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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20세기 - 고리키에서 나보코프까지 ㅣ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지음 / 현암사 / 2017년 4월
평점 :
자랑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가 러시아 작가라는 사실 정도만 알지 그들의 작품을 어느 하나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이, 러시아 문학에 대해 아주 무식한 독자로서 19세기도 아닌 <러시아 문학 강의 20세기>를 읽었다.
그래도 목차를 보니 대학 시절 늘 읽을 책 목록에 올려만 두고 정작 읽지는 못했던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나 영화로 접한 적 있는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재미삼아 심각하게 자주 훑어보는 세계문학 전집 목록에서 본 적 있는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제목만 들어본 적이 있는 <롤리타>등의 목록을 보니 좀 안심이 된달까, 반갑달까. 여튼 그런 마음으로 왠지 쉽게 접해지지 않는 러시아 문학에 대한 강의를 듣듯이 읽었다.
처음 걱정과는 달리 작가에 대한 소개부터 주요 작품들의 줄거리, 작가의 문학관이나 세계관, 그런 작품이 나온 시대적 배경 등 짧은 강의 안에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는지 감탄을 하며 술술 읽어나갔다. 물론 나의 이해의 문제는 좀 별개이지만 일단 문학 강의를 이런 맛에 듣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뭔가 전에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는 뿌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역시나 내가 들어본 적이라도 있는 작품들은 거의 과거 우리 사회의 시대적 요구에 의해 소개된 작품들이라는 사실. 솔제니친이나 파스테르나크의 작품들이 그렇고, 혹은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고리키의 작품도 그렇고. 그런 사실을 알고 나니 그런 연관성이 없는 다른 작품들에 더 환기가 되기도 했다.
20세기는 러시아 혁명 이후라는 시대적 특성 때문에 내적 망명을 해야했던 작가들도 있었고 모국어를 버리고 다른 나라말로 글을 쓰거나 출판해야했던 작가들도 있었으며 외국으로 추방당한 작가들도 있었다. 모든 문학 작품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부합하지 않으면 출판되기 어려웠던 무척 어둡고 억압받던 시절이었고 일반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어찌보면 우리가 러시아 문학하면 떠올릴 수 있는 혹은 기대하는 가장 특징적인 시대일지도 모르겠다.
강박적 성격이 다소간 있는지라 19세기를 읽지 않고 20세기를 먼저 읽는 것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걸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문학 작품에 대해 흥미와 이해를 높이는데 충분했다.
여러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이전에 잘 알지 못했던 작품들 중에서 새로이 읽어보고 싶은 목록에 올리는 작품은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와 함께 3대 안티 유토피아 소설에 꼽히고 원조격이라는 쟈마틴의 <우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