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만났던 한작가가 보낸 메일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세상은 좁아서 혹 그작가가 볼까 여기 그작가가 쓴 내용은 한줄도 옮기지 못하겠다
다만 진심으로 대하려 했고 솔직하려 한 내 모습을 이용하여
오히려 나를 파악하려 하고 나를 쥐고흔들려 한 모습
내가 우습게 보였을 수도 있고
어줍잖게 보였을 수도 있다.
참~
나는 그작가에게 재미없는 글을 읽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건 그 작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앞으로 그 작가가 어떤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갈지 모르나
이제는 사실 그다지 기대되지가 않는다.
나는 작품은 사람을 닮는다고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동화라지만 삶의 깊이가 엿보이는 작품인데
앞으로 어떨지
그 작가는 모를 것이다
당신이 무슨일을 했는지
앞으로 다른 작가를 처음 만날 때 나는
이제 그때처럼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이며
내 계획이나 여러가지를 말하지 않을 것이며
나란 사람에 대해서도 가능한 입을 닫을 것이다.
그것을 알려준 이나이에 그걸 안 나도 참 우습지만
그것을 알려준 그 작가가 고맙기까지 하니.