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은이는 어제처음으로 울지 않고 어린이집에 갔다
가자마자 담임선생님을 찾았다
"엘모 선생님!"
작고 고운 입으로 정중히 부르는 선생님 소리.
이제 태은이는 어린이집이야기를 하면 나름 좋아하는 눈치다.
어린이집 가방을 좋아하며 챙기고 수첩을 소중히 하며 수시로 들여다 본다.
같은 반 친구 이름을 수시로 부르고
일어서 하면 엘모 앉아 하면 엘모
쉬하면 시원~하다
쪼아~ 오잉~
등등 엘모반 아기라면 누구나 하는 행동들에 벌써 길들어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청천 벽력같은 일이 생겼다.
난데 없는 어린이집에서 온 전화
갑자기 어린이집을 안하게 되고 어학당으로 하게 되어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은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고.
지원을 전액 받는 건 아니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면 태은이를 보낼 형편이 못된다.
337,000을 매달 내는 것은 생각보다 큰 부담이고
그것만 들어가는 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다른 어린이집이 지원이 되는데 굳이 넉넉한 형편도 아닌데 지원도 안받으며 보낼 형편이 아니다.
문제는 태은이 다니는 어린이집이 어학당과 어린이집 그리고 미술학원을 함께 했는데 그게 불법이란다.
원장은 그래서 어제 갑자기 결정을 내렸단다. 어학당만 하자고.
시스템은 그대로고
어린이집 그대로 다닐 사람은 다니는데 지원은 안된다고.
결론은 다닐수 없다였다.
그 뒤 내맘은 산산이 부서진다.
아이는 이제 적응해가고 있는데
한달간 아이는 아프고 헛소리에 자다가도 애타게 엄마를 부르고 이주 가까이 어린이집에서 선생한테 안겨만 있고 그 좋아하는 노래하나 안 흥얼거리고 좋아하는 장난감하나 손안대다가 이제 정붙여 노래하고 춤도 춘다는데
그 어린이집은 우리집 맞은 편에 있어서 외출하면 꼭 보게 되고
아이는 어딜가든 브라운 키즈. 키즈 브라운 좋아한다.
어젯밤은 아는지 키즈브라운에 간다고 가방을 맨다.
한달
25일 정도 다닌건데 그사이 갑자기 변할거면 왜 원생을 받고 왜 입학금 5만원에
나는 담임에게 잘 부탁드린다는 마음으로 비누 선물에 내가 쓴 책도 가져다 드리고
마음을 주려했는데
이건 정말 너무 하다.
이제 아이는 또 어떤 어린이집을 가야하는가
또 입학금내고
또 적응하고 몸을 사리게 하며 낯선 장소에 내던져야 하는가
정말 너무 속상하다
차라리 적응하기 전에 마라하지
이제 웃으며 갈날이라고 한편 마음을 놓았는데 이게 대체 웬일인지
태은이 마음을 생각하면 너무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