 그러면 건강할 것 같은데도 둘 다 잘 안돼요.^^;
페크님, 더운 하루 시원하고 좋은 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7-20 12:27   좋아요 2 | URL
집에서 에어컨으로 몸을 냉동 시켜 나갑니다.ㅋ 너무 더운 날은 가까운 백화점에서
아이쇼핑하면서 걸어요. 넓은 마트에 가사 장을 봐도 많이 걷게 됩니다.
마스크를 떼고 싶지요. 오늘은 저녁에 발레 가는 날이라 굳이 걷지 않아도 되는 날이에요. 마음이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22-07-19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만보 걷기가 참 쉽지 않네요. 한 시간 가지고는 안 되겠는데요?ㅋ
근데 언니도 10년 이상 꾸준히 하시는군요.
저는 원래 걷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엔 갱년기라 그런지 다리가 더 안 좋아 살살 걷고 있습니다.
그냥 되는대로 대충 살기하고 있습니다.
요즘 의외로 덥지 않아 저녁 산책을 나가도 좋을텐데
습관이 무섭다고 이 시간엔 이렇게 인터넷질을 하고 앉아 있으니...ㅠ

페크pek0501 2022-07-20 12:30   좋아요 2 | URL
전문가가 그러는데 만 보 걷기를 안 해도 된대요. 너무 많대요. 오육천 보라면 알맞을 듯해요. 저는 좀 미련한 구석이 있어서 뭘 시작하면 꾸준히는 합니다.ㅋ
갱년기 땐 더 걸어야 해요. 우울함을 날려 버리거든요. 이건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있어요.
저도 해질 무렵을 이용할 때가 많아요. 인터넷 질 웃겨요.ㅋㅋ

yamoo 2022-07-20 0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은 걷기 매니아시군요!
저도 한 때는 걷기 좋아했는데, 어느날인가부터 족저근막염인가가 도져서 많이 걷지 못합니다. 1시간여만 걸으면 발이 넘 아파요..ㅜㅜ

아, 정말 저 사진은 군침이 도네요. 엄청 맛있을 거 같아요. 식당이 매우 좋을 듯합니다. 어딘지 궁금하네요..

페크pek0501 2022-07-20 12:33   좋아요 1 | URL
걷는 것 좋아한답니다.
아, 저도 족저근막염 있는데 심하지 않아 걸어요. 푹신한 운동화를 신고 다닌답니다.
푹신한 신발을 신으세요. 하루 30분만 걸어도 효과 있어요.
방배동의 레스토랑인데 맛은 저에게 맞지 않았고-짜서요. 분위기는 좋았답니다. 딸애가 예약해 놨다고 해서 따라갔어요. 음식 이름은 어려워서 못 외움.ㅋㅋ

2022-07-20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2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07-22 0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부러 걷는 날보다 나갈 일이 있어야 걷는군요 어디든 걸어다녀서... 차 타고 가야 하는 먼 곳은 안 가서 그렇습니다 자주 걸으면 좋겠지만, 가끔이라도 걸으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름엔 해가 덜 뜨거울 때... 페크 님 걷기 즐겁게 하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2-07-22 11:36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서 일부러 나갈 일을 만들어요.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다든지 장 보러 간다든지 친정에 간다든지 그래요.
희선 님도 잘 지내세요. 걷기를 매일 하지 않아도 돼요. 기회가 닿는 대로 즐겁게 걸으세요. 9월부터는 걷기 좋을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늦여름이니까요.^^

scott 2022-07-24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걷기의 즐거움
칠월에는
해뜨기전, 해 지고 난 후 !ㅎㅎ

페크님의 건강한 삶이 느껴니는
맛나는 사진에
침이 꼴깍!ㅎㅎ

페크pek0501 2022-07-25 00:05   좋아요 2 | URL
걷고 나면 식욕이 더 생기죠. 또 많이 움직였으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지요.
사실 필요에 의해 걷게 되었고 걷다 보니 걷기의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나 걷기는 좋습니다. 굿 밤 되시길....^^
 




무엇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 관념을 깨는 것부터 해야 한다. 다음 글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고독’은 ‘외로움’이란 고정 관념을 깨고 ‘평온함’으로 받아들이고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는 ‘혼잡함’이란 고정 관념을 깨고 ‘축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최초 정념에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면 다른 방향으로 동의해보라고 에픽테토스는 제안한다. 정념에 다른 이름을 붙여라. 홀로 있을 때 느끼는 고독에 평온함이라는 이름을 붙여라.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에 가면 그 상황에 축제라는 이름을 붙이고 “모든 것을 만족스럽게 받아들여라.” 정신 승리라고? 물론 그렇지만, 이건 도움이 되는 정신 승리다. 어차피 우리의 정신은 늘 현실에 농간을 부린다. 그런 농간을 잘 활용하면 좋지 않겠는가?

-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412쪽.

 


⇨ 예를 들어 모임에서 A라는 친구가 B라는 친구를 망신 주었다고 가정하자. 우리가 B라면 망신을 당해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치밀어 A에게 싸움을 걸지 모른다. 이때 위의 글을 떠올리고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A는 나에게 망신을 줌으로써 자신에게 덕이 없음을 친구들 앞에서 보여 줬다. 지금은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내일이면 후회하며 내게 미안해할 것이다. 그걸 알기에 나는 여기서 미소 지으며 당당히 퇴장하겠다. 때린 놈은 다릴 못 뻗고 자도 맞은 놈은 다릴 뻗고 잔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고.


문제는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고 퇴장할 정도로 그릇이 큰 사람인가 하는 점이다. 


나야말로 그릇이 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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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2-07-18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르게 생각하는 게 무척 어렵습니다. 습관과 프레임은 정말 무섭거든요~

페크pek0501 2022-07-18 13:36   좋아요 0 | URL
습관이 우리의 인생을 좌우하지요. 인간은 습관의 노예인 듯...

프레이야 2022-07-18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르게 생각하기. 어제도 오늘도 요즘 저를 잡고 있는 생각에 또 힌트가 되네요. 현명한 생각입니다. 꽃이 넘나 이뻐요.

페크pek0501 2022-07-18 13:41   좋아요 1 | URL
코로나로 2년 넘게 만나지 못한 선배 작가가 뒤늦게 제 책의 출간을 축하한다면서
만날 때 꽃을 갖고 나와 주었어요. 깜짝 이벤트 같았어요.

날씨가 더워 걷기 운동이 힘들어 벌써 가을을 기다립니다.^^

겨울호랑이 2022-07-18 1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어진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방법과 함께 주변의 상황에 좌우되지 않도록 자신을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하지 않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역발상도 자극에 대한 다른 반응인만큼, 때로는 동요되지 않는 평정심 유지가 좋지 않을까도 생각하게 됩니다...

페크pek0501 2022-07-19 13:23   좋아요 1 | URL
인간이란 상황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게 되니 문제예요. 한 순간만 잘 참으면 시간 지나 침착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나쁜 상황에 처하면 행동부터 하게 되지요.
평정심 유지가 어려울 때가 있어요.^^

2022-07-18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9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에 수필 공모전에서 떨어지고 나면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문구점에 가서 공책을 사곤 했다. 공책을 사고 나면 이상하게도 누군가로부터 위로받은 기분이 되었다. 그 공책을 글로 가득 채우고 나면 내가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발전을 지향하는 나의 삶이 맘에 들었고 좌절에 빠지지 않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땐 난 젊었다. 아이들이 어려 육아에 매달려 살고 있던 시절이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꿈을 가지고 있는 때가 어쩌면 가장 행복한 시간인지 모른다.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는 생각이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그리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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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7-12 19: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나놓고나면 그리운 시간 참 많죠. 현재는 괴롭고.
추억이란 놈은 참 짖궂은 놈입니다. 그래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ㅋㅋ

페크pek0501 2022-07-13 11:22   좋아요 3 | URL
30대에 내가 글 쓰는 데 늦은 나이가 아닌가 생각했었죠. 지금 생각하면 기가 찹니다.
20대에 등단하는 이들이 많아서 그런 생각을 했던 거죠. 지금은 30대가 그립습니다.
너무나 젊었던 것이지요. 지나간 시간들은 아름다워라~~~

얄라알라 2022-07-12 20: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노트가 손크기 한손에.감기는.크기였을까 무선이었을까 유선이었을까...페크님의 노트를 상상하는데 마음이.뭐랄까...복잡해져요 아름답고 아련하고

페크pek0501 2022-07-13 11:27   좋아요 1 | URL
노트북 말씀하시는 건가요? 지금 대충 재어 보니 대학 노트보다 10센티 가량 폭이 넓네요. 가지고 다니기가 무거워서 작은 크기로 나온 넷북을 샀었는데 그거 고장이 난 건지 작동이 안 되더라고요. 작은 노트북으로 생각하시면 됨.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거든요.
노트북은 유선이지만 무선도 가능해서 충전 백 프로 해 놓으면 몇 시간은 글 쓰는 데 문제가 없어요. 공책은 대학 노트 같은 건데 표지가 빳빳한 걸 선호합니다. 예전에 공책에 책 속의 좋은 문장도 옮겨 놓고 그랬지요.-되게 상세히 설명하는 페크.ㅋㅋ

mini74 2022-07-13 08: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돌아보면 그리운 시간 .. 전 언제지 생각하게 됩니다. 공책을 사는 마음 공감갑니디 페크님 *^^*

페크pek0501 2022-07-13 11:28   좋아요 1 | URL
뭔가 사면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는 느낌 같은 게 있어요.
공책이 주는 위로. 그리운 시간입니다.^^

blanca 2022-07-13 1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지금을 그리워해야 할까요...페크님 글 읽으니 많은 생각이 지나가네요.

페크pek0501 2022-07-13 11:29   좋아요 1 | URL
또한 지금의 시간을 그리워할 날이 오겠지요. 그땐 젊 었 당, 그러면서 말이죠.
현재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 잘 보내야겠습니다. ^^

2022-07-13 2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5 0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2-07-18 0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필 공모전에 꾸준히 응모하셨었군요!
와~~ 대단하십니다!

전 요즘 캔버스를 삽니다. 빈 캔버스를 보면 이상하게도 뭔가 빈 여백을 채울 동기가 부여됩니다. 그래서 공간을 채우면내가 더 나은 내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ㅎㅎ
남 얘기 같지가 않아 공감이 많이 되네요~^^

페크pek0501 2022-07-18 12:19   좋아요 0 | URL
하하~~ 2009년에 알라딘 서재를 갖기 시작했는데 그 전에 저 혼자서 물밑 작업?이 많았지요.
저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어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학창 시절에 그림을 잘 그렸다고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왜 그림이 아니고 글을 쓰게 되었는지... 아직도 스케치북을 버리지 못하고 갖고 있어요.^^

어제와 오늘 덜 더운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계절은 ‘시원한 여름날‘이란 생각이 듭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1.

2020년 8월에 45편의 글을 담아 칼럼집을 냈다. 10~11월에 오마이뉴스에 글이 세 편 실렸다. 인천에 살지 않으면서 12월부터 인천일보의 시민기자가 되어 글이 실렸다. 2021년 인천일보, 대구신문, 경기일보 등의 오피니언 지면에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칼럼이 실렸다. 2022년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칼럼을 연재할 수 있는 고정 필자가 됐다. 


고정 필자가 되어 나는 행복해졌을까? 내 글이 경인일보에 실린 것을 보고 기쁨을 느끼는 건 잠시뿐이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다음에 실릴 글이 안 써져서 원고 마감 날짜를 맞추지 못할까 봐 겁이 났고, 썼으되 수준 낮은 글일까 봐 겁이 났다. 초고를 쓰고 여러 번 퇴고하여 글을 완성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 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쓴 글이 신문에 게재되어도 손색없을 글인지 알 수 없어서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한다. 내 글을 점검해 줄 스승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럴 스승이 없다. 독학으로 칼럼을 써 왔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하려면 글을 미리 몇 편 써 놓고 퇴고를 많이 해 놔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6주일에 한 번 내 차례가 돌아온다는 점이다. 만약 매주 한 편을 써야 하는 것이라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주 연재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그들이 존경스럽다. 인간의 능력 차이를 실감할 때가 많다.





2.

어떤 사람이 한 분야에서 성공했다면 그에겐 분명히 집중력이 있었을 거라고 단언하겠다. 왜냐하면 뭐든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나도 글을 쓸 때에는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의자에 앉아 긴 시간 동안 쓴다. ‘오늘은 초고 완결을 해내고야 말겠다’ 하는 생각으로 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글감을 찾았고 글이 써질 경우에 한해서다. 어제가 그런 경우다. 이달에 실릴 칼럼의 초고를 어제 완성했다.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의자에서 일어났더니 엉덩이가 아팠다. 내가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길 바란다.  


며칠 동안이나 초고를 쓰지 못해 헤맸는데 이제 초고를 써 놨으니 천천히 퇴고하면 될 것이다. 오늘에서야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쓸 여유가 생겼다. 



  


3. 












정보라, <여자들의 왕>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여자들의 왕>이 출간됐다. 호러 작품인 ‘저주 토끼’(단편)를 오디오북으로 들었기에 이 작품에도 관심이 간다.

 


“여자들도 상상의 주인공이자 중심이 될 권리가 있다”는 정보라 작가는 “주로 남성을 주인공으로 해서 틀에 박힌 형태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꿨다”면서, 전통적인 상상의 중심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겨 특유의 쓸쓸하고도 담백한 문체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인 작가의 책을 만난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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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5 13: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내고 신문에 기고를 하는 거 진짜 아무나 하는거 아니잖아요.
페크님의 글을 솔직담백하고 쏙쏙 들어와서 읽기에 쉬우면서도 생각의 깊이가 느껴져 좋다고 생각합니다. 늘 건필하세요. 언제나 응원하고 있어요. ^^

페크pek0501 2022-07-06 15:43   좋아요 1 | URL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잖아욧.ㅋㅋ
생각의 깊이, 저 그거 갖고 싶어요. 어디서 파나요?
그렇게 느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응원,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2-07-05 13: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뭐든지 직업이나 의무가 되면 즐거웠던 일들도 결코 즐겁지는 않은거 같아요. 그래도 하루쯤은 여유를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

페크pek0501 2022-07-06 15:46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꿈은 가지고 있을 때만 행복한 걸까요? 원고료 받으며 기고하는 게 꿈이었는데 막상 이뤄지고 나니... 이건 뭐 숙제를 달고 있는 학생 꼴이랄까요.
물론 제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면 즐기면서 글을 쓰겠죠. 쥐어짜야 글이 써지니 그런가 봐요. 노래 잘하는 사람만이 즐기며 노래할 수 있는 거죠. ^^

물감 2022-07-05 13: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문과정을 밟지 않은 사람의 글쓰기가 늘려면 좋은 글과 문체를 많이많이 참고하는 것 밖에 없다고 느껴요. 저도 글 하나 완성하기까지 온종일 의자에 앉아있는 타입이라, 페크님의 말씀이 참 남일같지가 않네요. 그래도 글하나 완성하고 나면 결과야 어떻든 뿌듯해져서 글쓰기를 놓지 못하겠어요ㅎㅎㅎ

페크pek0501 2022-07-06 15:48   좋아요 2 | URL
제가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왜 문창과에 가지 않았나 하는 거죠. 후후~~~
엉덩이에 땀띠 나게 앉아 뭐하는 짓인지... 하다가 그래도 글 하나 완결하면 정말 뿌듯해지죠. 저도 이 맛에 글을 쓰나 봐요.ㅋㅋㅋ

mini74 2022-07-05 14: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항상 응원합니다 페크님 *^^*

페크pek0501 2022-07-06 15:49   좋아요 1 | URL
미니 님의 응원을 감사히 받겠습니다. 저도 미니 님을 응원할게요.!!!

2022-07-05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6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07-06 01: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거여도 일로 하면 어렵겠습니다 그래도 페크 님은 즐겁게 하시죠 이번 글 초고 쓰신 거 축하합니다 페크 님 앞으로도 글 즐겁게 쓰시면 좋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2-07-06 15:54   좋아요 2 | URL
좋아하는 것은 그저 취미로만 가져야 할 것 같네요. 일이 되고 의무가 되면 즐기기가 어려워져요.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예외겠지만요...
초고 쓰고 나서 휴우~~ 그랬네요. 글감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요.
희선 님도 즐겁게 독서하시고 즐겁게 글쓰시길 응원하겠습니다.^^

psyche 2022-07-06 03: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크님 항상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55   좋아요 1 | URL
항상 응원.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라딘을 못 떠나나 봅니다.
저는 딱 블로그 체질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2022-07-07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9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2-07-08 08: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크님을 항상 응원합니다!

고정필자가 된 게 나중에는 좀 부담감이 많을 거에요. 고정 필자 된 사람들의 전언이 대체로 비슷하더군요. 처음 고정필자가 되면 부푼기대감으로 글을 쓰다가 원고 마감에 하루하루가 힘들다구 하소연..

근데, 뭐 다들 열심히 잘들 쓰더라구요.ㅎ

페크pek0501 2022-07-09 18: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야무 님의 그림을 응원합니다!!! 나중에 유명한 화가 되시면 모르는 척하기 없기, 입니다. ㅋ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저도 어느 작가의 책에서 읽은 듯해요. 백지의 공포, 마감날에는 피가 마른다는... .처음 고정 필자가 되었을 때 기쁘기만 했지 부담감을 갖게 될지 몰랐어요. 글을 잘 쓴다면 즐기며 할 수 있을 텐데 아주 아쉬운 점이죠.ㅋ

레삭매냐 2022-07-08 0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해 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
은 정작 알려지지 않아서 검색
해 보았네요.

인도 출신 작가가 받았는데,
<모래 무덤>라고 하네요.
역시나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
구요.

고정필자, 축하드립니다 :>

페크pek0501 2022-07-09 18:15   좋아요 0 | URL
알려지지 않은 책들이 많지요. 저도 <여자들의 왕>이란 책을 동아일보 신간 안내에서 보아서 알았답니다. 그 신문 아니면 몰랐을 뻔...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 그냥 묻히고 마는 책도 많을 겁니다.

축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2-07-08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9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0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2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2-07-08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 이슬아 작가 일일 구독 서비스를 위해 밤 12시 안에
글 써서 보내는 모습 보여주는데 얼마나 안타깝던지.
진짜 애기 낳는 것 같더군요. 남의 일 같지 않고.
저도 초기 대본 쓸 때 안 써져서. 컴퓨터 창밖으로 내던지고 싶은
충동 받았죠.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더군요.
무슨 일을해도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2-07-09 18:23   좋아요 1 | URL
그랬군요. 상상만 해도 힘들 것 같네요. 그래서 책을 내는 걸 출산이라 하나 봐요.
책 내고 나서 몸살을 앓는다고 하더라고요.
글이 안 써질 땐 쥐어짜게 되더라고요. 연재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답니다.
아휴~~~ 글을 잘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술술~~ 써지는 날이 오긴 할까요?
저는 쓰다가 더 이상 안 써지면 노트북을 닫습니다. 내일을 기대할 밖에요.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후하하~~^^
 




1. 타인에 대해 잘 모른다 :

우리는 타인에 대해 잘 모른다. 가령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내 글을 자주 본 이들은 나의 어떤 면만을 안다. 가령 내가 젊지 않은 여성이라는 것, 글쓰기와 독서를 좋아함, 칼럼을 잘 쓰고 싶어 함, 발레를 배우고 걷기 운동을 함, 마른 몸에 키는 큰 편(내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따위를 알 뿐이다. 내가 가장 화가 날 때는 언제인지,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은 무엇인지,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잠을 자는지, 나쁜 버릇은 무엇인지, 어떤 성향의 사람들을 싫어하는지 등등은 모른다. 단지 내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나의 일부만을 알 뿐이다. 


오프라인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도 다를 게 없다. 나에 대해 겉으로 보여지는 것 외에는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누구나 한 치의 오차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 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나 자신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를 때가 있다.  


도대체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안다는 게 가능할까? 당사자와 똑같은 처지에 있지 않고 똑같은 삶을 살지 않았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그러니 우리가 안다고 믿는 것에는 오해나 착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정확히 아는 게 아니다. 


문제는 대상의 일부만 알고 그 나머지는 모르면서도 마치 전체를 알고 있다고 여기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오류를 범한다.


(참고로 나는 화가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아니 싫어한다기보다 그런 사람을 피하고 싶어 한다. 언젠가는 내게 마구 화를 낼 것 같아서다. 화를 참을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한다.)



 


2. 책 욕심 :

남들이 읽은 책이라면 당연히 읽어야 하고, 남들이 읽은 책만 읽어서는 안 되고 그 이상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책을 많이 사게 된다.


책을 많이 사긴 했으나 산 책 중에서 읽지 않은 책이 많다. 책에 욕심이 많을 뿐이니 난 독서광이 아니라 책광인 듯. 





3. 글로 성공하려면 :

글로 성공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한다. 스승, 라이벌, 열정 등이다. 이에 대해 내가 설명을 붙이면 다음과 같다. 자신을 키워 줄 스승, 이기고 싶은 라이벌, 글에 대한 열정. 이 세 가지 중에서 열정만 있는 나는 성공을 할 수 없는 건가. 성공을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예를 들면 며칠 전 오마이뉴스에서 공감 수가 3백 개가 넘고 댓글이 2백 개가 넘은, 어떤 글을 보고 부러웠다. 내가 봐도 잘 쓴 글이었다. 그 글이 하루아침에 이룬 성과가 아닐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 글쓴이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4.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 : 


 











...............

비로부터 몸을 피할 수는 없다. 개들은 전부 엉덩이의 항문까지 흠뻑 젖어서 어떤 개는 발자크 소설에 나오는 수달처럼 보였고 어떤 개는 생각하는 승려처럼 보였다.

- 《1973년의 핀볼》



정신을 차려보니 해가 완전히 저물어 투르게네프 · 스탕달적인 어둠이 내 주위에 낮게 드리웠다.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제15장



벌써 4월이다. 4월의 시작. 트루먼 카포티의 문장처럼 섬세하고 변하기 쉽고 다치기 쉽고 아름다운 4월 초순의 날들.

- 《댄스 댄스 댄스》 제20장


- 나카무라 구니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93쪽. 

...............

      

⇨ 멋진 표현 같아 밑줄을 그었다. 나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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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7-05 11: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승, 라이벌, 열정은 어디 글 잘 쓰기 위한 3대 요소겠습니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죠.
오래 전 글 공부를 할 때 선생님이 저에게 넌 닮고 싶은 작가가 있냐고
물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저는 공교롭게도 없다고 했죠.
나만이 나를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함 뭐 그런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개구라죠.ㅋ
반드시 뛰어넘고 싶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스승이건 라이벌이건 간에. 흑.

하루키가 글을 잘 쓰는 이유가 이런 것에 있었네요.
저도 기억해 둬야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덥네요. 더위와의 싸움은 이제부터네요.
며칠 전만해도 아침 저녁으론 시워해서 살만했는데 말입니다.
더위 조심하시길...^^

얄라알라 2022-07-05 12:32   좋아요 5 | URL
저는 페크님의 이 페이퍼 읽고,
라이벌, 열정은 좀 어찌해보겠는데

스승은 어떻게, 어디서 인연?

어렵다 생각했어요. 근데 글잘쓰시는 stella.K님께서는 스승님이 있으셨군요..

pek님의 스승님도 궁금합니다.^^

stella.K 2022-07-05 12:47   좋아요 4 | URL
아유, 알라님, 제가 무슨. 알라딘에 글 잘 쓰시는 분이 얼마나 많은데...
암튼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26   좋아요 3 | URL
스텔라 님, 나만이 나를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함... 좋네요. 스승이 없다면 같은 장르의 라이벌이라도 있는 게 좋을 듯해요. 자극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하루키는 뭐랄까 멋스러움이 어울리는 작가 같아요. 매력적인 문장을 쓴다는 점에서요. 그런데 노르웨이 숲(상실의 시대)를 예전 읽었을 땐 실망을 했었죠. 그땐 문장보다 전체 이야기를 중심으로 봤거든요.

넘 더워요. 이 더운 날 저는 아침10시까지 가서 발레를 하고 오는 길에 아이스커피 들고 걸어왔어요. 그래도 4천 8백보가 기록되더군요. 발레 시간을 빼고 걸음 수예요.
걷기는 힘들어서 차라리 냉방된 실내에서 운동하는 게 낫겠다 싶은 날들이에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페크pek0501 2022-07-06 15:28   좋아요 2 | URL
얄라 님, 스승은 코로나로 인해 생길 길이 없사옵니다. 강좌도 요즘 다 온라인으로 하더군요.ㅋㅋ

mini74 2022-07-05 11:5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 읽으면 떠오르는 이미지. 깔끔하고 단정하다. 글을 잘 쓰시지만 또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 페크님 글 읽고나면 배우는 점이 꼭 있음 ㅎㅎ 하루키 문장 참 좋아요 *^^*

얄라알라 2022-07-05 12:33   좋아요 3 | URL
아, 맞아요. 한동안 페크님 올려주신 문장 다듬는, 글 잘 쓰는 방법 포스팅 진짜 유용했습니다. 군더더기를 빼고 날렵해지는 글쓰기! 저도 항상 배우고 가는데 mini74님 역시^^

페크pek0501 2022-07-06 15:29   좋아요 2 | URL
미니 님, 호호~~ 저 안 깔끔, 안 단정이에요. 노력은 매일 조금씩만요. 건강 해칠 정도로는 안 해요. 오래 살고 싶거든요.
하루키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을 때도 있답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31   좋아요 2 | URL
얄라 님, 군더더기 빼고 날씬하게 글쓰기!!! 저도 글 작성하면서 공부가 된답니다.
관심 있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2-07-05 1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6윌의 날들은 윌리엄 트레버의 문장처럼 모호하기만 했는데 7월이 되니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린 인물들 처럼 미쳐버릴것 같다.(더워서)

ㅋ 페크님에 대해 제가 잘 모르지만 그래도 한가지 안다면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넘치시는 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22-07-06 15:32   좋아요 3 | URL
아, 새파랑님의 댓글에 감탄, 감탄!!! 독서를 많이 하시니까 문장이 즉흥적으로 써지네요.
글을 정말 잘 쓰고 싶었는데 이번 생은 요 정도에서 그칠 모양이에요. 대성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까르르~~~

바람돌이 2022-07-05 13: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승, 라이벌, 열정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래서 제가 글을 못쓰는구나 합니다. ㅎㅎ
저는 하루키의 글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 페크님의 솔직담백한 글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34   좋아요 1 | URL
글쓰기 기술이 부족해 솔직하게라도 쓰려고 노력합니다.
바람돌이 님도 아마 열정은 남 못지않을 것 같습니다만... 하하~~

서니데이 2022-07-05 15: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정하게 글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부지런하게 글쓰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36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것도 새벽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책상 앞에 앉아 딱 정해진 분량의 글만 쓴다고 합니다. 더 쓰지도 덜 쓰지도 않고 매일 똑같은 분량을 쓴대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저는 알 길이 없사옵니다. 저는 글이 잘 써지는 날이 드물게 있는지라...
부지런함과 노력으로 대성한 작가가 되었겠지요.
날이 덥습니다. 인간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계절 같아요. 그래도 우린 좋은 하루를 보내도록 합시당~~

희선 2022-07-06 0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도 모르고 남은 더 알기 어렵겠습니다 사람은 아주 조금만 보고 다른 사람을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그러지 않으려고 애써야겠습니다 사람은 여러 가지 면이 있기도 하잖아요 그런 걸 다 못 볼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은 대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7-06 15:39   좋아요 2 | URL
연예인에 대해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을 보면, 도대체 뭘 얼마나 안다고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 나름대로 사정이란 게 있을 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요.

날이 더우니 피서 방법으로 책에 흠뻑 빠질 책을 고르고 있어요.
행복한 여름 보내세요. 이 여름도 가고 나면 귀뚜라미 소리에 아쉬움을 느끼게 된답니다. ^^

프레이야 2022-07-06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는 기억의 서랍을 잘 정돈해 둔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하면 그 서랍을 탁 열고 꺼낼 수 있게요.^^ 하루키도 이제 옹인데 마음속에선 늘 젊은 사람이네요. 그게 하루키의 정체이고 매력인 듯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8:38   좋아요 1 | URL
49년생으로 알고 있어요. 늙어도 청바지 입는 사람 있잖아요. 그런 분위기의 작가 같아요. 늘 젊게 사는...
기억을 잘 하려면 메모 습관이 있어야 할 듯해요.
더 열심히 메모하는 걸로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굿 저녁 되세요.

레삭매냐 2022-07-08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많이 사지만 다
읽지는 못한답니다.

어제 저녁에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면서 일단 못다
읽은 책들부터 읽어야 하
나 싶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또 새 책 살
궁리를 하니... 문제입니다.

페크pek0501 2022-07-09 18:27   좋아요 0 | URL
예전엔 사는 책마다 바로바로 완독을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땐 지금처럼 책을 많이 사지 않았고 읽는 속도도 빨랐지요. 이젠 읽지 않은 책이 많은데도 꼭 사야 할 책이 눈에 띄니 문제예요. ㅋㅋ
하하~~ 저와 똑같은 레삭매냐 님. 우린 동지올시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