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0년 8월에 45편의 글을 담아 칼럼집을 냈다. 10월~11월에 오마이뉴스에 글이 세 편 실렸다. 인천에 살지 않으면서 12월부터 인천일보의 시민기자가 되어 글이 실렸다. 2021년 인천일보, 대구신문, 경기일보 등의 오피니언 지면에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칼럼이 실렸다. 2022년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칼럼을 연재할 수 있는 고정 필자가 됐다.
고정 필자가 되어 나는 행복해졌을까? 내 글이 경인일보에 실린 것을 보고 기쁨을 느끼는 건 잠시뿐이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다음에 실릴 글이 안 써져서 원고 마감 날짜를 맞추지 못할까 봐 겁이 났고, 썼으되 수준 낮은 글일까 봐 겁이 났다. 초고를 쓰고 여러 번 퇴고하여 글을 완성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 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쓴 글이 신문에 게재되어도 손색없을 글인지 알 수 없어서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한다. 내 글을 점검해 줄 스승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럴 스승이 없다. 독학으로 칼럼을 써 왔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하려면 글을 미리 몇 편 써 놓고 퇴고를 많이 해 놔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6주일에 한 번 내 차례가 돌아온다는 점이다. 만약 매주 한 편을 써야 하는 것이라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주 연재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그들이 존경스럽다. 인간의 능력 차이를 실감할 때가 많다.
2.
어떤 사람이 한 분야에서 성공했다면 그에겐 분명히 집중력이 있었을 거라고 단언하겠다. 왜냐하면 뭐든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나도 글을 쓸 때에는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의자에 앉아 긴 시간 동안 쓴다. ‘오늘은 초고 완결을 해내고야 말겠다’ 하는 생각으로 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글감을 찾았고 글이 써질 경우에 한해서다. 어제가 그런 경우다. 이달에 실릴 칼럼의 초고를 어제 완성했다.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의자에서 일어났더니 엉덩이가 아팠다. 내가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길 바란다.
며칠 동안이나 초고를 쓰지 못해 헤맸는데 이제 초고를 써 놨으니 천천히 퇴고하면 될 것이다. 오늘에서야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쓸 여유가 생겼다.
3.
정보라, <여자들의 왕>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여자들의 왕>이 출간됐다. 호러 작품인 ‘저주 토끼’(단편)를 오디오북으로 들었기에 이 작품에도 관심이 간다.
“여자들도 상상의 주인공이자 중심이 될 권리가 있다”는 정보라 작가는 “주로 남성을 주인공으로 해서 틀에 박힌 형태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꿨다”면서, 전통적인 상상의 중심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겨 특유의 쓸쓸하고도 담백한 문체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인 작가의 책을 만난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