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빨간 모자를 만났다.
물론 진짜 빨간 모자 달린 망토를 입은 귀여운 빨간 모자는 아니다.
우선 원고 검토서로 휙
그러다 다시 휙
그러다 다시 찬찬히
아니 이건.
그리고 일차 맥편집이 된 원고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발간된 책이고
번역은 좀머씨로 유명하신 유혜자 선생님
독일어 번역이라면 바로 이분이야 하는 유혜자 선생님이 번역해 주신 원고였다.
서너 페이지 읽다가 나는 잠시 원고를 덮었다.
아이스커피를 생수병에 넣어 마구 흔들어 댄 뒤 꿀꺽꿀꺽
그러고는 잠시 자리에 앉았다.
세상에.
세상에.
하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그리고 우리가 그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덮어버리는 이야기였다.
170센치미터나 되는 키에 마른 여자 아이.
이제 그 아이가 어떻게 되고 어떻게 상황을 펼쳐가는지를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데
나는 가슴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