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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화책을 읽었다. 재밌다. 마스다 미리 저,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라는 책이다. 이 책은 미술로 말하면 색깔을 입히지 않고 스케치를 한 그림과 같다. 음악으로 말하면 반주 없이 부르는 노래와 같다. 간결한 필치가 뭔가 생략된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내용이 무겁지 않고 가벼운 일상 이야기의 만화책이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들을 글로 정리해 보았다.

 

 

 

 

 

 

 

 

 

 

 

 

 

 

 

 

 

 

1.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 아, 제목이 좋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몰라서 이 책 제목에 끌렸던 것 같다. 누구나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를 모른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그녀는 글을 쓰고 고단해지면 쉬다가, 또 글을 쓰고 고단해지면 잠을 자다가,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 매일 그렇게 살고 싶다. 하지만 그런 날을 갖기란 쉽지 않다. 전화가 오면 받아야 하고 청소를 해야 하고 식구들이 들어오면 밥상을 차려야 한다. 또 어느 날은 돈을 벌기 위해 외출해야 한다. 삶이란 게 글쓰기와 휴식만 하면서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매일 살아 보았더니 글쓰기에 싫증이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그녀는 당분간 글을 쓰고 싶지 않게 되었던 것. 그녀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

 

 

또 하나의 예.

 

 

그녀는 남편이 애처가이길 바랐다. 자신에게 관심이 많고 애정 표현을 많이 하는 남편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남편이 자신에게 애정 표현을 많이 하고 늘 옆에 같이 있으려고 하고 자신에게 모든 관심을 집중하니까 지겨워져서 생각이 달라졌다. 그녀는 자신에게 적당히 무관심한 남편이길 바라게 되었던 것. 그녀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

 

 

결론은 이론과 실제가 다르듯이 상상과 실제 또한 다르다는 것. 자신도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

 

 

 

 

2. 나는 늘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고 나면

의미가 달라지곤 한다. 왜 그런 걸까?(3쪽) : 나도 그런 적이 있다. 내가 진지하게 얘기하고 나면 말의 의미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왜 그럴까? 말을 하는 사이 핵심을 잊어 잘못 말했기 때문인가. 언어 표현의 한계 때문인가. 아니면 ‘생각’보단 ‘말’이 가볍게 느껴지는, 말의 특성 때문인가.

 

 

 

 

3. 고모. 되고 싶은 대로 되지 못한 거야?

글쎄~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

그렇지만, 꼭 그렇다고도 할 수 없어.

되고 싶었던 게 꼭 되고 싶은 건 아니었으니까~(19쪽) : 어릴 때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고 해서 꼭 대통령이 되고 싶은 건 아닐 수 있다. 어릴 때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고 해서 꼭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건 아닐 수 있다. 어릴 때 대통령에 대해서, 그리고 피아니스트에 대해서 올바르게 알고 있었던 것인지 의문이니까. 또 막상 해 보면 그 직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을 수가 있으니까.

 

 

 

 

 

4. 되고 싶은 대로 된 사람만 있으면

세상은 북새통이 될 거야~(20쪽) : 되고 싶은 대로 다 된다면 모두 좋은 직업만 택하려고 할 테니 세상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 게 뻔하다. 만약 아무도 쓰레기를 치우는 직업을 갖지 않으려고 하면 세상은 쓰레기 천국이 되겠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모두 같은 시각으로 보게 된다면 그것도 문제라고. 왜냐하면 쓰레기 치우는 일을 하면서 좋은 일을 한다고 보람을 느끼는 사람도 세상엔 있어야 하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고마워해야 한다.)

 

 

 

 

5. ‘그 사람만 있으면 아무 것도 필요 없다’라는 건,

뭔가 아닌 것 같아. 내 인생에 ‘내’가 없으면 안 되니까!(21쪽) : 그 사람만 있으면 먹을 것도, 돈도 필요 없을까? 그 사람이 있다고 해도 세상을 살아가자면 필요한 게 얼마나 많은가. 또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 누군가를 이해했다는 것은 자기 나름대로 그를 오해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법이니까.

 

 

 

 

6. 내가 산타클로스에게 받고 싶은 것은.

보장

일지도. 어떤 의미에선.(44쪽~45쪽) : 어떤 보장을 말하는 것일까.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보장’을 말함일까. 만약 소원을 들어 주는 산타클로스가 실제로 있다면 나는 ‘걱정 없는 삶’을 살게 해 달라고 하겠다. 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돈 스트레스가 없고 속 썩이는 가족이 없다면 행복할 것 같기 때문이다. 삶이 지루하다든지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든지 하는 정도는 감수하리라. 그 정도의 문제는 있어야 하리라.

 

 

왜냐하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그렇다.

 

 

천국이 실제로 있다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행복할까. 먹을 것이 많고 웃을 일이 많고 좋은 물건들이 가득하다고 해서 사람들은 행복할까. 서로를 시기하지 않고 싸움을 하지 않고 착한 마음만 있다면 행복할까. 결핍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 ‘풍요’를 ‘풍요’라고 느낄 수 있을까. 불행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 ‘행복’을 ‘행복’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분명히 풍요롭다고 느끼지도 않고 행복하다고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양지가 있기 위해선 음지가 필요한 법이다.

 

 

 

 

7. 원하는 것이 없다는 건

행복한 것인지도 몰라.(49쪽) : 원하는 것이 없다는 건 행복일까, 불행일까.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여 더 이상 원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쩌면 행복한 사람이기보다 불행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원하는 것이 없다는 건 미래 속에 있는 ‘희망’이 없다는 걸 의미할 테니까.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없다는 걸 의미할 테니까. 바꾸어 말해 앞으로 갖게 될 기쁨의 부재를 말함이니까.

 

 

 

 

8. 이 허전한 느낌은 뭘까?

그렇지만, 다들 이렇게 말하지.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57쪽) : 사치스러운 고민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작은 문제이든 큰 문제이든 누구에게나 고민이란 건 심각하고 절실한 것이므로. 남이 볼 때 사소한 일이지만 그 일로 상처받아 목숨을 끊기도 하는 게 사람이므로.

 

 

 

 

9. 아직 사랑을 해도 된다는 게 부러워.

난, 이제 사랑을 해서도 안 되고

다른 남자와 자서도 안 된다.(72쪽) : 아직 사랑을 해도 되는 미혼자인 친구를 부러워하며 주부가 혼잣말을 한 것이다. 나도 혼자 사는 친구를 보면 그런 부러움을 느낀다. 누구를 만나도 되는 그런 자유로움이 좋아 보이는 것이다. 여자는 일단 결혼만 하면 남자 선배든 남자 후배든 만나서는 안 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어떤 사이든 남자와 여자가 만나면 무조건 남녀 관계로 본다는 것이겠다. 그렇다면 여자 나이가 몇 살쯤 되어야 남자를 만나도 남녀 관계로 보지 않는 것일까? 내가 60대가 되면 어떤 남자를 만나도 되는 건가? 아니면 70대가 되면 어떤 남자를 만나도 되는 건가? 만약 그런 나이엔 남녀 관계로 보지 않는다면 늙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10. 엄마도 (‘주인’보다) ‘주인공’이 더 좋다고 생각해!(122쪽) : ‘주인’이란 말보다 ‘주인공’이란 말이 낫다는 뜻으로 한 말인데, 이것은 무슨 뜻일까? 잘 모르겠다. 내가 이해하기론 주인은 ‘권력의 상하 관계’라는 말을 생각나게 하고, 주인공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말을 생각나게 해서 ‘주인’보다 ‘주인공’이 낫다는 것 같다. 맞나?

 

 

 

 

 

이 책을 읽고 나서.............................

 

 

* 만화의 글감으로 이런 걸 생각해 봤다 : 추운 겨울에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장수와 큰 기업체 사장의 삶의 모습을 대비시킨다. 장수는 매일 돈을 버는 재미와 집에 가면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방과 따뜻한 밥이 있음에 행복해 한다. 사장은 요즘 회사에 문제가 생겨 스트레스 만당이다.

 

 

 

** 이 책에 기혼 여성과 미혼 여성이 만나는 장면이 있다. 둘은 친구 사이인데, 기혼 여성은 미혼 여성의 자유로운 생활을 부러워하고 미혼 여성은 기혼 여성의 안정된 생활을 부러워하며 각자 자신의 삶에 대해선 불평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행복과 불행의 요소들이 섞여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서 나는 ‘지랄 총량의 법칙’을 생각했다.

 

 

인터넷을 통해 ‘지랄 총량의 법칙’이란 게 있다는 걸 알았다. 모든 사람에게는 일생 동안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젊은 시절에 지랄을 떨지 못한 사람은 늙어서라도 지랄을 떨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글을 보고 ‘불행 총량의 법칙’이란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것은 누구의 인생이든 불행의 총량은 정해져 있어서 젊은 시절에 불행을 겪지 않은 사람은 늙어서라도 불행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 낸 것이다.)

 

 

그래서 좋은 인생이라고 해서 행복하기만 한 게 아니고 나쁜 인생이라고 해서 불행하기만 한 게 아니라는 것.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좋은 인생이란 젊은 때에 불행을 겪다가 늙어서 행복한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고, 나쁜 인생이란 젊은 때에 행복한 시간이 많다가 늙어서 불행을 겪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왜냐하면 젊은 때엔 불행을 이겨 낼 만한 힘이 충분하여 회복하거나 재기에 성공할 수 있는 반면 늙어서는 불행을 이겨 낼 만한 힘이 부족하여 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불행 총량의 법칙’에 따라 누구의 인생이든 행복의 열매만 달려 있는 나무 같은 인생일 리 없고, 불행의 열매만 달려 있는 나무 같은 인생일 리 없다는 것. 그리고 되도록 불행한 일들은 인생의 뒤쪽보다 앞쪽에서 생기는 게 좋다는 것.

 

 

그러므로 지금 불행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일 년이라도 빨리 그런 일을 겪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힘을 내라는 것.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이 말을 하기 위해 길게 썼네.)

 

 

 

 

 

작가의 다른 책들.............................

 

 

 

  

 

 

 

 

 

 

 

 

 

 

 

 

 

 

 

 

 

 

 

 

 

 

 

책을 읽지 않는 편인 사람에게

만약 누군가가 책을 선물하겠다고 하면

이런 책으로 선물해 달라고 하면 좋을 듯...

금방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니까.

재밌고 유익한 글을 쓰는 작가의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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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10-24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글이 깔끔 담백해서 읽지 않은 책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인상이 듭니다.

저는 예전에 '정의 총량의 법칙'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페크pek0501 2013-10-24 10:24   좋아요 0 | URL
아!!!!!!!!!!!!!! (제가 감탄하는 소리임.)

이렇게 발 빠르게 댓글을 쓰시다니요. 깜짝 놀랐습니다.
참고로, 저는 첫 댓글에 감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세실 2013-10-2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행 총량의 법칙 좋은데요^^
지랄 총량의 법칙은 아이들 어릴때 이미 쓴거 같고~~~~
지금보다는 노후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정말 원하는건? 당장은 아이들 좋은 대학가는거요! 아 속물이라니...ㅎ

페크pek0501 2013-10-24 10:27   좋아요 0 | URL
세실 님.
저도 둘째 아이가 좋은 대학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저 4년제 대학을 가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큰 바람입니다. 저도 속물 속물.... ㅋㅋ

불행 총량의 법칙은 제가 만든 말이어요. 괜찮죠?

세실 2013-10-24 13:26   좋아요 0 | URL
좋아요~~ ㅎㅎㅎ
행복 총량의 법칙도 불행 총량의 법칙도 있는듯^^
점심으로 굴떡국 먹었더니 속이 든든합니다.
떡국 참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거든요~~~

페크pek0501 2013-10-25 12:40   좋아요 0 | URL
행복 총량의 법칙? 굿 아이디어...
하지만 행복은 무한대였으면 좋겠어요. 계속 생산할 수 있는...
굴떡국... 맛있겠다~~~
저도 떡국 좋아해요. 겨울에 밥 하기 싫은 날엔 떡국을 끓여요.
제가 떡국을 끓이면 우리 식구들이, 오늘 밥 하기 싫은 날이구나, 안답니다.
쌀로 만든 떡이니 밥과 같잖아요.ㅋㅋㅋ

잘잘라 2013-10-25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불행 총량의 법칙, 들으니까 남은 게 많을것 같아서 불안하기보다는 거의 다 지나간 것 같아서 안심되는 느낌이예요. 에... 결국 나이가 들어간다는 반증일까요? 그것이 불행이든 행복이든 지난 뒤에는 모두 아스라한 느낌으로 남는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도 하고 갑니다. 항상 따뜻한 여운을 주는 페크님 서재..

페크pek0501 2013-10-25 12:42   좋아요 0 | URL
저도 거의 다 지난 것 같은데, 제 운명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불행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ㅋㅋ
메리포핀스 님은 닉네임에서 즐거움이 느껴지니까
행복한 시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나는...ㅋㅋ

2013-10-29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9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을 읽다가, 어떻게 이렇게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글을 만나면 그 글을 여러 번 읽게 된다. 이 글도 그랬다. 각각의 낱말에 대해 알맞게 표현한 저자의 능력이 경이롭게 느껴져서 여러 번 읽었다.

 

 

 

여러분도 읽어 보시길...

 

 

 

 

 

두려움이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커다란 나쁜 일이 있고, 또 개인이 그것을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내포한다. 또 비애란 누군가에게 지극히 소중한

 

사람 혹은 사물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담고 있으며, 분노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어떤

 

것이 다른 사람에 의해 심하게 손상되었다는 생각을 함축한다. 그리고 연민이란 타인이

 

스스로의 잘못에 의한 것도 아니고 그들 자신의 책임 너머에 있는 것들에 의해 적지 않은

 

고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내포하며, 희망이란 미래의 행복이 철저하게 누군가의 통제

 

하에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함축한다.

 

 

- 마사 누스바움 저, <시적 정의>, 129쪽.

 

 

 

 

알맞은 표현이 아름다웠다. 마치 덥지도, 춥지도 않아 산책하기에 딱 알맞은 날씨처럼 아름다웠다.

 

 

 

나는 이런 글에 감탄한다. 이렇게 감탄하는 재미가 내가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우리에게 문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하여 역설하는 책.

 

 

 

 

 

 

이 책을 3일 만에 다 읽었다.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책 읽기는 쉬운데 글쓰기는 어렵다.

 

 

 

 

 

 

..........

그런데 오늘 보니 어제의 방문자 수가 128명이었다. 새 글이 없는데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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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깔끔한 정의를 내리기도 참 어렵겠죠? 가끔 군더더기없는 요런 글 보면 부러워요~
님이 궁금해서 들어와본 방문자들? 저처럼요. ㅎ

페크pek0501 2013-10-14 08:58   좋아요 0 | URL
반가운 세실 님.
그렇죠? 저도 저 정도로 낱말에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경지에 가 있다면 좋겠어요.
그럴 능력이 없으니 그런 걸 감상하는 즐거움에 만족해야 할듯해요.ㅋㅋ

아, 저를 궁금해서 들어오시는 방문자들이라면,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행복한 일이지요. (그러나 확실히 모르겠다는...ㅋ)

기분 좋은 가을날이 되시길...

stella.K 2013-10-1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뜻 보면 왠지 어려운 책 일것만 같은데 읽으시기에 퍽 괜찮은 책인가 봅니다.
리뷰 써 주세요!!!ㅋㅋ

페크pek0501 2013-10-16 11:56   좋아요 0 | URL
아, 반가워요.
시적 정의, 잘 안 읽혀지는 부분이 있답니다. 그렇지만 핵심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게 하는 책이지요.
리뷰... 으음... 써야겠군요.
이달 안으로 써 보겠습니다. ㅋㅋ

yamoo 2013-10-1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페크님은 저런 식의 개념 정의를 좋아하시는 군요!
저는 엠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에 나오는 개념 정의를 좋아라 해요~ 위트와 재기가 넘치는 개념 정의..^^

심플하게 정의를 내리는 게 아주 내공이 깊지 않으면 쉽지 않지요.
그나저나 시적정의..저도 페크님의 리뷰를 기대합니다~!^^

페크pek0501 2013-10-17 12:49   좋아요 0 | URL
<악마의 사전>, 찾아봤더니 이야기가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책이네요.
사 보고 말겠어요. ㅋㅋ 님 덕분에 좋은 책 알았네요.

리뷰 기대? 급부담되잖아요. 히히~~

순오기 2013-10-17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시적 정의>는 안 읽어서 모르지만 인용한 정의에 끄덕여집니다.
김소연의 <마음사전>에서 풀어쓴 글에도 공감이 갔어요.
예를 들면
'행복은 스며들지만, 기쁨은 달려든다. 행복은 자잘한 알갱이들로 차곡차곡 채워진 상태이지만, 기쁨은 커다란 알갱이들로 후두둑 채워진 상태다. 기쁨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행복은 전염되기 힘들다. 남의 기쁨에는 쉽게 동조되지만, 남의 행복에는 그렇지가 않다. 약간의 질투와 약간의 모호성, 그것이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

페크pek0501 2013-10-17 12:51   좋아요 0 | URL
<마음사전>은 제가 찜해 놓은 책이랍니다.
순오기 님은 이미 읽으셨군요. 행복과 기쁨의 차이, 그렇군요.
미묘한 차이인 줄 알았는데, 큰 차이가 있네요.

좋은 글 옮겨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

순오기 2013-10-18 03:37   좋아요 0 | URL
문제는 읽은 책에 대해 이미지 정도만 기억하고 자잘한 것들은 다 잊고 산다는 것.ㅠ 그래도 그 느낌에 의지해 필요할 때 뒤적뒤적 찾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

yamoo 2013-10-18 17:14   좋아요 0 | URL
맞어요...정말 그래요...책을 읽고 시간이 지나면 이미지 정도만 기억하고 암것두 생각이 안나요..ㅜㅜ

페크pek0501 2013-10-20 00:18   좋아요 0 | URL
맞아요2... 정말 그래요...
저도 책을 읽긴 분명히 읽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으음... 순오기 님과 야무 님이 댓글을 주고받는 이곳이 제 서재라는 게 기분 좋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ㅋㅋ

희망찬샘 2013-10-22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들이 우찌 이리 많을까요?! 좋은 책 주으러 다닙니다. ^^

페크pek0501 2013-10-22 18:01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 좋은 책은 많고 그것에 비해 시간은 없고 그렇습니다.
알라딘의 좋은 점은 좋은 책을 사지 않고도 맛볼 수 있는 점인 것 같아요.
또 책 선택에 있어서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해 주는 점인 것 같아요.
좋은 가을 되세요. ^^

 

 

 

1.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갑자기 궁금해졌다. ‘스티븐 킹이 일 년에 책을 몇 권 읽는다고 했더라?’ 나와 비교하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그의 책 <유혹하는 글쓰기>를 찾아봤다. 책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책장이 있는 거실과 책이 쌓여 있는 안방을 오가면서 찾으니 안방 침대 옆에 수십 권의 책이 쌓여 있는 곳의 맨 아래에 있었다. 책 176쪽에 보니까 일 년에 70~80권쯤 읽는데, 주로 소설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읽으니 그가 주로 소설만 읽는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웠다. 그런 대작가가 겨우 소설만 읽다니. 그 정도의 작가라면 철학, 사회학, 심리학, 윤리학, 종교,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섭렵해야 되는 것 아닌가.

 

 

‘주로 소설만 읽는다.’

 

 

이 말은 소설만 읽으면 좋은 소설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소설엔 심오한 통찰이 들어 있다는 말인가. 아니면 자신은 심오한 통찰력이 있어서 다른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이 소설만 읽어도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알기론, 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인간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의 삶과 세상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선 그것들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만.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나는 독서 속도가 느린 편인데도 대개 일 년에 책을 70~80권쯤 읽는다. 주로 소설이다. 그러나 공부를 위해 읽는 게 아니라 독서가 좋아서 읽는 것이다. 나는 밤마다 내 파란 의자에 기대앉아 책을 읽는다. 소설을 읽는 것도 소설을 연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 스티븐 킹 저, <유혹하는 글쓰기>, 176쪽.

 

 

 

글을 잘 쓰려면 우선 책을 읽는 것을 무지 좋아해야 한다는 말이겠다.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읽었다.

 

 

 

 

 

 

 

 

 

 

 

 

 

 

 

 

 

 

 

 

 

 

2.

책을 읽을 때 연필로 인상적인 문장에 밑줄을 긋기도 하고 내 느낌이나 생각을 적어 놓기도 하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무릇 사랑이란 이별의 순간이 올 때까지 그 깊이를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칼릴 지브란 저, <예언자>, 12쪽.

 

 

 

내 느낌이나 생각 :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나서 알았다. 내가 아버지를 무척 좋아했다는 것을. 이상한 일이다. 살아 계셨을 땐 보고 싶은 적이 없었는데, 만날 수 없는 지금은 아버지가 보고 싶다. 그리운 아버지가 되어 버렸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이별의 순간이 올 때까지 그 깊이를 알지 못하는가 보다.

 

 

 

 

죄책감이란 초대하지 않아도 밤중에 찾아와 사람들을 깨우고 스스로를 들여다보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 칼릴 지브란 저, <예언자>, 47쪽.

 

 

 

내 느낌이나 생각 : 죄책감을 갖고 산다면 행복은 가질 수 없다. 죄책감과 행복은 양립하기 어려운 법이니까. 그러니 죄를 짓고 살지 말 것.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발 뻗고 못 잔다.’는 말이 있다. 만약 둘 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때리는 사람이 되기보단 차라리 맞는 사람이 될 것.

 

 

 

 

 

 

 

 

 

 

 

 

 

 

 

 

 

 

3.

누군가가 책을 빌려 달라고 하면 빌려 주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위의 1번처럼) 스티븐 킹의 책을 찾아봤듯이 이미 읽은 책을 다시 보길 좋아하는데, 누군가가 빌려 가서 그 책이 집에 없을 경우 마음이 답답하기 때문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신경질이 나기 때문이다. 책을 빌려 간 사람들의 공통점은 빨리 되돌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위의 2번처럼) 내 책들 중엔 내 느낌이나 생각을 적어 놓은 게 많아서 누군가가 읽을까 봐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마치 누군가가 내 비밀스런 일기를 보는 것 같아 싫은 것이다. 나의 유치한 생각을 들킬 수 있으니까.

 

 

책을 빌려 주지 않는 게 미안하긴 하다. 그래서 아예 새 책을 사서 선물한 적이 몇 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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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10-0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공감,
2. 완전 공감,
3. 으아아아아 어쩜 좋아요. 완전 공감 백만스물아홉열이예요!!! 특히,「책을 빌려 간 사람들의 공통점을 빨리 되돌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요. 저에게 책을 빌려 간 사람들의 공통점은 분명히 빌려달라고 해놓고는 선물받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예요. ㅋㅋ

페크pek0501 2013-10-07 12:43   좋아요 0 | URL
아, 공감 많이 하시는군요. 님은 스케일이 크세요. 백만스물아홉열... ㅋㅋ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책을 빌려 주기 싫어하는 점이 아닐까 해요.
메리포핀스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3-10-06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스티븐 킹이 그런 말을 했던가요? 저 그책 읽었는데...즐기면서 하는 사람 못 당한다잖아요.
뭐든 즐기며 하면 좋겠죠. 전 몇 년째 소설 한 번 써 보겠다고 하곤 여태 못 쓰고 있어요.ㅠ 그런데 소설만 읽고 소설을 그렇게 잘 쓰는 사람이 되다니 배가 좀 아프군요.ㅎ
2. 그게 참 그렇더라구요. 저도 오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헤어지고나니 그립고, 보고 싶고,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그래요. 그렇다고 다시 살아 돌아오면 사랑하게 될까? 거기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마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아주 많이 사랑하게 될 것 같진 않겠더라구요. 또 그런 일은 없을 거니꺼 그런 상상은 필요없겠죠. 사람은 이별의 순간이 와야 사실은 미워했던 게 아니라 좋아했는데 그걸 잘못 이해하고 있었구나 생각해요.ㅠ
<예언자>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3. 전 중요하게 갖고 있을 책이 아니면 그냥 줘요. 지금도 할 수만 있으면 주고 싶은데 귀찮아서 못 줘요.ㅠ

페크pek0501 2013-10-07 12:46   좋아요 0 | URL
1. 글 잘 쓰는 사람한테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물어 보니, 뭐 별로 안 읽어요, 그러면서 글을 잘 써서 얄미웠던 기억이 있어요. ㅋ

2. 아버지를 좋아했지만 만나려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서 또 자주 봐서, 보고 싶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젠 만날 수가 없으니 그리워집니다.

3. 님은 욕심이 없는 것 같군요. 저는 다른 건 안 그런데 책 욕심은 좀 있나 봐요.ㅋㅋ


수이 2013-10-0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릴 지브란, 좋아요.

페크pek0501 2013-10-07 12:47   좋아요 0 | URL
앤 님, 저도 좋아요.
괜히 명성이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유명한 작품은 왜 유명한지 알아보는 즐거움이 고전을 읽게 만들어요.
궁금해서 말이죠.


마립간 2013-10-0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알라디너 책을 강간하듯이 읽는다는 표현을 했을 때, 저는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아마 페이지를 접고,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는 것을 텐데.

책에 관해 강박적인 결벽증이 있는 저는 책을 빌려 주는 것도 잘 못 합니다. 마치 아이를 맡겨 놓은 느낌, 어디가서 무시당하는(읽히지 않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학대(라면 냄비 받침) 당하는 것은 아닌지.

책을 빌려 주기는 하는데, 확실히 독서와 책을 좋아하고 빌려 주었을 때, 책에게 무시와 학대를 하지 않을 사람에게만 빌려줍니다.

페크pek0501 2013-10-08 13:56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
책을 강간하다... 처음 들어보는데요, 아마 깊이 읽는다는 걸 뜻하나 보죠?
학대(라면 냄비 받침)라는 표현은 참 재밌는데요. 님도 유머가 있으시네요. ㅋㅋ
님은 책을 자식처럼 여기시는군요. 그리고 상대를 선별해서 책을 빌려 주시는군요.
결론은 님도 책을 무척 아낀다, 가 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2013-10-08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09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10-0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은 소설쓰기에 타고난 천재 같아요. 비교 불가함으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ㅋㅋ
나도 책을 빌려주기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도서관으로 전환하니 무한대출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페크pek0501 2013-10-08 13:58   좋아요 0 | URL
순오기 님, 도서관은 잘 되고 있겠죠?
저는 일을 벌이는 걸 싫어해서 님 같은 분을 보면 존경스럽답니다.
뭐랄까, 그릇이 커 보인다고나 할까요.
높은 위치에 있게 되면 작은 것에 마음을 비워야 큰 것을 얻게 된다, 하는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순오기 님이 방문하시면 옛 고향 친구가 찾아오듯 반갑답니다. 제가 처음 서재를 꾸리던 초보 시절에 알게 되어 그런가 봐요.^^)

세실 2013-10-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번 읽고 난 책은 대부분 두번 안 읽게 되더라구요. 사랑하는 몇권을 제외하고는 아낌없이 줍니다. 물론 가끔은 아쉬울때가 있어요^^

페크pek0501 2013-10-08 14:00   좋아요 0 | URL
세실 님은 제 안목으로 볼 때, 쿨한 성격이실 것 같아요.
성격 좋다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들으시죠?
저는 좀 까칠한 면이 있답니다. 단, 남들이 잘 몰라요.
외동딸 치고 성격이 좋단 말을 들어요. 그런데 저는 알죠. 킥킥~~

프레이야 2013-10-0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어진 책을 보면 그사람의 마음, 정확히 말하면 욕망과 결핍을 대체로 눈치챌 수 있죠. 긍정적으로요. 같은 이유로 읽은 책은 빌려주기가 꺼려지는걸까요, 전^^ 근데 타인의 밑줄 그어진 책은 괜찮으니 무슨 심리일까요?ㅎㅎ 페크님 참 좋은 계절 이제 마음이 어떠신지요? ^^

페크pek0501 2013-10-08 14:04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욕망과 결핍을 알 수 있군요.
저는 저의 유치한 생각을 알게 될까 봐 빌려 주기 싫어요.수준 낮음이 탄로 나는 게 싫거든요.ㅋㅋ

제 마음요?
으음... 아버지 생각이 자꾸 나고 그러면 쓸쓸해지고... 그러다가 부모상을 당하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인데 싶어, 그러고도 태연하게 사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고 그래요.
그래도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시간엔 집중할 수 있어서 쓸쓸함이 느껴지지 않아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답니다. 빨리 많은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어요.

서울은 지금 비가 와요. 촉촉한 날입니다. 먼지 일으키며 청소나 해야겠어요. 호호~~
고맙습니다.

yamoo 2013-10-0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아, 킹이 소설만 읽는 군요. 전 첨알았습니다!
2. 공감!
3. 완전 공감!!!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를 읽은지가 언제인지....읽을 때 줄을 좍좍 그었던 기억만 나고, 책의 내용은 정말 하나도 기억이 없네요. 인용해 주신 부분을 보니, 생각이 나는 것도 같고...
칼릴 지브란 인용글에 덧붙이신 페크님의 글이 더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13-10-08 14:06   좋아요 0 | URL
예, 야무 님, 저도 그가 소설만 주로 읽는다고 해서 놀랐죠.
알랭 드 보통처럼 철학책을 많이 읽을 줄 알았죠.
공감하시는군요.

“칼릴 지브란 인용글에 덧붙이신 페크님의 글이 더 좋습니다^^”
- 요런 댓글을 읽으면 저의 행복지수는 높아집니다용.
비오는 날입니다. 멋진 하루 보내세요.^^

oren 2013-10-1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이 소설만 주로 읽는다는 얘기가 흥미롭군요. 그러나 제 생각엔 그도 아마 매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섭렵하고 난 뒤에 '지금은' 주로 소설 위주로 책을 읽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의 얘기를 듣고 보니 [네이버 지식인의 소재]에 소개된 기 소르망의 얘기도 떠오르네요.(기 소르망 역시 젊어서 이미 다른 수많은 책들을 섭렵한 이후에 '지금은 주로 소설을 읽는다'는 얘기이지 싶어요.)

* * *

소설은 내 영감의 원천

제가 주로 읽는 책은 소설이에요. 제가 철학, 정치, 경제 등을 다루는 비소설 장르 작가이다 보니 다소 이상할 수 있는데요. 저는 비소설 보다는 소설을 더 좋아하고, 소설에서 많은 배움을 얻습니다. 소설은 저의 영감의 주요 원천인 셈이죠. 어떤 나라의 소설이든 상관없습니다. 제가 미국 소설을 좋아하고 미국 소설을 많이 읽긴 했지만, 그게 소설이기만 하다면 그리고 현실에 근거한 것이면 어떤 것에도 차이를 두지 않습니다. 저는 비소설 보다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들과 문화 그리고 문명에 대해 더 많이 배웁니다.

페크pek0501 2013-10-10 11:23   좋아요 0 | URL
오렌 님이 방문하셨군요.
아, 님의 말씀이 맞을 것 같아요.ㅋㅋ
그렇다면, 스티븐 킹이 이렇게 "예전엔 이러이러한 책을 읽었는데, 요즘은 주로 소설을 읽는다."라고 정확하게 써야 될 것 같군요.
사실 글 잘 쓰는 작가들은 무슨 책을 읽는지가 저도 그렇고 궁금한 사람들이 많을 듯해요.

소설은 영감의 원천, 이라는 구절을 새기게 되네요.
요즘은 다른 책을 읽느라 소설과 친하지 않는데, 저도 소설을 많이 읽어야겠어요.

독야청청 2013-10-1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우연히 보았지만 적극 공감! 저도 여간해서 책 빌려주지 않는답니다...

페크pek0501 2013-10-13 13:10   좋아요 0 | URL
새 손님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책을 빌려 주기 싫은 건 아마 책을 좋아하는 분들의 공통점일 듯싶어요.

노이에자이트 2013-10-2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릴러 작가 중에 딘 쿤츠도 글쓰기에 관한 책을 냈죠.제목도 멋집니다.<베스트셀러 쓰는 법>.내용도 재밌습니다.

페크pek0501 2013-10-22 17:57   좋아요 0 | URL
아, 그 책 재밌겠는데요...
베스트셀러 쓰는 법이란 독자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법, 일 것 같아요.
관심이 갑니다. 검색해 보겠습니다. ㅋ

몸이 골골... 감기 기운이 있어요.
환절기이니 감기 조심하세요.

오랜만의 방문에 반갑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3-10-23 18:03   좋아요 0 | URL
저는 건강합니다.페크 님도 푹 쉬면 나아질 겁니다.

페크pek0501 2013-10-24 10:29   좋아요 0 | URL
감기 골골... 하다가 나았어요.
그런데 입가에 뭐가 났네요. 역쉬~~ 몸 컨디션이 별로인 가 봐요. ^^
 

 

 

1. 고친 문장 : 그저께 서재에 올린 글에서 오늘 이런 문장을 고쳤다.

 

 

(1)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았다.

(2)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은 게 있었다.

 

 

(1)의 문장으로 썼다가 틀린 것 같아 (2)의 문장으로 고쳤다.

 

 

 

 

 

 

 

2. 찜찜한 느낌 : 서재에 글을 올린 뒤에 틀린 문장을 발견하는 일이 자주 있어서인지 글을 올리고 나면 이런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부엌의 가스 불을 끄지 않고 외출을 한 느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은 느낌.

음식점에서 음식값을 내고 거스름돈을 덜 받은 느낌.

여행에 꼭 필요한 물품을 빼놓고 여행 가방을 싼 느낌.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는 중에 실수로 전화를 끊은 느낌.

 

 

아마 완벽한 글을 쓰고 싶은 내 의지에 비해 내 능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느낌인가 보다.

 

 

‘완벽주의를 지향하다 보면 삶이 고단해진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냥 넘길 줄도 아는 것이 삶의 지혜일 수 있다’고 마음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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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6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07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이런 글을 읽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길, 문학과 예술은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다. 왜냐하면 역사는 단순히 “일어난 일들”을 보여주는 반면, 문예 작품은 인간 삶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역사는, 인간 삶의 일반적 가능성을 재현하든 아니든,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단순히 기록한다. 반면 문학은 독자가 스스로에게 의문을 갖도록 요청하면서 일어날 법한 일들에 주목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옳다. 대부분의 역사적 글과는 달리, 문학 작품은 일반적으로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의 입장에 서게 하고, 또 그들의 경험과 마주하게 한다.

 

 

- 마사 누스바움 저, <시적 정의>, 32쪽~33쪽.

 

 

 

 

위의 글처럼,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의 입장에 서게 하는 것, 또 그들의 경험과 마주하게 하는 것이 문학의 힘일 것이다. 위의 글을 읽으며 <미운 간호부>라는 감상문을 연관시켜 봤다.

 

 

 

 

 

 

 

 

 

 

 

 

 

 

 

 

 

 

 

 

 

 

2.

다음의 감상문에서 간호부와 아이 어머니가 얘기를 주고받는 장면은 소설의 한 장면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미운 간호부>

 

 

 

어제 S병원 전염병실에서 본 일이다.

 

 

A라는 소녀, 칠팔 세밖에 안된 귀여운 소녀가 죽어 나갔다. 적리(赤痢)로 하루는 집에서 앓고, 그 다음날 하루는 병원에서 앓고 그리고 그 다음날 오후에는 사망실로 떠메여 나갔다.

 

 

밤낮 사흘을 지키고 앉아 있던 어머니는 아이가 운명하는 것을 보고 죽은 애 아버지를 부르러 집에 다녀왔다. 그동안에 죽은 애는 사망실로 옮겨가 있었다. 부모는 간호부더러 사망실을 알으켜 달라고 청하였다.

 

 

“사망실은 쇠 다 채우고 아무도 없으니까 가보실 필요가 없어요.”

 

 

하고 간호부는 톡 쏘아 말한다. 퍽 싫증나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니 그 애를 혼자 두고 방에 쇠를 채와요?”

 

 

하고 묻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떨리었다.

 

 

“죽은 애 혼자 두면 어때요?”

 

 

하고 다시 또 톡 쏘는 간호부의 말소리는 얼음같이 싸늘하였다.

 

 

이야기는 간단히 이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 몸서리쳐짐을 금할 수가 없었다.

 

 

“죽은 애는 혼자 둔들 어떠리!”

 

 

사실인즉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심정! 이 숭고한 감정에 동정할 줄 모르는 간호부가 나는 미웠다. 그렇게까지도 간호부는 기계화되었는가?

 

 

나는 문명한 기계보다 야만인 인생을 더 사랑한다. 과학적으로 볼 때 죽은 애를 혼자 두는 것이 조금도 틀릴 것이 없다. 그러나 어머니로서 볼 때에는…… 더 써서 무엇하랴!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고 동정할 줄 모르는 간호부! 그의 과학적 냉정이 나는 몹시도 미웠다. 과학문명이 앞으로 더욱 발달되어 인류가 모두 ‘냉정한 과학자’가 되어버리는 날 이른다면…… 나는 그것을 상상만 하기에도 소름이 끼친다.

 

 

정! 그것은 인류 최고의 과학을 초월하는 생의 향기다. (주요섭씨의 감상문)

 

 

 

 

‘문명한 기계보다 야만인 인생을 더 사랑한다’ 하고 인간의 기계화를 저주하였다. 그러나 논문처럼 이론으로써 주장하고 남을 굴복시키려 하지 않았다.

 

 

- 이태준 저, <문장강화>에서.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은 게 있었다.

 

 

- 병원에서의 한 장면을 포착하여 보여 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알게 해 준다.

 

 

-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사람의 올바른 마음가짐에 대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 인간의 기계화를 경계하자는 뜻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이 독자로 하여금 어떤 감흥을 일으키게 했다면, 그것은 논문이 아니라 감상문으로 씌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문학의 힘이다.

 

 

- 독자가 아이 어머니의 입장이 되어 봄으로써 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

누군가가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내 마음이 힘들어질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이 사람이 문학 작품을 많이 읽으면 좋겠어.’라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타자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이런 능력을 문학 작품에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

(고친 문장)

(1)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았다.

(2)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은 게 있었다.

<(1)이 틀린 문장인 것 같아 (1)을 (2)로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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